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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파에 가까운 대수선, 철거와 구조체 선정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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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 전원속의 내집

 

‘열어보기까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리모델링. 상황에 따라서는 신축보다도 더 어려울 수 있다는 리모델링은 대체 왜 하는 것일까? 그리고 이 난관을 누구와 헤쳐나가야 할까? 리모델링 시공 전문가와 함께 리모델링 현장의 솔직 생생한 속살을 4회에 걸쳐 파헤쳐본다.


모든 건물주들은 공사에 앞서 ‘정상적인 건설사로부터 제대로 된 시공을 받을 수 있을까?’ 의구심을 갖기 마련이다. 당연한 일을 당연하지 않게 생각하는 이상한 상황이다. 필자 역시 10년 넘게 건축에 몸담으면서 여러 건물주와 상담을 해왔다. 충분한 소개와 자세한 설명을 드려도 혼란스러워하는 건축주가 적지 않다. 일면 이해도 된다. 건물주 입장에서는 리모델링을 가늠할 수 있는 정보와 기준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번 호에서는 대수선 공사에 있어 바람직한 현장 시공 사례를 통해 설명드리고자 한다. 대수선 공사를 계획하고 있는 건축주 입장에서는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된다.

현장 구옥의 개략적인 상황

서울시 연남동 382-22번지는 막다른 골목에 위치한다. 삼각형 부지의 못난이 땅 위에는 1990년에 준공된 벽돌식 건물이 자리해 있었다. 이 현장은 신축할 경우 막다른 골목이라는 입지의 제약으로 도로후퇴 면적이 발생하게 된다. 건축주는 신축과 대수선 두 가지 공사방법 중 면적 손실이 없는 대수선 공사를 선택해 진행한 현장이다. 건축주는 우리와의 미팅 전 이미 많은 시공사에 상담받은 상황을 솔직하게 전달했다. 신축과 대수선 공사와의 갈등 과정에서 상호가 모든 내용을 명확하게 인지한 상태에서 대수선 공사를 결정하고 공사는 시작되었다.

 

시공 전 건물의 상태

구옥 중앙만 남긴 채 양쪽 헐고 증축

대수선 공사의 설계 단계에서 가장 선행되어야 할 작업은 현장 도면을 만드는 일이다. 보통 1992년 이전에 건축된 오래된 건물의 현황도면은 구청에서 보관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증축 가능 여부나 구조 등 여러 사전 검토를 위해서 필수적으로 진행해야 할 단계이다.

기존 다가구에서 상가로 용도변경을 해야 하는 연남동 주택은 다행히 수직, 수평 증축이 가능했다. 그러나 건물 좌측 및 우측에 나 있던 계단실은 정리해야 할 상황이었다. 쉽게 말해, 건물 중앙만 남긴 채 양쪽 1/3씩을 컷팅하고 새롭게 증축되는 부분을 H빔과 철근콘크리트로 연장하는 방식으로 반파에 이르는 대수선 공사를 진행해야만 했다.

내부 벽체 보강은 H빔,
외벽과 슬래브는 철근콘크리트 합벽

대수선 공사의 핵심은 기존 건물 구조체 철거와 새로운 구조체의 자재 선택과 시공법이다. 보통 대수선 공사에 사용되는 자재로는 H빔 보강 / 탄소 보강 / 철판 보강 등이 있다. 이러한 보강재는 시공사가 임의로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구조기술사가 판단해 안전한 자재를 선정하게 된다.

기존 건물 중앙만 남기고 양쪽 1/3씩을 잘라내야 하는 상황이라 건축사, 구조기술사와 협의하여 기존 내부 벽체 보강은 H빔으로, 새롭게 증축되는 외벽과 슬래브는 철근콘크리트 합벽으로 결정하였다. 이러한 시공법은 흔히 하는 대수선 공사에 비해 건물주는 물론 시공사 입장에서도 시간, 비용, 노력이 더 들어가는 공법이다. 연남동 주택의 경우 리모델링 공사기간이 5개월이나 걸린 공사이다.

굳이 빠르고 쉬운 공사를 안 하는 이유는 딱 하나다. 시공사는 10년간 골조 하자에 대해 책임을 지게 된다. 경험 있는 시공사라면 연남동 주택의 경우 자칫 쉬운 방법을 선택하면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많다는 것을 대번에 알 수 있을 것이다. 만약 기존 건물을 반파하는 대수선 공사에 다른 방법을 권하는 시공사라면 경험이 없거나 시공 후 수년 안에 사라질 가능성이 높은 회사가 아닐까 싶다.

