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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28
일본 기타카미, 4인 가족을 위한 목조주택
취재 김연정 사진 Seiya Miyamoto일본 이와테현 기타카미(Kitakami, Iwate)의 한적한 근린주거지역에 위치한 이 주택은, 4인 가족을 위한 용도로 지어졌다. 건축주는 ‘거실과 식당, 주방, 테라스가 하나의 실이 되는 개방된 연속 공간이 아닌, 각 가족 구성원마다 개별적인 활동과 일을 할 수 있는 단일한 통합 공간”으로 이루어진 주택을 원한다’고 했다(사실 이런 요구들이 설계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이처럼 일견 모순적인 요구에 맞는 구체적인 형태를 만들고자 집 자체에 도시와 유사한 개념을 입히기로 했다. 즉, 주택과 외부공간에 속한 테라스의 경계를 흐리고, 두 영역이 하나로 연결되는 느낌을 살려 ‘내부 같은 외부공간과 외부 같은 내부공간’을 형성할 효율적인 방안을 떠올렸다.House PlanLocation : Kitakami, Japan | Building Area : 88.3㎡ | Total Floor Area : 141.1㎡ Structure : Wooden | Photography : Seiya Miyamoto | Structural Engineer : UMEZAWA STRUCTURAL ENGINEERS | Architect : Nadamoto Yukiko architects www.ne.jp/asahi/nadamoto/sekkei/index.html거실·식당·주방 영역 외에도 다목적 공간과 테라스, 침실 등이 추가로 배치되어야 했다. 이 중 전자의 두 공간은 외부 같은 공간으로, 나머지 실들과 테라스에는 내부공간으로 인식되게 할 특징들을 부여함으로써 설계방향을 잡았다. 다시 말해, 원래 내부인 거실·식당·주방 영역과 다목적 공간에 도시의 ‘거리(Street)’ 개념을 둔 것이다. 또한 침실과 테라스는 하나의 사각박스 같은 배치 속에 서로 나란히 존재하는 도시의 ‘주택(House)’ 역할을 한다. 이처럼 도시의 거리와 주택, 그리고 외부환경이 서로 모호하게 연결되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이런 공간들 간의 미묘한 연계를 구축하기 위해 일단 사각형 틀 속에 3개의 곡면 벽을 삽입했고, 그 결과 벽들이 빚어낸 빈 영역은 거실 및 식당, 그리고 가족이 회합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공간이 되었다. 주택의 이런 부분들이 ‘도시’의 요소처럼 기능하려면 모두 외부공간처럼 보여야 한다. 여기서는 해당 영역들의 현실적인 외부성 대신, 그 외부공간의 외양과 인상만이 중요했다.공간 배치와 단면계획, 조명의 상세 조건들은 모두 불확정적으로 이어지는 듯 보이는, 공간의 환상을 만들어내고자 고안된 것들이다. 실제 거리에서는 건물과 나무의 그림자가 땅에 드리워지지만, 거리를 모티브로 한 이 주택에서는 그림자가 생기지 않도록 균일하고 고르게 배분되는 조명을 설치하였다. 창문을 통해 각진 사각형 모양의 빛이 바닥으로 내리쬐면 우리가 내부공간에 있음을 자각하게 된다. 대개 내부 환경에서는 빛의 고른 분배가 불가능하지만, 이렇게 될 경우 구획된 공간 내에 있다 하더라도 건물 안에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게다가 직선 벽과 아치형 벽 사이의 연결부나, 벽과 천장 사이의 연결부 등 건물 전반의 모호한 경계들로 주의를 이끌어 관찰자에게 끝없이 연속된 공간의 환상을 주고자 했다. 어디에 서있느냐에 따라 벽 사이에 놓인 연결부들이 때때로 시야에서 사라진다. 이것은 거리에 서 있는 듯한 환상을 만들어내기 위해 이 주택에 통합시킨 또 하나의 특징이다. 이런 효과를 얻기 위해 아치를 완벽한 원형으로 만드는 걸 피했고, 대신 직선 모서리를 몇몇 반원과 결합하였다. 이 주택의 독특한 조명계획 역시 이런 특징을 강조하는데 매우 효과적으로 작용했다.비록 이곳에 ‘거리 같은’ 측면이 있다고는 하지만, 실제 거리와 시각적으로 유사한 환경을 만들고자했던 것은 아니다. 단지 아치 벽과 바닥 석재가 거리로 나온 것 같은 인상을 주지만, 사실 나의 초점은 도시적인 환경을 추상적으로 재현하는 데 있었다. 소위 말하는 ‘정상적’ 주거에서 결코 나타나지 않을 사용방식들을 부여한 주택, 즉 거리 같은 환경에서만 가능할 가족 공동생활 방식을 강조하는 주택을 짓고 싶었다. 기타카미 주택은 ‘각 가족구성원마다의 개별적인 활동을 수용할 단일한 통합 공간’이라는 건축주의 다소 모호한 바람을 성공적으로 실현한 곳이다. <글·Nadamoto Yukiko architects>건축가_ Yukiko Nadamoto2006년 Yukiko Nadamoto에 의해 설립된 Nadamoto Yukiko architects는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Sapporo)에 위치하고 있다. 북해도공업대학(Hokkaidou Institute of Technology)을 졸업한 Yukiko Nadamoto는 2011 JCD Design Award BEST 100에 선정되기도 했다.※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전원속의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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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21
이 남자가 트리하우스를 즐기는 방법
여름이 되면서 트리하우스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입구 전등에 작은 새가 집을 지어 네 마리의 새끼가 자라고 있다. 조금 지나면 그들은 둥지를 떠날 것이다. 가슴 떨리는 미지의 세계로. 지금의 나처럼.무려 15년 전의 일이다. 업무 차 전국의 산야를 다녔지만, 사는 곳 지척에 이런 첩첩산중이 있는 줄 몰랐다. 대전에서 차로 30분 거리. 충남 옥천의 굽이진 산세 속에서 우연히 덩굴로 뒤덮인 늪지대를 만났다. 전기도 수도도 들어오지 않는 오지였지만, 김득영 씨는 여생을 보낼 곳으로 이곳을 점찍었다.그는 아내를 데리고 주말이면 어김없이 ‘밭머리 캠핑장’을 찾았다. 산에서 보면 밭의 시작점에 있다고 그가 직접 붙인 이름이다. 군용 텐트를 치고 코펠 밥을 지어 먹으며, 넓은 땅 이곳저곳에 원두막도 짓고 창고도 세웠다. 그 사이 경운기, 트렉터, 미니 굴착기까지 그의 손을 거쳐간 장비도 수두룩하다. 개간한 땅에는 300여종이 넘는 나무를 심고 연못도 만들었다. 농사도 짓지 못할 정도로 20년간 농사도 짓지 못했던 묵은 땅이 그의 땀방울을 영양분 삼아 서서히 변해갔다.어느덧 제대로 된 집을 지을 때가 왔다. 10년 동안의 천막생활로 욕심을 부릴 만도 했건만, 선택은 단호했다. 단층의 소박한 농가. 자는 시간 빼고 대부분을 자연에서 보내는 부부에게 큰 집은 오히려 짐이었다. 전기와 수도, 이제는 인터넷까지 갖춘 땅에 안정된 집을 짓고 나니 그제야 득영 씨는 숨겨둔 카드를 꺼냈다.바로 오래된 로망, 트리하우스였다.신나무 수형에 맞춰 집의 모양을 다듬었다. 남은 자재로 짓다 보니 한쪽 지붕은 너와, 반대쪽은 싱글을 덮었다. 필로티 하부는 온종일 그늘을 선사하는 또 하나의 휴식 공간이다.사계절 꽃이 피고 지는 700평 정원에 둘러싸인 트리하우스는 15년 동안 가꾼 농장을 감상하는 전망대와 같다. 창을 최대한 많이 내어 원두막 같은 집을 짓고자 했다. 따로 단열공사는 하지 않았다. (왼쪽부터) 4륜구동만 들어올 수 있었던 15년 전 땅의 모습. 부부는 이곳에 군용 막사를 치고 주말마다 자발적 노동캠핑을 했다. / 굴착기는 소형일수록 전복될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거의 전문가 수준이라 자부하던 득영 씨도 두 번이나 넘어졌다고. / 미국에서는 나무에 볼트를 박아 지지하는 TAB(Tree Attachment Bolt) 공법이 유행이다. 볼트를 나무가 딱 물고 있어 생태에 큰 지장은 없지만, 나무가 자라면 집도 올라갈 우려가 있다. 득영 씨는 필로티 형식의 철골조 플랫폼 방식을 택했다.우리나라 사람들은 트리하우스에 대해 호불호가 크다. 나무에 해를 입힌다고 생각하는 이도 많다. 득영 씨 역시 우리나라에는 트리하우스를 지을 만한 큰 나무가 없고, 관련된 기술도 전무한 실정이라 여겨 스스로 방법을 고안해냈다. 바로 독립적인 플랫폼을 세워 집을 올리는 것. 철골조 용접과 전기만 기술자를 부르고, 나머지 작업은 아내와 둘이 했다. 장장 1년이 걸렸다.나무에 직접 부담을 주지 않고, 나무에 기대어 공생하는 방식으로 지은 트리하우스.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 채운 나만의 세상이다.직접 수확해 말린 곶감. 시골 농장으로 얻는 수익은 없다. 자급자족하고 지인들과 나눠 먹는 삶이다. 오히려 퇴비 값 등 돈이 들면 몰라도.필요한 것이 있으면 주변에 있는 자재로 뚝딱 만들어보는 걸 즐긴다. 모자와 열쇠는 나뭇가지에 툭 걸어두면 그만이다.트리하우스는 지형 여건, 날씨, 나무가 자라는 속도까지 짓기 전 고려할 사항이 많다. 같은 꿈을 가진 동지가 있다면, 발 벗고 조언하고 싶다. 열심히 산 당신, 자신만의 공간을 가질 충분한 자격이 있다. TIP - 김득영 씨가 알려주는트리하우스에 대한 궁금증 셋어떤 나무를 택할까?천근성인 아카시아나 낙엽송 등은 뿌리가 땅 속에 깊이 박히지 않아 태풍이나 폭우에 잘 쓰러질 수 있다. 소나무 같은 침엽수도 폭설에 가지가 부러지거나 쓰러질 수 있어 역시 피해야 할 수종이다. 밤나무나 감나무는 밤송이나 홍시가 떨어져 집을 엉망으로 만든다. 수액이나 꽃가루가 심한 나무, 특이한 냄새가 나는 나무도 유의해야 한다.관상수나 가로수로 선호되는 느티나무나 팽나무 등은 수형이 예쁘고 빨리 자랄 뿐 아니라, 나무 그늘이 좋다. 벚나무나 이팝나무 등은 봄철 흐드러진 꽃이 특별한 기분을 선사할 것이다. 단, 속성수는 나무의 성장 속도를 잘 예측해 트리하우스를 설치해야 한다.트리하우스는 건축법상 어떻게 분류되나?트리하우스는 건축법상 어떤 기준이 없다. 6평 미만이다 보니 농막이나 창고 등 가설건축물로 신고하는 경우가 많다. 지자체마다 다르겠지만, 우리 지역은 6평 미만 농막은 신고도 필요 없게 되어 있다. 다만, 자체적인 구조 설계는 꼼꼼하게 해야 한다.땅은 있는데, 마땅한 나무가 없다면?집을 세울 지지대를 먼저 만들고 어느 정도 굵은 느티나무 두 그루(20만~30만원 선)를 양쪽에 심는다. 두세 해 지나면서 나무가 크면 멋진 트리하우스로 변모할 것이다. 첫해는 나무가 몸살을 하더라도 3년이 되면 제법 풍성하게 잎으로 덮을 수 있을 것이다.남서향으로 앉힌 본채는 오후 볕이 한가득 들어올 텐데, 10년 전 심어둔 느티나무 덕을 톡톡히 본다. 나무가 너무 울창해 트리하우스에서도 보이지 않는다. “가만 보면 창문도 다 제각각이고, 바닥 장판도 5쪽 문양이 달라요. 중고 자재들로 하나씩 채웠으니, 원가 계산이 안 되는 집이에요(웃음).”트리하우스가 녹색인 이유도, 마침 녹색 페인트가 남아서라고. 실내는 3평을 조금 넘지만, 4인용 테이블이 들어가는 데크와 전망용 발코니를 전면에 두어 손만 뻗으면 어디에서든 나무가 닿는다.내부는 작은 침상과 스피커, 오래 전부터 수집해 온 카메라 장비가 선반을 차지하고 있다. 그는 봄부터 가을까지, 휴식 시간 대부분을 이곳에서 보내고 가끔 책을 읽다 밤잠을 청하기도 한다.트리하우스를 짓고 그 매력에 푹 빠진 그는, 비슷한 로망을 가진 이들을 진심으로 응원한다.“어느 세찬 비바람이 부는 밤. 트리하우스에 등잔불 하나 켜 두고 창밖을 바라봤어요. 유리 너머 흔들리는 나무의 모습과 잎이 만들어 내는 소리가 가히 환상적이라고 밖에 표현할 길이 없었죠. 트리하우스의 클라이막스는 그렇게 뜻하지 않게 찾아와요.”트리하우스의 가을과 겨울 풍경. 지내기엔 여름이 가장 좋고, 멀리서 바라보기엔 겨울이 가장 멋지다.취재협조 _ 이방갈로|www.ebungalow.co.kr취재 _ 이세정 사진 _ 변종석ⓒ 월간 전원속의 내집 /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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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2
세 아이를 위한 양평 오솔집
할아버지가 손수 지은 축사가 있던 자리에 세 아이가 자유롭게 뛰놀 수 있는 집을 지었다. 이웃을 위해 대지 안의 오솔길을 기꺼이 내어준 가족은 이곳에서 따스한 저녁을 맞이한다.취재 조고은 사진 노경▲ 마당을 향해 열린 거실과 중층의 아지트 같은 놀이 공간. 아이들의 흥미를 자극하는 공간이 곳곳에 숨어 있다.House Plan대지위치 : 경기도 양평군 대지면적 : 377㎡(114.04평) /건물규모 : 지상 2층 건축면적 : 82.25㎡(24.88평) / 연면적 : 132.44㎡(40.13평) 건폐율 : 21.81%/ 용적률 : 35.13% 주차대수 : 1대 / 최고높이 : 6.2m 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 지상 - 경량목구조 구조재 : 벽 - 2×6 구조목, 지붕 - 2×10 구조목, 이중지붕(WARM ROOF) 지붕마감재 : 컬러강판 단열재 : 벽 - 오웬스코닝 에코터치 R21 나등급, 지붕 - 오웬스코닝 에코터치 R30 나등급 외벽마감재 : 스터코플렉스 창호재 : 이건창호 72㎜ PVC 삼중창호 설계 : B.U.S ARCHITECTURE 02-575-6000, http://bus-architecture.com시공 : 하우스팩토리▲ 4대째 살고 있는 마을 안, 아담하게 자리 잡은 주택의 모습SECTION오솔집의 건축주는 8살 첫째 딸, 7살 둘째 아들 그리고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막내까지, 어린 삼 남매를 둔 젊은 부부다. 출퇴근 등 여러 불편함을 감수하면서까지 시골에 살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데는 아이들을 위한 마음이 가장 컸다. 처음 집을 짓겠다고 찾아왔을 때도 두 사람은 ‘아이들이 맘껏 뛰어다닐 수 있는 집을 만들고 싶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자신들이 경험했던 유년기의 기억을 아이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주고 싶었기 때문이었다.첫 미팅 후 집이 들어설 땅을 보기 위해 방문했을 때, 몇몇 특이한 점이 눈에 띄었다. 땅 일부는 옆집이 텃밭으로 사용하고 있었고, 그 앞으로는 마을 사람들이 다니는 작은 길(우리는 고즈넉한 이 길을 오솔길이라 불렀다)과 이제는 쓰임을 다한 낡은 축사 한 채가 있었다. 주변을 안내해주시던 건축주의 아버지는 이 오래된 축사가 당신이 직접 베어온 나무로 기둥과 보를 잡고 바닥에 시멘트를 부어 지은 곳이라고 하셨다. 소 3마리로 가업을 시작했던 삶의 터전에서 자신의 아들 내외와 손주들이 살게 된 것이다.그리고 뜻밖의 요청이 이어졌다. 대지 안에 있던 텃밭과 오솔길을 마을 사람들이 계속 쓸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었다. 대지 한쪽을 가로지르는 오솔길이 사라지면, 이웃들은 밭에 가기 위해 먼 길을 돌아가야 했다. 보통은 내 땅의 면적을 최대한 확보하려고 하기 마련인데, 오히려 땅 일부를 마을 사람들에게 양보하겠다는 건축주 가족의 이야기는 오솔집을 계획하는 데 큰 영감이 됐다. 한 마을에서 4대째 살아오면서 형성된 끈끈한 유대감이 있었기에 가능한 결정이었다.▲ 대지 안으로 마을 사람들이 이용하는 오솔길이 나 있다. ◀ 집을 지은 자리에 있던 할아버지의 축사▶ 예전 오솔길의 모습. 마을 사람들이 밭농사를 지으러 지나다니곤 했던 길이다.풀과 낮은 담의 기분 좋은 경험을 그대로 가져오기 위해 오솔길은 최소한의 범위에서 일부를 수정하고, 오솔길로 인해 버려지는 대지는 주차공간으로 활용했다. 길은 집 전체를 한 바퀴 돌면서 집과 길 사이에 ‘마당 길’을 형성하는데, 이는 밖에서 끝나지 않고 집 안으로 연장된다. 하나로 길게 이어지는 이 동선은 집의 기능과 맞물려 길이 곧 ‘실’이 되는 독특한 구조를 만든다. 집은 각각의 기능을 둘러싼 하나의 길로 이루어지며, 그 사이사이를 관통하는 길이 형성되어 있다. 아이들은 밖에서 집 안으로, 안에서 밖으로 연결되는 이 길을 따라 자유롭게 뛰놀며 한층 풍부한 공간을 경험하게 된다.현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오면 길을 따라 채워진 책장과 대청마루를 만날 수 있다. 이곳은 아이들을 위한 공부방으로, 빔프로젝터를 설치해 가족들의 시청각실로도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이어서 화장실과 세면 공간을 지나면 거실과 중층으로 이루어진 아이들 방으로 진입한다. 마당으로 열린 이곳은 가족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될 공간이다. 다음으로 마주하는 옷장 문을 열면 드레스룸으로 이어지며, 계속해서 주방과 식당이 있는 길을 지나 다시 처음의 현관 앞으로 이어진다. 달팽이 모양을 닮은 이 길은 처음과 끝이 연결되어 있어 계속 순환되며 2층 놀이방과 다락방으로도 연장된다. ◀ 길을 따라 이어지는 1층 거실. 천창과 마당을 향해 낸 큰 창 덕분에 채광이 좋다.▶ 2층으로 이어지는 계단실▲ 인테리어는 목재와 화이트 컬러의 조합으로 통일하여 깨끗하고 자연스러운 느낌을 준다.Interior Source내벽 마감재 : 던 에드워드 페인트 도장바닥재 : 이건 강마루욕실 및 주방 타일 : 자기질타일, 미래시스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INUS주방 가구 : 상판 - 인조대리석, 리빙아울렛 제작조명 : 조명나라계단재 : 애쉬오크현관문 : 단열강화도어방문 : 자작합판붙박이장 : 리빙아울렛 제작데크재 : 방부목PLAN - 1F / PLAN - 2F대부분의 주택 프로젝트가 그렇지만, 오솔집 또한 예산이 넉넉하지 못했다. 좋은 디자인을 유지하면서 시공비를 절약할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또 하나의 과제였다. 길을 따라 형성된 10m가량의 벽면 책장은 저렴한 기성제품을 활용해 직접 현장에서 조립·시공했다. 일반적인 현장 제작 방식으로는 인건비와 재료비가 너무 많이 들어 선택한 방법이었다. 또, 주어진 예산으로는 새 가구를 구입할 여력이 없어 소파나 의자를 대신할 대청마루 등을 사전에 계획하여 비용 절감과 일체감 있는 디자인을 동시에 꾀했다. 철제 공정을 생략하기 위해 난간은 철재 대신 구조 목재 스터드를 그대로 노출하여 형성하고, 아이들의 안전을 고려해 그물망을 구입하여 직접 달아매었다.▲ 달팽이 모양으로 이어지는 집 안의 동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2층 놀이방. 계단실 너머로 안방, 욕실, 다락방이 자리한다. ▶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2층 난간에는 그물을 설치하였다.처음 축사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이곳에 남은 건축주 아버지의 삶과 정신을 어떻게든 지키고 싶었다. 그 방법으로 축사에 쓰였던 구조재를 집의 노출보로 재사용하려 했지만 구조적 문제로 실현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만든 것이 고재 테이블이다. 용도에 따라 분리가 가능한 좌식 테이블을 디자인하고, 안쪽의 작은 테이블 상판을 축사에서 나온 목구조재로 만들었다. 평상시에는 안쪽의 작은 테이블을 꺼내어 아이들을 위한 가구로 사용하고, 가족이 다 같이 식사할 때는 결합하여 하나의 커다란 식탁으로 활용한다.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은 식탁의 모양이 집의 평면을 닮았다는 것이다. 새로 지은 집의 축소판인 테이블에 할아버지가 직접 만든 축사의 기억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그 기억 위에서 손자들이 식사를 하는 의미 있는 풍경이 펼쳐진다.▲ 축사의 고재로 만든 좌식 테이블. 쓰임에 따라 분리하여 사용할 수 있다.오솔집은 보통의 주택에서 시도하기 힘든 독특한 구조의 집이다. 이는 세 아이가 자유분방하게 뛰어놀며 꿈을 키울 수 있기를 바라는 건축주 부부의 바람을 담아내고자 한 결과이기도 하다. 그 과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과감한 아이디어들을 수긍해준 건축주의 용기가 있었기에 세상에 하나뿐인, 아이들을 위한 집이 완성될 수 있었다. 입주 첫날, 집 안 구석구석을 휘젓고 다니는 아이들의 모습을 본 건축주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우리에게 소감을 전해왔다. ‘집을 짓길 정말 잘했다’고. <글· B.U.S ARCHITECTURE>※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전원속의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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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25
산과 바다를 누리는 속초 타운하우스
