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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05
삼대가 모여 사는 단층 고리집
가족이 함께 사는 즐거움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때로는 불편할지라도, 매일의 희노애락을 나누며 그렇게 진짜 가족이 되어가는 집. 한적한 동네 안에 자리 잡은 ‘고리집’ 이야기다. 취재 편집부 사진 변종석▲ 140평 땅에 단층으로 넓게 펼쳐진 집의 전면. 중정을 둘러싸고 삼대가 조화로운 삶을 사는 보금자리다. House Plan대지위치 : 경기도 과천시 과천동 | 대지면적 : 472㎡(142.78평) 건물규모 : 지상 1층, 다락층 | 건축면적 : 252.35㎡(76.33평) | 연면적 : 323.36㎡(97.82평) 건폐율 : 53.46% | 용적률 : 53.46% | 주차대수 : 4대 | 최고높이 : 6.9m 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 기초, 지상 - 에코셀 공법 구조재 : 벽 - 외벽 2×6 SPF / 지붕 - 2×10 SPF 지붕마감재 : 아스팔트싱글 단열재 : 에코셀단열(왕겨숯 + 셀룰로오스폼) 140㎜, 비드법보온판 2종3호 100㎜ 외벽마감재 : 스터코 창호재 : 알파칸 시스템창호 3중유리 설계 : ㈜GIP 031-888-5661 시공 : ㈜GIP 에코셀홈 031-888-5660 www.ecocellhome.com◀ 건축주 세대 │ 세 아이를 키우는 건축주는 아이들 방과 가까운 곳에 함께 모여 공부할 수 있는 서재를 만들었다. ▶ 누나 세대 │ 집의 북쪽 면에 자리하지만, 중정 덕분에 소거실은 태양빛을 풍성히 받는다. 서울과 과천의 경계에는 오래된 집들이 낮은 돌담을 마주하고 옹기종기 모여 있는 작은 마을이 있다. 재개발 제한으로 오랫동안 묶여 있어 시간이 정지한 듯한 느낌을 주는 이 동네에, 산뜻한 흰색 외관에 중정을 품은 널찍한 주택이 들어섰다. 단층 고리집이다. 나이 드신 부모님을 모시고 살고 싶었던 건축주와 그의 누나는, 가족이 모두 한 집에 모여 사는 집을 짓기로 결정했다. 사촌지간인 아이들 사이도 친해 어릴 때 모여 살았으면 좋겠다 생각하던 차였다. 원래 살던 부모님의 집을 허물고 3층 집을 지어 각 층에 한 세대씩 들어가 사는 것을 생각했던 건축주와 누나는, 우연히 본 ‘중정이 있는 집’ 사진에 감동해 마음을 바꿨다. “어릴 때 뛰놀던 옛집의 기억을 느낄 수 있는 집을 짓기로 했어요. 시선이 머무는 지상 층에서 마당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게 중정을 만들고, 각 실을 배치하는 디자인이었죠.”잡지를 통해 만난 GIP와 이 계획을 구체화시켜 가며 집은 형태를 잡아갔다. 각 세대가 각자의 공간을 가진 채, 때로는 흩어지고 때로는 모이며 따로 또 같이 사는 구성, 가족의 생활 방식에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디자인이 탄생했다. ▲ 가운데 마당은 집의 중심 공간이다. 3세대가 이 공간을 공유하며 옹기종기 모여 앉은 모양새다.▲ 위에서 내려다본 주택의 지붕선. 중정이 아늑하다.- 노부모 세대 -▲ 마당을 향해 시선을 낸 노부모의 거실과 주방. 우측으로 보이는 누나 세대로 연결되는 동선은 필요에 따라 공간을 분리할 수 있게끔 미닫이문을 설치했다.이 집은 세 가족이 같은 현관문을 쓴다. 현관으로 들어서면 좌우로 갈라진 갈림길에서 왼쪽은 건축주 부부 세대로 향하는 문이, 오른쪽은 노부모와 누나 세대로 향하는 문이 있다. 이때부터 미로탐험이 시작된다. 집은 같은 현관, 같은 중정을 공유하고 집끼리 통하는 문을 모두 열면 완벽하게 순환하는 하나의 연결 동선이 생긴다. 그래서 집의 이름도 연결된다는 뜻의 ‘고리집’이다. 양쪽 집은 다락에서 만나는데, 이곳 다락은 건축주 세대의 어린 세 자녀와 누나 세대 두 딸의 ‘만남의 장소’가 되곤 한다. 몇 번을 되물어도 ‘꼭 만들어 달라’고 한 아이들의 강력한 주장 덕분에 만들어진 통로다. 아무리 가족이지만, 각자 가정을 꾸리고 사는 만큼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프라이빗한 공간의 확보이다. 세 집의 중앙공간인 중정은 각자의 집에서 모두 보이지만, 창의 높이를 모두 달리해 마주 보일 염려가 없다. 가족이 모이거나 소통하는 공간인 거실과 주방은 중정 가까이 전면부에 배치하고, 안쪽 내밀한 공간에는 침실과 서재, 욕실 등을 두어 프라이버시를 최대한 지킬 수 있도록 했다. 모든 거실에서 중정을 감상할 수 있고, 설계단계에서부터 태양 고도를 계산해 중정으로 쏟아지는 일사량을 최대한 확보했다. 덕분에 집 안 구석구석 볕이 잘 들어 늘 밝다.- 건축주 세대 -▲ 현관과 바로 면한, 볕 좋은 남쪽에는 건축주 세대의 거실이 넓게 펼쳐진다. 반대쪽은 노부모의 침실이, 그 안쪽으로는 누나 세대의 거실이 자리한다. ▲ 책도 보고 공부도 할 수 있는 서재를 아이들 방과 바로 연결되도록 구성했다. 다락으로 오르는 계단은 필요할 때에만 꺼낼 수 있도록 아래 두 단만 이동형으로 제작했다. 집은 미래에 대응하는 건축적인 해결책도 갖췄다. 가족 구성원 변화에 따라 10년 후, 두 세대만이 사는 모습도 불편함 없이 그렸고, 세입자를 받을 수도 있게끔 구성했다. “가족이 나이 들어가고, 구성원이 변하면 집도 따라 변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30년을 고려해 설계한 집은, 가변형 평면을 구성해 상황에 따라 연결되어 있기도 하고, 또 따로 떨어질 수 있도록 유연성을 갖추도록 했어요.”설계를 맡은 GIP 이장욱 건축가는 건축주의 요구와 바람을 고민하여 어떻게 공간을 나누더라도 사용자가 불편하지 않은 집을 만들어내기 위해 고민했다. 현재 눈에 보이지 않는 3세대 간 영역은 세대원이 나이를 먹고 자녀들이 분가하면서 다양한 평면으로 변형할 수 있다. 일례로 다락 사이에 수납공간을 만들었는데, 이 공간은 나중에 집을 두 채로 분리할 때의 버퍼존(Buffer-Zone)으로 기능할 수 있다. 또, 북쪽에 현관 공간을 하나 더 확보해 나중에 세입자와의 동선을 분리할 수도 있게 했다. 설계부터 고민된 치밀한 가변형 평면 덕에 30년 후까지 대응할 수 있는 집이 탄생했다. ▲ 세 아이의 별자리를 모티브로 한 거실 조명을 계획하고, 복층의 아이 놀이 공간까지 트인 개방감 있는 거실을 만들었다. ▲ 누나 세대와 연결되는 다락에는 복층 놀이공간과 평상으로 만든 만화방이 자리한다. - 누나 세대 -▲ 다락의 미술 작업실에는 앉은 눈높이에 창을 내어 중정을 내려다보며 감상할 수 있도록 했고, 옥상 테라스를 만들었다. 건축주 세대와 연결되는 문이 다락 한쪽에 나 있다. ▲ 엄마와 두 딸의 사이가 돈독해 방 사이에 문도 없길 바랐다. 방 사이에는 7m에 달하는 드레스룸과 욕실을 구성해 한 공간으로 이어지는 실을 만들었다. 온 가족이 모여 산다고 할 때 들려오는 주변의 우려는 이 집에서는 남의 이야기다. 시시때때로 모이고 흩어지며 하루의 일상을 나누는, 모여 사는 즐거움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다락의 만화방과 미술 작업실 사이에 늘 열려있는 문은 가족의 현재를 여실히 드러낸다. 열려 있지만 또 필요하다면 문을 닫고 조용한 시간을 보낼 수도 있으니, 이제 온 가족이 모여 사는 것이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는 집이다. ▲ 중정쪽으로 작은 소거실을 내고, 밝은 계단실을 갖는 누나 세대▲ 흰색으로 마감해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주택 외관에 포인트를 주고자, 현관을 눈에 띄게 디자인하고 야간에 불을 밝히는 조명등을 설치해 화사함을 더했다.Interior Source내벽 : 대우 무지 실크벽지조명 : 조용주조명바닥 : LG 강마루계단 : 애쉬 집성목주방 : 한샘 EURO수전 및 도기 : 대림도어 : 영림도어타일 : 국산 및 수입타일※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전원속의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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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2015.07.23
화물용 컨테이너를 쌓은 집 / 네모하우스
집을 짓기로 결정했을 때 선박용 화물 컨테이너를 떠올리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경제적이고 실용적인 주택의 대안으로서 단골메뉴이긴 하지만 아마 고려대상의 가장 마지막 순위일 것이다. 그러나 수출입을 위한 운송용 컨테이너는 그 자체로 뛰어난 구조체가 된다. 철근 콘크리트, 목조와 마찬가지로 건물의 기본 구조체 역할을 훌륭히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건축물로 전환되기에 적합하다. 취재 전원속의 내집 편집부 사진 건축가 제공 집을 짓기로 결정했을 때 선박용 화물 컨테이너를 떠올리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경제적이고 실용적인 주택의 대안으로서 단골메뉴이긴 하지만 아마 고려대상의 가장 마지막 순위일 것이다. 그러나 수출입을 위한 운송용 컨테이너는 그 자체로 뛰어난 구조체가 된다. 철근 콘크리트, 목조와 마찬가지로 건물의 기본 구조체 역할을 훌륭히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건축물로 전환되기에 적합하다. 아울러 바다에 빠져도 가라앉지 않는 기밀성은 건물의 우수한 외피에 견줄 만하다. 전세계의 많은 건축가들이 이 구조체를 모듈로 활용하여 다양한 건축적 실험을 해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주거 공간으로의 용이한 변신은 집의 틀인 구조와 외피를 만드는데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을 줄여서 경제적인 주택 마련의 밑거름을 제공한다. 그와 동시에 컨테이너 주택이 해당 건축주뿐만 아니라 유사한 조건과 요구에 맞아 재생산이 용이하고 도시든 교외든 이동과 설치가 쉽다는 점이 중요한 계기가 되기도 한다. 컨테이너하우스의 독보적인 장점은 경제성과 시공기간이다. 제작기간이 짧고 공장에서의 작업으로 균일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 것 또한 장점이다. 외부환경으로부터 내부를 보호하는 기능을 위한 기본적인 장점들이 건축물로 활용될 만한 충분한 잠재력을 가진다. 중고 컨테이너를 이용할 경우 모듈러 방식이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친환경적 순환 구조가 극대화되기도 한다. 네모하우스는 빌딩 컨테이너가 아닌 구조적 튼튼함과 안정성이 우월한 운송용 컨테이너를 이용했다. 국제 규격에 따라 모델별로 크기가 일정하고 구조와 방수 등의 성능에 대해 신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약간의 보완을 더하면 컨테이너 고유의 볼륨을 가진 기다란 육각면체의 입체감을 드러내면서 개성 있는 디자인까지 연출할 수 있다. 특히 네모하우스는 하우스 스타일의 건축가 그룹에 의해 진행되는 리빙큐브 시리즈의 한 모델로 4인 가족을 위한 새로운 삶의 터전이다. 어린 두 자녀가 자연과 접하며 마음껏 뛰놀 수 있는 마당도 함께 갖추었다. 전남 영암이라는 대지 위치상 건축주와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회의를 갖고 일주일에 한번 꼴로 화상회의와 이메일을 통해 설계 과정을 거쳤다. 건축주의 요구사항을 리스트로 만들어 그 우선순위를 정해 현실적 조건과 디자인 방향에 맞게 조정했다. 약 3개월의 소통 과정을 거쳐 평면 계획부터 외관 디자인까지 초반의 옵션 스터디를 시작으로 3단계 정도로 나누어 발전시켰으며 전체 비용과 일정을 고려하여 디자인을 확정하고 제작하였다. HOUSE PLAN 대지위치 : 전라남도 영암군 학산면 대지면적 : 437㎡(132.42평 / 농지전용면적) 건물규모 : 지상 2층 건축면적 : 85.70㎡(25.96평) 연면적 : 98.61㎡(29.88평) 건폐율 : 19.61% 용적률 : 22.57% 주차대수 : 2대 최고높이 : 6.20m 기초 : 매트기초 구조재 : 컨테이너조(경량철골구조) 단열재 : PU, 그라스울, 석고보드 외벽마감 : 철판 위 도색, 루나우드 루버(전면 1층 구간) 창호재 : PVC 시스템창호 설계 : ㈜생각나무파트너스건축사사무소 031-603-3338 시공 : ㈜하우스스타일 02-564-7012 www.hausstyle.co.kr 건축주는 아파트의 주거 조건과 차별화되는 공간을 두어 어린 자녀들에게 집에 대한 추억을 남겨주고자 했다. 보조적으로 시작 단계에서 MBTI 진단을 통해 구성원 각각의 성격 유형을 파악하여 보다 선호할 수 있는 주택 스타일링을 도출하는 시도를 함께 했다. 컨테이너 세 개를 활용하여 만든 내부공간의 활용에 초점을 두고 모듈이 갖는 특성을 최대한 활용하기로 했다. 컨테이너 두 동은 간격을 두어 띄어 놓고, 그 사이 빈 공간 위를 나머지 하나의 컨테이너로 덮었다. 기다란 육각면체를 이런 식으로 조합하면 컨테이너 세 개의 사이에 한 개 분량의 실내 공간을 보너스로 얻게 되는 간단한 블록 쌓기의 원리를 통해 전체적인 모습이 방향을 잡았다. 여기에 각각의 직육각면체들의 조형들을 들여 넣고 밀어내서 현관이 있는 진입부와 2층에 뚜렷한 입체감을 더했다. 2층을 연결하는 계단을 단순한 이동경로로만 이용하지 않고 거실공간을 중심으로 1층에서 집 전체의 성격을 부여하는 책장과 연계하고 계단 밑은 아이들을 위한 히든 스페이스를 주었다. 또한 계단을 2층 평면에서 공간을 균등하게 세 등분 할 수 있도록 위치하여 양쪽 각각 자녀들의 방이 될 수 있도록 하였고 가운데는 홀이 되어 책을 읽거나 가족들을 위한 장소로 쓰일 수 있게 하였다. 거실과 안방 그리고 주방은 1층에 두어 일반 컨테이너 폭(2.4m)을 3배 폭 만큼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건물의 내외부 공간은 입체적 볼륨을 갖는 레고 블록 같은 3차원의 매스들 사이에 스며들어 주택에 필요한 각 실들로 자리한다. 수출용 컨테이너의 큰 특징 중 하나는 한쪽 끝에 문이 달려 있다는 점이다. 식탁과 연계된 문은 전창을 사이에 두고 열어 놓을 수 있게 했다. 아담한 테라스를 앞에 두고 저녁을 즐길 수 있는가 하면 현관 쪽에 달린 문은 닫아 두었다가 날씨가 좋은 날 열어주면 실내에 탁 트인 개방감을 선사한다. 닫으면 벽이 되고 열면 창이 되어 때때로 안과 밖의 변화에 적응하고 마치 집이 숨을 쉬는 듯 환기를 돕는다. 기존 컨테이너 주택에서 제기되어 온 여러 문제 중 단열 관련 이슈가 제일 크다. 네모하우스는 컨테이너 철판 내측에 폴리우레탄폼을 기밀하게 도포하여 절연시킨 후 그라스울을 벽과 천장(벽의 2배)에 적용하고 석고보드로 마감했다. 이로써 대지가 위치한 공동주택 단열성능기준고시(남부지방 적용기준)의 단열성능을 충족한다. 바닥에는 압출법보온판 위 온수온돌난방을 깔고 컨테이너 하부에 추가적인 단열처리를 하여 난방에너지를 절약하고자 했다. 창호는 아르곤가스가 충진된 Low-E 복층유리 시스템창호를 적용하여 단열성과 기밀성을 확보하였다. 한정된 예산 안에서 외부 장식을 줄이는 대신 단열 성능과 난방을 향상시키도록 조정했다. 최종마감재를 제외하고 석고보드까지 취합된 완성모듈은 개당 5톤이 넘는 무게와 12m 이상의 크기 때문에 상하차 및 운송에 상당한 경험과 기술을 요했다. 제작 공장에서 4개로 분리된 모듈이 전문 운송팀에 의해 영암 현장까지 이송되었다. 미리 조성한 기초 위에 1층 모듈 3개를 차례로 놓고, 모듈간 용접 및 바닥 앵커볼트 작업으로 일체화했다. 이후 2층 모듈을 얹는데, 이때 ㎜ 단위의 오차 이내에서 모든 개구부와 연결부를 정밀하게 일치시키는 난이도 높은 작업이 이루어졌다. 설치 당일 오전 중에 2층 모듈의 고정까지 완료되다보니 아침 밭일을 나갔다 집으로 돌아오던 동네 주민들이 반나절만에 들어선 집에 어리둥절하고 신기해하는 풍경이 펼쳐졌다. 컨테이너와 목구조를 활용한 리빙큐브 시리즈는 3×3m의 최소 규모 주택부터 100㎡ 규모의 일상 주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삶의 모습을 담아 새로운 주거 문화를 제안하고 있다. 이같은 모듈러 하우스 혹은 공업화 주택은 사용목적과 용도에 맞게 최적화되면서 사회적·문화적 요구가 늘어날 것이다. 좋은 사례들을 통해 독특하면서도 기능적인 건축으로 바라보는 긍정적인 시선들이 많아지길 기대한다. <글 _ 이강수, 강주형> INTERIOR SOURCES 내벽 : 실크벽지 바닥재 : 리우 원목형합판마루 욕실/주방 타일 : 국산, 수입 자기질타일 욕실기기 : 대림바스, GROHE 주방가구 : 쿠스한트 하이그로시 조명 : 국산 계단재 : 자작합판 실내방문 : 영림도어 붙박이장 : 쿠스한트 하이그로시 데크재 : 루나우드(삼익산업) 창호 : 시스템창호 SWING(삼익산업) 건축가 이강수, 강주형 네모하우스를 설계한 이강수와 강주형은 생각나무파트너스건축사무소 공동대표로 모듈러 건축과 도시공간의 구축및 재생에 대한 지속적인 활동을 전개 중이다. 이강수는 미국건축사(AIA)로 고려대학교와 하버드 건축 대학원을 졸업하고 Kohn Pederson Fox Associates(KPF) 뉴욕사무소에서 경험을 쌓고 현재 연세대학교에 출강 중이다. 강주형은 건축사이며, 서울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공간종합건축사사무소에서 근무하였다. 사단법인 한국환경건축연구원의 이사로 친환경 설계에 대한 전문성을 가지고 미래친환경건축교육센터 운영위원과 친환경건축물인증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p class="
전원속의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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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19
관리비 고지서 없는 양평 에너지독립하우스
에너지독립하우스에는 고지서가 날아들지 않는다. 한전과 전력사용계약 자체를 맺지 않았고, 기름이나 가스를 이용한 보일러도 없다. 패시브하우스로 집을 짓고 태양광으로 전기를 만들어 쓰는, 미래를 위한 실험이자 현명한 도전이다. 취재 이세정, 김연정 사진 변종석 에너지독립하우스 1호. ‘파시브하우스 디자인 연구소’의 최우석 연구원이 직접 짓고 사는 집이다. 그는 꾸준히 연구해 온 패시브하우스에 대한 이론을 직접 현실로 검증해 보고 싶었다. 마침 서울의 답답한 전세살이에도 염증이 나 있는 터였다. “착실하게 월급을 모아 서울에서 집을 짓는 건 애시 당초 불가능하고, 그렇게 얻은 집이라도 여름엔 덥고 겨울에 추울 거예요. 서울의 아파트며 단독, 연립주택의 시공 수준은 뻔하니까요. 결국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가장 땅값이 싼 곳을 찾아 나섰어요.” 중앙선 전철과 철도를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양평역을 기점으로 답사를 시작했다. 가능하면 자전거로 양평역까지 갈 수 있는 거리여야 했다. 운 좋게 건폐율이 크고 반듯한 작은 땅을 구해 여동생네와 나눠 가졌다. 각각 254㎡, 255㎡의 70평 규모였다. 집은 패시브하우스의 5가지 원칙 ‘단열, 기밀, 고성능 창호, 열교 없는 건축, 열회수 환기’를 적극 적용했다. 설계는 파시브하우스디자인연구소 이필렬 소장이 맡았다. 집은 대지 조건에 따라 전면이 짧고 측면이 긴 형태의 동남향으로 디자인되었다. 집 앞으로는 온실용 창고까지 지어 전체 지붕에 250W 태양광 모듈 16개를 설치했다. 정남향이 아니라 아쉬움이 있었지만, 우려했던 것보다 만족스러운 발전량을 얻고 있다. 덕분에 난방, 온수, 조명, 조리 및 가전기기 이용을 모두 태양 에너지로 해결한다. 지난겨울은 난방을 위해 작은 캠핑용 가스난로를 추가했다. 4달 동안 사용량은 부탄가스(220g) 19통이 전부였다. 아주 추운 날, 새벽에는 16~17℃까지 내려가기도 했지만 그 외에는 실내 온도 20℃를 계속 유지하며 지냈다. “가스나 전기 요금 등 별도의 관리비는 전혀 없습니다. 대신 서너 달에 한 번씩 환기장치의 필터를 교체하는 비용이 몇 만원쯤 들지요. 태양광 설비와 고품질 인버터 수명은 25년 정도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매달 절약되는 에너지 비용으로 본다면, 초기 투자비는 십수 년 내로 상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그의 집 옆에는 에너지독립하우스 2호도 준공을 마쳤다. 최우석 씨의 여동생 가족을 위한 집이다. 아이가 있는 젊은 부부인만큼 에너지뿐 아니라 디자인에도 여러모로 신경 쓴, 또 다른 패시브하우스다. 2호 주택의 취재를 위해 다음 달 또 한 번의 방문을 약속했다.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양평군 대지면적 : 254㎡(76.83평) 건물규모 : 2층 건축면적 : 주택 - 72.42㎡(21.90평), 온실용 창고 – 23.63㎡(7.14평) 연면적 : 112.68㎡(34.14평, 창고 제외) 건폐율 : 28.51% 용적률 : 44.36% 주차대수 : 1대 최고높이 : 4.7m 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 지상- 중목구조 구조재 : 중목(더글라스) 지붕재 : 아연도금 골강판(C-52) 단열재 : 폴리우레탄보드 외벽마감재 : 폴리카보네이트 골판(C-63) 창호재 : PVC 더블 로이 코팅 아르곤 3중 유리 내벽마감재 : SPF 구조목 바닥재 : SPF 공학목재 수전 : 대림바스 조리기기 : CASO Induktion Slimline 3400 열회수 환기장치 : Paul Focus 200 설계 : 이필렬(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교수), 파시브하우스디자인연구소 02-741-8750 http://passiv.co.kr시공 : 건축주 직영 공사비 : 약 1억4천만원(온실, 태양광 모듈 및 인버터, 배터리, 열회수환기장치, 하수독립시스템, 주방 설비 포함 / 데크, 비수세식 변기, 가구 등 제외) 1 250W 태양광 전지판이 본채와 창고동 지붕에 16개 설치되었다. 총 4㎾h 용량으로 신성솔라 제품이다. 8개는 직렬 연결 후 인버터로, 나머지는 8개는 콘트롤러를 거쳐 배터리로 직접 연결된다. 인버터는 Infinisolar 하이브리드 고성능 제품으로 전지판과 비슷한 수명을 가진다. 2 나무로 주택을 지을 경우 철근콘크리트를 이용한 주택보다 비용을 줄이고 더욱 자연친화적인 분위기를 얻을 수 있다. 중목구조에 폴리우레탄보드 단열재를 넣고 전면 외부는 목재로 마감했다. 3 건물의 나머지 세 면은 폴리카보네이트 골판으로 이루어졌다. 건축주는 건물 외관에 불필요하게 돈을 들이는 것을 배제하고, 실용성과 내구성을 추구한 자재를 지향했다. 4 지붕은 아연도금 골강판으로 덮었다. 이 역시 자재비와 시공비가 저렴하여 실용적인 지붕을 만들 수 있었다. 5 별도의 하수처리시스템을 설치했다.주방, 목욕탕에서 발생하는 생활하수는 자체 저장조에 담겨 자연 정화 및 미생물학적 처리를 거쳐 필지 내에서 재활용된다. 저장된 하수는 전동펌프를 이용하여 실외 채소 정원과 온실 내 재배지에 농업용수로 쓴다. 이때 1, 2차 정화를 거친 물에 다소 남아 있는 유기물은 작물의 양분으로 이용될 수 있으며, 정원과 온실의 흙을 거쳐 증발하거나 식물에 흡수되며 3차 정화를 거치게 된다. 6 실내는 목구조를 그대로 노출시키고, 석고보드나 미장 작업 없이 단열재에 기밀막을 대고 목재로 바로 마감했다. 오히려 나무가 주는 포근함이 한껏 느껴진다. 7 가로로 설치되어 부엌에 채광을 책임지는 창. 환기는 기계 장치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고정창 비율이 훨씬 높고, 여닫이는 최소화했다. 8 외부에서 LPG가스를 공급하는 관로와 가스레인지는 아예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전기를 사용하는 인덕션 레인지, 오븐 겸용 전자레인지, 커피 포트 등을 이용한다. 9 바닥은 보일러 배관이 없기 때문에 천연 마루의 느낌을 한껏 즐길 수 있다. 별도의 가공 없이 UV처리된 목재만을 사용했다. 1 온수를 사용하기 위해 30ℓ용량의 전기온수기(Fresh TT-30R)를 설치했다. 매월 전기 생산량 중 약 40㎾h 정도를 온수에 사용한다. 건축주는 그때그때 전기 생산량에 맞춰 온수를 사용하는 습관이 생겼다. 2 수세식 화장실 대신 현대화된 비수세식 변기가 설치되어 있다. 스웨덴 제품으로 대변은 모아서 퇴비를 만들고 소변은 희석해서 텃밭에 거름으로 준다. 가정에서 나오는 분뇨는 그 자체로 유용한 에너지를 포함한 훌륭한 자원이지만, 이를 물에 섞어 버리면 분해시키는 과정에서 상당한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3 집 안에서는 합성세제를 쓰지 않고, 고형비누 또는 자연적으로 완전히 분해되는 식물성계면활성제만 사용한다. 4 열회수환기장치는 사계절 실내에 신선한 공기를 공급하는 한편, 겨울철에는 문을 열지 않고도 환기가 가능해 에너지를 밖으로 뺏기지 않는다. 5 남쪽을 향해서는 창호 크기를 최대로 하고 에너지 투과율이 높은 맑은 유리를 사용해 태양열의 유입을 최대화한다. 폴란드 MS社의 Evolution 창호로 단열 PVC 프레임에 더블 로이 코팅의 3중 유리를 사용했다. INTERVIEW_ 건축주 최우석 씨 “매일 하늘을 쳐다보고 ‘에너지 살림’을 합니다” 요즘은 매일 하늘을 쳐다보고 살게 됩니다. 옛날 농사짓던 사람들처럼 말이죠. 오늘 해가 좋은지 안 좋은지, 빨래나 요리를 하기 좋은 날은 언제인지 늘 신경을 쓰게 됩니다. 전기와 에너지를 마음껏 쓰던 삶에서 집에서 얻은 에너지로만으로 사는 삶은 가족의 일상을 이렇게 바꿔놓았습니다. 이런 선택이 있기까지 많은 과정이 있었습니다. 우리 집은 한전 전기와 계약을 맺지 않았습니다. 우리 후세가 지구상에서 지속적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더 이상 화석연료와 원자력에 의존하지 말아야 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한전으로부터 전력을 구매하는 한 원자력 전기와 화석연료 전기를 쓰지 않을 방법은 없었습니다. 내 집에서 얻은 재생가능한 에너지만으로 불편하지 않은 삶을 살 수 있는 집, 바로 저희 집과 우리가 꿈꾸는 세상입니다. ◀ 태양에너지를 전기로 전환하고 저장하는 장치들, 컨트롤러 및 인버터 박스, 배터리 설비가 들어 있다. ■ 블로도어 테스트 당시 수치. 연간 난방에너지 요구량이 파시브하우스 기준인 ㎡당 15㎾h 이하를 충족함은 물론이고, 난방에너지 요구량이 ㎡당 10~12㎾h에 근접할 만큼 좋은 성능이 나왔다. ▶ 전원생활에는 바깥 활동을 위한 창고가 하나쯤 필요하다. 추후 온실로 활용할 수 있는 창고를 목재로 만들고 투명 폴리카보네이트 골재로 벽체를 둘렀다. 지금은 건축주의 목공을 위한 작업장 겸 수납고로 쓰이고 있다.※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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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18
아버지가 꿈꾸던 낡은 창고 속 이층집, 언포게터블(Unforgettable)
