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주택 | 건축가 5인의 美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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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5인의 美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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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 원 필 (왼쪽)  

1987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졸업
1989 서울대학교 대학원 졸업
1989~92 (주)일건 C&C 건축사사        무소
1992~1994 서울건축 
1995~현재(주)경영위치 건축사사        무소

   대 표   김 승 회  

1985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졸업  
       정기용 건축사사무소 근무 
1987 서울대학교 대학원 졸업

1989 美  미시간대학원 졸업
1990 S.O.M.(시카고 소재)
1991~1993 서울건축
1994 서울대학교 환경계획연구실
1995~현재 (주)경영위치 건축사사        무소 대표            
       서울대학교 출강(건축설계 )

1935624645_75fea18d_gu72a.gif서울과 같은 대도시에서 산다는 것은 메마른 환경과 빠른 속도 그리고 사회적 계약의 굴레를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한다. 도시가 강제하는 엄청난 자극에 지친 사람들은 삶을 본래의 속도로, 자연과의 호흡 속으로 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한 내밀한 만남을 회복하고 싶은 바람을 지니게 된다. 누구나 그 바람을 가능하게 할 공간과 시간을 희구하지만 대개는 서랍 속에서 한 조각의 꿈으로 망각되곤 한다.

양평주택의 건축주 역시 서울 한가운데에서 바쁜 생활을 영위하면서도 그와는 다른 방식의 삶을 영위할 장소를 찾고 있었다. 집 지을 땅을 찾아 북한강 주변을 두루 다닌 몇 년의 시간 끝에 얻게 된 곳인 만큼 좋은 집을 짓고 싶다고 했다. 지난봄 어느 일요일 새벽에 만난 대지는 산을 등지고 멀리 한강을 굽어보는 풍광 좋은 자리에 있었다. 깨끗이 정지된 땅이라 자연의 거친 맛이 없는 것이 아쉬웠지만, 넓게 조성된 대지는 작은 소우주를 만들기에 좋은 조건을 지니고 있어 건축가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였다.

1935624645_39e14b10_gu73b.gif 비교적 긴 형상의 대지에 집을 펼치면서 여러 마당을 만들었다. 제법 긴 담을 따라 걸어들어 오면서 오른편으로 한강의 풍경을, 그 반대쪽으로 약간 들어올려진 마당을 만나게 된다. 이 마당은 식당과 같은 레벨에서 연속되므로 해가 서산으로 넘어 갈 무렵 황금색 햇살로 가득한 저녁을 담을 수 있을 것이다. 천장이 높은 거실은 남쪽과 동쪽으로 열려있어 역시 한강이 잘 보이는 장소이다.

거실의 마당은 동쪽의 작은 정자와 함께 생활의 중심공간이 된다. 거실에서 주인침실로 가는 복도를 따라 중정이 마련되는데 이곳은 건축주가 가꾼 화초를 건사하는 장소로 쓰이게 된다. 한편 주인침실은 별도의 마당을 갖는다. 이 마당은 침실로 스며오는 아침의 맑은 햇살과 담에 비친 석양빛을 함께 누릴 수 있는 곳이다. 부엌과 더불어 있는 작업마당과 대나무가 배치된 뒷마당도 여러 방식의 생활을 아우를 수 있다.

마당은 집의 배경이면서도 주제이다. 그것은 여러 성질의 물질로 이루어진 이 집의 담이 집을 구축하는 수단이자 배경이며, 또 다른 주제인 것과 마찬가지이다. 건축물과 공간, 마당과 담, 방과 마루가 서로에게 기대며 존재하는 것이다. 도시 속에서 치열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자연의 고요한 원점이 요청되듯이, 새로운 시대의 도시와 건축을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우리가 의지하게 될 자연에 대해 새로운 인식이 필요한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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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지조건을 역이용한 상상력의 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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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헌

1983 한양대학교 건축공학과        졸업
1985 미 Abraham Kadushin        Associates 근무
1986 미 The University of        Michigan 대학원 건축과        졸업
1993~ (주)건축사사무소 yED’        A 대표
       한양대, 경기대, 서울건        축학교 강사..

