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주택 | 건축주가 직접 한 헌 농가 리모델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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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부터 전원에 터전을 마련할 계획으로 월간 ‘전원속의 내집’을 2년 이상 구독해 꼼꼼히 읽었다는 박봉환(55)씨. 그러나 책에서는 늘 반듯하고 비싼 집만 소개되니 자신의 형편과는 맞지 않는 것이 아쉬웠다고 한다. 소규모 자본으로 전원주택을 마련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를 고민하던 중 강원도 영월에 8백평 규모의 농가가 딸린 부지를 매입하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본격적인 전원생활 준비에 나섰다. 허물어져가는 집이지만 직접 고쳐 살 예정. 박봉환씨는 자신처럼 돈이없어 전원행을 망설이는 독자들에게 그 개조과정을 공개하고 싶다며 본지를 노크했다. 비록 전문적인 지식없이 시작한 개조지만 실전에서 부딪히는 문제들과 갖가지 에피소드를 소개, 독자들에게 농가개조에 관한 생생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 맨손으로 시작한 농가개조의 A to Z, 박봉환씨의 내집 마련 체험담을 들어보자. ▶전원행을 결심하기까지→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는 법. 늘 그런 생각을 가지고 살다보니 기회가 왔다. 아이들의 교육비 지출을 더 이상 걱정하지 않아도 될 무렵, 서울에서 운영하던 가게를 정리하니 전세금과 매달 이자를 합치면 생활비 정도는 해결이 될 것 같았다. 그런데 돈문제만 해결되면 다 될 줄 알았던 전원행에 뜻밖의 브레이크가 걸렸다. 이번엔 아내가 절대로 시골생활은 안하겠다며 반기를 들고 나선 것이다. 아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전원행의 꿈을 접을 수가 없어 혼자라도 내려갈 결심으로 부지를 물색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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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집에서 영월까지는 2시간 반이 족히 걸린다. 우리 부부의 교통수단이자 임시거처인 승합차를 몰고 영월과 서울을 오가면서 일주일에 3~4일은 집고치는 일에 매달려 있다. 그러다보니 동네사람들과도 친분이 생겼다. 서울사람이 시골와서 고생한다며 ‘차에서 자지 말고 잠만이라도 우리집에 와서 자라’고 넉넉한 인심을 베푸는 주민들도 있었지만 사양했다. 우리 부부만 편하자고 여러 사람들에게 폐를 끼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얼마 동안만 고생하면 임시로 쓸 수 있는 방을 하나 마련하게 될 것도 같다. ■ 제대로된 농가선정이 개조 성공의 열쇠 금방이라도 허물어질 듯 보이는 흙벽을 털어내고 골조를 수리한 다음 새로 벽을 쌓는 것이다. 벽을 허물면서 보니 형편없어 보이는 외관과는 달리 골조는 그런대로 쓸만했다. 집을 지탱하고 있는 기둥 중에서 썩은 것으로 판단되는 5개만을 교체하고 나머지는 그대로 살릴 수가 있었다. 자원 재활용과 자재비용 절감, 두 가지 측면에서 이득을 본 과정이었다. 혹시 잘못 건드렸다간 기둥 전체가 무너져 내릴세라 교체할 부분에 미리 디딤목을 대가며 간신히 골조 보강공사를 마쳤다. 개조할 집으로 어떤 농가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농가개조의 성공 여부가 결정된다. 농가 중에는 간혹 너무 오래되어 골조를 살릴 수 없는 집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경우 신축을 하는 편이 차라리 나을 수도 있다. 그래서 개보수가 가능한 농가를 선택하는 것이 급선무. 제대로 된 농가를 선택하기 위해 꼭 살펴보아야 할 부분이 바로 지붕과 추녀부분인데, 일단 지붕에서 물이 새는 집은 안된다. 지붕이 새는 집이라면 오랫동안 비에 노출되어 구조목이 부식되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흙이 떨어지는 집도 안된다. 흙이 떨어져 내린다는 것은 비가 샌다는 증거이므로 역시 구조부식의 우려가 있다. 이때 흙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곳이 추녀부분이다. ■ 문제는 여지없이 나타나는데… 공사가 시작되자 처음엔 잘 안될거라며 포기하라던 주민들이 말동무도 되어주고 점심도 날라다 주는 등 작업을 하면서 시골 사람들의 넉넉한 인심에 원없이 감동을 받았다. 동네 주민들의 도움은 우리 부부에게 단순히 물질적 도움이 아니다. 전원생활을 시작함에 있어 그들은 든든한 정신적 후원자이다. ■ 냉반방비 절감하려면 과감히 벽 허물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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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렉스 대신 편안한 잠자리를 제공해 줄 방 하나가 완성되었다. 이 방의 완성은 곧 우리 부부가 서울을 이전처럼 자주 드나들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아직 집이 완성되지는 않았지만 이로써 본격적인 전원생활이 시작되었음을 뜻하기도 한다. 개조를 시작하면서 세운 하나의 원칙이 있다면 바로 ‘최소 비용의 원칙’이다. 또 3, 4년 살아보고 전원생활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그땐 새 집을 지을 생각도 가지고 있는 터라 다소 모험적인 이 작업에 많은 돈을 들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수 연발하며 공사 진행 처음 벽체를 쌓을 때 창과 문의 크기를 고려해 작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중앙 창은 벽에서 20cm 가량 떨어지게 되었다. 건축이라는 작업이 얼마나 정교하고 세심하게 진행되어야 하는지를 실감케 한 사건이었다. 결국 빈 벽을 메꾸기 위해 합판을 대고 시멘트가 잘 발리도록 망사를 붙인 후 시멘트로 외벽을 마감했다.