20년 전 아버지가 지었던 콘크리트 창고는 이제 딸의 신혼집이 되었다. 잊을 수 없었던 아버지의 못다 이룬 꿈이 눈앞에 펼쳐져 있다. 취재 김연정 사진 박영채 ▲ 20년 된 낡은 콘크리트 창고가 신혼집이라는 이름으로 새 옷을 갈아입었다. ▲ 건축가와 사무실 직원들의 정성과 노력이 깃든 집의 정면 모습 이 집은 20년 된 낡은 창고에 만들어 넣은 ‘집 속의 집’이다. 2년 전 10월 어느 날, 20대 후반의 젊은 연인이 결혼하면 살게 될 집을 짓고 싶다며 사무실을 찾아왔다. 그들은 우리에게 설계를 의뢰하러 찾아온 사람 중에서 가장 어린 나이였다. 그 커플은 당시 내년(2014년)에 결혼을 할 것이고, 신혼집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고민하던 중 신부의 고향에 있는 지은 지 20년 된 콘크리트 창고가 생각났다고 한다. 그들은 그것을 고쳐서 집으로 지어 자신들의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출발점으로 삼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녀의 고향은 서울에서 380㎞ 떨어진 동해에 면한 바닷가, 포항과 감포 사이에 있는 작은 마을이었다.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는 그 작업의 어려움과 거절할 핑계를 한참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그들이 가져온 논과 밭 사이에 우뚝 솟아있는 콘크리트 창고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보는 순간, 갑자기 주문에 걸린 듯, 피리 부는 사나이의 피리소리를 들은 듯 나도 모르게 일을 맡겠다고 대답하고 말았다. 이 창고는 20년 전 신부의 아버지가 지었다고 한다. 고향에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려고 이 주변 땅을 구입해 양계장을 만든 아버지가 사료 공장으로 지은 곳이 바로 우리가 고칠 그 건물이었다. 큰 기계를 들여야 했으므로 층고를 5m 정도로 높게 잡았고, 철근콘크리트 기둥과 보로 뼈대를 만들고 벽체는 시멘트 블록 위에 모르타르를 발라 완성했다. 그리고 사업이 어느 정도 안정이 되면 그 옆에 2층 집을 지어 가족이 단란하게 살 예정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아버지는 일 년 후 어느 비 오는 날 교통사고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사업은 흐지부지되었고 그 건물은 그냥 동네 사람들이 농기구나 이런 저런 짐들을 모아놓는 창고로 20여 년을 보내게 되었다. 그사이 많이 낡아 벽 여기저기에 크고 작은 구멍이 뚫렸고, 비가 오면 옥상에 고인 빗물이 창고 안으로 흘러내렸다. ▲ 집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공간. 이곳은 가족이 살아가며 점점 채워나갈 것이다. 한국의 젊은이들은 대부분 규모가 작더라도 아파트 같은 주거형식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한다. 경제적 측면, 즉 부동산 가치로 볼 때나 편리함을 생각할 때 아버지가 물려준 낡은 창고를 신혼집으로 만들 계획을 세우는 건 굉장히 특별한 일이었다. 그들의 주변 사람들도 “미래의 가치를 생각해 아파트를 사거나 임대하면서 시작해야 앞으로 재산을 불릴 수 있는데, 그 돈을 몽땅 그 낡은 창고에 다 쏟아 부으면 허공에 사라지는 거야!”라며 반대했다고 한다. 그럴 때마다 그들은 말리는 사람들에게 “이 집에서 평생 살 것이기 때문에 그런 걱정은 필요 없다”고 호언장담했다.현명하기도 하고 무모하기도 한 그들의 생각을 듣고, 무척 부담이 되기도 하였다. 커다란 공백뿐인 창고 안에 온기를 불어넣는 그 일은 말하자면, 낡은 흑백사진에 색을 넣고 입체감을 불어넣어 생생한 화질의 총천연색 그림을 만드는 것이고, 젊은 부부의 인생의 배경이 될 튼튼한 덮개로 만드는 일이었다. 예산은 전체 면적의 1/3 정도만 고칠 수 있는 정도로 준비되어 있었다. 우리는 일단 꼭 필요한 면적만큼, 집 안에 집을 넣는다는 개념에서 출발했다. 높은 층고 덕에 2개 층이 가능하므로 1층은 주방과 식당, 거실 그리고 벽 뒤로 숨어 있는 작은 서재로 구성하고 2층은 가족실과 욕실, 드레스룸을 갖춘 침실로 구성했다. 남은 공간은 그들이 살아가며 조금씩 채워나가기로 했다. House Plan대지위치 : 경북 포항시 장기면 건물용도 : 단독주택대지면적 : 800㎡(242평)건물규모 : 지상 2층건축면적 : 198㎡(59.89평)연면적 : 250㎡(75.62평)건폐율 : 24.75%용적률 : 31.25%구조 : 철근콘크리트구조, 철골조설계담당 : 손성원, 최민정, 이상우,이성필, 이한뫼, 문주원시공 : 스타시스(황인일, 안종국)감리 : 가온건축설계 : 임형남, 노은주(studio_GAON) 02-512-6313www.studio-gaon.com ▲ 흰색으로 통일한 벽과 바닥 타일, 그리고 목재가 어우러지니 화사하고 밝은 거실이 완성되었다. ▲ 기존 창고의 높은 층고 덕분에 이층집이 될 수 있었다. 2층에서도 1층을 내려다볼 수 있게 공간을 열어두었다. ▲ 심플하게 꾸민 주방의 모습. 많은 컬러를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내부는 더욱 확장되어 보인다. ▲ 벽 뒤로 숨겨둔 작은 서재는 언제나 햇살로 가득 채워진다. 또한 미닫이문을 여닫음으로써 원하는 구조로 공간을 연출할 수 있다. 그 갸륵한 젊은이들은 우리와 만난 지 1년만인 작년 10월 4일 결혼했다. 서울에서 꽤나 먼 거리임에도 선뜻 공사에 응한 용기 있는 시공회사 덕에 집도 날짜에 맞춰 완성되었다.집 속의 집은 철골로 내부의 뼈대를 짜고 공용 공간의 벽은 합판과 조명을 응용한 마감으로 목재의 따뜻함을 느끼도록 했고, 그 밖에는 흰색으로 차분하게 마감했다. 바닥 또한 흰색의 타일을 덮어 화사하고 밝은 공간으로 만들었다. 빠듯한 예산에 맞춰 집을 짓다 보니 외관의 거친 콘크리트 벽에 손을 댈 여유가 없었다. 그래서 우리가 직접 벽화를 그려주겠노라 선뜻 약속을 하고, 도안을 고민하다 바코드 형태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 바코드는 나무가 되고 숲이 되는데, 그 바코드로 읽히는 정보는 가족의 사랑을 상징한다는 설정으로 벽화의 도안을 완성했다. 우리 사무실 전체 인원이 차를 타고 달려가 1박 2일 동안 벽에 매달려 벽화를 그렸다. 벽화를 처음 그리는 것이라 쉽지는 않은 일이었다. 그러나 여러 명이 매달려 줄을 긋고 밑그림을 그리고 색을 칠하며 노동의 즐거움을 꽤나 만끽했다. 옥상으로 가는 외부계단이 있는 벽에는 한국의 유명화가인 박수근의 스케치를 모델 삼아 집과 가족의 따뜻함을 상징하는 그림을 크레용으로 그렸다. 사방으로 온통 논과 밭인 들판에 우뚝 솟은 우리의 창고가 드디어 이십 년 만에 사람을 담는 창고로, 아니 인생의 새로운 출발을 앞둔 젊은 부부의 사랑과 생활을 담는 창고로 거듭나는 마지막 순간이었다. 마치 냇 킹 콜(Nat King Cole)의 노래 ‘언포게터블(Unforgettable)’을 그의 딸 나탈리 콜(Natalie Cole)이 아버지 사후 몇 십 년 만에 이어서 다시 불렀던 것처럼, 아버지가 만들어놓은 달팽이 집 같은 포근한 껍질 속에 딸이 화음을 곁들이며 아버지가 꿈꾸던 2층 집을 집어넣은 것이다. 그렇게 삶과 집이 다시 이어졌고, 우리도 이 집의 이름을 ‘언포게터블’로 부르기로 했다. ▲ 2층은 가족실과 욕실, 드레스룸을 갖춘 침실을 배치하였다. 특히 1층과 이어진 2층 벽면은 빔프로젝터로 영화를 볼 수 있는 스크린이 되어준다. ▲ 신혼부부의 침실다운 순백색의 공간과 단정한 가구 및 침구가 조화롭게 느껴진다. 건축가 임형남, 노은주 가온건축 공동대표로, 홍익대, 중앙대 등에서 강의했다. 적십자 시리어스 리퀘스트, 북촌길·계동길 탐방로 등 도시·사회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KBS 남자의 자격, SBS 학교의 눈물 등 건축 관련 방송에 멘토로 참여했다. 그동안 프로젝트스페이스 사루비아다방 기획전(2002, 2004), 환원된 집(2011), 최소의 집(2013) 등의 전시회를 열었고, 저서로는 『집, 도시를 만들고 사람을 이어주다』, 『사람을 살리는 집』, 『나무처럼 자라는 집』, 『서울풍경화첩』 등이 있다.주요작품 금산주택, 산조의 집, 문호리주택, 루치아의 뜰, 신진말 빌딩, 존경과 행복의 집 외 다수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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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6.01
박공지붕을 얹은 하얀 단층집 / SIMPLE HOUSE
경북 영주의 한 전원마을, 가로로 긴 하얀색 단층집이 한눈에 들어온다. 손 가는 대로 꺼내 책을 읽고 마당을 뛰놀며 아이가 무럭무럭 자라길 바라는, 엄마의 마음이 포근히 담긴 집이다.취재 조고은 사진 변종석▲ 동서로 긴 대지를 따라 남향으로 앉힌 집“행복이 무엇일까 늘 고민해요. 그 의미는 저마다 다르겠지만, 생각할수록 그리 거창한 것은 아니더라고요. 딸아이가 하루라도 빨리 작고 따뜻한 집에서의 소소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으면 했어요.”‘집’ 하면 누구나 떠올리는 박공지붕의 단순한 선을 가진 단층집. 이곳에 이상민, 박희경 씨 부부와 딸 수아가 산다. 부부는 아파트에 살 땐 주말마다 집에 있는 시간이 너무 아까웠다고 말했다. 가까운 곳에라도 나들이를 다녀와야 ‘알차고 재미있게 잘 보냈구나’ 싶었다고. 하지만 이제는 내 집에서, 마당에서 직접 가꾼 봄꽃을 매일 만나고, 창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한낮의 햇볕을 여유롭게 만끽한다. 집이 곧 휴식처가 되는, 꿈 같은 일상이다.집을 짓자고 먼저 제안한 건 아내 희경 씨였다. 남편 상민 씨는 각종 편의시설이 지척에 있고 지하주차장에서 집으로 바로 연결되는 아파트 생활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전원주택은 나이가 더 들고 나서 천천히 지어도 되지 않느냐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희경 씨는 한 달간 남편을 설득하며 집짓기를 밀어붙였다. 마침 영주 시내에서 차로 10분도 채 걸리지 않는 전원마을 단지에 마음에 드는 땅이 나왔고 그중 한 곳을 분양받았다. 원래 계획된 30채가 모두 분양되고 뒤늦게 추가된 세 필지 중 하나였다.▲ 현관 바닥은 건축주가 직접 고른 핸드메이드 패턴 타일로 포인트를 주었다.▲ 긴 장방형 외관 덕분에 수아네 집은 동네에서도 이웃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엄마는 아이를 위해 거실의 긴 벽을 따라 책장을 두어 서재처럼 꾸몄다.House Plan대지위치 : 경북 영주시 대지면적 : 574㎡(174평)건물규모 : 지상 1층건축면적 : 116㎡(35평)연면적 : 116㎡(35평)건폐율 : 20% / 용적률 : 20%주차대수 : 2대 / 최고높이 : 3.3m공법 : 기초 - 줄기초, 지상 - 경량목구조구조재 : 벽 - 2×6 구조목, 지붕 - 2×8 구조목지붕마감재 : 컬러강판단열재 : 크나우프 에코배트 R21, R32외벽마감재 : 스터코플렉스 창호재 : 융기 베카 드리움 33㎜ 3중 창호설계 및 시공 : 트라움 목조주택 043-214-6148“막바지에 들어와 터를 닦을 때부터 이웃들이 많이 궁금해했어요. 뼈대가 세워지고 집의 윤곽이 드러나면서부터는 더더욱 그랬죠. 영주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집이라 그런지, 교회나 마을회관 아니냐고 묻는 분들도 많았어요.”‘단순한 멋이 가장 오래 남는다’는 희경 씨는 원하는 집의 모습이 명확했다. 동서로 긴 대지 모양을 따라 남향으로 앉힌 집은 직사각형 모양에 박공지붕을 얹고 하얀색 스터코플렉스로 심플하게 마무리했다. 굳이 단층을 고집한 건 가족의 삶이 층별로 분리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였다. 2층을 올릴 경우 법정 용적률에 맞추기 위해 각 층의 바닥 면적이 줄어드는 것도 마음에 걸렸다. 고민한 결과, 방 두 개, 욕실 두 개에 널찍한 거실 겸 주방과 긴 복도가 있는 단층집이 탄생했다. 욕심부리지 않고 꼭 필요한 만큼만 담아 정갈한 느낌이다. ▲ 간소하게 구성하되 화이트 컬러로 통일감을 준 주방▲ 주방과 연결된 거실에는 창을 크게 내어 늘 따뜻한 햇볕이 들어온다.Interior Source내벽 마감재 : 신한벽지, 개나리벽지 바닥재 : 구정마루 프라하 욕실 및 주방 타일 : 키엔호 핸드메이드 타일수전 등 욕실기기 : 세비앙샤워기, 대림도기주방 가구 : 주문제작조명 : 서울 유토조명 LED방범창 : 고구려 시스템현관문 : 코렐시스템도어방문 : 영림도어붙박이장 : 한샘데크재 : 고벽돌PLAN - 1F◀ 크지 않게 구성한 손님용 욕실은 일체형 수전 & 도기 세트로 깔끔하게 꾸몄다. ▶ 수아의 놀이방 또는 엄마, 아빠의 개인 공간이 되어주는 작은 방 ▲ 널찍한 안방에는 가족을 위한 싱글침대 세 개를 나란히 두었다.새하얀 자태로 존재감을 자랑하는 외관처럼 주택 내부 역시 화이트 컬러로 통일감을 주었다. 여기에 서울, 경기도로 발품을 팔아 고른 소품과 그림 액자, 핸드메이드 패턴 타일 등이 인테리어에 포인트가 되어준다. 모든 욕실은 물때가 자주 끼는 특성상 청소하기 힘들다는 주부의 현실적 고충을 반영하여 최대한 작게 구성했다. 특히 안방에 딸린 욕실에는 창문을 크게 내달라고 요청했는데, 덕분에 종일 볕이 잘 들고 통풍이 좋아 늘 보송보송하다.거실에서부터 안방 입구까지 벽을 따라 길게 늘어선 책장은 아이를 위해 특별히 준비한 선물이다.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책과 친해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었던 엄마는 거실에 TV 대신 동화책이 가득 꽂힌 책장을 두었다. 그 마음을 다 안다는 듯, 수아는 온 집을 누비다가도 어느새 책장 앞에 앉아 책을 읽는다.지난 1월 입주한 집은 매일매일 단장하며 한층 풍성해지고 있다. 마당에 깔린 고벽돌은 하나하나 손수 작업했고, 화초와 나무 심기 등 정원 손질도 한창이다. 사계절 예쁜 정원을 꾸미려면 아직 공부할 게 산더미라는 부부의 얼굴엔 해사한 웃음이 넘친다. 아주 사소하고 자잘한 행복들이 바로 내 집에 있다는 기쁨. 오늘도 수아네 집에선 매 순간이 따스한 추억이 된다.※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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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05
담장을 통해 더욱 풍성해진 마당과 집
주택들이 촘촘히 들어선 택지지구에서 담장은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건축 요소이자, 주택의 완성도를 결정짓는 마지막 한 수다. 거주자의 프라이버시를 지켜주면서, 지나는 이들에게는 흥미를 유발하는 원동력이 되는 담장. 그로 인해 행복으로 가득 채워지고 있는 주택을 만났다. 취재 임수진 사진 변종석 ▲ 대지가 단지의 초입, 코너에 위치한 탓에 담장을 세워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동시에 마당의 활용도를 극대화 하였다. ▲ 측면에서 바라본 모습. 직선이 강조된 건물의 매스가 돋보인다. ▲ 건물 내 모든 공간의 한 면은 마당을 향해 열려 있다. 주차장 역시 안마당과 뒷마당, 도로를 향해 오픈되는 구조다. 인천 한화지구의 단지 초입, 라임스톤과 금속패널로 깔끔하게 마감된 ㄱ자 집이 들어섰다. 이 집의 이름은 ‘총명한 지혜와 두터운 인망으로 이곳에서의 삶이 행복이어라’는 의미의 ‘세봉’. 대지를 따라 앞마당을 둘러싼 아이보리 톤의 담장이 주택의 견고함을 한층 강조한다. 많은 이들이 오고가는 길목에 자리한 만큼 프라이버시 보호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 건축가에게는 중요한 숙제였다. 지나치게 오픈된 공간이 야기하는 생활의 불편함에 대한 고민과, 적절한 닫힘과 열림이 조화를 이루도록 해법을 제시해야 했다. 또한 마당에 대한 건축주의 높은 기대치도 염두에 두어야 했다. 가족이 함께 공유하고 즐길 수 있는 지극히 사적인 공간으로서,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거리낌 없이 생활할 수 있는 마당을 바랐기 때문이다. 결국, 단순히 건물의 이미지보다는 ‘마당을 어떻게 계획할 것인가’가 초기 설계의 가장 중요한 방향이 되었다. HOUSE PLAN 대지위치 : 인천시 남동구 대지면적 : 343.10㎡(103.78평) 건물규모 : 지상 3층 건축면적 : 162.88㎡(49.27평) 연면적 : 289.50㎡(87.57평) 건폐율 : 47.47% 용적률 : 84.37% 주차대수 : 2대 최고높이 : 10.22m 공법 : RC조 구조재 : 철근콘크리트 지붕재 : 금속패널 단열재 : 가등급 비드법 보온판 외벽마감재 : 라임스톤, 금속패널 창호재 : 이건시스템창호 설계 : 유한건축 유하우스 1544-9801 www.u-haus.co.kr 하얀 라임스톤의 매스로부터 길게 이어진 담벼락을 따라가다 보면 선명하게 눈길을 끄는 대문.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면 제일 처음 가벽을 만나게 되는데, 진입과 동시에 직접적으로 마주하는 장면을 한번 걸러주는 동시에 그림 등을 걸 수 있는 아트월의 역할도 담당한다. 둘러쳐진 담장은 편평한 잔디밭에 멋들어진 수형의 소나무로 수놓아진 마당을 온전히 품고 있다. 아래층의 거실과 주방, 식당을 비롯해 2층에 위치한 각 침실이 모두 마당을 향한다. 이로써 내부의 모든 행위와 움직임은 마당과 연결되어 일어나게 된다. 거실 앞쪽으로는 널찍한 데크를 마련하여 실용적인 휴게공간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 대문에서 바라본 마당. 디딤석을 따라 현관으로 다가가면 아름드리 소나무 두 그루가 그늘을 드리운다. ▶거실 앞 데크에는 야외용 소파 테이블을 두었다. ▲ 거실에서도 마당이 훤히 내다보여 시선의 머무는 범위가 일반 주택들보다 훨씬 넓다. 담장은 구획의 의미인 동시에 확장의 가능성을 제공한다. PLAN – 1F / PLAN – 2F ▲ 주방과 거실 간 통로는 필요에 따라 투명 통유리창으로 구획하여 전체적인 소통의 의미를 이어간다. ◀ 3층으로 연결되는 계단실은 천장을 기하학적으로 디자인하여 전체적인 인테리어의 완성도를 높였다. ▶ 2층 자녀방으로 연결되는 통로에는 벽을 가득 메운 책장을 짜넣었다. 실내에서 바라보는 구획된 마당공간은 예상과 달리 내부에서의 시야를 더욱 확장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흔히 외부 시선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해 창마다 블라인드를 내린 다른 집들과 달리, 이 집 거실과 주방의 전면창은 아무런 제약 없이 벽면을 꽉 채우는 스케일을 자랑한다. 기대 이상의 넉넉함과 안정감은 모두 높은 담장 덕분이다. 실내는 안주인의 감각이 빛을 발한다. 공용공간은 외부의 라임스톤 컬러와 베이스 톤을 맞추고 고전미가 물씬 풍기는 미술작품들과 모던한 가구들로 연출했다. 각 공간이 모두 연결되어 있지만 통유리문으로 구획을 나눈 것 또한 눈여겨 볼 만하다. 2층은 자녀들을 위한 공간과 복도 등 세심하게 신경 쓴 부분들이 엿보인다. 가족실을 비롯한 모든 방향에서 마당이 내려다보이는 것은 물론이고, 마루 바닥재를 사용해 안정감을 더했다. 3층에 마련된 스파룸은 가족들이 가장 사랑하는 공간이다. 건물의 사선제한을 최대한 활용해 계절에 무관하게 온가족이 모여 즐길 수 있는 또 하나의 소통공간을 완성하였다. ◀ 1층에 마련된 손님방. 안주인의 미적 감각이 돋보인다. ▶ 3층에 자리한 가족 스파룸은 세봉만의 색다른 공간이다. SECTION ▲ 2층 가족실. 마당으로 향하는 코너창은 물론, 자칫 어두워질 수 있는 복도 끝에 유리문을 내어 채광을 확보하였다. INTERIOR SOURCES 내벽 마감 : 천연페인트 바닥재 : 구정마루, 복합대리석(델리카토) 욕실 및 주방 타일 : 수입타일 주방 가구 : 리첸 계단재 : 자작나무 포인트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단독주택과 아파트의 가장 큰 차이점 중 하나가 바로 ‘마당’이다. 계절마다 꽃과 열매가 가득한 화단과 텃밭,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푸른 잔디밭을 꿈꾸며 주택으로 이사 온 건축주에게 만족을 선사할 수 있는 공간에 대한 고민에서부터 설계는 시작된다. 특히 세봉의 마당은 아이들의 놀이터인 동시에 어른의 공간이기도 하다. 높은 담장 안에서는 더 이상 타인의 눈치를 보거나 체면을 차리지 않아도 된다. 아이들의 부모로, 때로는 공간을 누리는 가족의 일원으로서 마당을 공유한다. 담장이라는 물리적인 요소가 심리적인 한계를 허물어준 것이다. 마당에서의 생활이 늘어가면서 가족들이 함께하는 시간도 눈에 띄게 길어지고, 각자의 공간에 있는 시간조차 마당을 구심점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느끼게 하는 집. 궁극적으로 주택과 공간이 가족의 삶을 바꿔나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유한건축 U-HAUS 정승이 건축사를 대표로 교하, 판교, 청라 등 택지지구 내 주택설계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야기가 있는 건축, 도시와 건축물과의 상호관계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며 감동을 주는 아름다운 건축물을 지향한다. 대표작으로는 희영재, Water House, 로에샤마임, Cubic House 등이 있으며 저서이자 주거브랜드인 ‘U-HAUS’와 ‘스토리가 있는 상가주택’을 통해 저력 있는 건축관을 드러내고 있다. 1544-9801 www.u-haus.co.kr※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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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30
응집과 여백의 교차 House in Lumino
집이 있다. 무뚝뚝한 겉모습과 달리 건물과 건물이 교차하는 공간 사이로 수만 가지의 표정을 만들어 낸다. 구석구석 숨겨진 이야기로 말을 건넬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는 그곳, House in Lumino. 취재 김연정 기자 사진 Enrico Cano, Como 미니멀리즘 단일체 벨린조나(Bellinzona)에서 북쪽으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스위스 알파인 마을 루미노(Lumino). 그곳에 위치한 주택은 침착하게 주위의 정황을 보완하고 투영하는 단일체 건물이다. 전통 석조 주택은 이 주변 지역을 특정 짓는 요소로, 이들 중 상당수가 수세기 전에 지어졌으며 단지 ‘석재’라는 한 재료만 사용한 점이 유별나다. 루미노 주택은 이러한 지역성에 대한 응답이자 동시대적인 해석이라 할 수 있다. 철근콘크리트구조는 경외심을 상기시키고 오래된 석조 주택의 존재감을 이어간다. 또한 주택은 역사적인 마을의 가장자리에 놓여 옛 중심지와 현대 주거 공간의 확장이라는 계획 사이에서 일종의 요새와 같은 역할을 한다. 지역적 정황으로부터 얻은 재료 뿐 아니라 내·외부에 미니멀리즘의 미학을 표현해 줄 것을 원한 건축주의 요구사항도 프로젝트의 개념 및 접근에 영향을 준 요소들이다. 따라서 이 주택 공간의 특징은 주택 내부에 배치되는 물체가 아닌, 오직 건축에 의해 명확하게 정의된다. 프로젝트의 개념은 ‘미니멀리즘 단일체’라는 발상에서 출발했고, 이는 기초부터 소소한 세부사항에 이르기까지 기능 및 건축프로그램의 모든 구성요소에 적용되는 원리가 되었다. HOUSE PLAN 대지위치 : 스위스 티치노 대지면적 : 497㎡ 건축면적 : 133㎡ | 연면적 : 221㎡ 건폐율 : 26.76% | 용적률 : 44.46% 규모 : 지상 3층 구조 : 철근콘크리트조, 철골조 창호 : 단열유리, 단열창틀 마감 : 콘크리트, 페인트마감, 합성수지 인테리어 : Davide Macullo + Marco Strozzi 구조담당 : Ingenere Andreotti & Partner 협력 : Michele Alberio 관리 : Ennio Maggetti 시공 : IFEC Consulenza SA 설계 : Davide Macullo Architects www.macullo.com 기하학에 의한 공간 점차 낮아지는 경사지를 따라 배치된 주택은 서로 다른 방향으로 놓인 두 개의 평행육면체로 구성된다. 이러한 기하학에 의해 창조된 유형학은 특색 있는 조경의 기초 역할을 수행하는 한편, 각 층과 주변 정원 사이에 직접적인 관계를 형성한다. 하나는 내부, 다른 하나는 외부와 연계된 이중수직연결시스템은 주택의 모든 공간을 나선형으로 이어주며, 시간과 스케일에 대한 새로운 이웃들의 지각에 끊임없이 변화를 가한다. 루미노 주택에서 가장 흥미로운 사실 중 하나는 내부 공간을 조경 속으로 확대·확장함으로써 외부 공간을 공간 배치의 일부로 포함시킨다는 점이다. 기하학적으로 분리된 각 공간은 다음 공간으로 흐르며 외부로 이어진다. 주택의 본질은 친밀한 분위기와 거주자의 프라이버시를 보장하는 것이지만, 역설적으로 바깥세상을 향한 개방과 관용적인 분위기를 표현하기도 한다. 이는 거주자가 구체적인 방식을 통해 열린 마음으로 더 폭넓은 공동체와 교류하는 장소를 조성하기 위함이다. 공동체와의 이러한 물리적 관계는 정신과 지력의 균형을 회복시켜준다. SECTION ELEVATION 지속가능성 주택 지면의 암석 굴착은 최소화하고, 단지 서비스 공간(지하 1.4m)만 지하에 배치했다. 차량 및 보행자 진입구역은 가로에서 접근할 수 있다. 현관 입구에서 반 층 높이 위에 배치된 두 개의 침실은 모두 테라스(지상 1.4m)와 직접 연결된다. 그 위로는(지상 2.8m) 테라스를 갖춘 부부침실이 있으며, 아래쪽에 있는 정원과 연결된다. 연속해서 더 위층으로 올라가면 식사 공간과 주방이 나타나는데, 이곳은 남향으로 배치한 중앙 로지아(Loggia : 면의 한쪽이 트인 형태, 발코니의 일종) 쪽으로 개방되어 있으며(지상 4.2m), 아래층의 테라스로 이어진다. 중앙 로지아는 주위의 옥상을 조망할 수 있는 파노라마식의 전경을 제공하고, 필요 시 유압 지붕으로 덮을 수 있다. 최상층에 있는 거실에서는 아래층 로지아를 내려다 볼 수 있으며, 접근할 수도 있다. 또한 콘크리트 자체의 보온성과 지붕에 설치된 광발전 전지, 히트펌프 등을 이용하여 주택의 지속 가능성을 구현했다. <글·Davide Macullo Architects> 3F PLAN 2F PLAN 1F PLAN 1 Entrance 2 Living room 3 Kitchen 4 Bedroom 5 Bathroom 6 Guest Bedroom 7 Terrace 8 Laundry 9 Mechanical room 10 Storage 11 Parking lot 건축가 Davide Macullo 1965년 스위스 지오르니코에서 태어나 루가노예술디자인대학을 졸업하고, 1990년 마리오 보타(Mario Botta)의 아틀리에에서 전 세계 각지(이탈리아, 독일, 네덜란드, 미국, 이스라엘, 인도, 중국, 러시아, 그리스, 요르단, 이집트, 말레이시아, 터키, 영국 등)의 국제 프로젝트를 담당하며 실무 경험을 쌓았다. 이후 2000년 자신의 아틀리에를 오픈해 한국 건축가들과도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다. 현재 스위스 루가노에 거주하며 작품 활동에 매진하고 있는 그는 스위스 건축가 및 공학자 협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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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29
충주 GOGO HOUSE
