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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각형 모퉁이 땅에 지은 한옥 보춘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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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 전원속의 내집​

대목수가 짓고 사는 집

대목수인 남편과 한옥을 사랑하는 아내. 언젠가는 ‘우리만의 한옥을 꼭 지어보자’라고 약속했던 오랜 소망이, 드디어 현실이 되어 눈앞에 펼쳐졌다.

 


대목수의 오랜 꿈이 이뤄진 ㄷ자 집

건축주 이명원 씨는 경복궁, 창덕궁 등 궁궐 한옥을 짓는 대목수이다. 그동안 많은 한옥을 건축하고, 다수의 문화재를 보수·수리하며 한옥을 곁에 두었던 그이기에 한옥에 살고 싶단 마음을 가지게 된 건 어쩌면 당연지사.

늘 한옥에 관심이 있다 보니 SH공사에서 추진한 한옥마을 조성 역시 눈여겨보게 되었고, 당시 살던 아파트를 처분해 현재의 필지를 매입하였다. 그리고 오래전 했던 아내와의 약속을 지키고자 잘 알고 지내던 건축가, 건축사사무소 무이원의 박진경 소장을 찾았다.

땅의 형상을 따라 한옥을 배치하게 되면서 직각구조가 아닌 135°의 둔각을 가진 한옥이 되었다. 가시설공사 후 흙을 걷어내던 중 진흙이 일부 나와 이를 다 걷어내는 어려움도 있었지만, 좋은 흙으로 교체하는 흙치환 작업을 진행해 해결하고, 약 8개월간의 공사를 마무리하였다. 창덕궁 내 정자 ‘보춘정(報春亭)’은 부부가 좋아하는 곳으로, 그래서 집 이름도 ‘보춘재’라 정했다. ©Hooxme 이상훈 

POINT 1 대지 형태에 따른 135°의 한옥구조

“겉보기에 대궐처럼 웅장한 한옥이 아닌 필요 요소만 담은 단정한 한옥을 원했어요. 지하가 있는 2층 한옥으로 설계해 함께 살 장모님의 공간과 부부의 생활공간을 분리하고, 때로는 온 가족이 모일 수 있는 장소를 두어 마당 있는 한옥을 온전히 누릴 수 있길 바랐죠.”

대지는 가각전제로 인해 오각형의 모양을 한, 북서향의 모퉁이 땅이었다. 집을 앉히기 쉽지 않은 작은 터 위에 지구단위계획지침과 건축주의 요구사항까지 반영하기 위해선 중정형의 한옥이 유리한 상황. 설계를 맡은 박 소장은 “북촌의 도시한옥 필지와 유사한 크기인 약 48평의 면적 안에 마당을 두고자 ‘ㄷ’자 배치를 선택했다”며 “중정으로 빛을 최대한 들일 수 있도록 남측은 1층, 북서측 도로변은 2층으로 계획하게 되었다”고 설계 의도를 설명했다. 그렇게 건축가와 건축주가 머리를 맞대고 봄에 첫 삽을 뜬 공사는 두 계절을 보낸 겨울이 되어서야 마무리할 수 있었다.

‘ㄷ’자 구조라 삼면 창을 통해 각기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창 밖을 보는 소소한 휴식은 언제나 마음을 따스하게 채워준다. 1층 가족실. 한옥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도록 미닫이문을 단 수납장을 만들어 TV 등을 가려주었다. ©Hooxme 이상훈 

비슷한 한옥들 사이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집. 작은 대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가면 같은 집이 맞나 싶을 만큼, 외부와는 또 다른 분위기가 전달된다. 최근 지어진 마을 내 여느 한옥과 마찬가지로, 이 집 또한 지하 1층, 지상 2층으로 이뤄졌다. 부부가 머물 지하는 철근콘크리트구조에 습기를 막을 수 있는 이중벽으로 계획하고, 지상부는 전통 한식 목구조 중 화려하지 않고 단아한 납도리구조로 구성했다.

두 층의 한옥에 둘러싸인 아늑한 마당을 중심으로, 1층에는 장모님의 방과 가족실, 간단한 식사와 다도를 할 수 있는 주방 및 식당이 배치되었다. 각 실마다 마당을 향해 창을 열어 어느 공간에서나 빛이 잘 들도록 하였고, 도로와 인접해있는 창호 하부에는 반침을 두어 부족한 수납공간을 해결했다.

외부 + B1F 주거공간
1층 내부에서 바라본 마당 쪽 모습. 마당과 같은 동선상에 주방 및 다이닝룸을 둠으로써, 여러 사람들과 어울리며 힐링하고자 했던 부부의 바람이 잘 반영되었다.B1F - 84.45m       /      1F - 78.61m2외관 끝자락에 놓인 대문을 지나면 정갈한 마당이 보이고, 아름다운 나무 창살로 둘러싸인 모습은 외부와 또 다른 느낌을 선사한다. 지하를 쾌적한 공간으로 만들기 위하여 2개의 썬큰을 계획하였다.도로측 외벽을 담장의 역할과 병행하게 하는 화방벽으로 계획해 내부에서는 수납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였다. 화방벽 상부에는 전통기와를 올리지 않고 한식 미장으로 마감하여 전통 한옥과 현대의 미가 조화롭게 스민다.부부만의 독립적인 공간과 손님방으로 구성한 지하 2층. 일부 벽체는 콘크리트면을 드러내어 지상부 한옥과 차별화된 분위기를 연출했다. 썬큰 덕분에 각 실에서 자연환기가 가능하고, 빛이 들어 밝은 공간이 되었다.

