정보 | 캐나다에서 빌더로 살아가기 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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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의 ‘노가다’는 이렇게 재미있다

캐나다에서 목조주택 건축업에 몸담고 있는 전병삼 씨가 본지 독자들을 위한 생생한 현지경험담을 전한다. 캐나다에서의 빌더 생활, 건축 문화, 우리나라와는 다른 목조 기술 등 그가 재밌게 풀어주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통해, 보다 큰 시야를 가져보자.<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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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회는 주로 저에 대한 개인적인 소개와 캐나다로 오게 된 경위, 이곳에서의 생활에 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보다 쉽고 재밌게 다가가기 위해 여러 에피소드들도 곁들일 생각입니다. 혹 캐나다에서 건축일을 해볼까 관심을 갖고 있는 이들에겐 유용한 정보가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캐나다 하면 흔히 떠오르는 게 남한의 근 100배나 되는 큰 땅덩어리, 세계에서 살기 좋은 도시와 나라 순위에 꼭 드는 곳, 다인종ㆍ다문화 국가, 풍부한 지하자원과 좋은 복지 등입니다. 저 역시 동의하는 바입니다. 캐나다에서 생활하면서 위의 열거한 장점들을 몸소 체험하고 있고, 개인적으로도 한국에서보다 삶의 질이 많이 높아졌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시장조사 차 들린 캐나다에서의 뜻밖의 기회

올해로 캐나다에 온 지도 벌써 6년이 되어갑니다. 이곳에 오기 전에는 한국에서 인테리어 회사를 운영했습니다. 그러던 중 틈새시장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에 목조주택을 떠올렸습니다. 인테리어 경험에 목조주택 기술까지 더하면 남들보다 더 경쟁력 있게 일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었습니다. 또한, 젊은 시절 캐나다에서 잠시 유학생활을 하면서 짬짬이 목조주택 현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추억이 있어서, 좀 쉽게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어쨌든 목조주택을 배우고자 개인적으로 공부를 하고, 건축교육기관을 통해 열성적으로 수업도 받았습니다. 이후 바로 실무를 접할 수 있는 현장이 생겨, 서울을 떠나 강원도에서 오랜 시간 머물며 여러 채의 목조주택을 지었습니다. 애초의 계획대로 잘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얼마간의 공정을 끝내고, 통상 있는 겨울 비수기를 맞아 캐나다로 시장조사를 떠났습니다. 실제적인 목조주택 트랜드, 구조재와 마감재, 패턴 등을 눈으로 직접 볼 요량이었지요. 유학시절 익숙했던 벤쿠버 지역에서 한참을 머물며 답사를 했습니다. 그때 귀가 솔깃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캐나다 경기가 무척 좋아서 건축 분야의 기술자가 부족해, 취업의 문이 넓다는 것이었습니다. 게다가 마침 지인을 통해 목조주택 건축회사를 운영하는 캐나다인 사장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벤쿠버에서 1,000㎞나 떨어져 있는 캘거리에 있는 회사까지 찾아가 인터뷰를 마치고 나니, 제게 새로운 길이 열렸습니다. 회사 측에서 제시한 여러 가지 조건과 상황들이 좋아, 한국의 회사를 정리하고 캐나다로 삶의 방향을 바꾸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한국의 목조주택이 거의 캐나다나 미국 방식의 목조주택이니 현지에서 제대로 배워보자는 욕심도 있었습니다. 물론 단지 기술이나 공법만이 아니라 그들의 삶과 건축 현장 속에서 배어나오는 주택 문화를 제대로 느끼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저희 캐나다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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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캐네디언 사장님과 오붓한 시간을 즐기는 가족 사진>



오후 4시 반이면 끝나는 건축 현장

캐나다에서는 거의 모든 사회적 시스템이 거의 오전 8시에 시작해서 오후 4시 반에 끝납니다. 건축현장도 마찬가지로, 하루 8시간 근무에 점심시간은 고작 30분입니다. 여기에 오전 오후 가각 15분 정도의 휴식시간(Coffee Break)이 있습니다.

처음 현장에서 일을 시작하며 30분의 짧은 점심시간은 무척 곤혹스러웠습니다. 한국에서는 통상 1시간 정도, 동료나 손님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 여유를 즐겨왔기 때문입니다. 캐나다 사람들에게 점심은 먹는 것보다 ‘때우는’ 것이란 표현이 맞습니다.