입주한 지 3주밖에 안 된 집에 초대를 받았다. 독자 이강휘 씨가 설계부터 준공까지 1년에 걸쳐 지은 집. 큰 집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설계ㆍ시공자들과 즐겁게 소통하며 지은 고고하우스는 이제 그의 가족뿐 아니라 주변 사람 모두에게 행복 바이러스를 전파하고 있다. 행복한 집짓기의 경험을 독자들과 나누고 싶었다는 그를 통해, 오랜만에 집의 진정성을 마주했다. 취재 이세정 사진 변종석 ▲ 한창 뛰어놀 나이의 4살 아이와 함께 한 부부. 주택으로 이사하고 나선 꼭 필요한 것들만으로 심플하게 살고자 마음 먹었다. HOUSE PLAN 대지위치 : 충청북도 충주시 대지면적 : 360㎡(108.9평) 건물규모 : 지상 2층 건축면적 : 71.67㎡(20.68평) 연면적 : 96.78㎡(29.88평) 건폐율 : 19.91% 용적률 : 26.88% 주차대수 : 1대 최고높이 : 7.85m 공법 : 기초- 철근콘크리트, 지상- 경량목구조 구조재 : 벽 - 2×6 목구조, 지붕 - 2×10 목구조, PLS 지붕재 : 컬러강판 단열재 : 벽 - 그라스울 R19, 지붕 - 그라스울 R30 외벽마감재 : 스터코플렉스, 고벽돌, 루나우드 창호재 : 융기 베카드리움 내벽마감재 : 벽지 바닥재 : KCC 강마루 설계 : 종합건축사사무소 도펠하우스 황영환 02-3144-8166 www.doppelhaus.co.kr설계담당 : 황경호 시공 : 건축주 직영 총 공사비 : 1억3천만원 ▲ 거실과 주방 매스는 정남향으로 약간 비틀어 뒷마당을 안는 형국이다. 최근 지방 소도시 아파트 값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런 흐름은 오히려 아파트 대신 도심형 전원주택을 택하려는 젊은 층의 수요를 부추기고 있다. 아파트 분양가면 땅을 사고 집을 짓는 비용을 감당할 수 있으니, 아이가 있는 가족에겐 주택의 꿈을 현실화할 수 있는 시장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다. 본지의 독자 이강휘 씨도 같은 생각을 했다. “가족 모두가 캠핑 같은 야외 활동을 너무 좋아해요. 또, 아이가 점점 커 가면서 하루빨리 아파트 생활을 벗어나고 싶었어요. 집을 짓는다는 것이 처음에는 먼 이야기 같고 두렵기도 했는데, 막상 도전해 보니 터널을 하나씩 통과하는 성취감이 또 있더라고요.” ▲ 주변에 하나둘씩 집이 들어서고 있는 충주 전원주택지. 그 안에 강휘 씨 집은 군더더기 없는 젊은 감각으로 시선을 모으고 있다. ◀ 1층은 현관부를 중심으로 우측은 안방, 좌측은 주방과 거실의 오픈 공간으로 배치했다. ▶ 건축주가 직접 디자인해 만든 싱크대에 테이블 의자 세트 INTERIOR SOURCES 벽지: LG하우시스 Z:IN 몰딩: 영림몰딩 주방 벽면 마감재: LG하우시스 벽지, 동서산업 타일 욕실 타일: 세종요업, 이화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대림통상, VOVO 조명: 필립스, 조명나라, 비츠조명 바닥재: KCC강마루 주방기기: 건축주 직접 제작 현관문: 코렐 원목플레이트 도어 방문: 영림 ABS도어 데크재: 방부목 계단재: 애쉬 집성목충주 시내에서 차로 5분 거리, 도심 풍경이 산과 녹지로 바뀌는 경계에 이강휘 씨의 집이 있다. 80세대가 넘는 대규모 주택 단지는 남은 토목 공사로 분주한데, 그의 집은 벌써 준공에 입주까지 마치고 나 홀로 유유자적하다. 강휘 씨는 땅을 먼저 마련하고 나서, 설계에만 꼬박 6개월의 시간을 쏟았다. 인터넷에서 수집한 정보들을 취합·선별하고, 직접 캐드를 만지며 집을 그려 나갔다. 아내와 의견을 조율하며 틈틈이 수정한 도면은 건축가를 만나 구체화되었다. 설계를 맡은 황영환 건축가는 손에 잡히지 않는 이미지들에 대해 각각의 장단점들을 설명하고, 강휘 씨 가족이 정말 원하는 집에 가까이 갈 수 있도록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젊은 사람은 비싼 옷을 입어서 멋진 것이 아니라, 젊음 그 자체의 풋풋함이 좋은 것이죠. 강휘 씨네 집 역시 잔 장식들을 배제하고, 생김새 자체로 멋지고 개성 있는 집을 짓고 싶었어요. 집의 우선적 가치는 ‘집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보다는 그 안에서 얼마나 아름답게 살아갈 수 있는가’라는 진정성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건축가의 말대로 집은 30대 초반 부부의 스몰하우스를 콘셉트로 설계되었다. 109평 부지에 건물은 29평 연면적으로 세우고, 마당은 쓸모없는 땅이 없도록 공간마다 주제를 담았다. 집은 도로 전면을 향해 긴 축으로 이어지는데 군더더기 없는 매스는 덩어리의 비례와 배열만으로 안정적인 느낌을 선사한다. 특히 거실과 주방부 매스를 정남향으로 약간 틀어 뒷마당을 감싸 안는 형태를 취했다. 덕분에 더욱 아늑하게 조성된 뒷마당은 필로티와 그늘이 있는 데크를 두고, 측면에 아이를 위한 모래놀이터를 마련했다. 집은 친환경성과 단열성을 고려해 경량목구조 방식으로 시공되었다. 외부는 벽돌과 스터코플렉스를 조합해 마감하고, 필로티 하부는 루나우드로 시공해 목재의 따뜻한 이미지를 더했다. 전체적인 건축의 외부 이미지는 실내에 그대로 들여왔다. 시각적인 흐름이 끊어지지 않도록 1층부터 2층까지 자연스러운 선이 이어지고, 거실과 주방을 오픈시켜 열린 동선으로 만들었다. 창은 각각의 공간에서 내다보이는 뷰를 신중히 생각해 배치하고, 크기나 개폐 방식 역시 공간 특성에 따라 달리 했다. 설계 단계에서 많은 고민이 있었기에 실제 공사는 큰 무리 없이 진행되었다. ◀ 10월에 태어날 딸아이를 위해 사랑스러운 색으로 마감한 방 ▶ 2층 서재는 추후 자녀방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 2층에서 내려다 본 거실 모습. 바닥 면적은 20평이지만 거실과 주방을 오픈하고 적절한 창을 배치해 훨씬 개방감이 있다. “단독주택 중에서도 특히 목조주택은 빌더의 역량에 많이 기대야 하는 집이에요. 설계자 입장에서 정석을 지켜 시공하려는 분을 찾아 인터뷰와 답사를 다니고, 그렇게 결정한 빌더에게 삼고초려해 현장을 맡겼지요.” 덕분에 강휘 씨는 현장이 진행되는 동안, 새집에 들여놓을 가구 제작에 집중할 수 있었다. 원목으로 거실장과 싱크대를 만들고 군더더기 없는 인테리어를 위해 많은 짐을 버렸다. 꼭 필요한 것들로 단출하게 꾸민 집은 가족의 생활 자체를 심플하게 바꾸고 있다. 강휘 씨는 집 짓는 모든 과정에 ‘선택과 집중’이 가장 절실하고 중요한 문제였다고 말한다. ▲ 집의 뒷마당은 전면과는 또 다른 표정이다. 필로티 아래 그늘과 낮은 데크, 앞으로 작은 텃밭이 있는 안락한 공간이다. 마당이 있는 집은 가족에게 이전과는 전혀 다른 삶을 선물했다. 새집으로 이사 오고 나서, 아이는 아파트 근처만 가도 ‘우리 땅으로 가자’고 조르고, 부부는 마당 있는 집에서 해보고 싶던 일들을 하나둘 실천하고 있다. 캠핑장을 찾지 않아도 집은 휴식처로, 놀이터로 매일매일 변화하고 있다. 건축은 공학이 아니라 인문학일 수 있다. 최고로 행복하려고 집을 지으면서 그 과정이 불행하다면 정말 슬픈 일일 것이다. 강휘 씨는 어쩌면 평생 한 번 밖에 없을지 모를 내 집 짓기의 순간을 최고로 즐기며 보냈다. 그리고 그 기쁨을 온전히 누리며 살고 있다. 건축주 이강휘 씨가 전하는 집짓기 후기 “로또 맞아야 집 짓는 줄 알았어요” “아빠 여기 어디야?” “응, 우리가 여기다 집을 지을 거야!” 이렇게 마당이 있는 집짓기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30대의 평범한 가장인 나는 마당이 있는 단독주택은 복권에라도 당첨되어야 가질 수 있는 것이라며 그 꿈을 저만치 멀리서 보고만 있었다. 아파트에 살던 지난여름, 네 살배기 아들은 그 자유로움을 주체하지 못하고 7층 마룻바닥을 쿵쾅 거리며 뛰어 다녔다. 나는 그날도 언성을 높이며 “한결아, 그만 뛰어” 하고 아이를 다그쳤다. 이내 돌아서서 후회를 했지만 별다른 도리가 없었다. 그날부터 나는 내가 해야 할 일이 뭔지 알게 되었고 아내와 상의한 후 지금 살고 있는 땅을 만나게 되었다. 막상 결의에 차서 일은 저질렀지만 너무 막막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다. 건축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설계가 무엇인지, 허가가 무엇인지 아무것도 모르던 나에겐 집짓기가 마냥 두려움으로만 다가왔다. 특히 전 재산을 걸고 우리 가족의 행복을 지켜야 하는 가장으로서 누구를 만나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고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는지 너무나도 어려웠다. 그러다 지인의 소개로 지금의 건축사를 만나게 되었고 그때부터 천천히 터널을 통과하기 시작했다. 그는 나에게 왜 단독주택에 살려고 하느냐고 물었고 나는 우리 가족이 행복하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그때부터 조금씩 답을 찾아 갔다. 집은 돈을 주고 사는 것이 아니라 즐겁게 사는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평당 얼마짜리 집에 사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나는 건축사와 우리 집에 대한 이야기를 밤새 나누며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거실에서는 무엇을 하고 싶은지, 마당에서는 무엇을 할지, 함께 그림을 그리며 수정하기를 6개월여 지났을 무렵, 드디어 언 땅이 녹은 올해 3월 우리는 첫 삽을 뜨게 되었다. 수많은 결정과 선택에도 나는 자신이 있었다. 그 이유는 바로 사랑하는 가족과 나를 아낌없이 도와주시는 많은 분들이 계셨기 때문이다. 집짓기는 머리가 아니고 몸으로, 마음으로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관련된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하고 선택하고 결정하는 행위에는 손익의 계산보다는 내가 먼저 마음을 열고 이야기 할 때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내가 바라는 그림을 그려주는 것이라 믿는다. 이사를 한 이후 우리 가족은 주택에 가면 해봐야지 했던 것들을 하나씩 실천에 옮기고 있다. 작고 소소한 것들이지만 이들이 가져다 주는 행복은 내가 생각하던 그 이상이다. 거실에서 마음껏 뛰어 놀고 마당에서 흙을 묻혀서 들어오는 아이를 보면서 나는 이러한 꿈을 꾸는 다른 이에게 전하고 싶다. “꿈이 있다면 실천해 보세요. 마음을 열고 이야기하면 누군가가 분명히 그에 응답해 줄 겁니다. 그리고 즐기세요. 즐기는 사람에게는 못 이기는 법이지요.” 우리 가족에게 큰 행복을 선물해 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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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08
365일 풀빌라에 산다, 이천주택 party&town
단지 내 3가지 타입 중 하나인 풀빌라 스타일로 계획된 주택의 모습서울 도심에서 차로 1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 거리, 부드러운 능선의 산을 끼고 있는 조용한 마을이 나타난다. 작은 숲속에 들어온 듯, 키 큰 나무들이 둘러싸고 있고 좋은 흙내음이 나는 곳. 경기도 이천시 백사면에 자리 잡은 ‘파티앤타운’은 3가지 각기 다른 테마를 가진 타운하우스로, 입주 대상자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풀빌라 타입, 운동장 공유 타입, 캥거루 타입으로 구성해 총 39세대가 들어서게 될 마을이다.외벽으로 둘러싸인 덕분에 프라이빗한 공간을 완성할 수 있었다. / 단정하게 스터코로 마감한 외관그동안 다양한 주택 프로젝트를 선보이며 주거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유타건축사사무소 김창균 소장이 단지 배치부터 도로, 개별 건물의 설계까지 모두 맡아 진행함으로써 여타 타운하우스와는 차별화된 참신하면서도 탄탄한 설계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한, 타입별 특화된 설계가 도입된 만큼 각 필지 내에서 입주자의 프라이버시는 존중하되, 서로 공존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며 많은 신경을 기울였다. 배치에 있어 14세대의 운동장 공유 주택으로 마을의 중심을 잡고 이를 기준으로 좌측엔 8세대의 캥거루 주택, 우측엔 17세대의 풀빌라를 앉혔다. 단지 내 도로는 일부를 조경 공간으로 할애하고 보행자 중심의 도로가 될 수 있도록 입주자를 배려해 쾌적한 주거환경을 누릴 수 있게 했다.HOUSE PLAN대지위치 : 경기도 이천시 백사면대지면적 : 총 18,774㎡(5,679.13평)건물규모 : 지상 2층(39세대)건축면적 : A 풀빌라 타입 - 57.27㎡(17.32평) / B 운동장 공유 타입 - 77.70㎡(23.50평) / C 캥거루 타입 - 84.96㎡(25.70평)연면적 : A - 108.44㎡(32.80평) / B - 137.10㎡(41.47평) / C - 169.92㎡(51.40평)건폐율 : A - 18.59% / B - 17.90% / C - 19.66%용적률 : A - 35.21% / B - 31.59% / C - 39.33%주차대수 : A - 1대 / B, C - 2대최고높이 : A - 6.95m / B - 9.5m / C - 9.0m공법 : A - 철근콘크리트 줄기초, 철근콘크리트 / B - 철근콘크리트 줄기초, 일반경량목구조 / C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일반경량목구조구조재 : A - 철근콘크리트 / B, C - S.P.F No2. 38×140(벽), 38×286(지붕)지붕마감재 : A - 무근콘크리트, 기계미장 / B, C – 컬러강판단열재 : A - 네오폴 가등급 외단열 단열재 / B, C - 그라스울(R24, R38) 가등급외벽마감재 : A – 스터코 / B, C – 점토벽돌창호재 : 이건 PVC시스템창호, 로이삼중유리단지 기획/풀빌라 운영&마케팅 : 이들만 하우스(edelmann haus)설계 : 유타건축사사무소(김창균) 02-556-6903|www.utaa.co.kr프라이빗한수영장이 있는 수익형 주택풀빌라 타입 단지(17세대)세 가지 타입 중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풀빌라 타입의 모델하우스가 제일 먼저 완성되었다.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서 휴식과 여가 생활을 즐길 수 있는 세컨드하우스로 사용할 수 있고, 임대를 내어준다면 수익까지 얻을 수 있는 주택이다. 이러한 목적에 따라 일반적인 주거의 실 배치보다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평면을 계획했다.폴딩 도어를 열면 내·외부가 하나 된 듯 주변 자연 경관까지도 즐길 수 있는 1층 주방 및 다이닝룸SECTION현관 모습. 좌측에는 창고를 두어 짐을 수납할 수 있도록 했다. / 세컨드하우스의 용도가 큰 만큼 휴식과 여가에 중점을 두고 평면을 계획하였다.PLAN - 1F (52.27㎡) / PLAN - 2F (51.17㎡)외부 시선으로부터 완벽히 차단해 다른 주택과 차별화된 독특한 공간을 체험할 수 있다.내부에는 따뜻한 스파 공간을 두었다.INTERIOR내벽마감재 : 대우 무지 벽지, LG하우시스 벽지바닥재 : 동화자연마루 나투스강 터치, 수입타일욕실 및 주방 타일 : BONO CERA MICA 수입타일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VANOTECH주방 가구 및 붙박이장 : 희원주방디자인조명 : 대청조명 / 계단재 : 자작나무 합판현관문 : 성우스타게이트 / 폴딩도어 : 이지폴딩방문 : 자작나무 제작 도어 / 데크재 : 방킬라이실링팬 : Artex 캐리어 / 홈네트워크 : 코콤, 게이트맨2층 침실. 세로로 긴 창이 공간의 포인트가 되어준다.한편에 테라스를 놓은 덕분에 자연광을 최대한 유도하고 외부의 바람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어 내부는 쾌적한 환경이 구축되었다.계단과 연결된 바닥 단차를 이용해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했다. 먼저 1층에는 아일랜드형 주방을 두고 정면에 폴딩 도어를 설치해 외부 수영장과 연계한 동선을 만들었다. 이때 ‘ㄱ’자 형태의 매스는 수영장을 감싸면서 외부의 시선을 온전히 차단한다. 가벽으로 가려진 덕분에 주변을 신경 쓸 필요 없이 편하게 선베드에 누워 풍광을 즐기고, 저녁에는 단차를 이용한 2층 공간에서 영화 감상을 하며 풀빌라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다.욕실과 별도로 배치한 외부 세면대 / 침실에는 코너창을 내어 채광을 확보했다.주변 경치에 녹아든 주택. 아직은 모델하우스만 지어진 상태지만, 내년 상반기에는 모든 주택이 완벽하게 자리할 것이다.큰 마당을 가진 주택운동장 공유 타입 단지(14세대)▶ 4~5개의 집들이 서로 둘러앉아 있는 형태로 배치되어, 마당을 모두 모아 300~400평의 운동장과 같은 공간을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마당 가운데 큰 나무를 심어 휴게공간을 만들고, 이곳은 이웃끼리 뭉칠 수 있는 구심점 역할을 하게 된다.운동장 공유 타입은 이웃들이 서로 각자의 마당을 공유하는 ‘마당 공유형 주택’을 의미한다. 사실 대지 면적이 한정적인 단독주택지 안에 건축면적을 빼고 나면 남는 외부 공간(마당)은 생각만큼 크지 않아 아이들이 자전거를 타고, 공놀이를 하고, 마음껏 뛰어놀기 쉽지 않다. 하지만 이웃들이 마당을 공유해 같이 사용한다면 작았던 마당은 커다란 하나의 운동장으로 바뀐다. 아이들에겐 친구들과 매일 신나게 놀 수 있는 놀이터가 되어주고, 어른들에겐 이웃과 함께 캠핑이나 운동 등 다양한 공동 활동을 마음껏 할 수 있는 장소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PLAN - 1F (74.86㎡) / PLAN - 2F (62.24㎡)내부는 거실이나 식당, 안방 등 주요 실에서 마당을 바라볼 수 있도록 계획되었다. 1층은 계단을 중심으로 전면에 거실과 식당을 배치하고, 뒤쪽으로 세탁실, 욕실, 다용도실 등 유틸리티 공간을 두어 실의 구분을 명확히 하였다. 거실과 식당은 시각적으로 연결되어 넓게 트인 공간을 갖고 단차를 이용하여 공간을 나눠주었다. 2층은 부모 영역과 아이들 영역으로 계획되었고, 2층 바닥 일부를 비워내어 1층 거실과 소통할 수 있도록 했다.불편함 없이 함께 사는 주택캥거루 타입 단지(8세대)▶ 큰 집안에 작은 집(약 20평)을 품고 있는 구조로,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총 4가지 실내 구조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어미 캥거루와 새끼 캥거루처럼 큰 집이 작은 집을 품고 있는 형태의 주택이다. 치솟는 집값에 떠밀리듯 이사를 가야 하는 자녀세대와 오래된 주택에서 외로운 삶을 사는 부모세대를 한자리에 모아 같이 살면서 서로의 사생활은 보장하되, 주거공간을 공유하는 새로운 형태의 주거 개념이다. 부모와 부부 그리고 미혼자녀 3代가 사는 대가족에게 맞는 타입으로, 입주하는 세대의 특성에 맞춰 가장 적절한 평면을 가질 수 있도록 의도하였다.PLAN - 1F (84.96㎡) / PLAN - 2F (84.96㎡)전체적으로 1층과 2층을 나눠 층별로 세대가 거주하게 되고, 각각 개별적인 주방과 거실, 방이 따로 배치된다. 1층의 경우 필요에 따라 현관을 하나로 합치거나 분리하여 두 세대를 연결하거나 분절시킬 수 있다. 이는 부모님과 함께 살고자 하는 수요자는 하나의 현관으로 필요시 서로 통할 수 있고, 임대세대 혹은 분리된 세대를 구성하고자 하는 수요자는 현관을 나눠 1, 2층을 더욱 독립적으로 구성할 수 있게 한 것이다. 2층의 방 구성 또한 2개, 3개 중 선택 가능하다.‘파티앤타운’은 강남, 분당, 용인에서 차로 50분 거리, 2017년 말 분당-장호원 자동차 전용도로의 개통으로 분당에서는 30분대에 진입이 가능한 접근성 좋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경강선이 지나는 신둔도예촌역이 차로 10분, 이 역에서 판교역까지 27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폭포가 있는 등산로와 가깝고, 이천산수유마을, 도예촌, 프리미엄아울렛이 지척에 있어 여가를 즐기기에도 좋다. 마을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365일 하루하루가 파티(Party)인 것처럼 즐거운 마음이 되기를 바라는 바람으로 기획한 곳으로, 현재 풀빌라 타입의 모델하우스가 오픈하였고 내년 상반기엔 마을이 완성될 예정이다.문의_이천시부동산 공인중개사 사무소 1577-6942|www.partyntown.com취재_김연정 | 사진_변종석ⓒ월간 전원속의 내집 2017년 9월호 / Vol.223※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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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25
자투리땅의 기적, 과천 협소주택
이 땅은 과천시 도시계획에 의해 마을길인 소로(小路)가 생기면서 앞집의 마당이 잘려나가 생긴, 그야말로 자투리땅에 지어진 협소주택이다. 취재 정사은 사진 변종석, 건축가 제공이전 땅주인에게 이 땅은 계륵(鷄肋)이었다. 남쪽은 도로에, 북쪽은 옆집 담벼락에 갇힌 삼각형 땅. 심지어 온전한 삼각형도 아닌, 모퉁이가 잘린 삼각형이다. 50㎡ 작은 면적에 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덕분에 건축주는 조용한 주택가 남향 땅을 시세보다 저렴하게 살 수 있었고, 땅주인은 쓸모없는 땅을 처분할 수 있었으니 결과적으로 보면 모두에게 행운인 셈이다.삼각형 창을 트레이드마크로 내세운 작은 집철근콘크리트로 지어진 집은 거푸집의 노출면을 그대로 외벽 삼아 페인트로 마감했다. 노출콘크리트라고 할 수 있지만 그러기엔 마감이 투박한데, 이유인즉 콘크리트 면을 매끈하게 뽑으려면 거푸집과 공정비가 많이 들기 때문이란다. ‘작품주택 아니고서야 그럴 필요 없다’는 건축주의 강단 있는 의지가 이 마감을 쓸 수 있었던 선행조건이었다. 땅은 50㎡, 알뜰살뜰 면적을 모아 실내를 구성하니 쓸 수 있는 면적이 57㎡이다. 허가면적인 46.4㎡에 발코니 확장으로 10.6㎡ 보너스 면적을 추가로 얻어 탄생한 협소주택 사이(sai)다.▲ 아이에게 작게나마 마당을 만들어 주고 싶어 건물을 필로티로 만들었다. 이 때문에 집은 삼각형 모양의 창을 갖게 되었다. 해가 다르게 오르는 집값 때문에 내 집 마련이 쉽지 않은 현실에서 “땅부터 집까지 전세금으로 모두 감당할 수 있다”는 말은 자신이 내뱉고도 불가능해 보였다고 한다. 건축주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아내의 동의를 얻는 데만도 장장 4년이 걸렸다. 전세금으로 짓겠다는 조건 외에도 기존의 생활권을 유지하면서 맞벌이 부부의 출퇴근이 가능해야 했다. 마침 단독주택 열풍과 맞물려 TV와 잡지에서 외국 협소주택을 여러 채 소개했고,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은 그는 아내의 허락이 떨어짐과 동시에 이 주택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포털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위성지도와 지적도, 그리고 발품을 팔아가며 작은 땅을 찾아다니길 1년 남짓. 마음에 드는 땅이 있었지만 금액이 맞지 않아 포기한 적도 있고, 작은 땅이지만 맹지이기 때문에 집을 지을 수 없는 조건도 있었다. 어느 휴일, 자전거를 타고 산책하다 발견한 이 땅은 남향인데다가 작아 비용도 감당할 수 있었다. 그때 건축주는 속으로 외쳤다. ‘땅이 내게로 왔다!’고. INTERIOR SOURCES페인트 : 친환경페인트주방 벽면 마감재 : Back-painted glass + 친환경페인트욕실 타일 : 국내산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 스탠다드조명 : T5 형광등(램프랜드)바닥재 : 합판마루(동화자연마루)주방기기 : 합판 제작 + 투명락카도장현관문 : 에이스 단열도어데크재 : 방부목 데크재계단재 : 합판마루(동화자연마루)◀ 현관 문을 열면 바로 만나는 주방부와 계단실 ▶ 주방 한편에 자리 잡은 식탁 ▲ 사각 형태에 리드미컬한 삼각형 창을 갖는 디자인 주택으로, 협소주택임을 가늠하기 힘든 외관이다.▲ 2층은 화장실과 다락, 거실이 있는 가족의 공용공간이다. 사실 이 주택은 문이 없기 때문에 모든 방을 가족이 함께 쓴다.사실 그에게 ‘집’이란 평생 번 돈으로 으리으리하게 지어 죽을 때 까지 사는 곳이 아니라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옮겨가면 되는 곳이었다. 이런 생각이 들자 자연스레 욕심을 버릴 수 있는 부분이 생겼다. 젊은 나이니 돈이 넉넉지 않은 것은 당연했고, 그렇다면 면적과 치장에 욕심을 내려놓자 결심했다. 실내는 최대한 간결하게 구성해 마감재를 덜어내되, 보기 좋게 구성하는 것은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자신이 직접 하면 되었다. “나중에 아이가 크면 좁아서 어쩌나…”하는 주변 염려는 “팔고 이사 가면 되지!”라는 명쾌한 대답으로 일축했다.작은 땅일수록 디자인 중요도는 크다. 쓸 수 있는 건축면적이 7~8평밖에 되지 않아 자칫 계단을 잘못 내기라도 하면 실제 사용할 수 있는 면적이 더 줄어들 터였다. 건축주는 설계자를 수소문하기 시작했고, 전부터 협소주택에 관심을 두고 연구해온 오파드건축연구소 오문석 건축가와 연이 닿았다. 외관 디자인에서부터 실내 구성과 인테리어, 배치까지 건축가와 인테리어 디자이너 두 사람의 만남으로 밀도 높고 짜임 좋은 주택이 만들어졌다.SECTION◀ 욕실로 향하는 통로는 조약돌과 목재 패널로 디자인 요소를 더했다. ▶ 계단실 면적을 최소화하고 다락과 욕실을 짜임 좋게 배치한 2층협소주택 건축 솔루션협소주택의 과제는 계단실, 주차장, 방까지 각 실을 얼마나 유기적으로 구성하는가이다. 이들은 먼저 연면적 50㎡이하 주택은 주차장을 만들지 않아도 된다는 주차장법 시행령을 이용해 주차장 대신 필로티 구조의 야외공간을 디자인해 아이와 함께 뛰놀 마당을 만들었다. 실내는 한 층이 방 하나로 사용되는데 굳이 구분하자면 1층은 주방과 식당, 2층은 거실, 3층은 안방이다. 건축 착공허가 당시 정북방향 사선제한을 최소화할 수 있는 높이인 8m 이하를 지키기 위해 현관에서 1m쯤 아래에 주방과 식당을 배치하고, 여기서 생긴 레벨차를 이용해 화장실을 세미스킵 형식으로 엇갈리게 배치했다. 좁은 공간에서 계단실을 중심으로 층을 나눠 공간을 배치하는 이 아이디어로 주택은 6개의 레벨이 있는 실내를 갖게 되었다. 집의 실내 면적을 최대로 확보하기 위해 낸 아이디어는 다락과 발코니 확장이었다. “협소주택은 조그만 공간이라도 버리지 않고 활용해야 해요. 화장실 상부에 1m 높이 공간이 생겼고, 이곳을 다섯 살 아들이 놀 수 있도록 다락으로 만들었어요. 이 공간은 건축가가 과천시청 건축과에 몇 차례나 확인해 얻어낸 전리품이다. 흔히 최상층 경사지붕 아래에만 만들 수 있는 것으로 오해하지만, 상부 슬래브가 평평할 때 최고높이 1.5m 이하면 어디든 다락으로 인정된다고 한다. 연면적에서 제외되니 서비스 면적인 셈이다.두 번째는 발코니 확장이다. 발코니는 잘 활용하면 작은 집에서 합법적으로 실내 면적을 얻을 수 있는 보너스 공간이다. 이 집은 2층과 3층 남쪽 면의 일부를 발코니로 설계해 건축허가를 취득한 뒤 공사하며 실내로 편입시켰다. 준공서류를 접수할 때에는 발코니 확장 전후 도면을 함께 제출해야 하고, 최종 건축물대장에는 확장경계부분 기준선이 표시된 확장 후 도면이 등재된다. PLAN – 1F / PLAN – 2F / PLAN - 3F◀ 욕실 상부는 아이가 올라갈 수 있는 다락으로 만들어 부족한 면적을 해결했다. ▶ 삼각형 욕실 모서리에 골조를 세우고 타일로 마감한 욕조를 만들어 공간 활용을 극대화했다.▲ 다소 가파르게 보이지만 오가는 데 불편함이 없는 계단▲ 3층은 안방으로 사용된다. 실내는 자작나무를 이용해 간결하게 마무리해 불필요한 지출을 최소화했다. 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과천시 지역지구 : 1종일반주거지역, 1종지구단위계획구역 대지면적 : 50.00㎡(15.13평) 건물규모 : 지상 3층 건축면적 : 25.31㎡(7.66평) 연면적 : 46.40㎡(14.04평, 발코니면적 포함 57㎡)건폐율 : 50.62%(법정 60%) 용적률 : 92.80%(법정 120%)최고높이 : 8m 주차대수 : 0대 공법 : 기초 - 매트기초, 지상 - 철근콘크리트조 벽식구조 구조재 : 벽 - 철근콘크리트, 지붕 - 철근콘크리트 슬라브 지붕재 : 컬러강판 단열 : 일신산업 로이(Low-e)열반사단열재(40T~80T) 외벽마감재 : 실리콘계 페인트 창호재 : 전면부 - 알루미늄창호(단열바타입, 24T로이복층유리), 기타부분 - PVC창호(16T이중창호 및 24T시스템창호) 내벽마감재 : 도장, 미송합판 + 투명락카도장 바닥재 : 합판마루, 장판지건축설계 : 오파드(OpAD)건축연구소 070-8600-0463 http://blog.naver.com/opad_oms 윤집(yoonzip) 010-6327-7546 http://yoonzip.tistory.com실내건축 및 시공 : 윤집(yoonzip)사실, 단독주택에 살고는 싶은데 돈이 없다는 말은 거짓일지 모른다. 가진 돈을 셈하여 건축예산을 세우고 이걸로 가능한 면적과 형태를 생각해보자. 공사비가 부담스럽다면 마음 맞는 두세 가족이 동시에 공사를 시작하는 것도 방법이다. 돈이 적으면 작고 아담하게 지으면 되고, 도시를 떠날 수 없다면 경매 등을 통해 도심 속 숨겨진 땅을 찾으면 된다. 자투리땅을 찾아 1년을 헤맨 이 집의 건축주처럼 말이다. 주차장을 포기하니 흙 밟는 재미가 생겼고, 고급 인테리어를 포기하니 대출 없이 아늑한 보금자리가 탄생했다. 방문이 없으면 어떻고 계단이 가파르면 어떠한가. 공간 곳곳은 아이의 서재가 되고, 놀이터가 된다. 문이 없으니 오히려 가족의 소통은 더 좋아졌다. 주말이면 아이와 함께 마당에서 흙놀이를 하고 해먹에서 낮잠을 자며 게으름 피우는 것이 이 가족의 새로운 행복이 되었다.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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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19