HOUSE PLAN

대지위치 ▶ 서울시 은평구|대지면적 ▶ 160.1㎡(48.43평)
건물규모 ▶ 지하 1층, 지상 2층
거주인원 ▶ 3명(부부 + 장모님)
건축면적 ▶ 72.03m2(21.78평)|연면적 ▶ 196.72㎡(59.50평)
건폐율 ▶ 45%|용적률 ▶ 70.1%
주차대수 ▶ 2대(마을주차장 사용)|최고높이 ▶ 7.31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하 – 철근콘크리트, 지상 – 한식목구조
단열재 ▶ 지하 – 수성연질폼 140 mm 발포 / 지상 – 수성연질폼 90mm 발포
외부마감재 ▶ 벽, 담장재 – 스터코플렉스, 장대석 + 사고석 + 전돌 + 스터코플렉스 / 지붕 – 한식토기와
창호재 ▶ 지하 – LG하우시스 70mm PVC / 지상 – 한식 제작 창호, 첨단한옥창호
에너지원 ▶ 도시가스|조경석 ▶ 화산석
전기·기계·설비 ▶ 광명토탈엔지니어링|구조설계(내진) ▶ 본구조설계사무소
내부마감재 ▶ 벽 – 종이벽지 / 바닥 – 구정강마루
욕실 및 주방 타일 ▶ 모아세라믹|수전 등 욕실기기 ▶ 대림바스
주방 가구 ▶ 백조주방가구|조명 ▶ 신주삼성조명
계단재·난간 ▶ 미송 30T 계단판재|방문 ▶ 영림도어
붙박이장 ▶ 한샘|시공 ▶ 건축주 직영
설계 ▶ 건축사사무소 무이원(박진경) 02-2272-0709 www.mooione.com

2층은 온 가족이 모일 수 있는 꺾인 네 칸 대청과 한 칸 방으로 단출하게 꾸몄다. 계단을 올라와서야 비로소 보이는 북동측의 아름다운 산세 풍경을 담기 위해 창을 크게 계획하고, 남측에는 툇마루를 놓아 가족만의 야외 공간도 만들어주었다.

너무 익숙해서 잊고 있었을지 모를 한옥의 특별함을 직접 집을 짓고 다시금 깨달아가는 중이라는 건축주. 준공 난 지 얼마 되지 않아 풀어야 할 짐도, 해야 할 일도 많은 첫 한옥생활이다. 하지만, 부부의 입가에 걸린 미소가 쉽사리 지워지지 않는 이유는 앞으로의 하루하루가 더 기대되기 때문이 아닐까.

1F + 2F 주거공간
크게 창을 둔 덕분에 좁지만 환한 빛이 드는 2층으로 오르는 계단실 / 2층 대청 공간에 앉은 이명원, 이영주 씨 부부. 두 사람 앞에 놓인 테이블은 손재주 많은 명원 씨가 직접 만든 것. 한옥은 목재의 건조가 중요한데, 대목수인 건축주가 시공하다보니 이런 부분도 꼼꼼하게 신경 썼고, 덕분에 나무의 수축과 팽창으로 인한 변형과 뒤틀림 등의 문제가 발생할 확률을 낮췄다.2F - 33.66m      /       ROOF마당과 맞닿은 1층. 내부는 국내산 소나무로 지은 목구조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벽체는 일반적인 페인트 마감 대신에 따뜻한 느낌의 종이 벽지로 도배해주었다.장모님이 머물 1층 방과 가족실. 장모님 방에는 별도의 문을 내어 동선의 편의를 배려했다.

POINT 2 대청과 이어진 2층 툇마루

대청과 방 사이는 들문을 설치해 열어두었을 때는 큰 하나의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다. 방 아래 낸 작은 창을 통해 1층과도 소통할 수 있다.

Architect’s Say 한옥을 지을 때 유의해야 할 사항   한옥은 집과 마당, 주변 자연환경과 유기적 소통이 중요하다. 큰 지붕을 가지고 있어 실제 공간에 비해 덩치가 커 보이기 때문에 대지에 맞는 적정 규모를 계획하고, 부족한 면적과 기능은 마당 혹은 입체적인 설계(다락 또는 지하)를 통해 보완하는 것이 한옥의 미를 지키면서 현대 생활을 담을 수 있는 방법이다.


취재_김연정  |  사진_변종석, 이상훈

ⓒ 월간 전원속의 내집  / Vol.254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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