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축을 통해 기도하는 공간을 마련한 천주교 신자의 집
많은 것을 내려놓고 지친 일상을 조금 더 특별하게 보낼 수 있는 곳.
집을 통한 즐거운 여정의 끝에는 가족의 행복이 자리하고 있었다.
건축주는 부산에 거주하며 집과 멀지 않은 한적한 곳에 주말주택을 겸해 결혼한 자녀들이나 가까운 지인들이 며칠 머물며 자연 속에서 쉬었다 재충전 후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 공유공간을 마련하길 바랐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이기도 한 그는 이곳의 특별한 프로그램으로 조배실(기도하는 공간)을 두기를 원했다. 가족을 위한 공간이기도 하지만 수녀님과 수사님, 신부님들도 성직에서 벗어나 피정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장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대지는 계곡에 접해 있었고, 그 너머 산과 하늘이 한눈에 들어오는 보기 드문 풍광을 가지고 있었다. 사이트에 있었던 기존 주택은 1998년에 완공된 집으로, 스페니쉬 기와의 박공 한 채와 별동으로 지어진 그 당시 전형적인 전원주택이었다. 별동의 경우, 초기에는 1층이었으나 나중에 2층으로 증축되었던 것으로 보였다.
PLAN
HOUSE PLAN
대지위치 ▶ 경상남도 양산시
대지면적 ▶ 2,378㎡(719.34평) | 건물규모 ▶ 2동 / 지상 1층, 지상 2층
건축면적 ▶ 305.57㎡(92.43평) | 연면적 ▶ 326.40㎡(98.73평)
건폐율 ▶ 12.85% | 용적률 ▶ 13.73%
주차대수 ▶ 2대 | 최고높이 ▶ 6.7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줄기초 / 지상 – 철골조
단열재 ▶ THK80 PF보드(기존 건축물 단열 보강) / 파빌리온 – THK75 우레탄 패널(준불연)
외부마감재 ▶ 벽 – 모노쿠쉬 마감, THK15 이페목재 위 오일스테인 / 지붕 – THK15 이페목재 위 오일스테인, THK16 강화유리 + 열반사필름, 스페니쉬 기와
창호재 ▶ 필로브 THK28 투명로이복층유리, THK39 투명삼중로이유리
에너지원 ▶ LPG
조경석 ▶ 상주석
조경 ▶ 디자인 – 서울가드닝클럽 / 시공 – 보타니컬 스튜디오삼
전기·기계·설비 ▶ ㈜수양 엔지니어링
토목 ▶ ㈜에프엠이엔씨
구조설계(내진) ▶ ㈜은구조 기술사사무소
시공 ▶ 네스티지(nestige) 051-514-5014 www.nestige.net
설계 ▶ ㈜건축사사무소 유니트유에이
개축(리노베이션) 설계는 모든 부분을 새롭게 설계할 수 있는 신축과는 달리 기존의 건물이 가지고 있는 가능성을 찾아내어 그것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이 집은 주변의 독특한 자연환경을 가진 쪽으로 원래 창의 방향과 크기를 변경하여 각 실에서 그곳만의 고유한 외부 풍경을 볼 수 있도록 하였다. 예를 들어 한식방의 경우 창의 방향을 옆집 지붕 너머 봉우리와 하늘을 향하게 하였고, 일식방은 축대의 큰 바위를 향해 조정하여 외부의 경관이 각각의 방을 특별하게 만들도록 했다.
외관은 성능이 다한 드라이비트를 철거하고 단열재를 보강한 뒤 모노쿠쉬로 마감 처리하였다. 또한, 부분 누수가 계속되는 20년이 지난 기와도 단열과 방수를 더해 새로운 기와로 마감했다. 이를 통해 오래된 집들의 고질적인 냉난방과 누수 문제를 현대적 공법으로 성능 보강하면서 마감의 품질을 높임으로써 외관의 완성도를 높였다.
BEFORE
기존의 두 건물 중 주택 부분은 다른 성격의 4개의 방과 높은 층고의 거실로 계획하였으며, 별동은 주방-욕실-세면실로 구분하여 서비스 영역과 사적 영역을 명확히 나누었다. 두 건물 사이에는 두 영역의 중간 성격인 교류 공간으로서 반 외부 공간인 온실을 설치하여 다수의 인원이 동시에 휴식하며 사적 시간을 가지고 머무를 수 있는 장소로 확장하였다.
그뿐만 아니라 가족, 지인, 성직자가 피정 기간 중 기도를 드릴 수 있는 조배실은 별동 2층에 별도의 채로 계획하여 독립성을 주었고, 아름다운 계곡 옆에 파빌리온을 따로 설치해 주변의 수려한 자연을 경험할 수 있는 거점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SECTION
INTERIOR SOURCE
내부마감재 ▶ 벽 – 석고보드 위 벤자민무어 페인트 / 바닥 – 윤현상재 바닥 타일, 상주석, 한지 장판, 다다미, 이건마루 등
욕실 타일 ▶ 윤현상재 수입 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 바스데이 수입 수전, 로얄앤컴퍼니㈜
주방 가구 ▶ 한신퍼니처
조명 ▶ 라이마스
계단재·난간 ▶ 목재 손잡이 + 평철 난간
현관문 ▶ 필로브 THK28 알루미늄 도어 | 방문 ▶ 제작 목문 / 운담공방
붙박이장 ▶ 제작 붙박이장 / 천수기업
데크재 ▶ 천연목재데크
이 집의 인테리어 콘셉트는 ‘일상 속의 여행’이다. 이를 위해 평소 자주 접할 수 없는 한식방과 일식방을 온실을 바라보는 쪽에 만들어 두고 온실의 정원은 특정한 지역색을 가지진 않지만, 조용히 바라볼 수 있는 비일상적인 정원 형식으로 완성되었다. 서비스 공간인 별동 1층에는 4인이 동시에 사용 가능한 세면실과 온실로 열린 노천탕 분위기의 넓은 욕실을 두어 잠시나마 아주 먼 곳으로 여행 온 느낌이 들 수 있게 배려했다. 전통창호의 가느다란 창살에서 모티브를 따온 디자인적 요소는 각각의 공간에 맞게 조금씩 변형하여 문, 주방 가구, 붙박이장, 싱크대, 목욕탕 벽면 등에 적용하고, 실내 마감재는 흰색 벽면과 자작나무 합판으로 한정하여 인테리어의 통일성과 시각적 안정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하였다.
완공 후 가족, 지인 그리고 성직자들이 따로 또 같이 피정의 시간을 잘 보냈다는 건축주의 감사 인사에 보람을 느꼈다. 이 건물이 그전의 20년처럼, 또다시 20년을 넘어 새로운 모습으로 앞으로의 소명을 다하기를 바라본다. 글 : 이승윤
건축가 이승윤, 최정우, 김영주 _ ㈜건축사사무소 유니트유에이(units ua)
이승윤, 최정우, 김영주 대표 건축가로 이뤄진 유니트유에이는 건축이 단순히 눈에 보이는 대상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여러 관계를 조절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작업하고 있다. 건축이 일상적 삶에서 상황과 관계를 적절히 조절하는 건강한 조절자로 역할 할 수 있도록 만들어 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02-722-7423│www.units-ua.com
취재_ 김연정 | 사진_ 변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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