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 | 잡초와의 소리없는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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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 위의 풍성한 채소와 정원가득 펼쳐진 푸르른 잔디를 꿈꾸며 텃밭과 잔디밭을 가꾸기 시작했지만 어느 순간 그득해진 잡초에 손을 놓아버린 경험이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잡초로 인해 생기는 손실은 재배되는 작물과 잡초의 종류, 밀도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자그만치 10~60%나 된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잔디의 생육을 억제하고 주위 환경을 어지럽히며 병해충의 서식처를 제공하여 전원생활에 커다란 장애를 주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쾌적하고 풍요로운 전원생활을 위해 효과적인 잡초 방제의 모든 것을 꼭 짚고 넘어가자.
정원이나 텃밭에 주로 발생되는 잡초
전원생활을 하면서 알게 모르게 무수히 많은 잡초들을 대하게 된다. 일부에서는 산야초, 야생초, 야생식물로 취급하기도 하나 인간생활에 불편을 주는 식물을 일반적으로 잡초로 본다.
정원이나 잔디밭에 발생하는 잡초는 40여 종에 이르고 있다. 이들 중에 문제 시되는 잡초는 꽃다지, 망초, 바랭이, 토끼풀, 방동사니 등이다. 꽃다지와 망초는 주로 봄에 생기고 바랭이와 방동사니류는 주로 여름에, 토끼풀은 4월부터 10월까지 서리가 내리기 전까지 줄곧 자란다.
그 밖에도 별꽃, 서양민들레, 쑥 등은 주로 봄에 많이 생긴다. 텃밭의 잡초는 봄이나 초여름에 발생하여 여름에 최고 생장을 한 후, 가을에 결실을 맺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잡초들의 종자는 겨울을 지나면서 자연적으로 휴면기를 가지게 된다. 주로 발생하는 잡초로는 바랭이, 쇠비름, 명아주, 강아지풀 등이며 여러해살이 잡초로는 메꽃, 쑥 등을 꼽을 수 있다.
정원·텃밭에서의 효과적인 잡초방제
1. 예방하기
잡초가 생기고 번져나가는 것을 사전에 막는 것을 말한다. 잡초는 종자나 포자 등의 다양한 번식원을 통하여 번식하며, 이들은 토양 속에 다량으로 존재하므로 번식원을 줄여주면 이듬해 발생을 억제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농경지나 집 주변을 깨끗이 유지하여 발생원을 최대한 줄여 주어야 한다. 무엇보다 예방은 잡초 제거의 기본이다.
2. 기계 사용하기
기계를 사용하여 잡초를 방제하는 것을 의미하며 손과 호미도 엄밀한 의미로는 기계적 방제법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
● 손과 호미의 이용 | 손이나 호미를 이용하여 제초하는 방법은 인류가 가장 오래 사용해 온 방법으로 정원의 면적이 작을 경우 편리하게 이용된다. 하지만 한해살이 잡초는 손으로 쉽게 제거할 수 있으나, 여러해살이 잡초는 뿌리 부분이 길어서 손으로 뽑아내기가 쉽지 않은 점이 있다.
●● 경운기 사용하기 | 경운기, 트랙터 등 여러 가지 농기계를 사용하여 농경지를 갈아엎어 잡초를 흙속에 묻어 버리거나 토양으로부터 뿌리를 잘라서 말라죽게 하는 방법이다.
●●● 풀베기 | 잡초의 줄기를 잘라내어 생장부위를 제거하는 방법이다. 줄기를 없앨 경우 뿌리부위는 지상으로부터 영양공급을 받지 못하므로 영양결핍에 걸려 죽게 된다. 결과적으로 종자생산을 못하게 되므로 한해살이 잡초 발생원을 억제하여 이듬해에 발생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꽃이 피기 전후로 잡초가 작물과 영양분을 놓고 경쟁하기 이전에 베어주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3. 물리적인 방제
기계를 사용하지 않는 방제법을 말한다.
● 태우기 | 잡초를 태워서 방제하는 것으로 늦가을이나 이른 봄에 태우면 잡초방제는 물론 병해충의 서식처를 방제할 수 있는 이중의 효과가 있다.