그들은 집 짓는 현장의 잔디밭이나 자기 차 안에서 샌드위치 한 개, 주스 한 개, 사과 한 개로 점심을 해결합니다. 조금 덩치가 큰 사람이면 샌드위치만 하나 더 늘어납니다. 한국 사람인 저만 테이블을 갖추고 이것저것 쭉 펼쳐놓고 먹습니다(세계 어디를 가나 한국 사람의 식습관은 티가 나는 편입니다). 이렇게 캐나다에서는 가까운 곳에 식당이 있지 않아 거의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닙니다.

지금은 제가 주도적으로 한국식 점심 문화로 바꾸고자 노력한 결과, 12시가 되면 동료들이 모여 화기애애한 식사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시간제 급여와 초과근무수당 제도

이곳의 급여 체계는 통상 월급제도 일당도 아닌, 완전 시간제입니다. 하루 8시간, 주 40시간(주5일 근무), 한달을 일하면서 무조건 시간당 계산해서 급여를 계산 합니다.
연말 등 부득이하게 일이 몰려 야근을 하게 되면 초과수당을 받습니다.
평일 4:30 이후 야근할 경우 시간 당 1.5배의 초과수당을 받고, 국가공휴일에는 시간 당 2배까지 받습니다. 예를 들어 오전 8시부터 밤 10시 반까지 야근을 했다면(캐나다에서는 실제적으로 그런 늦은 야근은 없습니다만), 8시간 일반 급여에 초과 6시간은 1.5배로 계산해 총 14시간의 임금을 받습니다. 급여도 통상 월 2회로 나누어 받습니다.

한국의 일용직 같이 건축 현장에서 소위 잡부라 불리는 사람들은 시간당 $15를 받습니다. 하루 일한다면 $15 x 8시간 = $120으로 한국 돈 약 12만원입니다. 일용직은 하나의 보기이고, 캐나다의 모든 건축 분야의 인건비는 한국과 비교해서 참 높은 나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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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기면서 일하는 현장과 캐나다 생활

한번은 현장에서 동료들과 함께 드라이월(Dry-wall : 드라이월) 작업을 하는데, 3장만 더 붙이면 끝이 날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동료는 퇴근 시간 4시 반이 되었다며 짐을 꾸렸습니다. 14˝ 길이라 혼자 설치하기는 무리인데, 운동을 하러 가야한다는 것입니다.

그 친구는 “나는 8시간 동안 양심에 부끄럽지 않을 만큼 열심히 일했다. 내일 페인트 공정으로 작업을 오든 안 오든, 그건 사장 사정이지 내 사정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를 보내고 혼자 저녁 7시까지 마무리 작업을 하면서, 우리나라와의 문화 차이를 절실하게 느꼈습니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 덕분에 캐나다에서의 ‘노가다’는 즐겁습니다. 이글을 읽는 많은 분들도 캐나다에서의 도전을 꿈꾸실 지 모릅니다. 건축 쪽을 공부하는 젊은 대학생들은 이곳에 와서 한국에서만큼 열심히 경쟁한다면, 한국보다 3배 정도 더 큰 보상을 받게 될 것입니다. 또한 건축 실무에서 많은 경험을 쌓은 이라면 더욱 도전을 권하고 싶습니다. 한국 사람은 캐나다, 미국 사람들보다 훨씬 뛰어난 손재주와 응용력을 가진 훌륭한 민족입니다. 그간의  경험을 토대로 영어 공부에 조금 투자한다면, 정말 좋은 직장을 얻거나 개인 사업을 할 기회를 찾을 수 있습니다.

본인은 아직 캐나다에서 소위 돈을 많이 벌고 건축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은 아니지만, 그러한 목표를 위해 꾸준히 배워나가는 중입니다. 캐나다에서의 노가다는 여유를 즐기고 재미를 느끼며, 합당한 보상을 받는 일이기에 그 과정이 더욱 즐거울 따름입니다.



TIP - 건축 관련 영어 한 마디

현장에서 스패너(Spanner : 넛트 등의 나사를 풀고 조이는 공구)가 필요해서 동료들에게 “스패너 1/2“ 사이즈 한 개를 가져다 달라”했으나 아무도 알아 듣지 못했다. 캐나다나 미국에서는 스패너가 아닌 렌치(Wrench)로 통용되고 있었다.

                   Spanner(×) → Open Wrench(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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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5624646_b896d02c_C4B3B3AAB4D91_-005.j이글을 쓴 전병삼 씨는 6년 전, 캐나다로 떠나 현지 목조주택 회사 ‘Dreams by Design’의  부사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그는 한국에 있을 때 즐겨보던 본지에 기꺼운 마음으로 현지의 실질적인 건축 정보와 이민 노하우들을 공개하겠다고 나섰다. 그에게 보다 더 궁금한 점이 있으면 아래 메일로 직접 연락할 수 있다. brandon88canada@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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