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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강릉 늘, 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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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 전원속의 내집

 

평범한 일상 속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주는 마음 한구석에 남을 장소. 집을 짓기 전 가볼 만한 숙소, 그 일곱 번째는 강원도 강릉의 오래된 동네 안에 문을 연 ‘늘, 교동’이다.

 


 

 

요즘 강릉여행은 교동에서 시작한다. 터미널과 마트 등 편의시설이 가까운 오래된 주거 지역. 이곳에서 짐을 풀고 오죽헌을 들렀다 경포대나 송정해수욕장에서 발을 적신다. 돌아오는 길에는 동네의 아기자기한 식당과 디저트 숍에서 음식을 포장한다. 그날 하루만은, 진짜 내 집인 것 같은 느낌으로 숙소의 문을 열면 여행의 클라이막스가 시작된다.

스테이 ‘늘, 교동’은 1970년대 지어진 작은 집을 리모델링한 곳이다. 올 2월 오픈 이후, 매일 새로운 집주인을 맞고 있다. 진짜 주인은 인근에서 디저트 카페를 운영하는 파티시에. 그녀는 언니 둘과 힘을 합쳐 이 집을 찾아내고 옛 분위기를 최대한 담아 집을 고쳤다. 유럽 여행을 하며 만났던 숙소를 떠올리며 트렌디한 공간보다는 구옥의 고즈넉함에 집중했다.

한정된 대지에 크지 않은 집이기에 공간 활용이 가장 중요했다. 외부에 있던 구식 화장실도 실내로 옮기고 침실과 주방, 다이닝룸 등이 모두 포함된 그림을 그려야했다. 실내 개조에 앞서 외벽과 지붕을 동네 분위기에 맞춰 새롭게 도장하고, 점방이 있던 공간에 유리블록으로 벽을 쌓았다. 세월의 흔적이 담긴 툇마루는 그대로 두어 작은 마당을 감상하는 벤치이자 집으로 들어서는 출입구 역할을 하도록 했다.

 

입구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만나는 다이닝룸.

 

침실은 입구 홀에서 들어와서 주방으로 바로 나갈 수 있도록 두 개의 출입구를 냈다.

 

테라조 타일로 꾸민 감각적인 욕실.

 

HOUSE PLAN

대지위치 ≫ 강원도 강릉시 교동 대지면적 ≫ 71m2(21.47평) | 건물규모 ≫ 지상 1층 건축면적 ≫ 38.22m2(11.56평) | 연면적 ≫ 38.22m2(11.56평) 건폐율 ≫ 54% | 용적률 ≫ 54% 외부마감재 ≫ 외벽 : 외부용 수성 페인트 도장 / 지붕 : 기존 금속기와 위 우레탄 도장 / 대문 : 금속 제작 위 우레탄 도장 내부마감재 ≫ 벽 : 수성 페인트 친환경 도장 / 바닥 : 포세린 타일 / 천장 : 미송 루버 위 우드스테인 도장 욕실 및 주방 타일 ≫ 포세린 타일, 모자이크 타일(재승세라믹) 수전 등 욕실기기 ≫ 토토, 더죤테크, 아메리칸스탠다드(대일도기사) 주방 가구 ≫ 자작나무 합판 위 우드스테인 도장 조명 ≫ 제작 조명, 수입 조명 직구, T5 간접등(LED보급소) 현관문 ≫ 라왕 원목 위 우드스테인 도장, 복층유리, 무늬유리 방문 ≫ 자작나무 합판 위 우드스테인 도장 데크재 ≫ 방킬라이 위 우드스테인 도장 조경석 ≫ 파쇄석 시공 ≫ 건축주 직영 설계·감리 ≫ 심은정(스튜디오 심은)

 

주방에서 취사는 불가지만 토스터기, 전자레인지, 커피머신은 물론 다양하고 특색 있는 식기류를 갖춰 충분히 멋진 플레이팅이 가능하다.

 

구옥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외관. 목재 프레임의 미닫이문과 툇마루, 디딤돌이 정겹다.

 

PLAN ① 현관 ② 거실 ③ 주방&다이닝룸 ④ 방 ⑤ 욕실 ⑥ 테라스 ⑦ 파우더룸

 

실내는 정면으로 다이닝룸, 왼편으로 침실, 오른편으로 파우더룸이 자리한다. 벽면은 흔히 쓰는 하얀 벽지 대신 옅은 회색의 페인트를 칠하고 천장의 목재 서까래는 그대로 유지했다. 옛집인데 보기 드물게 층고가 높아 색다른 공간감을 준다. 내부 가구는 서까래에 맞춰 대부분 나무로 제작했고, 테라조 타일을 매칭해 이 집만의 색깔을 낸다. 여기에 그린을 포인트로 주방과 화장실 내부를 스타일링했다. 침실에서는 파우더룸과 주방으로 각기 향하는 다른 통로가 있고, 주방은 또 작은 테라스와 바로 이어진다. 투명한 지붕 아래 좌식 공간을 마련해 야외 분위기를 한껏 즐길 수 있게 했다.

