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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사이클에 맞게 변화하는 '대를 잇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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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 전원속의 내집

 

일생일대의 결정과 고민의 결정체, 집짓기.
설계부터 준공까지 파란만장한 과정과 건축가의 고민을 만나본다.
그 첫 번째는 다섯 식구의 소통을 담아낸 바닷가 숲속 집이다.

 


다섯 식구가 머리를 맞대고 쌓아 올린 보금자리

지금으로부터 대략 1년 전의 일이었다. 이혈룡·박현경 씨 부부에게 가장 큰 고민은 ‘가족의 회복’이었다. 세 자녀에게 어느 시기가 중요하지 않을까마는, 사춘기와 성장, 학업이라는 인생의 폭풍과 혼란을 맞이하고 있는 지금의 아이들에게 부부는 쉬며 힐링하는 공간을 만들어주고 싶었다. 무언가 동기를 부여해 주고 싶었고, 때론 시원하게 머리를 식힐 공간을 주고 싶었다. 부부는 집짓기라는 답을 냈고, 다섯 식구는 머리를 맞댔다.

1층은 필로티 공간으로 구성된 주택의 모습. 덕분에 주차는 물론, 비 오는 날에도 다용도 공간으로 사용이 편리하다.

 

 

(위, 아래) 2층 파사드를 감싸고 있는 곡선이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주택에 생동감을 준다.

 

주택 현관문에 이르는 외부계단.

부부는 설계와 시공의 많은 과정에서 자녀들이 배제되지 않도록 세심히 정보를 공유했다. 중요한 공정은 공학적 기반이 있는 부부가 도면을 보며 체크했지만, 외관의 결정부터 인테리어 컬러나 조명, 가구 배치에 이르기까지 자녀들은 태블릿 PC에 도면을 직접 그려보며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가족은 현장도 수없이 드나들며 청소부터 보조에 이르기까지 시공 전반을 함께했다. 현장은 순탄하게만 돌아가진 않았지만, 입주에 이르는 과정에서 가족들은 더욱 끈끈해지고 단단해졌다. “중요 공정 때마다 휴가를 내 참여하는 바람에 내년 휴가까지 모조리 당겨 썼다”며 멋쩍어하는 부부. 부부가 보여주는, 현장에 녹아든 가족들의 사진들에서 휴가 이상의 행복이 느껴진다.


SECTION

① 현관 ② 거실 ③ 주방 ④ 안방 ⑤ 방 ⑥ 욕실 ⑦ 복도 ⑧ 다용도실 ⑨ 창고 ⑩ 필로티 주차장 ⑪ 앞마당 ⑫ 뒷마당


 

거실에서 바라본 모습. 가족과 마주하고 소통하고 싶어했던 아내의 주문으로 독특한 아일랜드 배치가 이뤄졌다. 냉장고는 유지관리와 청소를 우선해 따로 장을 두지 않았다.

 

와이드한 뷰를 잡아내기 위해 큰 틀의 창호가 필요했다. 이를 위해 금속 보강재를 심은 창호 프레임을 제작해 적용했다.

 

안방과 자녀 침실에 별도의 드레스룸을 두는 대신 현관 공간을 활용해 집합수납을 위한 장을 두었다.

 

자녀침실 앞 복도를 길게 활용해 수납장과 세면대를 배치했다.

 

안방에서 시작해 거실까지 시야가 이어지는 발코니창. 일출부터 일몰까지 집 안에서 감상이 가능하다.

 


PLAN

 


라이프사이클에 맞춰 변하는 ‘대를 잇는 집’

설계 의뢰를 받은 스타일랩 종합건축사사무소의 안응준 소장은 땅이 가진 특성, 건축주에게 ‘세 자녀를 위한 각방’과 ‘가족의 미래’라는 화두의 큰 틀에서 방향을 잡아나갔다. “흙에서부터 주변 여건, 숲까지 정말 탐나는 필지였다”고 첫인상을 전한 안 소장. 외관에서는 바다에 인접하며 언덕 위에 놓인 대지가 가진 풍부한 뷰를 담아내면서, 에지 있고 단정한 스타일을 추구한 결과 필로티 위에 얹어진 커브 형상을 갖게 되었다.

드럼을 좋아하는 아들은 새집에서 마음껏 에너지를 발산한다. 목공벽이지만, 방음도 고려해 시공했다. 창으로는 금속 난간 대신 강화유리 난간을 둬 시야 방해를 최소화했다.

 

자녀들 방과 복도를 나누는 벽 위에는 창을 두어 자연스러운 채광을 확보하는 동시에 간단한 선반 역할을 한다.

 

자녀방이 모여 있는 서측 복도. 끝에는 바닥부터 천장까지 닿는 창을 둬 시각적 갑갑함을 최소화했다.

 


HOUSE PLAN

대지위치 ≫ 인천광역시 옹진군  
대지면적 ≫ 938㎡(238.74평)  
건물규모 ≫ 지상 2층  
거주인원 ≫ 5명(부부 + 자녀 3)  
건축면적 ≫ 200.71㎡(60.71평)   
연면적 ≫ 157.44㎡(47.62평)  
건폐율 ≫ 21.40%  
용적률 ≫ 16.78%  
주차대수 ≫ 4대  
최고높이 ≫ 7.67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벽 : 철근콘크리트, 지붕 : 무근콘크리트  
단열재 ≫ 준불연 비드법단열재  
외부마감재 ≫ 외벽 – 미장스톤 / 지붕 –구조체 위 무근콘크리트 + 에폭시 마감  
창호재 ≫ KCC   
에너지원 ≫ 기름보일러  
조경석 ≫ 자연석 쌓기  
구조설계 ≫ ㈜씨온구조 민정규 대표  
전기·기계·소방설계 ≫ 지혁이엔지 오주명 소장  
내부마감재 ≫ 벽 – 개나리벽지 / 바닥 –PVC 바닥재  
욕실 및 주방 타일 ≫ 용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주방 가구 ≫ 한샘   
거실 가구 ≫ 수니겔러리  
조명 ≫ 한샘  
현관문 ≫ 백산도어 FD9039   
중문 ≫ 초슬림 3연동 시티뷰 자동중문  
방문 ≫ 영림도어  
시공 ≫ 건축주 직영  
설계 ≫ 스타일랩 종합건축사사무소(설계 담당 : 노재현, 이주헌)


 

주택 뒷마당에는 농구대와 야외조명을 설치했다. 학업으로 인해 오후 느즈막히 와도 가볍게 몸을 풀 수 있다.