자연수 끌어다 생활용수로 활용 낮은 바닥을 끌어올리기 위해 복토작업도 하고 단단히 메운 후에 미장공사까지 끝내니 완전한 입식주방으로 변했다. 내가 공사를 도맡아 하는 동안 아내는 자잘한 일들을 도와주고 있는데, 다른 일은 몰라도 도배만큼은 완전히 집사람의 몫이 되었다. 공사중 틈틈이 텃밭 가꾸며 시골사는 재미 경험 날씨가 너무 더워 요즘은 일을 많이 못하기 때문에, 친구에게 휴가차 놀러오라는 말을 전해두었다. ‘좋은 공기 마시고 마음껏 쉬고 가면 그게 휴가지, 뭐’ 했더니 날 잡는대로 오겠다고 야단이다. 자연스럽게 일도 좀 도와주면 좋은 일이지 싶은 생각도 든다. 요즘은 우리집 근처에 나같은 서울사람이 하나 더 있어 신이 난다. 서울 목동이 집이라는데 우리집 옆에 집을 짓고 있어서 서로 말동무도 되고 가끔 그 차를 빌려 타고 서울에 올라오기도 한다. 요즘 영월은 유입인구가 많아 현지인보다 오히려 외지인이 많을 정도다. 이 밖에도 한참 재미를 들인 일이 있다. 바로 봄에 심었던 채소들이 결실을 맺기 시작해 거두어들이고 있는 것. 옥수수와 고구마, 고추, 땅콩을 심었었는데 감자는 이미 절반쯤 캐먹었으며 고구마, 고추도 별탈없이 잘 자랐다. 특별한 농사기술이 없어 심어 놓고 제대로 돌보지도 못했는데 이렇게 잘 자라는 걸 보니 신기하다. 집고치는 일 이외에도 시골 사는 이런저런 잔재미로 요즘은 하루해가 짧게 느껴진다. 공사비 계산해 보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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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와 집수리 병행 집수리에 매달려 있다보니 풀 한번 제대로 뽑아주지도 못하고 여름을 나게 된 것. 그 바람에 제대로 된 수확은 엄두도 낼 수 없다. 여러 가지 종류를 심었으나 그 중에서도 병충해에 강한 채소들만 살아 남았다. 그러나 올 겨울이 오기전엔 공사를 마무리 짓고, 공사가 마무리되는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농사일을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절로 흐뭇해진다. 이번 일을 계기로 결심한 게 하나 있다. ‘아무리 고추값이 비싸도 불평않고 사다 먹으리라’는 것이다. 직접 농사를 지어보니 뜻대로 되지도 않을 뿐더러 몇 알의 감자, 옥수수나마 거두어들이기까지 그 노고는 일일이 설명할 수 없다. 얼마되지 않는 텃밭을 가꾸면서 생전 처음으로 소비자가 아닌 농부의 심정이 되어 보았다. 일하기도 좋은 계절, 가을 현재 개조하고 있는 강원도 영월 농가 역시 뒷마당의 비스듬한 땅이 흙벽과 맞닿아 있어 여름철 습기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경사가 심해 장마철이면 흙이 떠내려올 수도 있는 노릇이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축대쌓기를 생각해 냈다. 축대를 쌓으면 두 가지의 이득을 볼 수 있다. 첫째는 장마철에 흙이 유실되어 피해를 입을 우려가 없다는 것. 두 번째, 벽면과 축대 사이에 충분한 공간을 확보하게 되므로 습기가 집 안으로 스며드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작업 또한 만만치가 않아서 완성되기까지 오랜 시간과 공을 들여야 한다. 1.5m 높이로 축대쌓기 1.5m 높이의 축대를 쌓아 올리는 것 역시 만만치 않은 일이다. 이 작업만큼은 기계로 하는 것보다 수작업이 훨씬 튼튼할 것이라 생각되었다. 그래서 일일이 지렛대를 이용해 돌을 쌓아 올렸으며 뒤뜰이 너무 삭막하지 않도록 돌 틈에 연산홍도 몇 그루 심었다. 이 과정에서 돌에 손을 찧고 부딪히는 통에 양손이 온통 상처 투성이다. 대지정리를 하고 나니 마당이 조금 정리가 되어 보인다. 원래의 구옥은 두 세 계단을 올라가야 집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는데, 땅을 고르면서 지반을 조금 높여 턱을 없애고 대신 집 앞뒤로 뜨락을 만들었다. 먼저 작업 후 나온 돌들을 쌓아 올린 후 시멘트로 마감했다. 아직 완성은 안됐지만 이곳에 차양을 설치해 비가 오더라도 활용할 수 있는 외부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처음의 계획에서 차질이 생긴 부분이 있다. 