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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집 그리고 삶_ 류헌[柳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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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 전원속의 내집

집짓기는 과거를 돌아보며 미래를 계획하는 일. 이 집은 두 번째 인생을 준비하며 지속가능한 삶을 묻는 부부에게 맞춰진 건축적 대답이다.


 

 

SECTION ① 주차장 ② 현관 ③ 복도 ④ 욕실 ⑤ 창고 ⑥ 게스트룸 ⑦ 거실 ⑧ 주방 ⑨ 데크 ⑩ 서재 ⑪ 침실 ⑫ 드레스룸 ⑬ 운동실

 

산과 저수지를 조망할 수 있는 위치, 은퇴 이후 유유자적한 삶을 위해 고른 땅이다. 하늘에서 보면 외부 공간을 고려한 분절된 매스가 더욱 잘 드러난다.

 

도로에서 이어지는 현관 마당은 그늘이 오래 지는 곳이라 음지 식물 위주로 식재했다.

은퇴 후 정주할 보금자리를 고민하던 부부는 아내가 교사로 재직했던 작은 시골 마을을 떠올렸다. 도시와 멀지 않으면서도 운치 있는 풍경과 자연을 곁에 둔 삶을 상상할 수 있는, 당시에도 주말이면 종종 함께 드라이브를 하던 곳이었다. 칠봉산 줄기가 포근하게 대지를 감싸며, 남동쪽으로는 용담저수지가 아름답게 펼쳐진 조용한 동네. 집 앞에는 버드나무 가지가 나른하게 일렁이는 이곳을 선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한 아파트에서 20년 이상 살았던 주거이력에서 짐작할 수 있듯 부부는 무언가를 고를 때 가격이 조금 높더라도 오래 쓸 수 있는 것을 선택하는 사람들로, 이는 집을 짓는 데에도 변함없이 적용되는 기준이었다. 건축은 잘 모르는 분야이기에 어설프게 배우기보다 본인들을 이해할 전문가를 찾는 것이 우선순위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건축, 시공, 가구에 이르기까지 일관된 톤앤매너의 주택 작업을 선보인 ‘엔진포스 건축사사무소’의 윤태권 소장은 이들에게 가이드를 제시해 줄 맞춤형 파트너로서 충분한 자격을 갖춘 전문가였다.

 

야외 활동이 편하도록 주방 앞 데크는 콘크리트 바닥으로 시공했다.

 

내부의 다양한 층고를 짐작하게 하는 주택의 서측면 모습.

남북으로 길게 뻗어 완만한 경사를 이룬, 300평 정도의 작지 않은 땅. 공간이 쾌적하고 여유로웠으면 좋겠다는 건축주의 간략한 요청사항만 받아들고 윤 소장은 다양한 외부 공간을 갖춘 넓게 펼쳐진 집을 그려냈다. 충분한 대화를 바탕으로 필요한 실들을 추려내고 주택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공간감을 구현하고자 벽과 바닥뿐만 아니라 천장까지 정교하게 디자인했다. 

 

지금은 자작나무를 비롯해 저관리형 그래스와 숙근초 등을 심어 조성한 내추럴 스타일 가든이 집과 조화를 이루며 외관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변종석

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용인시  |  대지면적 ▶ 999㎡(302.19평)     
건물규모 ▶ 지상 2층  |  거주인원 ▶ 4명 (부부 + 자녀 2)     
건축면적 ▶ 195.5㎡(59.13평)  |  연면적 ▶ 304.44㎡(92.09평)      
건폐율 ▶ 19.97%  |  용적률 ▶ 30.47%    
주차대수 ▶ 3대  |  최고높이 ▶ 8.6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철근콘크리트구조  |  단열재 ▶ 기초 – 압출법보온판 특호 200㎜ / 벽 – 비드법보온판 2종3호 250㎜ / 지붕 – 압출법보온판 특호 300㎜          
외부마감재 ▶ 외벽 - STO 외단열시스템 / 지붕 – PVC 방수시트 위 쇄석 도포      
담장재 ▶ 시멘트 종석 미장  |  창호재 ▶ 독일 PVC 삼중창호(독일 패시브하우스 인증)
열회수환기장치 ▶ ZEHNDER ComfoAir 550  |  조경 ▶ 설계 - 조경상회 / 시공 – 에이원[A1]
전기 ▶ 대신EMC  |  기계 ▶ 주성엠이씨  
구조 ▶ 김구조        
시공 ▶ 인문학적인집짓기 031-283-1961 imuriga@naver.com    
설계 ▶ 엔진포스건축사사무소

 

거실 배치를 고려해 라운지 소파는 FOGIA, 1인용 체어는 임스 라운지 체어와 Knoll社의 폴락 암체어처럼 등이 예쁜 가구들이 선택되었다. 벽에 걸린 그림은 차규선 작가의 작품 ⓒ변종석

 

창을 통해 바깥을 감상하면서 가사일을 할 수 있도록 배치된 주방. 원목가구는 아이네클라이네, 의자는 한스 베그너의 와이체어, 그림은 박현선 작가의 작품이다.

실내는 성격이 다른 외부 공간과 자연스럽게 연계되고, 산과 저수지, 버드나무를 감상할 수 있는 최적의 조망 포인트를 놓치지  않으면서 땅이 가진 경사지의 특성도 영리하게 이용했다.
공들인 설계를 완성시키는 것은 탄탄한 시공.
“집의 지속가능함이란 거주자가 하자 없이, 쾌적하게 오랫동안 지낼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고, 이에 대해 패시브하우스는 과다한 비용 없이 축적된 기술과 노하우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이 있다”는 윤 소장의 가치관과 제안은 패시브하우스에 준하는 설계와 시공으로 이어졌다. 하나를 사더라도 제대로 된 것을 선택하는 건축주에게도 합리적인 결정이었다.