건축비의 한계를 즐기며 짓다
멋진 설계, 하자 없는 시공에 앞서 건축주들은 늘 건축비에 대한 고민을 먼저 갖고 있다. 설계ㆍ시공자가 그들의 가려운 데를 읽고 진정을 실어 지은 집이 경기도 양평에 지어졌다. 1억원이란 예산 안에서 건축의 한계를 껴안고, 이를 넘어서고자 했던 그들의 노력을 읽어본다. 취재 이세정 사진 변종석 ▲ 현관을 들어서면 거실 겸 주방의 공용 공간이 자리한다. 전면창을 통해 데크로 바로 나갈 수 있다. 작년 12월 초 어느 날, 건축비가 아주 적고 집의 규모도 작은데 설계가 가능하냐는 문의 전화를 받았다. 사정을 들어보니 동원할 수 있는 건축비용은 총 1억5백만원. 형질변경과 지하수 확보 등 건축에 필요한 제반사항을 포함한 금액이었다. 선뜻 하겠다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나를 찾아 전화준 것만으로도 감사하여 어떻게 나를 알게 되었는지, 어떤 집을 원하는지 상투적인 질문을 했다. 그는 전화기 너머로 조심스럽게 자신이 살고 싶은 집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고, 내 마음은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건축주는 어린 아이 둘을 가진 젊은 부부로, 도시에서 벗어나 아이들을 자유롭게 키우고 싶어 전원생활을 결심했다. 그러나 의정부에 있는 작은 아파트를 팔아 그 돈으로 집을 지으려니 예산이 넉넉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비슷한 사례들을 찾던 중 ‘1억원대 집짓기(2012, 주택문화사 발행)’란 단행본에 소개된 ‘부래미 주택’을 보고 나를 찾게 되었다고 한다. 사실 부래미 주택은 6년 전에 지은 집이라 지금의 상황에서 비슷한 비용으로 집을 지을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건축주는 화려하고 큰 집이 아니라, 가족의 행복을 키워갈 수 있는 작은 집이면 족하다고 거듭 말했고, ‘이런 집도 설계해주시나요’라고 조심스러운 청을 했다. 그동안 전국의 농촌 마을 만들기에 관계해 오며 적은 공사비와 그들에게는 비싸게 느껴질 법한 설계비 때문에 건축가들로부터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는 현실을 알기에 거절할 수는 없었다. 그런 연유로 가능한 방법을 찾아보자는 약속과 함께 이번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 현관부는 브릿지 공간 아래 그늘을 만들어 물놀이와 휴식을 즐긴다. ▶ 창으로 자연의 풍광을 마주하는 아들의 방. 무한한 상상력을 갖고 크길 바라는 부모의 마음이 담겼다. ▲ 회색 포슬린타일과 어우러진 심플한 마감의 주방과 아일랜드 식탁. ㄱ자 창을 통해 마당에서 뛰노는 아이들을 한눈에 볼 수 있다. ◀ 2층으로 오르는 계단은 사용빈도가 높은 만큼, 멀바우와 자작나무 합판으로 견고하게 제작했다. ▶ 화려한 장식은 없지만 휴양지에 온 듯한 분위기를 선사하는 부부 침실 건축 공사비를 절감하기 위해서는 시공자와의 협업이 중요하다. 초기에 시공자를 정하고 재료의 선정과 공법에 대해 검토하면서 설계를 진행했다. 시공자가 공사비 범위 내에서 가능한 재료를 추천하면 이를 검토해서 설계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예산을 넘어서지 않도록 신경 썼다.집의 구조는 공사기간을 줄이기 위해 경량목구조로 결정하였고, 결과적으로 2.5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안에 완공되었다. 30평 이하로 건축허가가 아닌 신고로 처리할 수 있었던 것도 공사기간 단축에 도움이 되었다. 건축 재료는 효율은 좋지만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이 있는 중소기업의 제품을 선택하고, 가장 물량이 많은 건물의 외관은 흔히 쓰이는 시멘트사이딩으로 마감하기로 하였다. 집이 지어지면서 가격이 저렴한 자재들로 인하여 혹 건물이 전체적으로 값싸 보이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는 기우였다. 세워서 시공한 시멘트사이딩은 그 자체로 매력적인 색깔과 질감을 제공했다. 단지 누수가 우려되어 칠한 페인트의 컬러가 오히려 미감에 저해가 되었다. 목조로 구성된 벽체는 일부를 서가로 디자인하여 별도의 서가를 두지 않아도 많은 책을 꽂을 수 있게 하였다. 지붕은 건물 뒤쪽으로 경사를 주었는데 낙엽이 많은 주변 환경을 고려하여 선홈통을 두지 않고 바로 땅으로 떨어지게 했다. 덕분에 공사비도 절감하고 낙엽으로 홈통이 막혀 누수되는 하자도 피했다. 창문은 단열을 고려해 다소 비싼 로이유리를 사용하여 큰 창의 단점을 극복하였다. ▲ 자녀방은 부부 침실 곁에 나란히 자리해, 아직 어린 자녀들을 가까이서 보듬도록 했다. 건물의 형태는 외피면적이 가장 적은 박스형 2층으로 결정하였는데 주변건축물과 자연경관 사이에서 오히려 돋보이는 결과를 낳았다. 이 과정에서 건축주는 자신의 집이 어떻게 지어질 것인가를 수시로 확인하고 미리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었다. 결국 공사 중에 재료를 바꾸는 일을 최소화하여 이중으로 경비가 낭비되지 않도록 원천적으로 막았다. 집은 약 30평 정도의 공간이 2개 층으로 나누어져 있다. 다소 좁게 느껴질 수 있는 문제는 1층 현관 입구에 진입공간을 넓게 확보하여 아이들의 놀이터로, 때로는 작업공간으로 활용하게 함으로써 심리적으로 집 전체에 여유가 느껴지게 하는 결과를 얻었다. 집 짓는 중에 건축주가 주변으로부터 가장 많이 들은 말은 ‘집이 왜 이리 단순하냐’는 질문이었다. 처음에는 이상하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가 집이 점점 더 완성되면서 독특해서 좋다는 말로 바뀌었고. 특히 지금은 건물 1층에 넓게 조성된 목재 데크가 많은 이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집을 설계하고 짓는 과정에서 젊은 건축주 부부와는 여러 면에서 의견이 잘 통했다. 건축의 스타일뿐 아니라 안주인이 직접 구워 내놓는 브라우니는 미팅 때마다 받은 특별한 선물이었다. 과정이 순조로운 만큼 결과물도 만족스러웠다. 여기에는 시공자의 몫 역시 컸다. 설계 초기부터 건축 과정을 공유하다 보니, 시공을 할 때는 설계 시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까지도 알아서 찾아내고 조정해주기도 했다. ◀ 2층 복도 한 켠에는 안주인의 취미 공간이 자리한다. ▶ 계단실과 방 사이의 벽은 책꽂이로 사용할 수 있게끔 설계 단계부터 반영한 부분이다. 1억원으로 집을 지었다고 하니 많은 질문들이 쏟아진다. 요즘같이 집에 많은 돈을 투자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내 집을 장만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증거일 것이다. 효율적인 투자를 위한 집짓기 비법을 알려주자면, 먼저 나와 내 주변을 돌아보는 것이다. 나와 같이 살고 있는 배우자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일까? 내 자녀들의 꿈은 무엇일까? 나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 이런 것들에 대해 다시 살펴보는 과정에서 가족과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생각들을 반영하여 가족들의 희망과 꿈을 키워나갈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최적의 비용과 행복한 디자인이 나온다. 행복한 집! 인생을 두고 하는 가장 값진 투자가 아닐 수 없다. <글 _ 김종대> 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양평군 대지면적 : 370㎡(112.12평) 건축면적 : 59.05㎡(17.89평) 연면적 : 99.17㎡(30.05평) 1층 - 39.67㎡(12.02평) 2층 - 59.05㎡(17.89평) 건폐율 : 16% 용적률 : 27% 주차대수 : 1대 최고높이 : 7.2m 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 지상 - 목재 스터드 공법 구조재 : 벽 - 캐나다산 SPF 2×6 지붕 - 캐나다산 SPF 2×8 지붕재 : 아스팔트 싱글 단열재 : 그라스울(벽체 - R19, 천장 - R30), 열반사 시트 외벽마감재 : 시멘트사이딩, 적삼목 루바 창호재 : 대동 엘로이샤시 시스템창호(로이 21㎜ 복층유리) 일반창호(16㎜ 복층유리) 내벽마감재 : 친환경페인트 바닥재 : 타일, 강화마루 설계 : 디자인연구소 이선 시공 : 제타 어쏘시어트 02-3210-0509 3.3㎡(1평)당 : 약 384만원 INTERIOR SOURCES 페인트 : 외벽 - FLOOD(미국) 수용성 오버코트 내벽 - 조광페인트 / 하모니텍스 주방 벽면 : 마감재 멜라민패널 욕실 타일 : 벽체 - 이화타일 200×400 바닥 - 동서타일 200×200 수전 등 욕실기기 : 대림 B&Co 조명 조용주 조명 바닥재 : 1층 - 포슬린타일(400×600), 2층 - 강화마루 주방기기 : 대림시스템키친 현관문 : 일품제작(현장제작 50T - 1000×2200) 방문 : 일품제작(현장제작 45T - 900×2100) 데크재 : 미송방부목(21×120) 계단재 : 디딤판 - 멀바우집성판(18T) 챌판 - 자작합판(9T) 건축가 김종대 홍익대학교 건축학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주)율건축사사무소 대표를 거쳐 현재 디자인연구소 이선 대표를 맡고 있다. 이천과 횡성 등 농촌마을 종합개발사업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농촌과 환경, 공공 건축을 오래도록 연구하고, 문화부의 문전성시 재래시장 활성화 사업의 단장을 맡아 활동했다. 최근에는 2013 문화의 달 기념 행사를 맡는 등 다양한 문화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02-722-8619 leesundesign@gmail.com※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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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23
자연을 벗 삼아 살다, 민오헌
세월이 지나도 늘 변함없이 곁을 지키는 자연. 그 안에 고즈넉이 자리 잡은 주택은 시간의 흐름을 욕심 없이 담아낸다. 취재 조고은 사진 변종석▲ 집의 전면이 아닌 측면에 있는 현관문. 마당의 산책로를 따라 진입한다. ▲ 단순한 매스에 강판으로 포인트를 준 주택의 전면 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용인시 양지면 대지면적 : 863㎡(261.06평) 건물규모 : 지하층, 지상 1층 건축면적 : 159.84㎡(48.35평) 연면적 : 184.5㎡(55.81평) 지하층 - 24.66㎡(7.46평), 1층 – 159.84㎡(48.35평) 건폐율 : 18.52% 용적률 : 18.52% 주차대수 : 1대 최고높이 : 6.2m 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조, 지상 – 철근콘크리트조 구조재 : 철근콘크리트 지붕재 : 제물치장방수 + 우레탄도막방수, 아스팔트싱글 단열재 : 외단열 - 비드법보호판, 내단열 – 열반사단열재 외벽마감재 : 드라이비트, 적삼목사이딩, 내후성강판 창호재 : LG 알루미늄 시스템창호 설계 및 시공 : ㈜티트리건축사사무소 031-769-1541 ◀ 깔끔하게 정돈된 손님용 화장실 ▶ 공적 공간과 사적 공간을 잇는 복도. 양쪽 벽면에 창을 내어 마치 자연 속에 있는 듯한 기분이다. ▲ 주방에서 바라본 거실모던한 외관의 아담한 단층집은 마을의 가장 깊은 곳에 자리한다. 은퇴 후 자연에서의 삶을 그려왔던 건축주는 지난 2006년 이 마을에서 가장 처음으로 집을 지었다. 일을 그만두기 전까지는 주말주택으로 삼을 요량이었다. 집을 단층으로 지어 보일러실 겸 창고는 지하에 두고, 실거주 공간인 1층을 최소한의 공간으로 구성한 것도 그 때문이다. 집을 지은 후, 건축주 부부는 각자의 성을 따서 ‘민오헌’이라 이름 붙였다. 8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주말주택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건축주는 조만간 2층으로 증축해 살림을 아주 옮겨올 계획도 품고 있다. ▲ 크게 낸 창으로 늘 환하게 빛이 들어오는 거실. 초록의 기운을 한껏 느낄 수 있다. 대문을 통과한 후 마당의 야트막한 산책로를 돌아 걸어가면 집의 측면에 있는 현관으로 이어진다. 복잡한 바깥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 안식처로 걸어 들어간다는 느낌을 받고 싶었다는 건축주의 의견을 반영한 동선이다. 대문과 현관의 거리를 최대한 짧게 두는 동선의 효율성을 포기한 대신, 마당을 거니는 동안 마음은 한결 편안하고 가벼워진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건 창 너머 중정(中庭)이다. 건물의 매스를 두 개로 나누어 그 사이에 중정을 배치하고 거실, 복도 벽면에 크게 창을 낸 덕분에 실내에서도 늘 자연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다. 양옆으로 펼쳐진 복도를 따라 왼쪽에는 거실 겸 주방이, 오른쪽에는 침실과 서재가 자리한다. 현관을 중심으로 공적 공간과 사적 공간이 자연스럽게 둘로 나누어지는 배치다. 남향으로 놓여 볕이 잘 드는 거실은 늘 환할 뿐만 아니라 주변을 둘러싼 산의 풍광을 집 안 가득 들인다. 침실은 이른 아침 햇살에 기분 좋게 눈뜰 수 있도록 동향으로 배치했다. 이곳 벽장에는 창호지 문을 달아 정갈하면서도 동양적인 느낌을 주었고, 창가의 커다란 욕조와 사우나 시설을 둔 욕실은 건축주 부부에게 온전한 휴식 공간이 되어준다. 다다미방을 연상케 하는 서재는 평면상 가장 안쪽에 있다. 이곳에서 부부는 조용히 책을 읽거나 차를 마시며 사색의 시간을 보낸다. ◀ 다다미방을 떠올리게 하는 서재 ▶ 복도를 따라 낸 창으로 중정의 풍경이 그림처럼 들어온다. ▲ 정갈한 느낌의 침실. 창호지 문을 열면 숨어 있던 TV장이 나온다. INTERIOR SOURCES 내벽 마감 : 락카 도장 바닥재 : 구정 온돌마루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대림 현관문 : 성우스타게이트 방문 : 무늬목 위 도장▲ 침실에 딸린 욕실에서도 자연을 즐기며 기분 좋은 휴식을 누릴 수 있다. 집을 짓고 8년의 세월이 지나는 동안 변한 것은 어느새 마을을 가득 채운 이웃들만이 아니다. 주택의 주차장은 처음엔 자연스러운 경사로였으나, 건축주의 지인이 미끄러져 넘어질 뻔한 후에 단을 두어 평평하게 만들었다. 또, 페치카의 연도를 따라 돌출된 외벽 위에 내후성 강판으로 포인트를 준 것은 집을 짓고 4년 후 새로 시공한 것이다. 처음에는 모던한 디자인을 원해 외관 전체를 드라이비트로 도장하여 마감하였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너무 밋밋한 느낌이 들어 전체적인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조금씩 외관을 바꿔나갔다. 세월에 따라 주인과 함께 늙어가고 자연스럽게 변해가는 집. 이는 단순히 내버려두는 게 아니라 때에 따라 필요한 것을 보충해주고 다듬어나간다는 의미일 것이다. 매일 머무는 집이 아님에도, 민오헌이 주변과 조화를 이루면서도 흐트러짐 없는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오롯이 건축주의 공이다. 곧 이곳에서 평안한 노후를 맞이할 건축주는 늘 해오던 것처럼 칠이 벗겨진 곳을 손보고 햇볕이 너무 강하게 드는 곳엔 차양을 치느라 분주할 것이다. 매일 아침 한가로이 마당을 산책하고, 저녁엔 2층 창가에 앉아 붉게 노을 진 풍경을 한없이 바라보고 있지 않을까. 정성으로 가꾼 정원에도 꼭 지금처럼, 해마다 다른 꽃과 풀이 또 새로이 피어나리라 믿는다.※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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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30
자연과 인간의 삶, 용천리주택
긴 담장을 따라 걷다보면 집과 마주하게 된다. 자연이 주는 온기를 곳곳에 들이고,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하나씩 새로운 공간이 그려진다. 건축주의 첫인상을 닮은 이곳에서 건축가가 담은 추상적인 공간을 만났다. 취재 김연정 사진 변종석 ▲ 산세와 어우러진 주택의 모습에서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한켠에는 여울져 흐르는 시냇물을 끼고, 또 한 켠에는 경사도가 급한 산자락과 어깨동무한 좁고 긴 대지를 만난다. 산과 천이 만나서 만들어낸 단출한 형상이 서로에게 의지하듯 관계를 맺고 있다. 정착되어 있는 산의 덩치 큰 매스와 흐르는 선 사이에 사람이 들어가 거주하게 된다. 본래의 자연이든 인공으로 빚은 자연이든, 자연을 추상화하면 어떤 모습으로 형상화 될까? 건축주의 첫인상이 이 주택의 콘셉트가 되었다. 그의 섬유미술 작품도 함께 보았다. 비물질화되고 추상화한 작품과 인류의 표현이라고 느껴졌다. 화려한 수사법을 달고 사는 현대인과는 거리가 멀었다. 거주할 집에 대한 생각과 취향이 확실하고 군더더기를 거부하는, 이른바 추상적인 현대인이었다. 그의 표정과 사유를 추상화하기로 하였고 그것이 모티브로 작동되었다. 추상이란 어떤 대상의 전체를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눈에 덜 띄는 한두 개의 특성만을 나타내는 것이다. 형태와 공간을 구성하는 관습적 관찰형식에서 벗어나, 전체를 대표하는 특성을 표현하게 된다. 건축을 구성하는 내면성을 읽어내어 구축하는 것으로 작업을 시작하였다. 궁극에는 공간의 자체적 본질이 형상화되는 것이다. ▲ 작업실 앞 데크에 나와 언제나 아름다운 자연을 감상할 수 있다. ◀ 다양한 외장재의 조화가 멋스러운 오른쪽 입면 ▶ 2층 내부와 연결된, 데크 깔린 지붕층은 이 집의 또 다른 산책로 ◀ 주거공간과 별도로 마련된 건축주만의 아늑한 작업실 ▶ 시원하게 펼쳐진 마당은 드라마틱한 풍경을 만들어준다. 자연은 어떻게 추상화되는가? 캔버스가 아니라 공간 속에서 추상화되는 자연을 표현하고자 했다. 소리와 바람, 빛과 그림자, 자연의 빛깔 등이 수사적 껍질을 벗고 속성만을 이 공간에 남기려 한다. 환경 친화적 건축 또는 생태적 건축이라는 인공화된 친자연과 해와 물과 바람 등의 자연이 서로 무심하게 함께 거주할 수 있다면, 그것이 본질을 찾아가는 추상화의 공간일 수도 있겠다. 이 주택은 해와 바람, 시냇물 소리와 빛이라는 추상화된 원시적 자연이 머무는 구축된 마당을 중심으로, 매스와 가벽으로 둘러쳐진 영역을 제1차적 인공화한 자연공간으로 규정하여 구성하였다. 또한 기다랗게 뻗어나가려고 하는 대지의 형태적 속성을 지닌 앞마당을, 담장과 데크로 된 길로 마당공간을 연장하여 제2차 자연공간으로 만들었다. 건축물의 위계를 없애기 위해 현관은 드러내지 않았고 각 공간을 매개하는 역할을 한다. 내부는 크게 본채와 작업실로 구성하였지만 부분이 전체이고 전체가 부분인 듯 연결되어 있다. 건물의 형태는 세모와 네모의 조합으로 이루어진다. 공간을 형성하는 많은 선들은 본질적으로 단순화하면 세모와 네모를 지향한다는 가정을 세웠다. 네모를 수직·수평적으로 공간화하고 세모가 결합되는 형식이다. 전체적으로 단순하면서 공간의 절제를 꾀하고 있다. HOUSE PLAN 대지위치 경기도 양평군 지역지구 계획관리지역 / 자연보전권역, 수질보전특별대책지역 용도 단독주택 대지면적 837.00㎡(253.19평) 건축면적 157.60㎡(47.67평) 연면적 151.52㎡(45.74평) 1층 - 103.34㎡(34.26평) 2층 - 48.18㎡(14.57평) 규모 지상 2층 구조 철근콘크리트 + 일반목구조 시공 최형권(HOUSE PLAN) 설계 이윤하(건축사사무소 노둣돌) 02-776-3051, www.ecoarch.org각 실의 공간의 크기는 축소 지향적으로 최적화하였다. 전체적인 덩어리를 들여놓고 덜어내는 과정 속에서 대지의 생김새와 건축주의 공간소비 취향으로 재구성하여 잉여 공간을 최소화하였다. 이미 절개된 대지라는 몸의 형상 위에 탑재되어 기억하는 내적 이미지와 감각을 건축물에 투영하였다. 평면의 동선은 중정을 에워싼 채 순환적이고, 수직 동선은 좁고 가파르다. 자연요소가 건물과 만나는 추상화된 자연의 동선은 느리고 완만하게 대지를 감싸고 돌아간다. 내재되어 있던 대지의 고유수용감각적(Proprioceptive Sense) 이미지들은 인공건축물과 만나서 추상화되어 나타난다. 1층은 작은 안방과 거실, 주방 및 식당, 2층은 주인의 서재 및 침실로 콤팩트하게 구성되었다. 대지의 경사지 고저차를 수용한 평면과 2층과의 커뮤니케이션을 배려해 식당 상부는 오픈(Void) 형식을 취하였다. 2층 서재와 옥상지붕을 연결하여 경관 조망과 소규모 사적 만남을 매개한다.◀ 새하얀 외벽이 눈길을 끄는 심플한 주방 ▶ 레트로풍의 소파가 모던한 공간에 경쾌한 포인트가 된다. PLAN – 1F◀ 2층에 마련된 건축주를 위한 공간 ▶ 침실 맞은편에는 욕실과 게스트룸이 위치한다.지금까지 생태적이고 친환경적인 집짓기 작업에 전념하여 왔다. 건축에 있어서 친환경적 요소인 에너지, 재료, 물, 녹지, 토양, 대기 및 실내 공기질 등을 정량화하고 물리적으로 구축하는데 많은 노력을 했다. 그러나 이번 작업은 건축주의 철학과 작품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단순함과 간결함 속에서 자연적이거나 친환경적인 것이 인간의 삶과 결합하여 군더더기를 덜어내고, 공간이나 가벽 프레임 속에 추상화된 자연이 머물게 하는 것이다. 자연이 지니고 있는 본질적 속성과 인간의 주거생활이 무심하게 만나는 방식을 채택하였다. 물론 건축 주재료를 목구조와 노출콘크리트로 택한 것은 그 두 재료의 물성이 자연적 요소와 잘 결합될 수 있을 것 같아서였지만, 집주인의 캐릭터를 잘 표현할 수 있는 재료이기에 선택하기도 했다. 분명 추상적 개념을 건축 작업을 통해 형상화하고 건축주의 삶을 공간으로 구축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설계과정 속 명쾌한 동의와 시공과정 속에서 미술적 감각을 보탠 건축주가 이 집의 최종 설계자라고 해도 과하지 않을 만큼 많은 도움으로 완성한 이 집 한 채를 이제 세상에 내보낸다. <글 _ 이윤하> 건축가 이윤하 시인이며 건축가. 현재 건축사사무소 노둣돌의 대표이다. 생태주의와 친환경을 주제로 설계와 연구를 하고 있으며, 홍익대학교에서 건축설계를 가르치고 있다. 저서로는 <아홉건축가 아홉무늬>, <친환경건축설계가이드북(공)> 등이 있고, ‘한국생태건축상’, ‘2012년 교보생명 문화대상’을 포함한 여러 수상이력이 있다. 주요작품 : 조태일시문학관, 세진당, 물아당, 어깨동무어린이집, 하늘뜨락, 남한산초 리모델링 외 다수※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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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1.26
도시 한가운데, 까만 점 하나 BLACK HOUSE
무슨 일이든 조건이 까다로울수록 고민의 흔적이 결과물 곳곳에 묻어난다. 이 집의 까다로운 조건은 작은 땅과 거주-상업용도의 혼재였다. 건축주와 건축가가 문제를 풀어내는 방식을 통해 도심 속 협소주택의 새로운 해답을 발견해 보자. 취재 정사은 사진 변종석 군포시 금정동, 골목 안 작은 대지에서 오랫동안 미용실을 운영하던 건축주는 기존에 있던 상가주택을 헐고 아들과 부부, 세 가족이 살 작은 집을 짓기로 했다. 27평 남짓한 작은 대지에 건축주가 운영하는 미용실과 주택이 함께 어우러지는 집을 원한 건축주는 1년 남짓 일본 협소주택과 작은 집 관련 서적들을 보면서 원하는 집의 이미지를 그려왔다. 간결한 박스 형태의 외관에 단정한 분위기를 원한 건축주가 이를 실현 시켜줄 건축가 이병익 소장을 찾는 데는 꽤 많은 노력과 시간이 들었다. 건축가와의 첫 미팅에서 건축주가 먼저 꺼내든 것은 직접 그린 평면도였다. 오랜 기간 집에 대해 고민해온 건축주였기에 가용 건축면적과 높이제한 등의 법규에도 해박했다. 고민의 흔적이 잔뜩 묻어나는 이 모눈종이를 지도 삼아 까다로운 조건을 해결하기 위한 건축가와 건축주의 고군분투가 시작됐다. ▲ 검은색 스톤코트로 마감된 주택은 골목 안에서 그 존재감을 발한다. ▲ 창문에서 새어 나오는 노란빛이 실내의 따뜻한 온기를 가늠하게 한다. HOUSE PLAN대지위치 : 경기도 군포시대지면적 : 91.4㎡(27.65평) 건물규모 : 지상 3층 건축면적 : 54.15% 연면적 : 125㎡(37.81평)주택 : 79.73㎡(24.12평)미용실 : 45.27㎡(13.69평) 건폐율 : 59.25% 용적률 : 136.76% 주차대수 : 법정 1대 (실제 2대 가능) 최고높이 : 8.35m 공법 : 기초 - MAT기초 지상 - 철근콘크리트구조 구조재 : 벽 - 콘크리트 옹벽 지붕 - 콘크리트 슬라브 지붕재 : 평 슬라브(우레탄방수) 단열재 : 비드법보온판 지붕 160㎜, 벽체 85㎜ 외벽마감재 스톤코트(흑색) 창호재 18㎜ 복층유리 복창내벽마감재 : 벽지 바닥재 강마루 설계 : 건축사사무소 이루건축 이병익 010-5289-5734 http://blog.naver.com/eruarchi11시공 : 포하우스 구민회 02-572-5870 http://4house.co.kr총공사비 : 1억7천만원(설계비 제외) 남북으로 길쭉한 대지에서 사용할 수 있는 건축면적은 16평 정도. 계단실을 제외하면는 전용면적을 13~14평가량 확보할 수 있었다. 건축가는 1층 미용실, 2~3층 주택이라는 판에 박힌 구분보다는 스킵 플로어(Skip floor) 형식으로 층을 나눈다면, 좁은 면적임에도 개방감까지 더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1층 미용실의 천장고가 1.5층으로 높아져 영업장의 실내외 개방감이 확보되고, 위층 거실도 1.5층 높이 천장고를 갖게 되어 작은 면적임에도 좁지 않은 실내가 될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20년 지기 미용실 단골을 위한 전용 주차장을 추가로 만들어 달라는 건축주의 요청은 1층 일부를 필로티로 만드는 것으로 간단히 해결할 수 있었다. 이러한 묘수는 처음 14평 주거 면적에서 세 가족의 공간을 모두 만들려던 건축주의 초기 아이디어에 약 6평 정도를 추가로 확보해주었다. ▲ 1층은 건축주가 운영하는 미용실로, 넓지 않은 면적임에도 천장고를 높여 답답하지 않다. ▲ 3층 안방에서 내려다 본 현관부와 거실. 천장에 달린 환기팬은 겨울철에도 공기를 순환시키는 역할을 한다. ◀평면과 구조가 그대로 프레임이 된다. 현관문을 들어서면 좌측에는 아들 방이, 다섯 계단 오르면 거실과 주방이 펼쳐진다. / ▶ 세 식구가 식사하기에 충분한 크기의 아일랜드 식탁과 콤팩트한 주방 ▲ 3층 안방 안쪽에는 드레스룸과 욕실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다. ◀ 화이트톤의 간결한 욕실 / ▶현관 가림막은 TV를 설치하는 벽이자 현관에서 거실로의 시선을 적절히 차단해주는 역할을 한다. INTERIOR SOURCES 벽지 : LG 광폭합지 페인트 : 삼화수성페인트 및 다채무늬도료 몰딩 : 영림몰딩 주방벽면 마감재 : 수입타일 200×600 욕실 : 타일 동서, 삼현타일, 바닥타일 200×200, 벽체타일 250×400 수전 등 욕실기기 : 계림, 대림도기, 대림수전 조명 : 남광조명 바닥재 : 상가 - 투명 에폭시, 주택 - 이건 강마루 현관문 : 컬라무늬 강판 방화문 방문 : 영림목문 계단재 : 주택 내부 - 미송집성목 디딤판 아트월 : 미송루버 집을 지으며 주변의 우려도 참 많았다. 이웃한 집들이 대부분 4~5층 다세대주택이기에 유독 낮고 작아 보이는 크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자신들에게 필요한 것은 부담스러울 정도로 큰 집보다는 생활을 편리하게 하고, 꼭 필요한 공간만 알차게 배치된 실용적인 주택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건축주는 주변의 기우에도 미소로 침묵하며 소신을 지켜나갈 수 있었다. 준비된 예산 범위 내에서 과다한 재료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이 집을 만드는 원칙이었다. 건축주 역시 잘 짜인 설계와 제대로 된 시공만 있다면 건축 자체가 인테리어가 되리라 판단했기에 별도의 치장은 애초부터 예산 밖이었다. 스킵 플로어를 적용하기 위한 공법으로는 당연히 철근콘크리트구조가 적합했고, 외장재 역시 깔끔한 스톤코트로 마감하기로 했다. 좋은 건축이란 ‘기본에 충실한 건물을 짓는 것’이라는 소신을 가진 설계, 시공, 건축주 삼총사가 만든 집은 감동을 주는 공간으로 탄생했다.제한된 조건에서 집을 짓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우선순위 확립’임을, 그리고 주변의 평가에 휘둘리지 않는 소신을 갖는 것임을 건축과정 내내 보여준 건축주와 어렵고 난해한 작품보다는 작은 동네를 아름답게 만들어가길 원하는 건축가의 디자인이 합을 맞춘, 우리 시대 과잉 집짓기를 반성케 하는 케이스다.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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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31
