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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처마를 가진 두 세대 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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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 전원속의 내집​

길고 큰 지붕 아래 둥지를 튼 두 가족. 바다 옆 작은 마을에서 그들은 함께 사는 기쁨을 만끽하는 중이다.

 

 

전면도로에서 본 주택의 동쪽 외관. 주변의 3층 건물로부터 적당한 거리를 두며 본채와 별채가 앉혀졌다. 주택의 이름에서 Omoya(おもや)는 본채, Hanare(はなれ)는 별채를 의미한다. ⓒAkinobu Kawabe

 

2층 테라스는 두 세대 간의 최소한의 프라이버시를 유지해주는 공간이자 동시에 가족의 자연스러운 교류가 시작되는 곳이다. ⓒShinkenchiku-sha 

 

일본 카마쿠라역에서 100년 이상 운행되고 있는 전철 에노덴(江ノ電)을 타고 가옥들 사이로 깔린 선로를 따라 달린다. 5분 정도 지났을까. 바닷가가 인접한 조용한 마을에 다다른다.

건축가가 처음 대지를 방문했을 당시, 큰 저택이 있던 넓은 토지는 이미 세분화되어 분양된 상태였다. 그리고 3층 규모의 주택과 아파트 건축이 예정되어 있었다. 도쿄의 일반적인 주택 분양지와 마찬가지로, 이곳 또한 건폐율이 최대한으로 이용되는 상황. 자연스레 건축과 카마쿠라 지역 특유의 외부 환경과의 관계를 어떻게 만들지가 관건이었다.

 

SECTION

 

①현관 ②침실 ③세면실 ④욕실 ⑤복도 ⑥외부 샤워실 ⑦외부 도마 ⑧서재 ⑨응접실 ⑩화장실 ⑪주차장 ⑫주방 ⑬식당 ⑭거실 ⑮테라스 ⑯다목적실 

 

주택 설계는 ‘최소한의 주거공간’ 및 ‘최대한의 외부공간’을 원한, 건축주의 바람으로부터 시작했다. 이 두 가지 요구사항은 건축가에게 흥미롭고 새로운 착안점이 되어주었다.

먼저 부모와 자녀세대, 두 가족의 생활공간을 콤팩트하게 계획하여 대지에 앉혀지는 볼륨을 최소화했다. 그로 인해 다소 협소하게 느껴질 내부공간은 주택 전체를 덮는 큰 처마를 설치하고, 생활영역을 외부로 확장시킴으로써 해결코자 했다.

이와 함께 세대 간의 적절한 거리 확보도 중요 사항이었다. 먼저 폭 7m, 길이 25m의 땅 위에 크게 두 개로 나눈 볼륨을 이격배치하고 대지의 안쪽은 부모세대(본채), 도로에 면한 쪽은 자녀세대(별채) 영역으로 설정한 다음 그사이에 넓은 완충공간을 두었다. 뿐만 아니라 대지의 단변방향으로 두 볼륨을 어긋나게 놓아 상호 간의 독립성을 갖추는 것도 잊지 않았다.

 

처마는 내·외부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며 시각적으로는 실내 공간을 외부로 넓게 확장해주는 기능을 한다. ⓒShinkenchiku-sha 

 

2층 본채의 식당은 야외 테라스와 이어진다. 처마 밑 테라스 너머 별채가 자리하고 있다. ⓒAkinobu Kawabe

 

 

HOUSE PLAN

 

대지위치 ▶ 일본 카나가와현 카마쿠라시
대지면적 ▶ 184.13㎡(55.70평) | 건물규모 ▶ 지상 3층
건축면적 ▶ 81.02㎡(24.50평) | 연면적 ▶ 183.93㎡(55.64평)
건폐율 ▶ 44% | 용적률 ▶ 99.89%
주차대수 ▶ 2대 | 최고높이 ▶ 8.8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중목구조
단열재 ▶ 그라스울 100mm | 외부마감재 ▶ 사이딩 14mm + 리신 뿜칠
창호재 ▶ 알루미늄새시 페어글라스(LIXIL) | 철물하드웨어 ▶ STROOG(수평, 수직 브레이스)
에너지원 ▶ 도시가스
조경 ▶ 타카그린필드
전기·기계 ▶ 이다전기
구조설계(내진) ▶ 타다슈우니 구조설계사무소
시공 ▶ 신토시건설주식회사
설계 ▶ NAOYA KAWABE ARCHITECTS(카와베 나오야 + 이규범)

 

 

1층 별채 서재는 외부 도마를 사이에 두고 본채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다. ⓒAkinobu Kawabe

 

1층과 3층을 연결하는 계단실 ⓒAkinobu Kawabe

 

다음은 실내 공간. 남북측 인접 대지에 지어질 3층 건물을 고려해 대지 동서방향의 실외 공간과 연계시키고, 제한적인 대지 폭의 이용가능성을 넓혔다. 1층 현관과 서재 사이에 위치한 외부 도마(마당과 같은 기능)는 주택 내에서도 공공성이 있는 공간으로, 전면도로에서의 동선과 대지 안쪽 공간을 연결하는 두 세대 외부와의 접점을 가진다. 또한, 2층의 테라스는 두 세대의 거실, 식당과 접하여 각 실의 기능을 확장시켜줄 수 있는 소통의 공간이자 부모와 자녀세대를 서로 분리한다. 계단을 따라 3층으로 오르면 이 주택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인 넓은 처마를 볼 수 있다. 이는 전면도로 너머 수목을 차경으로, 반대편 바다 쪽으로는 테라스를 사이에 두고 수평선이 이어지는 아름다운 모습을 조망하게 한다.

