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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늑한 정원을 가진 패시브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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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 전원속의 내집​

계단을 오르기 전엔 알 수 없었던 가족만의 정원. 패시브하우스로서 임무에도 충실한 열린 주택을 만났다.

 

 

정원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 건축주 박성준, 김윤정 씨 부부

 

 

 

SECTION ①주차장 ②운동실 ③현관 ④창고 ⑤화장실 ⑥보일러실 ⑦거실 ⑧주방/식당 ⑨보조주방 ⑩마당 ⑪침실 ⑫안방 ⑬욕실 ⑭드레스룸 ⑮서재 

 

늦어도 나이 육십에는 제주에 집을 짓고, 그전엔 한옥에서 살아 보는 것도 좋겠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막연히 꿈꿔왔던 박성준 씨의 바람이다. 그저 인터넷만 검색하며 대리만족하고 있던 어느 날, 사는 데와 멀지 않은 곳에 한옥 택지가 있음을 알았고, 가서 구경만 해보자며 석연치 않아 하던 아내 손을 이끌었다. 한옥 지붕과 산새가 어우러진 마을. 같은 서울 하늘 아래였지만, 공기부터 달랐다. 근처에 개울도 있고 계곡도 있다니 마치 4시간 거리의 설악산에 와있는 듯한 착각마저 들었다고. “다녀온 이후 눈에 밟혀 도통 잠을 이룰 수가 없었어요. 너무 살고 싶은데, 이미 늦어 한옥 택지는 남아 있질 않았죠.” 수소문 끝에 마을 내 단독주택지를 찾았고, 주택은 추울 것 같아 싫다던 아내를 겨우 설득한 만큼 무조건 따뜻한 집, 그래서 패시브하우스를 선택하게 되었다.

 

 

길에서 본 주택 외관. 다양한 마감재가 어우러져 단조롭지 않은 입면을 완성했다.

 

 

 

거실과 주방 쪽 모습. 내부는 아내의 감각이 더해져 최소의 재료로 깔끔하게 마감했다. 도심에서는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아름다운 창 밖 경관은 가족의 마음까지 편안하게 해준다. 

 

건축주가 잘 알고 있어야 제대로 시공되고 있는 지도 가늠할 수 있다는 판단에 패시브하우스 관련 책도 많이 구매해 공부했다는 그는, 한국패시브건축협회에 등록되어있는 건축가 중 목금토건축사사무소 권재희 소장과 의기투합하기로 결정하고 함께 집이 놓일 대지를 찾았다. “건축주 마음이 이해될 정도로 주변 풍광은 손색없었어요. 하지만 진입로가 북쪽인데, 남쪽과 서쪽이 더 높은 경사라 이웃집들로 인해 그림자에 갇히는, 사실상 패시브하우스로는 불리한 대지 조건이었죠.” 이런 단점에 관한 권 소장의 대안은 ‘중정’이었다. 중정을 열어 방마다 빛을 들이고, 가족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면서도 시야가 동네까지 연장되는 열린 마당을 구현하고자 건물 일부를 들어 올렸다.

 

 

필로티 하부는 내·외부가 혼재된 공간이다. 

 

 

 

이동 동선의 경로에 따라 다채로운 풍경이 펼쳐지는 정원 / 집 입구로 향하는 계단

 

 

HOUSE PLAN

 

대지위치 ▶ 서울시 은평구  |  대지면적 ▶ 330㎡(99.82평)
건물규모 ▶ 지하 1층, 지상 2층  |  거주인원 ▶ 4명(부부 + 자녀 2)
건축면적 ▶ 153.11㎡(46.31평)  |  연면적 ▶ 339.18㎡(102.60평)
건폐율 ▶ 46.4%  |  용적률 ▶ 72.77% 
주차대수 ▶ 2대  |  최고높이 ▶ 8.22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철근콘크리트
단열재 ▶ 비드법단열재 2종3호 200~250mm     
외부마감재 ▶ 큐블록 벽돌, 럭스틸
창호재 ▶ 엔썸 PVC 삼중창호 (에너지등급 1등급)
열회수환기장치 ▶ Zehnder Comfoair Q600
에너지원 ▶ 도시가스, 태양광  |  조경석 ▶ 이끼석, 보령석  |  조경 ▶ 안마당 더 랩
담장재 ▶ 에머랄드 그린, 화살·자작나무
전기·기계 ▶ 수호엔지니어링
구조설계(내진) ▶ SDM구조기술사사무소
인테리어 ▶ 2L디자인 김지수(기본설계) / 홈데이 목동점 정재현(실시 및 시공)
시공 ▶ ㈜선이건설 유부열
설계 ▶ ㈜목금토 건축사사무소 070-8277-4464 www.mokgeumto.co.kr

 

 

집주인과 이웃이 만나는 소통의 장소가 된다.