교통의 발달로 서울과 더욱 가까워진 속초. 지친 일상을 자연과 휴식으로 달래고픈 이라면 이 타운하우스를 주목해보자.은은한 재료들로 조합된 카페 주택 외관. 정면에는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드는 녹이 매력적인 코르텐강판을 적용, 상업공간으로서의 시인성을 확보했다. 빈티지한 느낌의 1층 카페. 층고를 최대한 높이고자 설비 공간을 오픈하고 기밀성 1등급 유리를 사용한 창호로 단열과 조망을 누린다.현대 사회는 갈수록 더 많은 노력과 인내를 요구한다. 생활이 아닌 생존이 화두가 된 요즘, 사람들은 자연의 소중함을 깨닫고 산과 바다로 떠난다. 밀도 높은 도심에서 벗어나 잠시 모니터를 끄고 바라보는 푸르름. 청량감을 충전하고 나서야 다시 일상으로 복귀할 힘을 얻는다.강원도 속초시 도문동 일대에 자리한 타운하우스는 그런 이들에게 제격이다. 설악산 국립공원 입구까지 차로 15분, 속초 앞바다까지는 도보로 10분 내외에 위치한 단지는 이제 막 4개 타입의 건축을 마친 상태. 총 21세대 규모로, 토지 포함 4억원대로 풀옵션 주택(카페타입 제외)까지 소유할 수 있다.PLAN①근린생활시설 ②현관 ③주방 ④거실 ⑤침실 ⑥드레스룸 ⑦욕실 ⑧데크 ⑨세탁실 ⑩테라스HOUSE PLAN * 카페 타입 기준대지위치 ▶ 강원도 속초시 도문동 2131번지 일대 대지면적 ▶ 8,264㎡ (약 2,500평, 총 21개 필지) | 건물규모 ▶ 지상 2층 건축면적 ▶ 122.70㎡(37.11평) | 연면적 ▶ 189.78㎡(57.40평) 건폐율 ▶ 20% | 용적률 ▶ 35% 주차대수 ▶ 2대 | 최고높이 ▶ 8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및 철골프레임 데크를 사용한 이중구조 / 지상 - 일반 철골 모멘트 연설구조 단열재 ▶ 비드법단열재 2종3호 120mm 외부마감재 ▶ 외벽 - 스터코플렉스, 청고벽돌 / 지붕 - 컬러강판 담장재 ▶ FADI 디자인 담장 창호재 ▶ KCC 이중창호 35mm 삼중 로이유리 열회수환기장치 ▶ 아인스 에어탱크(이탈리아) www.einshome.com 조경 ▶ 파란조경 김정제 http://blog.naver.com/jongze1984 계획설계 ▶ FADI 김호연 실시설계 ▶ 소야건축사사무소 시공 ▶ ㈜포텍시스템하우스 010-2100-4744 www.fottecsystem.com분양문의 ▶ 010-5074-6406설악산의 산세가 고스란히 눈에 담기는 단지. 총 21개 필지 중 카페 주택 포함 4개 타입의 주택 건축이 완료됐다.4월에도 눈이 녹지 않은 설악산의 정상이 한눈에 보이는 단지. 산을 오르지 않고 설경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대형 마트, 시청, 소방서 등 속초 시내까지 차로 10분이라 생활 주택으로도 손색이 없으며, 서울양양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서울에서 두 시간 거리에 위치해 주말주택이나 세컨하우스로도 적당하다. 펜션 운영이 가능하도록 숙박업 등록도 미리 마쳐 사용하지 않을 땐 대여를 통해 수익도 창출할 수 있다.1층 카페에서 2층으로 통하는 계단실.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출입구는 분리했다.주방과 거실이 통합된 카페 위 주택 내부. 콤팩트한 11자형 주방, 헤링본 패턴으로 시공한 강화마루 등 실속 있게 꾸몄다.1층 카페, 2층 집이라는 로망을 실현시켜 줄 ‘카페형 주택’과 안마당에 데크와 함께 수영장을 매립한 ‘풀빌라 주택’, 2층 발코니에서 주변 풍경을 감상하는 ‘발코니 주택’, 은퇴 후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한 ‘전원형 주택’ 등 총 4개의 서로 다른 타입이 일관성 있는 디자인으로 동네를 채울 예정이다.(위, 아래) 미니 수영장과 데크, 선베드가 있는 풀빌라형 주택. 요철 없는 심플한 외관이라 젊은 부부들에게 인기가 좋다. 사철나무, 화살나무, 배롱나무 등 조경은 계절과 관리 모두 염두에 두었다. 너른 마당과 2층 외부 공간까지 갖춘 발코니형 타입. 1,2층 투톤 매치로 안정감 있는 구성이 인상적이다. 분체도장한 철제 프레임 안에 생울타리를 심어 꾸민 담장 역시 인상적이다.전반적인 외관 디자인은 화이트톤의 외단열 미장 마감 공법을 채택해 화사함과 단열성을 동시에 챙겼고, 담장과 주택 하부에 청고벽돌을 적용, 유행을 타지 않는 담백함을 강점으로 삼았다.내부는 각 평면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모든 주택이 1층은 1LDK(방 1개와 거실, 주방이 있는 구성)를 갖추고, 2층에 마스터베드룸을 포함한 2개의 방을 배치하는 원칙을 따랐다. 이는 거동이 불편한 사용자가 계단을 이용하지 않고도 침실을 쓸 수 있도록 고려한 배려이다. 화려한 치장, 유별난 구조와 동선 대신 검증된 평면과 관리가 용이한 규모를 채택해 큰 이질감 없이 단독주택을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SECTION - 카페 타입①근린생활시설 ②현관 ③주방 ④거실 ⑤침실 ⑥드레스룸 ⑦욕실 ⑧데크 ⑨세탁실 ⑩테라스 INTERIOR SOURCE내부마감재 ▶ LG하우시스 실크벽지 욕실 및 주방 타일 ▶ 명품타일 | 수전 등 욕실기기 ▶ 로얄토토 주방 가구 ▶ 한샘 | 조명 ▶ 대구 BOBO 조명 계단재, 난간 ▶ 멀바우 + 평철 난간 현관문 ▶ ㈜도스템 | 중문 및 방문 ▶ 영림도어 데크재 ▶ 현무암 (위, 아래) 반쯤 오픈된 계단이 자연스럽게 거실과 주방을 분리하는 구조. 그리 크지도 작지도 않은 규모는 관리의 용이함까지 신경 쓴 결과다. 건축주가 직접 구조나 공법 등을 정하지 않아 생길 수 있는 우려도 특허를 받은 ‘내진모멘트연설철골구조’로 불식시켰다. 경량철골구조나 스틸하우스가 아닌 일반 철골구조로 기둥 단면을 사다리 형태로 설계해 스터드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이는 현장에 자재를 발주하고 가공 후 시공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구조체의 일부를 사전에 공장에서 표준화된 모듈로 생산한다. 현장에서는 조립만 하기 때문에 공기 단축 및 시공의 정밀도를 보장한다.공장에서 만들고 현장에서 조립! 내진 철골구조 시공 과정1. 도면에서 산출된 자재의 길이에 맞춰 공장에서 철골을 레이저 커팅 및 가공한다.2. 구조 계산에 근거한 레이아웃을 기초로 하여 철골 바닥 기초 프레임을 설치한다.3. 2에서 조립된 기초 프레임에 철근콘크리트 기초부를 접합해 내진성을 높였다(이중기초).4. 기초 완성후 공장에서 사전 제작한 벽체 프레임을 조립하기 시작한다.5. 기초, 벽체 등 메인 프레임 조립이 끝나면 계단, 캐노피 등 부속 장치를 설치한다.6. 7일이면 전체적인 공간 윤곽이 드러난다. 사전 제작 후 현장 조립 방식이라 가능하다.설계와 시공을 맡은 포텍시스템하우스의 김호연 대표는 “타운하우스처럼 몇 개의 타입이 정해진 주택을 반복해서 시공하는 경우, 규모의 경제가 적용돼 안정적인 공장 모듈시스템이 빛을 발한다”며 합리적인 가격과 시스템을 어필했다.또한, “속초는 바닷가 근처라 소금기의 영향으로 철골구조가 취약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충분한 방충 및 도장 처리와 외부에 직접적인 노출 없이 철골부를 100% 감싸는 시공으로 녹슬 염려는 없다”고 품질에 자부심을 드러냈다.툭 튀어나오지 않도록 냉장고의 깊이까지 고려해 주방 가구를 구성했다. <div class="" data-block="true" data-editor="2jeqg" data-offset-key="9hllt-0-0" contenteditable="fal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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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16
따뜻한 가족의 첫 집 : 해운대 중동 주택
아파트를 벗어나 집을 지었다. 80살까지, 25년을 바라보고 쌓아 올린 곳. 그리고 이제 2년이 지났다.집의 메인 공간에서 마주한 부부. 내부는 흰색과 회색 등 무채색 계열의 페인트로 마감하고, 간결한 디자인의 조명과 가구로 공간에 강약을 더했다.불이 켜진 건물 전경. 임대 수익을 생각해 1층부터 3층까지는 근린생활시설을, 그 위는 주거 공간을 배치했다. 주택 출입구는 별도로 마련하여 가족의 프라이버시를 배려하였다.대로변에 놓인 새하얀 건물, 부산대학교 건축학과 우신구 교수의 집이다. 이 집의 시작은 어쩌면 층간소음 때문이었다. 10년 이상 잘 살던 아파트 위층에 새로운 가족이 이사해 오면서 그에게도 문제가 생겼다. 인사도 잘하고 지냈던 터라 원만하게 풀고 싶었지만, 반복되는 일상은 점점 감정적인 싸움으로 발전해갔고, 더 큰 일이 벌어지기 전 먼저 이사를 결정했다고. 그렇게 모든 것이 해결된 줄 알았던 것도 잠시. 몇 년을 시달려 예민해진 탓인지 새로 마련한 곳에서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는 그에게 이제 남은 방법은 딱 하나, 집을 지어야 했다.어영부영할 것 없이 바로 땅을 찾아다녔다. 아파트는 싫었지만, 사는 동네는 만족스러워 주변의 오래된 주택이나 나대지 위주로 훑어보았다. 예산에 맞추다 보니 부동산에서 소개해 주는 땅들은 아무래도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차량 진출이 어렵거나, 땅 모양이 이상하거나, 채광이 안 좋거나. 결국 처음의 조건들을 줄이고 줄여 그저 따뜻한 빛을 받을 수 있는 남향의 대지를 골랐다.“도로보다 4~5m 낮았고 모양도 나빴지만, 남쪽에 30m 대로가 있어 다행히 햇빛을 가릴 염려는 없었어요. 뒤쪽 골목과도 맞닿아 설계만 잘한다면 1, 2층 모두 지상에서 접근할 수 있는 건물이 될 수 있을 것 같았죠.”1 - 2층에는 다양한 분야의 책을 볼 수 있는 예약제 서점 모어댄북스가 자리한다.주방에서 바라본 식당 및 거실 쪽 모습. 내부는 쓰임새에 따라 공간이 낭비되지 않도록 세분화했다.천창을 통해 들어오는 시간에 따른 빛의 흐름이 집 안에 온기를 더한다.독특한 부지 조건을 활용하여 차근차근 계획을 세웠다. 일단 대로에 접해 있으니 아래쪽에는 근린생활시설을 두어 접근성을 높이고, 상층부에는 주거 공간을 배치해 프라이버시를 챙기기로 했다.내부는 가족 각자의 요구사항을 배려하여 평면을 짜고, 별도의 인테리어 공사 없이 무채색의 도장으로 정돈하였다. 도심에 있는 건물이지만, 자연과 접할 수 있는 소소한 정원을 곳곳에 둔 것도 이 집만의 특징. 대로보다 낮은 1층 골목에 면한 정원, 일조권 사선제한으로 생긴 발코니 정원과 옥상정원 등 다양한 높이에서 크고 작은 정원을 적재적소에 배치했다.“내 집이라 아무리 열심히 설계해도 실제 주택에서 생활하다 보면 불편한 점이 있어요. 계단을 오르내려야 하고, 정원도 관리해야 하고, 건물 안팎으로 청소도 해야 해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게 싫지만은 않더라고요.”부지런히 오르내리다 보니 다리근육도 조금 늘어난 것 같고, 여기저기 흩어진 정원의 잡초를 집중해서 뽑다 보면 스트레스도 함께 사라진다. 입주하고 어느덧 두 번의 사계절을 지나 보낸 가족. 앞으로 남은 23번의 사계절은 또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가족은 설렌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높은 천장고의 주거 공간. 가족이 모두 모일 수 있는 공간과 각자 적당한 거리를 두고 생활할 수 있는 공간 등으로 나눠 평면을 계획했다. 경사로와 별개로 2층에 오를 수 있는 계단실이 거실 우측에 자리한다.간결한 선이 돋보이는 내부. 단순한 선과 타일, 벽과 창의 적절한 조합으로 탄생한 모던한 분위기가 인상적이다.TIP 이렇게 짓자!“제대로 된 시공사 선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많은 이들이 간과하는 부분인데, 건축물이 내진성능을 가지기 위해서는 철근의 가공과 배근, 콘크리트의 타설과 양생이 매우 중요하다. 마감은 바꿀 수 있지만, 구조체는 가족의 안전과 직결되며 일단 시공이 되면 변경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시공사는 견적금액이 조금 높더라도 신뢰할 수 있고 실적이 좋은 회사를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매일 공사 현장을 들러 비계를 직접 오르내리면서 현장을 감리하다시피 하였는데, 결과적으로 성심성의껏 시공에 임하려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부부 침실에서 좌측은 거실로, 우측은 자녀 방 쪽으로 연결된다.주거 공간으로 오르는 계단실. 창들이 바깥 풍경을 내부로 들인다.(위, 아래) 넓은 윈도우시트가 놓인 공부방과 정원과 연결된 옥탑방HOUSE PLAN대지위치 ▶ 부산광역시 해운대구대지면적 ▶ 170.46㎡(51.56평)건물규모 ▶ 지상 6층|거주인원 ▶ 3명(부부 + 자녀 1)건축면적 ▶ 97.85㎡(29.59평)|연면적 ▶ 339.12㎡(102.58평)건폐율 ▶ 57.40%|용적률 ▶ 198.94%주차대수 ▶ 2대|최고높이 ▶ 20.85m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철근콘크리트단열재 ▶ THK100 비드법보온판 2종2호외부마감재 ▶ THK2.0 스마트륨(KD-07), 노출콘크리트 제물치장창호재 ▶ 필로브 시스템창호(THK39 로이 양면삼중유리)에너지원 ▶ 도시가스내부마감재 ▶ 벽 – KCC 친환경페인트 / 바닥 – THK14 원목마루(보티첼로), 유신산업 THK9 포세린 타일욕실 및 주방 타일 ▶ 유신산업 THK9 모자이크 타일|수전 등 욕실기기 ▶ 대림바스, 아메리칸스탠다드주방 가구 ▶ 한샘 키친바흐|조명 ▶ 영공조명|붙박이장 ▶ 한샘계단재·난간 ▶ THK30 멀바우 원목 + 원형 난간현관문 ▶ 단열방화도어|방문 ▶ 합판 제작 위 도장데크재 ▶ THK20 이페(IPE)전기·기계 ▶ 진원엔지니어링|구조설계 ▶ 중앙구조시공 ▶ ㈜백우종합건설설계 ▶ 우신구(부산대학교 건축학과) + 김철호(스튜디오포마 건축사사무소) 010-8662-4209 www.studiofoma.com총공사비 ▶ 6억9천만원(인테리어 + 조경 포함)HOUSE POINT1 - 외장재로 분리한 공간외장재를 달리해 두 영역을 분리했다. 오래되어도 변치 않는 재료로 상부 주거 부분은 흰색 알루미늄 골강판(스마트륨), 하부 근린생활시설은 노출콘크리트를 선택했다.2 - 복합문화공간1층과 2층은 임대 공간으로, 평소에는 오가는 이의 휴식의 장소가 되는 카페 및 책방으로 사용된다. 전시와 강의 등 다채로운 문화 행사도 열리는 곳이다.3 - 두 층을 연결하는 경사로계단보다 천천히 오르는 경사로가 좋아, 거실과 식당 길이에 맞춰 계획했다. 이로 인해 많은 공간이 희생되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가장 재미있게,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다.취재 _ 김연정 사진 _ 윤준환ⓒ 월간 전원속의 내집 / Vol.251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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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26
3개의 키워드로 알아보는 요즘 현관 스타일
현관은 손님이 최초로 접하는 주거공간으로, 집의 첫인상을 좌우한다. 출입 동선의 일부로만 여겨져 온 현관이 최근 변하기 시작했다. 세면대를 두거나 수납 공간을 확대하는 등 단독주택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요즘 현관을 소개한다.STYLE 1 외출 후 집에 돌아오면 손부터 씻는 습관미세먼지가 심한 요즘, 오염된 공기와 위생에 특히 더 신경이 쓰인다. 현관 내 또는 가까이에 세면대를 포함한 화장실을 두는 건 어떨까?벽부형 신발장에서 코트룸, 벤치로 연결되는 곡선의 자연스러운 유도 동선이 세면대까지 이어진다.로우크리에이터스바닥부터 천장까지 콤팩트하게 짠 일체형 수납장 사이에 세면대를 두었다. 문을 열자마자 바로 보여 자연스레 손 씻는 습관이 생긴다.B.U.S Architectureⓒ노경현실적으로 시도해볼 만한 방법으로 공간 한켠에 설치한 미니 세면대. 욕실용 제품 말고 초소형 세면대도 많다.TIP외출 직전 현관문 도어로 용모 체크!실내에서는 거울이, 밖에서는 유리처럼 보이는 투과율 0%의 골드사틴 유리를 적용한 현관문STYLE 2 자전거 보관도 문제없는 짱짱한 수납력라이프스타일이 진화하면서 가족의 취미 생활도 다양해졌다. 여러 가지 장비나 기구 보관은 물론 우산, 모자 등을 거는 수납 공간도 필요하다. 가족의 신발 켤레 수를 미리 체크하는 건 기본.2층으로 바로 가는 계단이 있는 전실형 현관. 자전거를 세울 수 있을 정도로 널찍하고 계단 하부에는 수납형 창고를 두었다.로터스건축(좌) │ 워크 인 클로짓(Walk in Closet)으로 활용해도 좋을 만큼 넉넉한 수납장을 현관 내부에 배치했다.써미트힐(우)농사를 짓는 부부가 사용하는 농기구 등 물품을 보관할 수 있도록 현관을 나서자마자 마주하는 외부에 창고를 놓았다.바나나안바나나TIP부피 큰 물건도 실내로 가뿐하게현관 안에 충분히 수납 공간을 마련할 수 없어 실내로 들여야 한다면 중문의 개폐 방식도 고민해야 한다. 스윙도어(좌)나 접이식 중문(우)이 공간 활용도가 좋다.STYLE 3 장화·등산화도 신기 편하도록 세심하게 배려한 현관뭐니 뭐니 해도 현관의 용도에 가장 충실한 건 신발을 벗고 신기 편한 것. 이에 최적화된 공간 계획과 설비, 벤치나 디딤판같은 디테일에 주목하자.신발 신기 편한 벤치와 수납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이고 콤팩트한 방법. 벤치 하부 공간까지 알뜰하게 수납한다.마고퍼스건축그룹현관문을 틀어 배치해 밖에서 실내가 바로 보이지 않는다. 덕분에 생긴 각진 공간을 벤치로 활용하고 같은 방식으로 포치에도 미니 평상을 두었다.홈스타일토토신었던 신발을 신발장에 넣고 나면 맨바닥을 밟아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신발장 곁에 디딤판을 깔아 실내와 같은 레벨로 연결하면 깨끗하게 들어갈 수 있다.하우스컬처TIP허공에 손 흔들지 않아도 돼대부분의 현관 센서등은 조명 일체형이라 층고가 높거나 면적이 큰 현관에서는 금방 꺼지기 일쑤. 신발장을 띄우고 하부에 센서등을 설치하면 어린 아이가 있는 집도 조명 제어가 편하다. ⓒ단감건축구성 _ 조성일 사진 _ 주택문화사DBⓒ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19년 /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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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03
적응기를 거쳐 제주 작은 포구에 마련한 주택
섬으로 이주해 이전과 전혀 다른 방식의 삶을 경험하고 있는 나날들. 가족만의 속도로 적응해 나가며 그들다운, 그들의 집을 지었다.서울에서 나고 자란 부부는 늘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소중하게 여겼다. 언제나 어린 두 자녀와 산으로, 들로, 바다로 다니며 서로 교감하고 그 감정을 나누는 것은 그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삶의 중요한 일부분이었다. 그리고 그로 인해 좀 더 자연스럽게 살아가기를 바라며 오랜 고민 끝에 그동안의 대도시 생활을 모두 정리하고 이곳, 제주로 내려왔다.낯선 섬에서 네 식구가 처음 정착한 곳은 제주 시내였다. 생활의 틀을 무모하게 바꾸기보단 먼저 여기에서의 삶이 가족에게 타당한지를 직접 경험하며 그 답을 찾고 싶었다. 그렇게 부부는 차분히 완전한 정착을 준비해나갔다.ELEVATION작은 집들이 모여 있는 마을 초입, 도로에서 바라본 시호루두 개의 돌담을 지나면 건물 입구와 마주한다. / 동측 전경. 마을보다 대지가 높기 때문에 담을 낮추어 집이 마을에서 분리되어 보이는 것을 완화했다.시간이 흘러 익숙함이 몸에 뱄을 때쯤, 집을 짓기로 했다. 시내에서 40분쯤 떨어진, 외지인의 발길이 많이 닿지 않은 조그마한 마을이었다.남들이 다 원한다는 제주 풍경이 한눈에 담기거나 모양이 바른 땅은 아니었지만, 아이들이 다니기 좋은 초등학교가 바로 옆에 있고 걸어서 5분이면 작은 포구와 마주할 수 있어 정감 있고 한적했다.HOUSE PLAN대지위치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구좌읍 | 대지면적 ▶ 366㎡(110.71평) | 건물규모 ▶ 지상 1층 | 건축면적 ▶ 95.93㎡(29.01평) | 연면적 ▶ 95.93㎡(29.01평) | 건폐율 ▶ 26.21% | 용적률 ▶ 26.21% | 주차대수 ▶ 1대 | 최고높이 ▶ 4.2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경량철골조 | 단열재 ▶ T100 EPS 패널, T10 열반사단열재 | 외부마감재 ▶ 삼화 테라코 사하라 | 담장재 ▶ 현무암 돌담 | 창호재 ▶ 이플러스윈도우 24mm 복층유리 시스템창호 | 에너지원 ▶ LPG | 조경석 ▶ 현무암 판석 조경 ▶ 푸른숲조경 | 토목 ▶ 호엘건설 | 구조설계(내진) ▶ 제이투 건축사사무소 | 설계 및 시공 ▶ 100A associates 02-919-9135, www.100a-associates.com공간을 둘러싼 유리벽은 내부와 외부의 경계를 모호하게 한다.‘ㄷ’자로 크게 열린 창은 시각적으로 공간을 확장시킨다. 마을과 면해 높은 담을 둘 수 없는 곳에는 잎이 풍성하게 자라는 나무를 심었다. / 실내는 아이들이 더럽히더라도 쉽게 닦아낼 수 있는 타일 소재 바닥재를 선택했다.DETAIL대지를 정했으니 남은 건 집을 지어줄 사람, 건축가를 찾아야 했다. 몇몇 건축가와 미팅을 가진 후 어렵사리 한 사무소를 택했다. 100A associates 안광일, 박솔하 디자이너와 만난 부부는 제주에서 생활하며 겪었던 환경적인 조건(비, 바람, 습기 등)에서 오는 문제점이 보완되고 마을 분위기와도 잘 어우러질 수 있는 집에 대한 바람을 내비쳤다. 비용과 장소 그리고 집의 기능 등을 여러 방면으로 서로 고심하고 논의하여 지난가을 첫 삽을 떴다.불필요한 벽을 과감히 없애고 거실과 주방 및 식당을 같은 동선상에 배치했다.침실에서 문을 열면 복도를 통해 마당까지 시선이 이어진다. 사적인 공간에 풍부한 빛을 들이고자 중정도 마련해주었다.서쪽으로는 대지보다 낮게 마을의 지붕선이 오밀조밀 펼쳐지고, 날이 좋으면 먼바다 수평선이 살짝 보이는 곳. 폭이 좁은 남측 대지에 맞춰 그곳에 동서로 긴 형태의 건물을 놓았다. 다른 집보다 2.5m가량 높은 경사면에 위치하고 있어 단순히 바다 조망을 위해 층을 높여서는 한갓진 마을 분위기에 해가 될 터. 때문에 부부는 망설임 없이 단층집으로 계획하고, 가족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면적을 적용하여 30평 규모로 짓기로 했다. 면적이 크지 않은 대신 내·외부가 하나인 듯 시각적으로 넓어 보일 수 있게 빛을 반영한 설계도 잊지 않았다.INTERIOR SOURCE내부마감재 ▶ 삼화 수성페인트, 한화 인테리어필름 | 바닥재 ▶ VISTA 수입 포세린 타일, VINTAGE 강마루 | 욕실 및 주방 타일 ▶ VISTA 수입 포세린타일 / 욕조 및 세면대 – 마천석 30T |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 주방 가구 ▶ 현장 제작조명 ▶ 테크노 전기 LED 조명 | 현관문 ▶ 이플러스윈도우 시스템 도어 | 방문 · 붙박이장 ▶ 현장 제작 + 도장 마감, 현장 제작 + 필름 + 패브릭 마감POINT 1 - 제주도와 어울리는 마감재외부 마감재로 사용한 테라코 사하라는 짙은 색감과 질감이 제주도의 화산석과 같은 분위기를 낸다.POINT 2 - 집 안 곳곳의 창다양한 창을 통해 작은 정원을 조망한다. 창밖 풍경은 가족이 시간을 가지고 조금씩 그들의 마음을 담아 가꾸어 나갈 계획이다.POINT 3 - 하나가 된 열린 공간실내 공간을 넓게 사용하기 위해 거실과 주방, 현관을 한눈에 보이도록 했다. 기능을 합치니 가족이 모두 모일 수 있는 공간이 되었다.PLAN ①주출입구 ②테라스 ③현관 ④정원 ⑤거실 ⑥주방/식당 ⑦침실 ⑧중정 ⑨욕실 ⑩게스트룸 ⑪보일러실 평소에는 문을 열어 개방감을 살려주고, 대신 단을 둬 복도와 침실의 공간이 분리되도록 했다. 고즈넉한 분위기의 손님방가족이 함께 쓰는 욕실. 바닷가에서 물놀이하듯,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큰 욕조를 두었다.제주의 돌, 바다, 바람 등을 모티프로 삼아 공간의 형태는 최대한 절제하면서 색감과 질감을 잘 활용하여 또 하나의 ‘섬’과 같은 집을 완성했다. 집을 짓고 가장 마음에 드는 곳은 단연 욕실. 전체 면적을 두고 봤을 때 큰 비중을 차지할 만큼 넓은 공간을 할애했다. 계절에 따른 관리와 대지의 위치상 야외가 아닌 실내에 이를 구현했는데, 물놀이를 좋아하는 가족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즐거운 장소가 되어준다.생경한 곳에서 느낀 소중한 경험. 이제는 익숙하지만, 여전히 설레는 이곳에서의 하루하루를 가족이 잊지 않고 마음속 깊이 간직하길. ‘시호루(時好鏤)’라는 그 이름처럼 말이다.취재_김연정 | 사진_김재윤ⓒ 월간 전원속의 내집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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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14