닮은 듯 다른 집, 무이동
한 대지에 두 세대가 함께 사는 듀플렉스 하우스(Duplex house). 건축가 조성욱 씨와 친구 김재윤 씨의 판교 단독주택 ‘무이동’의 기본 컨셉도 바로 여기서부터 출발한다. 집짓고 살 생각이 전혀 없었던 건축가 조성욱 씨가 집을 짓게 된 것은 땅콩집을 방문하고 듀플렉스 하우스의 고질적인 문제들을 자신만의 건축적 해법으로 풀어갈 수 있으리라 확신한 후였다. 그렇게 해서 지어진 하나의 박스형 메스에 나란한 두 채의 건물이 닮은 듯 다른 듯 서있다. 마치 쌍둥이처럼 친구와의 땅 나눔이 기꺼운 듯, 그만의 세심한 설계로 공간 구석구석 적당한 가까움과 거리 두기의 요소들이 읽히고 또 읽힌다.취재 정사은 사진 변종석▲ 북측의 주출입구는 두 개 박스의 조합이다. 외관은 자정 작용을 가진외단열재 퀵믹스로 마감했다.- 건축가의 말 -사람은 집을 만들고, 집은 사람을 만든다고 한다. 건축가는 집을 만듦으로서 그 역할을 다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놓은 집이 다시 그 안에 거주하는 사람을 만들어 줄 수 있도록 삶의 바탕이 되는 그런 건축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건축가가 ‘사람 = 대지 = 건축’이라는 삼위일체적 신념을 가진다면, 아름다운 건축, 아름다운 마을, 아름다운 도시는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닐 것이다.건축가의 향연이 펼쳐지는 이곳 판교의 단독주택 용지. 조성욱•김재윤 씨의 무이동(無二同) 주택은 그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다. 대지 마련부터 건축 설계, 그리고 시공까지 모든 과정을 함께 한 두 사람이 반가운 얼굴로 손님을 맞는다. 서로에 대한 신뢰가 빚어 낸 세상에 단 하나뿐인 ‘맞춤형 집’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된다.▲ 서쪽 조성욱 씨의 집에는 대나무가, 동쪽 김재윤 씨의 집에는 단풍나무가 식재되어 있다. 같은 듯 다른 공간은 이런 점에서 드러난다.집짓기, 그 여정의 시작미리 말해두자면, 모든 일은 건축가 조성욱 씨의 친구인 김재윤 씨로부터 시작됐다. 큰딸이 초등학교 4학년이 되기 전에‘내 집’을 짓고 싶어 했던 그는 고등학교 동창인 조성욱 씨에게 적절한 설계자나 시공회사를 소개받을 요량이었다. 그러나 막상 조성욱 씨는‘나도 같이 짓자’며 집짓기에 선뜻 동참했다.도시에서 나고 자란 아스팔트 키즈는 이해할 수 없을 지 모르지만, 어른들에게 흙과 자연에 대한 갈망은 항상 가슴 한켠을 차지하고 있다.‘아이들을 위해서 집을 짓는다’는 연유를 당사자인 아이들이 이해할 리 만무하지만, 더 이상 펜스가 둘러진 아파트 놀이터가 아닌, 내집 마당에서 뛰어노는 환경의 변화는 아이들의 인성과 자아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침을 어른들은 잘 알고 있다.미션 _ 부족한 면적을 확보하라!함께 집을 짓기로 결정한 후 듀플렉스 타입으로 확정하기까지 치밀한 조사를 거쳤다. 두 사람 모두 서울을 기반으로 생활했기에 멀지 않은 판교의 단독주택지로 땅을 결정하는 것까지는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넓지 않은 231㎡의 대지에 나란히 두 집을 올리려니 평면부터 수직 동선 설계와 시공과정까지, 쉬운 것은 단 하나도 없었다.▲ 옥상정원에는 잔디와 흙 사이 한 층, 그리고 골조면이 닿는 한 층의 두 층으로 방수층을 주어 물 빠짐에 신경 썼다. - 공용 계단실과 옥상정원의 이유 있는 변신 -옥상으로 향하는 계단부는 영화를 보거나 빨래를 너는 용도이며, 옥상정원은 바비큐 파티와 겨울날 눈썰매를 타는 데 활용될 공간이다. 다양하게 이용될 수 있도록 수목 식재 보다는 넓은 잔디와 데크 위주로 계획했다. 아파트에서는 누릴 수 없는 호사다. 가족사진을 찍자 하니 무이동 식구들이 총출동했다. 마실 온 옆집 식구들까지 한 자리에 모였다. 조성욱 씨의 건축가로서의 능력은 이러한 상황에서 빛을 발했다. 건축가는 제한된 조건 하에서 고수할 것과 버려야 할 것을 결정하고, 비용의 문제를 건축주와 논의하는 과정을 거쳐 설계를 완성한다. 이 집에서 건축가 조성욱 씨가 해결해야 할 가장 큰 문제는 면적의 확보였다. 두 집 모두 두 명의 자녀가 있고, 더구나 친구인 김재윤 씨는 어머님과 함께 2세대가 거주하길 원했다. 그러자면 각자 최소한 80~100㎡의 면적이 필요했다. 건축가가 내놓은 해결책은 지하실을 조성해 부족한 실내 공간을 확보하고, 두 가정이 언제든 사용할 수 있는 여분의 공용 공간을 내외부에 마련하는 것이었다. 또, 한창 뛰어 놀 나이의 자녀들을 위해 옥상에 또 하나의 프라이빗 정원을 만드는 방안을 제시했다. 온 가족의 토론 끝에 비용과 노력을 들여 이 공간을 마련해야 할 당위성이 확보되었고, 이로써 규모의 문제는 해결점을 찾았다. 이렇게 지어진 집은 지하실을 포함해 각 103㎡의 연면적을 갖는다. 약간의 차이로 국민주택 규모를 넘지만, 각종 세제 혜택의 문제와 면적의 확보를 두고 비교했을 때, 더 중요한 것을 얻었기에 양쪽 건축주 모두 크게 유념치 않았다.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백승(百戰百勝)이라 했던가? 자신에게 필요한 것과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아는 지혜가 이러한 중대 결정을 가능하게 했다. ◀ 양쪽 집에서 접근할 수 있는 이 공간은 스크린을 설치해 두 가족의 전용 영화관으로 활용될 계획 ▶ 흐린 날 빨래를 널거나 편히 앉을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넓은 계단과 좁은 계단을 함께 조성했다. - 지하 공간의 야무진 활용 -지하실은 건축가 조성욱 씨의 사무실로 사용되고, 이로 인해 월 150여만원의 임대비를 절약한다. 폐열회수환기장치 덕분에 공기의 질은 여타 다른 지하실과 달리 매우 쾌적하다. ▲ 긴 아일랜드식탁이 중앙에 자리하는 1층은 거실과 주방이 함께하는 가족의 공용공간이다.건축가는 거실과 주방이 혼재한 1층의 거실부를 들어올려 툇마루로 조성했다. 3살, 7살의 서율이와 수민이가 바닥에서 뒹굴며 뛰노는 시기이기 때문에 아이들이 편히 누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또한, 이곳은 거실과 주방 사이에 중문을 두어 게스트룸으로 활용할 수 있다. 서쪽 집의 공간 탐험 조성욱 씨는 그리 넓지 않은 대지에서 두 가족을 위한 최적의 공간을 만들어내기 위해 공적 공간과 사적 공간을 수직으로 구분하고 이를 적층해 물리적 3개 층, 심리적 5개 공간으로 만드는 건축적 장치를 고안했다. 우선, 지하는 건축가 개인의 공간이다. 자리를 많이 차지하는 책과 작업을 할 책상은 모두 지하실로 내려왔다. 그로 인해 공용공간과 침실 등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현관과 마당에서 바로 이어지는 1층의 주방과 거실부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앞뒤로 들락거리는 아이들 덕분에 그 문이 닫힐 틈이 없다. 2층에 올라서면 각 방을 비롯해 화장실과 드레스룸이 복도를 따라 나란히 늘어서 있다. 건축가의 장치는 여기서 더욱 탄력을 받는다. 2층의 다락방과 양쪽 집이 만나는 공동 계단부가 합쳐져 꽤 넓은 공용계단실이 만들어진다. 이 공간은 심리적으로 단독 공간으로 인식된다. 이와 함께 지붕에 ‘제대로’ 들어선 옥상정원은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두 가족만을 위한 특별한 공간이다. ◀▲ 건축가 아빠는 복도 끝에 아이들을 위한 색색의 클라이밍 도구를 만들어주었다. ◀▼ 두 집이 마주보는 맞벽을 계단실로 조성해 소음의 완충 역할을 하도록 했다. ▶ 계단을 두어 다락으로 오르는 이 곳은 딸 수민이의 방. 다락 상부에 천창을 내어 빛을 확보했다. 외부 디자인은 건축가의 재기를 보여준다. 사선 제한을 받는 서쪽 집 때문에 건물이 양쪽 모두 20cm씩 줄어들 위기에 처했다. 한참을 고민하던 건축가는 집 전체의 면적을 줄이지 않고, 제한을 받는 북서쪽 메스의 40cm를 목검으로 쳐낸 듯 깍아내기로 결심했다. 메스를 베어내고 보니 전체적인 디자인 균형을 다시 잡을 필요가 있기에 동쪽 집 파사드의 하단부분 또한 얇게 깎아냈다. 그 덕분일까? 건물의 북쪽 전면부는 두개의 거대한 메스의 조합임에도 경쾌한 리듬감을 가진다. 부자여서 지은 집? No! 처음에는 두 가족 모두 예산이 제한적이었다. 살던 아파트를 처분하고, 여태껏 저축한 돈을 합친 금액만으로 집짓기에 덤빈 것. 다행이 판교의 대지를 분양가에 가까운 금액으로 구입할 수 있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금융권의 도움을 받아야 집을 올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한 배를 탄 두 명의 건축주는 함께 머리를 싸매고 고민에 빠졌다. ◀ 두 개의 세면대를 설치해 바쁜 아침 시간 효율을 높였다. ▶ 침대만 하나 있는 부부 침실. 창을 낮게 내어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렇게 며칠을 고민하고 있는데, 어느 순간 스치듯 드는 생각! 내집 짓기를 장기적인 문제로 보니 생각보다 선택이 간단하다는 사실이다. 잠깐 살고 팔아버릴 것도 아니고 계속 단독주택 생활을 하기로 마음먹었다면, 평생 벌 수입을 감안해 내집 구입에 조금 더 비용을 들여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가족 모두 큰 돈을 버는 것은 아니지만, 계산을 해보니 벌어들이는 수입으로 충당이 가능한 수준임이 가늠되었다. 자금에 대한 확신이 서자 더 이상 건축예산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더군다나 하나의 대지에 두 개의 집이 서있는 것이기에 판교의 여타 주택보다 비용은 절반 정도의 수준으로 짓는 셈이다. 두 가족의 집에 대한 소망을 가슴 깊이 이해하는 건축가가 야무진 설계로 탄탄하게 공간을 받치고 있기에 더욱 그렇다. 조성욱 씨가 건물의 형상을 만들었다면, 김재윤 씨는 주택에 정체성을 부여했다. 평생을 함께할 집에 이름을 붙이기 위해 세상에서 가장 단단한 말을 찾던 그는 ‘무이무동(無異無同)’을 떠올렸다. 같이 집을 짓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오래도록 함께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지은 무이동(無異同)은 이 집을 칭하기에 조금의 부족함도 없어 보인다. 햇살이 따스한 토요일 오후, 건축의 과정이 ‘연애’같다던 김재윤 씨는 계단에서 책을 읽다 그 자리에서 잠이 들었다. 조성욱 씨의 아내는 아이들에게 먹일 간식을 만드느라 주방에서 분주하다. 동네 아이들까지 다 모인 남쪽 마당은 꺄르르 웃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들썩인다. 가족의 변화는, 이미 시작된 듯하다. 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지면적 : 232.00㎡ 건물규모 : 지하 1층, 지상 2층, 다락방 건축면적 : 115.32㎡ 연면적 : 206.74㎡ 건폐율 : 49.7% 용적률 : 89.1% 주차대수 : 3대 최고높이 : 9.75m 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지상 - 철근콘크리트조 구조재 : 철근콘크리트 옹벽 지붕재 : 철근콘크리트 슬라브 단열재 : 외부 T150 스치로폼+내부 T30 네오폼 외벽마감재 : 퀵믹스 도포 창호재 : PVC 3중 시스템창호 계획 및 실시 설계 : 조성욱 건축사사무소www.johsungwook.com시공 : (주)하오스 031-708-4067HOUSE SOURCES 내벽 마감 : 비닐페인트 바닥재 : 원목마루(2층), 타일(1층), P타일(지하), 강마루(다락) 욕실 및 주방 타일 : 자기질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주방 가구 한샘 조명 : LED 매입등, T5 간접등 계단재 : T18 합판 2겹 + 투명락카 현관문 : 삼중 목재문 방문 : 목재 슬라이딩 도어 붙박이장 : 주문식 데크재 : 방킬라이 전열교환기 : 스위스 zehnder社(회수율 92%)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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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19
소나무 숲 속 이층집 / House Husarö
키 큰 소나무들 사이로 블랙 스틸 옷을 입은 이층집이 보인다. 자연과는 조금 다른 외관 너머에는 나무 향 가득한 내부 공간이 있다.취재 김연정 사진 Åke E:son Lindman ▲ 검은색 판금으로 정갈하고 차분한 분위기의 외관을 완성했다.대지는 스웨덴 스톡홀름(Stockholm) 외곽에 위치한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키 큰 소나무 숲이 있는 곳이다. 북쪽 바다와 마주한 고원 위, 탁 트인 풍광이 바라다 보이는 높은 지점에 집이 들어섰다. 이곳에는 오랜 시간 클라이언트 가족이 휴가 때마다 머물던 작은 게스트하우스와 보트창고가 자리하고 있었다. 세월이 흐르고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자연스레 더 많은 공간을 가진 큰 집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고, 그렇게 부부는 신축을 결정했다.채광과 바다를 향한 전망, 평평하고 매끄러운 기초 등을 고려하여 새로운 집을 위한 설계가 시작되었다. 비교적 낮은 예산은 구조적 합리성을 결정하는 설계와 디자인에 영향을 주었다.경사진 지붕 볼륨을 포함한 집은 두 개의 층으로 나누어졌다. 1층은 가족이 함께 하는 열린 공간으로, 2층은 좀 더 개인적인 용도로 침실과 아이들의 놀이방이 배치되었다. 특히 1층 내부는 정사각형의 평면에 독립된 박스형태의 공간을 두고 주방과 욕실 그리고 계단실이 서로 연결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또한 대형 슬라이딩 창은 모든 방향으로 열려 있어 언제나 집 안은 빛으로 가득 채워진다. 지붕 꼭대기의 천창을 통해 수직으로 떨어지는 빛은 2층 공간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외부는 창문의 위치만 개방하고 나머지는 다양한 폭의 검은 판금(Sheet Metal)으로 완전히 덮었다. 단단한 나무 프레임으로 제작된 세 개의 유리 슬라이딩 도어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평평한 기반암 위 야외 공간과 입구로의 접근을 유도한다.집의 모든 구조와 마감은 목재가 사용되었다. 내부의 열린 평면은 구조용 집성재인 글루램(Glulam) 우드 빔을 통해 가능할 수 있었다. ▲ 집 앞에 자리한 키 큰 소나무와 목재로 마감한 내부는 함께 소통하는 듯하다.▲ 일상생활에서도 가족이 자연과 공존할 수 있도록, 열린 공간을 만들어줄 큰 창을 곳곳에 배치하였다.House Plan 대지위치 :Stockholm archipielago, Sweden면적: 180㎡(54.45평)건축비용: €265,000구조설계: Bosse and Emil Stjernberg메탈작업: Lasse Fors전기기사: Håkan Österman배관공사: Lennart Källström기초공사: Nilas Österman and Sven Ivar Öman구조공학: Christian Hoffman, Konkret Rådgivande Ingenjörer설계담당: Martin Videgård(responsible architect), Bolle Tham, Maria Videgård설계: Tham & Videgård Arkitekter www.tvark.seSECTIONPLAN – 1F / PLAN - 2F▲ 1층 내부는 포인트가 되어주는 초록색 소파와 아담한 난로 앞에 놓인 폴딩체어, 나무 테이블과 의자 등으로 간결하게 꾸몄다.▲ 가구까지 목재로 마감한 내부는 검정색 옷을 입은 외관과는 또 다르게, 포근하고 아늑한 느낌을 준다. /거실에서 바라본 푸른 소나무 숲의 풍경. 넓은 창을 통해 기분 좋은 햇살이 집 안 깊숙이 들어온다.▲ 환하고 밝은 공간으로 완성하기 위해 지붕에는 천창을 내어 채광을 확보했다.▲ 부부의 침실 옆에 마련된 아이들의 방 역시 천창으로 하루 종일 빛이 들어와 공간에 표정을 입혀준다.▲ 현관 입구를 통해 들어가면 아치형의 구조재가 돋보이는 실내와 마주하게 된다. Tham & Videgård Arkitekter 건축집단건축가 Bolle Tham과 Martin Videgård가 이끌고 있는, 스웨덴 스톡홀름에 기반을 둔 건축사무소이다. 큰 스케일의 도시 계획부터 건축 및 인테리어 설계까지, 현재 다양한 작업들을 진행 중이다. 그동안 많은 건축 관련 상을 수상했고, 크고 작은 전시회를 통해 여러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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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23
미국식 지중해풍 스타일 고급주택
붉은 기와의 경사지붕, 그리고 큼직한 격자무늬 창문이 있는 집은 많은 이들이 어릴 적부터 보아 왔던 동화 속 이상향의 집이다. 취재 이세정 사진 변종석 ▲ 앤틱한 느낌의 고급스러운 풍모를 보이는 주택이 외관이탤리언네이트 건축(Italianate architecture), 네오클래식하우스(Neo-classic house) 등은 미국의 고급 싱글하우스 단지나 교외 저택들이 내세우는 디자인 콘셉트다. 붉은 색 점토기와와 밝은 스타코를 기본으로, 가파르게 경사진 지붕과 러프한 마감을 특징으로 꼽는다. 여기에 최상의 건축 자재와 꼼꼼한 디테일 처리로 건축 장인의 솜씨를 드러낸 연출들로 주목 받는다. 판교주택은 이러한 미국식 지중해풍 주택을 모티브로 입지 상황을 고려해 설계되었다. 경사진 대지 덕분에 현관과 주차장은 북측 도로와 면하고, 2층 거실은 남향의 외부 데크로 바로 이어진다. 진입부는 높은 키의 자연석 마감과 아치형 목재 문으로 보는 이를 압도하는데, 솜씨 좋은 석공이 약 50일을 꼬박 매달린 결과라는 후문이다. 앤틱한 외부 벽등은 무척이나 큰 사이즈지만, 진입부 분위기와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시선을 사로잡는다. ▲ 최근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주거 양식은 빅토리아 시대의 지중해풍 주택이다. 스패니쉬 기와에 외장은 스타코, 포치와 창호 몰딩으로 이루어진 이탈리아 건축 스타일에 심플하고 간결한 직선들을 조합해 웅장한 멋을 낸 주택들이 고급주택으로 여겨지고 있다. ▲ 2층 주방과 다이닝룸. 채광 좋은 창과 파티오 도어로 개방감이 좋다. ▲ 건축주의 취미 생활을 위한 음악감상실. 지하지만 층고가 높아 답답함이 없고 환하다. 1층은 현관을 제외한 대부분의 면적을 주차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자동차에 특별한 애정을 가진 건축주의 라이프스타일을 적극 반영한 결과다. 현관에서 이어지는 지하부는 건축주의 여가를 위한 음악실과 운동실로 구성되었다. 음악을 감상하는 공간은 이웃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방음에 특별히 신경쓰고, 썬큰 공간을 곁에 두어 채광은 물론 환기와 습기 제어 등에도 용이하도록 했다. 2층은 건축주 부부의 주생활 공간이다. 거실과 주방이 자연스럽게 열린 구조로, 모던과 클래식을 조화롭게 연출한 인테리어를 선보인다. 특히 주방 겸 다이닝룸은 개수대 앞 창호와 테이블 옆 파티오도어로 개방감이 뛰어나다. 마스터침실은 비슷한 면적의 욕실과 드레스룸을 곁에 두어 편의성을 높였다. 3층은 자녀 세대를 위한 공간으로 젊은 감각이 더욱 돋보이는 연출이다. 화이트를 기본으로 한 모던한 바탕에 클래식한 주방 기기, 내부 조명을 설치해 보기 드문 실내를 이루었다. 각 방과 드레스룸, 욕실 공간은 최대한 일체형 수납 공간을 만들어 데드스페이스가 거의 없다. 층마다 틀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스타일을 가감 없이 보여준 인테리어로 총평할 수 있다. ▲ 넓은 현관부에는 각 층으로 향하는 원목 계단이 바로 마주한다. ▲ 2층 거실은 사비석으로 마감된 테라스로 이어지는 전면창을 두었다. ◀ 특별한 사이즈로 주문 제작된 침대는 매트리스 2개를 붙여 숙면을 돕는다. ▶ 침실에 딸린 드레스룸과 욕실 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 대지면적 : 231㎡(70평) 건물규모 : 지상 3층 연면적 : 326.7㎡(99평) 주차대수 : 3대 최고높이 : 10m 공법 : 기초 – 콘크리트, 지상 – 스틸하우스 구조재 : 스틸 아연도 강판 지붕재 : 테릴 기와 단열재 : 인슐레이션(미국) 외벽마감재 : 스터코플렉스 창호재 : 앤더슨 창호(미국) 설계 및 시공 : 네이처스페이스 010-7922-5209 ◀ 세대 간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홀 입구에 문을 설치했다. ▶ 계단실은 사람의 동선에 따라 벽면 하부 자동 조명등이 작동한다. ◀ 자녀 세대의 주방 전경. 클래식한 원목 주방에 독특한 조명이 눈길을 끈다. INTERIOR SOURCES 내벽 마감(페인팅) : 천연페인트, 천연벽지 바닥재 : 수입 원목 마루 욕실 및 주방 타일 : 수입산 수전 등 욕실기기 : 수입산 주방 가구 : 이태리 쿡탑 및 냉장고 : 젠에어 조명 : 미국산 계단재 : 미국산 현관문 및 방문 : 미국원목 데크재 : 사비석 잔다듬 ▲ 강렬한 원색의 패브릭과 서까래 장식이 감각적인 조화를 이루는 3층 거실 ▲ 친환경 소재로 구성된 자녀방집에 적용된 대부분의 자재는 미국에서 직수입했다. 계단실을 만드는 계단판, 오일스테인, 기둥 각주 등은 모두 미국산 원목을 사용했고, 내부에 들어가는 단열재와 창호 등도 미국에서 각 분야에서 공식 인증받은 제품을 적용했다. 특히 창호는 ‘Anderson’ 브랜드로 아르곤 가스와 Low-E 코팅유리로 제작된 에너지 효율이 높은 제품들이다. 성능뿐 아니라 디자인과 하드웨어의 디테일 면에서 모든 부분 건축주를 충족시켰다. 내부 마감을 위한 페인트와 석고보드, 벽지까지 모두 친환경 제품으로 시공했고, 몰딩 하나하나까지 원목으로 직접 제작해 유해 요소가 전무하다. 대지 특성에 어울리는 절제된 외관과 친환경 자재의 조합은 지중해풍 주택의 차별화된 스타일로 판교의 많은 주택들 사이에서 동경의 대상이 되고 있다.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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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13
뚝딱뚝딱, 엄마아빠가 직접 고친 집
