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로그인

HOUSE

HOUSE 시간이 빚어내 사람이 모이는 집. 대전 하기동 온실(On Sill)

페이지 정보
profile image
작성자
  • 0건
  • 117회
  • 25-02-24 11:18
본문

 시간이 빚어내 사람이 모이는 집 대전 하기동 온실(On Sill)

7W3A2814-2 copy.jpg

박제된 듯 늘 똑같은 집보다, 살면서 변화를 담는 집을 지었다.

건축가가 그리고, 건축주가 빚어내고, 시간이 구워내는 그릇 같은 집은,

사람들을 모으고 삶을 버무리며 오늘도 동네를 밝힌다.

DJI_0037-2 copy.jpg

은빛으로 변한 삼나무 사이딩 외에는 시간의 흐름을 느끼기 어려운 주택의 외관건축주는 건축가에게 트렌드가 느껴지지 않게 해달라는 요청을 했다.

 

안과 밖의 경계를 허물어
모임과 나눔이 자유로운 집

대전 교외에 녹지 사이로 폭 안긴 듯한 마을. 그곳에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은 독특한 주택이 한 채 서 있다. ‘온실이라 이름 붙여진 네 식구의 집이다. 2층 규모에 폴리카보네이트와 은빛 목재 마감이 인상적인 온실은 집의 이름이면서 좁게는 이 집의 일부인 중앙 공간을 가리키는데, 크게 두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하나는 우리가 흔히 인식하듯 햇빛이 비치는 따뜻한 공간으로서의 온실(溫室)이고, 다른 하나는 문턱을 의미하는 영어에서 온 ‘On-Sill’이다. 문턱을 넘나들 듯 안과 밖의 경계가 자유롭고 그로 인해 자연스럽게 사람이 모이고 그러면서도 서로의 일상을 배려하는 이 집의 정체성을 가리키는 이름이다.

 

공간으로서의 온실은 폴리카보네이트 벽체와 지붕으로 덮인 실내면서도, 신발을 신고 다니는 공간이다. 온실은 가족이 모이는 공간이면서도 가족들 개인 공간을 분리한다. 집은 중앙의 온실을 중심으로 1층에는 주방과 식당, 게스트룸과 공방이, 2층에는 안방과 아이 방이 놓였다. 그렇다고 집은 온실을 향해서만 열린 폐쇄적인 중정 주택과는 다르다. 온실을 통해서 각 채에 접근할 수 있으나, 외부에서도 각각의 채로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출입구를 가졌다.

특이한 구조지만 그러면서도 한편에선 익숙한 느낌인데, 마치 한옥 중정에 지붕을 덮은 느낌이다.

그만큼 건축주 가족도 이 새로운 공간에 적응하는 데 얼마간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사람에 꼭 맞춰 그 시점에 박제된 듯한 집보다는 철학과 의미에 맞춰 지은 집과 사람이 함께 적응해 나가는 데에 의미를 두었다. 안도 밖도 아닌 중간 경계의 이 공간은 손님에게도 가족에게도 과거 느껴보지 못했던 새로운 경험을 선사했다. 가족은 두 번의 여름을 보내고 세 번의 겨울을 맞이하면서 이곳에서 이웃과 시간을 나누고, 추억을 쌓으면서 집의 진가를 발견해 나간다.

 

준공 직후 붉은 기운을 가지고 있던 집 외부의 삼나무 마감은 3년 정도 시간이 흐르며 시나브로 은빛으로 변했다. 건축주는 과거 사진을 보고서야 변했음을 깨달을 정도로 집에 익숙해져 있었다. 그럼에도 이 집에서 느낄 것도, 해야할 것도, 즐길 것도 많이 남았다는 건축주의 이야기에서 온실의 완성은 현재진행형이다.


a0100z on sill-38 copy.jpg

수십명이 함께 지내도 충분한 온실은 이웃이나 친구, 친척 등 많은 이들과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공간이다.

a0100z on sill-41 copy.jpg

빛을 투과하는 폴리카보네이트의 특성 덕에 밤이면 주택은 마을에서 등대처럼 빛이 난다.

7W3A3050-2.jpg

7W3A2924-2 copy.jpg

주택의 중간 공간인 온실에는 이동할 수 있는 평상을 둬 집 안의 집처럼, 정자처럼 서로 모여 책도 읽고 이야기도 나눈다.

7W3A2871-2 copy.jpg

온실 벽면에는 나무 형상으로 철망을 두르고 바닥에 공기 정화 식물인 제주산 아이비 덩쿨을 심었다. 준공 당시보다 세 배 이상 자랐다.

7W3A2890-2 copy.jpg

욕실과 세면대, 샤워실을 분리해 효율성을 높인 1층 욕실.

