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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과 열, 삶과 공간을 직조한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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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 전원속의 내집

 


어느 누구로부터도 방해받지 않는 집을 원했던 가족.
공간 나열이 아닌, 새로운 공간 구분에서 가능성과 일상을 찾았다.


 

코로나 19는 우리가 사회의 시스템과 체계를 새롭게 정의하고 고민하는 큰 계기가 되었다. 특히, 건축에서는 우리 주거 문화에 대한 고민을 다시 하게끔 하는 중요한 변화의 시작점이기도 하다. 아파트라는 ‘균질하면서 폐쇄적이고, 내부 지향적인 공간’이 가진 한계와 문제점을 발견하게 되고 편리함이 우선되었던 기능주의의 건축적 가치 기준에 대해 회의하게 했다.

시선은 막되 긴 세로 틈으로 햇살을 풍부하게 담아내는 공간에 아이 놀이터를 만들어주었다.


HOUSE PLAN

① 거실 ② 주방 ③ 현관 ④ 욕실 ⑤ 중정 ⑥ 안방 ⑦ 파우더룸 ⑧ 다용도실 ⑨ 방

대지위치 ≫ 울산광역시 북구   
대지면적 ≫ 252.8㎡(76.47평)  
건물규모 ≫ 지상 2층  
거주인원 ≫ 4명(부부 + 자녀1 + 조부)  
건축면적 ≫ 121.58㎡(36.77평)  
연면적 ≫ 194.22㎡(58.75평)  
건폐율 ≫ 48.09%  
용적률 ≫ 76.83%  
주차대수 ≫ 1대  
최고높이 ≫ 8.75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철근콘크리트구조  
단열재 ≫ 비드법보온판 2종3호 100mm, 180mm  
외부마감재 ≫ 두라스택 베이직그레이 위 발수 코팅  
창호재 ≫ FILOBE AL 시스템창호(에너지등급 2등급)  
열회수환기장치 ≫ VENTS Twin Fresh Expert RA1-50  
에너지원 ≫ 도시가스  
조경 ≫ 조경상회  
전기·기계·설비 ≫ 금강디엔에스  
구조설계(내진) ≫ ㈜제네랄구조엔지니어링  
시공 ≫ 직영 시공  
설계·감리 ≫ ㈜온건축사사무소

주택을 감싸는 외피 덕분에 외부에서는 안쪽의 디테일한 부분을 알아채기 어렵다.

사람들은 주택문화에 대한 인식의 전환점을 형성하면서 새로운 주거 유형의 탐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과거 우리의 주택은 ‘채 나눔’이라는 공간체계에서 내외부가 다양한 관계를 형성하고 풍요로운 공간 구성을 가졌다. 하지만, 경제개발 시기를 거치며 아파트는 주거 문화의 주류가 되었다. 공간 구성의 특징은 사라지고 아파트라는 균질적·보편적 공간이 우리의 표준적인 삶의 방식이 되었다. 언젠가부터 3베이(Bay), 4베이가 주거 공간의 가장 중요한 가치 기준이 되고 공간의 나열식 구성 방식이 아파트뿐만 아니라 주택에서도 기본원리가 되었다. 도심 주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지금, 우리는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야 한다.

한쪽 면 전체를 창으로 적용해 공간이 열려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열과 행으로 이루어진 ‘3열,3행’. 주택은 나열식 주거 공간구성의 방식을 거부하고 열과 행에 의한 점 나눔 공간 구성방식으로 도심형 주택의 새로운 가능성을 실험하는 모델이다.

집의 중심에서 바라보는 식당과 주방의 모습.

 

동선이 교차하는 2층 중앙 공간. 약간의 단차를 메우는 널찍한 계단은 벤치 역할도 겸한다.

복잡한 사회 속, 개인은 하루의 일상에 내면적 여유가 없어서 지금의 행위에서 다음의 행위로 끊임없이 이어지는 선과 같은 속도로 살아가고 있다. 사람들은 주택만큼은 자신을 돌아보고 온전히 가족들과의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자 한다. 어른을 모시고 사는 건축주의 요구사항도 아주 단순하였다. 가족이 집에서 지내는 동안은 누구로부터도 방해받지 않고 온전히 자신들의 삶을 살 수 있는 중정형 주택을 원하였다. 여기에 기존의 중정형 주택과 다른 새로운 개념의 조합 방식을 제안했다. 열과 행으로 이루어진 공간의 점 영역에 공간의 성격을 부여하는 방식을 택하였다. 코로나 19는 개별적 외부공간의 중요성과 개별적 내부공간의 중요성에 대한 필요성을 만들었다. 하나의 점 영역은 독립적 개별성을 가지고 각각의 기능을 부여받는다. 이는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는 주거 공간의 영역성을 새롭게 정의하기도 한다.