 딜타이(Dilthey)의 생각처럼, 장소가 인간을 에워싼 질서나 조직 내의 한 지점을 뜻하는 것이라면 이 대지는 외부의  침범이나 건축행위를 허락하지 않으려는 듯 완강한 느낌을 주는 장소이다.

신경숙의 소설 ‘그가 모르는 장소’에서  표현한 대로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장소의 속성을 가장 잘 설명해 주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그래서 나는  이곳에서의 건축행위를 장소가 지니는 완강한 속성에 맞서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화의(和議)를 취하기 위한 방편’  으로 삼았다.

무구한 세월을 버티어 온 자연에 인간의 욕심으로 집을 짓는다는 것이 가책과 부담으로 느껴졌기 때  문이다. 그래서 이 집이 어떻게 하면 이전부터 존재했던 자연의 일부처럼 완성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은 건축기간 내  내 나에게 지워진 과제였다.

  일반적인 경우와 달리 집에 대한 건축주의 별다른 요구사항은 없었다. 다만 건축주는 이 집에서 레저활동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전해왔다. 차라리 여러가지 요구사항이 있었더라면 집을 설계하는 입장에서 오히려 쉬  웠을 텐데 많은 부분을 상상에 의존해야 했기 때문에 더 애를 먹었다.

 이 집은 거주공간이기는 하지만 간헐적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일상적인 모습과는 다른 집이어야 하며 또한 철저히  사적인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원칙하에 작업이 진행되었다.

 급경사의 대지조건을 활용하여 대지를 따라 건물이 자연스레 아래로 흐르는 느낌을 주려 했으며 혹시라도 넘어지  거나 미끄러질 수 있는 위험요소를 하나하나 줄여나갔다. 또 콘크리트 구조물의 특성상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시각  적으로 아름답지 못한 요소들, 그 역학이 눈에 띄지 않도록 한 것도 이 집이 가지는 특징이다.

 건축에 사용된 모든 자재들은 세월이 흘러도 자연스런 변화를 보여줄 수 있도록 대부분의 표면처리를 과감히 생략  했다. 또한 도심 주택에서 습관적으로 적용하는 재료나 디테일을 피하고 자연 깊숙이 묻혀 있는 건축물이 어떤 모  습 이어야 할까에 초점을 맞추었다.

 집은 주변의 환경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완성되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전원에 지어진 집  인 만큼 건축주가 편안히 휴식을 취할 수 있고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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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짓는 즐거움, 집을 그리는 즐거움 지축동 주택 
 

자연과 가까운 곳에 살기를 원하는 건축주의 요구를 이해하고 가급적 주변과 어울리며 주택 문제를 해결하려고 설계에 임했다. 지축동은 북한산 자락에 있는 개발제한구역의 조그마한 마을이다. 작은 시내가 흐르고 20여 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있는 아직은 조용하고 살고 싶은 전원주택 동네다. 이 곳에 두 채의 주택을 지었다.

 비교적 넓은 대지이지만 건폐율 조건 때문에 건물을 펼쳐놓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두 채는 남매간의 집이므로 공통의 커뮤니티를 확보할 수 있는 공간이 요구되면서 동시에 각각의 개별성이 요구되었다. 우리는 설계 초기에 지축동 A주택과 B주택으로 불렀다.

A주택의 건축주는 미술선생님과 목사님과 노부모, 딸이 있다. B주택의 건축주는 예전 작업한 ‘담장 낮은 집’의 건축주이다. 나중에 건축주는 각각 자신의 주택에 이름을 지었는데 A주택은 ‘들꽃네’가 되었고, B주택은 ‘누덕네’가 되었다. 북한산을 동으로 두고 있기 때문에 2층에서는 담장처럼 둘러쳐 있는 나무위로 북한산, 도봉산의 봉우리와 능선이 기가 막히게 펼쳐진다.

들꽃네는 계단을 중심으로 집중된 공간 구성이다. 개발제한구역으로 건폐율이 20%로 제한된 조건이 건물을 압축되도록 만든 이유이기도 하지만 건축주의 주택에 대한 구체적인 요구에 대한 해법이기도 하다. 1층은 작업실과 이야기실이 계획되었고, 주택은 2층에서 현관을 별도로 두었다.

