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주택 | 농가 리모델링 03 : 항공기 조종사가 2년간 직접 개조한 ‘라까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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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년간 직접 개조한 ‘라까의 집’

“건축 전공하셨어요?” 취재진이 얼마 전 강화도에 허름한 농가를 구입해 개조한 김동희 씨를 만나 처음 던진 질문이다. 그러나 대답은 No! 그의 직업은 건축과는 무관한 항공기 조종사였다. 그런데 어쩜 이렇게 집을 잘 고칠 수 있었을까? 새하얀 사이딩에 근사한 데크와 정자까지… . 농가를 직접 개조했다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그의 집으로 들어가 본다.

여름을 알리는 빗줄기가 지나간 이튿날, 강화도는 산소를 가득 품은 싱그러운 대기로 뒤덮여 있었다. 서울에서 약 한 시간가량의 가까운 위치지만, 섬이라는 지역적 특성 때문에 아직 때 묻지 않은 자연과 농촌마을의 향수를 느끼게 하는 오래된 농가들이 곳곳에 자리해 있다. 외포리 방향으로 가다 작은 오솔길로 들어서니 커다란 느티나무 옆으로 말끔하게 정돈된 한 부부의 집을 찾을 수 있었다.
이들이 전원생활을 꿈꾸기 시작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약 7, 8년 전쯤이었다. 오랫동안 아파트 생활을 하면서 콘크리트 냄새와 일률적인 집모양에 답답함을 느끼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결국 2년 전 어느 일간지 광고에서 이곳 강화도 농가를 매물로 내놓은 기사를 보게 됐다. 직접 와서 보니 마을과 가까이 있으면서 대지 위치가 높아 조망이 좋고, 주변을 둘러 녹음이 짙게 깔린 것이 집을 짓기에 안성맞춤이었다. 단숨에 계약을 마치고, 노후를 편안하게 해 줄 아담한 전원주택에 대한 꿈을 펼치게 됐다.
집 뒤에 있던 낡은 창고는 깨끗하게 정리하고 사이마당을 외국에서나 볼 수 있는 멋진 작업실로 만들었다. 집과 창고의 지붕과 지붕을 연결하고 외부로 노출된 곳에 여닫이문을 설치하고 나니 또 하나의 공간이 생겨난 것이다.


농가를 구입할 당시에는 집을 개조할 생각이 아니었다. 집 뒤쪽의 경작하지 않는 논 80여 평을 더 구입해 전원주택을 신축하고, 구입한 농가는 구들이 놓인 방 하나만 황토방으로 개조해 별채로 이용할 생각이었다. 남편 정동희 씨가 외국에서 구입한 3D 건축설계프로그램을 응용해 직접 신축건물의 설계와 조경까지 그려가며 척척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전원생활은 결코 생각만큼 쉬운 게 아니었다. 신축을 계획했던 부지를 주인이 팔지 않았던 것. 공들인 작업들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전원생활을 포기할 마음은 없었다.
구입한 농가의 기둥과 서까래를 살펴보니 상태가 매우 좋은 편이어서 개조하기로 마음을 돌리고, 다시 설계를 시작했다. 오히려 그동안 해온 준비작업이 보탬이 되어 공간을 효율적으로 배치하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접목시킬 수 있었다. 이때 3D 건축프로그램은 많은 도움이 됐다. 거기에 틈틈이 모아둔 건축전문서적을 꼼꼼히 읽고, 다른 건축현장을 찾아가 목수들에게 도움도 얻었다.

이렇게 계획에 맞춰 정원에 정자까지 만들어 놓고 보니 어느덧 2년이라는 세월이 훌쩍 흘러갔다. 남들은 무슨 집을 2년 이상 개조하나 궁금해 했지만, 주말마다 부부가 함께 내려와 이것저것 고치고, 만드는 일이 마냥 즐겁기만 했다. 그는 “농가를 개조하려면 직접 고쳐보세요. 이게 바로 전원생활의 맛입니다. 어디 업자에게 맡기면 내 입맛대로 할 수 있나요.”라며 조언한다. 이제 곧 이곳으로 이사를 하려고 준비 중인 부부는 이집을 ‘라까의 집’이라 부른다.

 
이렇게 처음 설계된 집의 도면을 수정해 2층으로 된 것을 단층으로 바꾸고 외부마감재와 디자인은 비슷하게 했다. 내부는 안방과 부엌, 대청마루의 사이 벽을 모두 없앤 상태에서 현관을 반대 방향으로 두고 방, 욕실 황토방 부엌, 거실을 알차게 짜 넣었다.
설계도면이 완성되자 실제로 하나씩 집을 바꿔가며 실행에 옮겼다. 축사철거, 보일러배관공사 같은 전문가의 손길이 꼭 필요한 것들을 제외하고는 모두다 부부의 힘으로 만들어갔다.
무엇보다 농가는 단열이 중요하기 때문에 벽에 단열재를 대고, 합판과 석고보드를 이용해 마감을 했다. 외부단열 공사가 잘 되어 내벽은 단열보다 수납공간 확보에 중점을 두었다.
실내는 벽을 털어내고 설계도대로 공간을 나눠줄 새 벽을 만들었다. 이 때 일일이 목재와 패널을 이용해 수납장을 짜 넣었던 것이다. 이런 방법으로 요즘 유행하는 빌트인 가구처럼 와인보관장, 주방 장식장, 드레스 룸, 옷장 등을 만들었다. 그리고 안방의 침대며 거실의 간이소파, 컴퓨터 테이블까지 공간에 맞춰 제작했다.........     

<리모델링 과정 노트>
 
가구 집기 모노륨 반출 보관
         - 대형 간이 천막
 1. 전기 제거 -- 계량기 철거, 전기줄, 조명등, 스위치, 콘센트 보관
 2. 알미늄 창호 제거 보관
   - 여닫이 창호; 부엌2  화장실1 
   - 미닫이 창호; 부엌1  화장실1  안방1   
 3. 목재 창호 제거 보관
 4. 상수도 관 차단, 배관/수도꼭지 제거, 임시 배관/꼭지 설치
 5. 마루 판재 제거 --- 활용여부 판단
 6. 안전 비계 설치 -- 안전벨트, 끈, 카라비너 준비
 7. 양철지붕 제거 -- 보관
 8. 서까래 
 9. 보
10. 구조목
11. 석재 분리 보관
        - 대, 중, 소  밭에 야적
12. 잡목 분리 보관 --- 간이천막
포크레인 작업
13. 불연성 쓰레기 처리 --- 정화조, 배관, 콘크리트 등
14. 석축 제거 - 집터 뒤
측량 표시 후
15. 땅 파기
   가. 신축건물 기초 터파기 ,
   나. 배수로, 연못
   다. 별당 터
   라. 경작 예정지 표토층 걷어내기
   마. 평판 작업
   바. 경작지 표토층 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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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에 있는 축사 철거

안방, 부엌, 대청마루 사이 벽 제거

천장 제거

보일러 배관공사

전기시공

내외부 단열, 지붕단열

외부 시멘트사이딩 부착

내장 작업

황토 온돌방 작업

지붕 도장 공사 

조경공사 

데크작업

정자식재

스피링 쿨러 설치 (정원 잔디밭, 텃밭)

장독대 김장고 설치

마무리 외벽사이딩 붙이기

외부 도장 작업 예정
총 개조 비용 약 4천만원 정도

<출처 : 월간 전원속의 내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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