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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지붕 아래 모인 아홉 개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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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 전원속의 내집

 

수평으로 길게 늘어선 다가구주택 한 채.
건축주 가족의 집과 직원주택, 상가가 한데 모인 집은
각 세대가 적당한 거리를 이루며 느슨하게 이어진다.


 

 

(위, 아래) 다양한 형태의 아치가 입체적인 입면을 이루는 1층 상가 출입구. 동과 동 사이 작은 마당이 되어줄 공용공간을 여럿 만들었다.

 

지리산과 논밭을 향해 열린 남측 전경. 규모에 비해 낮고 긴 건물은 몇 번의 분절을 통해 전체와 부분이 입체적이고 느슨한 관계를 맺는다.

전북 남원, 사방으로 열린 드넓은 땅. 50대 중반 건축주 부부는 여러 해 동안 자녀들과 함께 텃밭을 일구고 닭을 키워오던 이곳에 새로 집을 지었다. 가족의 집과 운영하는 병원의 직원들을 위한 복지 주택 그리고 1층 상가로 구성된 다가구주택이다.

 

(위, 아래) 건축주 세대 입면 디테일. 벽돌 마감의 외관은 다양한 구법을 적용해 단조롭지 않다. 질감은 지면에서 상부로 갈수록 매끄러워지고, 분절된 벽면에는 세 가지 색의 줄눈이 번갈아 적용되어 각 동이 미묘한 채도 차이를 보인다.

도심의 많은 다가구·다세대주택은 건축주 집이 최상층에 놓이는 수직적 구조를 취한다. 하지만, 남원 월락동 여러집은 다양한 필요와 성향을 지닌 이들이 같은 땅에 살면서 물리적, 심리적으로 적정한 거리를 이루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입주할 직원 가족 구성원의 필요와 희망 사항이 계획 설계 단계부터 고려되어 반영되었음은 물론이다.


SECTION

 


 

다락이 있는 직원주택 D타입 거실. 계단실 아래는 수납으로 활용하고 높은 천장의 세모 창은 시간에 따라 다양한 빛을 들인다.

건물은 상가와 직원주택으로 이루어진 동이 남동쪽 대지 경계선을 따라 길게 늘어서고, 그 행렬 끝에 건축주의 집이 가장 낮게 가라앉은 모습으로 자리해 수평적 관계를 완성한다. 세대와 세대는 수직적으로 반 층씩 비껴있고 수평적으로는 측벽의 전체가 아닌 부분을 공유한다. 모든 집은 층에 상관없이 북쪽과 남쪽을 향해 같은 환경을 누리며, 직원주택 입구는 조금씩 어긋난 건물 매스 사이의 열린 계단참에 하나씩 놓여 문을 열고 나오면 작은 마당을 만날 수 있다.

 

(위, 아래) 건축주 세대의 1층 거실. 크게 낸 창은 남쪽 풍경을 집 안으로 들이고 영롱쌓기한 벽돌 가벽은 외부 시선을 적절히 차단해준다. 창가에는 소파를 대신할 벤치를 제작하고, 그 옆으로 간단한 서재 및 작업 공간을 마련했다.

 


HOUSE PLAN

대지위치 ≫ 전라북도 남원시  
대지면적 ≫ 2,144㎡(648.56평)  
건물규모 ≫ 지하 1층(일부), 지상 3층 + 다락  
거주세대 ≫ 건축주 1세대(부부 + 자녀 3), 임대 8세대   
건축면적 ≫ 412㎡ (124.63평)  
연면적 ≫ 976㎡(295.24평)  
건폐율 ≫ 19.20%  
용적률 ≫ 40.59%  
주차대수 ≫ 자주식 13대  
최고높이 ≫ 26m  
구조 ≫ 철근콘크리트  
단열재 ≫ 압출법 보온판 가등급 특호  
외부마감재 ≫ 벽 - 두라스택 큐블록(시멘트 벽돌) / 지붕 –컬러강판  
내부마감재 ≫ 벽·천장 – 페인트 도장, 목재, 벽지 / 바닥 –원목마루, 강화마루  
욕실·주방 타일 ≫ 한브라벳  
수전·욕실기기 ≫ 대림바스, 이누스   
주방 가구(건축주 세대)·붙박이장 ≫ 이타웍스(합판 위 우레탄 도장)  
조명 ≫ 대광조명  
계단재·난간 ≫ 자작합판 + 평철난간  
현관문·방문·중문 ≫ 제작 도어  
창호재 ≫ 이건창호  
에너지원 ≫ 도시가스  
조경 ≫ 건축주 직영  
전기·기계·설비 ≫ 제이유엔 기술단  
구조설계(내진) ≫ 더원구조 엔지니어링  
시공 ≫ 코워커스  
설계·감리 ≫ 스튜디오 인로코 건축사사무소 02-3461-9388 www.inloco.kr


 

 

(위, 아래) 직원주택 E타입 거실과 주방. 직원주택에는 주방, 욕실 등 물 쓰는 공간을 중심으로 거실, 침실, 다이닝 등이 빙 둘러싸는 구성의 평면이 일괄적으로 적용되었다.

 

안방과 자녀방이 배치된 건축주 세대 2층 홀. 천창으로 환한 빛이 쏟아지는 계단을 오르면 가족의 휴식 공간이 되어줄 다락이 자리한다.

직원주택 내부는 공간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주방과 화장실 등 물 쓰는 공간을 평면 한가운데 섬처럼 배치했다. 그 주변에 거실과 침실 등의 공간을 놓아 회유하는 동선을 따라 집 안에서 밖으로 시선이 확장된다.


DRAWINGS PLAN

① 진입로 ② 가족 텃밭 ③ 다목적실 ④ 상가 ⑤ 거실 ⑥ 주방 ⑦ 현관 ⑧ 방 ⑨ 안방 ⑩ 드레스룸 ⑪ 홀 ⑫ 직원주택 ⑬ 다락


“다채로운 공용공간의 유연한 역할이 중요합니다.” _ 건축가 김나운, 강승현

다가구·다세대주택은 건물로 진입해 집 안으로 들어가는 여정에서 다양한 공용공간을 만날 수 있는데요. 모두가 같이 쓰는 하나의 공용공간보다는 세대별로 적절히 사유화할 수 있도록 작게 흩어진 여럿의 공공장소가 있다면 건물 곳곳을 각자 삶의 필요에 따라 애착을 두고 사용하도록 돕기에 유리합니다. 땅과 집의 소유권과 사용권을 한 가족이 온전히 누리는 단독주택에 비해 공동 주거는 세대 간, 개인 간 양보와 타협이 필요한 때가 많지만, 작은 단위의 이웃을 이루어 함께 사는 방법과 원칙을 고민하는 건축적인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입니다.


취재_ 조고은  |  사진_ 황효철

ⓒ 월간 전원속의 내집 / Vol.273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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