최근, 아파트가 주를 이루던 주거문화에 또 하나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전원주택에서의 편안한 노후를 기다리기 전에, 젊은 세대들이 과감히 마당 있는 집을 택하기 시작한 것. 부동산 경기에 연연하지 않고 노후주택을 매입해 자신만의 집으로 리모델링 하는 것이 보금자리를 마련하는 또 하나의 방법이 됐다. 오랜 세월에 자신만의 색깔을 덧입힌 집들, 그 안에 담긴 그들만의 취향을 엿본다. 취재 정사은 사진 변종석 건축설계를 전공한 아내와 건축공학을 전공한 남편, 세 살배기 장난꾸러기 첫째 아들과 이제 200일 된 갓난아이의 둥지가 충남 예산의 한적한 마을에 뽀얀 자태를 뽐낸다. 이곳은 서한나, 이승우 부부가 고쳐 만든,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집이다. 번잡함이라고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는 조용한 이 마을에 뚝딱뚝딱 집 고치는 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7월의 일이다. 돌 전까지는 순하기만 했던 첫째 로운이가 개구쟁이로 변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부부는 주택에서의 삶을 생각했다. “그래, 마당 있는 집으로 가서 마음껏 뛰어놀게 하자.” 부부의 꿈은 자신들이 찾던 조건에 딱 맞아 떨어지는 낡은 구옥을 발견하면서 현실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널찍한 마당이 있고, 차가 많이 다니지 않는 골목에 위치한 집. 많지 않은 예산에 딱 맞는 크기의 적당히 오래된 집을, 그것도 도심 한가운데서 발견한 것이다. 그때 두 사람은 생각했다. “그래도 명색이 건축 전공자인데… 아무리 낡아도 새것처럼 고쳐서 살 수 있을 거야!” BEFORE _ 구운 벽돌로 만든 연와조 구옥. 구조가 비교적 탄탄한 1층에 비해 2층은 보강이 필요한 상태였다. 구옥을 사고 나서 어떤 집을 만들지, 어떻게 고칠지는 전적으로 아내 한나 씨의 몫이었다. 캠핑을 즐기는 남편은 2층에 널찍한 데크와 마당에 장비를 넣을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했고, 아내 한나 씨는 탁 트인 주방과 책이 잔뜩 꽂혀 있는 서재를 원했다. 당시만 해도 말에 서툴렀던 로운이는 이 낡은 집 마당 한 구석에 있는 블루베리 나무 앞에서 뭐가 그리 좋은지 연실 방긋거리며 열매 따먹기 바빴다. 그들이 만들어가고 싶은 미래를 하나씩 모아 하얀 도화지 위에 그려가는 즐거운 계획 과정이 끝나고, 실측을 위해 공간을 살피러 온 한나 씨는 집을 자세히 보고는 고민에 빠졌다. “아뿔싸! 낡아도 너무 낡은 집을 골랐다.” 분명 확인한 뒤 계약을 했지만, 다시 가서 보니 담은 쓰러지기 직전이었고 내어 달은 불법개조 부분은 철거하는 데도 수백만원은 족히 들어 보였다. 전 주인이 이사 가고 내부 구조를 확인하기 위해 본격적인 철거를 시작했다. 처음에 꿈꿨던 2층 데크와 놀이 공간 겸 독서공간이 있는 계단, 넓은 욕조가 있는 욕실이 한나 씨의 머릿속에서 하나둘씩 지워져 갔다. 우선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철거비와 불합리한 구조가 가장 큰 문제였다. 구옥은 벽돌 조적조로 이루어져 있었다. 벽체가 하중과 횡력을 고스란히 받기 때문에 구조를 마음대로 변경하는 것이 불가능할 뿐 아니라, 창의 위치와 크기 변경에도 제한을 받는다. 철거를 진행하며 처음 계획에서 많은 부분이 수정되었다. 오래된 세월만큼 집도 여러 번 개조되었고, 집의 상황이 겉에서 보기와는 다른 부분이 많아서 공간 배치와 구조도 다시 고민해야 했다. 있는 구조를 최대한 유지하되, 실 용도를 변경하고 계단실의 위치를 바꾸며 외장 마감재를 크게 손보는 방식으로 방향을 틀었다. 공간이 이렇게 정해지기까지 수십 번의 수정을 거듭했다는 한나 씨. 너털웃음을 짓는 한나 씨를 옆에서 지긋이 지켜보는 승우 씨의 눈빛이 굳건하다. 지난한 설계변경 과정과 힘든 시공을 묵묵히 응원하며 그녀의 선택과 판단을 믿어 준 남편이 그녀의 가장 큰 조력자였다. ◀ 긴 가로창을 낸 복층 공간은 서재이자 아이들의 놀이방이다. 계단 밑에는 식구별로 책상을 나란히 두었다. ▶ 원래는 식탁을 두려 했던 공간은 남편 승우 씨의 강력한 요구로 거실이 되었다. 비싼 벽면 미장 대신 벽지를 시공해 아낀 비용으로 포셀린 바닥 타일에 투자했다. HOUSE SOURCE건물위치 : 충청남도 예산군건물규모 : 지상 2층건축면적 : 59.77㎡(18.08평)연면적 : 103.04㎡(31.17평)구조재 : 연와조지붕재 : 아스팔트싱글단열재 : 외단열시스템외벽마감재 : 드라이비트창호재 : 시스템창호설계 : 서한나시공 : 직영공사 우리집은 공사중 집을 고치는 5개월 동안 온 가족은 철거부터 시작된 대부분 공정에 두 팔을 걷어붙였다. 증축부 기둥 보강공사와 지붕 경사 변경 등 안전에 관한 부분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았지만, 벽돌을 쌓고 구조를 보강하기 위해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작업들은 가족이 직접 했다. 방을 욕실로 바꾸고 주방을 확장하기 위해 상하수도 배관과 보일러 배관도 다시 잡았다. “처음에는 두 배는 비싼 재료로 구상하며 그림을 그렸어요. 그런데 예산이 터무니없이 모자라는 거예요. 중요도를 생각해 욕심을 내려놓고 합리적인 가격에 괜찮은 성능을 내는 재료들을 써보기로 했죠.”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집은 1층과 2층 사이의 슬래브를 없애고 외단열 시스템으로 마감한 모습이다. 바닥에는 자갈을 깔아 온기를 좀 더 머무르게 하고, 창은 남쪽으로 크게 내 따뜻한 태양이 실내를 데우도록 했다. 맞창으로 바람이잘 통하는 집이 되도록 했고, 시멘트 벽돌을 가로방향으로 쌓아 로운이의 시선이 담장 너머에 닿도록 만들었다. 집은 그렇게 모양새를 갖춰 갔다. ▲ 구옥 2층의 거실과 화장실을 모두 걷어내고 안방으로 만들었다. 2층으로 오르는 계단부를 철거하고 일부를 남겨 안방 발코니로 삼았다. ▲ 아들 로운이와 룩이의 방. 자작나무로 만든 수제 목가구는 손재주 좋은 외할아버지의 선물이다. ▲ 2층에서 내려다 본 서재 전경 ▲ 남향으로 하루 종일 따뜻한 햇볕이 드는 식당 겸 거실 INTERIOR SOURCES내벽 마감 : 개나리벽지 실크벽지 바닥재 : 포세린타일(수입) 거실-무광, 방-우드포세린 욕실 및 주방 타일 : 주방 - 수입, 욕실 - 국산 수전 등 욕실기기 : 양변기 동서이누스 C952, 세면대 수전 대림 주방 가구 : 공장제작 조명 : 거실 - LIMAS, Big S-Pendant 서재 - 노만코펜하겐, norm69 안방 - 필립스, 아이방 - 필립스 40593 계단재 : 미송 집성목 현관문 : 맞춤제작 방문 : 예다지슬라이드, 낙엽송 엠보합판 데크재 : 방부목 ▲ 주방은 아일랜드 식탁을 짜 넣어 사용자의 편의를 도모했다. 보일러실로 나가는 주방 뒷문은 단열성능이 있는 시스템 도어를 설치해 단열을 잡았다. 새집의 노란 현관문에는 “좋은 집은 사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다(A good home must be made, not bought)”라는 문구가 붙어 있다. 만든 것은 비록 건물(House)이지만, 앞으로 이곳에서 좋은 우리 집(Home)을 만들고 싶은 부부의 의지를 담은 글이다. 좋은 공간에서 좋은 습관이 탄생하리라는 부모의 믿음이 아이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지는 것일까? 세 살 로운이는 각 공간의 성격을 자기가 정하고 그곳에서 해도 되는 일과 하면 안 되는 일을 구분하기 시작했다. 공간을 만드는 것은 엄마의 일이었지만, 그 곳에 규칙을 만드는 것은 아이의 몫인 셈이다. 이제 곧 한 살이 되는 둘째 룩이도 분명 형을 따라 ‘나만의 공간 만들기’에 열중할 날이 올 것이다. 그들이 만들어낼 공간은 어떤 모습일지 자못 궁금해진다. ▲ 세 살 로운이와 이제 막 200일이 된 룩이, 두 아이와 함께한 승우·한나 씨 가족의 모습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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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13
동화 속 쁘띠 하우스
발코니 창을 열어 몸을 내밀면 앞집 마당은 내 집 정원이 된다. 창이 만들어낸 프레임으로 그림 같은 풍경을 볼 수 있는 이 집은 양평 시인의 마을이란 이름과 어우러져 그 특별함이 배가된다. 취재 정사은 사진 변종석▲ 붉은 기와와 덧창, 조각 같은 발코니로 외관이 아기자기하다. 남쪽으로 넓게 트인 언덕 위에 지어진 이 집은 마당의 잔디와 어우러져 동화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2층 목조주택이다. “예전 부모님 집은 강가에 있었어요. 창을 열면 산과 강이 어우러지는 경치가 펼쳐졌죠. 근데 봄여름만 되면 이름 모를 날벌레가 수없이 날아들어오더라고요. 그래서 강을 끼고 있지 않되 그에 버금가는 풍경을 가진 땅을 찾아 꼬박 1년을 돌아다녔어요.”전국의 아름다운 명소란 명소는 모두 찾아다닐 정도로 여행을 즐기는 가족은 전원주택 많기로 유명한 양평, 그중에서도 손꼽히는 명당을 골랐다. ‘시인의 마을’이라는 애칭답게 산등성이와 골짜기마다 시적 풍경이 병풍처럼 펼쳐지는 곳이다. “해질 무렵, 발코니에 나오면 눈에 들어오는 산골짜기 풍경이 일품이에요. 자동차가 S자 곡선을 굽이굽이 내려오는 행렬조차 이곳에서 보면 그림이더라고요.”부모님이 이런 좋은 조건을 안팎으로 누릴 수 있도록 아들 임인환 씨는 건축에 더욱 집중했다. 그는 프랑스를 비롯해, 영국과 독일 등 유럽 여러 나라에서의 오랜 생활로 그곳의 문화, 특히 주거와 전원 문화에서 배어나오는 여유와 넉넉함 그리고 오래된 것을 가꾸며 소중히 여기는 분위기를 보고 배웠다. 그가 가져오고 싶은 것은 외형뿐 아니라 나무와 점토, 석재와 같이 자연 친화적인 재료를 이용해 조각하고 다듬으며 사용하기 편리하게 만든 그곳의 ‘문화’와 ‘정신’이었다.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수능리대지면적 : 429.75㎡(130평)건물규모 : 2층건축면적 : 66.11㎡(20평)연면적 : 132.33㎡(40평) 1층 66.11㎡(20평), 2층 66.11㎡(20평)주차대수 : 2대 최고높이 : 8m공법 : 기초 - 줄기초, 매트기초 지상 - 경량목구조구조재 : 벽 - SPF 구조목( J grade 등급) 지붕 - Hem-Fir 구조목지붕재 : 테릴 점토기와단열재 : 크나우프 에코배트외벽마감재 : 스터코 플렉스 창호재 : 이태리 알파칸 창호내벽재 : 캐나다산 OSB 합판, 보랄 석고보드 바닥재 : 원목마루설계 및 시공 : 헤렌하우스 건축디자인 010-9585-0308 ▲ 잔디마당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같은 풍경을 연출하는 주택▲ 2층은 부부만을 위한 공간으로 방과 욕실, 드레스룸, 세탁실을 완비하고 앤틱 가구를 이용해 고풍스럽게 디자인했다. ▲ 1층 거실에는 단열과 기밀이 좋은 시스템 삼중창호를 시공했다.▲ ‘ㄱ’자 구조의 주방과 식당부. 식탁을 둔 부분은 필요하다면 방으로 변경할 수 있다. 사실 많은 건축주가 어려워하는 부분이 ‘조합(Combination)’이다. 벽지와 바닥재의 컬러 매치부터 가구 간 조화, 조명의 크기와 조도, 방문의 종류와 색깔 등 집짓기 현장에는 피해갈 수 없는 고민들이 가득하다. 이 집에서는 건축주의 감각이 빚어낸 조화와 균형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그는 규모에 욕심을 버려 면적을 줄였고, 기능을 분리해 1층은 거실과 주방이 있는 공용공간, 2층은 부부만을 위한 스위트룸으로 디자인했다. 1층은 아파트의 편리함을 담은 공용공간이다. 거실은 남쪽으로 창을 내되 마당과 소통하며 가족의 이야기를 잘 담을 수 있도록 코너창을 냈다. 창호는 에너지 효율이 높은 PVC프레임 3중창을 썼는데, 안팎으로 나무결 무늬가 새겨진 디자인이 집의 분위기와 잘 어우러진다. 은은한 옐로우 톤 벽지와 산뜻한 조명, 우아하지만 과하지 않은 샹들리에까지 모든 가구와 소품은 건축주가 발품을 팔아 수도권 전역을 돌아다니며 직접 고른 것들이다. ▲ 가구와 바닥재 모두 최고급 앤틱과 원목을 사용했으며 조명과 커튼도 건축주가 오랜기간 발품을 팔아 고른 것들로 꾸며졌다. 2층은 대개 1층의 분위기가 그대로 이어지리라 예상하지만, 이 집은 계단에 발을 디디는 순간부터 반전이 시작된다. 130년 역사를 지닌 미국의 LJ Smith社 제품으로 시공한 계단부터 격이 다르다. 2층은 따뜻한 분위기의 벽지와 몰딩으로 스위트룸 같은 분위기로 연출했다. 방과 욕실, 발코니 각 공간은 우아하게 마감된 복도로 연결되고, 각 공간의 마감재와 조명, 단차를 달리해 공간을 넘나드는 즐거움을 더한다. 곳곳에 설치된 디자인 조명과 앤틱 손잡이는 집의 완성도를 한껏 끌어올린다. 발코니 디테일과 단조도 도안을 직접 찾아내 주문제작한 것이고, 가구 또한 이탈리아에서 공수한 앤틱이다.인테리어만 그런 것이 아니라, 공사 전 과정에서 건축주의 꼼꼼함은 두각을 드러냈다. 블로그 ‘동화독일(http://blog.naver.com/potcover)’의 작가로도 활동하며 주거 전반에 대해 짬짬이 학습한 것들이 온전히 그의 자산이 되었다. 목조주택 디자인에서부터 단열과 방수처리, 공기층 등 목조주택의 성능에 관한 사항들을 놓치지 않았고, 이는 현장 빌더들에게 칭찬을 들을 정도였다. 아니나 다를까 미끄러질까 염려되는 곳은 까슬까슬한 화강석이 시공되어 있고, 목재와 석재가 닿는 부분에 연석을 두는 꼼꼼함도 보인다. 물이 닿는 부분에도 방수처리를 철저히 한 뒤 고급 타일로 마감했다. INTERIOR SOURCES벽지 : 수입벽지(프랑스산)페인트 : 아우로(독일산)몰딩 : 예가주방 벽면 마감재 : 대리석 타일욕실 타일 : 수입타일(스페인산, 이태리산)수전 등 욕실기기 : 콜러, 아메리칸 스탠다드조명 : 수입조명바닥재 : 프라두, 화이트 오크주방기기 : 한샘(이태리산)현관문 자체 제작방문 : 예다지, 도어락(호페, 독일산)데크재 : 방부목계단재 : LJ 스미스(미국산, www.ljsmith.net)◀ 세탁실은 꼼꼼히 방수처리하고, 물이 닿지 않는 부분은 프랑스 수입 벽지로 마무리했다. ▶ 앤틱숍에서 발견한 가구와 조명. 불을 끄고 켜는 스위치가 독특하다. ▲ 디딤석으로 진입로를 설치해 동화 속으로 입장하는 느낌을 준다. 이 집에 사용한 모든 재료들은 패키지로 묶어 나오는 한 회사 제품이 아니라 건축주가 하나하나 고른 것들로 조합한 것이다. 같은 컬러라도 명도와 채도의 차이가 미묘해 모았을 때의 어울림을 가늠하기 쉽지 않은데 “재료와 소품을 찾아내고 분위기에 맞게 현장에서 조합하는 일이 정말 즐거웠다”며 웃는 걸 보니 ‘능력자’라는 단어가 딱 어울리는 건축주다. 풍경에서부터 인테리어, 소품까지 세심하게 신경 써 부모님의 노후를 생각한 집. 직접 지은 아들의 마음이 사는 이에게는 매순간 배려로 와 닿을 것이다. 이제 건축주는 자신의 안목과 실력을 믿어주는 이들의 진심 어린 응원을 등에 업고 제2의 인생을 준비하고 있다. 영종도에 지을 그의 두 번째 주택은 우리에게 또 어떤 감각을 선사할까? 오늘도 자재회사와 빌더들을 찾아 즐거운 발걸음을 옮길 그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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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30
북한산을 내집에서 조망하는 진관동 경함재(景椷齋)
멀리 북한산을 배경으로 삼으면서 가까이에는 사적인 정원을 품은 집.풍경을 집 안으로 끌어들이는 동시에 동네의 풍경이 된 주택을 북한산 둘레길에서 만났다. 글 위즈스케일 디자인 사진 디스틴토만남건축주는 오랜 해외 생활 끝에 고향으로 돌아와 여생을 마무리하기 위한 주택을 계획하고 있었다. 오랜 기간 거주했던 해외를 벗어나 귀향을 결심한 만큼 건축주는 몇 가지 조건을 정해 꼼꼼하게 땅을 보러 다녔다. 일단 자연을 가까이할 수 있고, 사람들이 오래 거주해 기존 마을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동네 등을 중점적으로 살폈다. 처음에는 한옥마을을 염두에 두었지만 비교적 높은 가격과 정형화된 필지의 느낌 등이 그의 조건과 맞지 않았다. “둘레길을 통해 걸어 나오는 길에 우연히 이 땅을 보게 됐죠. 가장 크게 다가온 건 자연스러움이었어요.”북한산 둘레길 초입에 위치한 대지는 개발제한구역으로 한적한 분위기의 정형화되지 않은 필지들의 연속이었다. 동서로 연결된 도로를 지나면 북한산 의상봉이 한눈에 들어오는 자연이 풍성한 공간이었다. 지나가다 멈춰서 안부 인사 건네도 어색하지 않을 자연스러움, 자연을 넉넉한 시선으로 담을 수 있는 자연스러움이 이 땅에 묻어있었다.건축개요위치 : 서울시 은평구대지면적 : 330㎡(99.83평)건축면적 : 171.30㎡(51.82평)연면적 : 199.52㎡ (60.35평) 규모 : 지상 2층높이 : 7.7m주차 : 자주식 2대건폐율 : 33.85%용적률 : 34.20%최고높이 : 7.7m구조 : 철근콘크리트구조외부마감 : 화산석, 외단열시스템, ALPROTECT WOOD창호 : 가울호퍼 시스템창호에너지원 : 가스보일러, 태양광시스템사진 : 디스틴토 시공 : 건축주 직영공사설계 : 위즈스케일 디자인 김선광, 전영욱 02-569-3125 www.wizscale.com세 가지 조건주택 설계를 진행하면서 집중했던 부분은 창을 통해서가 아니라 직접 만나 소통하며 동네살이에 적응하고 싶다는 것, 후면 동산과 연계되고 주택 내부로 이어지는 프라이빗 가든을 구현하는 것, 실내에서도 주변의 훌륭한 자연을 공유하는 것, 이 세 가지였다. 세 가지 조건을 풀기 위해 먼저 도로에서 바로 접근할 수 있는 공간에 주택을 배치하고 사적인 공간(침실, 정원)은 정원을 바라볼 수 있는 위치에 두었다.외관외관은 담백하고 유행을 타지 않으면서 이질감을 주지 않은 형태를 구현하였다. 동서로 이어지는 시각적인 방향성에 따라 층마다 뻗어 나온 슬래브 라인을 돌출시켜 수평성을 강조하였다. 다소 날카로워 보일 수 있는 입면에 수직 패턴의 목재를 적용하여 균형을 맞추었다.공간프라이버시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전면 완충녹지 및 차폐 담장을 이용했다. 채광은 확보하되 시선은 일부 차단하기 위함이었다. 인접 대지와의 최소한의 이격거리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했다.북측 동산과 연계될 수 있는 곳에 내부 정원을 위치시켰다. 그로 인해 내부정원과 야산은 하나의 공간으로 인식될 수 있었다.2층의 주요 실들과 연결된 외부 테라스는 주변 자연을 즐길 수 있음은 물론 가족 구성원들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소통의 공간으로 작용한다. 공간의 위계와 비움에 따른 내외부 공간의 연속됨을 통해 형태적으로도 다채로운 볼륨을 구성할 수 있었다.주택 안에서 보는 경관은 주거 생활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주택 창의 크기는 단열성능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창의 크기와 형태는 디자이너의 고민요소이기도 하다. 실내에서는 경관을 바라봄에 부족함이 없는 선에서 창의 크기가 결정됐고, 대신 실마다 별도의 외부 공간을 두어 각기 다른 경관을 공유하도록 디자인했다.평면설계 당시부터 가족 구성원에 맞춰 필요 실의 수와 크기를 결정했고, 기능적인 요소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고려했다. 대신 서로 다른 천장 마감재 등의 변화를 통한 공간 구획, 정원으로 열린 커다란 창으로 공간에 풍성함을 더해주었다 1층은 도로에서 바로 접근할 수 있는 현관을 중심으로 거실과 주방, 식당 등 공용공간과 부부 침실, 욕실 등의 사적 공간의 영역을 구분해 동선이 겹쳐지지 않도록 고려했다. 반면 정원으로의 접근 및 시선을 확보하여 서로 다른 성격의 공간의 자연스러운 소통이 되도록 'ㄴ'자 배치 형태의 평면을 적용하였다.2층은 각각의 실 어디서든 접근할 수 있고 동측 북한산 조망이 가능한 테라스를 두었으며, 실 내부에서도 창을 열어 풍경을 담을 수 있도록 적당한 크기의 창호계획을 반영했다. 주차장 상부 테라스는 이웃 주민과의 소통을, 자녀의 방들에 하나로 연결되어있는 테라스에서는 아이들만의 이야기 공간, 서재 옆 테라스는 아버지의 사색 공간 등을 상상하며 계획되었다. 복도는 1층과의 교류가 일어나도록 오픈된 거실의 상부위에 위치시켰고 정원의 풍경을 받아드릴 수 있는 밝은 복도를 계획하였다.1층 평면도2층 평면도마무리만남에서부터 주택이 완성되기까지 2년이 훌쩍 넘는 시간들이 흘러갔다.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건축주의 생각을 담아내고 서로 소통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으며, 착공 이후 건축주 직영공사를 통해 천천히 완성도 있는 주택을 만들고자 하는 의지로 인해 비교적 오랜 시간을 공들여 공간이 만들어졌다.오랜 기간 동안 여러 사람의 노력과 열정, 희망이 들어간 만큼 시간에 흐름에 함께 변화하고 깊어질 수 있는 공간이 되길 기대해본다.위즈스케일 디자인어떠한 장소와 환경에서도 ‘머무르고 싶은 곳’을 짓겠다는 집에 대한 본질적인 가치추구에 대한 신념으로 2013년에 설립되었다. 화려한 미사여구는 지양하며 건축의 다양한 요구를 보다 쉽게 이해되고 함께 공감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탐구한다.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우리의 건축사유를 공유하며, 건축의 긍정적인 가치를 제시하기 위해 프로젝트의 규모에 상관없이 차근하게 실현해가고 있다. 수행하는 모든 프로젝트는 일상과 관계라는 삶의 방식의 존중에서 시작된다. 동시에 관습적 이론과 경계를 벗어나 머무를 장소가 주는 다양한 상황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필요한 언어를 찾고 새로운 건축적 가치를 만들고자 한다.※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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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07
바다 곁에서 즐기는 여유, S주택
커다란 창에 파란 하늘, 그리고 푸른 소나무의 그림자가 옅게 비춘다. 단순한 입면과 절제된 인테리어로 꾸민 이곳은 부산의 단독주택. 주변 환경에 맞춰 변화를 수용한 이곳에서, 가족의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된다. 취재 김연정 사진 박영채(건축가 제공) ▲ 길게 뻗은 복도와 계단이 공간의 깊이를 더한다. 부산 S주택은 다대포 해변에 인접해 있다. 남쪽으로 해안가와 소나무 숲이 있는, 자연환경이 잘 보존된 곳이다. 대지는 직사각형으로 정남향이었으므로, 건물 역시 정남향으로 배치되었다. 도로가 있는 북측에 현관이 있고, 현관에서 거실까지의 긴 통로는 바닷가를 향해 시야가 극적으로 오픈되도록 계획하였다. 1층에는 거실, 식당, 주방, 손님방, 실내 주차장이, 2층은 주인 침실과 2개의 자녀방이 위치한다. 주공간(침실, 식당, 거실)을 모두 남측에 면하게 하기 위해, 건물의 중앙에 중정 2개를 만들었다. 2개의 중정은 환기뿐 아니라 빛이 내부까지 유입되는 것은 물론, 하늘을 바라볼 수 있는 역할도 하게 된다. ◀ 외벽은 화이트 패널과 유리, 아연판이 적용되었다. ▶ 언제나 푸른 하늘을 바라볼 수 있는 중정의 모습 건물의 입면은 화이트 패널과 유리, 일부에 아연판을 적용하여 최대한 단순하게 설계했다. 외부 입면 라인의 경우, 2층 주인 침실의 바닥 레벨 일부를 높이는 방법으로 깔끔하게 처리할 수 있었다. 1층 바닥 레벨은 외부 바닥보다 900㎜ 높게 설계하여 산책로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시선으로부터 가족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할 수 있도록 했다. 인테리어 역시 심플한 구성이 될 수 있게 디자인하였다. 내부 마감재는 자작나무 합판과 아이보리 컬러의 친환경 도장으로 마감했고, 이는 붙박이가구와 식탁, 테이블 등에도 공통적으로 사용되었다. 특히 자작나무 표면은 냄새가 없고, 색상 변색도 없는 친환경 오일로 마무리해주었다. 주택 내부에 사용되는 모든 조명은 따뜻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고려했다. 침실에는 일반적인 다운라이트를 최소로 줄이고, 평소 간접조명만을 사용해도 충분히 생활이 가능하도록 배려하였다. 소파, 식탁의자, 테이블 등의 이동형 가구들은 르 코르뷔지에, 미스 반 데어 로에, 마리오 벨리니 등의 작품으로 채웠다. ▲ 자작나무 합판과 아이보리 컬러의 친환경 도장으로 마감한 내부 공간 ▲ 눈높이에 맞춘 긴 창을 통해 자연 풍광을 즐길 수 있다. ▲ 2층 복도. 빛의 유입으로 공간마다 따뜻한 온기가 느껴진다. ▲ 아늑함이 고스란히 전해오는 침실 공간 HOUSE PLAN 대지위치 부산광역시 지역지구 도시지역, 제1종일반주거지역 대지면적 222.00㎡(67.15평) 건축면적 131.20㎡(39.69평) 연면적 222.28㎡(67.24평) 건폐율 59.10% 용적률 102.83% 규모 지상 2층 구조 철근콘크리트구조 외부마감 복층유리, 아연판 접기, 푼더막스 패널 내부마감 자작나무합판, 목재바닥판, 친환경페인트 구조설계 티섹구조 이우호 소장 건축설계담당 박소영, 정윤경, 남해룡 인테리어설계담당 박소영, 남해룡 가구 D스토리 070-7710-1196 설계 황준(황준도시건축사사무소) 02-733-1705, juneeeeeee@naver.comMini Column / 설계자는 최소 20번 현장에 가야 한다 우리나라 주택은 소위, 집장사들이 지은 집이 많다. 이들 중 평당 공사비는 많이 들여서 대리석으로 바닥을 깔고 외제 싱크대를 설치했더라도, 설계비는 최소한의 금액으로 지은 집이 대부분이다. 설계비가 최소이므로 설계 자체도 부실할 수밖에 없겠지만, 더 큰 문제는 집을 디자인한 설계자가 현장에 와서 확인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특히 산속이나 바닷가에 지어지는 전원주택의 경우, 도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이유로 설계자가 직접 현장에 오기가 더욱 어렵다. 주택은 일반적인 건물을 짓는 것과는 많이 다를 수밖에 없다. 사람이 그 속에서 먹고 자고 씻고 쉬는 행위를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런 공간이므로 내외부의 공사가 더 꼼꼼하게 되어야 한다. 기능적인 것뿐 아니라, 미적인 것에 이르기까지 더 세심하게 다루어져야 한다. 건물은 도면에 따라 지어진다. 주택의 경우 최소 100장 이상의 꼼꼼한 도면이 필요한데, 충분한 도면이 있다면 건물이 대충 완성될 수는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도면이 아무리 많아도 도면에 모든 것이 표현될 수는 없다. 때문에 현장에 설계자가 직접 가서 도면에 있는 것들을 설명하고, 표시되어 있지 않은 것들을 현장에서 확인하고 지시하는 일을 한다. 도면도 중요하지만 설계자가 건물이 지어지는 현장에서 결정하고 지시하는 것 역시 절대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한 작업이다. 건물의 설계 및 시공에 있어 ‘도면이 70%, 현장 확인이 30%를 차지할 정도로 현장의 감리업무가 중요하다’라는 말이 있다. 특히 주택의 경우, 현장에서 결정되는 자재나 색상 등에 따라 미묘한 차이가 많아서 알찬 도면만으로 시공하기는 어렵다. 그러므로 ‘주택은 작은 건물이지만, 설계자가 최소 20번은 현장에 직접 가야 한다’라고 한다. 현장에 가서 도면과 다르게 시공된 것뿐 아니라, 작업자들과의 직접 대화를 통하여 자신의 의도대로 건물이 지어지도록 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절대 설계자의 의도대로 건물이 지어 질 수 없다. 현재, 주택을 설계 중이거나 설계를 끝내고 착공을 준비 중인 건축주들은 설계자가 과연 현장에 몇 번이나 와서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낼 것인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택의 경우, 건물의 완성도는 ‘70%의 도면’이 아닌 ‘30%의 현장’에서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글 _ 황준> 건축가 황준 연세대학교를 졸업한 후, 공간연구소, 이로재, 타카마쓰 신 건축사무소(日本), 北京金禹盟建築設計有限公司(中國), 삼우설계에서 근무했다. 2006년 황준도시건축사사무소를 설립하여 주거시설·인테리어·상업시설·도시계획 등의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출강 중이다. 주요작품 : 성북동 주택, 오디오갤러리움 광원아트홀, 허브넷 인테리어, 대전 매그놀리아, 명동 두부레스토랑 리노베이션, 가평주택, 판교 P-1 주택, 판교 P-2 주택, 천안아산 삼성미즈병원, 일산 그레이스병원 신관 외 다수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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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10
보편적인 집의 해답, 소소원(小素院)
