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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소음 피해 지은 오직 부부만을 위한 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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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 전원속의 내집​

가족 구성원에 따라 집의 모습은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그 특성에 맞춰 새로운 형태의 공간이 생겨나기도, 사용빈도가 적은 공간은 과감히 없애기도 한다. 여기, 오로지 부부 두 사람을 위해 마련한 세 채의 집이 있다. 면적이 작아도 복잡하지 않고, 각자의 시간을 오롯이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곳. 부부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해 딱 필요한 실들만으로 채운, 개성과 취향이 더해진 세 부부의 집을 만났다.

 

 

둘만의 조용한 공간을 찾아 부부는 곡성으로 갔다.
그리고 몇 달 후 그곳엔 남다른 집 한 채가 생겼다.
지나가는 초등학생이 ‘이 집은 부잣집인가 봐’라고 할 만큼 있어 보이는 그런 집.

 

누가 봐도 집이겠구나 예측할 수 있는 전형적인 집 모양을 탈피하길 원했다는 부부의 주택. 2층 침실과 연결된 옥상 데크는 이 집에서 가장 개방된 공간이자 집 주변의 아름다운 경관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곳으로, 다양한 활용성을 염두하여 계획했다.

 


 

어둠이 내리자 더욱 돋보이는 외관. 인근 지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자연적인 소재로 시공해준 대나무 입면은 포근하면서도 차분한 느낌으로 집의 외부를 완성하며, 주변 풍경에 자연스레 녹아든다.

 

소음에서 자유로운 집을 찾아서

건축주에게 집을 짓게 된 계기를 물었을 때 돌아오는 답변 중 단연 1등은 ‘층간소음’. 이 부부 역시 같은 이유였다. 집을 짓겠다는 마음속 결심이 밖으로 나오기까지 수많은 인내와 고통의 시간을 거쳤고, 참을 수 없는 한계에 도달했을 때 비로소 실행에 옮긴 주택행이다.

첫 주택을 너무 외진 곳에서 시작하면 오히려 힘들 것 같아 부부는 광주와 30분 거리, 곡성의 한 주택단지 내 부지를 매입했다. 그리곤 관련 잡지를 정기구독하며 건축가를 물색해보았다.

“그날따라 설계자가 궁금해지는 집 한 채가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틀에 박히지 않은 재료와 구조를 보고 건축사무소로 바로 연락을 취했죠. 다른 건축가는 만나볼 필요도 없이 첫 만남 때 확신이 들었어요.”

도심을 벗어나 작은 공간이어도 호젓하고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삶. 부부의 소박한 바람을 이뤄 주기 위해 포머티브건축사사무소 이성범, 고영성 소장이 두 팔을 걷어붙였다.

부부가 계획 초기부터 건축가에게 요구했던 부분은 ‘집의 모든 공간에서 서로의 모습을 바라보고 싶다’는 것. 서로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려나라는 오해도 잠시, 늘 무언가를 함께 하는 생활에 익숙해진 두 사람이기에 그러한 생활 패턴이 공간에도 고스란히 묻어나길 바란 것이 었다.

 

집은 주변 전원주택과는 다른 형태와 공간 구조를 가진다. 남향을 무작정 고수하기보다 실내 모든 공간이 마당을 품게 해 균일하게 밝은 빛을 들였다. 선큰처럼 아래로 내려와 있는 거실 하부는 수납공간으로 활용한다.

 

현관을 들어오면 마주하는 내부. 창밖으로 보이는 1.2~2m 이상 길게 드리워진 처마는 여름에는 뜨거운 빛을 막아주고, 비오는 날에는 처마 끝에서 떨어지는 빗물을 바라보는 여유를 주기도 하는 이 집의 특별한 요소이다.

 


HOUSE PLAN

대지위치 ▶ 전라남도 곡성군  
대지면적 ▶ 613.7㎡(185.64평) | 건물규모 ▶ 지상 2층 | 거주인원 ▶ 2명(부부)  
건축면적 ▶ 127.38㎡(38.53평) | 연면적 ▶ 130.96㎡(39.61평)  
건폐율 ▶ 20.75% | 용적률 ▶ 21.33%  
주차대수 ▶ 1대 | 최고높이 ▶ 7.5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철근콘크리트(1층), 경량철골구조(2층)  
단열재 ▶ 비드법단열재 2종2호 100㎜, 경질우레탄폼 200㎜(0.020w/㎡k) 발포 등  
외부마감재 ▶ 노출콘크리트 위 발수코팅, 스터코 외단열시스템 등(벽), 컬러강판(지붕)  
담장재 ▶ 담양 구운 대나무  
창호재 ▶ 윈센 알루미늄 창호 + THK24 로이복층유리   

내부마감재 ▶ 벽 - 친환경 도장, THK5 합판 2py 샌딩 위 수성바니시 / 바닥 - 이건 강마루, 포세린 타일 등  
욕실 및 주방 타일 ▶ 대선타일 | 수전 등 욕실기기 ▶ 대림바스 위생도기, 더죤테크 수전  
주방 가구·붙박이장 ▶ 나무젠 | 조명 ▶ 다음조명  
계단·난간 ▶ 멀바우 + 평철 난간  
현관문 ▶ 성우스타케이트 사면패킹단열도어  
중문 ▶ 영림 2연동 도어, 금속자재 + 도장 마감 | 방문 ▶ 제작 목문 + 도장 마감  
데크재 ▶ 방킬라이 19mm 뒷면 마감   