 

현관 복도와 거실을 바라본 모습. 다양한 높이와 천장 설계, 간접조명 등으로 입체감 있는 공간감이 한눈에 담긴다.

 

2층 통로를 이용한 오픈 서재에서 책을 읽는 건축주 ⓒ변종석

내부 조닝은 작은 여행을 하듯 각 실이 짜임새 있게 전개되었다. 낮은 처마 밑 현관을 통해 집 안에 들어서면 먼저 높은 천장을 가진 복도를 만난다. 그다음으로 액자에 담긴 그림 같은 원경과 근경을 고려한 창들을 지나면 2층이 짐작되는 높고 입체적인 공간이 펼쳐지고, 단차와 바닥재로 구분된 거실과 계단실의 기로에 서게 된다. 두 단쯤 아래로 내려간 거실에는 건축주의 취향이 드러나는 아트피스와 가구가 놓여있다. 그리고, 또다시 나지막한 램프를 따라 걸어 들어가면 새로운 풍경의 주방 및 다이닝룸이 나타나는 시퀀스를 갖는다.

2층은 부부 침실과 오픈 서재, 운동실 등 프라이빗한 공간들로 채워졌다. 무릎 수술을 한 적 있는 아내를 배려해 가정용 엘리베이터를, 미세먼지뿐만 아니라 이산화탄소 농도 저감을 위해 환기장치를 두었는데, 초기 비용은 들었지만, 만족도가 매우 높은 요소들이라고.

 

운동마니아인 남편과 두 아들이 주로 쓰는 운동실은 피트니스 센터에 버금가는 기구들로 채워졌다. ⓒ변종석

 

용도에 따라 공간을 분리해 쓰임새 있게 설계한 욕실 ⓒ변종석

 

PLAN ① 주차장 ② 현관 ③ 복도 ④ 욕실 ⑤ 창고 ⑥ 게스트룸 ⑦ 거실 ⑧ 주방 ⑨ 데크 ⑩ 서재 ⑪ 침실 ⑫ 드레스룸 ⑬ 운동실

INTERIOR SOURCE

내부마감재 ▶ 벽, 천장 – 석고보드 위 STO 씰프리미엄 친환경 도장 / 바닥 – 두오모코리아 수입 타일(이태리산), 원목마루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욕실 및 주방 타일 ▶ 두오모코리아 수입 타일(이태리산)  |  주방가구·붙박이장 ▶ 리빙플러스    
원목가구 ▶ 아이네클라이네 퍼니처  |  조명 ▶ 두오모코리아 수입 조명(아르테미데), 필립스 LED T5     
블라인드 ▶ 유로솔 플리티드 라인      
계단재·난간 ▶ 두오모코리아 수입 타일(비앙코 문양) + 도장 및 인조대리석      
현관문 ▶ 브롱코스트(패시브 인증 독일 수입 도어)     
방문 ▶ 일반 합판도어 + 래커      
데크재 ▶ 적벽돌, 무근콘크리트 + 기계 미장

 

매스와 매스 사이 작은 공간도 실내에서 바라본 모습을 고려한 조경이 계획되었다.

이 모든 것들을 담아내는 다양한 높이의 변화와 두께감 있는 벽은 여러 방향에서 들어오는 자연광을 걸러주면서 공간의 깊이감을 더욱 풍부하게 하고, 적절히 배치된 간접조명은 낮과는 또 다른 밤의 무드를 연출한다. 외부 공간 역시 실내와 유의미하게 관계를 갖도록 바닥재와 식재류 등이 선택되었다. 어느 위치에 서 있어도 거기서 바라보는 장면이 근사한 데에는 이런 디테일이 숨어 있다.

 

붉은 벽돌을 바닥에 깐 거실 앞 외부 공간. 아침에는 햇살을 받으며 책을 읽기 좋고, 오후에는 그늘진 자리에서 풍경을 감상하기 좋다. ⓒ변종석

그래서일까. 이사 온 이후 아내는 SNS를 시작했다. 사진 찍는 재미에 빠져 요즘은 드론 사진 촬영을 가르치는 곳도 찾는 중이다. 가족과 함께 즐기려고 당구를 익히고, 인근에서 국화 분재를 배웠다. 또한, 전지하며 남은 버드나무 가지로 틀을 만들고 목수국 잎으로 리스를 만들어 보기도 했다. 집을 짓고서 무언가 새로 배우고 시작하기에 늦은 때는 없다는 것을 몸소 경험하는 이 가족의 새로운 일상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건축가 윤태권 _ 엔진포스건축사사무소

 

경기대학교 건축전문대학원을 졸업하고 한울건축을 거쳐 가아건축의 공동대표로 다년간 실무를 쌓았다. 2010년 엔진포스건축사사무소를 설립하고, 홍익대학교 건축과 초빙교수로 재직했다. 대표작으로는 양평 패시브하우스, 화심, 영주 이현 등이 있으며 한국건축문화대상과 대한민국 신진건축사 대상을 수상하는 등 건축가로서의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010-4717-4348 | www.engineforcearch.com

취재_ 조성일  |  사진_ Archframe, 변종석

ⓒ 월간 전원속의 내집  /  Vol.262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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