빈티지와 모던 사이, 35년 세월을 담아 고친 집
경기도 파주의 작은 마을, 오래된 빈집이 새 주인을 만났다. 아담한 박공지붕 집에 놓인 손때 묻은 고가구와 소품들이 낡은 이야기에 온기를 더한다.취재 조고은 사진 변종석손님과 담소를 나누곤 하는 주방. 간소한 싱크대와 피자팬으로 만든 조명, 직접 만든 그릇 등 소품 하나하나가 멋스럽다.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한 마을에서 인테리어 디자이너 김혜정 씨를 만났다. 그녀가 반겨준 곳은 지난겨울 취재했던 중정이 있는 목조주택이 아닌, 그 근처의 오래된 단독주택이었다. 같은 형태의 박공지붕 집들이 줄이어 서 있는 이 작은 마을은 35년도 더 전에 대북선전 마을로 계획된 곳이라고 했다. 지난 세월의 흔적이 낭랑히 감도는 이곳이 좋았던 그녀는 운 좋게도 시세보다 훨씬 저렴한 1억7천만원에 주택을 매입했다. 19평 남짓한 크기에 보일러도 없는, 낡은 빈집이었다.“처음엔 정말 곰곰이 생각했어요. 방 두 개에 거실, 주방……. 도대체 세수는 어디서 했던 걸까? 사람이 살지 않는 집이었어도 가끔 들러 지내다 갔다고 들었거든요. 집 뒷마당에 비닐천막과 외부수도가 있었는데, 여기서 씻으셨나 보다 했어요. 화장실이야 당연히 밖에 있었죠.”집은 보일러, 화장실 등 설비부터 새로 시공해야 했다. 계획된 마을이라 오·폐수 처리장으로 바로 연결되는 정화시설이 갖춰져 있던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오렌지색 지붕은 전 주인이 수리한 것을 그대로 두었고, 주택 건물에 딸려 있던 가건물들은 모두 철거해 최대한 본래의 형태를 되찾는 데 집중했다. 천장을 높게 튼 거실. 모던한 가구와 고가구의 어울림이 자유로우면서도 균형감 있다.낮은 천장을 트고 보니 오래된 나무 질감이 멋스러운 속살이 드러났다. 마음 같아선 그대로 두고 싶었지만, 살림집임을 생각하면 단열을 포기할 순 없었다. 대신 시멘트 벽돌의 내벽은 울퉁불퉁한 표면을 그대로 살려 페인트칠만 했다. 박공지붕의 천장은 지붕 면에 따라 자작합판, 미송합판 등 목재 종류를 달리해 변화와 재미를 주었다. 야간에도 조용조용 쉬지 않고 작업했더니 걸린 시간은 고작 2주, 리모델링 비용은 7천만원이 채 되지 않는다. 안방이 있던 곳은 벽을 터서 널찍한 주방이 되었고, 높은 천장의 거실과 다락, 아늑한 침실과 욕실까지 꼭 필요한 공간만 모아둔 집이 탄생했다. 특히 다락 건너편 창을 통해 보이는 해 질 녘 풍경은 일상의 고단함을 한순간에 잊게 해줄 만큼 근사하다.알록달록 새옷을 입은 주택 외관. 앞집, 뒷집과 똑같은 형태를 그대로 살렸다.이 집의 유일한 방인 침실. 책 조명은 일본 의류매장에서 우연히 본 것을 응용하여 제작한 것이다.욕실에서 주방으로 지나는 복도. 프라이버시를 고려해 불투명 유리 파티션을 두었다. / 욕실 거울은 오래된 나무 문짝을 활용해 만들었다.Remodeling Source외벽 마감재 : 삼화페인트내벽 마감재 : 삼화페인트, 자작·미송 합판, 삼나무·미송 루버창호재 : 공간 시스템창호바닥재 : 레몬트리(독일 수입 원목마루 메이플)욕실·주방 타일 : 을지로 성문타일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대림주방 가구 : 아트주방주방 블라인드 : 타공 알루미늄 블라인드조명 : 을지로 제이제이라이팅, 이태원 씨앗커튼 : 까사미아 린넨 커튼 리폼금속 : 을지금속 제작문손잡이·레일 : 을지로 반도철물식탁·소파 : 이태원 엔틱 스토리다락으로 오르는 계단. 빈티지TV는 4년간 창고에 있던 것을 친분이 있는 작가에게 부탁해 오디오로 만든 것이다.주방에서 바라본 현관의 모습거실 창에는 린넨 커튼을 사다가 손수 뜨개질한 패브릭을 덧대어 리폼해 달았다.“이번 집의 콘셉트는 ‘창고에 있던 것 다 쓰자’예요(웃음). 새집 지을 때보다 더 마음 편하게, 하고 싶은 대로 작업했어요.”오랜 경력의 인테리어 디자이너답게 그녀의 집엔 늘 예사롭지 않은 감각의 빈티지 가구나 소품들이 가득하다. 이번엔 소장품을 최대한 활용해 한국 고가구와 외국의 빈티지 가구, 소품들을 손 가는 대로 놓았다. 곳곳에 적절히 믹스매치한 철제 TV장이나 주방의 블랙 알루미늄 블라인드 등은 빈티지와 모던함 사이의 중심을 잡아준다.다락 맞은편 창에는 그림 같은 풍경이 담긴다. 보를 건너 창문을 열면 작은 테라스로 나갈 수 있다.나만의 아지트 같은 다락 공간작은 집의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내부는 자작합판과 미송합판, 미송 루버, 삼나무 루버 등 주로 밝은 재료들을 선택했다. 특히 눈에 띄는 자재는 환하고 따뜻한 느낌을 주는 메이플 원목 바닥재. 비싸고 긁히기 쉬운 재료 아니냐는 물음에, 그녀는 “원래 예쁜 것들은 조심조심 다뤄줘야 한다”며 “내 집이기도 하고 마침 면적도 작아 과감하게 써봤다”고 농담 섞인 대답을 한다.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마을의 다정한 모습을 오래도록 간직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그녀. 내년 봄 소담한 꽃들이 피어날 이 마당에서 꼭 다시 보자던 그 말에, 발길을 돌리며 남은 겨울을 벌써 헤아려본다.인테리어•K-STYLING www.kstyling.netⓒ 월간 전원속의 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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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10
아파트를 떠나 선택한 가족맞춤형 단독주택
세종 지그재그 하우스프라이버시를 지키면서 가족이 맘 편히 쓸 수 있는, 각자와 모두의 공간들로 빼곡히 채운 맞춤옷 같은 집을 만났다.1,2 벽이 곧 담장의 역할을 하는 서측 입면. 사람들이 제법 지나다니는 이면도로가 있어 꼭 필요한 창만 내고 담백하게 구성했다. 캔틸레버 덕분에 현관부는 자연스럽게 포치처럼 꾸며졌다.“아파트는 몇 동 몇 호, 숫자로만 이루어져 있잖아요. 똑같이 생겼고요. 아이가 손가락만 가리켜도 우리집이라 할 수 있는, 어린 시절에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었어요.”다섯살 아들을 둔, 결혼 6년 차 맞벌이 부부가 집을 짓기로 결심한 가장 큰 이유다.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아파트라는 주거 양식을 경험하며, 부부가 일할 동안 집에서 아이를 돌보고 이제 함께 생활할 부모님을 위해서도 새로운 주거 공간이 필요한 상황이었다.3 한창 마당을 정비 중인 남편과 2층 발코니에 선 아내4 주택의 복잡한 지붕 구조와 요철이 시공의 난이도를 짐작게 한다.그 길로 두 사람은 열공모드에 돌입했다. 서울·경기권의 회사는 물론, 지역에서 활동하는 건축가와 시공사들을 물색하며 3代가 함께 살 집을 지어줄 전문가를 찾아 나섰다. 세종 인근에서 진행되는 단독주택 오픈하우스 행사에만 스무 차례 넘게 참여했을 정도로 열정적이었던 부부. 최종적으로는 세종 기반의 호림건축사사무소가 설계를, 하우스컬처가 시공을 맡았다.HOUSE PLAN대지위치▶ 세종특별자치시 대지면적▶ 381.70㎡(115.46평)건물규모▶ 지상 2층 거주인원▶ 5명(부모님 + 부부 + 자녀 1)건축면적▶ 127.89㎡(38.68평) 연면적▶ 191.40㎡(57.89평)건폐율▶ 33.51% 용적률▶ 50.14% 주차대수▶ 3대 최고높이▶ 8.65m구조▶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철근콘크리트 / 지붕 – 경량목구조단열재▶ 외벽 - THK140 비드법단열재 / 지붕 – THK50 비드법단열재(외단열), 하이셀 셀룰로오스(중단열)외부마감재▶ 외벽 – 컬러시멘트 모노타일 + 발수제 / 지붕 - 포맥스 징크 창호재▶ 공간시스템창호 35T 고단열 알미늄 리프트슬라이딩 + 틸트&턴에너지원▶ 도시가스 + 태양광 조경▶ 산수목조경 전기▶ 진성플러스기계·설비▶ 다산설비 인테리어▶ 디자인컨설팅 아바드존 전진화설계▶ 호림건축사사무소시공▶ 하우스컬처 044-867-7562 https://cafe.naver.com/hauscultureINTERIOR SOURCE내부마감재▶ 벽 - 삼화페인트, 실크벽지 / 바닥 – 디앤메종 강마루욕실 및 주방 타일▶ 해성세라믹 수입 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대림바스주방 가구▶ 맞춤제작가구 일상생활 계단재·난간▶ 라왕집성 + 유리난간 제작현관문▶ 성우스타게이트 단열문 중문▶ 예림 중문도어 방문▶ 예림도어POINT1 콘크리트 벽체 + 목조 지붕하이브리드 공법인 동시에 복잡한 지붕 구조와 경사도를 만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종류의 철물과 디테일이 적용되었다.POINT2 준불연 외단열 마감콘크리트 벽체 바깥으로 외단열용 준불연 EPS를 사용했다. 리본앤뎁 접착, 코너부 엇갈림 부착 등 정석대로 시공했다.POINT3 지붕 셀룰로오스 단열재 충진 지붕은 목구조이기 때문에 스터드 사이를 채우는 단열재로 셀룰로오스를 적용해, 깊은 부분도 빈틈없이 충진하였다.5 하늘에서 내려다 본 뷰. 지그재그 형태가 가장 잘 드러난다.6 2층까지 층고를 높이고 계단을 노출해 개방감이 느껴지는 거실. 주방 출입구와 이어지는 석재 데크는 활용도가 높다.부부는 층별로 독립된 공간, 거실과 주방의 분리, 야외 활동을 위한 데크, 외부로부터의 프라이버시 등을 요청했고, 그들의 요구사항을 정리한 건축가는 해법으로 유사 ‘ㄷ’자 형태의 매스를 제안하였다.호림건축사사무소의 김준희 소장은 “대지 형태는 직사각형이지만, 사선 방향으로 정남향을 받고 각 실의 독립과 연결을 고려했다”며 추후 이웃집들이 생길 것과 동네를 산책하는 사람들로부터의 프라이버시를 지키면서도 가족만의 외부 공간을 위한 아이디어로 지그재그 모양 평면이 나오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덕분에 1층 거실에서 데크 너머로 보이는 마당은 더 깊어 보이는 효과를 내면서도 이웃집 배면을 정면으로 보지 않게 된다.SECTION① 현관 ② 주방 ③ 식당 ④ 화장실 ⑤ 보일러실 ⑥ 거실 ⑦ 침실 ⑧ 드레스룸 ⑨ 데크 ⑩ 주차장 ⑪ 놀이방 ⑫ 세탁실 ⑬ 취미실 ⑭ 발코니PLAN1F – 108.17㎡2F – 83.23㎡7 오른쪽에는 신발장, 왼쪽에는 워크인 팬트리를 두어 짜임새 있게 구성한 현관8 1, 2층 각각의 큰 창을 통해 실내에는 빛이 쏟아지고, 유리 난간 덕분에 시야도 확장돼 항상 밝고 쾌적한 상태가 유지된다.카페 같은 주방을 원한 아내의 생각은 자연스레 분리된 주방과 식당으로 귀결되었다. 기능적으로는 손님이 와도 다른 식구들이 불편함 없이 거실을 쓸 수 있고, 데크를 중심으로 꺾인 배치라 두 공간 모두 외부와 유연하게 연계할 수 있는 구성이다.9 주방 주요 가전제품은 벽면에 매립하고 아일랜드에서부터 벽을 따라 수납공간을 마련했다.인테리어는 기본에 충실하되, 자연광으로 실내를 환하게 만드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 특히 집의 중심 공간인 거실의 경우, 데크를 통해 반사되는 간접채광과 2층에서 들어오는 빛이 언제나 밝은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10 간소하게 꾸민 침실11 박공면을 그대로 살린 아이의 놀이방. 아이 눈높이에 맞춰 만든 창은 거실과 소통하는 창 역할을 한다. 추후 목적에 따라 실을 분리할 수 있도록 에어컨, 전기 설비 등을 계획했다.이 집의 시공상 특이한 점은 지붕만 목구조를 적용한 하이브리드 구조를 채택했다는 것이다. 1층 콘크리트, 2층 목구조의 형식은 익히 알려져 있지만, 지붕만 하는 사례는 드문 터. 이에 하우스컬처 김호기 소장은 “경사 지붕이라 건식인 목구조가 유리하다 판단했고, 주어진 조건에서 단열, 방수, 시공성 등을 다각도로 검토했다”며 디테일을 강조했다.12,14 자칫 어두워질 수 있는 복도에도 고측창을 내고, 모두가 이동에 불편함이 없도록 계단폭을 1,200mm로 넉넉하게 설정했다.13 세탁실과 욕실을 한데 몰아 동선과 설비 문제를 간편하게 해결했다.아내가 첼로 연주를 시작하면 거실이 공연장이 될 때, 아이가 놀이방에서 거실을 내려다보며 손을 흔들 때,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문만 열면 바로 산책할 수 있을 때…. 이사 온 지 한 달 남짓인데도 벌써 일상의 변화를 실감한다는 가족의 두근두근 단독주택 라이프는 이제 시작이다.건축가 김준희, 호윤정 _ 호림건축사사무소김준희(좌)는 경기대학교 건축전문대학원 졸업 후 국내 유수의 건축사사무소에서 주거, 전시, 오피스, 문화·상업 시설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아우르는 실무를 쌓은 뒤, 2013년 호림건축사사무소를 공동개소했다. 호윤정(우)은 공공건축가이자 후진 양성, 기술 연구, 건축지 칼럼 게재 등 건축 설계뿐만 아니라 건축가의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는 데도 관심이 많으며 다수의 실무 경력을 토대로 주거 분야와 인테리어 설계에 강점을 발휘하고 있다. 대표작으로 세종 고운동 단독주택, 세종 도담동 단독주택, 대전 지족동 상가주택 등이 있다.044-998-6551 https://blog.naver.com/jlett취재_ 조성일 | 사진_ 변종석ⓒ 월간 전원속의 내집 / Vol.261 www.uujj.co.kr월간 <전원속의 내집> 의 기사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습니다. 무단전재, 복사, 배포는 저작권법에 위배되오니 자제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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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0
뚜벅이 부부의 협소주택
바닥면적 8.5평 남짓. 좁은 골목에 숨은 집은 작지만 결코 답답하지 않다. 수직으로 시원하게 열린 공간이 빛과 바람을 깊숙이 받아들인다.막다른 골목 안, 고개를 빼꼼 내민 3층 협소주택 ⓒ이한울1층에는 근린생활시설을 두어 게임 콘셉트 아티스트인 남편 김두찬 씨가 사무실로 쓰고 있다. 벽에 걸린 그림은 그가 직접 그린 것이다.집을 짓겠다고 마음먹은 김두찬, 한혜숙 씨 부부는 본격적으로 땅을 찾아 나섰다. 오랫동안 살아온 마포구를 떠나고 싶지 않았지만, 빠듯한 예산으로 서울 한복판에서 집 지을 땅을 찾는 건 쉽지 않았다. 거의 매일 퇴근 후 부지런히 부동산을 다녔고, 경매 매물도 주의 깊게 지켜봤다. 두 사람은 “새로 알아야 할 것도 많고 조건에 딱 맞는 대지를 만나기도 힘들었지만, 이 모든 준비 과정이 너무나 재밌었다”고 회상한다. 이때만 해도 얼마나 더 어마어마한 과제들이 기다리고 있을 줄 모르고.SECTION①사무실 ②홀 ③보일러실 ④수납 공간 ⑤거실 ⑥주방 ⑦침실 ⑧드레스룸 ⑨화장실 ⑩옥상 마당마침내 인연이 닿은 곳은 다세대주택이 밀집해있는 신공덕동 골목 안, 오래된 단층집이 있는 땅. 막다른 길 깊숙한 곳에 숨어 있어 지도를 보고도 찾기 어려웠다. 주변이 2~4층 건물로 둘러싸여 공사여건도 좋지 않았고, 과연 집을 지을 수나 있을까 싶었다. 그러나 무엇을 원하는지 분명하게 아는 것만큼 좋은 집짓기 재료도 없는 법. 특히나 포기해야 할 것이 많은 협소주택에선 더더욱 그렇다.주차장 없이 만든 주택의 외관. 저녁이면 골목을 환하게 밝힌다.현관은 사무실 출입구와 분리하여 안쪽에 배치했다.열정적인 부부는 대화하며 서로 원하는 집의 조건을 명확히 정리하고, 직영으로 공사를 진행할 만큼 협소주택 건축에 관한 공부도 열심히 했다. 설계를 맡은 가도건축사사무소 김성철 소장은 “부부가 그리는 집의 조건이 명확했기에 방향을 잡아 나가기 한결 수월했다”고 전한다.집짓기에 앞서 가장 큰 고민은 ‘주차장 없이 원하는 규모의 집을 짓는 것’이었다. 뚜벅이 생활이 익숙한 부부는 앞으로도 차를 구입할 계획이 전혀 없었다. 다음으로, 각자 다른 일을 하고 있더라도 같은 공간에 있는 유대감을 느낄 수 있었으면 했다. 작은 집이지만 사적 공간인 화장실을 각 층에 따로 두는 것도 중요했다.“거실과 주방을 중심으로 모든 층이 하나로 이어지는 흐름을 만들어내는 동시에, 인접 건물로부터 건축주 가족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고 원활한 채광과 환기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였습니다.”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면 복도를 따라 자작나무 합판으로 벽처럼 마감된 수납공간과 보일러실을 지나 2층으로 연결된다.1층에는 추후 임대를 고려해 독립된 창고와 화장실을 두었다. 가장 오른쪽 문을 통해 주거공간과도 바로 이어진다.2층 거실에서 바라본 계단실HOUSE PLAN대지위치▶ 서울시 마포구 |대지면적▶ 57.81㎡(17.49평) |건물규모▶ 지상 3층건축면적▶ 28.61㎡(8.65평) |연면적▶ 77.77㎡(23.53평)건폐율▶ 49.49% |용적률▶ 134.53% |최고높이▶ 11.5m구조▶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벽 : 철근콘크리트, 지붕 : 무근콘크리트단열재▶ 비드법단열재 2종3호 140mm외부마감재▶ 스터코플렉스, 벽돌 타일, 아연도 컬러강판담장재▶ 두라스택 큐블록창호재▶ 알루미늄 단열창호에너지원▶ 도시가스전기·기계▶ ㈜하이텍 엔지니어링설계▶ 가도건축사사무소 02-333-6836 www.gadoarchitecture.com시공▶ 건축주 직영총공사비▶ 1억8천만원(설계비 제외)계단참에서 바라본 거실 천장. 방 하나를 포기한 덕분에 작지만 결코 답답하지 않은 집이 되었다.대지에서 최대한 확보 가능한 건축면적으로 2개 층의 주거공간을 구성할 경우, 50㎡를 넘게 되어 법적으로 주차장을 반드시 설치해야 했다. 이는 넘치는 면적만큼 거실 천장을 오픈해, 면적에 포함되지 않는 열린 공간을 만들어 해결했다. 그렇지 않아도 주거 면적이 넉넉지 않은 상황인데, 방을 더 만들기보다 수직적으로 공간을 확장하기로 한 건 과감한 선택이었다.2017년 3월 첫 건축 미팅을 시작으로 2018년 10월, 드디어 완공된 주택이 모습을 드러냈다. 좁은 골목이라 공사차량이 들어올 수 있을까 걱정도 했지만, 이웃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집짓기를 마칠 수 있었다. 주택은 총 3개 층으로, 1층에는 근린생활시설 공간을 두어 게임 콘셉트 아티스트인 남편 두찬 씨가 사무실로 쓰고 있다. 독립된 출입구와 화장실, 창고를 두어 나중에 임대공간으로 활용하게 되더라도 2~3층 주거공간과 완전히 분리할 수 있도록 했다. 2층에는 주생활 공간인 거실과 주방이, 3층에는 작은 드레스룸이 딸린 침실이 자리한다. 어떻게 꾸밀지 행복한 고민이 한창인 옥상은 가족의 작은 마당이 되어줄 휴식처다.주방 옆 거실 벽면에는 책장을 가득 채웠다. 집주인의 취향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전시 공간이기도 하다.부부의 특별한 요청으로 층마다 둔 화장실. 각자 자신의 화장실을 정해 타일과 도기, 가구 등을 직접 고르고 꾸몄다.집 안을 유기적인 하나의 공간으로 이어주는 건 3층 천장까지 한눈에 들어오는 계단실과 높이 8m에 이르는 거실의 오픈 천장이다. 2층에서 옥상까지 연결된 계단을 오르내리다 보면 수직으로 열린 공간 너머로 집의 다양한 풍경을 만나게 된다.침실의 미서기 창을 열면 맞은편 창문 너머 바깥 조망이 담기고, 아래층에 있는 식구들과도 대화할 수 있다. 또 하나 인상적인 것은 창의 위치와 자작나무 합판으로 마감한 계단실 벽. 옆집의 외부계단과 대응한 위치에 계단실을 배치했는데, 외벽에 낸 창은 채광을 확보하고 계단실 벽이 두 집 모두의 사생활을 보호할 수 있도록 가려준다. 이 벽은 남쪽에서 강하게 들어오는 직사광선을 산란시켜 집 안에 부드러운 빛을 드리우는 역할도 한다고.PLAN①사무실 ②홀 ③보일러실 ④수납 공간 ⑤거실 ⑥주방 ⑦침실 ⑧드레스룸 ⑨화장실 ⑩옥상 마당Architecture's SAY /가도건축사사무소 김성철 소장한정된 예산 때문에 조금이라도 싼 땅을 찾다 보면 작고 불리한 조건일 수밖에 없다. 저렴한 금액에 땅을 사고 보니 막상 건축행위가 불가능하거나 생각했던 규모의 집을 지을 수 없는 경우도 적지 않다. 공사 차량이 진입할 수 없는 골목에 있다면 공법 선택에 제약이 생기거나 추가 비용이 만만치 않게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일들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 협소주택을 계획할 때는 꼭 토지 매입 전부터 건축 전문가와 상담하기를 권한다.시원하게 오픈한 거실 천장은 각 층을 하나로 묶어주는 매개체다. 3층 침실 창을 열면 맞은편 가로창 너머 풍경이 보이고 2층과도 바로 소통할 수 있다.INTERIOR SOURCE내부마감재▶ 벽 - 친환경 수성페인트, 자작나무 합판 / 바닥 - 동화 자연마루 강마루, 포세린 타일욕실 및 주방 타일▶ 을지로 인터바스 |수전 등 욕실기기▶ 대림바스주방가구▶ 이케아 |조명▶ 이케아, 비츠조명계단재·난간▶ 라디에타 파인 계단판 + 평철난간, 봉난간붙박이장·방문▶ 자작나무 합판 제작옥상 마당에 오르면 펼쳐지는 도심 풍경. 높은 빌딩과 오래된 주택가가 대비되는 모습이다. ⓒ이한울집을 설계하는 동안, 부부에게는 새로운 식구가 생겼다. 좌충우돌했지만, 내 집을 짓는 일만큼 즐겁고 설레는 일은 또 없을 것 같다는 두 사람. 선물처럼 태어난 아이와 함께, 가족은 빛과 바람이 구석구석 스미는 새 보금자리에서 한층 풍성해진 일상을 일구어간다.3층 침실 공간에는 콤팩트한 드레스룸을 두고, 꼭 필요한 가구만 간소하게 구성했다.계단실의 자작나무 합판 벽은 옆집의 시선이 주생활 공간에 닿지 않도록 차단해준다.취재 _조고은 |사진 _변종석ⓒ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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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6
광교 WELCOME HOUSE, 두 팔 벌려 환영하는 집
