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을 살린 타운하우스 정원 리모델링
본문
식물로 가득 차 있던 정원에서 여백이 있는 편안한 정원으로의 변신.
비슷한 콘셉트의 타운하우스 주택들 사이에서
한정된 공간을 활용해 나만의 취향과 개성을 담은 정원을 완성했다.
복잡했던 정원을 여백의 미가거실에서 바라본 메인 정원의 모습. 새롭게 피어난 꽃들이 정원에 생기를 더한다.
느껴지는 정원으로
정원주에게 정원은 외부의 시선을 차단하기 위한 수단에 가까웠다. 처음 타운하우스로 이사했을 때는 거실에서 곧바로 연결되는 메인 정원이 중앙 광장과 도로를 향해 열려 있는 구조가 부담스러웠다. 최대한 프라이버시를 지켜야겠다는 생각에 소나무를 비롯해 은목서와 금목서 등 높은 키의 상록수를 빽빽하게 배치했고, 시간이 흐르며 그 앞으로 많은 종류의 꽃과 식물들을 가득 담게 되었다. 식물의 양이 너무 많아지다 보니 관리하는 것이 벅차기 시작했고, 여백 없이 꽉 찬 정원이 아닌 여유가 있는 편안한 정원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 그가 작년 환갑을 맞이해 받고 싶은 선물로 떠올린 것은 바로 정원 리모델링이었다.
비슷한 타운하우스 정원들 속, 개성을 살리는 동시에 시원하게 트인 정원을 바라보며 차 한 잔의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공간이 탄생했다. 정원은 크게 세 파트로 구분되는데, 메인 정원은 소나무 한 그루와 일부 식물을 제외하고 기존의 나무들을 대부분 들어냈다. 대신 계절의 변화를 한껏 느낄 수 있는 관목과 그라스, 초화를 적절하게 심어 개방감을 느낄 수 있게 했다. 관목과 그라스류는 또한 관리하기 편리하다는 장점도 있다. 코너에는 산단풍을 놓아 메인 정원에 특별함을 더했다. 타운하우스 바깥 도로쪽에서 보이는 정원은 바위를 중심으로 음지식물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메인 정원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현관문 위쪽, 광장을 향해 있는 정원은 가침박달과 진달래를 중심 라인으로 바위와 함께 단정하게 꾸몄다.
SPRING
숙근초를 심은 사계절 정원은 봄이 시작되는 4월에 가장 생명력이 넘친다. 진달래, 조팝 등 일부 관목들 외에 튤립, 무스카리 등 구근의 꽃이 피어 나는 모습을 다양한 톤의 초록과 함께 감상할 수 있다.
AUTUMN
가을이 되면 즈이나, 실목련 등의 단풍이 아름다운 식물과 은빛으로 빛나는 그라스가 함께 어우러져 계절감을 높여준다.
GARDEN ADVICE
단정한 정원을 위한 리모델링 아이디어
뚜렷한 구상 없이 조성된 정원은 시간이 지날수록 질서가 없어지고 복잡한 모양을 보이게 된다. 간단한 아이디어만 추가하면 깔끔하고 정돈된 정원을 만들 수 있다.
A 낱개 화분 대신 넓은 플랜터 사용하기
하나씩 사다가 어느새 집안에 가득해진 작은 화분들은 정리하기 번거로울 뿐만 아니라 여름이나 길게 집을 비울 때 물주기를 놓쳐 죽기도 한다. 작은 화분들의 식물을 큰 플랜터에 모아서 심으면 아담한 정원의 느낌도 나고, 큰 화분이 수분을 충분히 유지할 수 있어 물관리도 훨씬 수월하다. 아파트 베란다의 작은 화분도 큰 화분에 모아 심으면 좋다.
B 잔디밭에 에지(edge)만들기
정원의 전체 레이아웃을 살리고 잔디밭과 식물 공간이 섞이는 것을 방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에지를 사용하는 것이다. 잔디는 흙표면으로 뿌리가 번져나가는 식물이기 때문에 지면에서 5~10cm 정도의 깊이로 에지를 설치하면 된다. 에지 소재로 가장 효과적인 것은 3mm 내외의 얇은 철판이며 쉽게 구할 수 있는 소재는 적벽돌과 기와 등이 있다.
작은 바위등을 사용할 경우에는 지면에서 10cm 이상 묻어야 잔디의 침입을 방지할 수 있다. 영국 등의 정원에서는 보다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에지를 만들기 위해 잔디와 식물을 심는 공간에 15~20cm 정도로 흙을 파내어 잔디의 확장을 막기도 한다.
SKETCH옥상 플랜터
숙근샐비어(Salvia Pratensis) | 20cm 이상의 긴 잎과 직립의 줄기에 바이올렛 블루컬러는 늦봄이나 초여름 정원에서 존재감이 있다.
앵초(Primula sirboldii) | 4~5월 봄을 알리는 꽃 중 하나이다. 나무 아래나 습지 등에서 자라며 솜털이 있는 잎은 꽃이 지고나도 볼거리를 제공한다.
가침박달나무(Exochorda serratifolia) | 4월에 피는 순백의 꽃은 개화기간이 길다. 꽃이 진 자리의 열매는 겨울이 지나도 달려 있다.
메인정원
청화쥐손이(Geranium sibiricum L.) | 붉은색 줄기에 달린 손바닥 모양으로 깊게 갈라진 잎과 잉크색의 선명한 작은 꽃은 늦가을까지 이어진다.
헬레보루스(Helleborus) | 절화용으로도 많이 쓰이는 고급스러운 꽃이다. 남쪽 지방에서는 환경이 좋으면 상록으로 자라며, 음지이면서 습기가 있는 곳이 좋다.
청나래고사리(Shuttleworth fern) | 습기가 많은 숲 속에서 잘 자란다. 땅 속 줄기가 옆으로 뻗어나가며 음지 정원을 만들 때 활용하면 좋다.
(좌측) 거실의 수직창 너머로 플랜터 화분을 만들어 실내에서도 식물을 감상할 수 있다. / (우측 위) 주택의 뒤쪽에 조성된 정원. 키가 큰 진달래를 포인트로, 애기동백 등 음지식물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 (우측 아래) 타운하우스의 광장을 향해 꾸며진 간이 정원. 가침박달과 진달래가 중심 라인을 이루고 바위와 청사초로 바닥을 구성했다.
정원디자이너 김원희_ 엘리그린앤플랜트(Elly Green n Plants)
사계절 아름다운 자연주의 정원을 지향하며 개인 정원뿐만 아니라 공공정원, 상업공간 등 다양한 정원·식물 작업을 한다. 개인과 단체를 대상으로 정원 수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세계적인 정원가 ‘피트 아우돌프’에 관한 영화 <Five Seasons>를 한국에 처음 소개하기도 했다. 2018년 일본 세계가드닝월드컵에서 ‘최우수디자인상’(최재혁 작가와 협업)을 수상했고, 2019년부터 매년 첼시 플라워 쇼에 프레스로 참석하여 다양한 정보 제공과 강의를 하고 있다. www.instagram.com/wonheekim33
구성_ 조재희 | 사진_ 변종석
ⓒ월간 전원속의 내집 / Vol.279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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