●● 덮어주기(피복) | 피복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햇빛을 차단해서 잡초가 생육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만드는 방법으로 초기생육이 빠르면서도 잎이 넓고 키가 큰 작물을 재배한다. 두번째로는 밭작물의 경우에 이랑이나 두둑에 왕겨, 나무껍질, 짚 등을 덮어두어서 보온과 잡초발생 억제를 꾀하는 방법이다.
4. 제초제 사용하기
제초제를 이용하여 잡초를 제거하는 방법이다. 살초작용이 빠르고 일정한 지역에 손쉽게 처리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재배할 때마다 처리해야 하는 단점도 있다. 잡초를 경작지에서 완전히 박멸시키는 것이 아니라 작물의 수확량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수준까지 유지하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 토양처리 | 잡초발아 전 처리로 작물과 잡초가 모두 나타나기 전에 처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대부분의 논밭 제초제가 여기에 속한다. 논의 경우 이앙 초기부터 이앙 후 12일까지 처리하고 밭의 경우는 작물의 파종, 재식 후 5일 이내로 처리한다.
●● 경엽처리 | 작물이 발아하거나 이식한 후 잡초가 발생된 상태에서 처리하는 것을 말한다.
제초제 사용하지 않고 잡초 제거하는 법
● 정원(잔디밭) | 잔디를 주기적으로 베어주는 것은 잡초의 발생을 극소화시키는데 매우 효과적이다. 또한 월동 전후로 1회 정도 지상부를 태우는 것도 이듬해의 잔디 생육을 좋게 하는 것은 물론 잡초종자를 제거할 수 있어서 좋다. 무엇보다 손으로 풀을 뽑는 방법은 시간과 노력이 많이 필요하지만 가장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방법이다.
●● 텃밭 | 손이나 호미를 이용해서 직접 제거하거나 볏짚, 부직포 등으로 토양을 덮어 잡초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이 가장 현실적이다. 부직포를 고추의 헛골에 깔면 잡초발생을 억제할 뿐만 아니라 농작업도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어 여러모로 효율적이다.
제대로 알기 Q & A
Q. 국수 삶은 물을 뿌린다구요?
A. 항간에는 국수 삶은 물이나 식초를 뿌리면 잡초가 전멸된다는 소문이 있다. 그러나 농촌진흥청 농업과학기술원 잡초관리과에서 국수 삶은 물을 직접 잡초에 뿌려보는 실험을 해본 결과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아 근거 없는 낭설이었음이 밝혀졌다.
Q. 목초액을 사용할 때는?
A. 대부분의 목초액은 타르를 포함하는 경우가 많아 작물의 잎에 묻을 경우 죽을 수도 있으므로 사용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Q. 제초제를 처리하면 해롭다?
A. 대부분 제초제를 처리하면 무조건 인체에 해를 입는다고 생각하지만 제초제는 등록 과정에서 환경에 대한 잔류성 및 독성을 평가하여 안전성이 입증되어야만 시중에 유통이 될 수 있는 만큼 사용방법만 잘 지키면 비교적 안전하다.
▒ 정원에서 주로 발생하는 잡초 |
▒ 텃밭에서 주로 발생하는 잡초 |
도움주신 분 | 농촌진흥청 농업과학기술원 이인용 박사
자료를 제공해 주신 이인용 박사는 경북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공무원으로 임용된 이후 현재까지 계속 작물보호 분야(잡초)의 업무를 맡아오고 있으며, 잡초 생력방제기술을 농가 현장에 보급하고 영농활용 및 시책을 건의해 왔다. 논문으로 ‘제초제에 의한 작물의 피해 증상’ 등이 있으며 제19차 아시아태평양 잡초학회에서 최우수 논문상을 수상한 바 있다.
031-290-0408leeinyong@rda.go.kr
자료협조·농촌진흥청 농업과학기술원 이인용 박사
[이 게시물은 전원속의내…님에 의해 2011-01-21 10:47:17 조경에서 이동 됨]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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