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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그재그로 쌓은 파주 3층 단독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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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 전원속의 내집​

  

 

새벽녘, 은은한 조명에 의해 드러나는 집의 형태는 낮 시간 태양 아래에서 강렬한 선을 보여주는 볼륨과는 사뭇 다른 부드러운 느낌이다.

 

 

 

위에서 내려다본 건물 전경. 층별로 각기 다른 형태의 볼륨이 대지 위에서 균형을 이루며 자리 잡고 있다. 

 

 

경기도 파주에 운정동이라는 작은 마을이 있다. 어릴 적 러시아로 이민 가서 생활했던 가족들이 하나둘 한국으로 되돌아오면서, 이 마을에 모여 한 지붕 아래 정착하고자 한다. 부모님, 딸 둘, 그리고 다섯 마리의 강아지가 함께 살아갈 이 집은, 서로 떨어져 지내왔던 시간이 길었던 만큼 가족의 ‘집’을 마련한다는 것과 ‘집’이라는 한 공간에서 함께 한다는 사실에 설렘 반 걱정 반이었다.

각기 다른 성격, 취향 그리고 개성을 가진 이 가족의 구성원은, 아버지(사업가), 어머니(주부), 큰딸(피아니스트), 작은딸(회사원)이다. 가족들이 가장 중요시한 사항은 강아지들이 함께 지낼 수 있는 공간과 개인 피아노 연습 및 레슨을 위한 공간, 기존에 심겨 있던 소나무의 보존이었다. 또한, 개인의 사생활이 가족 구성원 내에서나 이웃으로부터 존중되었으면 했고, 다양한 각도에서 경치를 즐길 수 있는 창, 마지막으로 간결하지만 힘 있는 집의 형태를 통해 이곳에서 다시 시작하는 가족의 존재가 새롭게 재정의되기를 바랐다.

 

 

앞마당으로 이어지는 아늑한 돌담길

 

 

 

가장 넓은 면이지만, 이웃과 마주 본다는 점을 고려해 적재적소에 창과 문을 배치했다. 

 

 

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파주시
대지면적 ▶ 443㎡(134평) | 건물규모 ▶ 지상 3층
건축면적 ▶ 88.56㎡(26.78평) | 연면적 ▶ 241.86㎡(103.41평)
건폐율 ▶ 19.99%(법정 20%) | 용적률 ▶ 54.88%(법정 80%)
주차대수 ▶ 2대 | 최고높이 ▶ 10.95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철근콘크리트
단열재 ▶ T125 비드법보온판 2종2호 가등급, T260 비드법보온판 1종2호 나등급
외부마감재 ▶ 스터코, 석고보드 2겹 | 담장재 ▶ 콘크리트블록
창호재 ▶ LG하우시스 시스템창호
에너지원 ▶ 도시가스
전기 ▶ 석우전기 | 기계 ▶ 도울 이엔지
구조설계(내진)·시공 ▶ ㈜가운건설
설계담당 ▶ 이민식, 김병수
설계 ▶ GEBDESIGN. 이창규

 

INTERIOR SOURCE

 

내부마감재 ▶ 거실, 피아노실 – 보티치노 이태리 타일 / 방 – 동화자연마루
욕실 및 주방 타일 ▶ KCC 타일, 수입 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주방 가구 ▶ 카르텔, 공방 주문 제작
조명 ▶ 필립스 조명
계단재·난간 ▶ 30mm 자작나무 합판 위 무광 래커, 12mm 강화유리
현관문 ▶ 철문 + 미송 주문 제작
중문·방문·붙박이장 ▶ 자작나무 합판 주문 제작
데크재 ▶ UPM 팀버

 

 

3층 데크 공간은 남쪽을 향해 틀어 주변으로부터 가족의 프라이버시가 보호된다. 

 

 

 

이웃과의 관계에 의해 닫힌 벽과 작은 열림으로 만들어진 운치 있는 공간 

 

 

먼저 가족에게 하나의 통일된 건축적 언어를 사용하여 단순·간결하지만, 힘 있는 볼륨감을 가진 ‘ZIG-ZAG HOUSE’를 제안하였다. 외부는 기본적으로 심플한 바(Bar) 형태를 가진 세 개의 볼륨을 쌓고, 그 내부에는 가족의 바람을 명료하게 넣어 표현하였다.

같은 크기로 쌓은 볼륨들은 법적·지형적 조건, 거주자의 요구사항을 균형 있게 반영하여 볼륨 간의 섬세한 움직임으로 풀어냈다. 각각의 모서리가 맞닿는 선을 기준으로 각기 반대 방향으로 들어가고 나오며, 그 작은(Subtle) 움직임들이 모인 후 빛을 만나 그림자와 함께 강렬한 선을 만들어 낸다. 이러한 움직임으로부터 만들어진 선들은 다양한 방향성과 형태를 제시하여 선택적인 경치를 제공한다. 또한, 이웃과의 관계를 흥미롭게 만들어낼 뿐만 아니라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집’이라는 공간이 시간, 계절, 위치에 따라 매일 다르게 느껴질 수 있도록 한다.

