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 | 한국잔디 vs 서양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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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서는 오래전부터 정원의 잔디를 가꾸는 것이 생활의 일부일 만큼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상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손이 덜 가더라도 잔디가 자기 혼자 적당히 잘 자라주기를 바라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잡초가 나지 않고 깎지 않아도 될 만큼 관리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는 잔디는 없다. 잔디는 생명력이 있기 때문에 자라는 것이 당연하다. 그럼으로써 공기를 정화하고 물을 저장하고 푸르른 녹색을 제공하고 쾌적한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 잔디는 관리가 소홀하게 되면 잡초가 심하게 발생될 뿐 아니라 각종 병충해의 발생도 늘어나 잔디로서의 가치를 상실하고 만다.
이제 잔디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전원 속에 마련한 나의 집에 잔디를 심고 가꿔보자. 잔디가꾸기는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나의 관심과 정성어린 손길만 함께 한다면 잔디는 반드시 그 능력을 보여주고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어떤 잔디를 심을 것인가?- 용도, 비용, 현장조건, 관리가능 정도
잔디가꾸기에 도전하면서 가장 먼저 당면하는 문제가 ‘어떤 잔디를 어떻게 심어야 하는가?’하는 것이다. 잔디의 종류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많다. 하지만 정원에 흔히 사용되는 잔디는 그렇게 많지 않으므로 몇가지 사항을 검토한 후에 선정하는 것이 좋다.
첫째, 용도를 결정해야 한다. 관상을 위한 것인지 이용을 위한 것인지 결정을 해야 한다. 감상을 위해서는 서양잔디를, 집에 아이가 있는 경우는 자주 밟아도 지장이 없는 한국잔디가 좋을 것이다.
둘째, 투자비용을 고려해야 한다. 여유비용이 충분하지 않으면서 무리하게 값비싼 잔디를 심을 필요는 없다. 켄터키블루그래스의 경우 재료비가 한국잔디에 비해 4~5배정도 비싸며 토양층에 배수가 잘되도록 유공관을 묻어주고 모래와 토양개량제를 혼합하여 시공해야 하므로 조성비용이 많이 든다.
하지만 한국잔디의 경우는 재료비가 저렴할 뿐만 아니라 배수만 어느 정도 잘 되는 토양이라면 부담 없이 식재가 가능하다. 물론 모래와 토양개량제를 사용한다면 더욱 좋은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
셋째, 잔디관리에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고려해야 한다. 서양잔디는 한국잔디에 비해 3`~4배정도로 많이 신경을 써 주어야 한다. 따라서 관리를 위한 시간투자에 자신이 없다면 한국잔디로 하는 것이 유리하다.
넷째, 어떤 방법으로 시공할 것인지 고려해야 한다. 종자로 할 것인가 뗏장이나 롤을 이용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이상의 고려사항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해볼 때 정원의 잔디는 관상이나 휴식, 간단한 운동을 주목적으로 하는 만큼 집중적인 관리가 필요하지 않은 잔디를 선정하면 된다. 따라서 중지(중엽형한국잔디)와 야지(광엽형한국잔디), 그리고 최근에 공급되고 있는 질감이 고운 신품종 잔디인 ‘건희’, 통상 사계절잔디로 불리는 켄터키블루그래스 중에서 선택하는 것이 가장 무난하다.
특히 음지에는 한국잔디는 생육이 좋지 않기 때문에 켄터키블루그래스를 심는 것이 좋다. 한편 경사가 있는 지반일 경우에는 중지나 위핑러브그래스, 크리핑레드훼스큐 등을 사용하면 된다.
Tip ‘잔디’에 관한 상식
1. 잔디는 무엇으로 번식할까?
2. 잔디를 그늘 밑에 두어도 괜찮을까?
3. 잔디밭에 마구 들어가도 괜찮다?
4. 잔디에 씨앗이 맺혀 자꾸 떨어지는데?
5. 애완동물의 똥오줌은 괜찮을까?
내손으로 잔디 깔기
뗏장과 롤잔디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잔디는 규격에 따라 뗏장과 롤잔디 등으로 구분된다. 뗏장은 주로 한국잔디가 생산되는 형태이며 롤잔디는 한국잔디와 켄터키블루그래스가 생산되어 유통되고 있다. 가장 흔하게 유통되는 기본형 뗏장은 규격이 18cm×18cm인데 1㎡에 30장의 뗏장이 소요된다.
이 외에도 20cm×20cm, 30cm×30cm 등으로도 생산되는데 이러한 규격들은 잔디전문회사에 미리 주문해야 구매할 수 있다. 롤잔디는 말 그대로 롤형태로 생산되는 것으로 켄터키블루그래스의 경우 65cm×154cm로 생산되는데 이 롤잔디 1장이 1㎡이다. 한국잔디는 40cm×100cm의 규격으로 생산되는데 1㎡에 2.5장이 소요된다. 이런 롤잔디들은 주문을 받아 생산된다.
롤잔디는 뗏장에 비해 재료비가 다소 비싸지만 품질이 좋고 시공이 간편하기 때문에 인건비가 적게 드는 장점이 있다. 또한 잔디밭이 빠른 시간 내에 완성되어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최근 들어 이 롤잔디의 이용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잔디시공 - 배수층 및 토양층
배수층이나 토양층은 잔디의 종류에 따라 달라진다. 한국잔디로 조성할 경우 배수층이나 토양층은 크게 제약을 받지 않는다. 배수가 잘 되는 토양일 경우 표면배수만 고려하여 시공하면 되는데 요철부분을 평탄하게 만들고 표면구배(보통 2%)를 준 다음 바로 시공에 들어가면 된다.