덩치 큰 판교의 집들 속에서 파란 대문의 소소원은 작지만 당당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담장 너머 펼쳐진 넓은 마당은 꽃과 나무로 풍성하게 채웠다. 취재 김연정 사진 윤준환▲ 남쪽으로 마당을 두고, 그 앞에 대문과 창고, 화단이 있는 ‘건축화된 담장’을 두어 생활의 모습이 밖으로 드러나지 않게 하였다. House Plan대지위치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로 대지면적 : 227.8㎡(68.90평) 건물규모 : 지상 2층, 다락 건축면적 : 107.15㎡(32.41평) 연면적 : 175.04㎡(52.94평) 건폐율 : 47.03% / 용적률 : 76.83% 주차대수 : 2대 / 최고높이 : 8.7m 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지상 - 경량목구조 구조재 : 벽 - 2×6 구조목 / 지붕 - 2×10 구조목 지붕마감재 : 컬러강판 단열재 : 그라스울 24K 240, 140, 90㎜ 외벽마감재 : 치장벽돌 창호재 : PVC 시스템창(융기창호) 설계 : ㈜구가도시건축 건축사사무소 시공 : ㈜스튜가목조건축연구소소소원은 내가 판교에 그린 네 번째 집이다. 모두 다른 집이지만 하나같이 생각한 주제는 ‘마당집’이었다. 우리가 생각하는 마당집이란 도시한옥과 같이 ‘생활의 중심에 마당을 두고, 안팎으로 여러 가지 활동을 하는 집’을 말한다. 그저 마당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담장을 둘러 온전한 자기 마당을 갖지 못하는 판교 단독주택지에서 어느 정도 사생활을 보호하면서 삶의 공간으로 ‘마당을 쓰는 집’은 그리 많지 않다. 설계 시작부터 건축주 부부와 뜻이 잘 맞았다. ‘마당이 큰 집에 살려고 일부러 남북으로 긴 땅’을 구해놓으신 덕분에, 70평 정도 되는 대지에 30평 가까운 넓은 마당을 둘 수 있었다. 여기에 대문과 창고, 화단으로 이루어진 벽, 다르게 말하면 ‘건축화 된 담장’을 둘러, 밖으로 생활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도록 했다. 물론 주차를 하는 서쪽은 열릴 수밖에 없어, 나무 등을 심어 적당히 시선을 가렸다. ▲ 소소원의 전경. 집 앞의 넓은 마당과 2층 작은 마당, 돌출된 조형이 조화롭다. ▲ 파란 대문을 들어서면 마당을 가로지르는 파고라와 나무그늘이 눈길을 끈다. 네모난 모양의 1층은 마당과 1:1로 ‘크게’ 만난다. 단순한 느낌의 실내공간은 거실에서 식당과 주방,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공간이 흐르듯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하였다. 잘 보면 그 흐름 속에 ‘두 개의 박스’가 있음을 알 수 있다. 하나는 작업실로, 입식의 책상과 좌식의 마루가 같이 있는 하얀 방이다. 거실을 거쳐 마당을 느낄 수 있도록 한지 창을 열고 닫을 수 있게 계획했다. 다른 하나는 마당으로 돌출한 현관이다. 계획을 하면서 현관을 안으로 집어넣으면 외관이 정리되는 반면, 내부는 복잡해져서 지금과 같은 여유롭고 흐르는 듯한 공간감을 얻기 어려웠다. 오히려 ‘열린 현관’을 생각하며 투명한 현관을 마당에 내밀어, 마당을 보며 드나들게 하였다. 여기에 위로 2층 누마루를 두어, 누마루는 누마루대로 주변을 둘러볼 수 있게 계획했다. 판교에 지어지는 집들은 대체로 덩치가 크다. 지하층을 가능한 지면 위로 올리고, 지을 수 있는 최대한으로 지은 것이 많다. 그에 비하면 소소원은 1층은 대지의 반인 35평, 2층은 20평을 짓고 남쪽으로 넓은 마당을 둔 까닭에 밖에서 보면 주변의 집보다 작아 보인다.▲ 2층에 누마루를 두고, 그 앞에 걸터앉아 마당을 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그 위로 다락이 보인다. ▲ 단순한 느낌으로 설계한 내부공간. 거실에서 식당과 주방, 2층으로 가는 계단은 공간이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어지게 계획했다.▲ 목재로 마감한 천장이 멋스럽게 다가온다.Interior Source내벽 마감재 : 친환경 수성페인트바닥재 : 신명원목마루욕실 및 주방 타일 : 윤현상재, 상아타일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대림, 로얄토토 주방 가구 : 리첸조명 : 스칸디나비안디자인센터, 을지로조명계단재 : ASH 집성판현관문 : 이건 시스템창호방문 : 도장도어붙박이장 : 리첸집은 작지만 마당과 같이 경험하는 공간은 작지 않고 오히려 풍성하다. 파란 대문을 들어서면 나무 그늘이 덮인 마당을 가로질러 목재 파고라가 나타난다. 파고라는 밖에서 활동할 때 쉘터로 역할한다. 거실과 마당 사이에도 처마를 두어 계절에 따라 햇빛을 조절한다. 단순하지만 이러한 ‘장치들’이 마당을 즐기는 삶의 바탕이 되리라 보았다. 2층은 네모난 바탕에 한쪽으로 작은 마당을 두고 ‘ㄱ’자로 배치해 부부침실, 복도, 누마루에서 보거나 나갈 수 있게 했다. 1층 큰 마당과 2층 작은 마당도 시각적으로 연결되어 식구들끼리 위, 아래 따로 있어도 서로 소통하도록 했다. 소소원을 설계하면서 ‘한눈에 띄는 독특함’보다 동네에 어울리는 ‘집다운 집’을 지으려 했다. 개성이 강한 동네 속에서 튀지 않게, 조형과 구성에서 좋은 틀을 갖추어 다양한 삶의 요구를 담아내는 그런 집을 생각했다. 그런데 결과적으론 차분함과 평범함이 오히려 더 달라 보이는 아이러니한 풍경을 낳게 됐다. 개성과 욕망이 얽혀 있는 복잡한 상황 속에서 보편적인 집의 해답을 찾으려는 것이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인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요즘 소소원 안주인은 틈을 내어 가드닝 스쿨에 다닌다고 했다. ‘마당이 있는 삶’에서 나아가 ‘정원을 가꾸는 삶’을 살고 있다. 이름도 모르던 꽃과 나무들이 소소원 마당에 심어져 이름을 알리고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집이 사람의 삶을 바꿀 수 있다는 걸 소소원을 통해 배운다. 고맙고 다행한 일이다. 글·조정구 ▲ 2층 위쪽에 있는 다락. 다른 한쪽엔 창고도 있어, 여분의 공간으로 수납, 여가, 환기 등 다양한 역할을 한다. ▲ 작업실에서 바라본 마당. 3짝의 한지창을 완전히 열거나 닫아 기분에 맞게 빛과 풍경을 조절할 수 있다.▲ 마당으로 돌출된 ‘열려진 현관’. 투명하게 외피를 둘러 마당을 느끼며 자연스럽게 드나들 수 있다.조정구 건축가1966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 건축학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일본 동경대학교 박사과정 수료 후 2000년부터 구가도시건축을 설립하여 꾸준히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 삶과 가까운 보편적인 건축’에 주제를 두고 개인주택부터 작업실, 갤러리, 근린생활 시설, 병원, 호텔 등 우리 생활에 친근한 주제들을 설계하고 있으며, 2000년부터 지속된 도시 답사와 연구를 바탕으로 최근에는 장수마을 역사문화 보전 정비 종합계획, 돈의문 역사공원조성 기본계획 등으로 관심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 02-3789-3372 www.guga.co.kr※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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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26
모던과 전통을 잇는 집, Living Knot
보이기 위한 집이 아니다. 그저 시간이 지날수록 집과 사람이 함께 자라는 공간이 필요했다. 전통과 자연, 그리고 현대의 라이프스타일이 어우러져 그 어떤 집보다 아름다운 강릉의 주택을 만났다. 취재 김연정 사진 신경섭 Living Knot는 고등학교 교장선생님이었던 건축주가 은퇴 후 머물기 위해 지어진 집이다(이곳의 또 다른 이름인 ‘양한제(養閑)’는 한가로이 수양하는 곳이란 뜻으로, 건축주의 지인께서 지어주셨다고 한다). 사랑채와 안채가 서로 떨어져 있으면서도 밀접한 관계를 맺어 하나의 한옥으로 완성되듯, 생활과 낭만이 삶의 고리와 같이 잘 조화될 수 있는 집으로 계획하고자 했다. ▲ 목재로 둘러싸인 입면과 노출콘크리트로 마감된 입면이 서로 조화를 이룬다. ▲ 각기 다른 크기의 창으로 외관의 단조로움을 피했다. ▲ 각각 중정을 갖는 두 ‘ㅁ’자 볼륨의 연결이 흥미롭다▲ 전면창을 통해 사계절의 풍광을 담아낸다. ▲ 목재패널은 주변 산세와 잘 어우러진다. ▲ 강릉의 소나무숲을 배경으로 자연과 하나되는 집 ▲ 뒷마당에 꾸민 텃밭은 부부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흔히 전원주택이라 하면, 목조로 된 국적 없는 주택이나 안팎이 사방으로 뚫려 겨울에 춥고 여름엔 더운 살기 불편한 집을 상상하기 쉽다. 특히 이런저런 이유로 건축가가 설계한 집은 불편하고 살기 힘들다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죄스러운 생각까지 들었으니, 내가 설계한 첫 주택만큼은 아름다우면서 생활도 편리한 이율배반적인 이상이 모두 가능했으면 하고 바랐다. 낭만적이지만 지극히 실용적인 집, 면적은 넓지만 구획을 나눌 수 있어 관리도 쉬운 집, 남향집이지만 후면인 북쪽에서 봐도 앞모습처럼 멋진 집, 앞마당 못지않게 재미있게 생활하는 후정(後庭)이 있는 집을 설계하고 싶었다. 무엇보다 연세 있으신 건축주께서 직접 모든 관리를 해야 하는 엄연한 현실 앞에, 자연을 즐기기 위해서는 생활이 편리하고 효율적인 곳이 되어야 했다. 그러면서도 전원의 낭만을, 그리고 새로운 삶을 즐길 수 있게 해드리고 싶었다. 이런 이율배반적인 현실을 조화롭게 균형 잡기 위해 도입한 것이 각기 중정을 갖는 두 ‘ㅁ’ 자 볼륨이다. 이것들을 겹쳐 입체로 엮은 것이 바로 삶의 고리, Living Knot이다. 이는 마치 사랑채와 안채가 합쳐져 하나의 집이 된 것과 같은 형태다. 전자는 생활의 영역으로, 후자는 사교의 영역으로 구분했다. 그리고 각기 어느 정도의 독립성을 가지며, 필요시 미닫이문으로 구획할 수 있도록 정리했다. 생활의 영역은 안방, 거실, 부엌 등 아파트처럼 집에 꼭 필요한 영역들이고, 사교의 영역은 갤러리, 차실, 온돌방 등 전원에서 즐길 수 있는 낭만적인 삶들로 채우기로 했다. 각 볼륨은 외부 마감 재료나 창이 뚫린 방식이 다른데, 이를 외부에서 보면 목재로 둘러싸인 입면과 노출콘크리트로 마감된 입면으로 구분지을 수 있다. 두 영역은 창이 뚫린 방식 또한 다르다. 생활의 영역에는 작은 창들이 설치되어 단열효과를 높이고, 사교의 영역엔 전면창을 적용하여 건축주가 아름다운 경관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이렇듯 전원에서의 삶이 낭만으로 끝나지 않도록 삶의 효율을 충실히 유지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 은퇴한 건축주에게 집은 온전한 쉼의 공간을 제공한다. 계획 시에는 두 영역을 구분해 선택적으로 사용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준공 후 일 년이 지나 확인해보니, 남향의 안방보다 사교의 공간인 북쪽 다실에 주로 기거하시는 등 건축주는 두 영역을 섞어 유기적으로 쓰고 계셨다. 아마도 그쪽은 아궁이가 있어서인 것 같다. 북향은 안 좋다는 막연한 선입견에 대해 여쭸더니 전원주택엔 어느 향이나 빛이 잘 들어 북향도 문제없다는 답이 돌아온다. 뒷마당은 인위적인 조경으로 계획하지 않고 건축주가 편히 쓰시도록 했다. 오랫동안 준비하셨던 텃밭 농사 뿐 아니라 오골계도 키우시고 양봉도 하신 덕분에 지금은 풍성한 자연 활동들로 가득 찼다. 부엌에서 요리하는 재료는 대부분 이 뒷마당에서 나온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재배한 재료로 부부는 같이 요리하고 식사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이로 인해 은퇴 후 부부의 삶이 더 밀착되고 풍성하게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완공 후에도 건축주와 자주 통화를 나누며 안부도 챙기지만, 무엇보다 집에 대해 어떤 점이 좋고 불편한 지 가장 알고 싶다. 아무리 건축가가 신경 써서 계획한다 해도 부족한 부분은 항상 있기 마련일 텐데, 그래도 행복하게 지내시는 건축주 부부를 뵐 때마다 감사할 따름이다. 경험이 미천했던 젊은 건축가를 믿고 설계를 맡겨주신 사동진 선생님께 진심어린 애정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글 _ 김호민> ▲ 현대와 전통이 공존하는 상징성을 잘 보여주는 2층 내부 ▲ 천창을 통해 늘 밝은 빛이 집안을 비춘다. HOUSE PLAN 대지위치: 강원도 강릉시 지역지구 :자연녹지지역, 자연취락지구 용도 : 단독주택 대지면적 : 2,507.65㎡(758.56평) 건축면적 : 161.01㎡(48.71평) 연면적: 208.02㎡(62.93평) 건폐율: 16.27% 용적률: 21.02% 규모: 지상 2층 구조 철근콘크리트 외부마감: 노출콘크리트, THK24 복층유리, 목재널붙임 조경: 손주희 시공: 세경하우징 박명호 설계: 김호민, 유승우(poly.m.ur) 070-4215-3083 www.polymur.com건축가 김호민 서울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대우건설을 거쳐 영국AA School에서 학업을 마쳤다. 이후 런던에서 FOA에서 경력을 쌓고 영국왕립건축사 자격을 취득했다. 2008년 한국으로 돌아와 건축사무소 poly.m.ur를 운영하고 있으며 AA school, Cornell University, 서울대학교, 경기대학교, 건국대학교 등에 출강하기도 했다. ‘뉴욕, 런던, 서울의 도시재생 이야기’의 저자임과 동시에 기획자이며, 2011년 공공디자인 조성사업 평가위원과 공공디자인 엑스포의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하였다. 주요작품 : 인천도시축전 주택공사홍보관, 기예능공방, 강릉주택, 동대문 제이더블유 메리어트 호텔, 중원출토유물보관센터 외 다수의 국제·국내 현상설계 입상 및 당선※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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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29
빛이 깊이 드는 집, Easy House
단정한 선과 면이 만나는 외관, 온종일 기분 좋은 햇살이 들어오는 내부. 꾸미지 않은 듯 멋을 낸 2층 주택에는 편안한 가족의 취향이 머문다. 취재 김연정| 사진 TRU 건축사사무소 제공 ▲ 심플한 화이트 벽의 본채와 적삼목으로 마감한 별채의 대조가 돋보이는 외관 ▲ 열고 닫는 것이 가능한 목재 스크린 도어는 집의 프라이버시를 지켜준다. 이지하우스는 부부와 아들로 이루어진 가족을 위한 집이다. 그들은 높은 천장의 거실과 심플한 느낌의 침실을 원했다. 아파트와 차별화되는 주택의 장점 중 하나는 쓰임새에 맞게 공간의 높이를 다르게 설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거실은 높고 시원하게, 침실은 아늑하게, 다양한 공간감을 가진 집을 설계하자는데 건축주와 의견이 일치되었다. 땅은 북쪽으로 청계산, 남쪽으로 마을 공원을 바라보는 판교 신도시의 주택지에 있다. 산의 능선이 주변으로 이어지며, 자연의 경치를 바라 볼 수 있는 위치이자 도시의 편리함과 전원주택의 자연을 함께 느낄 수 있는 동네이다. 비록 지금은 곳곳에 공터가 남아 있지만, 4~5년 후에는 밀도 높은 주택가가 될 것이다. 특히 계획 대지는 남쪽으로 유치원이, 북쪽과 서쪽으로 인근 주택이 들어설 예정이라 미리 채광과 주변의 산을 향한 경관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했다. 이를 위해 마당과 방에서 주변의 풍경을 바라보고, 햇빛과 바람도 잘 들어올 수 있는 ‘ㄱ’자 형태의 집을 계획했다. 남측에는 단층 높이의 별채를 두어 마당으로 볕이 잘 들도록 했다. 또한 심플한 흰색의 본채와 따뜻한 느낌의 목재 별채의 대조가 외관의 특징이다. 본채는 외단열 위 페인트로, 별채는 30㎜ 폭의 적삼목으로 마감했다. ▲ 햇빛도 바람도 잘 들어올 수 있는 ‘ㄱ’자 형태로 집을 배치했다. 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용도 : 단독주택 대지면적: 231㎡(69.88평) 건축면적: 116㎡(35.09평) 연면적: 217㎡(65.64평) 조경면적: 16㎡(4.84평) 건폐율: 50% 용적률: 88% 규모: 지하 1층, 지상 2층 구조: 철근콘크리트조 외부마감: 백색 페인트, 적삼목 내부마감: 백색 페인트, 타일, 원목마루 구조설계: 터구조 기계설계: 기한 엔지니어링 전기설계: 준영 ENC 시공: 나래건설 설계담당: 최제일, 윤경옥, 박준호, 김완기, 배성훈, 조미경 설계: 조성익(TRU 건축사사무소) 02-735-2227 www.trugroup.co.kr▲ 단층 높이의 별채는 내·외부 모두 목재로 마감해 포근함이 느껴진다. 긴 창을 통해 자연의 경치가 한눈에 들어오는 2층 공간 SOUTH ELEVATION / EAST ELEVATION▲ 난간을 벽처럼 높여 하늘로 열린 방과 같은 공간이 완성되었다. ‘엇갈린 층(Split-level)’의 설계 방법을 통해 5개의 방과 2개의 옥상 테라스가 7개의 다른 층에 놓이도록 한 점은 내부 공간에서 특히 눈여겨 볼 부분이다. 이를 통해 높은 천장고를 가진 거실과 낮고 아늑한 서재 등 다양한 공간감을 가진 방들이 완성되었다. 또, 주변의 풍경을 모두 다른 높이에서 바라볼 수 있다. 옥상도 두 개 층으로 나누어 외부 계단으로 연결했다. 모임 공간으로 쓰이는 아래층 옥상은 난간을 벽처럼 높여 하늘로 열린 방과 같은 공간을 만들었다. 위층 옥상은 난간을 낮추어 주변의 산과 마을로 향한 경관을 볼 수 있도록 계획했다. 별채는 평소 가족들의 놀이 공간으로 쓰이며, 손님이 오면 게스트 룸으로 사용할 수 있다. 별채의 내·외벽은 모두 목재로 마감하여 백색 위주의 본채와는 다른, 포근한 느낌을 준다. ▲ 높은 층고의 다이닝룸집 앞에는 열고 닫는 것이 가능한 목재 스크린 도어를 두었다. 스크린 도어는 집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고, 열고 닫을 때마다 마당의 풍경을 바꾼다. 마당은 놀이와 모임 등의 쓰임을 위해 특별히 조경을 하지 않고, 대신 작은 자갈을 깔아 발에 닿는 촉감을 강조했다. ‘쉽고 용이한’이란 뜻과 함께 ‘편안한, 너그러운’의 의미를 가진 ‘이지하우스 Easy House’로 집 이름을 정했다. 이곳은 마을과 어울리는 단정한 외형 속에 다양한 높이와 크기의 방들을 넣은 집이다. 도시형 주택지에서 전원의 풍경을 바라볼 수 있는 땅의 특성을 고려하여 계획한 만큼, 각 방의 창문에 다양한 주변의 경관을 담을 수 있길 바란다. <글 _ 조성익> 건축가 조성익 서울대학교 및 예일대학교에서 건축을 공부했고, 미국 SOM 설계 사무소에서 초고층 건축 및 도시 개발 프로젝트의 디자이너로 일했다. TRU 건축사사무소를 설립한 이후, 주택부터 단지 계획에 이르는 다양한 건축 프로젝트를 계획·실현하고 있다. 현재 홍익대학교 건축대학 교수로 도시와 건축에 관한 연구를 함께 하고 있으며, 대한민국 건축사(KIRA) 및 미국 건축사(AIA)이자 서울시 공공건축가로서 도시 건축 계획의 자문으로 일하고 있다.※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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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28
Atelier 나무생각
오랜 세월을 간직한 참나무숲에 나무들과 하나 된 잿빛 건물 한 채가 들어왔다. 대지에 대한 각별한 애정과 열정이 만들어낸 아틀리에, 그곳을 찾았다. 취재 김연정 사진 진효숙, 박창현 ▲ 나무를 피해 건물을 배치하는 등 주변을 배려하며 아틀리에를 설계하였다. ▲ 오래된 참나무숲에 위치한 건물의 외관 ELEVATION 3년 전, 지인을 통해 소개받았던 건축주와 함께 서교동 대지에 도시형 생활주택을 완공하였다. 덕분에 주변의 같은 기능과 규모, 그리고 같은 공사비로 디자인된 설계 건물이 경제적 이윤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경험을 했다. 건축주도 설계자도 심증은 있지만 물증이 없었던 이 용기가 실제로 그 사실을 여실히 보여 주게 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처음 주변 시세로 계획하였던 자금이 남았고, 이는 건축주가 이전부터 꿈꾸던 시골생활을 현실로 옮길 수 있는 여유자금이 되었다. 건축주는 몇 년 전 양평의 농촌 가옥을 빌려 1년 동안 잠시 살아 보았다. 그 경험으로 시골에서의 생활이 가능하고 적극적으로 필요하다는 생각에 이르렀다고 한다. 그래서 익숙한 양평 근처의 대지부터 알아보았다. 마음에 드는 여러 대지를 고른 후 몇 개로 압축하고, 그중 서너 개의 대지를 함께 둘러보았다. 같은 양평이라도 너무 넓어, 선택된 대지의 성격과 접근성, 가격 등도 천차만별이었다. 그러던 찰나, 하나의 대지가 강하게 시야에 들어왔다. 그 땅은 오래된 참나무숲으로 이루어진 경사지로, 370여 평의 임야였다. 이미 주위에는 유명 건축가가 지은 몇 채의 건물이 있었고, 진입까지의 도로와 전기까지 들어온 상태였기에 건물을 짓는 데는 별 문제 될 것이 없었다. 무엇보다 참나무숲에는 큰 바위와 그곳에서 나온 작은 돌들, 그리고 거기에 살던 동물과 새들의 소리가 있었다. 처음부터 이 숲을 위한 건물을 지어야겠다고 건축주와 공감한 뒤 설계를 시작하였다. ▲ 경사면에 그대로 건물을 앉혀 높낮이에 따라 다양한 경험을 유도했다. ▲ 시시각각 변화하는 나무의 모습은 계절에 따라 새롭게 다가온다. 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양평군 대지면적 : 660㎡(199.65평) 건축면적 : 116.82㎡(35.34평) 연면적 : 100.36㎡(30.36평) 규모 : 지상 1층 구조 : 철근콘크리트조 마감 : 콘크리트 노출면 시공 : design forest(홍현득) 구조설계 : 은구조 조경설계 : 정성훈 감리 : a round architects 설계담당 : 권도연 설계 : 박창현(a round architects) 02-3144-3133www.aroundarchitects.com SECTION ▲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건물의 또 다른 공간과 마주하게 된다. ▲ 손잡이와 문고리 등 공간 곳곳에서 발견되는 디테일에서 건축가의 배려가 엿보인다. 사진제공 : 박창현 우선, 사람이 이곳을 점유하기 전부터 있던 나무와 흙, 돌과 동·식물들 그리고 물과 바람에 대한 조사를 위해 꼼꼼히 실측하고 관찰하였다. 나무의 종류와 수령, 흙의 상태와 오랫동안 있어왔던 바위의 위치 등을 빈틈없이 체크하며 주변을 배려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였다. 사람이 사용하기 전까지 그들이 이미 아주 오래 전부터 점유하고 있던 곳이니 이러한 조사와 배려는 당연히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나무를 피해 건물을 배치하고 새들이 둥지를 튼 나무까지도 확인했다. 기존에 있던 바위를 잠시 옮겨둔 뒤 건물이 완성된 후 다시 제자리에 두기로 하고 설계를 진행하였다. 불필요한 잡목들을 정리하며 건축주가 숲을 향유하고 바라보는 행위를 생각했다. 경사면에 그대로 건물을 앉히게 되니 나무들의 높낮이에 따라 이를 바라보는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된다. 내부에서 연결된 데크로 나가면 참나무, 개암나무, 참죽나무, 오동나무 등 다양한 수종의 나무가 눈앞에서 가지를 흔들고, 그 사이를 타고 오는 시원한 바람과 따뜻한 햇볕은 일상에서 지쳤던 몸과 정신을 맑게 정화해 줄 것이다. ▲ 거실과 긴 복도를 사이에 두고 만나게 되는 주방의 모습 ▲ 모든 공간에 창을 내어 누구라도 만족스러운 휴식과 개방감을 느끼게 했다. ▲ 유리 통창으로 시공한 내부. 밖으로는 넓은 데크와 푸른 산세가 펼쳐진다.PLAN ▲ 내부 마감재와 바깥 풍경이 어우러져 자연과 교감하는 공간이 완성되었다. ▲ 천창에서 내려오는 밝은 빛줄기가 내부를 밝혀준다. 숲은 계절에 따라 다양하게 다가온다. 시간을 느끼고 시시각각 변화하는 풍부한 나무들에게 고마움이 생긴다. 낙엽이 지고 앙상한 가지만 남게 되면 그동안 숨겨왔던 아주 먼 풍경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흰 눈이 내리면 건물 주위는 이내 다른 세계가 되어버린다. 해가 뜰 때 어둠이 걷히면서 숲의 형태가 드러나는 경험은 도심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것이다. 거실과 주방 사이의 작은 복도는 공간의 크기를 조절해주는 장치이며, 숲을 일시적으로 차단하는 효과를 지닌다. 기능적으로 필요한 문과, 촉각적으로 느낄 수 있는 내부 곳곳에는 나무와 가죽을 사용해 디자인하였다. 또한 나무의 일부가 벽이 되고 건물의 일부가 숲이 된다. 아래채에서의 낮은 수평 창을 통해 나무 기둥들이 눈에 들어온다. 위채에는 하늘을 볼 수 있는 천창을 두어 맑은 빛줄기가 내부를 밝히며 그 공간이 지닌 특별한 분위기를 느끼도록 도와준다. 건축주와 함께 대지가 가지고 있던 수많은 내용들을 확인하고 질문하고 해결하면서 이 작업을 진행하였다. 이곳을 사용하는 사용자로서 가져야 할 태도에 대한 질문들은 우리가 자연을 대하는 하나의 방식으로 제시된다. 머무르면서, 시간이 흐르면서 변하는 것들, 깨닫게 되는 것들은 앞으로 이곳의 변화를 포용하게 하는 요소가 될 것이다. <글 _ 박창현> 건축가 박창현 부산대학교 미술대학과 경기대학교 건축전문대학원을 졸업하였고, 현재 경기대학교 건축학과 겸임교수를 맡고 있다. 2005년 이진오와 사이건축을 개소하고, 2007년에는 임태병과 함께 세 명이 건축사사무소 SAAI 공동대표로 여러 작업을 진행하였다. 2009년 SKMS 연구소로 건축가협회상을 수상하였고, 2013년 a round architects를 독자적으로 개소하여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주요작품 : G cafe, 동숭동 주택, 덕두원 251, 아웅산 순국자 기념비 외 다수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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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31
백토벽돌로 감싼 3대가 사는 집 / ㄱㅁ주택
젊은 부부가 두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사무실에 찾아 왔다. 노부모와 같이 살 주택을 짓고 싶다고 했다. 지금까지 살아온 아파트를 떠나 집을 지으려는 것이다. 그렇게 이 집의 이야기는 ‘함께 모여 살기’가 되었다. 취재 전원속의 내집편집부 사진 노경 젊은 부부와 두 자녀, 조부모 삼대가 모여 사는 가족들은 각자 다른 성향과 삶의 방식을 가지고 있다. 젊은 부부는 독립적으로 직장생활을 하고, 바깥주인은 오디오 마니아이며, 안주인은 조용한 곳에서 책읽기를 좋아한다. 조부모님은 주무시는 시간이 다르고 저녁 늦게 주무시는 할머니를 위한 개방적인 공간이 필요하다. 곧 사춘기를 맞이할 나이가 되어가는 큰 아이는 혼자 책읽기를 좋아한다. 반면 아직 어린 작은 아이에게 집 안 곳곳은 놀이공간이다. 아이들의 공간은 이들이 자라면서 점차 확장되고, 더 시간이 지나면 개인적이고 독립적인 공간을 필요로 하게 될 것이다. 집주인을 닮은 집 _ 대지는 서판교 운중천 옆에 남북으로 트인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얼핏 보면 벽이 집을 사방으로 감싸 안은 듯하지만, 자세히 보면 집의 아랫부분은 ㄱ자로 열려 외부공간과 소통한다. 한편 집의 윗부분은 ㅁ자 형태로 공중에 떠있는 중정이 수평 띠창을 통해 외부의 풍경을 선택적으로 끌어들인다. 아랫 마당에 심어놓은 회화나무 가지들은 중정을 가득 채우고 계절마다 그 풍경을 바꾸어 놓을 것이다. ㄱ자와 ㅁ자가 겹쳐져 있되 닫힌 듯 열린 것은 겉으로 과하지 않고 담담한 이 집은 집주인을 닮았다. HOUSE SOURCES 대지위치 경기도 분당구 대지면적 230.20㎡(69.64평) 건물규모 지상 2층 건축면적 103.65㎡(31.35평) 연면적 172.37㎡(52.14평) 건폐율 45.03% 용적률 74.88% 주차대수 2대 최고높이 7.75m 구조재 철근콘크리트조 지붕재 우레탄방수 단열재 우레탄 외벽마감재 백토벽돌, 열연강판 창호재 필로베 시스템 설계 와이즈 건축 02-2256-9070 www.wisearchitecture.com시공 제이아키브 www.jarchiv.com SECTION 담백한 백토벽돌집 _ 판교의 풍경은 어수선하다. 이곳에 어수선함을 더할 필요가 있을까? 일상적으로 볼 수 있는 벽돌을 사용했다. ㄱㅁ집은 직육면체의 덩어리를 땅에서 자연스레 일으킨 듯, 수직 줄눈 없이 수평 줄눈만 두고 백토벽돌을 한 줄 한 줄 쌓아 올렸다. 수평 띠창은 주변 풍경에 맞춰 열리고 닫힌다. 밖을 내다보듯 긴 눈썹을 달아 창에 넉넉한 그늘막을 만들었다. 운중천에 면한 ㄱ자 벽은 서서히 휘어져 그 아래 마당에 심어진 주목들 위로 캔틸리버 브리지를 경쾌하게 들어올린다. 두 개의 보이드 _ 삼대가 모여 사는 이 집에는 공간의 위계가 없다. 대신 두 개의 빈 공간이 집의 위아래와 세대 간을 매개한다. 하나는 집 안에 있는 가족실이고 다른 하나는 집 바깥에 떠 있는 중정이다.INTERIOR SOURCES 내벽 마감 페인팅 바닥재 브러쉬드오크플로링 욕실 및 주방 타일 세라믹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아메리칸 스탠다드 주방 가구 자작나무제작 조명 펜던트(ARTEMIDE), 다운라이트(자체제작) 계단재 자작나무제작 현관문 철재제작 방문 자작나무제작 붙박이장 자작나무제작 데크재 이페PLAN-1F / PLAN-2F 이 집에는 거실이 없다. 아파트 생활을 오래 한 가족들에게 큰 거실 대신 구성원들의 서로 다른 필요를 채워줄 수 있는 공간으로 쓰이도록 한 것이 가족실이다. 가족실은 많은 책을 수납할 수 있도록 한 쪽 벽을 높은 책장으로 만든 계단형 서가이기도 하다. 이 곳에서 아이들은 넓은 계단판을 의자 삼아 혹은 책상 삼아 자세를 바꾸어 가며 공부하고 논다. 놀이 공간을 한창 좋아할 나이인 작은 아이는 이사 온 첫 날부터 계단에 배를 깔고 누워 색칠 공부에 몰두한다. 할아버지께서 이른 잠을 주무시는 동안 할머니께서는 손자들을 봐 주시고, 퇴근해 돌아오는 부부를 반긴다. 가족실은 1층과 2층을 연결하는 확장된 계단으로 세대의 매개공간인 셈이다. 한편, 떠 있는 중정은 집의 공용 공간이 있는 1층을 열고 사적 공간들이 있는 2층을 적절히 가두어 경계를 준다. 집 안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중정은 다시 집의 곳곳으로 이어져 이 집을 숨쉬게 하는 빈 공간이다. 견고하고 단단한 외벽에 깊숙이 파놓은 개구부들을 통해 거칠거칠한 벽돌벽이 집 안으로 따라 들어온다. 내부에 쓰인 자작나무 합판도 외부와 마찬가지로 수평으로 켜로 쌓아 보는 시선에 따라 달라 보이도록 한다. 시선이 아래로 가면 켜로 보이고 위에서 보면 면으로 보인다. 좁혀졌다 넓어졌다 낮아졌다 높아지는 내부 공간처럼 재료도 거친 것과 맨질맨질한 것이 같이 쓰여도 어색하지 않다. 시간이 지나면 자작나무 색은 산화되어 조금 더 누렇게 될 것이고 마당에 심어놓은 회화나무 가지들은 번성하여 중정을 가득 채울 것이다. 아이들은 자라고 공간의 쓰임새도 같이 변할 것이다. 그렇게 더욱 집다워지는 것이다. <글 _ 장영철·전숙희> 와이즈 건축 장영철·전숙희 부부건축가로 이루어진 와이즈건축은 건축뿐 아니라 전시 기획 등의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젊은 건축가다. 최근 ‘ABC 사옥’, ‘성벽돌 주택’, ‘3/4과 1 1/4 주택’ 등을 작업했으며,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을 설계해 지난 2012년 서울시 건축상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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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01