 

소나무 숲이 아늑하게 감싸주는 주택.

 


 

 


‘각방과 미래’라는 화두에서 안 소장이 도출해낸 개념은 ‘대를 잇는 집’이었다. 기둥과 슬래브로 큰 구조를 두고, 그 안에서 가족들의 라이프사이클에 맞춰 변화를 주고자 한 것. 자녀들 공간은 구조체가 아닌 목공으로 벽을 형성하고, 자녀들이 독립하거나 결혼해 손주들이 생길 때 줄이고 또 늘리며 거실에 다양한 역할을 부여할 수 있도록 했다. 필로티 공간도 추후 확장을 염두에 둬 공간 바닥에 미리 배관과 배전 공사를 마쳐놓았다.

안 소장은 “급하게 지어 집에 사람이 맞춰 사는 게 아닌, 몇 대에 걸쳐 쓸 수 있는 집이 되도록 고민했다”면서 “입주 직후 잠깐만이 아닌 늘 가족과 함께 호흡하고 지킬 수 있는 집이 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넓은 옥상 공간은 그 자체만으로 가족의 넓은 여가 및 활동 공간이 되어준다.

 


PROCESS & POINT

A_ 필지는 교회 옆 경사가 있는 소나무 숲으로, 대를 이어 내려오던 땅이기도 했다. 전망이 트이면서도 숲과 교회가 센 해풍을 막는 좋은 땅이었다.

B_ 담백하면서도 에지 있는 디자인이 도출되었다. 아래에서 올라오는 직접 바람을 피하고, 전망 확보와 미래 증축에 유리한 필로티 구조를 택했다.

C_ 본격적인 벌목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일부 좋은 소나무는 남겨두어 추후 가족이 외부에서 편히 쉴 정자를 만드는 데 쓸 예정이다.

D_ 기둥 타설하기 전 모습. 철근의 품질, 개수, 콘크리트 피복의 두께 등 도면과 철저히 비교하고 꼼꼼하게 따져 시공했다.

E_ 다락에 대한 고민도 있었지만, 평지붕으로 시공했다. 다락 대신 생긴 넓은 옥상은 밤하늘의 별을 보며 바비큐를 즐기는 마당이 되기도 한다.

F_ 평지붕은 박공지붕 보다 상대적으로 방수에 취약한 만큼, 구배를 줘 타설하고 수영장에도 쓰이는 방수 공법을 적용했다.

G_ 거실부터 시작되는 자녀들 공간은 철근콘크리트 구조벽이 아닌, 추후 철거와 재구축에 유리한 목공 벽으로 분리해줬다.

H_ 자녀들의 아이디어로 복도에는 드레스룸과 각 방의 수납을 대체하는 긴 수납장 겸 세면대를 두었다.

I_ 필로티 공간에는 콘센트가 곳곳에 배치되었다. 차량 정비나 목공 작업에도 쓰지만, 추후 증축했을 때 큰 공사로 이어지지 않도록 미리 확보한 측면도 있다.


OWNER INTERVIEW
"꼼꼼한 체크가 주거 만족도를 높입니다"

합리적인 비용과 만족도라는 두 가치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면 건축주의 꼼꼼한 체크가 꼭 필요합니다. 그중 가장 중요하게 권해드리는 건 건축도면을 수시로 보는 것입니다. 어떤 분들은 건축에 대해 알지 못하니 의미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건축가에게 기본적인 읽는 법을 익히면 설계에서 놓친 부분을 발견하기도, 눈 앞에 펼쳐지는 공정이나 자재 스펙을 이해하기에도 훨씬 수월해집니다. 도면을 보며 수시로 현장을 챙기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마냥 방치하는 것도 좋은 건축주의 태도는 아닙니다. 관련해 권하는 것이 CCTV입니다. 현장과 사전 양해를 구하고 CCTV를 설치하세요. 현장의 급변하는 상황을 빨리 파악하고, 일부 불거질 수 있는 문제 사항을 예방하는 역할도 해줍니다.


건축사 안응준 _ 스타일랩 종합건축사사무소

스타일랩 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 건축사이자 참살이 풍수연구소 선임연구원이다. 경희대학교 일반대학원 이은석 교수 연구실에서 건축석사를 취득하였고, 박정해 박사에게 풍수지리를 배웠다. 대형 건축사사무소 PM, 유명 인테리어사 실무, 종합 건설회사 현장소장 등 건축 분야를 두루 거쳤다. 대표작으로는 한남요트, 위례 은금재, 양산 스위스, 거제 라이트하우스, 서초 커브하우스 등이 있다. 유튜브 채널 ‘건물주학교’를 통해 예비 건축주들과 밀접하게 호흡하고 있다.

010-9098-9088 | www.youtube.com/c/stylelab


취재_ 신기영  |  사진_ 변종석

ⓒ 월간 전원속의 내집  / Vol.275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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