사람 챙기길 좋아하는 가족이 집을 지었다. 자연을 품은 듯 가만히 정원을 감싼 주택은 꼭 그들을 닮았다.오랫동안 로망으로만 품어온 단독주택 생활. 건축주 안병모 씨는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과장을 조금 보태어 안 가본 데 없이 땅을 찾으러 다녔다. 그만큼 입지를 중요하게 생각한 그가 비로소 선택한 곳은 광교신도시의 작은 공원을 마주한 땅. 남북으로 사다리꼴 형상의 대지는 북측으로는 진입로가, 남측으로는 도로보다 한 층 위 높이의 평지가 공원을 병풍 삼아 펼쳐진다.SECTION ①차고 ②기계실 ③창고 ④복도 ⑤취미실 ⑥현관 ⑦거실 ⑧욕실 ⑨게스트룸 ⑩서재 ⑪주방/식당 ⑫다용도실 ⑬침실 ⑭세탁실 ⑮ 드레스룸 16 가족실밖에서 잘 보이는 전면에 계단실을 두어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고자 했다. 최상층 창문 상부는 지붕과 경사를 나란히 주어 조형미를 살렸다. HOUSE PLAN대지위치 ▶ 경기도 수원시 대지면적 ▶ 333㎡100.73평) 건물규모 ▶ 지하 1층, 지상 3층 | 구성원 ▶ 4명(부부 + 자녀 2) 건축면적 ▶ 154.83㎡(46.84평) | 연면적 ▶ 403.64㎡(122평) 건폐율 ▶ 46.50% | 용적률 ▶ 75.75% 주차대수 ▶ 3대 | 최고높이 ▶ 12.2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철근콘크리트 단열재 ▶ 벽 - 비드법단열재 2종1호 110mm + T32 열반사단열재 + T20 공간 / 지붕 - 비드법단열재 2종1호 100+200(mm) + T13 열반사단열재 + T20 공간 외부마감재 ▶ 외벽 – 현무암 벽돌, 송판무늬 노출콘크리트, 박판세라믹 / 지붕 – 징크(JARDEN ZINC Ocean Blue) 담장재 ▶ 노출콘크리트 위 발수 코팅 | 창호재 ▶ 이건창호 T35 알루미늄 시스템창호(삼중양면로이유리) 에너지원 ▶ 개방형 지열시스템(옥수개발) | 조경석 ▶ 현무암 판석, 강원도 강돌 조경 ▶ ㈜다원특수조경 전기·기계 ▶ ㈜정명기술단 기술사사무소 | 설비 ▶ ㈜코담기술단 구조설계 ▶ 지우구조기술사사무소 시공 ▶ 건축주 직영공사 설계 ▶ 플라잉건축사사무소 02-6013-5063 www.flyingarch.co.kr시원스레 뻗은 1자형 계단과 복도의 모습. 현관에 들어서면 돌아가지 않고 거실과 주방, 2층으로 각각 바로 통하도록 동선을 계획했다. 신재생에너지 활용, 생태면적률 의무 적용 등 지켜야 할 지구단위계획 지침이 적지 않았지만, 그 모든 것들을 감수할 만큼 마음에 드는 곳이었다. 땅은 마치 운명과도 같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는 말이 병모 씨에게도 통한 걸까. 땅을 본 바로 그날, 그는 10년간의 여정에 마침표를 찍었다.POINT 1 - 개방형 지열시스템 신재생에너지 활용구역인 주택에 7.5RT 용량의 개방형 지열시스템을 설치해 온수·냉방·정원수 등에 활용한다. POINT 2 - 생태면적률 대지면적의 40% 이상을 생태적 기능 및 자연순환기능이 있는 토양 면적(생태면적)으로 채워야 했다.높은 층고의 거실. 등산로에서 보이는 남측 대신 마당을 향해 창을 크게 내었다. 가족과 손님 모두가 함께 쓰는 공간인 1층에는 이태리 수입 타일을 깔아 집에 적당한 긴장감과 무게감을 더했다. 설계는 플라잉건축사사무소 서경화 소장이 맡았다. 건축뿐만 아니라 이후의 생활까지 고려한 집에 대한 철학이 서로 통했다. 서 소장은 “대지 위치는 최상의 조건이었지만, 등산로에서 집이 보이는 부분과 손님이 자주 오는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대안을 제시해야 하는 고민이 있었다”며 이를 단서로 삼아 설계를 시작했다. 그 결과 외부의 시선이 바로 만나는 주택의 남측 전면부는 ‘열려있되 보이지 않는 공간, 혹은 봐도 무방한 공간’인 계단실이 배치되었다. 여기에 접객을 위해 거실과 주방을 양쪽으로 분리하면서 주택의 형상은 자연스레 두 팔을 벌려 환영하는 듯한 모양새가 되었다. 사람을 좋아해 늘 손님으로 가득한 이 집에 ‘Welcome House’라는 이름이 붙게 된 순간이다.1층은 가족과 손님이 함께 하는 공간을 콘셉트로 잡고, 2층은 오직 사적인 영역들로 채웠다. 지하층에는 넉넉한 주차장과 취미실을, 옥상 휴게공간에는 오직 가족만을 위한 전용 가족실을 두었다.주방은 넓은 상판의 아일랜드와 다이닝 테이블이 데크까지 이어지는데, 미닫이문을 단 다용도실에서는 냄새나는 음식을 조리할 수 있다. 3층 가족실에서 바라본 마당 전경. 비정형적인 잔디 정원 주위로는 왕마사를 깔고, 향나무, 매화나무, 구상나무, 장미 등을 심었다. 지하 주차장에 주차 후 외부 계단을 통해 현관으로 진입할 수도 있지만, 썬큰을 거쳐 건물 안으로 들어와 지하에서 지상으로 올라갈 수도 있다. 특히 이 집의 백미는 모든 메인 공간이 외부와 연결된 전이공간이 있다는 점이다. 마당과 다이닝룸을 자연스레 이어주는 데크, 외부 시선은 차단하면서 풍경은 오롯이 누리는 각방 발코니, 지하층임에도 충분한 채광과 환기를 보장하는 썬큰 등은 집 안팎을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장치다.INTERIOR SOURCE내부마감재 ▶ 벽 - LG하우시스 벽지(방), 안티스터코 및 벤자민무어 친환경 도장(거실, 주방) / 바닥 – 인도네시아 수입 원목마루(방) 상아타일(거실, 주방) 욕실 및 주방 타일 ▶ 상아타일(이태리 수입 타일 RUNA _ GRIGIO/SCURO, RUNA _ NERO,NOON-03)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INUS 주방 가구 ▶ 엔뉴(맞춤가구) 조명 ▶ 비츠조명 제작(볼 타입, 샹들리에), Litework | 계단재·난간 ▶ 멀바우 + 평철난간 현관문 ▶ 이건창호 현관문 | 방문 ▶ 제작 붙박이장 ▶ 한샘 데크재 ▶ 이페 22mm 천연 데크재계단의 디딤판과 높이 부분의 배색, 창호 공틀과 흰 벽체의 대비가 산뜻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1층 거실과는 또 다른 느낌의 3층 가족실 PLAN ①차고 ②기계실 ③창고 ④복도 ⑤취미실 ⑥현관 ⑦거실 ⑧욕실 ⑨게스트룸 ⑩서재 ⑪주방/식당 ⑫다용도실 ⑬침실 ⑭세탁실 ⑮ 드레스룸 16 가족실현무암 벽돌과 적삼목 패널, 노출콘크리트 등이 적절히 배치된 주택의 북측 입면 한편, 집의 외장재는 건축주의 요청으로 자연재료인 현무암 벽돌을 적용했다. 자칫 지나치게 웅장한 느낌이 들지 않도록 박판 세라믹 패널과 적삼목을 포인트로 삼고, 지붕은 오션블루 색상의 징크를 택했다. 무엇보다 최상층에 해당하는 가족실에서 1층 거실까지 서서히 낮아지는 매스가 무게 균형을 잡아준다. 집에서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 네 식구 모두 다를 만큼 현재가 만족스럽다는 가족. 더 많은 이에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드나드는 손님들의 발길로 새집 문턱이 머지않아 닳을 기세다.취재_조성일 | 사진_이재상ⓒ 월간 전원속의 내집 /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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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05
군자동 임대주택 '밭은집'
도시의 주거공간은 자본이 만들고 변화시킨다. 1인가구의 증가와 소규모 임대주택에 대한 수요가 맞물리면서 오래되고 낡은 집들이 헐리고 신축빌라, 원룸주택 등의 형태로 모습을 바꿔간다. 화양사거리 인근 낡고 오래된 주거지도 예외는 아니다. 주변에는 대학가가 위치하며 1인가구 수요를 겨냥한 원룸주택이 들어서고 수익을 높이려는 지주들의 욕망은 커져간다. 그 욕망 만큼 원룸이나 투룸 주택은 많아지겠지만 늘어나는 집들 만큼이나 거주하는 사람들의 모습과 주거형태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구성 편집부 사진 디스틴토 양승훈 작가모여사는 풍경이 있는 집을 꿈꾸다설계의뢰를 받고 처음 땅을 찾았을 때 조만간 헐릴 것으로 보이는 주택이 나란히 붙어 있었다. 하나둘 주변 주택들은 좁은 도로를 사이에 두고 원룸주택이 들어서고 공사가 한창인 곳도 보인다. 막다른 도로와 모서리에 접한 대지는 차량접근이 쉽지 않으며 도로 폭을 확보하기 위해 건축선을 후퇴해야하는 조건도 달려있다. 대지의 모양도 좁고 비정형이어서 효율적인 건축면적을 찾아야 했다. ‘밭은집’은 다닥다닥 집들이 붙어 있고 이웃집과도 시선이 교차하는 우리네 도시 풍경이 담겨져 있다.아파트, 오피스텔, 연립,다세대, 다가구주택은 일상 우리의 도시 속 풍경을 이룬다. 여기에 도시형생활주택이라고하여 한 층을 더 쌓을 수 있게 만든 집까지 모여 사는 풍경은 우리에게 자연스럽다.유치원 버스에 아이를 태워 보내는 엄마들의 웃음 가득한 아침거리, 아직 남아있는 아이들, 집에 들어가기 싫은 아이를 달래며 엄마와 실갱이하는 놀이터, 남녀노소, 강아지까지 나와 산책하며 운동을 즐기는 공원의 풍경은 아파트단지에서 보기 쉽다.이런 모여사는 삶의 모습을 발견할 수도 있지만 현실의 다세대·다가구촌 삶의 모습이 드라마 속 낭만처럼 비춰지지 않고 아파트를 동경하는 마음으로 남아있는 이유에서 작은 필지단위로 짓는 다세대·다가구주택의 한계를 인정하게 된다. 모여산다는 것이 도시의 삶이라고 말할수 있고 자신의 경제적인 상황이나 물리적인 환경 등이 모여살 수밖에 없다면 거주자나 임차인이 만족할 수 있는 다세대·다가구주택이 지금보다는 많아져야겠다.집을 임대 단위로 쪼개지 말자대지가 갖고 있는 가능성을 용적률이 얼마고 투룸이나 원룸을 몇 개나 넣을 수 있는 정도로 판단할 수 없었다. 건축주와 협의하는 과정에서도 가구 수를 먼저 확정하거나 방갯수를 논의하지 않았다.바꿔 생각해보면 임차인 마음에도 들 수 있어야 하겠다. 주변의 집들이 수요자보다는 공급자 위주로 지어지는 모습을 볼 때면 많이 실망한다. 똑같은 크기 단위의 주택이 적층되는 방식으로 아파트가 있는데 단위주택의 조건을 균질하게하려다보니 배치나 단지계획에 중점을 둔다. 단지가 아닌 이상 소규모 필지단위에서는 집이 적층되는 순간 아랫집· 위집의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주변의 다세대·다가구 주택들이 아파트를 동경하는 마음정도로는 임차인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없다. 스스로 내가 서있는 곳임을 보여줄 수 있는 집이어야만 임차인에게도 거주자에게도 만족스런 집이겠다고 생각했다.HOUSE PLAN대지위치 : 서울특별시 광진구 군자동 | 대지면적 : 288.00㎡ | 용 도 : 도시형생활주택 중 단지형다세대(9세대), 근린생활시설 | 건축면적 : 143.83 M2 | 건폐율 : 49.94 % | 연면적 : 800.17 M2 | 용적률 : 227.83 % | 규모 : 지하1층, 지상6층 | 구조 : 철근콘크리트 구조외부마감 : STO, 노출미장 | 창호 : 3중유리 PVC 시스템 창호 | 바닥마감 : 강마루 | 건축주 : 김형대설계 : 투닷건축사사무소 조병규(소장), 모승민(소장), 백성암(이사) | 시공사 : 마루디자인건설 황도순(대표)잠만 자는 집을 만들지 말자출퇴근이 있는 직장인들에게는 부러운 일이지만 건축주는 지하 1층에 본인의 사무실을 들이기로 결정하고 자신은 6층과 다락에서 거주하며 출퇴근 없이 아이를 돌볼 수 있는 삶을 그렸다. 그렇게 사무실과 집을 제하고 나머지는 임대주택과 공유공간인 식당과 헬스장, 카페로 남겨두었다. 다시 임대주택은 가까운 지인들을 위한 살림공간과 학생들을 위한 쉐어하우스로 나누었다. 이처럼 주거공간과 상업공간, 일하는공간과 여가있는 공간이 모여사는 집합체를 이룬다.(위에서부터 순서대로) 지하 1층 - 작업실과 썬큰, 체련단련장 / 지상 1층 - 근린생활시설, 휴게공간 / 지상 2~3층 - 쉐어하우스 / 지상 4층 - 임대 세대 / 지상 5층 - 임대 세대 / 지상 6층 - 주인세대도시에서 모여사는 집들이 필연적으로 가까울 수밖에 없다. 밭은집은 적과의 동침같은 서먹함을 조금이나마 들지않도록 차면시설을 설치하지 않았다. 인접대지에서 2미터 이내에 설치하는 창문을 통해 이웃집의 내부가 보일수 없게 차폐시설을 설치하도록 건축법에서 규정하고 있는데 밭은집은 창의 위치와 발코니의 형태를 달리하여 경직될 수 있었던 건물의 외부형태에 변화를 주었다. 보통의 다세대·다가구주택이 1층을 필로티로 구성하여 주택의 출입구를 배치하지만 골목에서 내 집으로 바로 들어갈 수 있어 더욱 친근감을 줄수 있겠다. 지나는 행인들이 한번쯤 이집을 쳐다보게 하고 싶었다. < 글_ TOTDOT건축사사무소 >TOTDOT건축사사무소건축가 조병규, 모승민, 백성암으로 구성된 TODOT의 지향점은 전략적 직관을 통해 통찰과 창의가 발휘되는 건축이다. 2014년에 시작하여 봉구네, 자경채, 삼남매집, 중정삼대, 바라봄, 밭은집, 고독한집 등의 단독, 소형공동주택 등을 작업하였다. http://blog.naver.com/ftw18※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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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11
달빛이 노니는 곳, 월산리 주택
깊은 산속 옹달샘 옆, 이 땅에 오래전부터 존재했던 것 같은 집. 가장 단순한 형태의 담백한 쉘터(Shelter)를 만들고자 한 부부의 바람이 녹아들었다.정원에서 바라본 주택 전경. 건강상의 이유로 양평에 내려오게 된 부부를 위해 목구조를 택하고, 내부는 천연재료를 적용했다. 그 집에 서류를 두고 온 걸 알고 다시 차를 돌렸다. 깊은 숲속, 여느 곳보다 일찍 찾아온 어둠과 이슬 젖은 흙내음이 집을 감싸고 있었다. 불 켜진 창, 노란 불빛 아래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부부는 그지없이 평온해 보였다. 이들의 소박한 꿈이 깃든 터전. 달빛이 차고 기울고 다시 차오르며 노니는 곳, 바로 ‘월산리’다.ELEVATION & SECTION ①현관 ③거실 ⑪안마당 ⑬정원 ⑮서재 어둠이 내려앉은 시간, 견고한 쉘터에 불빛이 켜지고, 정원으로 열린 창 너머로 저녁 풍경이 펼쳐진다.자연 풍경 속에 녹아든 두 개의 단순한 쉘터 이 작은 골짜기는 신기하게 작고 진한 것들이 응축되어있다. 산에서 내려오는 경사는 약간의 평지를 마련해놓고 다시 아래를 향해 비스듬히 흘러간다. 자칫 잘못하면 에너지가 속절없이 저 너머로 흘러버리고 마는 약간의 긴장감이 있는데, 그 긴장감을 해소해주는 것이 바로 부부의 ‘비밀 정원’이다. 그들이 정성스럽게 가꾼 소박한 정원의 밝고 환한 생명력이 땅의 중심을 잡아주고 에너지를 모은다.낭만적인 풍경의 이 땅은 집의 울타리가 되는 개울을 건너와야 비로소 그 안에 들어올 수 있다. 그리고 건강하게 숨 쉬고 있는 작은 자연 연못과 마주할 수 있다.건물은 주인이자 주인이 아니다. 원형질의 가장 단순한 형태로 기능을 담고자 했다. 원초적인 삼각 지붕의 집 두 개가 나란히 붙어 있는 것. 단순한 두 개의 볼륨이 그 원초성이 주는 아우라로 땅에 단단히 서 있다.다리를 건너자마자 만나는 입구 측 모습. 외부로부터 시선을 보호하기 위해 창을 최소화했다. 해 질 녘 정원과 작은 쉘터 HOUSE PLAN대지위치 ▶ 경기도 양평군 대지면적 ▶ 698m2(211.14평) 건물규모 ▶ 지상 2층 거주인원 2명(부부) 건축면적 ▶ 134.75m2(40.76평) | 연면적 ▶ 198.91m2(60.17평) 건폐율 ▶ 19.31% | 용적률 ▶ 28.50% 주차대수 ▶ 1대 최고높이 ▶ 7.6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벽 : 경량목구조 2×6 구조목, 지붕 : 2×10 구조목 단열재 ▶ 그라스울 24K | 외부마감재 ▶ 외벽 – 천연슬레이트, 스터코 / 지붕 – 천연슬레이트 창호재 ▶ 공간 알루미늄 시스템창호(에너지등급 2등급) 철물하드웨어 ▶ 심슨스트롱타이 시공 ▶ 윤형근 설계 ▶ 씨엘건축사사무소(김길령)벽과 지붕을 동일한 재료로 선정하여 쉘터의 성격을 더욱 부여했다. 은색의 천연슬레이트는 날씨에 따라 다르게 변하는 마감재로, 외관의 단순한 형태를 구현하는 데 적합했다. 개울을 건너 들어오면 먼저 외부로부터 듬직하고 담담한 이미지를 주는 큰 매스를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건물을 살짝 돌아 땅 안쪽에 정원으로 열린 작은 매스가 있다. 이곳을 베이스캠프로 부부는 정원 일을 하고 밥을 짓고 식사를 하고 그림을 그린다. 때로는 햇빛을, 때로는 그늘을 찾아 자연과 쉘터(Shelter) 사이를 오가다 보면 어느새 어둠이 찾아올 것이다. 그 어둠이 좀 더 짙어지면 부부는 견고하고 아늑한 큰 매스로 가 휴식을 취하게 된다.두 매스는 각각의 기능을 달리한다. 바깥쪽의 큰 것은 창문을 최소화하며 주로 프라이빗한 기능을 담아 거실, 서재, 침실 등을 두었다.주방과 식당이 있는 작은 쉘터는 오픈형 평면이라 목조로 구현하기 어려운 형태였지만, 일부 중목 소재를 반영하여 목구조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다.거실에서 본 식당. 내부 재료는 벽돌, 목재, 규조토 등을 사용하여 전체적으로 따뜻하고 원초적인 질감이 있는 분위기를 연출하고자 했다. 안쪽의 작은 것은 자연에 활짝 열린 카페 같은 분위기의 주방과 식당 공간을 연출하였는데, 이는 설계 초기부터 건축주의 요구사항이기도 하였다.1층은 두 개의 바닥 레벨로 구성되었다. 바깥쪽과 안쪽의 공간의 깊이감과 실제 대지 레벨을 고려한 것으로, 거실에서 계단을 두 단 올라가면 식당과 손님방이 나오게 된다. 식당은 정원과 안마당으로 활짝 열려있으며 손님방은 뒷마당과 연못으로 열려있다. 특히 연못 쪽은 동향이라 여름철 햇볕이 가려지고 시원한 바람이 머물러 사용 빈도가 높다. 부출입구와 주방을 가까이 배치해 편의성을 주었다. 마당은 여유 있게 걸터앉아 즐길 수 있도록 캐노피와 툇마루를 놓고 붉은 벽돌로 따뜻한 자리를 만들어 주고자 했다.위층으로 오르는 계단은 우주선에 탑승하는 기분으로 좁고 길게 정중앙에 배치했는데, 2층 전체가 하나의 순환형 평면으로 막힘없이 흐른다.하늘을 향해 열린 고창으로 밝고 환한 복도가 완성되었다.흰색 벽과 벽돌로 구성된 계단실서재와 복도를 사이에 둔 침실의 일부침실INTERIOR SOURCE내부마감재 ▶ 벽 – 규조토 페인트 / 바닥 – 구정마루 욕실 및 주방 타일 ▶ 윤현상재 수전 등 욕실기기 ▶ 대림산업 | 주방 가구 ▶ 공간싱크 조명 ▶ 모던라이팅 | 계단재·난간 ▶ 티크 집성목 + 철제 난간 현관문 ▶ 엘더도어 | 중문 ▶ 현장 제작(갈바 위 도장 + 무늬 유리) 데크재 ▶ 방킬라이2층 욕실은 경사 천장과 큰 창으로 자연채광과 조망을 적극 끌어들여 밝고 쾌적한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PLAN ①현관 ②포치 ③거실 ④침실 ⑤욕실 ⑥보일러실 ⑦주방 ⑧식당 ⑨다용도실 ⑩툇마루 ⑪안마당 ⑫뒷마당 ⑬정원 ⑭연못 ⑮서재 ⑯발코니침실은 정온한 분위기로 연못과 그 뒤 숲의 풍경을 담아내고, 서재는 긴 고창을 두어 창턱에 걸터앉아 저 멀리 호숫가를 바라볼 수 있도록 하였다. 2층 중앙의 욕실은 양쪽의 복도에서 출입이 가능한 독특한 구조로, ‘집 속의 집’ 같은 콘셉트로 계획하였다.“하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을 서로에게 해주고자 큰맘 먹고 새집을 짓게 되었어요. 정말 잘 지어졌으면 좋겠어요. 애들 아빠, 장남의 무거운 짐을 지고 열심히 살았거든요. 이 집이 남편에게 상이 되었으면 좋겠어요.”연못 쪽으로 열린 1층 손님방과 2층 부부 침실. 각 실 앞에는 툇마루와 발코니를 두었다. 또한, 일반적인 지붕의 처마 형태가 아닌 깊은 포치를 만들어 사용의 편리함을 높였다. 지난 작업일지를 보니 설계 초기 건축주로부터 받은 문자를 적어둔 게 있다. 나는 월산리라는 땅의 매력으로, 건축주는 저 고운 마음으로 이 프로젝트가 시작되었구나 싶다. 이곳이 부부와 그들의 정원과 월산리의 달님에게 평온한 쉘터가 되어주기를 바라본다.건축가_ 김길령 [씨엘건축사사무소]서울시립대학교 건축도시조경학부 졸업하고 런던 AA school, 생태건축아카데미, 캐나다 우드유니버시티 목구조전문과정을 수료했다. 무회건축연구소, 201건축사사무소 등에서 실무를 쌓은 후 씨엘건축사사무소(Creative Lab)를 개소했다. 대구 벽돌집, 남양주 협소주택 등을 설계했으며 경기도건축상을 수상했다. 옛것과 새것, 다양한 주거형식, 건축의 공공성에 관심이 깊다. 서촌 한옥사무실과 현장을 오가며 열심히 작업하고 있다. 02-737-8605|www.clarchitects.kr취재 _ 김연정 | 사진 _ 노경ⓒ 월간 전원속의 내집 / www.uujj.co.kr<p dmcf-ptype="general" d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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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03
산과 계곡에 둘러싸인 박공지붕 이층집 _ 포르투칼 Casa Fonte Boa
조용한 시골마을, 하얀 집 한 채가 서있다. 초록의 올리브 나무 사이에서 그 존재감을 각인시키며 하염없이 바라보게 하는 그런 집.올리브 나무와 어우러진 하얀 주택의 외관서측에서 바라본 모습. 주차공간과 연결된 긴 계단이 주출입구 앞에 위치한다.주택은 포르투갈의 중부에 위치한 폰테 보아(Fonte Boa)의 시골 땅에 지어졌다. 포도밭과 올리브 과수원이 있는 작은 대지로, 아름다운 산과 계곡이 주위를 둘러싸고 있다. 한때 이곳은 고대 로마시대(BC 4세기경)의 별장이 있었던 장소로, 지금은 주로 아담한 식물과 올리브 나무들로 풍경을 이룬다.주변 나무숲과 계곡의 전망을 활용하기 위해 서측 가장자리에 건물을 놓았다. 덕분에 주도로로부터 가족의 사생활이 보호되고, 채광에 유리한 위치를 확보할 수 있었다. 특히, 기존의 비탈면과 주변 모든 나무들을 그대로 유지 및 보존해야 했으므로, 지형에 큰 변화를 주지 않을 위치를 선택하여 집을 세웠다.주변 자연 환경을 그대로 유지하여 건물과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 / 지면보다 낮은 개방형 차고 콘크리트 외벽의 지하층에는 와인저장고를 두었다.SECTION주변 풍광이 거실 안으로 들어온 듯한 큰 창이 인상적이다.목재로 마감한 내부. 계단 칸칸에 모두 수납공간을 두어 다양한 물건들을 넣어 둘 수 있도록 배려했다. 블랙 컬러의 난로는 공간 내 포인트가 되어준다.전통적인 포르투갈의 단독주택 유형을 재해석한 이 집은, 징크로 마감한 경사지붕을 가진 두 개 층의 직사각형으로 이루어져 있다. 콘크리트 구조의 지하층에는 소규모의 와인저장고를 두고 경사면으로부터 분리한 것이 특징이다.도로에서 주택으로의 진입은 대지의 남측 경계에 쌓은 돌담의 개구부를 통해 이뤄진다. 지면보다 낮은 개방형 차고는 콘크리트 벽으로 에워싸인 반지하 구조로 설계되었고, 이곳에는 세탁실과 주거공간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놓였다.방풍문이 설치된 집의 입구까지는 플랫폼(Platform) 방식의 긴 계단으로 연결되어 있다. 계단과 부속 공간들로 채워진 두 개 층은 모두 세 부분으로 구성되며 1층에는 주방과 식당, 거실이, 2층에는 분리된 두 침실과 작업실을 배치했다.거실 옆으로 배치된 아담한 크기의 주방 / 현관에 선반을 두어 필요한 물건을 걸어둘 수 있도록 했다. 2층 복도공간HOUSE PLAN대지위치 : Fonte Boa, Fartosa, Penela, Portugal | 건축규모 : 지하 1층, 지상 2층연면적 : 180㎡(54.45평) | 엔지니어 : Paulo Maranha, Paulo Sampaio, Luíis Ribeiro(ECA Projectos)설계담당 : Joana Figueiredo, Catarina Fortuna, Filipe Catarino | 설계 : João Mendes Ribeiro joaomendesribeiro@mail.telepac.pt외관을 닮은 2층 방. 실에 맞춰 제작된 가구 덕분에 공간이 더욱 깔끔해 보인다.멀리서도 눈에 띄는 박공지붕 이층집두 층 사이의 소통은 집의 세로 방향으로 놓인 수납장 겸 계단실을 통해 이루어진다. 또한 내부의 모든 공간은 다양한 방식으로 주변 풍경과 연계되도록 만드는 큰 개구부나 작은 창을 통해, 외부와 특정한 유대관계를 가진다.건축가_João Mendes Ribeiro포르투갈 코임브라(Coimbra) 출신의 João Mendes Ribeiro는 포르투 대학교에서 건축을 전공했다. 이후 코임브라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1991년부터 이곳에서 건축디자인을 가르치고 있다. 그동안 여러 설계 작품이 세계 각국의 출판물을 통해 소개되었고, 각종 건축상 수상을 비롯해, 베니스 비엔날레 포르투갈 대표로 참석하는 등 다양한 업적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취재_김연정| 사진_José Camposⓒ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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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29
