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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 너머가 공간이 궁금한 제주 민박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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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 전원속의 내집​

마을길을 따라 길게 놓인 벽 너머, 제주 속 또 다른 제주가 있다. 그 아름다운 모습을 다른 이들과도 나누고 싶어 문을 연 아늑한 민박집이다.



 

도로에서 보이는 건물 전경

 

 

SECTION  ②주방/식당 ③욕실 ⑤거실 ⑦수영장 ⑨방  

 

해외 주재원으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남편을 따라 어린 아들을 데리고 바다를 건넜다. 그렇게 시작된 타국에서의 하루하루. 시간이 지날수록 즐겁기보단 서러움이 밀려왔다. 향수병이었다. 더 이상은 견디기 힘들다는 판단 하에 그녀는 한국으로 돌아올 계획을 세웠다. 종착지는 ‘제주’였다.

“제주 이민자가 늘고 있다는 소식이 한창이던 즈음, ‘아, 이곳이다’ 싶었어요. 바쁜 도시에서 사는 사람들은 언젠가 한적한 곳에서 조용하게 살고픈 생각을 한 번쯤 하잖아요.” 

가족들과 함께 한 제주 여행의 소중하고 즐거웠던 추억은 섬 생활 결심에 힘을 보탰다.

 

 

넓지 않은 면적이지만, 큰 창을 설치함으로써 개방감을 살렸다.

 

 

도로와 건물 사이로 긴 벽을 세웠다. 벽 사이 구운 대나무는 집을 시골 풍경 속에 녹아들게 한다. 

 

 

물론 넓디넓은 제주 땅에서 어디에, 어떻게 살아야 할지는 여전히 미지수였다. 고민이 거듭될수록 정보에 대한 한계와 어려움에 부딪혔다. 결국 남편을 뒤로 한 채 그녀는 아이와 제주행 비행기에 무작정 몸을 실었다. 일단 살아봐야 했다. 이미 제주의 땅값과 집값은 오를 대로 오른 상황. 늦은 감은 있었지만, 이왕 왔으니 열심히 발품을 팔았다.

 

 

돌담과 벽으로 둘러싸인 아늑한 외부 공간

 

 

건물의 입면을 다채롭게 해주는 2층 방. 수영장을 굽어보는 삼각형의 창과 하늘에서 쏟아져 내려오는 빛을 받는 천창, 그리고 멀리 삼방산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통창이 내부에 숨겨져 있다. 

 

“그나마 조금 익숙해진, 처음 정착한 동네 위주로 적당한 땅을 알아보았어요. 그런데 뭐든 다 때가 있다고들 하잖아요. 마침 원하는 면적의 터가 매물로 나왔고, 지인의 소개로 건축가까지 만났죠.”

집짓기의 ‘집’자도 모르던 그녀에겐 하나부터 열까지 큰 도전이었다. 이웃과의 소통도, 건축비 외 예상치 못한 만만찮은 비용도 복잡하고 힘들었다. 다행히 주변의 도움이 있어 무사히 공사를 마쳤다.

 

 

site

 

HOUSE PLAN

대지위치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 대지면적 ▶ 321㎡(97.1평) 
건물규모 ▶ 지상 2층 
건축면적 ▶ 80.49㎡(24.35평) │ 연면적 ▶ 88.97㎡(26.91평) 
건폐율 ▶ 25.70% │ 용적률 ▶ 27.70% 
주차대수 ▶ 1대 │ 최고높이 ▶ 6.3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철근콘크리트 
단열재 ▶ 벽 – 비드법단열재 2종(가등급) 70㎜ / 지붕 – 비드법단열재 2종(가등급) 150㎜ 
외부마감재 ▶ 외벽 – 백색 스터코 위 오염방지코팅, 구운 대나무 / 지붕 – 파쇄석 마감 
담장재 ▶ 제주자연석 │ 창호재 ▶ 윈센 24㎜ 로이복층유리 
에너지원 ▶ 기름보일러 
시공 ▶ 정윤기 │ 설계 ▶ 포머티브 건축사사무소



 

거실에서 본 수영장의 모습 

 

 

1층 가장 안쪽에 배치된 거실 및 침실은 안정적이면서 프라이버시가 확보된 공간이다. 중간에 놓인 나선형 계단을 오르면 2층 방과 연결된다.

 

 

   그리고 이곳에 살겠단 처음 계획과 달리 그녀는 민박집 주인이 되었다.

“고민했던 집 구조와 공간을 사람들이 좋아하고 이렇게 집을 짓고 싶다는 말을 건네줄 때마다 그간의 고생이 잊힐 만큼 기쁘고 뿌듯했어요. 그래서 많은 이들과 이 공간을 공유하면 어떨까 하고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제주에 왔을 때처럼 지금 선택에 후회는 없다. 그저 현재의 즐거움만 있을 뿐이라고 그녀는 전한다.

