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주택 | 특별기획ㅣ자연속의 집 그들만의 스틸하우스 이야기 part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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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철씨의 내집짓기 노하우

▒ 10년 후엔 멋진 집을 지어주겠다던 약속 지켰어요

1935624645_35f65a1c_gu73b2.gif경기도 안성, 톨게이트를 빠져나와 공도면에 접어들면 좌측으로 기업단지가 보인다. 기업단지내에 유일한 흰색 스틸하우스가 바로 건축주 최종철씨의 집이다. 최근 들어 스틸하우스가 많이 보급되었다고는 하지만 그것도 서울의 인근 지역 중심이다 보니 완성만 해도 스틸하우스가 드문게 사실이다. 벽돌집이 가장 튼튼하다는 시골 사람들의 믿음을 깨고 흔치 않은 스틸하우스를 그것도 살 사람이 직접 짓는다는 소문을 듣고 다녀간 이들이 족히 2백명은 된다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결혼을 하면서 아내에게 ‘10년만 기다리면 멋진 집을 지어주겠다’던 약속을 정확히 11년 만에 지켜 더욱 의미가 있는 일이었다. 건축주는 이 집을 짓기 위해 스틸하우스클럽에서 설계와 시공교육을 받았다.

1,2층을 합쳐 총 51평짜리 집을 짓는데, 순수하게 시공기간만 6개월이 걸렸다. 여러 건축공법 중에서도 공기가 짧다는 스틸하우스를 짓는데 6개월 동안 지을 때에는 하나라도 자신의 손을 거치지 않으면 안된다는 건축주의 고집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스틸하우스클럽의 동기들 몇 명과 품앗이를 해가며 골조공사를 마쳤으나 정작 집짓기와의 긴긴 싸움이 시작된 것은 그 다음 공사부터였다.

스틸하우스 클럽에서 배운 기술은 골조를 세우는 것까지였고, 그 다음부터는 공사현장을 돌아다니며 귀동냥으로 모든 과정을 혼자 소화해내야 했다. 가끔 안주인까지도 집짓기에 동원되었다. 목공사에 들어갈 목재위에 필름을 입히기 위해 다림질을 한다든가 하는 소소한 작업들은 제쳐두고라도 끼니때마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밥을 해 나르는 일은 모두 안주인의 몫이었다. 집이 완성된 지금, 최종철씨는 솜씨 부족으로 디테일부분의 마무리가 깔끔치 못한 점이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는다고 한다.

1935624645_cc0196e6_gu72a2.gif 최종철씨의 집을 둘러보다 보면 곳곳에서 무척 재미있는 점들을 발견하게 된다. 평소 가지고 있었던 집에 대한 아이디어를 한데 모은 집결소가 바로 그의 집이다. 예를 들어 안방문을 열고 들어가면 커다란 붙박이장이 나온다. 그런데 그 문을 열면 장롱이 아니라 침실로 연결되는 문이다. 겉보기엔 분명 붙박이 장인데, 문을 열면 또 다른 공간이 나오는 것이 꼭 비밀통로 같다. 건축주는 사적인 공간이라는 침실을 최대한 살리고 싶어 이렇게 만들었다고 한다. 침실에 들어서면 또 한번 신기한 것을 발견하게 되는데, 시중에선 흔히 볼 수 없는 원형 침대가 바로 그것이다. 워낙 독특한 것을 좋아해서 구입했는데 거기에 맞는 침구류가 없어 모조리 맞춰야 했다고. 구조는 자녀가 시집, 장가를 간 이후에도 공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비내력벽을 3곳에 설치해 필요에 따라 집의 구조를 변경할 수 있도록 했다.

최종철씨가 가장 아쉽게 생각하는 부분은 욕실이다. 문을 열면 바로 타일바닥이 아니라 건식바닥이 있고 그 안쪽부터 본격적인 욕실이 시작된다. 또 내부의 각 영역마다 단차이를 두어 분리했다. 전체적인 컨셉은 아내가 좋아하는 분홍색. 그러나 역시 욕실은 전문가의 영역이었던 모양이다. 다음 번에 집을 짓는다면 욕실만은 꼭 전문가에게 맡기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1935624645_4c8c05d0_gu74a2.gif 현재 새로운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최종철씨는 집 외에 또 하나의 건물을 지었다. 이 건물 역시 스틸하우스 공법으로 시공했는데, 현재는 창고처럼 사용되고 있지만 곧 사무실로 꾸밀 예정이다. 드라이비트로 마감한 화사한 외관 때문인지 식당으로 쓰고 싶으니 임대를 하지 않겠느냐며 최씨를 설득하는 사람들도 여럿 있었다고.

이렇게 창고건물과 집 51평을 짓는데 총 1억원이 들었다. 물론 최종철씨 혼자서 지었다고는 하지만 간혹 불러 함께 일했던 인부들의 인건비까지 합친 비용이다. 스틸하우스를 업체에 의뢰해 지을 경우 생각도 할 수 없는 금액이다. 그러나 6개월이라는 투자 기간과 좀 더 좋은 집을 짓기 위해 애쓴 것을 생각하면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
그런대로 살 집이 안정되자 최종철씨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지하실 공사를 곧 시작할 계획이다. 우선 살 집만 먼저 꾸민 터라 지하공간의 마무리를 짓지 못한 것이 내내 마음에 걸렸던 것이다. 지하실을 어떤 용도로 활용할 것인지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지만 이런 고민조차도 스틸하우스를 지으면서 덤으로 얻은 즐거움이다.


최종철씨의 내집짓기 노하우

1. 처음 짓는 집일수록 모델을 정해놓고 지어라. 모델이 있으면 가족에 맞게 평면구성을 조금씩 바꿔 지을 수 있으며 실패의 확률이 적다.

2. 모든 것을 혼자 하려들지 말아라. 기술자가 필요한 부분은 기술자를 불러 제대로 시공해야 한다. 적은 돈을 아끼려다 오히려 더 큰 돈이 들게 된다. 특히 방수처리 등  작업이 까다로운 욕실은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 좋다.

3. 스틸하우스의 장점 중 하나가 구조 변경이 용이하다는 것이다. 내력벽을 빼고는 벽을 트는 것이 가능해 나중에 가족수가 늘거나 줄어도 그에 맞게 활용할 수 있다. 이 집에는 3개의 비내력벽을 두어 추후 공간변경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이 게시물은 전원속의내…님에 의해 2011-01-21 10:48:33 정보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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