부모님을 위해 지은 집 / BLACK BRICK HOUSE
아늑한 모악호수마을에 검정색 벽돌로 치장한 주택 한 채가 들어섰다. 전원생활을 택한 부모님을 위해 디자이너 아들이 양팔을 걷어붙이고 만든 집이다.취재 정사은 사진 변종석▲ 집은 다양한 지붕선과 벽돌 질감 덕에 각도와 볕에 따라 다른 모양으로 보인다.크고 작은 집이 호수 주위로 옹기종기 모여 앉은 땅. 요즘 전라북도에서 가장 인기 좋다는 완주 모악호수마을은 조용하지만 천천히, 새집들이 들어서고 있다. 기와, 벽돌, 페인트 등 각기 다른 재료와 모양의 집들 속에서 사선지붕이 시원하게 뻗은 집이 눈에 띈다. 오늘의 주인공, 검정 벽돌집이다.“어머니 건강이 갑자기 나빠져 수술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 됐어요. 두 분이 원래부터 구상해 온 전원생활을 조금 일찍 서두르게 됐죠.” 모악산 자락에 자리한 이 집은 건축주의 아들, 박재운 씨가 직접 디자인했다. 아들 덕 좀 보자는 부모님의 우스갯소리에 진짜로 팔을 걷어붙이고 집짓기에 뛰어든 그다. 디자인 전공자로서 본인의 안목을 시험해보고자 하는 도전에, 부모님의 여생을 책임질 공간을 직접 지어드리겠다는 패기가 더해진 프로젝트는 이렇게 시작됐다. ‘10년 늙는다’는 집짓기를 아들 덕에 수월하게 끝내보자며 너털웃음 지었던 부모님은 재운 씨의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주었다. 그럼에도 공과 사를 분명히 해 ‘아파트에서의 편리함과 따뜻함’은 잊지 않도록 신신당부하는 등 호된 건축주 역할도 동시에 했다. ▲ 벽돌을 어슷하게 쌓아 돌출된 부위의 그림자가 풍성한 외관을 만든다. ▲ 사선지붕으로 강렬한 인상을 풍기는 주택의 배면. 짙은색 멀버우와 검은색 전벽돌이 조화롭다. ▲ 2층에서 내려다 본 아늑한 정원과 모악호수마을 PLAN - 1F / PLAN - 2FHouse Plan대지위치 : 전라북도 완주군 구이면대지면적 : 480㎡(145.2평)건물규모 : 지상 2층건축면적 : 124.8㎡(37.75평)연면적 : 158.4㎡(47.92평)건폐율 : 26%용적률 : 33%주차대수 : 1대최고높이 : 9.8m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 줄기초 / 지상 - 철근콘크리트구조재 : 철근콘크리트지붕마감재 : 이중그림자 싱글 + 리얼징크단열재 : 압축 스티로폼 단열재 110 T외벽마감재 : 전벽돌, 리얼징크, 멀바우(태평양철목)창호재 : LG지인 이중창(에너지등급2등급, 로이유리)설계 : 박재운 010-9217-9931 sims1220@naver.com시공 : 제이홈앤하우스튼튼한 집을 원한 부모님의 의견을 따라 재운 씨는 요즘 유행하는 목조주택보다는 철근콘크리트를 선택했다. 필요한 만큼의 면적만 지어 건폐율, 용적률이 한참 남았고, 대신 땅에 비해 집이 작아 보이는 것을 염려한 부모님의 걱정을 상쇄하기 위해 건물 지붕과 벽체에 사선을 적용해 직선미를 강조했다. 집의 외관을 잘 살펴보니 2층 축이 동쪽으로 살짝 틀어져 있다. 방에서 동쪽의 모악호수가 보이도록 하기 위한 재운 씨의 의도인데, 사다리꼴 두 개의 지붕이 살짝 엇갈려 있어 보는 각도에 따라 외관이 달라 보이는 효과를 낸다. 여기에 최종 마감으로 검정 벽돌을 사용해 빛에 따라 여러 컬러감을 낸다. 일부를 어슷 쌓은 벽돌은 시간별로 다른 그림자를 만들어 볼 때마다 특색있는 집을 보여준다. ▲ 거실과 주방, 식당을 널찍하게 배치해 아파트에 살던 부모님이 거부감 없이 주택에 적응할 수 있도록 했다.▲ 주방 조리대와 창문 높이는 어머니 키에 맞춰 제작했다.◀ 안방으로 향하는 복도 ▶ 2층에는 작은 거실과 방, 욕실을 두어 가끔 방문하는 손님들이 불편함 없이 머물다 갈 수 있도록 배려했다. Interior Source내벽 마감재 : LG Z:IN 실크벽지, 앙드레김바닥재 : 이건 SERA 원목 강마루욕실 및 주방 타일 : 수입타일수전 등 욕실기기 : 대림임업, INUS 주방 가구 : 에넥스 핸드리스조명 : 모던조명(을지로) 계단재 : 멀바우현관문 : 동판 현관문(신진도어)방문 : 예림도어(로체 도주키)아트월 : 디자인 제작데크재 : 멀바우아파트에서 오래 생활해온 부모님은 커다랗게 난 발코니 창에 익숙하고, 주방과 거실, 식당이 한 공간에 넓게 트여있는 것에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느끼셨다. 이에 재운 씨는 주방과 거실을 분리하기보다는 한 영역에 배치하고 목재 가벽과 단차를 두어 구분하는 방식을 택했다. 부모님의 습관과 행동반경을 예측해 주방과 다용도실의 동선을 짜고, 창문의 높이도 어머니의 키 높이에 맞춰 냈다. 평소에는 둘만 지내는 집이지만, 때때로 방문하는 자녀들과 손님들을 대비해 1층에 작은 게스트룸을 두고, 2층은 작은 거실과 욕실이 딸린 방을 만들어 방문하는 이들이 불편함 없이 지낼 수 있도록 했다. 실내 마감은 디자이너로서의 욕심보다는 쓸고 닦고 생활할 부모님의 편의와 취향을 고려해 깔끔하고 단정하게 마무리했다. 땅을 고르는 것부터 시작해 벽돌 쌓는 조적공들과 현장에서 부대끼며 최종 마감작업까지, 하나부터 열까지 재운 씨의 손을 거치지 않은 것 하나 없고 의도하지 않은 바 없는 집은 이렇게 탄생했다. ▲ 집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만나는 계단실사용자의 행동 패턴을 가장 잘 이해하는 이가 공간을 만들었을 때의 시너지는 실제 사는 이의 후기가 증명한다. 편리한 동선과 단열에 신경 써 따뜻한 새집, 이웃이 정답게 교류하는 새 동네는 적응에 걱정하던 부부의 염려가 기우였음을 증명하듯, 늘 접하던 것인 양 삶의 일부가 되었다. 40년 넘게 살아온 아파트에서 단독주택으로 생활이 바뀌었지만, 부모님의 삶에는 아파트의 편리함에 자연의 풍요가 더해진 장점만이 가득하다. 어머니의 건강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흙을 밟고 산 지 벌써 6개월, 아파트의 발코니 창은 그저 햇살 내리쬐는 유리창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마당과 바로 연결된다. 바쁘게 사느라 자연이 주는 즐거움을 누릴 기회가 적었던 부모님에게 전해진 또 하나의 즐거움, 전원생활이 주는 설렘이 집에 가득 묻어난다.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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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26
예술가의 손길을 담은 서귀포 주택집
멀리서부터 지붕 위로 올라온 먼나무(난대수종으로, 가을이면 붉은 색 열매가 포도송이처럼 주렁주렁 달리는 모습이 특징이다. 우리나라 남해안 섬에서 많이 자라며 제주도에 많이 서식하는 나무)가 눈길을 끄는 언덕 위 전망 좋은 집. 대문 앞 ‘행복이 웃는 집’이라는 명패가 손님을 반기는 이 집은 시인이자 화가, 설치미술가인 건축주가 직접 디자인하고 시공한 집이다. 이국적인 풍경이 아름다운 제주에서 집주인의 개성과 예술적 감각이 묻어나는 서귀포 주택을 찾았다.취재 정사은, 조고은 사진 변종석 앞으로는 서귀포 시내와 바다의 풍경이, 뒤로는 한라산이 보이는 언덕에 단독주택 한 채가 새로 들어섰다. 서귀포시 서홍동은 한국의 명수(明水)로 소문난 ‘지장샘’이 있는 유서 깊은 마을이다. 제주 이민자들이 넘쳐나는 요즘이지만 아직 외지인들이 많지 않은 동네 중 하나로, 서귀포항이 가까워 차로 10분이면 바다를 만날 수 있다. 가까이 대형마트, 재래시장, 병원, 시청 등 편의시설이 모여 있어 생활하기도 편리하다. 이 집을 직접 디자인한 건축주 안대진 씨 역시 이런 점에 반해 이곳에 집을 지었다. 오랜 외국 생활 후, 2007년 제주도에 들어와 산 지 6년 만에 지은 ‘내 집’이다. 주택의 내부로 들어서자 그가 즐겨듣는 음악이 흘러나온다. 건축을 업으로 하고 있지만 화가이자 시인, 설치미술가이기도 한 그는 ‘입고(衣) 먹고(食) 사는(住) 일 모두 즐거워야 한다’는 자신의 가치관을 집에 그대로 담았다. ‘행복이 웃는 집’이라 이름 지은 것도 바로 그런 연유에서다. 대문에서 현관으로 향하는 길에 있는 오픈카페와 넓은 마당과 테라스, 주방과 연결된 외부 공간은 지인들을 초대해 어울리기 좋아하는 그의 성향을 그대로 반영한다. 세 자녀가 모두 독립해 식구는 부부 둘뿐인 터라 주택의 공간 구성은 단순하다. 1층에는 하나의 동선으로 이어지는 거실과 주방, 욕실, 침실이 있는데, 거실과 침실 모두 전면에 창을 내어 채광이 좋다. 특히, 종종 지인들과 자택에서 식사를 즐기는 그는 테이블 바로 옆에 세면대를 두어 불필요한 움직임을 최소화했다. 주방 옆으로 이어지는 외부 공간은 대나무 숲의 정경을 즐기며 식사를 하거나 차 한잔 하기 좋은 곳이다. ▲ 주택은 평범한 박공지붕에 단순한 형태의 매스이지만, 다양한 소재를 적절하게 혼합하여 매치해 개성을 살렸다. ▲ 옥상에는 1층 오픈카페에서 지붕을 뚫고 올라온 먼나무가 타원형의 조형물과 어울려 멋스러운 광경을 연출한다. HOUSE PLAN 대지위치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대지면적 : 456㎡(137.94평) 건물규모 : 지상 2층, 다락 건축면적 : 80.22㎡(24.27평) 연면적 : 127.84㎡(38.67평) 건폐율 : 18.11% 용적률 : 28.86% 주차대수 : 1대 최고높이 : 9.1m 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지상 - 철근콘크리트 구조재 : 철근콘크리트조 지붕재 : DBS COATING METAL 단열재 : 우레탄폼, 아이소핑크 70㎜ 외벽마감재 : 독일산 STO 창호재 : LG시스템 창호 계획설계 : 일소디자인 010-8812-1237 실시설계 : 이즈건축 시공 : ING건축 064-738-1267 건축비 : 3.3㎡(1평)당 520만원▲ 뻐꾸기창이 돋보이는 주택 전면은 푸른 잔디마당과 야자수, 제주의 맑은 하늘이 어우러져 한층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 지붕을 뚫고 서 있는 먼나무가 멋스러운 오픈 카페는 주택의 핵심이다. 세 개의 벽면을 각각 다른 소재로 마감하고, 딸과 건축주가 직접 그림을 그리고 메시지를 적어 넣어 예술적 공간을 연출했다. ▲ 주택의 곳곳에는 세로 혹은 가로로 길게 창을 내어 탁 트인 시야가 장관이다. 2층에서 내다보는 제주 풍경은 서귀포 시내 너머로 보이는 바다가 마치 하늘에 떠 있는 듯 느껴진다. ▲ 2층 사다리를 오르면 만날 수 있는 다락방. 널찍하고 아늑한 이 공간은 건축주의 작업실로 꾸며질 예정이다. ▲ 여러 사람과 함께 식사하기 좋도록 인덕션이 일체형인 가로로 긴 식탁을 제작했고, 식탁 가까이에 세면대를 두어 욕실까지 가지 않아도 손을 씻을 수 있다. INTERIOR SOURCES 내벽 마감 : 다래 실크벽지 바닥재 : LG 데코타일 멀바우 욕실 및 주방 타일 : PANARIA, BISAZZA 수전 등 욕실기기 : DADA 수전, 대림원피스비데 주방 가구 : 한샘, 로칼 계단재 : 우드 집성목 현관문 : 동아금속 KOREANA 방문 : 영림도어 붙박이장 : 원목 핸드메이드 데크재 : 에폭시 도장 2층에는 방 1개와 가족실, 욕실, 발코니가 있다. 이곳에도 공간마다 전면에 창을 내어 제주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가족실에서 이어지는 다락방은 약 18평으로 널찍하지만 아늑하다. 넓은 다락방은 건축주가 주택을 디자인하거나 그림, 시 등의 작품 활동을 하는 작업실로 꾸며갈 예정이다. 집을 짓고 사는 사람이 즐겁고 행복해야 집을 찾는 이들도 행복하다는 건축주. 그는 제주에서만 두 개의 차실을 운영하고 있는데, 그곳의 이름도 ‘행복한 차실’이다. 그곳에도 행복과 사랑을 주제로 그가 직접 그리고 만든 그림과 조형물이 손님을 맞는다. 특유의 예술적 감성과 개성, 즐거움이 가득한 집에서의 나날들. 앞으로 그의 삶에는 웃을 일이 더 많을 것 같다.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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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20
가족의 이야기로 가득 채운 곳, 재미있는 집
조용한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면, 심상치 않은 외관의 집 한 채와 마주하게 된다. 집을 짓기 위해 많은 준비를 해온 건축주와 그의 바람을 재미있는 요소들로 풀어낸 건축가가 만나 완성한 집이다. 취재 김연정 사진 황효철 ▲ 주택의 정면은 또 하나의 집을 품은 듯한 모습이다. ◀ 계단을 중심으로 공간의 변화가 느껴지는 내부 ▶ 위에서 바라본 주택의 모습 창원 재미있는 집은 말 그대로 그 시작부터 재미있다. 건축주는 처음 설계를 의뢰하며 70쪽이 넘는 집짓기 관련 보고서를 만들어서 손에 들고 나타났다. 표지엔 <재미있는 집>이라고 적혀 있었고. 내지엔 대지 정보와 함께 어떤 집을 생각하는지에 대한 가족의 의견이 비교적 상세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심지어 집 내부에 어떤 스피커를 사용하는지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리고 쑥스러운 표정으로 이제 막 배우면서 그린 것이라며 스케치업으로 작업한 삼차원 이미지의 가설계안도 보여주었다. 꽤 명성 있는 전기과학자인 건축주는 1층을 자신의 실험실과 겸해 밴드 연주자인 아들과 함께 기타를 연습하고 공연하는 장소로 사용하길 원했고, 주거공간은 2층으로 올리면서 다락과 옥상 데크의 위치까지 지정했다. 욕실을 제외한 모든 공간은 닫히지 않는 오픈 공간으로 실험실 겸 연습실의 천장 높이는 4.5m 이상이 되어야 했다. HOUSE PLAN 대지위치 : 경남 창원시 지역지구 : 제1종 전용주거지역 대지면적 : 275.3㎡(83.2평) 건물규모 : 지상 2층 + 다락 건축면적 : 129.18㎡(39평) 연면적 : 231.4㎡(70평, 다락 3평 별도) 건폐율 : 47% 용적률 : 84% 구조재 : 철근콘크리트구조 + 경량목구조(지붕) 외부마감 : 점토 벽돌(고벽돌), 스터코 뿜칠 마감, 24㎜ 복층유리, 컬러강판 최고높이 : 9m 주차대수 : 지상 2대 감리 : 설계자 설계담당 : 최병용, 장근용, 노서영 시공 : 코에코 하우징 조경 : ㈜어울림 조경 설계 : UTAA 건축사사무소(김창균) 02-556-6903 www.utaa.co.kr◀ 곳곳에 반 개구 쌓기로 벽돌을 시공해 내·외부 빛을 조절한다. ▶ 돌출된 거실로 인해 생긴 쉼터 구간은 가로 풍경을 풍부하게 해준다. ▲ 실험실 겸 연습실은 반지하 방식으로 계획하여 천장고를 충분히 확보하였다.집이 들어설 창원 사림동은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집의 최고 높이를 9m로 제한하고 있다. 천장고 4.5m가 넘는 1층에, 2층 및 다락을 더할 경우 9m를 훌쩍 넘기게 되어 모든 계획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우선 실험실 겸 연습실은 1.2m 아래로 내려가는 반지하 방식으로 계획하여 천장고를 확보하였고, 거실은 현관 상부에 중층으로 독립되도록 배치해서 경사 모양의 지붕으로 계획하였다. 그리고 주방과 식당은 거실에서 다시 60㎝ 올라가도록 하고 서쪽으로 안방, 욕실, 게스트룸, 다락 계단을 일렬로 배치하면서 커다란 목재 미닫이문으로 필요에 따라 열고 닫을 수 있도록 하였다. 1층 대공간을 위해 주요 구조는 철근콘크리트구조로 했으며, 지붕은 정확한 형태와 단열을 위해 목구조를 사용하였다. ▲ 플라잉 요가를 위한 해먹과 목재문, 브릿지 등 집은 재미있는 요소로 가득하다. ▲ 주방과 식당은 거실에서 다시 60㎝ 올라가도록 배치했다. ◀ 한지로 마감한 미닫이문으로 포인트를 주었다. ▶ 박공지붕 덕분에 생긴 아늑한 다락 공간 ◀ 목재 미닫이문은 필요에 따라 열고 닫을 수 있다. ▶ 주거공간은 2층으로 올려 가족의 프라이버시를 고려했다. 경사 모양의 지붕으로 외부를 향해 돌출된 거실은 골목길에서 집의 표정을 만드는 동시에 하부는 잠시 비와 햇빛을 피할 수 있는 쉼터 역할을 한다. 그늘 쉼터 구간은 벽돌을 반 개구 쌓기로 시공해서 가로 풍경을 풍부하게 하고 내·외부 빛을 조절하게 했다. 마당은 별도의 대문과 담장 없이 개방감을 부여하고 현관은 낮은 스크린 월로 프라이버시를 확보하였다. 집 전체는 외부에서 마당과 1층을 지나 옥상까지 계단을 따라 마치 골목길을 걸어가는 느낌으로 구성해서 이동에 따른 공간의 변화와 함께 재미를 느끼도록 하였다. 집 안 곳곳은 건축주가 직접 만든 각종 전등, 선장실, 경사 책꽂이, 플라잉 요가를 위한 해먹, 계단, 장바구니와 무거운 짐을 위한 미니 리프트, 각종 수납장, 한지문, 목재문, 브릿지, 다락, 천창과 옥상 데크까지 재미있는 요소로 가득하며 모든 구성은 시원한 공간 속에서 격의 없이 자유롭게 연결된다. 창원 재미있는 집은 건축주만의 독특한 이야기와 바람이 건축가의 공간 아이디어를 통해 실현된 집이다. 전체적인 모양새는 소박하게 유지하면서 공간 곳곳은 가족의 이야기로 가득 채우고자 하였다. 더불어 동네 안에 열림과 리듬을 부여하고 부지 주변의 다양한 장면들과 만날 수 있어 예상치 못한 풍성함을 가지게 된다. 앞으로 이웃을 배려하는 가족의 마음씨를 담아 더 행복하고 따뜻한 ‘재미있는 집’이 되길 바란다. <글_ 김창균> 건축가 김창균 서울시립대학교 건축공학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2009년 UTAA건축을 개소하였다. 2011년 젊은건축가상과 2013년 농촌건축대전 본상(보성주택), 목조건축대상(UOS 휴게Hole)을 수상하였고, 현재 서울시 공공건축가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는 <집짓기 바이블>과 <집_집짓기 전 꼭 알아야 할 모든 것>이 있다. 주요작품 포천 피노키오예술체험공간, 서울시립대학교 정문, 과천과학관 감각놀이터, 상상어린이공원 화장실, 보성주택, 갈라파고스주택, 사이마당집, 평상집, M_House, 팔랑개비집, 서교동 BNB사옥, 판교 블랙박스, 동대문어린이도서관 외 다수※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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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4.07
주거의 새로운 가능성을 엿보다, 9×9주택
기존 거주 공간에 대한 새로운 해석. 그리고 또 다른 가능성을 위한 건축가의 첫 실험. 70대 여류화가가 거주하게 될 최소의 주택 프로젝트를 만나본다. 취재 김연정 사진 김재경▲ 일정한 모듈의 다공으로 구성된 전면 파사드 ◀ 천장의 다공이 외기에 면해 있어 적당한 빛을 받고, 비와 눈이 내릴 때면 안과 밖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든다. ▶다공 사이로 새어나온 불빛이 인상적이다. 완벽한 기하학 평면으로 출발한 이 프로젝트는 나의 첫 주택 작업이다. 오래 전 건축가 루이스 칸이 트렌트 탈의장(Trenton bath house, 1955)을 통해 팔라디오의 9분할 기하학체계를 단위 공간의 가능성으로 보여준 것처럼, 기하학이 언제나 또 다른 가능성을 낳을 수 있다고 믿어 왔다. 동시에 거주의 본질에 다가갈 7가지 통로인 ‘자연, 장소, 경계, 거리, 행위, 가구, 최소의 건축’의 발견을 통해 주거 안에서 삶과 어떻게 밀착되어 주택으로서 작동할지에 대한 첫 실험 작업의 의미 역시 담고 있다. 이 주택은 70대 여류 화가를 위한 최소의 거주와 작업 공간, 그리고 갤러리로 구성된 2층 규모다. 마치 만다라(Mandala : 불교에서 우주 법계를 나타내는 둥근 그림)의 형상과 흡사한 9×9는 절대적 기하학의 영역으로부터 새로운 공간구조의 가능성을 위한 설정이다. ▲ 가변적인 정원 건물 전면 다공으로 구성된 파사드 이면에 설치된 폴딩은 정원에 두 가지 성격을 부여한다. 폴딩을 열었을 땐, 다공 사이로 들어오는 정경이 중정과 결합되어 외부 공간이 연속된 것 같은 외향적인 정원이 된다. 반면, 폴딩과 내부 가구의 모든 무빙 월을 닫게 되면 은밀하고 내향적인 정원으로 바뀐다. 1층은 각각의 정의된 영역으로 구성된 전형적인 공간이다. 당초 1층은 70세 여류화가를 위한 최소의 작업공간이었으나 2층이 자녀부부공간으로 변경되면서 노모의 주생활공간으로 바뀌었다. 2층은 세 가지 레이어와 중정으로 되어 있다. 첫 번째 최소의 개구부와 투명성을 위한 다공의 외벽으로 구성된 가로·세로 9m라는 절대 기하학의 상징적 경계(건축의 원형)를 설정하고, 두 번째는 가구에 의한 정의된 영역을 역전하고자 주요 개념인 Furniture Corridor가 적용되었다. 세 번째 레이어는 바닥 레벨의 차이로만 영역이 구분된다. Glass wall로 구성된 벽체는 중앙에 있는 중정을 따라 내·외부의 경계를 흐리고 묘한 거리감을 자아낸다. 이 레이어는 가구 사용 빈도에 따라 영역이 정의되거나 임의적 영역이 되기도 한다. 방과 방 사이의 경계는 물리적인 벽 대신 외부현상의 또 다른 경험을 하게 된다. 중정은 완전히 외기에 개방되어 있는 것이 아닌 Glass wall의 요철로 구성된 세 번째 레이어 사이마다 부분적으로 천장에 다공이 있어 그 부분만 외기에 접한다. 지붕층에는 외벽의 개구부 모듈과 동일한 1.8m×1.8m, 1.2m×1.2m 사이즈의 다공이 외기에 열려 있거나 천창으로 계획되었다. 이는 외부에서 경험할 법한 현상을 내부로 끌어 들이기 위한 것이다. PLAN – 1F / PLAN-2F / PLAN–ROOF1 ENTRANCE / 2 PORCH / 3 GALLERY / 4 TERRACE GARDEN / 5 WORK PLACE / 6 BATH / 7 UTILITY ROOM / 8 GARAGE / 9 STORAGE / 10 FURNITURE CORRIDOR / 11 VARIABLE AREA / 12 COURTYARD▲ 천장을 통해 바닥에 떨어진 빛은 보이지 않는 경계의 그림자를 드리운다. HOUSE PLAN 대지위치: 경기도 양주시 지역지구: 제1종 일반주거지역, 지구단위계획구역 용도: 단독주택 대지면적: 195.00㎡(58.99평) 건축면적: 78.32㎡(23.69평) 연면적: 93.24㎡(28.21평) 건폐율: 40.16% 용적률: 47.82% 규모 : 지상 2층 주차대수: 2대 높이: 6.3m 구조: 철근콘크리트조 외부마감: 스터코플렉스 내부마감: 석고보드 위 도장 구조설계: 티섹구조 엔지니어링 사무소 시공: 류승환 설계: 정영한+스튜디오 아키홀릭 02-762-9621 www.archiholic.comSECTION▲ 퍼니처 코리도(Furniture corridor) 가구 배치에 의해 설정된 영역에서 고정된 행위를 역전하고자 하는 이 주택의 핵심적인 개념이다. 주택에서의 모든 기능적 산물과 행위 등을 동시에 수납하는 것으로, 각각의 크기가 다른 가구 스케일에 의해 750~1,000㎜ 범위로 설정되었으며 초기에는 급·배기 및 환기, 냉·난방 설치까지 매입될 수 있도록 계획되었다. 무빙 월이나 슬라이딩 도어의 개폐에 따라 그 가구에 면한 영역의 기능이 가구 사용에 의해 정의된 영역(Define area)이 되고 가구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에는 그 영역들 자체가 자유롭게 사용자에 의해 정의(Arbitrary area)되거나 그 영역이 전체적으로 통합되는 가변성을 가진다. ▲ 외부의 경관이 중정의 정원과 만나 외부로 확장된다. ▲ 침실은 마치 원시적 주거의 경험을 하듯 내·외부의 경계가 모호하다. ▲ 안과 밖이 소통하는 중성적인 계단실 공간 ▲ 9×9 DIAGRAM / 6×6 주택 프로젝트 / POROSCAPE이 프로젝트는 기존 주거 공간에서의 영역·가구·경계의 새로운 해석을 통해 또 다른 보편성을 가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첫 번째 거주에서의 영역은 가구에 의해 정의(Define)되어 있다. 즉 가구의 기능이 영역을 정의하여 소파와 TV가 놓인 곳은 거실로, 식탁이나 주방기구가 놓인 곳은 주방, 양변기와 세면대가 놓인 곳은 화장실, 침대가 놓은 곳은 침실로 각각 정의되어 있다. 이를 탈피하고자 퍼니처 코리도(Furniture Corridor)란 장치를 통해 사용자가 영역을 능동적으로 정의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폭 600~800㎜의 퍼너처 코리도는 ‘최소 기능의 수납’이라는 장치로서, 주거에서 가구, 위생, 전기와 설비, 환기 및 냉·난방 시스템을 수납하고 있다[현재 진행 중인 또 다른 6×6 주택 프로젝트(그림 중앙)에서 퍼니처 코리도는 계단, 애완견, 조경까지 수납의 기능을 확대해 수직적으로 표현된다]. 이 장치에 각각 접해 있는 영역은 퍼니처 코리도에 설치된 슬라이딩 도어나 무빙 월의 개폐 여부에 따라 어떤 가구를 사용하느냐로 그 기능이 정의되고, 사용하지 않을 때는 다른 영역으로 정의될 수 있는 가변의 영역이 된다. 두 번째 거주에서의 경계는 가구로 정의된 영역을 물리적인 벽에 의해 나뉘어 전통적인 프라이버시를 확보하며 동시에 집과 외부정원 역시 내·외부의 경계가 명확하다. 그러나 이 실험주택에 적용된 가로 9m와 세로 9m는 기하학의 엄격한 경계의 설정(건축의 원형)으로부터 시작되었지만, 1.8m×1.8m, 1.2m×1.2m의 2가지 크기로만 구성된 다공(POROUS)에 의해 실상 내·외부의 경계가 해체되어가길 의도한 것이다. 우리는 이미 ‘POROSCAPE(그림 우측)’라는 또 다른 프로젝트에서 전면 파사드에 적용된 1.8m×1.8m 크기의 다공을 통해 ‘다공성에 의한 투명성’을 시도한 바 있다. 주변 외부 경관은 다공을 통해 차경된 풍경이 내부 중정의 정원과 만나 9×9의 기하학 영역 설정인 물리적인 외벽이 서서히 해체되어, 마치 태초의 자연 속 거주 풍경을 경험하게 될지도 모른다. <글 _ 정영한> 건축가 정영한 한양대 대학원 건축과를 졸업하였다. (주)건정종합건축사사무소를 거처 (주)롯데건설에서 3년간 해외프로젝트를 경험한 뒤 귀국 후 (주)Y건축연구소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였다. 2002년 스튜디오 아키홀릭을 개소하여 현재까지 다수의 실험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2013년 ‘체화의 풍경’으로 서울시 건축상을 수상하였고, 장기 기획 전시인 ‘최소의 집’의 총괄기획을 맡아 대중과 건축의 접점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주요작품 : 린(LINN), 더 라이트 컨테이너, 더 쉐이드 컨테이너, 보이지 않는 벽, 체화의 풍경 외 다수※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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