7W3A2910-2 copy.jpg

현관 옆 공방에서는 동네 아이들과 함께하는 수업이 열리곤 한다.

7W3A3043-2 copy.jpg

콤팩트하게 자리잡은 주방과 식당.

7W3A2963-2 copy.jpg

온실은 제법 더워보이지만, 환풍기와 실링팬, 공기 정화 장치 등의 활용으로 환기가 원활해 생활이 불편하지는 않다.

7W3A2945-2 copy.jpg

세탁실 옆 테라스는 공용공간이나 침실이 줄 수 없는 평온한 휴식을 준다.

7W3A2954-2 copy.jpg

1층과 2층을 잇는 계단실옆에는 세탁실이 자리해있다.7W3A3011-2 copy.jpg

두 아이의 방은 중간에 슬라이딩 가벽을 두어 필요에 따라서는 공간을 넓게 활용할 수도 있다.

7W3A2937-2 copy.jpg

온실 앞 계단식 테라스 공간은 안에서는 공간의 활용과 더불어 갑갑하지 않은 느낌을 주면서도 밖(도로면)으로부터 시선을 효과적으로 차단해 프라이버시를 확보할 수 있다.

 

 

MOMENT

건축가는 건축도면에 설계철학을 적어 건축주에게 선물했다지금은 액자에 담겨 현관에 걸려있는 도면. 

주택이 지어진 자리는 과거 그린벨트에 자연발생적으로 생긴 주거지를 양성화한 곳으로주변에 자연이 풍부하게 분포해 있었다. 

주택은 여러 고민 끝에 중목구조를 선택해 지어졌다. 

폴리카보네이트 패널 설치를 위해 중목 구조목 위로 금속 골조 작업 중인 모습.

21.04.15_첫현장방문 1 (철거전).jpg

 

22.05.22 목구조 공사.jpg

 

22.06.19 지붕구조체공사.jpg

 

plan.jpg

 

section.jpg

 

HOUSE PLAN

대지위치 : 대전광역시 유성구 

대지면적 :351(106.17

건물규모 : 지상 2층 

거주인원 :4(부부 + 자녀2) 

건축면적 : 123(37.20

연면적 : 197(59.59

건폐율 : 34.16% 

용적률 : 56.05% 

주차대수 :1대 

최고높이 : 6.6m 

구조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 + 줄기초 / 지상 중목구조(지붕 : 중목 보 + 2×10 구조목

단열재 :연질우레탄폼 + 경질우레탄폼(가등급

외부마감재 :외벽 유절 삼나무 사이딩 위 규화제 도장, 복층 폴리카보네이트, 노출콘크리트 위 발수제 처리 / 지붕 컬러강판, 복층 폴리카보네이트(두인폴리캠

담장재 : 디자인 블록(타공형

창호재 : 이건 85PVC 삼중창호(기밀성 1등급

철물하드웨어 :심슨스트롱타이 

에너지원 :기름보일러 

전기·기계·설비 :지엠 엔지니어링 

구조설계(내진): 채우림 + 마루구조엔지니어링 

시공 :채우림 031-821-1662 

설계 및 디자인감리 : a0100z (아백제) space design 

 

INTERIOR SOURCE

내부마감재 : 중목 노출, 벤자민 무어 친환경 도장 / 바닥 온실 및 1: 콘크리트 폴리싱, 떼카 코리아 원목마루 / 천장 중목 노출 및 자작나무 합판 욕실·주방 타일 :시우타일 수입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대림 

주방 가구·붙박이장 :한샘 

조명 :국제조명 

계단재·난간 : 계단재 화이트 오크 / 난간 평철난간 위 우레탄 도장 

현관문 :이건창호 터닝도어 

방문 :영림도어 ABS 민판 

데크재 : T20 무절 삼나무 위 규화제 도장 

프로필.jpg

 

건축가 성상우, 오혜정 : a0100z(:백제)

a0100z 2004년 성상우와 오혜정이 설립한 디자인 모임이다. 이들은 집은 집(, 모이는 곳)이다라는 슬로건을 걸고, 물질이 구축되는 모임의 방식과 사람의 삶이 땅에 새겨지는 방식(人文)을 건축적으로 표현한다. ‘함께(다양한 구성원의 모임)’문턱이 닳는 집(직주일체)’이라는 시리즈로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그리고 경계의 사이에서 이어지고 반응하는 경계(境界)에 반연(攀緣)하다라는 주제를 연구 중이다.

a0100z@naver.com | www.a0100z.com

 

 

기획 신기영 | 사진 변종석

월간 전원속의 내집  Vol.310 www.uujj.co.kr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