 

 

투명 창은 건물 안과 밖의 구분을 없앴다. 

 

 

채광 좋은 주방 및 식당 공간 

 

도로와 길게 면하는 대지에 지어진 집

도로와 면해 있는 길고 좁은 대지의 특성상 도로와 주택의 관계에 대한 아이디어가 무엇 보다 중요했다. 특히 길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소음과 가족의 프라이버시 확보는 설계의 관 건이었다. 따라서 단순하게 도로와 건물과의 사이를 벽이라는 가림막으로 막아버리는 일 차원적인 방식보다는, 일종의 ‘켜’를 두고 두 공간이 상호 대응할 수 있는 방향을 찾고자 했다.

이곳을 설계한 포머티브 건축사사무소 이성범, 고영성 소장은 긴 벽 사이에 6cm 직경의 구운 대나무를 일정 간격으로 촘촘히 세워 내부를 가려주면서도 작은 바람 길을 열어주 는 방법을 택했다. 이러한 자연 소재의 입면이 벽의 일부를 채움으로써 새롭게 들어선 낯 선 건물은 한가로운 마을 풍경 속에 녹아들었다. 특히 시간의 흐름에 따라 조금씩 바뀔 대나무의 색감은 자칫 단조로워 보일 수 있는 새하얀 스터코 입면에 소소한 변화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

 

 

집 안 어디에서도 마주할 수 있는 수공간. 낮에는 따스한 햇볕이 수면에 일렁이고, 저녁에는 낮게 깔린 간접등으로 분위기를 돋운다. 

 

 

필요한 가구만으로 깔끔하게 정리된 거실 

 

벽 뒤에 숨겨진 5+1의 공간

대부분의 건축주는 주택 계획 시 주거와 외부 공간과의 연결, 그리고 그 활용도에 대한 관심이 높다. 그녀 또한 외부 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이는 설계 방향에도 영향을 미쳤다. 일단 건축가는 대지를 나눠 벽이 아닌 ‘공간’과 ‘유리’로 각각을 구분했다. 먼저 입면의 연장선상에 있는 ‘주출입구 마당’은 주차장 혹은 외부 액티비티 공간으로, 포근하게 조성 된 조경수와 벤치의 ‘안마당’은 이웃과 담소를 나누는 장소가 된다. 앞마당과 후정, 수영장에 면한 ‘주방·식당’은 함께하는 시간을 소중히 생각하는 가족을 위해 집의 중심에 두 고, 어디서든 바라볼 수 있는 중정에는 ‘수공간’을, 1층 가장 안쪽에는 ‘침실·거실’을 놓았다. 그리고 또 하나의 공간인 3평 남짓의 방은 나선형 계단을 오르면 나타나는 독립적인 실로, 이는 이곳만의 특별한 입면을 만들어낸다. 그렇게 6개의 공간이 집을 가득 채웠다.

제주에 온 지도 벌써 4년 차. 원하는 길을 찾을 때까지 묵묵히 기다려준 남편의 따뜻한 배려로 그녀는 진정한 행복을 찾았다. 긴 벽 너머 그곳에서 말이다.

 

 

2F – 9㎡

 

 

1F – 79.97㎡

 

 

폴딩도어를 설치하여 내·외부가 긴밀하게 연계될 수 있게 한 식당과 주방 

 


INTERIOR SOURCE

내부마감재 ▶ 벽 – 친환경 수성페인트,  도장 / 바닥 – 포세린 타일  |   욕실 및 주방 타일 ▶ 포세린 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 배이스노트  |   주방 가구 ▶ 한샘
조명 ▶ 라이마스, 을지로 다음조명  |   계단재·난간 ▶ 철제 계단 + 평철 난간 
현관문 ▶ 윈센 시스템도어  |   방문 ▶ 자작나무 합판 제작 도어  |  데크재 ▶ 방킬라이 15mm



건축가_ 이성범, 고영성 [포머티브 건축사사무소]

이성범은 한양대학교대학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공간건축에서 실무를 쌓았다. 조선대학교 건축과 객원교수로 재직 중이며, BF(Barrier Free)인증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고영성은 한양대학교대학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솔토건축을 거쳐 2011년 디자인연구소이엑스에이를 개소했다. 이후 2013년 포머티브 건축사사무소로 상호를 변경해 현재까지 다수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010-8628-7477, 010-3311-3278 |www.formativearchitects.com



취재_ 김연정  |  사진_ 포머티브 건축사사무소

ⓒ 월간 전원속의 내집  / Vol.236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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