 

여기에 1층 주진입부는 필로티 구조로 답답함을 없앴다. 구조적 안전성을 위해 내진 설계로 성능을 높였고, 필로티 공간의 열적 손실은 패시브건축협회와의 논의로 해결점을 찾았다. 지난해 봄, 공사를 시작해 집을 만나기까지 13개월이 걸렸다.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된 이유는 건축주만의 철칙 때문.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분들께 ‘언제까지 결과물을 보여주세요’라고 재촉하는 건 말도 안 된다 생각했어요. 시간에 쫓기다 보면 실수가 생기죠. 작업자가 인지하고 수정해서 진행해도 되지만, 그렇지 않고 넘어가는 경우도 많을 거예요. 특히 마감재로 덮어 버리면 알 수 없는 건 더욱 그럴 수 있겠다 싶어 건축가, 시공자가 여유를 가지고 작업할 수 있도록 나름 노력했답니다.” 그러한 건축주의 배려 덕분일까. 가족은 완성도 높은 패시브하우스를 선물 받았다. 먼저 대문을 열고 계단을 올라 마주하게 되는 중정. 곳곳에 자리한 작은 습지와 소담스러운 꽃밭은 도심 주택에선 보기 힘든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한다. “보는 곳이 어디냐에 따라 달라요. 주방에서 요리하며 보는 정원, 식사할 때 보는 정원, 거실 소파에 앉아 보는 정원. 계절과 날씨가 바뀔 때도 그 모습이 전부 달리 보이니 매일 눈이 즐거울 수밖에요.”

 

 

POINT 1 - 건식 욕실  욕실은 사용자의 편의를 배려해 샤워실과 화장실, 세면실을 모두 분리했다.
POINT 2 – 주출입구  계단 벽에는 센서등이 설치되어 있어 주변이 어두울 때도 이동 시 걱정 없다.
POINT 3 - 주차장 옆 운동실  주차장 옆 작은 공간에 운동을 좋아하는 가족을 위한 피트니스룸을 마련했다.

 

 

마치 집이 숲속의 일부인 듯 잘 꾸민 정원과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조화되도록 외장재는 흙의 물성에 가까운 벽돌을 선택하였다. 

 

 

 

간결한 디자인의 인테리어와 2층까지 오픈한 천장이 거실 공간에 개방감을 더한다. 

 

 

 

PLAN ①주차장 ②운동실 ③현관 ④창고 ⑤화장실 ⑥보일러실 ⑦거실 ⑧주방/식당 ⑨보조주방 ⑩마당 ⑪침실 ⑫안방 ⑬욕실 ⑭드레스룸 ⑮서재

 

 

 

중정으로 낸 창 덕분에 다이닝룸에서도 언제나 초록 식물을 바라볼 수 있다.

 

 

ARCHITECTURE TIP
은평 열린 주택의 3.9ℓ 패시브하우스 시공과정

 

 

‘패시브하우스’란 단위면적당 난방으로 사용되는 에너지가 연간 1.5~5ℓ로 일반 단독주택(9~17ℓ)과 비교해 에너지 비용이 많이 절감된다. 그 이름처럼 최소한의 설비에 의존하고 대신 태양열로 에너지원을 습득하거나 반대로 차양 등을 이용해 여름철의 불필요한 에너지의 침투를 막는다. 그동안의 패시브하우스는 에너지 효율과 비용을 고려해 단순한 형태, 스터코 등의 외단열 마감재로 많이 시공되었지만, 최근에는 패시브하우스 보급 확대로 좋은 자재들이 많이 개발되었고, 합리적인 비용으로 정착되고 있다. 이 주택에는 단열블록(TB블록), SST 열교차단패스너, 전동블라인드, 기밀테이프 등 다양한 패시브 요소가 적용되었다.

 

 

 

 

거실이 내려다보이는 2층 복도. 유리 난간으로 답답함을 없앴다. / 안락한 분위기의 2층 안방

 

 

INTERIOR SOURCE

 

내부마감재 ▶ 던 에드워드 친환경 도장, 수입 벽지, 수입 원목마루 (2층 바닥 / 주방 천장)
거실 및 욕실 타일 ▶ 수입 타일  |  주방 싱크 상판·벽면 ▶ 헤어라인 스테인리스 강판
음식물 분쇄기 ▶ VORTEX Power 9  |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수전·양변기), CARABEO, VALDAMA (세면대), 새턴바스(세면대·욕조)
주방 가구·붙박이장 ▶ 리빙 온
계단재·난간 ▶ 멀바우 + 평철 난간  |  현관문 ▶ Rodenberg Door(엔썸 수입)
중문 ▶ 이건창호  |  방문 ▶ 목문 위 도장 마감  |  방탄필름 ▶ SUN GARD

 

 

 

아내의 동선을 고려해 계획된 주방. 조리대를 거실 쪽으로 내어 요리하는 동안에도 가족과의 소통이 가능토록 했다. 좌측에는 다용도실을 겸한 보조주방을 배치하여 효율성을 높였다. 

 

처음 집짓기를 반대했던 아내 윤정 씨도 이젠 주택에서의 삶에 익숙해져 하루하루 소소한 행복을 누리는 중이다. 특히 내부는 아내의 감각과 취향이 더해져 편안하면서도 세련된 공간을 완성했다. 창 프레임에 담긴 정원이 인테리어의 일부가 되어주는 만큼 화이트 컬러의 벽지와 도장으로 차분함을 살리고 가구로 포인트를 주었다. 2층까지 오픈한 높은 천장고의 거실이지만, 춥지 않고 늘 안락한 온도를 유지하는 건 패시브하우스였기에 가능한 경험이자 혜택이다. 동네에서 제일 멋진 집이었으면 좋겠다던 바람대로 ‘집 이쁘다’는 오가는 이들의 칭찬에 어깨가 으쓱해지는 건축주다. 입주 후 보내는 첫 겨울의 집은 네 식구에게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내심 궁금해진다.

 

취재 _ 김연정 | 사진 _ 변종석

ⓒ 월간 전원속의 내집 /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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