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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목구조의 땅콩집 TIMBER DUPLEX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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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195-06 / 전원속의 내집

사람이 사는 곳은 아파트 말고도 더 있다. 가족에게 딱 맞는 크기의 단독주택, 이웃과 나누어 쓰는 듀플렉스홈, 가게와 집이 함께 있는 상가주택, 임대로 수익을 내는 집에서도 산다. 다양한 모양새를 하고 있지만, 이들의 목표는 같다. 아름답고 쾌적한 집에서 원하는 삶을 누리는 것. 새로운 모습을 한, 주거의 여러 모습을 본다.

구성 김연정   사진 황효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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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
대지면적 : 254.20㎡(77평)
건물규모 : 지하 1층, 지상 2층
건축면적 : 121.93㎡(36.88평)
연면적 : 267.7㎡(81평)
건폐율 : 48%
용적률 : 82.18%
주차대수 : 3대
최고높이 : 9.2m
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 지상 - 중목구조
구조재 : 기둥 - 210×210 일본산 삼나무 원목 / 105×105 일본산 삼나무 원목, 집성목 / 지붕 - 38×235 서까래, 12㎜ OSB합판, 방수시트
지붕마감재 : 컬러강판(리얼징크)
단열재 : 비드법단열재 2종 3호 120㎜, 수성연질폼 200㎜ 발포
외벽마감재 : 스터코플렉스 외단열 시스템
창호재 : 필로브(FILOBE) 알루미늄 시스템 창호
설계 : 민우식(민 워크샵)
설계담당 : 안희경, 양인성, 김병수
시공 : 스튜가(박욱진)
주요 자재 공급처 : 베스트 프리컷(최성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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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주는 건축가가 해온 그동안의 작품처럼, 외관은 모던하고 단순하지만 내부만큼은 다양한 모습을 가진 집을 갖고 싶다고 했다. 그리곤 땅콩집을 원했다. 하지만 겉으로 봐서는 땅콩집처럼 보이지 않고 현관에서 두 세대가 서로 마주치지 않아야 했으며, 일반적인 듀플렉스 평면 또한 거부했다. 사실 듀플렉스와 목구조 두 가지 모두 건축가에게는 처음 시도하는 낯선 과제였다. 경험 부족을 이유로 건축주에게 철근콘크리트구조를 종용하였으나 결국 그의 강한 의지대로 목구조로 결정되었다. 그리고 이왕 목구조로 계획한다면 비용 증가를 무릅쓰고서라도 중목구조로 집을 지을 것을 권유하였다.

모서리 땅인 만큼 건물을 남북 방향으로 어긋나게 자르고 모서리를 비워내는 배치를 취했다. 건물로의 진입은 지구단위계획상 무조건 서쪽으로 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동서 방향으로 건물을 쪼개면 임대세대는 북향이 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일반적인 듀플렉스와는 다르게 1층은 동서 방향으로, 2층은 남북 방향으로 엇갈려 배치하였다. 이로 인해 층간 소음이 발생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겼으나 평면을 잘 정리하니 2층의 임대세대 아래는 주인세대의 창고와 차고가 되었고, 2층의 주인세대 아래는 임대세대의 거실이 되었다. 1층 임대세대 거실의 상부는 2층 주인세대의 침실로 배치하여 가능한 층간 소음을 없애려 노력했다. 지하층은 의도 하에 주인세대만 전용으로 사용하게 되었고, 다락은 외관상의 이유로 주인세대에만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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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세대의 지하 1층 공간. 상부는 2층까지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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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세대의 현관 홀. 남측 창은 내부 중정에 따라 10m 높이로 설치되어, 들어오는 빛이 집안 전체를 비춘다.

 


Interior Source
내벽 마감재 : 천연수성도장, 서울벽지, 모이스 보드
바닥재 : 주인세대 - 메이플 원목마루 12×125×900㎜(오크우드) / 임대세대–자작 합판마루 7.5㎜(이건마루)
욕실 및 주방 타일 : 주인세대 - 수입산 석재타일(TST) / 임대세대 - 자기질타일(윤현상재)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주방 가구 : 주인세대 - 제작가구 / 임대세대 - 리바트
조명 : 국제조명 (을지로)
계단재 : 20㎜ 자작나무(러시아산) 합판 2겹
현관문 : tostem 일본제 시스템 현관문(베스트 프리컷)
방문 : 제작문(50㎜)
붙박이장 : 제작가구
데크재 : 일본산 오비스기목

 

 

