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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k + family / Studio Hwasa(스튜디오 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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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191-12 / 전원속의 내집

파주에서 만난 한 건물에서 예측을 깨는 신개념 베이비 스튜디오를 만났다. 1층은 작업공간으로, 2층은 살림집으로 나눠 써 두 개의 생활이 공존하는 곳. 화장하는 아내 조예진 씨와 사진 찍는 남편 홍진광 씨 부부가 함께 운영하는 스튜디오 겸 주택,  ‘스튜디오 화사’다.

취재 정사은   사진 변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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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끝이 찡할 정도로 세찬 바람이 부는 날씨, 서울보다 추위가 매서운 파주의 한 마을에서 단순한 선을 가진 집 한 채를 마주했다. 법흥리에 막 지어진 이층집, 스튜디오 화사다.
“직장을 다니다 보니 출퇴근이 너무 힘들었어요. 늘 집에 사무실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지냈죠.”
건축주 홍진광 씨는 광고회사에 다니던 샐러리맨 시절부터 이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메이크업 일을 하는 아내 조예진 씨와 미래의 청사진을 그리면서 5년 후에는 함께 일할 수 있는 스튜디오를 내자고 약속하긴 했지만, 이렇게 빨리 현실이 될 줄은 몰랐다.
처음에는 서울 시내에 번듯한 스튜디오를 얻을 생각이었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무엇보다 돈을 많이 벌기 위해 인위적으로 세팅해 놓고 공장에서 찍어내듯 한 사진은 찍고 싶지 않았다. 아내 예진 씨도 사진의 결과물을 돕는 데서 그치지 않고 좀 더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원했다. 방송, 연예인 메이크업으로 13년간 뼈가 굵은 베테랑답게, 서로의 작업을 빛낼 수 있는 작업 공간을 원했던 것이다. 이러한 꿈을 이루자면 둘에게 맞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서울에서 스튜디오를 차렸을 때 내야 할 월 임대료와 지금 사는 아파트의 전세금을 가지고 열심히 계산기를 두드렸더니 살 집과 스튜디오를 함께 짓는 게 더 낫겠다는 결론이 났다. 오랜 기간 내 집짓기를 꿈꿔온 남편 진광 씨의 입이 귀에 걸렸음은 물론이다.

 


메이크업-포토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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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은 설계 단계에서부터 스튜디오를 계획하고 지어서인지 짜임이 독특하다. 5m 스팬의 넓은 거실 세 벽을 다른 모양 창으로 구성해 여러 분위기의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했고, 따로 메이크업 실을 구성해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정원과 실내가 연결될 수 있도록 폴딩도어도 달았다.
진광 씨와 예진 씨의 계획도 남다르다. 봄이 되고 초록이 파릇파릇 올라오면 데크에 예쁜 테이블과 찻잔을 두고 또래 손님들과 함께 편안한 티타임도 즐길 예정이다. 남편은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매무새를 아름답게 만지는 건 메이크업 아티스트인 아내의 몫이다. 스튜디오 앞 야트막한 동산도, 예쁘장한 건물도 자연스럽게 사진의 배경이 되어 따뜻한 가정집의 편안한 분위기를 선사할 공간이다.

 


지율이네 살림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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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쪽으로 나란히 난 창으로 아침 햇빛이 깊숙이 든다. 2층을 지을 때 단열과 창호에 특별히 신경 써서인지 바깥 온도가 영하로 떨어진 지 며칠째인데도 찬 기운이라곤 한 올도 느껴지지 않는다. 계단과 화장실, 주방 등의 유틸리티 공간은 뒤쪽으로, 창이 있는 거실과 안방은 전면으로 배치한 단순한 구성이지만, 그만큼 많은 활동을 제약 없이 담을 수 있다. 주방과 식탁을 마주 보게 배치해 요리하면서 아이와 눈 맞출 수 있도록 했고, 장롱과 냉장고, 하다못해 세탁기까지 벽에 완벽히 숨겨 눈에 보이는 공간이 실제 면적보다 넓어 보인다. 도장 대신 벽지를 선택하고,비싼 원목 대신 결 좋은 합판을 선택하는 등 치장은 줄이고 속은 채운 집, 제한된 예산을 내실 있게 쓴 흔적을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적은 식구에 딱 맞춘 아담한 실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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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결하고 단순한 자연스러움을 선호한 부부의 취향에 따라 화이트톤의 기본 색상을 바탕으로 목재 루버와 포인트 조명으로 화사함을 더했다.

 


제한된 예산을 들고 온갖 매체를 섭렵하며 시공사를 찾아 헤매길 한참. 땅을 구할 때도 그렇게 힘들더니, 이건 뭐 그때와 비교할 수 없는 고난의 연속이었다. 2억원 이하의 시공비는 취급하지 않는다며 문전박대를 당하기도 하고, 전화통화에서부터 무시하는 태도로 상처 주는 회사도 있었다. 그런 와중 한 곳에서 흥미로운 프로젝트라는 답변을 듣고 미팅이 성사 되었다. 그 뒤 계약서에 도장 찍기까지 걸린 시간은 삽시간이었다. 비록 넉넉하지 않은 예산이지만 가족이 원하는 것을 빼곡히 적어온 건축주 부부의 열정이 통했던 걸까? 사실, 건축회사 블루하우스 코리아 대표의 아들과  부부의 딸 이름이 같았기 때문이었다는 이야기는 나중에야 전해 들은 에피소드다.