 

벽체 신설을 위한 바닥 기준먹 작업 / 철근콘크리트 신설 벽체 및 계단실 작업

 

콘크리트 합벽을 위한 부분 철거

붕괴를 대비한 단계별 철거공사

대수선 공사에 있어 철거공사와 구조공사가 전체 공정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그만큼 철거와 구조보강에 수반되는 일이 많다. 특히 대수선 공사는 붕괴위험 때문에 한번에 철거공사를 진행하기 어렵다. 더욱이 최근 들어 대수선 현장에서 발생 되는 붕괴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건축물관리법이 개정되어 2020년 5월부터 시행되었다. 변경의 주요 내용은 소규모 대수선 공사에도 철거계획서 제출 및 철거감리자를 선임해야 한다는 점이다. 대수선은 철거감리자를 선임한다 해도 안전하게 공사하려면 철거공사와 구조보강공사를 2~3회 반복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초기 공사 시간도 꽤 소요된다. 또한 내부 벽체 전체 혹은 구조 벽체 일부를 철거하는 대수선 공사는 철거로 인해 깨진 구조적 균형을 임시 구조보강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 그다음 최상부층부터 철거공사를 하면서 하중을 줄여나가는 방식으로 진행해야만 붕괴 사고를 막을 수 있다.

 

기존 슬라브 철근과 신규 철근 일체화 시공 사진

콘크리트 합벽 공법의 대수선 공사일 경우에는 기존 건물과 신설되는 철근 콘크리트와의 일체화가 중요하다. 따라서 철근을 최대한 살려가면서 철거공사를 진행해야 한다. 복배근이 일반적인 현재와 달리 구옥은 슬래브 싱글 배근이 많다. 때문에 합벽공사 시 기존 철근을 이용한 배근과 슬래브 단면을 아래 사진처럼 뚫고 케미칼을 주입한 후 신설하는 철근과 기존 슬라브 철근과 신규 철근 일체화 시공 사진 복배근을 하는 것이 좋다.

구조 보강은 설계자와
시공자 경험에 비례

새 옷을 입게 되는 대수선 공사에 가장 중요한 공정 중 하나는 구조보강이다. 구옥을 부분 철거함에 따라 수반되는 구조적 문제는 구조기술사의 진단에 따라 결정된다. 본 연남동 현장의 H빔 구조보강과 신설되는 슬래브와 벽체는 콘크리트 합벽 공사로 대수선 공사 중에서도 난이도가 상당히 높은 편에 속한다. 특히 H빔 보강과 동시에 진행되는 콘크리트 합벽 구간은 기존 건물의 철근을 이용하는 만큼 건물의 구조를 잘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만큼 설계자와 시공자의 경험이 중요하다. 그리고 H빔 구조체 용접 방식은 일반 아크용접기 보다는 슬래그가 없으며 용접 속도가 빠른 CO2용접기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H빔 설치시공 사진

 

CO2 용접시공 사진

대수선 공사에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하자 중 하나가 방수하자이다. 기존 건물을 잘라내고 연장하거나 증축을 하다 보니 누수 하자가 적지 않다. 보통 하자가 발생하면 평균적으로 시공비의 약 2.5배 이상의 보수 비용이 들기 때문에 기초공사부터 제대로 시공하는 게 중요하다. 특히 방수턱과 슬래브의 조인트 부분은 미장방수 시 터짐 현상이 잦은 부위다. 하자와 직결되기 때문에 보통 3회 정도 반복해서 시공한 뒤에 다음 공정을 진행해야 한다.

 

노출 발코니 1차 미장방수와 노출 발코니 2차 미장방수 / 계단실 철근콘크리트 합벽 신설 공사와 계단실 철근콘크리트

 

합벽 공사 완료

 연남동 대수선 공사 전후 사진을 비교해보면 기존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외관과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다. 전면부 창호를 확대하면서 개방감까지 덤으로 얻었다. 이렇듯 리모델링 공사 중에서도 대수선 공사는 건물의 외부는 물론 내부에 새로운 변화를 꾀하고자 할 때 대표적인 방법이다.

본 공사에 있어 중요 포인트는 기존 건물과 철근콘크리트로 신설되는 건물 구조체의 일체화이다. 건물의 주계단실을 옮기게 되면서 반파에 가까운 철거공사가 진행되었다. 결국 그 철거된 부분을 새로운 자재로 다시 일체화시키는 것이 관건인 공사이다.

증축/대수선 공사 개요

 

대지위치 ≫ 서울시 마포구 연남동 382-22
대지면적 ≫ 103m2
지역지구 ≫ 2종일반주거지역(7층 이하)
도로현황 ≫ 3m 막다른 도로
건축면적 ≫ 61.60m2  |  연면적 ≫ 225.29m2
용적률산정 면적 ≫ 163.69m2
건폐율 ≫ 59.81%  |  용적률 ≫ 158.82%
용도 ≫ 1,2종 근린생활시설 

 

 

 


이남경 대표

이남경 대표는 2010년 ㈜부경주택건설 설립을 시작으로, 2017년 ㈜부경종합건설로 성장시켜 건축, 리모델링 분야에서 두드러지게 활동하며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다. 비케이 건축디자인 대표 디자이너로도 활동 중이며, 대표적인 리모델링 프로젝트로는 연희동 “餘裕”, 성수동 “調和”, 연남동 “相通”등이 있다. 02-3144-4500|www.bkbuild.com

구성_ 편집부

ⓒ월간 전원속의 내집  / Vol.267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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