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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치댄 흙벽돌로 지은 퓨전 한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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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using Culture Book 002

웰빙 건축을 구상했던 건축주에게 흙집은 당연한 선택이었다. 무늬만 친환경인 건축을 경계해 오던 차에 손흙벽돌로 유명한 여주의 인토문화연구소를 찾았다. 대지가 있는 곳은 충북 단양이었지만 마음에 쏙 드는 자재가 있는 곳이라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발걸음을 옮겼다.

취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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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인연을 맺은 인토문화연구소를 통해 고민스러웠던 지붕 자재까지 해결했다. 화전민이 집을 지을 때 지붕으로 올렸던 너와는 집이 들어 설 풍광과도 잘 어울렸기에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도시로부터 망가진 몸을 전통 먹을거리와 자연으로부터 회복하는 일에 관심이 많은 건축주는 흙을 사랑하고 예찬하는 이다. 그렇기에 여주에서 얻은 황토를 볏짚과 함께 반죽해 재래식으로 찍는 흙벽돌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었다. 

황토흙의 효능은 최근 과학을 통해 검증되고 있다. 특히 황토흙은 원적외선을 방출, 인체의 유해물질을 밖으로 내보내는 데 효과적이어서 의료분야에도 이용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황토흙은 습도조절의 능력과 보온효과에도 탁월하다. 단양주택에는 매실부터 오이, 온갖 나물을 저장해두는 발효실을 주방 뒤편에 마련해두었다. 온도나 습도를 조절하는 특별한 장치가 없어도 흙 본연의 기능으로 발효 기능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한줌의 흙 속에는 인체에 유익한 미생물이 수억 마리가 살아 있어, 숨쉬는 황토라 부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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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산을 끼고 있는 터에 남향으로 집을 앉혀 전면에 구들방과 거실, 침실을 배치했다. 주생활 공간이 되는 전면부와는 달리 후면부에는 음식 저장고와 보일러실, 발효실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전원생활을 계획적으로 준비한 만큼 부부가 머무는 생활공간은 단출하게, 농작물이나 음식을 저장할 공간을 넓게 둔 것이다. 단층의 주택은 전통 자재를 사용했지만 현대적인 삶을 담게끔 빚었다. 요리에 취미가 있는 안주인의 요청대로 주방은 넓게 마련했고, 다도를 즐기는 부부는 거실을 다실처럼 꾸몄다. ‘一’자형의 주택은 곳곳에 좁은 복도가 있어 불필요한 동선이라 여길 수 있지만, 이곳을 지나며 서까래를 한번 쳐다보고 창살의 고즈넉함을 느끼는 흙집만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흙벽돌 자체가 내장재가 되어 푸근한 인상을 전하니 특별한 인테리어가 필요 없다. 자연의 색이 그대로 투영된 흙벽돌과 소박한 도기, 나무 결이 드러난 가구만으로도 내추럴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고유의 미를 한층 돋보이게 해주는 일등공신은 원목가구와 한지 조명이다. 실측을 통해 주문제작한 원목 싱크대와 식탁 등은 흙 색상과 상충되지 않아 묻혀있는 듯 보이지만 그 자리에서 잔잔한 미를 뽐낸다. 한지(韓紙) 작가의 작품으로 꾸며진 조명은 높은 층고를 허전하지 않게 하며, 공간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구들방 아궁이에 불을 때며 겨울을 날 준비에 설레는 건축주 부부. 한파가 닥친들 잔뜩 쌓아둔 땔감과 뜨끈한 아랫목이 있는데 무슨 걱정이 있겠냐며 웃어 보인다. 10년, 20년, 30년 …. 해가 갈수록 부부는 흙을 더 닮아 있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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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택 전면에 넓게 마련한 데크는 농작물을 말릴 때도 유용하게 사용된다. 벽돌 자체가 구조재의 역할을 하며, 단열을 위해 2중 쌓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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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벽돌을 쌓아 마감한 구들방의 굴뚝.  ​ ▶ 창고 역시 너와를 올려 집과 어울리게 신경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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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 창살을 모티브로 창호를 짰다. 복도를 거닐며 가족의 수많은 이야기거리가 탄생될 것이다.  ▶ 황토벽돌과 고풍스런 소품들이 잘 어우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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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욕실.  ▶
주방 뒤편으로 마련한 발효실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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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실로 꾸민 거실. 정갈한 좌식 탁자가 예스러운 분위기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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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높은 층고에 어울리는 한지 등이 천장을 청아하게 빛낸다.  원목 가구와 도기는 그 자체로 흙집의 인테리어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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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무 서까래와 목조 가구, 황토벽돌이 따스한 온기를 뿜어내는 실내.


HOUSE PLAN  
대지위치 : 충북 단양군 영춘면 
대지면적 : 1,320㎡ 
건물규모 : 지상 1층 
건축면적·연면적 : 168.3㎡ 
건폐율·용적률 : 12.75% 
공법 : 기초 - 줄기초 / 지상 - 조적조 
구조재 : 흙벽돌 
창호재 : 3중 시스템창호 드리움 
내·외부마감재 : 너와, 흙벽돌 
설계·시공 : 인토문화연구소 031-886-7806 www.intoco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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