조경 ▶ 정원담(김하나) | 구조설계 ▶ ㈜드림구조  
시공 ▶ 광성씨엔아이(지우택) | CM(건설사업관리) ▶ 하우스플래너(김종민)  
설계담당 ▶ 한수정  
설계 ▶ 포머티브건축사사무소(이성범, 고영성) 070-8683-0029 www.formativearchitects.com

 

 

주방과 단 차이가 나는 게스트룸은 가변적 공간으로, 필요에 의해 슬라이딩 도어로 열고 닫아 손님이 올 경우 방으로 활용 가능하다. 가벽을 세우지 않은 덕분에 실용적인 오픈형 공간이 될 수 있었다.

 

1층 욕실에서 본 자쿠지(Jacuzzi). 폴딩 도어를 달아 분리와 확장이 용이하도록 했으며, 계절과 용도에 따라 개방감을 누리면서 자유롭게 쓸 수 있게 했다. 자연을 느끼며 몸과 마음의 피로를 풀기에 최적의 장소이다.

 

천창을 둔 덕분에 밝고 환한 욕실이 완성되었다. 옆으로 마련된 계단을 통해 2층 침실에 바로 연결되는 구조로, 침실로의 수증기 유입을 방지하고자 강화유리 칸막이를 설치해주었다.

우리는 이 공간이 너무 좋습니다

부부의 요청대로 집은 문 등으로 실을 분리하지 않고, 모든 공간이 부드럽게 흐르는 동선을 가진다. 집이 넓어도 어차피 머무는 공간은 정해져 있다는 경험에 비춰 불필요한 실은 최대한 배제하고, 주방-주출입구-거실을 잇는 공간 모두 마당을 향해 열어 밝은 빛의 온기가 집 안에 담뿍 담기도록 했다.

 

 

2층 부부 침실로, 이 집에서 가장 아름다운 원경을 바라볼 수 있는 공간이자 1층과는 또 다른 차원의 시각적 확장을 준다. 창 앞 침상에 걸터앉으면 외부로부터의 시각적인 간섭 없이 원경을 바라볼 수 있는 부부만의 공간이 된다. 침실 뒤쪽 숨겨진 문을 통해 옥상으로 이어진다.

“보통 남측으로 너른 마당을 두고 북측으로 건축물을 배치하는 여느 집과 달리, 이 집은 대지 전체를 포근히 안는 형태의 담과 담양에서 공수해온 60mm 지름의 구운 대나무로 그 경계를 크게 둘러 부부의 프라이버시를 지켜주고자 했어요.”

이러한 건축가의 배려 덕분에 두 사람은 블라인드나 커튼을 치지 않고도 주변의 간섭없이 내외부를 즐길 수 있게 되었고, 때에 따라선 담을 열고 마을과 소통할 수도 있다.

 

단이 올라가 있는 게스트룸에서 주방을 바라본 뷰. 반대편에 주출입구가 있다. 우측 미닫이문 뒤로 팬트리를 둬 수납의 역할을 강조하고, 깔끔한 주방을 만들었다.

 

딱히 방이라고 칭할 만한 공간이 없는 집. 모든 공간이 부드럽게 이어지는 동선을 가진다.


PLAN

1F – 112.78㎡ / 2F – 18.18㎡

 

부부는 집에 ‘월든하우스(Walden House)’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시인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이상향 장소로 지칭하며 지낸 월든 호숫가처럼, 소음에서 벗어나 찾은 우리의 피난처 같은 곳이란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집의 좋은 점을 모두 꼽기 힘들 만큼 만족스럽다는 두 사람. 그들의 첫 주택에 대한 설렘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부부가 가장 좋아하는 것 중 하나인 대나무 담장. 돌계단이 향하는 정면에 대문이 있다.

 

옥상에서 본 모습. 마당 중앙에 심은 살구나무는 아름다운 계절의 전이가 집 안 곳곳에 스며들 수 있도록 부부와 건축가가 함께 그 위치와 수종을 고심 끝에 선정한 것이다.

 


TIP 건축가가 소개하는 집 잘 짓는 법

건축은 ‘현장 제조’라는 특성을 가져 무수히 많은 변수를 시공단계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나가야만 성공적인 건축을 할 수 있다. 이 주택의 경우 소규모 건축 현장에 최적화된 CM(Construction Management)시스템을 이용하여 실시간 CCTV, 공정표 관리, 기성금 관리, 작업 보고 등의 방식으로 현장과 건축주 그리고 건축사사무소 간의 긴밀한 협업이 가능했다. 특히 현장에 대한 스케줄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전체 공정을 한 눈에 알 수 있어 빠른 대응과 그에 따른 시공 품질과 관련된 사항을 놓치지 않고 협의할 수 있었다.

취재 _ 김연정  |  사진 _ 고영성

ⓒ 월간 전원속의 내집   /  Vol.257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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