임대세대의 전용 면적은 정확하게 30평이다. 주변의 듀플렉스 주택에 비해서 협소한 편이나, 내용을 더 충실하게 만들어 주었기 때문에  상품성에서도 결코 떨어지지 않았다.
주인세대에서 가장 주목했던 점은 지하에서부터 2층까지 열린 공간을 만들어 각 층의 수직적인 연결을 꾀한 것이다. 아직 어린 자녀들의 동선을 항상 살피고 싶다는 건축주의 요구로 시작되었는데, 이것은 최상층의 다락까지 연결되어 다락의 천창을 열면 자연 환기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기술적인 장점이 있다. 또한, 천장고의 변화는 풍부한 공간감을 줄 수 있다는 건축가의 평소 지론에 따라 복도 2.3m, 식당 2.6m, 각 방은 2.3~3m, 내부 중정은 10m의 다양한 천장 높이를 가지게 하였다. 외벽으로 면한 창의 개수와 크기를 제한하고 복도의 천창과 남측의 10m에 달하는 좁고 긴 전면 창을 만들어, 전체적인 빛과 어둠의 조화가 잘 유지될 수 있도록 하였다. 이것은 오히려 임대세대에서 더 극적으로 표현된다. 임대세대의 계단 폭은 0.8m, 복도 폭은 0.9m로 좁고 긴 답답한 복도처럼 느껴질 수 있으나 경사지붕을 그대로 노출하고 천창을 달아 복도가 마치 갤러리처럼 느껴진다. 이 천창의 빛은 계단을 통해 1층에도 은은하게 떨어지게 된다. 1층의 거실과 식당에서 아늑하고 따스한 빛이 편안한 느낌을 준다면, 2층의 복도에서는 항상 빛이 충만한 공간을 누릴 수 있고 다시 방으로 들어가면 작은 창을 통해 아늑한 느낌으로 돌아간다. 이처럼 천장의 높이와 빛의 조절로 작은 듀플렉스 주택에서 여러 가지 표정을 느낄 수 있게 만드는 데 주력하였다.

디테일적으로는 각 주요부의 모서리에 원목 기둥을 노출되게 하였고 기둥과 보가 만나는 부분을 가감 없이 보여주었다. 기둥과 보의 크기 차이로 발생하는 작은 틈에는 LED 라인 조명을 삽입하여 천장에 별도의 매입 조명 없이 조도를 확보하면서 천장을 깨끗한 면으로 보이게 한다. 덕분에 낮에는 자연채광이 충만하고, 밤에는 근사한 분위기가 난다. 각 방문은 문틀을 숨기고 문의 크기를 천장 높이와 동일하게 크게 만들었다. 또한 문을 외벽과 같은 면으로 처리하여 숨은 문처럼 보이게 했다. 이것은 실내에서 면하는 벽도 덩어리로 인식하여 한 면으로 보이게 의도한 것이다. 군더더기가 없어 보이니 오히려 순수한 구조체와 마감면만 보이게 되고 그것이 역설적으로 공간을 더 풍성하게 만드는 효과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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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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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 ROOF / PLAN - ATT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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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 2F / PLAN - 1F

 


이 집은 중목구조로 설계되었다. 중목구조에 대한 지식이 전무했기 때문에 적합한 시공사를 찾는 것이 우선 과제였다. 그러나 수요가 적은 국내 시장의 특성상 타이트한 예산으로 중목구조를 수행할 수 있는 시공사는 드물었고, 설계 단계에서는 원활했던 진행이 시공사 선정이라는 암초를 만나 표류하게 되었다. 급기야는 건축주가 건축을 포기하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상황까지 오게 되었다. 천신만고 끝에 한옥으로 정평이 나있던 지금의 시공사를 만날 수 있었다.
기존 설계 안에는 창호도 일본제를 수입해서 쓰기로 하였는데, 유지 관리에 대한 부분이 100% 보장되기 힘든 상황이라 국내 창호를 선택하게 되었다. 단, 현관문은 일본에서 직수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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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대세대의 1층 거실에서 바라본 주방 쪽 모습  ▶ 임대세대 2층 복도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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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얀 내벽과 나무 마감재가 조화롭다.

 


• 중목구조
벽이 구조 역할을 하는 경량목구조와 달리, 기둥과 보로 건물을 지지하는 전통 한옥의 가구식 목구조에 가까운 시스템이다. 이 공법은 많은 장점이 있다. 첫째, 구조의 노출이 가능하여 미관상 유려하고, 특유의 목재 향을 가질 수 있다. 둘째, 내부의 레이아웃을 변경하기가 용이하다는 것이 매력이다. 셋째, 경량목구조에 비하여 더 튼튼하고, 소음에 대한 부분도 유리하다. 단점은 가격이 비싸고, 국내에 전문 시공사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중목구조라 할지라도 전통 가구식 구조와는 다르게 일본산 나무를 사용한다. 일본에서 구조 계산을 하고, 컴퓨터를 사용한 공장 제작 과정을 거친다. 모든 부재의 접합부마저도 미리 선가공되어 수입된다. 현장에서는 철저하게 조립만 하기 때문에 인건비를 줄일 수 있고, 오차가 거의 없어 정교하다.

 

가장 큰 수확은 ‘모이스 보드’라 불리는 세라믹 판재의 사용이었다. 일본 미야자키 현에 있는 거래처에서 새로 출시한 이 재료는 수분, 악취 제거에 탁월하다고 한다. 습기와 냄새에 취약한 지하층의 경우, 전열 교환기를 설치하는 비용이면 이 재료를 쓰는 것이 더 맞겠다는 생각이 들어 건축주에게 제안하였고, 이를 흔쾌히 수락해준 덕분에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모이스 보드를 사용하게 되었다. 친환경이라 부숴서 흙에 뿌리면 자연으로 돌아가는 참 기특한 재료다.
밀도가 높은 듀플렉스 주택이다 보니 내부에서는 읽히는 중목구조의 장점들이 외관에서는 드러나지 않는다. 이 부분은 아직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민우식 건축가
건축가이자 디자이너로 활동 중이며, 2011년 서촌에 ‘Min Workshop’이라는 건축공방을 설립하였다. 대량 생산과 첨단 기술이 넘나드는 시대에 작은 건축에 집중하며 craftmanship을 잃지 않고자 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 대표작으로는 파티오하우스, 오드코너하우스, Y terrace 상가주택, 오목한 집 등이 있다. 02-735-1372 │ www.minworksho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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