포토 스튜디오는 조명도 설치해야 하고, 장비도 들여놔야 하기에 널찍한 공간이 필요하다. 목구조로는 장스팬에 제약이 있기에 1층 스튜디오 부분은 콘크리트 구조로, 2층 살림집은 목구조로 지어졌다. 예진 씨가 밤잠 설쳐가며 고민한 도면을 기본으로, 연결할 실과 분리할 실을 구분하고 일과 살림, 두 가지 동선이 서로 겹치지 않게끔 조절하는 몇 차례의 설계과정을 거쳤다. 스튜디오는 정원과 통하되 살림집으로 오르내리는 동선이 거슬리지 않게끔 최대한 거리를 두어 자리를 잡았다. 일하는 도중 살림집에서의 동선이 작업장으로 흐르지 않도록 2층에서 따로 밖으로 나가는 쪽문을 달아 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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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 1F  /  PLAN - 2F


널찍한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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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창과 야트막한 언덕으로 둘러싸인 마당이 사계절 자연스러운 무대가 되어준다. 일부러 담장도 설치하지 않아 대지 앞 완충녹지까지 스튜디오의 안마당처럼 여겨진다.

 


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대지면적 : 250.20㎡(75.69평)
건물규모 : 2층
건축면적 : 77.76㎡(23.52평)
연면적 : 136.71㎡(41.35평)
건폐율 : 31.07%
용적률 : 54.64%
주차대수 : 1대 
최고높이 : 7.64m
공법 : 1층 - 철근콘크리트 구조,  2층 - 경량목구조
지붕마감재 : 컬러강판
외벽마감재 : 로투산페인트(STO외단열시스템) + 17㎜ 적삼목채널사이딩
창호재 : REHAU 레하우(39㎜로이코팅  삼중유리), 동양폴딩창호(24㎜  로이코팅 이중유리)
설계 및 시공 : 블루하우스 코리아㈜  031-8017-5002   www.koreabluehouse.com

 


손님을 맞는 얼굴, 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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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폴딩도어를 활짝 열면 안과 밖은 자연스레 하나로 연결된다. 집의 첫인상이 되어줄 현관문은 따뜻한 느낌이 나는 단열도어로, YKK-ap 제품이다.

 


매트리스 두 개 크기의 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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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은 매트리스를 두 개 놓을 것을 계획해 폭을 딱 맞췄다. 어린 아이에게 높은 침대가 위험하기도 하고, 앞으로 태어날 지율이의 동생까지 염두에 둔 설계다.

 


마법의 수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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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과 식탁이 마주보도록 배치되어 있어 요리가 한층 즐거워지는 주방. 김치냉장고를 넣을 수 있을 정도로 수납장을 깊게 짜 가전과 집기를 모두 가렸다.

 


깨끗한 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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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워실을 제외한 욕실부는 건식으로 깔끔하게 마감했다. 샤워실 문은 양쪽으로 모두 열리는 제품이다. 바깥에서 해체가 가능해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할 수 있다.

 

 

메이크업 공간
전문 메이크업 장비와 촬영용 의상으로 빼곡히 채워질 메이크업 실. 베테랑 메이크업 아티스트인 예진 씨의 솜씨가 발휘될 공간이다.


1층과 2층의 동선 분리
일터와 살림집을 명확히 구분하기 위해 쪽문을 따로 냈다. 선반이 있는 수납벽이 집과 스튜디오의 파티션 역할을 톡톡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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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처음에 지으려 했던 다락방은 예산상의 문제로 무산되었고 비싼 마감재로 치장하는 일도 포기했지만, 화려한 집보다는 내실 있는 집을 원한 부부의 바람을 충실히 반영해서인지 2층 생활공간의 단열과 창호, 기밀시공은 패시브하우스 수준에 육박할 정도다. 예진 씨는 혼수로 해온 장롱과 화장대, 냉장고를 가져와 공간에 어울리게 배치하고, 매트리스를 두 개 놓을 것을 계획해서 안방의 크기를 먼저 제안했다. 붙박이장 크기에서부터 작게는 콘센트 위치까지도 관여한 그녀를 남편은 ‘우리 집 두 번째 설계자’라고 소개한다. 지난해 8월에 착공해 11월에 준공서류를 받기까지, 그간의 일은 모두 블로그(http://blog.naver.com/studiohwasa)에 글과 사진으로 차곡차곡 쌓아두었다.
사교육 전쟁에 아이를 밀어 넣고 싶지 않았던 부부는 지율이를 근처 특화학교인 통일초등학교에 보낼 생각이다. 꼭 공부를 잘 하지 않아도 좋으니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하루빨리 찾아 즐겁게 살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도시에 살면 옆집 아이와 내 아이를 비교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지만, 이곳에 그런 비교군은 없다. 엄마 예진 씨의 마음도 덩달아 넉넉해졌다.
매일 아침마다 출근 준비, 어린이집 등교준비에 분주했던 도시에서의 삶과 비교해보면 지금 가족의 일상은 아주 많이 바뀌었다. 새벽에 꼭 한두 번 깨어 울던 딸 지율이가 이곳에서는 웬일인지 한 번도 깨지 않고 잘 잔다. 덕분에 칭얼거림도 많이 줄었고 계단과 마당을 오가며 뛰어다니는 등 오히려 털털해졌다. 햇살 쏟아지는 따뜻한 집에서 아침을 맞고, 온 가족이 여유로운 아침 시간을 보낸다. 함박눈을 보며 커피 한잔 즐기는 여유가 생겼고, 볕 좋은 날 아이와 산책하는 호사도 누린다. 가족과 이런 시간을 보내면 대체 일은 언제 하느냐고? 염려할 것 없다. 엄마, 아빠의 출근길은 바로 몇 계단 아래 1층 스튜디오니까.

스튜디오 화사  |  http://studiohw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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