은퇴 후 새 삶을 위해 지은 1억원대 단층집
도시를 벗어나 시골에서 살 수 있을까? 편리한 환경을 뒤로한 채 익숙하지 않은 낯선 곳에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전과는 확실히 달라진 일상들. 고민 끝에 내린 도전이었지만 결론은 행복한, 도시 아닌 삶의 대안을 시골행으로 이룬 세 가족의 이야기를 들어본다.아내와 텃밭을 가꾸며 전원을 즐기는 것이 이제는 직업이라 할 만큼 익숙하고 좋아진 시골 생활. 고민한 시간이 아까울 정도로 부부는 매일 행복한 일상을 누린다. 반려견 낭낭이와 함께.대지에서 바라본 마을은 스위스 그린델발트의 풍경을 그대로 닮아 있었다. 따라서 모든 거주 공간에서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할 수 있길 원한 부부의 바람대로 집을 배치하고, 여름에도 얼음이 어는 밀양 얼음골의 동네임을 고려해 더욱 단열에 만전을 기했다.“공기 좋고 물 맑은 곳에 가서 멋진 풍광을 바라보며 살고 싶어요.”정년퇴직을 앞둔 이들이 자주 하는 말이지만, 사실 이를 현실로 옮기기는 쉽지 않다. 막상 도전하려 하면 준비해야 할 것도, 포기해야 할 것도 많은 것이 시골에서의 생활이기 때문이다. 한봉환, 박영미 씨 부부 또한 도심에서 상가주택을 지어 살다 연고도 없는 이곳에 들어오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우연히 근처에 왔다 ‘영남 알프스’라 불리는 동네다운 멋진 산세 풍경에 심취해버렸고, 마침 남편이 은퇴도 앞두고 있던 터라 여기에 집 짓고 새 삶을 시작하면 좋겠단 마음이 들었어요. 그리곤 덜컥 땅부터 샀죠.”천생 도시인인 부모님이 그곳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 걱정이 컸던 자녀들은 이주 자체를 반대하며 말려보기도 했지만, 부부의 완강한 결심을 꺾을 순 없었다. 이후 시골행을 위한 두 사람의 본격적인 채비가 시작되었다. 먼저 감각적인 아내가 나서 집을 함께 그려줄 설계자로 ‘밈스페이스’를 택했다.“VR을 통해 시뮬레이션 된 가상의 공간을 직접 걷고 앉는 등 실제 집에 들어온 듯한 공간감을 느껴볼 수 있게 해준 점이 인상 깊었어요. 서로 소통하며 내외부 마감재 및 조명과 가구 배치까지 설계 단계에서 모든 제품을 확정한 덕분에 시공과정에서의 이견이나 추가 비용 없이 완공할 수 있었고요.”현관 쪽 모습. 중문에는 그린 컬러를 더해 포인트를 주었다.하나의 단층 건물이지만, 2개의 매스를 붙이고 외장의 색을 분리하여 규모에 비해 다양하고 커 보이는 느낌이다. 집은 ‘ㄱ’자로 배치하고, 그 중간에는 주방과 바로 연결되는 야외 데크를 두어 동선의 낭비를 줄였다.집 앞으로 펼쳐지는 그림 같은 풍경거실, 주방, 방, 다락 등 주요 실을 모두 전면에 놓아 멋진 경관을 차경(借景)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전면의 풍광을 담고 싶다는 부부의 요청과 연령대를 고려하여 집은 ‘ㄱ’자 형의 단층집으로 계획되었다. 관리의 편의를 위해 면적은 30평 미만으로 정하고, 불필요한 공간 없이 실용성에 중점을 두어 가족이 모두 모이더라도 답답함이 느껴지지 않게 배려했다.특히 기존에 가지고 있던 가구와 그릇, 조명이 새집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내부는 안과 밖이 그저 배경이 될 수 있게 모던하면서도 깔끔하게 정돈했다. 높은 천장고와 화이트 컬러의 마감은 공간의 확장성을 더하고, 어두운 톤의 바닥재는 집 안 분위기를 차분하게 잡아준다.대지는 이미 토목공사가 다 되어있는 상태라 시공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외벽은 스터코플렉스의 색상을 구분하여 사용하고, 입구 쪽 면은 청고파벽돌로 마감하여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른 느낌이 들도록 했다.PLAN1F – 96.27㎡ ATTIC – 15.91㎡ / ① 현관 ② 거실 ③ 주방 ④ 안방 ⑤ 다용도실 ⑥ 욕실 ⑦ 방 ⑧ 주차장 ⑨ 다락HOUSE PLAN대지위치 ▶ 경상남도 밀양시 대지면적 ▶533㎡(161.23평) | 건물규모 ▶ 지상 1층 + 다락 | 거주인원 ▶ 2명(부부+반려견) 건축면적 ▶ 96.27㎡(29.12평) | 연면적 ▶ 96.27㎡(29.12평) 건폐율 ▶ 18.06% | 용적률 ▶ 18.06% 주차대수 ▶ 1대 | 최고높이 ▶ 5.8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경량목구조 2×6 구조목 + S.P.F 구조목(벽), 2×10 구조목(지붕) 단열재 ▶ 그라스울 외부마감재 ▶ 벽 – 스터코플렉스, 청고파벽돌 / 지붕 – 컬러강판 담장재 ▶ 단조난간 창호재 ▶ KCC 이지스 47㎜ PVC 삼중창호(외부 랩핑) 에너지원 ▶ LPG 조경석 ▶ 현무암 디딤석 내부마감재 ▶ 벽 – 대우 벽지 / 바닥 – 예림강마루 욕실 및 주방 타일 ▶ 8WATT, 계림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몬세라믹, 8WATT 주방 가구·붙박이장 ▶ 제작 가구 | 조명 ▶ 노르딕네스트, 비츠조명 계단재·난간 ▶ 멀바우 + 목재 난간 현관문▶ 코렐 단열 도어 중문 ▶ 영림도어(비대칭 여닫이 + 필름지 부착 + 망입유리 + 도무스 손잡이) 방문 ▶ 경신창호산업 + 필름지 부착 + 도무스 손잡이 데크재 ▶ 합성목재 구조설계(내진) ▶ 태건엘티디 김일동 시공 ▶ 건축주 직영 설계 ▶ 밈스페이스(MEMESPACE) 010-7490-1180 www.memespace.co.kr 총공사비 ▶ 1억8천만원(설계비, 조경, 토목공사 제외)단정하게 꾸민 내부. 문손잡이를 포함해 경첩, 조명, 수전 등 액세서리를 블랙 컬러로 맞추어 공간마다 통일감을 주었다.전면창으로 환한 빛이 드는 거실. 층고를 높이고 경사 지붕의 천장 기울기를 그대로 사용하여 실제 평수보다 더욱 넓어 보이도록 했다.SECTION① 현관 ② 거실 ③ 주방 ④ 안방 ⑤ 다용도실 ⑥ 욕실 ⑦ 방 ⑧ 주차장 ⑨ 다락자주 사용하지 않는 다락 계단은 거실이 아닌 다용도실 쪽에 배치해 내부 공간을 방해하는 요소를 줄였다. 이는 겨울철 다락으로 올라가는 열도 잡을 수 있었다.주방에는 상부장 대신 오픈 선반을 두어 아내의 애착 접시와 그릇 등을 디스플레이하였다. 바닥은 포세린 타일을 사용하여 싱크대 아래 튀는 물기로 인한 미끄럼을 방지했다.곳곳의 창으로 자연을 들인 방다락에서 본 계단실“차를 타고 조금만 나가도 편의시설을 누릴 수 있고, 필요한 물건은 배송받을 수 있으니 시골로 왔다고 해서 딱히 불편함은 없는 것 같아요. 오히려 이곳에 와 우리 부부가 얻은 게 더 많죠.”집은 완공되었을 때 완성된 것이 아니라 집주인이 살아가며 완성해 나가는 것이라는 설계자의 말처럼, 나날이 전해오는 부부의 즐거운 일상은 앞으로 이곳에 쌓일 또 다른 이야기를 기대하게 한다.취재 _ 김연정 사진 _ 변종석ⓒ 월간 전원속의 내집 / Vol.256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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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09
외관의 결정체 '옹벽' 디자인
꽃을 기다리는 설렘을 주고 지친 마음을 달래며 수확의 기쁨을 주는 정원. 주택에 살며 경험할 수 있는 정원에 관한 다양한 이슈를 꼽아 정리하고 간단한 팁을 공유한다. 그 세 번째 주제는 ‘옹벽’이다.단독주택을 지을 때 평탄하고 반듯한 땅이 아닌 이상, 땅의 모양과 레벨 차에 따라 흙을 돋우거나 깎아 내는 토목 공사가 필수이다. 필지가 조각나있는 도심지의 경우, 땅을 합쳐 부지를 넓히기 위해 토목공사가 필요하며, 택지개발을 통해 단독주택단지를 조성하더라도 산이 많은 우리나라의 지형적 특성상 토목 옹벽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이렇게 지형 극복이라는 토목적 기능에 충실하기만 한 옹벽에 조금만 생각을 확장하여 디자인적 요소를 더하면 옹벽도 조경적으로 훌륭한 디자인이 되며, 정원에서 입체적인 오브제 역할도 할 수 있다. 집에 진입하면서 가장 먼저 보이는 옹벽, 정원의 외관을 결정짓는 옹벽을 어떻게 디자인적으로 풀었는지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이야기해보도록 한다.조경용 옹벽 블록첫 번째로 가장 쉽게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은 조경용 옹벽 블록 자재를 사용하여 시공하는 것이다. 조경용 블록은 기능적으로도 훌륭한 보강토 옹벽 블록이며, 시공 또한 간편하여 토목 옹벽 뿐 아니라 조경용 옹벽, 화단에까지 자유자재로 활용 가능하다. 이러한 옹벽 자재를 활용하면 단조롭지 않고 자연적인 색감과 질감, 패턴을 적용할 수 있어 정원과 한 톤으로 어우러지며 전체적으로 고급스러운 정원으로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한다.위 사례에서는 조경용 블록으로 옹벽을 만들어 단차를 극복하고 그 앞에 다른 질감의 블록을 사용하여 화단을 디자인해 통일감 있으면서도 단조롭지 않게 옹벽을 조성하였다. 그와 어우러지는 식재와 화분 등의 오브제 배치로 집의 전면부가 자연적이면서도 세련돼 보인다.주차장과 메인 정원 공간의 레벨 차이를 조경용 옹벽 블록으로 풀어내 테라스 화단으로 조성한 것이다. 소나무와 배롱나무를 배치하고 소나무 하부에는 눈향나무가 블록 화단을 감싸는 모양으로 자리잡았다. 디자인과 자재의 선택, 그리고 식재가 더해져 입체적인 옹벽을 완성하였다. 집의 분위기에 따라서 블록의 색감을 선택해 적용 가능하며, 자연적 소재인 나무와 조화로워 보이는 것이 조경용 옹벽 블록의 최대 장점이다.옹벽 디자인대지의 상태에 따라 옹벽의 높이도 정해진다. 옹벽은 수직적이기 때문에 사람이 정원에 서서 앞을 바라볼 때 가장 먼저 보이게 된다. 따라서 주택의 전체적인 외관 이미지를 결정짓기도 한다.높은 옹벽이 있는 집일수록 정원 디자인을 할 때 제약을 많이 받는다. 덩치 큰 회색의 옹벽이 우뚝 서 있게 되면, 아무리 정원을 아름답게 꾸미고 수형이 좋은 나무를 식재하더라도 일반적인 토목 옹벽은 정원의 가치를 떨어트린다. 그러나 옹벽 자체를 디자인하여 정원을 조성한다면 그 옹벽 또한 정원의 주요 오브제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마감재의 선택과 패턴, 조명과 같은 시설물의 부착, 그리고 그와 어우러지는 식물의 배치 등 디자인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옹벽의 변신은 무궁무진하다.사례 1사례2[사례 1]과 [사례 2]를 보면 토목 옹벽을 활용하여 화단을 만들고 단 차이로 변화를 준 것을 알 수 있다. 이 옹벽은 가벽으로 연결되며 시선의 끝에 창을 만들어 답답해 보이지 않고 하나의 디자인적 요소가 된다. 집의 입면과 정원의 바닥 소재와 어우러지는 마감재를 선택하고, 두겁재 또한 깔끔하게 마감하였다. 포인트가 될 수 있도록 수직적인 판을 부착하고 그 뒤로 간접 조명을 설치해 야간에도 밝게 빛나는 옹벽이 되었다. 옹벽 위로 야생화를 식재하였으며, 콘크리트 디딤석으로 동선을 유도하여 하나의 갤러리 정원이 만들어졌다.사례 3사례 4[사례 3]와 [사례 4]의 사례에서는 집 앞의 도로와 정원의 레벨 차를 극복한 옹벽이 정원 안으로 들어와 화단까지 연결되었다. 옹벽은 대문과 시설물, 화단, 그리고 식재까지 어우러져 집의 얼굴이 된다. 수직적인 시설물과 간결한 식재까지 더해지면 고급스러운 입구가 될 수 있다. 옹벽 앞 화단에는 화살나무, 둥근 회양목, 블루엔젤과 같은 모던한 식재를 두고, 테라스 화단 초점이 되는 공간에 수형이 아름다운 소나무, 단풍나무, 공작단풍 등을 배치했다. 게이트를 설치하여 동선을 유도하며 그 끝에는 큰 소나무를 식재하여 안정감을 주었다.한편, 집 주변으로 둘러지는 옹벽은 그 입면이 특히 중요하다. 옹벽의 자재가 집의 큰 이미지를 해치지 않아야 하며, 무거워 보이지 않으면서 집을 더욱 돋보이도록 디자인해야 한다.사례 5사례 6[사례 5]의 주택의 경우, 옹벽을 석재타일로 마감하고 옹벽 위의 펜스와 정원 시설물, 대문지 집의 분위기와 어우러지게 마감했다. 옹벽에 부착한 조명 오브제는 조명의 기능을 충족함과 동시에 옹벽을 꾸며주는 역할을 한다. 톤 다운된 옹벽이 소나무의 색감을 받쳐주면서 조화를 이룬다. [사례 6]은 개비온 옹벽으로, 토목 옹벽을 연장시켜 문주로 디자인한 사례다. 경사가 있는 집은 집 앞 도로 상황에 맞춰 옹벽이 필요한데, 일반적인 토목 옹벽으로 적용했을 경우 집 전체의 외관이 토목 옹벽에 가려질 수 있었지만, 개비온 옹벽과 대문, 조형소나무를 배치하면 포인트 공간이 된다.다음 연재는 정원에서 꽃과 나무로 가장 화려하게 수놓아지는 ‘화단’을 주제로, 화단에 적용 가능한 여러 가지 소재부터 테라스 화단, 에지(Edge) 화단 등 화단의 모든 것을 이야기해보도록 한다.글과 사진 _ 최리나 [라임플레이스] 대학에서 조경학을 전공하고 조경 실무를 쌓은 후 영국 Writtle University College에서 가든 디자인 석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현재 조경·토목 익스테리어 전문회사인 ‘라임플레이스’에서 조경 설계팀 과장으로 근무하며, 소통하는 디자인과 디테일한 시공으로 높은 완성도를 추구하고 있다. 02-6203-0750|www.limeplace.co.kr구성_ 김연정ⓒ 월간 전원속의 내집 / Vol.255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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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17
잘 고친 한옥에서의 사계절과 여유
오랫동안 귀촌을 준비한 끝에 만난 대나무 숲 속 한옥. 그곳에서 부부는 집을 고쳐 새로운 일상을 준비한다.집 주변을 두르는 대나무 숲은 생동감 넘치는 배경이 되어준다. ‘사람이 온다는 건 실로 어마어마한 일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정현종 시인의 시 「방문객」의 구절은 누구에게나 깊은 울림을 준다. 더욱이 도시에서의 삶을 정리하고 귀촌을 결심한 이에겐 더욱 각별하게 들리리라. 충남 서천의 한 농촌 한옥으로 귀촌한 전형진, 이향선 씨 부부의 집 거실 한쪽에도 이 시 구절이 붙어 있다.“계기라 하면 특별한 무언가보다는 오래전부터 가졌던 여유롭고 조용한 농촌 생활을 동경했어요. 그러다 어느 순간 지친 마음이 들어 ‘이 번잡한 도시를 떠나자’고 결심하게 되었지요.”두 사람의 일생이 가야 하는 귀촌. 비교적 지역 이동이 자유로운 사진작가, 프리랜서로 일하는 부부여도 실행에 옮기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4년여간 귀촌 정보를 모으면서 지역은 우선 서천으로 정했다. 연고가 아주 없는 곳 보다는 아내 향선 씨의 고향이 가까워 심리적으로 덜 부담스러웠고, 전북 군산시 시내까지 차로 30분 이내여서 도시 인프라를 누리기도 좋았다. 지역을 정한 후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귀촌학교에 입소해 농촌을 배우고, 귀촌학교 선후배간 네트워크를 만들어 교류하며, 살아갈 마을과 집을 물색하는데 1년여의 시간이 걸렸다. 그러다 바다가 가깝고 조용한 한 마을에서 이장님을 통해 오래된 한옥을 소개받았다. 백여 년을 견뎌냈다는 고즈넉한 여유로움에 부부는 운명처럼 새 보금자리로 낙점했다.Before - 오래 비워져 있었지만 비교적 온전했던 구옥 본채. 마을 네트워크에서 찾아 구매할 수 있었다.a) 마루와 넓은 창이 확장감을 주는 거실. 식당 출입구 옆은 이전 아궁이 자리로 인해 생긴 공간을 수납장으로 구성했다.b) 구옥에서 주방이었던 곳은 그대로 주방 겸 식당이 되었다. 전면으로 난 큰 창은 카페 분위기를 내고 아궁이 자리는 수납장으로 활용된다. 집을 고쳐나가는 일은 평소 단골 카페에서 교류하며 친분과 의견을 나눠온 디디건축사무소의 이정섭 소장과 의기투합했다. 이 소장은 한옥을 점검하고 선택할 것과 집중할 것을 분류했다. 한옥을 구성하는 네 채 중 구조가 튼튼하게 남아있는 본채를 살리는 데 집중했고, 부속동 두 채는 철거 후 여건이 되면 증축하는 것으로 방향을 정했다.c) 안방은 나뭇가지가 자라듯 방사형으로 퍼져나가는 서까래와 프라이버시를 위해 한식 창살을 짜넣은 창이 함께 정취를 불어넣는다. d) 세면대와 욕실이 마주보는 이 공간 가운데에 자리한 창은 액자에 넣은 풍경화처럼 늘 푸른 대나무 숲을 감상할 수 있는 포인트 중 하나다. HOUSE PLAN대지위치 ▶ 충청남도 서천군대지면적 ▶ 1001.00㎡(303.33평)|건축규모 ▶ 지상 1층(정면 6칸, 측면 3칸)건축면적 ▶ 150.25㎡(45.53평)|연면적 ▶ 147.70㎡(44.75평)건폐율 ▶ 15.01%|용적률 ▶ 14.76%주차대수 ▶ 1대|최고높이 ▶ 4.88m구조 ▶ 한식목구조(기존) + 경량목구조(보강 벽체)|단열재 그라스울 24K 가등급외부마감재 ▶ 벽 - 시멘트보드 위 페인트 마감 / 지붕 - 속기와(기존) 위 방수 페인트내부마감재 ▶ 벽 - 9.5T 일반 석고보드 2겹 위 친환경 페인트 / 바닥 - 구정마루 강마루 허니티크창호재 ▶ LG하우시스 PVC 시스템창호(트라이캐슬 3중 로이유리)|에너지원 ▶ 기름 겸용 보일러욕실 및 주방타일 ▶ 대동타일(포세린 타일, 모자이크 타일)수전 및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금산도기(수입)주방가구 및 붙박이장 ▶ 현장제작(18T 자작나무 위 오일스테인 2회)조명 ▶ 을지로 국제조명(LED 펜던트 등, T5)현관문 ▶ 제작(갈바 위 불소수지도장)|방문 영림도어 ABS도어조경 및 시공 ▶ 건축주 직영공사설계 ▶ DD건축사무소 070-4799-1009 www.archi-dd.come) 벽에는 책장을 만들어 서재처럼 거실을 쓴다. 언제든 옆 창을 통해 마루에 드나들면서 자유롭게 책을 읽는다 큰 창과 테이블, 펜던트 조명을 활용해 카페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 공간을 현대 생활 양식에 맞추기 위해 대청마루가 실내 바닥으로 재구성돼 공간이 배치됐다. COST INFO마루 디딤돌은 오랜 세월 지역을 지켜온 장항제련소에서 채취한 돌로 만들어 정취를 자아낸다. PROCESS일상을 누리기 위해 고쳐야 할 부분이 많았던 집.예산이라는 한계와 보존이라는 희망 사이에서선택과 집중을 해야 했다.1. 배관/ 실 배치에 맞춰 모든 배관을 새로 시공하면서 공간별로 다른 레벨을 맞췄다.2. 철거/ 단열과 기밀에 취약했던 기존 흙벽을 철거했다.3. 조적/ 공간 배치에 맞춰 벽체를 새로 조적하며 후면 증축부를 보강했다.4. 설비/ 실내 바닥에 난방 XL관을 배관했다.5. 콘크리트/ 레벨에 맞춰 바닥 방통 공사를 했다.6. 목공사/ 철거한 벽체를 대신해 경량목구조에 단열을 보강한 벽체를 세웠다.7. 방수/ 지붕 방수페인트 처리와 함께 벽체에 투습방수지를 시공했다.8. 가구/ 실내 바닥재(마루) 공사와 책장, 창살 등 소목 과정을 진행했다.9. 타일·가구/ 주방 가구를 직접 제작하면서 벽체 및 바닥에 타일을 마감했다.TIP | 건축주 부부가 제안하는 귀촌 학교 팁5 - 대문이 있는 사랑채는 현재 먼저 외부를 손보고, 내부는 천천히 여유가 생기는 대로 고쳐나가기로 했다.“귀농과 귀촌은 구분해서 준비하세요” 흔히 귀농·귀촌이라는 표현으로 묶지만, 사실 이 둘은 겹치기도 하면서 어느 정도 다른 개념이다. 귀농은 농촌 이주와 함께 직업 농업인이 되겠다는 의미고, 귀촌은 주거지만 농촌으로 이동하는 것에 가깝기 때문. 그래서 준비도 다를수 밖에 없다. 상당수 귀촌학교는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것(건축주 부부는 서천군 귀촌학교 수료)으로, 기본적인 농촌 사회 분위기나 대처 요령, 처세를 세밀하게 가르쳐주지만, 농업을 본격적으로 배우고 싶다면 무조건 농촌으로 가기보다 오히려 수도권 농업기술센터나 서울, 인천, 경기도에 위치한 농업학교(세부 명칭은 다름)가 더 나을 수 있다.한옥 외관을 유지하면서 가장 크게 손을 본 부분은 바닥과 벽체. 한옥의 특징인 공간별 바닥 레벨 차이를 균형 있게 맞추고, 대청마루가 실내로 바뀌면서 난방 공사가 뒤따랐다. 벽체는 단열재를 강화한 경량목구조로 새로 세웠다. 실내는 주방을 지나 안으로 들어서면 거실과 작업실이 자리했고, 안쪽 깊숙한 곳에 두 방과 욕실이 배치됐다. 전반적으로 벽과 기둥, 천장 서까래가 화이트와 우드컬러의 전통적인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뒷마당과 연결된 창은 그 너머 대나무 숲을 액자처럼 비추며 미니멀한 포인트로 기능한다.곧 태어날 예정인 아이와 함께 집에서 만들어나갈 앞으로가 더욱 설렌다는 부부. 그런 부부에게 건축가는 대나무숲이 병풍처럼 지켜주는 이곳에서 가족이 편안한 삶을 누리길 바라며 ‘임안재’라는 집 이름을 선물했다. 두 사람의 일생이 옮겨오고, 또 한 사람의 일생이 새로 시작될 임안재. 그 이름처럼 포근한 농촌 라이프를 이어가길 바라본다.취재_신기영 | 사진_변종석ⓒ 월간 전원속의 내집/ Vol.236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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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06
좁은 도시 주택 필지에 맞춰진 모던 디자인 하우스