 

SITE

 

 

PLAN

 

①현관 ②침실 ③세면실 ④욕실 ⑤복도 ⑥외부 샤워실 ⑦외부 도마 ⑧서재 ⑨응접실 ⑩화장실 ⑪주차장 ⑫주방 ⑬식당 ⑭거실 ⑮테라스 ⑯다목적실 

 

2층 주방과 3층 다목적실 모습. 보이드에 걸려있는 브레이스(Brace)는 지진의 수평력에 저항하는 중요한 구조재로서, 인테리어에서 보여지는 목구조의 간결함과 소박함에 맞춰 구조부재를 꾸밈없이 노출시켰다. ⓒShinkenchiku-sha

 

층마다 처마 밑 공간의 스케일감이 변화한다. 내부에서는 멀리 이웃의 정원을 차경으로 담아냈다. ⓒAkinobu Kawabe

 

 

INTERIOR SOURCE

 

내부마감재 ▶ 벽 – 벽지 마감(sangetsu) / 바닥 – 스모크오크w120(Atom company), 타일(DAINAONE) / 천장 – 구조용 라치합판 24mm
욕실 ▶ 유니트 바스1216(TOTO) | 수전 등 욕실기기 ▶ LAUFEN(Tform)
주방 가구 ▶ 본채 – plain K medium w2100(sanwa company) / 별채 – osso w1800(sanwa company)
조명 ▶ DAIKO, PANASONIC, MAXRAY
계단재·난간 ▶ 오크원목 + 도장 / 스틸강관 Ø27.1 + 아연도금 마감
현관문 ▶ 제작(레드시더 + 도장) | 방문·붙박이장 ▶ 제작(올레핀시트)
데크재 ▶ 덱스우드 30mm(Atom company)

 

 

외부 도마에서 바라본 서재. 서재는 주택 내 다른 공간들과 완전히 독립된 장소로, 집필 공간을 위한 건축주의 작은 소망을 담아낸 장소이기도 하다. ⓒShinkenchiku-sha

 

3층 복도 공간 ⓒAkinobu Kawabe

 

건축주가 특별히 원했던 서재 공간은 별채 1층에 두었다. 집필 등을 위한 작업실이자 사색의 공간이기도 한 이곳은 주거공간과는 완전히 분리된 독립적인 곳이다. 처마 아래 외부공간과 이어지며 빛이 머무는 마당과도 면하여 잠시 바깥에서의 휴식을 취하기 좋은 장소가 되어준다.

설계를 시작하기 전, 건축주는 ‘집이란 무엇인가?’라는 다소 철학적인 난제를 건축가에게 던졌다. 이미 건축주에게는 그 나름의 정해진 답이 있었겠지만, 이는 결과적으로 건축주와 건축가가 함께 집의 본질적인 의미를 찾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

큰 지붕을 씌워 만든 두 세대의 주택. 카마쿠라라는 지역과 잘 어우러진 이곳에서 펼쳐질 가족의 이야기가 벌써 궁금해진다.

 

해가 저문 후 2층 본채의 남쪽 테라스. 테라스를 따라 걷다 보면 별채 입구가 나타난다. ⓒAkinobu Kawabe

 

테라스를 사이에 두고 본채와 별채가 마주한다. 마치 골목길 건너의 이웃집을 보는 것 같다. ⓒAkinobu Kawabe

 

건축가 카와베 나오야, 이규범 _ NAOYA KAWABE ARCHITECTS

카와베 나오야는 동경예술대학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이시다 토시아키 건축설계사무소를 거쳐 카와베 나오야 건축설계사무소를 설립했다. 이규범은 홍익대학교 건축공학과와 츠쿠바대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아폴로 건축설계사무소와 나오이 건축설계사무소에서 실무를 익혔다. 이후 카와베 나오야 건축설계사무소에 합류하여 카와베 나오야와 함께 파트너십을 이뤄 집합주택과 단독주택을 중심으로 병원, 유치원 등의 공공시설을 포함한 다양한 스케일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81-(0)3-6273-7803|www.kawabe-office.com

 

취재 _ 김연정 사진 _ Shinkenchiku-sha, Akinobu Kawabe

ⓒ 월간 전원속의 내집 /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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