올 여름을 보내면서 강원도의 겨울 날씨가 만만치 않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집은 단열 측면에서 미비한 점이 많고 아궁이에 불을 때는 것만으로 난방은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할 수 없이 1년 중 봄, 여름, 가을만을 영월에서 보내기로 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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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한 날짜는 다가오는데, 이번 한 달간은 거의 공사를 하지 못했다. 서울에 살고 있는 친구 하나가 사고를 당해 그곳에 매달려 있었기 때문이다. 예정대로 공사를 진행하기 위해 애를 썼으나 수리 시간이 빠듯한 건 당연하다. 게다가 추석이 지나서도 3일 동안이나 비가 오고 날씨가 흐린 탓에 지붕이 마를 틈도 없이 작업을 진행했다. 30년 묵은 지붕의 때빼기 지붕 청소를 위해 도구를 챙겨 들고 지붕 위로 올라갔다. 처음엔 아찔했지만 조금 지나니 이력이 나 조금씩 일의 속도도 빨라졌다. 와이어브러쉬로 골마다 일일이 벗겨내고 철수세미로 문지르고 닦아냈다. 높은 곳에서 하는 작업인 만큼 일하는 내내 안전을 염두에 두지 않으면 안되었다. 스레트가 약하긴 해도 못을 박은 자리만 잘 밟으면 부서질 염려는 없다고 해 약간은 안심이 되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신경이 곤두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지붕 페인트 칠로 새집처럼 연출 막상 칠을 해놓고 나니 우려와는 달리 멀리서도 눈에 띄는 개성있는 집이 되었다. 동네 사람들도 ‘밤새 새 집이 들어섰는 줄 알고 깜짝 놀랐다’며 야단이다. 또 이웃사람들이 아내에게 ‘시집 잘 갔다, 솜씨 있다’며 칭찬이 자자하다는데, 때문인지 아내가 더 좋아하는 것 같다.
아직 작업에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외부 마감 방법을 결정했다. 처음엔 시멘트 미장 위에 흰색 페인트를 칠할 예정이었으나 황토칠로 방향을 바꾸었다. 황토가 건강에 좋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지만, 가격이 비쌀 것 같아 그동안 망설였었다. 이 집이 제대로 고쳐질 수 있을 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많은 돈을 쏟아 부을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황토 도료 한 통이면 이 정도 규모를 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단, 공사가 다 끝난 후에 마감을 해야 깨끗한 외벽 상태를 유지할 수 있어 황토칠은 조금 시기를 미루려고 한다. 총공사비 380만원으로 뚝딱 지금까지 들어간 총 비용은 380만원으로 이 정도 집을 하나 지으려면 엄두도 낼 수 없는 비용. 이번 집고치기로 인해 자신감이 생겨 요즘 또 하나의 일을 계획하고 있다. 인근에 좋은 땅이 아주 저렴하게 나와 매입하게 된 것. 그런데 전용허가를 받을 수 있는 게 올 해가 마지막이라고 해 예정보다 앞당겨 건축에 들어갈 생각이다. 현재 우리집 뒤에 집을 짓고 있는 분의 도움을 받아가며, 2천만원 정도를 들여 조립식 주택을 지을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추수 도와주며 전원생활 실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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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고치기를 마치며 만만치 않은 후반 마무리 공사 성공적인 정착을 도와줄 운학리 이모저모 경제적 이유로 전원생활 미루는 이에게 농가개조 권해 |
[이 게시물은 전원속의내…님에 의해 2011-01-21 10:48:33 정보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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