여러 가지 제한적인 상황 속에 쌓아 올린 3층 주택. 특별한 무언가를 더하지 않아도 충분히 행복한, 삼 형제의 집이다.언제나 시작은 건축주의 이야기를 들으면서부터다. 이때 어떤 방들이 필요하고, 외부는 이런 자재라면 좋겠다는 실용적인 이야기를 하는 분도 있고, 특별히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지 몰라 머뭇거리시는 분도 있다.또바기집은 아이들 이야기부터 시작했다. 세 형제의 이야기. 아이들이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 학교는 어떻게 다니고 있는지, 막내는 형들과 어떻게 지내는지 등. 이야기를 듣다 보니 형제의 모습이 떠오르는 것 같았다. 건축주 부부는 가족들이 지금처럼 오랫동안 행복하고 화목하게 지낼 수 있는 집을 원했다. 그래서 집 이름도 언제나, 늘 한결같다는 뜻의 ‘또바기집’으로 하고 싶다고 했다.1 주방에서 바라본 거실 모습. 거실 상부에는 그물 해먹을 두어 아이들의 놀이공간으로 사용한다.2 야외 활동을 위해 앞마당에는 캐노피를 설치하였다.3 어둠이 내려앉은 또바기집. 2층 박공창은 단조로울 수 있는 건물의 얼굴에 변화를 준다. 외벽은 벽돌로 마감했다.HOUSE PLAN대지위치 ▶ 경기도 용인시 │ 대지면적 ▶ 146.2㎡(44.23평) 건물규모 ▶ 지하 1층, 지상 3층│거주인원 ▶ 5명(부부 + 자녀 3) 건축면적 ▶ 70.78㎡(21.41평) │연면적 ▶ 247.15㎡(74.77평) 건폐율 ▶ 48.41% │용적률 ▶ 96.59% │주차대수 ▶ 2대 │최고높이 ▶ 12.63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철근콘크리트 단열재 ▶ 비드법단열재 150mm 가등급 외부마감재 ▶ 외벽 – 고갱 화이트 벽돌 / 지붕 – 징크 담장재 ▶ 두라스택 큐블록 Q3시리즈 │창호재 ▶ 엔썸 PVC 3중창호 에너지원 ▶ 도시가스 │전기 ▶ 정연엔지니어링 기계 ▶ 세원엔지니어링│구조설계(내진) ▶ 델타구조 시공 ▶ 이노스페이스│설계 ▶ 나우랩 아키텍츠 총공사비 ▶ 4억5천만원(설계·감리비 제외)INTERIOR SOURCE내부마감재 ▶ 벽 – 벤자민무어 도장, 도배 / 바닥 – 구정 강마루 / 천장 – 벤자민무어 도장, 도배, 자작합판 바니쉬 마감 욕실 및 주방 타일 ▶ 이화벽돌, 로얄컴퍼니 페블스 가든스톤, 토토라 수전 등 욕실기기 ▶ 한스그로헤, 아메리칸스탠다드 주방 가구 ▶ 키친크래프트│조명 ▶ 비츠조명 계단재·난간 ▶ 미송집성목 + 환봉 난간│현관문 ▶ 금샘도어 중문 ▶ 엣지게이트 폴딩스윙도어│방문 ▶ 자작 제작문(현장 목공사) 데크재 ▶ 일조목재 방킬라이 19mmSECTION① 포치 ② 현관 ③ 차고 ④ 현관홀 ⑤ 창고 ⑥ 거실 ⑦ 주방/식당 ⑧ 화장실 ⑨ 다용도실 ⑩ 마당 ⑪ 부부침실 ⑫ 가족실 ⑬ 침실 ⑭ 욕실 ⑮ 그물해먹 ⑯ 다락PLAN2F - 54.60㎡ / 3F + ATTIC - 18.14 + 36.67㎡B1F – 105.94㎡ / 1F – 68.47㎡5 외출 후 바로 손을 씻고 집 안에 들어올 수 있도록 현관 옆에 세면대를 놓았다.또바기집이 들어선 곳은 지구단위계획 지역 내 블록형 단독주택지다. 이 땅은 원래 타운하우스가 들어갈 자리다. 하지만, 사업이 지지부진하고 빈 땅들이 긴 시간 방치되자 정부는 2015년 규제 완화 차원에서 사업자가 필지만 개별적으로 분양할 수 있게 법을 완화해주었다.원래 타운하우스가 세워질 땅이라 블록형 단독주택지는 면적이 작다. 그러다 보니 건물 규모도 작아진다. 여기에 대지 안의 공지, 일조권 사선제한을 피해 건물을 앉히면 손바닥만 한 마당이 남는다. 만일 주차장까지 두면 단독주택의 매력을 찾기 어렵다.6 가족실 상부는 다락까지 오픈되어 있어 시원한 공간감을 준다.다행히 대지는 땅을 돋워 거리보다 한 층 높은 위치에 있었다. 도로에 면한 부분은 지하 1층으로 주차장으로 사용할 수 있게 단지를 조성했다. 작은 땅을 입체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한 부분이 장점이다. 여기까지 보면 블록형 단독주택지는 아파트 같은 효율성, 단독주택의 독립성, 콤팩트한 규모를 갖는 도시형 단독주택지라 부를만하다.7 거실 한쪽 벽면은 선반과 수납장을 계획해 공간 활용도를 높였다.8 남측에 면한 주방 창은 마당에서 노는 아이들에게 간단한 간식을 내줄 수 있도록 양쪽으로 크게 열리게 계획했다.설계 과정은 ‘화목’이라는 추상적인 단어를 구체적인 공간으로 만드는 시간이었다. 손쉬운 해결책은 가족실처럼 특별한 모임 공간을 만드는 것이겠지만, 한 층에 품을 수 있는 면적이 작다는 도시형 단독주택지의 아쉬운 점이 드러났다. 25평이 조금 안 되는 건축면적에 삼 형제의 각 방과 부부 침실, 빛이 들어오는 커다란 욕실에 계단실까지 들어가면, 집은 방으로 꽉 차서 시선이 오가는, ‘우리’라는 가족애를 느낄 만한 적절한 공간이 남지 않았다. 복도를 지나 자기 방으로 이동하면 가족들은 각자 막다른 골목으로 들어가는 셈이다. 건축주 역시 면적 계산만으로도 이런 문제가 있을 것을 예상했는지, 처음 찾아온 날부터 이 문제를 두고 고민 중이라는 말을 거듭했다. ‘안되면 큰아이를 3층으로 보내야죠’라고 했지만, 목소리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아이 하나만 다른 층으로 올리면 삼 형제가 일상적으로 얼굴을 맞대고 무의식적으로 교류할 기회를 없애는 것이 된다.많은 고민 끝에 ‘평면적인 해결책은 없으니 공간을 입체적으로 활용할 것’, ‘벽으로 구획된 개인의 공간이라는 의미를 벗어나 방을 열린 구조로 만들 것’이라는 두 가지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문제 해결을 위해 스킵플로어 형식을 사용하기로 했다. 공간이 층별로 나뉘더라도 층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중층을 가운데 두는 것이다.10 가족실의 양 옆으로 반 층을 오르면 아이들의 방이 있다.1층은 가족 전체가 모이는 거실과 주방. 식당을 배치했다. 2층은 작은 가족실을 중심으로 막내 방, 부부 침실, 욕실이 놓였다. 여기에서 상부로 열린 가족실의 양편으로 반층을 올라가는 계단을 두고, 이곳에 형제 방 2개를 뒀다. 그리고 다시 반 층을 올라가면 다락이 있고 이 다락이 형제 방 2개를 연결했다. 덕분에 집 안 전체가 서로 연결되고 시선이 교차하는 독특한 공간이 완성되었다. 남측을 방과 욕실이 막고 있어 자칫 어두워질 수 있는 가족실을 고려해 커다란 박공창과 다락 상부에 고창을 두었는데, 저녁 무렵이면 창을 통해 들어온 빛이 가족실에서 책을 읽고 있는 아이들을 따뜻하게 감싼다.11 고창으로 빛이 들어오는 다락 모습. 다락은 삼 형제의 방을 이어주는 장소이기도 하다.12 함께 모일 수 있는 아늑한 가족실스킵플로어로 복잡하게 이어지는 공간은 목조로 하기에는 무리가 따라 철근콘크리트조로 시공했다. 남향집이지만, 주방과 욕실 등 일반적으로 북쪽에 배치하는 실들이 남측으로 자리를 잡아 빛이 덜 드는 가족 공간을 위해 북쪽으로도 큰 창들을 설치했다. 또한, 목재의 따뜻한 느낌이 부각될 수 있도록 2층 천장은 자작합판으로 시공해주었다. 집 안 내부 자재는 건축주가 발품을 팔아 세심하게 골랐다. 지하 선큰 바닥에는 자갈 느낌이 나는 타일과 작은 식재들을 배치해 삭막해질 수 있는 지하 공간에 자연스러운 온기를 돌게 한 것도 다 이러한 건축주의 노력 덕분이다. 늦겨울에 시작한 공사는 겨울을 앞둔 11월에 마무리되었고, 입주 6개월이 지나 촬영을 했다. 사진 찍는 날 마주한 집 마당에는 데크가 깔려있었고, 그 위로 캐노피가 작은 그늘을 만들었다.14 아이 방은 가족실을 향해 열려 있다. 어디서든 소통할 수 있는 개구부는 삼 형제에게 재미있는 요소가 된다.집은 살면서 조금씩 변한다. 모델하우스 같았던 집도 점점 살림집이 되어간다. 앞으로 시간이 흐르면서 또바기집이 가족을 어떻게 닮아갈지, 계획안을 설명하는 날 원했던 부분이 해결된 모형을 보고 활짝 웃으며 만족해하던 다섯 식구의 얼굴은 그때도 여전할지 궁금해진다. 글 : 나우랩 아키텍츠건축가 최준석, 차현호 _ 나우랩 아키텍츠(NAAULAB ARCHITECTS) 최준석, 차현호는 2017년 가을 최준석의 자택 ‘소소가’ 1층에 나우랩 아키텍츠를 개소하였다. 건축의 출발점을 다이달로스의 미궁과 같은 의뢰인의 마음으로 보며 안개 낀 듯 모호한 그 마음에서 특별한 단서 하나 발견하는 것을 설계과정의 가장 즐거운 순간으로 여긴다. 단서가 작은 차이로 이어져 의뢰인과 닮은 적확한 공간으로 치환될 때 그것이 그 집의 고유한 정체성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010-2423-1193, 010-8360-8060│www.naau.kr취재_ 김연정 | 사진_ 최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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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31
오래된 주택가에 들어선 따스한 불빛
익숙한 동네, 늘 가던 재래시장, 함께 어울리는 친구들이 있는 곳. 건축주는 오래되고 불편한 옛집을 떠나는 대신 정든 동네와 새집을 택했다. 취재 정사은 사진 임준영▲ 서울의 가장 동쪽에 위치한 곳, 아름다운 망우산이 보이는 동네에 지어진 집이다.▲ 설비관과 우수관까지 건물 안으로 정리한 말끔한 외관의 화이트 큐브House Plan 대지위치 : 서울시 중랑구대지면적 : 122.20㎡(36.97평) 건물규모 : 4층 건축면적 : 73.22㎡(22.15평) 연면적 : 187.71㎡(56.78평) 건폐율 : 59.9% 용적률 : 158.5% 주차대수 : 자주식 3대 최고높이 : 11.5m 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철근콘크리트 구조재 : 철근콘크리트 지붕마감재 : 방수마감 단열재 : 상부천장 - 비드법발포단열재 180㎜, 외벽 - 비드법발포단열재 90㎜, 내벽 - 스카이비바 30㎜ + 반사형단열재 6㎜, 하부바닥 - 비드법발포단열재 180㎜ 외벽마감재 : 스터코플렉스 외단열시스템 창호재 : 이건창호 72㎜ 화이트 PVC 3중 창호(35㎜, 일면 로이유리) 설계 : 건축공방 02-2038-3948 www.archiworkshop.kr 시공 : 공정건설㈜(아틀리에 기노채)▲ 옥상층은 아들 내외의 공간으로, 부모 세대와 분리된 동선과 그들만의 마당을 갖는다. ▲ 집의 이전과 현재 모습재개발 열풍으로 두어 차례 들썩였던 망우동. 이제는 주민들 자체적으로 재개발을 저지하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 서울 시내에서 이런 지역은 지속해서 느는 추세이고, ‘팔고 나갈 사람은 이미 다 빠져나갔다’고 할 정도로 정리된 동네도 많다. 건축주가 30년 넘게 뿌리내리고 살아온 집을 허물고 자녀와 함께 살 집을 지으려 마음먹은 것도 재개발 지구에서 해제된 그즈음이다. “집을 짓기로 하고는 건축업자가 이틀 만에 그려준 도면을 받아봤는데 1층부터 4층까지 꽉꽉 채운, 임대만을 목적으로 한 집이더라고요. 아들 내외와 함께 살기로 하고 짓는 집인데 이건 아니다 싶었어요.” 사실 다가구·다세대 주택의 지상 과제는 최대한 빨리 짓고 잘게 쪼개 높은 임대 수익을 올리는 것이다. 그런 분위기에서 기천만원의 설계비를 지출하면서도 건축가를 찾을 생각을 한 건축주의 속마음이 궁금했다. 자신은 전문가가 아니니 한 번 시작하면 믿고 맡기는 것이 맞고, 기왕 지을 거 재량을 갖춘 사람에게 일임하자 결심했다는 건축주다. 마침 근처에 면적 욕심을 내다가 불법건축물로 판정돼 사용승인을 못 받고 있는, 소위 집장사가 지은 집이 있어 간접 경험을 한 차례 한 뒤였다. 그렇게 온 가족이 머리를 맞대 의견을 모으고 ‘건축공방’ 사무실 문을 두드렸다. “세 번을 여쭤봤죠. 어떤 집을 원하시는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따뜻한 집’이라 답하시더라고요” 심희준·박수정 건축가는 건축주와의 첫 미팅을 이렇게 기억한다. 얼마나 춥길래 그런가 싶어 허물기 전 옛집에 가봤더니, 연탄난로를 집 안에 들여놓는 위험천만한 일도 마다치 않을 정도로 단열이 안 되는 집이었다. 한겨울에는 실내 주방의 수도관이 얼 정도였다고 하니, 70년대 지어진 옛 조적조 주택의 열악한 거주환경을 가히 짐작할 만하다. 한 달에 25만원 난방비를 내면서도 내복에 조끼를 껴입고 버선까지 신고 살던 집이었기에, 건축주의 ‘따뜻한 집’에 대한 요구가 결코 과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건축가의 고민은 사용하는 사람들이 불편하지 않으면서도 세대가 어우러져 사는 집, 여기에 건축비 일부를 충당해야 하니 임대세대도 함께 구성해야 하는 데서 시작했다. 이 복잡한 조건을 37평 작은 땅, 22평 협소한 건축면적에 풀어내는 건 더 큰 숙제였다. 옆 건물과의 좁은 간격으로 창문도 제대로 열 수 없는 조건, 주차면적의 확보, 일조권 사선 제한. 이런 모든 조건과 제약들을 버무려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했다. Interior Source내벽 마감재 : 친환경 벽지 바닥재 : 동화 강마루 욕실 및 주방 타일 : 논현동 유로세라믹수전 등 욕실기기: 논현동 유로세라믹주방 가구 : 세한싱크조명 : 논현동 계단재 : 고흥석 20㎜ 잔다듬현관문 : 단열도어방문 : 영림 슬라이딩 및 여닫이문붙박이장 : 세한싱크▲ 민원과 프라이버시 문제로 창을 낼 수 없는 측벽에 하늘 발코니를 만들어 채광과 통풍을 돕는다.▲ 요리를 즐기는 건축주를 위해 주방 찬장에 간접 조명을 설치하고, 냉장고와 각종 집기가 들어갈 공간을 넉넉히 확보했다.▲ 하늘 발코니와 면한 안방. 안방에서 발코니로 나갈 수 있도록 문을 냈다.1층은 주차장과 작은 창고로, 2층은 두 개의 임대 세대로 꾸리고 3층은 건축주 세대, 4층은 신혼부부인 아들 세대로 구분했다. 층별로 세대를 나누는 보편적인 방식과 함께, 전문가로서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한 아이디어로 건물은 구성되어 있다.건축가는 집을 박스 형태로 만들어 패딩처럼 단열재로 따뜻하게 감싸고, 밖으로 난 창이 크지 않지만 늘 햇살이 드는 실내를 만드는 아이디어로 문제점을 하나씩 풀어나갔다. 우선, 정북방향 일조 사선제한으로 생기는 최대 면적을 기본 골격으로, 건물 틈으로 드는 햇볕을 최대한 실내로 들이기 위해 벽의 일부를 위로 뚫기도 하고 옆으로 밀어내기도 해 독특한 모양의 공간을 만들어냈다. 이렇게 만들어진 하늘 발코니와 4층 거실 밖에 있는 벽돌 가벽은 외부로부터의 시선을 차단하고, 벽면을 타고 드는 반사광으로 실내를 밝힌다. 창문은 열전도율이 낮아 에너지 성능이 뛰어난 PVC 3중 창호를 사용하고, 틸트 앤 턴(Tilt & Turn) 기능을 넣어 옆집 시선과 상관없이 창을 열 수 있도록 했다. 거기다 외단열시스템으로 건물을 꽁꽁 감싸 지금의 집, ‘화이트 큐브’가 탄생했다. 기능에만 치중하지 않고, 미학과의 균형을 맞추는 것도 잊지 않았다. 하얀색 박스 모양 주택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기계와 전기·우수·배수관이 건물을 위아래로 관통하는 *샤프트(Shaft) 공간을 따로 마련해 외부에 덕지덕지 노출되는 배관과 설비를 모두 정리했다. 심희준 소장은 이 방법에 대해 “비용이 더 드는 것도 아니고 공사가 어려운 것도 아니니 설계자가 조금만 신경 쓰면 관리도 편해지고 보기에도 좋아진다”고 설명했다.제한된 예산을 맞추기 위해 고군분투한 건축가의 노력은 건물 곳곳에 보이지 않는 흔적으로 남았다. 설계 완료 후 건축주가 받아본 60페이지에 달하는 견적서에는 타일 하나, 철근 한 개까지 세세하게 기록되어 있었고, 설계뿐 아니라 공정 관리와 자재 선정까지, 예산에 맞추기 위한 건축가의 노력이 숨어 있다. 덕분에 전체 공사비는 2층 두 가구의 임대료와 분가했던 아들 내외의 집을 합친 금액, 이것으로 충분히 충당할 수 있었다. ▲ 건물 벽의 일부를 앞으로 밀어낸다는 개념으로 설치한 가벽은 외부의 시선을 적절히 가리는 좋은 차폐 요소가 되어준다. ◀ 4층은 작은 면적인 만큼 방문을 슬라이딩 도어로 설치해 넓게 쓸 수 있도록 했다. ▶ 욕실 바닥을 건식으로 처리하여 따뜻할 뿐 아니라 물기도 빨리 마를 수 있도록 했고, 통풍에 의한 자연환기가 되도록 창을 냈다.비록 설계자가 건물의 전체적인 형태를 마음껏 만질 수 있는 조건은 아니지만, 여러 제약 속에서 단점을 최소화하고 주어진 조건을 최대한 활용해 실용적이면서도 보기에도 좋은 집을 만드는 것. 이것이 건축주가 건축가를 찾을 때 바라는 점이었을 테고, 집에 대한 건축주의 만족은 이전 집에서의 불편함에 반비례, 아니 그 이상의 그래프 곡선을 그린다. “밖에서 보는 것과는 다르게 안에 들어오면 밝고 포근한 모습에 다들 놀라요. 요즘은 겨울에 반팔을 입고 따뜻한 거실에 누워 하늘 발코니 창으로 별, 달, 하늘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고요.” 잘게 쪼개 넣은 임대세대로 올릴 수익보다 가족과 세대원들이 애착을 갖고 살 집을 갖게 된 건축주. 이 건물은 사는 이에게, 그리고 오가는 동네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을 것이다.심희준, 박수정 건축가건축공방 공동대표로 일상의 건축을 생각하고, 짓고, 누리고, 공유하는 건축가들이며, 일상성이 특별해지는 공간을 공유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2013년부터 건축, 도시, 조경, 레노베이션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으며 대표작인 <Glamping in Korea>로 국내외 매체의 주목을 받았다. 이 밖에 <화이트큐브 망우>, <VEGEGARDEN>등의 작업이 있다.※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전원속의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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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16
차분하게 쉬기 좋은 선이 살아있는 청주 전원카페
자연 속에서 풍경을 담기도, 풍경이 되기도 하는 건축. 단순하지만 단정한 멋으로 사람들의 발길을 재촉한다.단순함 속에 숨어 있는 건축 디테일밀도 높은 도심을 피해 교외를 찾아 나서는 요즘, 청주 효촌리 고즈넉한 마을에 넓은 정원을 품은 카페 하나가 들어섰다. 마치 갤러리를 연상시키는 건물의 설계자는 스타일랩 건축사사무소의 안응준 소장.“3km 떨어진 외곽도로에서 봐도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도록, 건물이 산의 능선을 파괴하지 않도록 배치와 ‘선(線)’에 각별히 신경 썼습니다.”그의 말처럼 진입로에서 보기에는 일반 주택과 비슷했던 폭의 건물이, 돌아들어서자 너른 품을 펼쳐 보이며 새로운 공간감을 선사한다. 덕분에 동네 풍경을 해치지 않는 간결한 매스 속에 단정한 직선, 긴장감을 주는 사선, 부드러운 아치 등 숨어 있는 디테일을 찾는 재미가 있다.2,3 땅에 순응하듯 지하층을 삽입해 자연스럽게 경사지에 녹아든다. 층마다 강조되는 재료와 색상이 달라 지루하지 않은 한편, 전체적으로는 차분한 톤앤매너를 유지한다.세 필지를 합한 경사지에 순응하듯 앉혀진 카페. 각 층에 입혀진 외장재 역시 허투루 쓰이지 않았다. 주차장과 목공방이 자리한 지하층은 환영하는 느낌의 루버월, 1층엔 매스감을 살리는 브론즈 유리 커튼월, 하늘과 맞닿은 2층은 펄이 들어가 화사하면서도 반짝거리는 미장스톤이 각각의 자리에서 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HOUSE PLAN대지위치 ▶ 충청북도 청주시 남일면 효촌리 77-2 대지면적 ▶ 1,777㎡(537.54평) | 건물규모 ▶ 지하 1층, 지상 2층 건축면적 ▶ 286.07㎡(86.53평) | 연면적 ▶ 728.92㎡(220.49평) 건폐율 ▶ 16.09% | 용적률 ▶ 27.28% | 구조 ▶ 철근콘크리트 단열재 ▶ 난연 가등급 비드법보온판 | 외부마감재 ▶ 미장스톤 창호재 ▶ 고효율 단열인증 커튼월 | 조경 ▶ 더숲 | 전기·설비 ▶ 오주명 전기·통신공사 ▶ ㈜대원전력 윤종수 010-7558-4110 | 소방 ▶ ㈜경원소방 구조설계 ▶ ㈜바로구조 기술사사무소 민정규, 윤진용 시공 ▶ ㈜대성건설 031-8015-5559 (현장소장 구수문 010-7115-0234) 설계 ▶ 스타일랩 종합건축사사무소INTERIOR SOURCE내부마감재 ▶ 벽 - 노루표 투명 에폭시페인트, 친환경 수성페인트 / 바닥재 : 영광폴리싱 콘크리트 폴리싱 마감 욕실 및 주방 타일 ▶ 아이에스동서 수전 등 욕실기기 ▶ 빈센트글로벌 prestone, 릭실코리아 | 주방 가구 및 붙박이장 ▶ 월광산업 | 조명 ▶ ㈜나스필코리아, ㈜화승라이팅 계단재·난간 ▶ 철재 난간(현장 제작 및 설치) 출입문 ▶ ㈜태성자동문(주출입), ㈜태양세이프도어 단열프레임 + 단열세이프도어(부출입), ㈜제일방화문 고효율 일반단열문(갑종방화문) 데크재 ▶ 성원 그린워시SECTION① 주차장 ② 목공방 ③ 선큰 ④ 카페 ⑤ 중정 ⑥ 사무실PLANB1F – 243.15㎡ 1F – 265.93㎡ 2F – 218.88㎡4 긴 우드 테이블을 중심으로 삼은 레이아웃. 인테리어는 작은딸 이환은 씨가, 실내에 배치된 테이블은 모두 남편 이종호 씨가 만들었다.음악과 미술, 목공과 커피의 공존이 공간의 주인은 인테리어 사업을 했던 아내 김연실 씨와 지역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정도로 목공에 일가견이 있는 남편 이종호 씨 부부. 큰딸은 바이올린을 켜고, 작은딸은 엄마를 이어 인테리어를 할 정도로 가족 전체가 예술에 직·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이 카페 역시 평소에는 식음료를 판매하지만, 특별한 날에는 1층 평상이 무대가 되어 연주회를 열거나 2층은 청주 지역 젊은 작가들의 전시장이 되도록 설계단계부터 치밀하게 계획했다.5 건물 둘레 창가를 따라 배치된 자리와 긴 테이블 외에 평상 스타일의 공간도 마련했다. 때론 미니 콘서트장이 되기도 하는 곳으로, 산을 형상화한 벽화는 이환은 씨가 직접 그렸다.INSTAGRAM SPOT!SPOT 1 곡선의 중정 곡선 중정이 만들어내는 드라마틱한 빛과 그림자. 미러월(Mirror Wall)과 공작 단풍 사이에서 한 컷! SPOT 2 풍경을 담는 프레임 바깥을 향해 탁 트인 전망이 펼쳐지는 2층 테라스. 시선의 확장을 위해 전기선 지중화공사까지 감행했다. SPOT 3 운치 있는 정원 볕이 좋은 날은 실내보다 정원이 더욱 인기있다. 면적이 넓고 풍경이 좋아 야외 결혼식 문의도 많다는 후문.6 모처럼 한자리에 모인 가족이 단란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7 전체적으로 노출콘크리트와 화이트 톤을 바탕으로 삼았지만, 카운터와 베이커리 공간은 블랙으로 마감했다.문화를 담는 그릇으로서의 공간이라 인테리어 역시 섬세한 손길이 필요했다. 인테리어를 맡은 작은딸 이환은 씨는 “사람들이 여기 오는 건 도심을 벗어나 자연 속에서 여유를 누리기 위해서라고 생각했어요. 처음 건축을 봤을 때 ‘1층은 땅과 산, 2층은 하늘’이라 해석하고 평상, 정원, 천장 디테일 등 자연 조건을 극대화하는 디테일에 주목했어요.”라며 내부를 소개했다.8,9 2층 한쪽 벽에 전시를 기획할 수 있도록 마이너스 몰딩과 픽처레일을 설치했다. 분리된 실에는 할아버지 댁에서 가져온 천장 구조물을 새로 칠해 달았다.카페의 이름인 에클로그(ecologue)는 서정적인 ‘전원시(田園詩)’를 뜻한다. 자연 속에 펼쳐진 시적인 공간에 어울리는 이름이다. 동시에 단어 속에 담긴 나무(log)는 목공 하는 남편 의무이기도 하다. 하얀 원고지 같은 건축에 가족의 이야기는 또 다른 한 편의 시가 된다.10 지하층에 위치한 남편의 목공실건축가 안응준 _ 스타일랩 종합건축사사무소경희대학교 일반대학원에서 이은석 교수 연구실에서 건축 석사를 취득하였고, 국내 대형 건축사사무소 프로젝트 매니저, 유명 인테리어회사 실무, 종합 건설회사 현장소장 등 건축 분야를 두루 거쳤다. 현재는 풍수지리를 고려한 젊은 건축사로 왕성하게 활동 중이며 대표작으로는 성남 은금재, 거제 라이트하우스, 서초 커브하우스 등이 있다. 010-9098-9088 | https://ansaem.com인테리어 디자이너 이환은 _ 6-point studio한양대학교 실내환경디자인과를 졸업하고 실무 경험을 쌓은 후 6-point studio를 설립하였다. 일상밥상, 까치국수, 일상휴게소 등의 인테리어와 브랜딩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상업공간의 콘셉트에서 인테리어까지 아우르는 작업을 해왔다. 장식을 최소화하여 컬러와 형태에 집중할 수 있는 디자인으로 자신만의 색채를 정립시키며 활발히 활동 중이다. 010-9336-5636<div class="" data-block="true" data-editor="eifhh" data-offset-key="4on2n-0-0" contenteditable="false" style="margin: 0px; padding: 0px; color: rgb(51, 51, 51); font-family: HelveticaNeue-Light, AppleSDGothicNeo-Ligh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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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20
지형 레벨에 맞춰 6개 외부 공간을 풀어낸 벽돌집