침실 옆 유틸리티 룸으로는 위로 열린 하늘 공간으로 햇빛이 풍부하게 쏟아진다.

 

침실과 외부공간 사이의 벽은 살짝 들어 올려져 경계를 구분 짓는 동시에 공간이 확장되는 감각을 선사한다.

모서리의 4점 영역은 각각의 성격을 가진 외부공간으로 구성된다. 이는 내부의 점 영역 공간의 확장성과 연계되는 관계를 형성한다. 작은 점 영역은 또 다른 외부 점 영역 공간과 열리면서도 구분되는 공간 관계를 형성한다.

아이방은 전면으로 외벽이 있음에도 높은 층고 덕분에 전혀 갑갑하지 않다.

외부에 면한 가운데의 4점 영역은 각각의 성격을 가진 내부공간으로 구성된다. 경계를 허물고자 하는 현대건축의 큰 흐름과 다르게 철저하게 자신의 영역성과 개별성을 가지고 있으며 외부공간의 점 영역 공간과 관계를 형성한다.

열과 행의 중앙에 위치한 1점은 정의되지도 성격화되지도 않는 중성적 공간이다. 1층에서는 각각의 점들의 영역을 분리하기도 점유하기도 해서 항상 상황에 따라 변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2층에서는 각각의 개별적 점 영역을 연결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SECTION

① 거실 ② 주방 ③ 현관 ④ 욕실 ⑤ 중정 ⑥ 안방 ⑦ 파우더룸 ⑧ 다용도실 ⑨ 방

INTERIOR SOURCE

내부마감재 ≫ 벽 - 삼화 데코텍스 친환경 VP페인트 백색 무광 / 바닥 - TEKA KOREA 오크내추럴브러쉬 14T 원목마루  
욕실 및 주방 타일 ≫ 머테리얼앤디자인 이태리 수입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 제이바스  
주방 가구 ≫ Think Sink 맞춤제작  
조명 ≫ 울산조명  
계단재·난간 ≫ TEKA KOREA 오크내추럴브러쉬 14T 원목마루 + 강화유리난간, 평철난간  
현관문 ≫ FILOBE AL 시스템도어  
중문 ≫ 갈바륨 + 도장 + 서리판유리  
방문 ≫ 목재 + 도장  
붙박이장 ≫ Think Sink 맞춤제작   
데크재 ≫ 동산목재 일본산 적삼목 21mm

 

(위, 아래) 외부공간 중 하나는 2층에서 오갈 수 있는 테라스로 구성되었다.

외부 표피에는 수직과 수평의 작은 틈만 있고 내부에는 행과 열이 만나는 일부 구간에 수직적으로 관통하는 작은 틈이 있다. 이 건축적 장치를 통해서 거주자는 이 주택의 점 영역 공간들에서 시간의 변화를 느끼게 된다. 표피의 틈에서 들어오는 서로 다른 빛의 크기는 외부와 내부가 연결된 벽과 바닥에 빛의 변화를 만든다. 내부의 틈에서 만들어진 천장을 통해서 들어오는 빛은 내부공간의 벽과 각각의 점 영역에 시간의 다양한 변화를 만든다.

주택의 공간 구성을 한 눈에 느낄 수 있는 3열, 3행의 조감뷰.

주거 문화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진 지금. 우리는 다양한 실험적인 주택을 통하여 다양한 건축적인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가치 있는 공간과 삶을 직조하여 좀 더 건강한 사회로 나아가길 희망한다. 글 : 정웅식


건축가 정웅식 _ ㈜온건축사사무소

㈜온건축사사무소의 대표 건축사 및 울산대학교 디자인·건축융합대학의 겸임교수를 맡고 있다. 각 지역 건축의 가치와 가능성에 대한 탐구를 통해 다양한 모델을 제시하고, 사람과 사람, 지역과 지역이 소통하는 관계를 구축하는 대안을 제안한다. 젊은건축가상, 한국건축가협회상, 한국건축문화대상, 독일 Iconic awards, 대한민국신진건축사대상, 울산건축상 등 다수의 건축상을 수상했다.
070-7556-1773|www.on-u.kr


취재_ 신기영  |  사진_ 윤준환
ⓒ 월간 전원속의 내집  / Vol.274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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