날이 좋은 날에 햇볕을 가득 받고, 비 오는 날은 빗소리의 운치를 담는 집. 늘, 교동을 다녀간 이들이 공통적으로 전하는 후기가 있다. 강릉해변과 맛집을 포기할 만큼 이 집은 계속 머물고 싶은 곳이라고. 돌아다니기보다 머무는 여행이 필요한 이들에겐, 정말 매력적인 스테이다.

 

벽과 지붕은 동네 경관에 맞춰 새로 도장하고, 코너에는 유리블록을 시공해 채광을 좋게 했다.

 

파우더룸에는 유리블록을 통해 하루종일 햇빛이 가득히 들어온다.

 

INTERVIEW 장은해 대표

소개를 부탁합니다 늘, 교동은 세 자매가 함께 꾸려가고 있어요. 첫째는 마케팅 분야에서 오래 일했고, 둘째는 대학에서 영어를 가르쳐요. 저는 막내로 교동에서 디저트 카페를 운영하고 있죠. 제가 대표 타이틀은 갖고 있지만, 함께 공간을 찾고 꾸민 곳이기에 늘 세 자매의 집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구옥을 고쳐 스테이를 만들게 된 계기는 르꼬르동블루 제과 코스를 마치고 호텔과 유명 케이크점에서 실무를 쌓았어요. 저만의 디저트점을 오픈하고자 강릉을 찾았지요. 가게를 열면서 서울의 가족들이 강릉에 오면 머무를 장소가 필요하겠다고 생각했어요. 강릉을 자주 다니면서 조금만 손보면 멋지게 변신할 수 있는 구옥이 많다는 걸 알게 됐고, 이렇게 연을 맺게 되었죠.

집의 콘셉트는 무엇인가요 늘, 교동은 ‘늘’이라는 단어가 주는 편안함, 그리고 한결같음을 담고 있어요. 저희 자매들은 유행에 민감하지 않고, 오히려 늘 비슷한 패턴을 추구하는 편이죠. 그래서인지 편안한 공간에 대한 욕구가 더 컸던 것 같아요. 이 공간을 찾는 분들도 ‘편안한 쉼’을 얻어가셨으면 해요. 돌아가서도 좋은 기억으로, 늘 생각이 나는 공간이었으면 합니다.

 

주방에서는 바깥 테라스로 나가는 통로가 보인다.

 

지붕이 덮인 테라스는 비 오는 날 누리기 좋은 공간이다.

 

리모델링 과정은 어땠나요 이 집은 골목의 코너에 자리하고 노부부가 점포를 하셨던 터라, 이곳 주민들은 다 아는 공간이었어요. 그래서 공사 기간 내내 동네 분들의 끊임없는 관심을 받았죠. 공사 차량이 자주 드나들고 소음 때문에 불편하셨을 텐데, 이 집 덕분에 골목이 환해졌다고 요즘은 오히려 저에게 인사를 건네세요. 이제는 이 집을 더욱 예쁘게 유지해야겠다는, 사명감 같은 것도 생겼어요.

짓고 나서 가장 마음에 드는 공간은 유리블록이 있는 파우더룸이에요. 외부 시선을 적당히 가려주면서 햇살도 듬뿍 받았으면 하는 마음에 유리블록을 선택했어요. 해가 있는 시간에는 따뜻함이, 해가 지는 순간에는 노을도 잘 느낄 수 있지요. 블록 밖으로는 남천을 심었어요. 오가는 분들 보시기에도 좋고, 실내에서도 바람에 흔들리는 잎의 음영이 그대로 느껴져 마음에 들어요.

이곳을 찾은 이들에게 바라는 점은 늘, 교동은 어느 공간에 있어도 햇살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죠. 툇마루에 앉아서 앞집의 감나무를 바라보며 여유 있는 시간을 가져도 좋고, 부엌 문을 통해 테라스로 나가도 좋아요. TV 대신 구비되어 있는 빔프로젝터로 스트리밍 영화를 감상하거나 스피커로 음악도 들을 수 있죠. 특히 강릉의 다양한 맛을 예쁘게 세팅해서 먹을 수 있게 식기류에 신경을 많이 썼답니다. 특별히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편안한 시간이 되길 바라고 있어요.

 


취재협조_ 늘, 교동 강원도 강릉시 강릉대로121번길 20 010-5148-2538, eul_gangneung

취재_ 이세정 | 사진_ 김상민

ⓒ 월간 전원속의 내집 / Vol.269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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