김포 한강신도시 끝자락 낮은 언덕에 자리 잡은 집 한 채. 꿈을 쌓아 올려 완성한 벽돌집은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족을 행복하게 한다.©류인근주택 생활은 오성수 씨의 오랜 꿈이었다. 어릴 적 뛰놀던 좁은 골목길, 이웃들과 어울리던 작은 마당. 언젠가 두 아이에게도 이런 소소한 일상의 즐거움을 누리게 해주고 싶었다. 때문에 신혼 초 아담한 아파트를 제외하곤 집을 사는 것조차 차일피일해온 그였다.SECTION 1. 주차장 / 2. 작업실 / 3. 작업실 뒷마당 / 4. 안마당 / 5. 포치 / 6. 현관 / 7. 거실 / 8. 주방 및 식당 / 9. 화장실 / 10. 서재 / 11. 주방 뒷마당 / 12. 계단실 / 13. 침실 / 14. 드레스룸 / 15. 욕실 / 16. 가족실 / 17. 테라스 / 18. 잔디마당 / 19. 옥상 테라스 / 20. 다락 주택의 정면. 주차장 쪽 가늘게 보이는 디자인 기둥은 매스가 떠 있는 느낌을 강조해준다 잔디마당에서 바라본 건물. 작은 신전과 같은 분위기가 신비롭다. 늘 바랐지만, 집짓기의 시작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네 식구에게 적당한 땅을 찾는 것도, 아이들의 통학과 교육 문제 등으로 반대하는 아내를 설득하는 것도 그가 떠안은 숙제였다. 그러다 한참 만에 한 대지와 마주했다. 신도시가 조성되면서 아내가 걱정하던 부분까지 말끔히 해결해준 고마운 곳이었다. 이후 지인의 소개를 받아 건축가를 만났고 지난해 11월, 그토록 고대하던 내 집을 완성했다.HOUSE PLAN대지위치 ▶ 경기도 김포시 │ 대지면적 ▶ 446㎡(134.91평)건물규모 ▶ 지하 1층, 지상 2층 + 다락건축면적 ▶ 88.65㎡(26.81평) │ 연면적 ▶ 200.36㎡(60.61평)건폐율 ▶ 19.88% │ 용적률 ▶ 36.57%주차대수 ▶ 2대 │ 최고높이 ▶ 9.39m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철근콘크리트 단열재 ▶ 비드법보온판 2종1호외부마감재 ▶ 외벽 저층부 – 콘크리트벽돌(두라스택 S390 베이직그레이) / 외벽 상층부, 지붕 – 점토벽돌(삼한C1 고토미S)담장재 ▶ 노출콘크리트, 스틸파이프 │ 창호재 ▶ 이건 알루미늄창호 (투명로이 3중유리)전기·기계·설비 ▶ 정연엔지니어링 │ 토목 ▶ 한터이엔씨구조설계(내진) ▶ 용우엔지니어링 │ 시공 ▶ 건축주(오성수) + 티에스건설(유원상)설계·조경 ▶ 디자인밴드요앞 건축사사무소대문을 열고 들어가면 계단을 올라 집과 안마당으로 이어진다. ©류인근 서로 다른 레벨과 바닥 마감을 가진 잔디마당과 안마당“지금은 4층까지로 변경되었는데, 설계 당시 2층 이하 층수 및 건폐율 제한으로 원했던 바를 모두 담아내기엔 한계가 있었어요. 그래서 밖으로는 그리 화려하지 않아도 되니 내실 있는 집을 만들어 달라 부탁드렸죠.”설계는 디자인밴드요앞 건축사사무소에서 맡았다. 신현보 소장은 “가족이 요구사항과 제약적인 부분을 신중히 검토하고 적극적인 외부 공간을 계획함으로써 법규로 인한 한계점을 극복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노출 천장으로 단순하게 마감한 거실. 큰 창을 통해 바깥의 마당과 하나의 공간이 된다. 상부장 없이 깔끔한 주방 SPACE POINT20% 내부, 80% 외부 공간수도권 외곽 민간개발 교외 주택지는 주로 임야를 개발해 조성된다. 원활한 분양과 적절한 가격 형성을 위해 보통 100~200평 사이 규모로 분할한다. 이런 필지들은 법적으로 보전관리지역이나 녹지지역인 경우가 많아 대개 20% 건폐율 제한을 받는다. 즉, 대지의 크기를 따져보면 20~40평 정도의 건축면적을 갖게 되는 셈이다. 얼핏 생각하면 별로 좁지 않을 것 같지만, 아파트를 벗어나 주택에서 꿈꾸는 개방감과 자연과의 교류, 특별한 취미실, 창고 등을 고려했을 땐 상상 이상 높은 밀도의 공간일 수밖에 없다. 이 집 역시 밀도 높은 20% 내부 공간과 남겨진 80%의 외부 공간으로 설계되었다. 건물을 놓고 외부 공간을 여러 개로 나눠, 배치하고 남는 공간이 아닌 의도적 분할로 각각 고유한 성격을 갖게 했다. 제일 아래 진입공간부터 가장 위쪽 옥상정원까지, 서로 다른 크기와 둘러싸임, 위계를 가진 6개의 외부 공간이 만들어졌다.1. 진입마당넓은 폭의 계단과 벽과 같은 느낌의 대문이 있는 담장, 상부에 떠 있는 매스에 의해 완성된 진입마당. 대문을 밀고 들어가면 계단을 따라 현관 앞 포치까지 이어진다.2. 안마당진입 계단, 인접 대지, 잔디 마당과 단차를 이루면서 주 생활공간인 거실 및 주방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주 외장재를 연장해 벽돌 포장한 바닥은 다양한 야외 활동을 가능케 한다.3. 잔디마당안마당의 벽돌 포장과 대비되는 잔디와 나무, 펜스로 마감했다. 2층 가족실과 기단 위 테라스를 통해 이어지도록 하고, 이는 건물과 외부 사이 배경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한다.4. 주방뒷마당 대지의 북측에 위치한 주방과 맞닿은 1층 뒷마당은 보조주방으로 기능하면서 잔디마당에서 출입할 수 있는 지름길로도 사용된다.5. 작업실 뒷마당 작업실과 연계된 지하 뒷마당은 실외기, 가스, 정화조 등 각종 설비 장치가 모이고 시작되는 곳이자 작업실의 채광과 환기를 함께 담당한다.6. 옥상 테라스 다락에서 이어지는, 유일하게 집 안에서 접근하는 외부 공간이다. 건물을 둘러싼 외부 공간과 달리 동선의 끝자락에서 온전한 휴식의 장소가 된다.계단실과 현관. 현관 옆으로 따뜻한 볕 아래 걸터앉을 수 있는 창턱을 두었다. 1층 서재의 모습 ©류인근 외장재는 건축가와의 긴 논의 끝에 지층은 노출콘크리트면과 시멘트벽돌을, 1층부터 지붕까지는 붉은 점토벽돌을 택했다. 무표정한 느낌의 진입층과는 대조적으로, 주생활공간인 상부는 밝고 경쾌한 느낌과 진중한 무게감을 동시에 갖게 하기 위함이었다. 결과적으로 붉은 벽돌의 묵직한 건물은 대지 가운데 떠 있는 듯한 형상을 띠게 되었다. ‘비행선’을 뜻하는 집의 이름 ‘제플린(Zeppelin)’도 무거운 건물의 덩어리가 긴장감 있게 들린 모습에서 따온 것이다.PLAN1. 주차장 / 2. 작업실 / 3. 작업실 뒷마당 / 4. 안마당 / 5. 포치 / 6. 현관 / 7. 거실 / 8. 주방 및 식당 / 9. 화장실 / 10. 서재 / 11. 주방 뒷마당 / 12. 계단실 / 13. 침실 / 14. 드레스룸 / 15. 욕실 / 16. 가족실 / 17. 테라스 / 18. 잔디마당 / 19. 옥상 테라스 / 20. 다락 2층의 복도는 폭을 넓혀 가족실의 역할을 하도록 하였다. 우측에는 아이들의 방과 다락으로 오르는 계단을 나란히 배치했다. ©류인근 다락은 2층의 가족실과 시각적으로 통한다. 이곳에서 옥상 테라스와도 연결된다. ©류인근 INTERIOR SOURCE내부마감재 ▶ 벽 – 페인트(벤자민무어 친환경 도장) / 바닥 – 포세린 타일(한브라벳 수입타일), 원목마루(삼익산업 Parky Lounge)욕실 및 주방 타일 ▶ 포세린 타일(한브라벳 수입타일)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주방 가구 및 붙박이장 ▶ 제작(bins70)조명 ▶ 모던라이팅 | 계단재·난간 ▶ 원목마루(삼익산업 Parky Lounge) 합판 제작 난간현관문 ▶ 금만기업 베네판도어 | 방문 ▶ 제작 도어(벤자민무어 페인트 도장)마당 벽돌 포장 ▶ 점토벽돌(삼한C1 유럽수퍼토담)드레스룸과 욕실까지 적재적소에 둔 높은 천장고의 안방. 사적인 공간의 2층은 1층과 달리 화이트 컬러 도장과 나무 바닥재로 마감했다. (12 ©류인근) 주택으로 이사 온 후 웃을 일이 많아진 가족의 단란한 모습 내부는 마감재로 공유 공간과 사적 공간을 철저히 구분했다. 거실과 주방, 서재가 자리한 1층은 노출콘크리트 천장에 이를 또렷이 반사하는 유광 포세린 타일 바닥, 백색 벽체로 마감해 가족의 온기로 따뜻함이 채워질 수 있도록 하고, 침실과 가족실이 있는 2층은 짙은 원목마루를 놓아 여유와 차분함이 그대로 밴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게 했다.눈이 내려도, 비가 와도, 햇살에 눈 부셔도 좋은 마당의 풍경. 지극히 당연했던 창밖 모습도 이곳에선 괜스레 달리 보인다. 그저 마음 깊숙이 묻어두었던 아빠의 꿈, 주택 생활이 이젠 가족 모두가 함께 누리는 즐거운 일상이 되었다.건축가_신현보, 류인근, 김도란[디자인밴드요앞 건축사사무소]<div class="pretip_frm" id="GXa4" style='margin: 40px 0px 36px; padding: 14px 14px 13px; border: 1px solid rgb(229, 229, 229); color: rgb(51, 51, 51); text-transform: none; line-height: 1.68; text-indent: 0px; letter-spacing: normal; overflow: hidden; font-family: "Noto Sans light", "Malgun gothic", "맑은 고딕", AppleSDGothicNeo-Light, sans-serif-light, serif; font-size: 17px; font-style: normal; font-weight: 400; word-spacing: 0px; white-space: normal; orphans: 2; widows: 2; background-color: rgb(255, 255, 255); font-variant-ligatures: normal; font-variant-caps: n
전원속의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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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08
아늑한 마당 품은 2층 하이브리드 주택
북한산을 배경으로 한 마을의 풍경은 참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부부는 그곳에 집을 짓기로 했다. 으리으리한 집이 아닌, 작은 마당이 있고 아이들과 우리만의 것들을 가꾸며 행복을 쌓아갈 수 있는 집다운 집을.마당에 면해 길게 처마를 내고, 그 위에 테라스 역할을 하는 2층 마당과 박공 모양의 크고 작은 매스를 두어 보는 방향에 따라 풍부한 형태를 갖게 했다.3개의 구조가 결합된 집마음 한구석에 품고 살던 마당 있는 집에 대한 로망. 백일 무렵부터 겪은 첫째 아이의 아토피는 기약 없던 부부의 막연한 꿈을 현실로 바꾼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아파트 전세 계약 만료를 앞두고, 두 사람은 땅과 가까이 살기 위한 집짓기를 서둘렀다. 깨끗한 환경 속에서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며 건강하게 자라고, 해와 바람도 잘 드는 그런 집. 한옥의 분위기를 좋아해 검색하다 구가도시건축 조정구 소장과 인연이 닿았고, 그에게 가족의 살림을 편히 풀어놓을 집의 설계를 부탁했다.SECTION ① 현관 ② 전실 ③ 거실 ④ 욕실 ⑤ 복도 ⑥ 드레스룸 ⑦ 다락 ⑧ 차고 ⑨ 창고 ⑩ 보일러실 ⑪ 화장실 ⑫ 부부방 ⑬ 복도 ⑭ 계단실주방과 거실, 사랑방은 서로 연결되어 마당과 면해 있다. 아이들은 이곳을 자유로이 오가며 뛰놀기 바쁘다. 3칸 대청처럼 설계된 커다란 창은 하나만 열어도 바람이 잘 통해 쾌적한 집 안 환경을 만들어 준다.먼저 주택은 빛 좋은 대지 남동쪽에 길게 마당을 두고 차분히 놓였다. 이 집의 가장 큰 특징은 경량목구조, 중목구조, 철골구조 등 3개의 구조가 결합되었다는 것.시공과정에서 1층 거실 위쪽의 2층 슬래브를 지지하는 목재 빔을 10.8m의 철재 빔으로 바꾸어 그 아래 기둥과 보의 수를 자유롭게 할 수 있게 했다. 이는 공간의 성격에 따라 보를 걸기도, 없앨 수도 있어 집에 다양한 표정을 만든다.1층은 기둥과 보, 서까래가 드러나 보이는 한옥 느낌의 중목구조 공간으로 계획했다. 정면 사랑방은 한지로 마감하고 온돌을 놓아, 여타 공간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현관 쪽에서 바라본 거실. 이 집만의 고유한 인상을 만들고자 건축가는 바닥의 높이, 천장의 각도, 거실과 복도의 창살 문 등을 세밀히 조율하였다.HOUSE PLAN대지위치서울시 은평구 |대지면적330㎡(99.82평)건물규모지상 2층 |거주인원4명(부부 + 자녀 2)건축면적118.21㎡(35.75평) |연면적189.96㎡(57.46평)건폐율35.82% |용적률46.85%주차대수2대 |최고높이9.69m구조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경량목구조 + 중목구조 + 철골구조, 외벽 2×6 구조목 + 내벽 2×4, 2×6 구조목 / 지붕 – 2×10 구조목단열재그라스울 32K, 그라스울 24K, T140 비드법보온판 가등급외부마감재외벽 - 치장벽돌 / 지붕 - 컬러강판 | 담장재 평철 + 치장벽돌창호재㈜엔썸 88 PAS 창호 LOW-E 46mm 삼중유리(1등급)철물하드웨어심슨스트롱타이에너지원도시가스 |조경건축주 직영전기·기계·설비월드기술단㈜ |구조설계(내진)㈜두항 구조안전기술사사무소내부마감재벽 – 던에드워드 친환경페인트, 에덴바이오 벽지 / 바닥 – NOVA 원목마루 내추럴오크욕실 및 주방 타일윤현상재, 상아타일, 제이슨타일러 |수전 등 욕실기기대림바스, 이케아주방 가구·붙박이장한샘 |조명을지로 국제조명, 루이스폴센 펜던트계단재·난간오크 집성판, 석고보드 위 페인트 |현관문제작 방화문중문제작 목재문 |방문제작 합판문 위 도장데크재애니우드 방킬라이 19㎜ |시공㈜스튜가이엔씨 |총공사비4억5천만원(설계비 및 조경 제외, 토목공사 없음, 인테리어 포함)설계㈜구가도시건축 건축사사무소 조정구 02-3789-3372 www.guga.co.kr현관부와 단차를 둔 1층 전경. 장식적인 요소를 절제하고 공간의 쓰임에 집중했다.주방 쪽 모습. 큰 창으로 들어오는 빛이 따스하게 공간을 감싸 안고, 마당의 풍경은 나무의 멋이 담긴 실내와 더할 나위 없이 잘 어우러진다. 모든 공간이 적절히 열려 있어 주방일을 하다가도 아이들의 모습을 살필 수 있는 점 또한 집에 대한 만족감을 더한다.집이라는 소중한 선물“휴식을 뜻하는 한자어(休)가 사람(人)이 나무(木)에 기댄 모양을 한 것처럼 가족의 안식처가 될 집인 만큼, 아이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목구조로 짓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그렇게 지어진 집은 모던한 외관과 달리 현관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나무 향 가득한 공간이 펼쳐진다. 주방과 식당, 거실, 사랑방이 배치된 1층은 기둥, 서까래, 천장재 등을 목재로 사용해 따스한 기운을 불어넣고, 안방과 드레스룸, 아이방, 욕실을 둔 2층은 전체적으로 화이트 톤에 나무를 포인트 요소로 활용하여 아늑한 분위기를 배가했다. 특히 집 어디서든 마당과 산을 바라볼 수 있도록 해 자연 그 자체를 생활의 한 부분으로 끌어들였다.2층 복도는 폭을 넓게 해 아이들이 방에서만 있지 않고 마당과 산을 바라보며 지낼 수 있는 여유로운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안방에서 바라본 테라스와 북한산의 전경. 집을 짓기 전 이곳에 들렀을 때도, 지금도, 여전히 이 마을에서 가장 좋은 건 북한산 풍경이다.PLAN ① 현관 ② 전실 ③ 차고 ④ 창고 ⑤ 보일러실 ⑥ 거실 ⑦ 화장실 ⑧ 주방 ⑨ 사랑방 ⑩ 다용도실 ⑪ 계단실 ⑫ 복도 ⑬ 드레스룸 ⑭ 세탁실 ⑮ 부부방 ⑯ 아이방 ⑰ 욕실 ⑱ 데크지붕 아래 놓인 시원하고 밝은 다락“우리 집에 사니까 참 좋다!”는 다섯 살 첫째 아이와, 마당에 종종 놀러 오는 들고양이 가족에게 푹 빠진 세 살 막내를 보고 있으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는 부부. 이 집에서 경험하는 모든 것들이 네 식구에게 따뜻한 추억으로 깃들길 바라본다.이 집에 적용된 시공 포인트1. 목조주택에 시공하는 전통 구들목조주택에 전통 구들을 시공할 경우 미리 온수난방과의 혼용을 고려해야 한다. 온수난방은 단열재 위에 시공되는 반면 전통 구들은 단열재가 없고 두꺼운 축열층이 있어 구들에 불을 넣어 난방하면 효과가 좋지만, 온수난방을 주로 할 때는 축열층의 두께를 얇게 하고 고래의 보온에 신경 써야 한다. 2. 디자인을 고려한 합리적인 복합구조경골목구조가 기본구조인 주택에서 외장 마감이 치장벽돌인 장스팬 또는 캔틸레버의 하중을 지탱하기 위한 부분에 큰 목재 빔 대신 경제적인 철골 기둥과 빔으로 대체하고, 철재의 열교를 막기 위해 외벽에서 25mm 안쪽에 위치하도록 했다. 또한, 거실의 디자인에 따라 거실은 기둥보구조로 시공하였다.3.외피의 내부 결로 및 단열성능 향상을 위한 기밀막외기와 접하는 외피, 즉 외벽과 지붕의 작은 틈으로 공기가 출입하면서 에너지 손실과 외피 속 결로가 발생하여 단열재와 목구조를 손상시킬 우려가 있다. 이를 고려해 외피 내부에 기밀막을 설치했다. 환기층이 없는 평지붕에 유리 섬유 단열재를 쓸 경우 결로가 우려되므로 2층 테라스는 목구조용 수성연질폼을 사용했다.취재 _김연정| 사진 _박영채ⓒ월간 전원속의 내집/www.uujj.co.kr월간 <전원속의 내집> 의 기사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습니다. 무단전재, 복사, 배포는 저작권법에 위배되오니 자제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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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03
생활을 담는 견고한 중목구조 주택
단독주택이 즐비한 양산 물금신도시 택지지구에 모두의 부러움을 사는 놀이터 옆 집. 프라이버시와 소음 문제를 영리하게 풀어낸 방법이 궁금하다.은근하게 마당을 감싸며 외부와 관계를 맺는 주택의 매스. 내오염성이 좋은 독일산 실리콘계 로투산 페인트로 미장 마감해 형태를 부각했다. 주방에서 바라본 모습. 층고를 틔운 2층 바닥 장선, 계단실 벽체, 멀리 거실의 천장부 등 실내 곳곳에 드러나는 중목구조 부재가 이 집의 정체성과 본질을 상기시킨다. 낙동강과 양산천 사이, 배산임수 명당의 대규모 택지지구 양산 물금신도시. 부산과의 접근성이 좋고 대부분 평지 입지라 주택에 대한 공급과 수요가 활발한 곳 중 하나다.건축주 부부는 초등학교 5학년인 아들과 어린이집에 다니는 딸에게 집에서도 다양한 공간을 경험하게 해주고 싶어 집짓기 준비에 착수했다. 마감해 놓으면 콘크리트조인지 목조인지 모르는 집이 아니라 일부라도 뼈대(본질)가 드러나는 집이면 좋을 것 같아 중목구조를 택했다. 공부를 하다 보니 적어도 골조만큼은 현장 상황이나 작업자 역량,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품질이 달라지지 않는다는 점 역시 마음에 들었다.1년 전, 친한 선배가 경남 김해에 집을 지으며 소개해 준 블루하우스코리아는 마침 양산에만 중목구조 주택 여덟 채를 시공했던 터. 부부는 매일 현장에 출근하듯 지켜볼 형편은 아니었기에 일임할 시공사가 필요했다. 하도급을 주지 않고 현장 소장이 상주해 연간 지을 수 있는 주택에 한계가 있다는 말에 신뢰를 갖고 본격적인 설계에 들어갔다.SECTION①현관 ②포치 ③창고 ④복도 ⑤세면실 ⑥화장실 ⑦샤워실 ⑧거실 ⑨주방 ⑩보조주방 ⑪팬트리 ⑫방 ⑬드레스룸 ⑭세탁실 ⑮발코니 ⑯다락 ⑰주차장 ⑱마당 ⑲중정 ⑳보일러실천장에 부재를 노출한 거실. 한식 마루 패턴의 질감 있는 원목마루가 따뜻한 느낌을 더한다. 넉넉한 현관에는 낮은 벤치가 포함된 신발장을 두었다. 왼쪽 문을 열면 워크 인 클로짓(Walk in Closet)이 있어 수납공간이 충분하다. HOUSE PLAN대지위치 ▶ 경상남도 양산시 대지면적 ▶ 317.0㎡(95.89평) | 건물규모 ▶ 지상 2층 + 다락 건축면적 ▶ 150.40㎡(45.49평) | 연면적 ▶ 284.34㎡(86.01평) 건폐율 ▶ 47.44% | 용적률 ▶ 75.09% 주차대수 ▶ 2대 | 최고높이 ▶ 9.1m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중목구조(철물공법) 단열재 ▶ 외벽 - 비드법보온판 2종2호 70mm + 에코배트 R19 / 지붕 - 우레탄단열패널 10mm + 에코배트 R32외부마감재 ▶ 외벽 - STO 외단열시스템, 벽돌 영롱쌓기 / 지붕 – 갈바륨단열패널(니치하) 창호재 ▶ 레하우 86mm PVC 삼중창호(에너지효율 1등급) 철물하드웨어 ▶타츠미 TEC-1 P3 열회수환기장치 ▶ Vents(벽부형) | 외부 전동 차양 ▶ 바레마 EVB 에너지원 ▶ 도시가스 조경 ▶ ㈜송덕조경 건축·구조설계 ▶ 블루건축사사무소 010-3847-7008 www.bluearch.co.kr시공 ▶ 블루하우스코리아㈜ 031-8017-5002 https://cafe.naver.com/bluehousekorea총공사비 ▶ 5억3천만원(설계 및 주방 가구 제외) 현관으로 들어서면 전면에는 중정이 있어 시각적으로 열린 느낌이다. 계단실 벽면 역시 일부를 노출해 답답함을 덜었다. 중정과 연결된 주방. 일부분은 층고를 틔워 2층과 연결된다. 프라이버시와 커뮤니티를 동시에 지키는 방법대지는 남쪽과 북쪽 2면에 도로를 접해있고 동쪽으로는 공원 겸 놀이터가 위치한다. 3면이 트여 있어 시야에 가림이 없고 자연적 감시 효과로 인해 방범이 좋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프라이버시와 소음에 취약할 수도 있는 곳이다.같은 이유로 처음에는 건축주도 이 땅의 구입을 주저했지만, 설계를 진행하면서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양쪽 도로와 면한 곳은 각각 현관부와 중정을 두어 외부 시선을 차단하고, 마당은 아예 놀이터와 연계하되, 중치 높이의 나무를 심어 경계를 뚜렷하게 맺었다. 2층 침실 앞에는 선룸 발코니를 레이어 삼아 사생활을 보호하면서 동시에 공원 뷰를 누리는 공간으로 쓰고자 했다.도로에서 본 주택 진입부. 벽돌을 엇갈리게 쌓아 현관의 직접적인 노출을 피했다. POINTPOINT 1 - 오차 없는 기초는 중목구조의 기본 중목구조는 기초 레벨이 5mm 이상 차이가 나면 프리컷 목재와 철물의 결합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터파기할 때부터 타설 중간중간에도 오차 없이 레벨을 맞춰야 한다.POINT 2 - 내진구조의 철물공법 진도 7 이상을 견디는 내진구조를 위해 일본 프리컷 회사와 국내 구조사무실과 협업해 최종 구조 도면을 작성했다. 단순 조립이 아닌 철물까지 결합한 더욱 견고한 구조다.POINT 3 - 외부 전동 차양과 벽부형 환기장치 여름철 직사광선으로 인한 냉방 부하를 낮추고 방범에도 효과적인 외부 전동 차양을 달았다. 또한, 덕트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는 벽부형 환기장치를 통해 실내 공기질에도 신경 썼다.플랜테리어를 시도한 2층 선룸 발코니. 노출 구조보에 와이어를 걸어 행잉 플랜트를 설치하기에도 용이하다. 삼면에 설치한 폴딩도어 덕분에 탁 트인 공원 뷰를 감상하기 좋은 공간이다. 집 구조 가운데 위치하는 계단은 창문을 만들 수 없어 자칫 답답할 수 있었다. 그러나 회전식 배치와 계단실 벽면 곳곳에 낸 틈 덕분에 어둡지 않고 수직적으로도 공간이 서로 연결된다. 막힘 없이 서로 연결되는 공간실내는 건축주의 요청에 따라 공간의 연결에 특히 신경 썼다. 1층은 현관부터 중정, 거실과 주방이 일자로 막힘없이 통한다. 2층은 주요 공간에 문을 2개씩 두어 순환하는 동선을 구현했다. 기둥-보 시스템의 중목구조라 넉넉한 이동 공간은 추후 리모델링 시 실로 편입하기에도 용이하다.평면뿐만 아니라 단면상으로도 공간은 연결된다. 주방에서 2층으로, 2층 복도에서 다락으로 층고를 틔웠다. 1층 주방에서 아이를 부르면 언제든지 소통할 수 있는 구조다. 거실과 주방을 구분하면서도 이어주는 역할을 하는 중정 역시 집의 안팎을 연결하는 매개 공간이다. 씨실과 날실을 엮듯 수평·수직 공간을 효과적으로 연결한 덕분에 다락까지 합치면 100평 가까이 되는 주택임에도 공간의 낭비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집 안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회유 동선회유 동선은 순환하는 형태의 동선을 의미하며 이동 거리를 줄여주는 동시에 공간 활용도와 유연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이 집에는 계단실과 기능실을 중심에 두고 1층과 2층에 각각 적용되었다.1층 : 포치 – 현관 - 복도 – 주방 – 보조주방 – 주차장런웨이와 같은 시원한 진입 복도 끝 오른쪽에 메인 주방이 있고 안쪽에 보조주방이 딸려 있다. 여기서 밖으로 통하는 문이 주차장과 연결되어 있는데, 이는 포치와도 이어져 전체가 순환한다. 장을 보고 오면 바로 보조주방으로 들어갈 수 있어 편리하다.외부 출입(좌) / 포치(우) 현관 진입 복도보조주방(좌) / 주차장(우)2층 : 안방(드레스룸) – 세면실 – 세탁실 - 아이방 – 복도계단실을 중심에 두고 각 방들이 둘러싼 배치로 공용 공간인 위생 시설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세탁실과 안방의 드레스룸은 문을 양쪽에 달아 회유 동선안에서도 작은 순환 동선을 구현한다. 프라이버시 때문에 제외했지만, 아이방 다락과 공용 다락을 연결하면 입체적인 회유 동선도 가능하다.세면실 세탁실(좌) / 안방 드레스룸(우)<div class="" data-block="true" data-editor="fdtas" data-offset-key="7ceq2-0-0" style="margin: 0px; padding: 0px; color: rgb(51, 51, 51); font-family: HelveticaNeue-Light, AppleSDGothicNeo-Light, "Malgun Gothic", "맑은 고딕", dotum, "\\B3CB움", sans-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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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23