하지만 배수가 불량하거나 켄터키블루그래스로 조성할 경우에는 배수가 원활하도록 암거배수로를 넣어주어야 한다. 암거배수로는 갈비대 모양으로 20~30cm정도의 도랑을 파고 유공관(구멍이 뚫린 관)을 2% 정도의 경사를 주어 설치하고 부직포로 감싼 다음 자갈을 채워 완성한다. 유공관의 최종 배수구에는 맨홀을 설치하여 모인 물이 원활히 밖으로 빠져 나가도록 한다.
토양층은 배수가 원활한 토양을 사용하는 것이 좋은데 한국잔디의 경우 마사에 토양개량제를 혼합하여 조성하면 된다. 켄터키블루그래스의 경우는 특히 배수가 잘 이루어져야 하므로 입자가 고운 모래를 토양개량제와 혼합하여 15~20cm정도의 상토층을 만들어 주어야 배수불량으로 인한 잔디의 손상을 방지할 수 있다.
잔디깔기
흔히 ‘잔디는 띄어서 심어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잔디를 띄어서 심게 되면 재료비가 적게 소요되는 대신 완전한 잔디밭이 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려 그동안 이용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관리에도 적잖게 신경을 써주어야 하므로 결과적으로는 오히려 손해다. 따라서 잔디는 될 수 있으면 90% 이상 피복할 수 있도록 시공하는 것이 여러모로 합리적인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롤잔디 시공과정
시공보다 더 중요한 유지관리법
잔디깎기
잔디깎기는 잔디가 4~5cm가 되면 깎기를 시행하는데 한국잔디는 보통 5~6월과 9~10월에는 월 1~2회, 7~8월에는 월 2~4회가 적당하다. 하지만 켄터키블루그래스는 3~11월에 월 4~5회정도 시행하는 것이 좋다. 깎기높이는 한국잔디는 2.5~3cm, 켄터키블루그래스는 3cm정도로 해주는 것이 이상적이다. 깎는 높이를 너무 낮게 하면 잔디의 생육이 불량해지고 잡초의 발생이 빈번해질 수 있기 때문에 너무 낮게 깎지 않도록 주의한다.
잔디깎기 기구는 마당이 20평 이내면 수동도 가능하지만 그 이상은 충전식이나 전기식으로 하는 것이 좋다. 칼날은 잘 갈아서 사용하고 풀통을 장착하여 깎은 잔디를 수거해야 잔디가 건강하고 발병률이 적다.
시비
서양 잔디는 장마가 오기 전에 질소질 비료를 너무 많이 시비하면 병충해의 위험이 높아지므로 장마 전에는 가능한 시비하지 않는다.
관수
잔디가 수분이 충분할 때는 곧바로 원상으로 복구되지만 마르기 직전의 잔디잎은 발자국을 남기게 되는 것이다. 최적시간은 이른 아침으로 해뜨기 전이나 해 뜬 직후가 가장 좋다. 이 때 관수를 하면 증발산으로 인한 수분의 유실을 막을 수 있고 물이 잎 표면에 젖어 있는 시간을 최소화 할 수 있어 발병률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바람이 적어 전면적으로 고른 관수가 용이한 이점도 있다.
정원에서의 관수는 물호스나 스프링클러를 이용하면 된다. 관수할 때는 물이 토양 15~20cm의 깊숙한 곳까지 스며들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충분히 관수를 해야 뿌리가 깊이 자라 잔디의 생육이 좋아지고 건조에도 강해진다. 잔디가 10~12시간 이상 젖어 있으면 병충해가 발생하기 쉬우므로 그 이전에 마를 수 있도록 관수시간을 조절해야 한다.
배토 시기는 4~5월, 9월 년 2회 2~5mm의 두께로 시행하며 토양을 가는 모래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배토량을 5mm이상 두껍게 하면 잔디의 생육에 지장을 줄 뿐만 아니라 잔디가 죽을 수도 있으므로 조금씩 여러 차례에 걸쳐 시행하도록 한다.
통기
통기작업은 포크나 쇠스랑으로 구멍을 내주거나 나무판에 못을 박아 신발에 부착하여 걸으면서 구멍을 내주는 방법이 있다. 작업시기는 한국잔디는 5월~7월, 서양잔디는 3월~6월(봄)과 9월~10월(가을) 두 번 시행한다. 연간 3~4회 정도가 좋다.
잡초 방제
잡초가 발생하기 전에 뿌리는 발아전 처리제로 먼저 예방을 하면 잡초의 발생을 많이 줄일 수 있는데 발아전 처리제에는 론빠, 스톰프 등이 있다. 이렇게 사전에 예방을 하더라도 잡초가 발생하는 데 이 때에는 발생한 잡초에 따라 제초제를 선택해서 뿌린다. 크로바, 민들레, 냉이 등이 발생했을 경우 엠씨피피를 사용하고 바랭이, 토끼풀, 향부자, 새포아풀 등은 파란들을 사용한다. 이러한 제초제는 잡초발생 초기에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글ㆍ정종일(미성잔디영농조합법인대표, 한국잔디학회 이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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