 

SECTION

 

 

①현관 ②욕실 ③보일러실 ④강아지방 ⑤주방 ⑥거실 ⑦안방 ⑧세탁실 ⑨드레스룸 ⑩복도 ⑪방 ⑫피아노실 ⑬가족실 ⑭보조주방 ⑮테라스

 

 

PLAN

 

 

①현관 ②욕실 ③보일러실 ④강아지방 ⑤주방 ⑥거실 ⑦안방 ⑧세탁실 ⑨드레스룸 ⑩복도 ⑪방 ⑫피아노실 ⑬가족실 ⑭보조주방 ⑮테라스

 

 

외부로부터의 접근을 살짝 등지듯 틀어져 자리 잡은 1층 현관의 볼륨은 주변으로부터의 시선을 차단해주는 동시에 강한 입구성을 갖는다. 집으로 들어서면 천으로 둘러싸인 듯 나열되어있는 하얀 금속 루버들이 내·외부를 부드럽게 경계 짓는다. 현관을 중심으로 오른쪽에는 손님방과 강아지 방, 계단실이 위치하고, 2층에서 수직으로 떨어지는 빛을 따라 몇 개의 계단을 내려가면 주방과 거실이 나타난다. 거실 창 너머로 백 년 된 소나무가 보이고, 그 뒤로 펼쳐진 넓은 정원에서는 강아지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다. 저 멀리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심학산도 집의 멋진 풍경이 되어준다.

주방과 다용도실을 감싸듯 올라가는 계단을 따라 두 개의 다른 방향으로 틀어진 볼륨의 2층에 다다르면, 부모님 방과 작은딸 방을 연결해주는 복도가 나온다. 복도에는 걸어오는 방향에 따라 마을과 산의 다른 풍경이 보이는 정사각형 ‘창’이 있다. 2층 두 개의 방은 남서쪽으로는 사계절 산과 들의 풍광을 담아내고 남동쪽으로는 마을이 내려다보인다. 특히 방들은 모두 호텔식 구성(R+D+T)으로 되어 있어 개인의 의지에 따라 사적인 공간(Private)과 공적인 공간(Public) 사이의 경계 조절이 가능하다.

 

 

피아노실의 맑고 은은한 조명은 건축적 요소들로 조화롭게 구성되었다.

 

 

 

남동쪽으로 낸 창들은 프라이버시를 지키고, 채광의 극대화를 만족한다. 알맞은 비율로 방 안에 구성된 프레임을 통해 사시사철 변화하는 경치를 그림처럼 감상할 수 있다.

 

 

 

낮은 계단으로 분리되는 주방과 거실 공간은 가족 구성원들 간의 가장 빈번한 접촉이 이루어지는 공용 공간. 다른 공간들에 비해 높은 층고를 가지며, 위층으로 연결되는 상부 오프닝을 통해 확장성을 갖는다. 

 

 

 

흰색 벽과 나무로 구성된 계단실 

 

 

3층은 피아노가 놓인 가족실과 큰딸의 방으로 구성되었다. 동쪽 테라스는 ‘V’자 형태의 지붕으로 강조되며, 세심하게 안쪽으로 들여진 평면 구성은 이웃으로부터 프라이버시를 완벽히 보호함과 동시에 넓은 시야를 확보할 뿐만 아니라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볼륨에 흥미로운 건축적 디테일을 더한다. 서쪽에 위치한 큰딸의 방은 이전 다른 방들과 같은 경치를 공유하지만, 또 다른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다.

3층은 가장 높은 층고를 가지고 있는데, 두 면이 최소 요구 경사로 맞닿아있는 형태에서 외경사로 바뀌는 지붕 구성은 집 안 곳곳에 피아노 소리가 고루 잘 퍼지도록 하고 단순하면서도 독특한 디자인을 보여준다.

ZIG-ZAG HOUSE에 적용한 독창적인(Ingenious) 아이디어 ‘작은 변화들의 중첩’은 새로운 형태의 공간 창출, 공간의 역동성, 그리고 형태의 즉흥적(Spontaneous) 변화를 통해서 표현된다. 이 집이 운정동 마을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이 가족들에게, 오랜 시간 희미했던 ‘가족’의 의미를 재정의해 주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 / 글 : 이창규

 

 

아름다운 음률이 담길 피아노실. 집의 개성이 느껴지는 공간에서 마을 풍경을 보며 작업하길 원한 클라이언트의 의견이 잘 반영되었다. 

 

 

 



 

 

 

마당과 데크로 연결되어 계절에 따라 유동적인 공간 활용이 가능한 거실. 100년간 자리한 소나무가 남쪽 창에 담긴다. 

 

 

 

이웃에 대한 배려와 최소한의 움직임들로 만들어낸 ZIG-ZAG HOUSE. 집은 강한 개성을 보여주며 마을 속에서 색다른 조화를 제안한다. 

 

 

건축가 이창규 _ GEBDESIGN.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 건축대학원에서 건축 설계 석사 학위를 취득한 후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 중이다. 일본의 쿠마 켄고(Kengo Kuma), 오스트리아의 쿱 힘멜블라우(Coop Himmelblau), 뉴욕 겐슬러(Gensler)를 거쳐 현재 GEBDESIGN.의 대표이자 디자인 디렉터이다. 미국건축사협회(AIA)가 주최한 신진건축가 전시에 2년 연속 선정되었으며, 24회 세계 건축상, 2019 아메리칸 건축상 본상, 2017 이탈리아 A 디자인 어워드 은상 등 다수의 건축상 및 국제 공모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1-646-832-9324|www.changkyulee.com

취재 _ 김연정 사진 _ 전수만(PACE STUDIO) ⓒ 월간 전원속의 내집 /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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