누덕네는 현관에서 건너마당으로의 조망과 채광이 1층에서의 관심이었다. 1.5층에 위치한 아이방은 비교적 넓은 면적으로 다락방, 고창 등으로 다양하게 접근하였다. 2층의 주인방은 침실과 거실 공간으로 구분되고 거실 부분은 아래층 거실과 시각적, 공간적으로 연결되어 돌음계단을 통해 동선이 이어진다. 누덕네와 달리 공간을 중첩된 선적인 연결을 통해서 다양한 분산공간을 생각했다.

건축가에게 주택설계의 기회란 그리 자주 있는 경우가 아니다. 더구나 지축동의 주택은 두 채를 동시에 설계한 경우이므로 대단한 행운이었다. 이 주택을 그리면서 주된 관심은 안에 사는 사람에게도 있지만 골목을 걷고 바라보는 사람에게도 있다. 사는 사람과 보는 사람, 길을 걷는 사람, 마을을 생각하는 사람들 모두에 좋은 물건이 되기를 희망했다. 도시의 마을에 새로운 그러면서도 정겨운 풍경으로 말이다. 건축은 지어지고 또한 관리되는 물건이므로 건축주가 설계자로서, 전문가로서 다시 필요로 한다면 더 좋은 아이디어와 성의로 최선을 다할 것이다. 성의와 설득과 이해를 통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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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 개의 메스로 결집된 김포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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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승 현

1988년  연세대학교 건축공
           학과 졸업
1990년  연세대학교 건축공
           학과 대학원 졸업
현   재  (주)태두종합건축사            사무소 실장
1992-6년  휘닉스파크 리조트            신축
1997년  동대문 노인종합복
           지관 및  청소년 수
           련관  신축
1999년  안산 고잔고등학교            신축
2000년  의정부 송산고등학
           교  신축
2001년  양평 주택 신축

이 집은 시멘트벽에 흰색페인트, 값싼 벽돌, 슬레이트 지붕으로 이루어진 농가와 함께 한다. 세월의 질곡을 담는 나무의 나이테나 산의 지층을 형상화 한 거친 나무 무늬결 콘크리트, 소박한 나왕목 루버, 그리고 흰색 외벽페인트, 이 동네 어느 집에서도 쓰일 수 있는 재료이다.  

이 집은 여백(산, 밭, 논, 하늘)의 변화무쌍한 색깔을 담는 팔레트이다. 농촌 땅의 색은 변한다. 아침, 저녁으로 변하고 계절에 따라 변한다. 이 집의 천창과 사방의 창으로 변화하는 하루의 색을 담고, 흰 외벽과 거실 벽 간유리는 계절의 색을 담는다.

이 집은 세 개의 매스로 이루어진 결집체이다. 우뚝 서 주변을 압박하기 보다는 주변농가의 규모에 상응함으로써, 이 집은 촌락과 함께 하려 한다.

이 집엔 거실이 없다. 아니 거실이 두 개다. 하나는 사랑방의 거실, 하나는 마을 모습을 담는 가운데 마당. 전자는 혹한기 때 화롯불에 밤과 고구마를 구워 먹으며 농주 한사발 나누는 사랑방 거실, 또 하나는 농번기 때 이마에 땀을 닦으며 황금 들녘을 바라보는 마당거실.  

이 집은 뒷산과 들판을 함께 담는 내부공간을 갖는다. 앞에 펼쳐진 들판과 마당을 담는 복도 간유리 천장과 뒷산을 담는 식당 간유리 천장이 함께 어우러져 외부공간이 내부로 확장된다.

이 집은 건축주가 완성할 것이다. 아니 마을 사람들과 함께 완성할 것이다. 돌아온 고향 땅에 내집 마당은 내가 조성할 것이란다. 계절이 바뀌고 해가 바뀌면, 들녘에 씨를 뿌리듯 마당을 가꿀 것이란다.

화려하지 않고 웅장하지 않은 주변 촌락과 함께 하는 집이고자 했다.
…화려해 보이지 않지만 소박함과 투박함의 구별도 못하는 안이함에 안따갑다.

주변의 집과 다를 바 없는 건축 외장재료로 주변과 조화롭고자 했다.
…주변과의 조화에 앞서, 이집에서 사용된 재료간의 부조화에 안타깝다.

기본 안식처(shelter) “ㄱ”자의 거친 구조의 모습이 드러나 그 안에 풍만한 삶의 공간을 담아 보고자 했다.
…그 삶의 공간이 밝고 자유로운 공간이 아니라, 콘크리트의 폐쇄적 공간으로 구획한 나의 생각의  짧음이 안타깝다.

거실 광정의 북쪽 햇빛 담기로 거실이 밝고 아늑한 공간이고자 했다.(사실 이 효과는 생각 외로 훌륭했다)  
…그 감복스런 효과를 살리지 못한 무지함이 안타깝다.


▒ 대지의 흐름을 자연스레 유도한 문호리 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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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재 용  

1984 서울대학교 건축학
       과졸업
1986 미시간대학교 건축
       대학원 졸업
1986 Willeke Design        Competition 장려상 
       Steelcase Design
       Competition 우수상
1986~89 Son & Francis        Architects 근무
1989~90 Eric Owen
    MossArchitect 근무
1990~96 건축연구소
OCA, Los Angeles 소장
1996 로스엔젤레스 도시
       미화상 수상          
       현재 건축사사무소        O.C.A 소장

전원주택이 많기로 유명한 경기도 양평. 지금의 이 집의 설계 의뢰를 받고 처음 대지를 방문했을 때 건축주는 단지전체의 모습이 담긴 조경가의 스케치를 보여주었다.

자연 상태가 훼손되지 않고 잘 가꾸어진 단지도 놀랍지만 무엇보다도 10여년 이상 설계대로 단지를 가꾸어온 건축주의 의지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래서 설계를 하는 동안 자연의 모습을 거스르지 않고 주변과 어우러진 집을 지으리라는 생각을 염두에 두고 작업에 임했다.

10년 동안 정성껏 가꾸어온 대지인 만큼 건축주의 바람도 물론 있었다. 전원주택이다 보니 외부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을 것이므로 다양하고 풍부한 외부공간을 만들어 주었으면 하는 것과 내부공간 역시 자연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것이었다. 이와 같은 건축주의 요구를 최대한 반영한 것이 일층 주거공간과 창고 사이 빈 공간 뒤편, 필로티 부분이다.

측면은 트이고 상단이 막혀있어 외부공간이면서 다소 내부적인 특성도 지닌 공간이다. 또 일층의 거실과 식당을 유리벽으로 처리함으로써 실내에서도 마치 자연속에 앉아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도록 했다. 자재 선택에 있어서 최대의 관심사는 바로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게 나이가 드는 집을 지을 수 있을까’하는 점이다.

 세월이 흘러서 비바람에 닳고 때가 묻어도 그것이 초라해 보이지 않을 수 있는 그런 집을 짓고 싶었다. 최종적으로 선택한 자재는 송판무늬가 그대로 살아난 노출콘크리트, 화강석, 동판지붕이었는데, 이 자재라면 페인트를 칠하거나 별도의 관리를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누적된 시간의 흔적을 담아낼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특히 지붕재로 사용된 동판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보여주는 색상의 변화를 바라보는 것은 건축주에게도 분명 흥미있는 일이리라 생각이 들었다.

전원주택을 짓겠다는 의뢰가 들어와 현장을 가보면 이미 바둑판 모양으로 나뉘어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주소만 전원일 뿐 이미 전원주택이라고 말하기 힘든 집들도 많다. 이는 잘못된 단지계획으로 인해 오히려 도심의 주거환경보다 더 열악해진 사례들이다.

아무리 공기가 좋고, 물이 맑아도 그처럼 열악한 환경에서 전원생활을 만끽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문호리 주택은 최대한 자연을 훼손하지 않으려는 노력속에서 이루어졌으며 때문에 개인적으로 더욱 의미있는 작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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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시물은 전원속의내…님에 의해 2011-01-21 10:48:33 정보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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