비 오는 날, 제주 친봉산장에서의 하루
그가 만든 아이리시 커피 한잔이면 쌀쌀한 바람에 움츠렸던 몸도, 마음도 어느새 훈훈한 온기가 돈다. 제주 송당마을, 무심한 듯 다정한 산장지기의 초대.장대비가 무섭게 쏟아지는 날이었다. 보통이라면 모든 약속을 취소하고 집에서 꿈쩍도 하지 않았을 그런 날씨. 하지만 목적지가 ‘친봉산장’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흐린 하늘과 빗줄기가 오히려 정취를 더하는 곳. 제주 구좌읍 송당마을, 돌담 사이 이어진 골목 안 커다란 산장 한 채가 어슴푸레 불을 밝혀 손님을 맞았다.깊은 산속은 아니지만 이보다 더 산장다운 곳도 없으리란 생각이 절로 드는 곳이다. 나무문을 밀고 들어가자 초에 불을 붙이던 산장지기가 눈인사를 건넨다. 김현철 씨가 하던 일을 접고 제주도로 내려온 건 3년 전. 화려한 도시에서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 더는 없었고, 반복되는 일에도 지쳐 갔다.비에 젖은 외벽과 바닥, 풀과 나무가 오히려 운치 있게 느껴지는 친봉산장 전경 맑은 날에는 야외 공간에 둘러앉아 캠핑을 즐길 수 있다. / 산장지기 현철 씨와 친봉산장의 마스코트 래미 그림은 손님들의 선물 자연 가까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고자 제주행을 택했다. 10년 이상의 캠핑 경력에, 산과 계곡을 좋아하는 그는 중산간 지대인 이곳 송당마을에 자리 잡았다. 처음 6개월은 오랜 로망을 펼칠 공간을 찾아, 또다시 6개월은 산장을 고치느라 쉬는 날도 없이 고군분투했다.서부영화 속 근사한 통나무집을 떠올리게 하는 친봉산장은 50년도 더 된 건물이다. 마구간으로 쓰던 곳인데, 내부 철거에만 꼬박 한 달이 걸렸다. 기초를 새로 다지고 바닥을 깔고 화장실 배관공사까지, 전기공사처럼 전문기술자가 필요한 부분이 아니면 웬만한 건 직접 해결했다.나무를 깎으며 시간을 보내는 현철 씨 곁에는 늘 래미가 함께한다. 나지막한 천장의 다락은 현철 씨가 실제 생활하던 곳이다. 문을 열고 들어오면 펼쳐지는 친봉산장의 내부. 거친 나무 질감과 빈티지한 가구와 소품 등이 어우러져 서부영화의 한 장면 속으로 들어온 듯하다.오름이 많은 송당마을은 말을 방목해서 키우던 곳이라 먹이로 쓰던 억새가 많다. 이를 엮어 의자, 테이블로 만들어 놓았는데, 인더스트리얼 소품들과도 멋스럽게 어우러진다. / 친봉산장은 사슴을 테마로 한 공간이기도 하다. 사슴 장식과 직접 만든 사슴뿔 공예품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공구에 손가락이 끼여 절단되는 부상도 겪었다. 심각한 표정으로 손가락의 안부를 묻자, 그는 멀쩡해진 손을 펴 보이며 “이런 에피소드 하나쯤 있어야 하지 않느냐”고 호탕하게 웃는다.원래는 뒷마당에 있던 세 그루의 큰 나무에 영화 <인디아나 존스>를 보며 구상해두었던 트리하우스도 만들 생각이었다. 비록 공사 중 찾아온 태풍 때문에 없던 일이 되었지만, 지금의 모습으로도 충분히 친봉산장은 <톰 소여의 모험>에 등장할 법한 공간이다. 7년간의 연구 끝에 손수 만든 벽난로에선 장작이 붉게 타오르고, 그가 수집해온 빈티지 의자와 테이블, 바이크, 기타, 캠핑용품 등이 곳곳에 자리한다.한쪽 벽에 전시된 기타들과 빈티지 바이크 오랜 독학 끝에 만든 벽난로가 이국적인 분위기를 더한다. “어렸을 때부터 꿈꿨던 공간이에요. 제가 사는 집이라 생각하며 만들었고, 산장을 찾아주는 분들도 누군가의 집에 초대받은 기분을 느꼈으면 했죠. 실제로 1년 반 동안은 제가 이곳 다락에서 잠을 자며 살기도 했고요.”친봉산장은 산장지기 현철 씨와 반려견 래미가 연중무휴 자리를 지킨다. 커피 메뉴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직접 배워와 내리는 아이리시 커피, 단 하나다. 그 외에는 한라봉 주스, 다양한 맥주 등을 판매한다. 바비큐나 가칭 ‘가가멜 스튜’ 같은 식사 메뉴도 준비 중이라고. 물은 서비스하는 대신 생수로 판매하는데, 1년간 모인 수익금은 5살 유기견으로 처음 만났던 래미의 생일날, 유기견 단체에 기부하고 있다.아이리시 커피를 만드는 현철 씨. 달콤한 크림 뒤로 어우러지는 커피와 위스키 향이 일품이다. 사슴뿔로 핸들을 만든 커트러리들 / 뒷마당을 향한 문을 열면 싱그러운 초록이 쏟아져 들어온다. 한쪽 마당에 있는 별채 창고와 친봉산장 너머로 푸른 제주 풍경이 펼쳐진다.현철 씨에겐 제주도에 와서 생긴 변화가 두 가지 있다. 어떤 거짓말도 할 일이 없게 된 것, 그리고 거울을 잘 안 보게 된 것. 누구의 시선도 신경 쓰지 않고 그저 나에게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제주의 삶은 도시의 것과는 참 다르다.그는 언젠가 커다란 산 하나를 온전히 지키는 진짜 산장지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창틈으로 새는 비를 막을 생각도 없이, 무심하게 받쳐둔 양철 그릇에 떨어지는 빗방울조차 감미로운 풍경이 되는 곳. 비가 개고 난 밤이면 자욱한 비안개 사이로 친봉산장 마당의 모닥불이, 벽난로 굴뚝의 연기가 느긋하게 피어오를 것이다.*친봉산장_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구좌읍 중산간동로 2281-3 인스타그램 @jeju_deerlodge취재_조고은 | 사진_변종석ⓒ 월간 전원속의 내집/ Vol.236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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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03
제주 해변, 오래된 돌집 리모델링
제주도가 고향인 부부가 취향을 담아 고친 돌집. 영화와 음악, 한가로운 바다가 있는 이곳엔 켜켜이 쌓인 시간의 멋, 레트로 감성이 진하게 묻어난다.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음악과 함께 창밖 마당, 바다와 하늘을 보며 쉴 수 있는 공간. 원형 러그는 아내 김수업 씨가 직접 만든 것이다.곽지해수욕장을 지나 큰 도로에서 골목으로 접어들자마자, 아담한 돌집 한 채가 거짓말처럼 나타난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맞닥뜨린 풍경이 마치 일상 속 갑작스레 찾아온 작은 선물 같다.“평소 시골집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부지런히 다녔어요.미용실 갈 시간은 없어도 부동산은 꼭 들를 만큼 발품을 많이 팔았죠. 마음에 드는 집을 아깝게 놓치는 일도 숱하게 겪었는데,덕분에 재빨리 결정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이 집의 주인인 임정훈, 김수업 씨 부부는 4~5년 전 처음 이곳을 만났다. 집을 판다는 말을 듣고 가격 흥정할 겨를도 없이 바로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고.오밀조밀한 공간을 시원하게 튼 내부. 오른쪽에 욕실이 자리하고, 거실 겸 다이닝룸 너머로 주방이 보인다.한동안 비워 두었던 집은 1년 반쯤 전, 부부의 손을 거쳐 독채 펜션 ‘오후만 있던 일요일’로 문을 열었다. 처음엔 인테리어 업체에 리모델링을 완전히 맡겼지만, 마음에 영 들지 않아 공사를 중단했다. 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건, 직접 인테리어한 맥주펍 ‘LIFE’를 운영하는 남편 정훈 씨. 1980~90년대 감성의 레트로 스타일, 음악과 영화가 가득한 공간은 오롯이 그의 감각과 취향이다.마당과 건물 외관은 고스란히 살리되, 내부는 완전히 재구성했다. 나지막한 천장을 트자 세월의 흔적이 역력한 흙벽과 서까래가 드러났고, 대들보엔 상량문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답답했던 벽을 헐어 구조를 널찍하게 변경하고, 창문도 적당한 위치에 새로 냈다. 대문 위 바다를 감상할 수 있는 루프톱은 슬레이트 지붕을 걷어내고 야외가구를 놓아 만든 것이다.“오래된 시골집이 한 채 또 있는데, 철거하면서 나온 고재들로 내부 문과 벽 등을 마감했어요. 도둑이 3번이나 들어서 바닥까지 다 뜯어가는 바람에, 쓸 수 있는 고재가 많지는 않았지만요(웃음).”주방에서 바라본 모습. 고재로 마감한 창고형 미닫이문과 천장 벽이 빈티지한 가구, 복고풍 포스터와 어우러져 개성 강한 공간을 완성한다.시간은 좀 걸렸지만, 욕실 문 손잡이, 주방 가구 손잡이 하나까지 직접 구매해 설치할 만큼 집은 부부의 손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빈티지한 조명과 가구, 소품 등은 대부분 여행길이나 벼룩시장에서 수집한 것들이다. 냉장고, 주방 펜던트 조명, 미닫이문 레일 등은 기존 제품에 외국에서 보내온 우편물에서 떼어서 모아둔 스티커를 붙여 세련된 레트로 스타일로 리폼했다. 할머니께 물려받은 앉은뱅이 찻상에 다리만 새로 달아 재탄생한 침대 협탁도 두 사람의 작품이다.마당과 바다가 보이는 창가에는 푹신한 소파와 턴테이블을 놓았다. 포인트가 된 네온사인 장식은 존 레논의 IMAGINE 앨범 재킷 사진을 모티프로 주문 제작한 것. 주방 벽에 걸린 철제 선반장은 비싸지 않은 물건이지만 칠이 벗겨진 느낌이 빈티지하게 잘 어우러진다. 그 안에는 영화 <화양연화>에서 배우 장만옥이 쓴 찻잔을 비롯해 수업 씨가 그동안 수집한 예쁜 잔들을 차곡차곡 넣어두었다. 찾아온 손님이 이를 알아봐 주고 잘 써주는 것만큼 기분 좋을 때가 없다고 말하는 그녀다.가장 안쪽에 자리한 침실. 꼭 필요한 가구만으로 아늑하게 꾸몄다.인더스트리얼 디자인의 식탁. 창밖으로 보이는 뒷마당에는 필 때를 기다리는 유채꽃이 가득하다.일자로 간소하게 마련한 주방에 서면 청정한 제주 해변이 그림처럼 담긴다.높은 박공지붕 선, 별도의 마감을 하지 않고 그대로 살린 흙벽이 인상적이다. 화창한 날엔 폴딩도어를 활짝 열어 앞마당을 누린다.INTERIOR SOURCELIVING ROOM벽: 던에드워드 페인트 도장, 목재 위 리베론 오일·BIOFA 하드왁스 마감 |바닥: 구정마루 어텀펄시몬 |네온사인: 오름네온 주문 제작 |테이블램프: Kartell |1인용 소파: Art n Craft |턴테이블: Pro–ject Audio |앰프: BOSE spatial reciever |스피커: BOSE 901 Ⅳ |조명 컨트롤: 필립스 Hue 3.0 |TV: 삼성 SERIFKITCHEN주방가구: 리지디자인 |주방후드: 하츠 |냉장고: 대우일렉 구매 후 리폼 |식탁등: 루이스폴센 |타일: 윤&정 타일|식탁·의자: 고트레BEDROOM방문: 자체 제작(고재 마감)|침대·화장대: 고트레|협탁: 리폼 제작|라탄 의자: 세덱 |거울: 고재 자체 제작|펜던트 조명: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센터|테이블램프:필립스OUTDOOR폴딩도어: 폴첸|현관문: 엘네마|야외 테이블·의자: HAY|루프탑 야외가구: 선브렐라 |데크재: 방부목 + 씨라데코 우드 스테인뒷마당으로 나가는 출입구. 오묘한 레트로 감성을 살리는 조명과 화분 커버, 올리브 컬러를 칠해 리폼한 에어컨 등이 감각적이다.이른 봄이면 유채꽃이 만발하는 돌집의 전경. 대문 건물 위에 마련한 루프톱에서 감상하는 노을 진 바다 풍경도 일품이라고.TIP제주도 구옥 찾기 노하우시골 오래된 돌집은 부동산보다는 이장님이나 동네 사람들만 알음알음 아는 경우가 많으니, 마을 구석구석 자주 다녀보고 동네 분들과 친해지세요. 요즘엔 인터넷 부동산 매물 정보도 많이 보지만, 제주도는 오일장신문, 교차로신문이 많이 활성화되어 있어서 이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랍니다.침대 협탁은 할머니가 쓰던 찻상에 다리를 달아 만들었다. 그 위에 놓인 빈티지 조명과 시계가 분위기를 더한다.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정겨운 외관곳곳에 놓인 영화 포스터와 음반 앨범, 이를 비추는 색색의 조명을 보고 있자면, 홍콩영화 속 한 장면이 떠오르기도 한다. 부부가 가장 좋아하는 건 창가에 놓인 1인용 소파에 앉아 음악을 들으며 인적 드문 바다를 한없이 바라보는 일. 오후 3시쯤 되면 만조가 되어 바닷물이 방파제 높이까지 가득 차오른다.“<오후만 있던 일요일>은 가수 어떤날의 노래 제목이에요.잔잔한 선율과 한적한 가사를 들으며이 집과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죠.”아침이나 볕 좋은 오후엔 바다를 따라 난 산책로를 걷고, 저녁 무렵이면 마당에 모닥불을 피우고 낭만을 즐긴다. 갑자기 다시 추워진 날씨에 볼 수 없어 아쉬웠던 유채꽃은 3월 초쯤이면 화사하게 피어 앞마당, 뒷마당을 가득 메울 것이라고.지금 이대로 시간이 멈추었으면 싶은 마음이 드는 곳. 부부의 돌집에는 언제나 일요일 오후의 시간이 흐른다.오후만 있던 일요일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일주서로 5871-2 인스타그램sooupkim취재 _조고은|사진 _변종석ⓒ월간 전원속의 내집/www.uujj.co.kr
전원속의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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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15
작지만, 작지 않은 집 | 하동 삼연재 然緣姸
1박 2일 지리산과의 짧은 만남은 아무런 연고 없는 이곳, 하동으로 부부를 내려오게 했다. 그리고 몇 해 지나 지은 두 사람의 집.2017년 하동 화개골. 설계와 시공을 같이한 우리의 첫 프로젝트인 ‘월계재’를 진행하다 동네 주민이던 부부를 만났다. 공사 중 남편으로부터 이런저런 도움을 받으며 식사와 음주가 계속되다 보니 우리들의 관계도 점점 깊어져 갔다. 그러던 어느 날, 월계재 준공 준비로 한창일 때 그들은 강 건너 농로를 따라올라 가장 끝 집을 지나야 보이는 녹차 밭으로 우리를 데려갔다. 이유인즉슨, 2년 전 도시생활을 정리하고 내려와 이 땅을 구매했으며 이제는 여기에 집을 짓고 싶다는 것. 그때가 2017년 겨울이었다. 그곳은 약 4m의 레벨 차가 있는 공간이었고, 건축가로서 욕심나는 대지 형태였다. 지하 같지 않은 지하를 지나 집으로 진입하는 공간이 막연히 머릿속에 그려졌다.길에서 바라본 집의 모습. 주변 산세 형상을 거스르지 않고 실내 공간의 변화를 위해 지붕에 높이차를 두었다.어둠이 내려앉은 집. 창을 통해 새어 나오는 빛에서 따스함이 전해진다.SECTION①현관 ②거실 ③주방 ④화장실 ⑤구들방(부부침실) ⑥다용도실 ⑦서재 ⑧게스트룸 ⑨드레스룸 ⑩욕실PLAN현관을 나서면 보이는 풍경일단 부부의 요구사항은 명확했다. 먼저 부부만 생활하게 될 공간이므로 큰 면적을 원하지 않았다. 다만 화개 아이들을 위한 공부방을 운영하고 있었기에 “아이들이 보다 좋은 공간에서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싶다” 했다. 또한, 칼로 자른 듯한 반듯한 면들로 이루어진 건물 형태였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심지어 부부는 평면과 건물 형태도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구들방과 공사비. 처음 대지를 접했을 때와는 달리, 이야기를 나누며 그들의 예산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기에 건축가의 욕심(?)은 최대한 배제하고 담백하며 효율적인 주택을 설계하고자 했다.(위, 아래)마을 아이들의 공부방이자 부부의 주된 생활공간인 거실. 장서량을 고려해 벽면 전체 책장을 계획했다. 터파기하는 도중 바위가 나와 현관에서 거실로의 진입에 단 차이가 생겼다.HOUSE PLAN대지위치 ▶ 경상남도 하동군대지면적 ▶ 530㎡(160.32평) | 건물규모 ▶ 지상 2층 건축면적 ▶ 81.09㎡(24.53평) | 연면적 ▶ 119.56㎡(36.17평)건폐율 ▶ 15.30% | 용적률 ▶ 22.56%최고높이 ▶ 7.52m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철근콘크리트단열재 ▶ 비드법보온판 2종3호 100mm,180mm, 일부 압출법보온판 1호외부마감재 ▶ StoTherm Classic 외단열공법(Stolit k 1.5 + StoColor Lotusan paint)창호재 ▶ 이건창호 70mm, 185mm PVC 시스템창호에너지원 ▶ 기름보일러, 화목난로, 구들조경석 ▶ 쇄석, 화산석 판재 | 토목 ▶ 주식회사 노둣돌구조설계(내진) ▶ 시너지구조조경·시공 ▶ 건축주 직영(김토일)설계 ▶ 일상건축사사무소총공사비 ▶ 2억원(설계·조경비 제외)INTERIOR SOURCE내부마감재 ▶ 천장 – THK9 미송무절합판 위 투명 수성 스테인 / 벽 – Stolit k 1.5 + StoColor Sil Premium / 바닥 – 노바 강마루 욕실 및 주방 타일 ▶ 엠브라세라믹 | 수전 등 욕실기기 ▶ 한샘, 아메리칸스탠다드 주방 가구 ▶ 에넥스 | 붙박이장 ▶ 현장 제작(자작나무 합판) 계단재·난간 ▶ THK24 자작나무 합판 + THK9 평철난간 현관문 ▶ INI도어 | 중문 ▶ 제일목공 주문 제작(미송각재) 방문 ▶ 한솔 합판 도어 + 투명 수성 스테인높은 층고로 확보된 2층의 열린 서재2층 게스트룸 겸 좌식 공부방. 우측에 서재가 자리한다.욕조 옆으로 통창을 두어 주변 풍경을 담았다.주변 자연환경이 너무도 좋은 곳이라 실내공간의 거주성뿐 아니라 각 공간에서의 적절한 창 계획으로, 물리적인 면적은 크지 않아도 감각적인 면적은 외부로 확장되도록 했다. 지상 2층의 주택이 작지만 작지 않은 집이 된 이유이다.전체적인 매스 형태는 지붕에 단 차이를 두어 거실이 높은 층고를 유지하도록 했다. 이로써 아이들의 공부방 역할을 겸하게 될 거실 공간을 풍부하게 할 수 있었고, 주변 산세의 선형도 거스르지 않을 수 있었다. 평면은 1층에 거실, 주방, 구들방(부부 침실), 화장실, 다용도실을, 2층에는 게스트룸 겸 좌식 공부방, 서재, 드레스룸, 화장실을 계획했다.하동과 전주를 오가며 약 5개월간의 설계를 마쳤다. 드디어 공사가 시작되나 했는데, ‘시공사 선정’에 문제가 발생했다. 예상했던 일이지만, 시골 공사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가 바로 믿음직한 시공사를 찾기가 어렵다는 것이다.주방은 복도 양쪽에서 진입이 가능하도록 거주자의 편의를 배려했다.구들장으로 온기를 더한 부부침실2층으로 올라가는 켄틸레버 계단업체를 찾아 헤매던 부부는 결국 큰 결심을 하기에 이르렀다. 바로 직영공사. 무늬만 직영이 아닌 실제로 건축주가 공사를 총괄하는 즉, 현장소장의 역할을 하는 직영 말이다. 그리하여 남편의 직업이 하나 더 추가되었다. 새벽에는 녹차 밭으로, 일과시간에는 현장소장으로, 저녁 시간에는 공부방 선생님으로 바쁜 하루를 보냈다. 덩달아 우리도 바빠지며 열심히 집의 모양새를 갖춰나갔다.시간이 흘러 부부가 여행 중 사온 ‘2018’이라는 숫자 타일을 현관에 시공하면서 약 7개월간의 공사를 마무리했다. 그리고 주택의 이름을‘삼연재’라 지었다.삼연재는 자연 연(然), 인연 연(緣), 고울 연(姸) 등 ‘연’자가 세 개 깃든 집이라는 뜻이다. 여기서 ‘然’은 자연과 잘 어우러진 집이 되길 바란 마음, ‘緣’은 화개로 귀촌해 맺은 인연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집을 지을 수 있었던 고마움, 마지막 ‘姸’은 아내의 이름에서 가져온 것.그렇게 집은 올해 결혼 10주년을 맞이한 두 사람에게 큰 선물이 되었다.글 _ 김헌지리산 끝자락에 자리 잡은 삼연재 전경건축가 김헌, 최정인 _ 일상건축사사무소김헌, 최정인에 의해 2016년 설립된 건축사사무소로, 개개인의 일상을 공유하고 그 일상을 건축에 담아내고자 한다. 건축이 소위 삶의 질을 평가하듯 이야기되는 ‘평’ 개념의 물리적인 공간의 수치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일상적인 요소들로 채워지기를 원한다.063-273-2313│www.ilsangarchi.com취재 _ 김연정 사진 _ 노경ⓒ 월간 전원속의 내집 /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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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13
가족의 집 그리고 일터
제약이 많았던 땅. 가족은 그곳에 집과 그들의 출판사, 북카페를 담은 건물을 짓길 원했다. 긴 시간, 건축가와 함께 고민한 흔적은 공간 속에 고스란히 녹아들었다.위에서 내려다본 건물 전경. 1층이 개방적이라면 2층은 폐쇄적이고, 1층이 무거운 색상이라면 2층은 밝고 가벼운 색상, 반대로 1층이 벽체로 구성된 투과성이 있는 형태라면 2층은 매스 형태로 하는 등 건물은 주변 여건과 공간 활용에 따른 대립적 요소들이 극적으로 공존하고 있다.헤이리 문화마을에 위치한 이 건물은 출발선상부터 여느 프로젝트들과는 달랐다. ‘버려진 개를 키울 수 있는 독립적 주택’이 건축주가 신축을 결심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이자 우리의 작업이 시작된 지점이었다.건축주는 대지 매입부터 건축가와 함께하였다. 주거·업무·상업이 동시에 수용 가능하며 주 업무인 출판업과 부업인 북카페의 특성을 잘 살릴 수 있는 장소를 물색하였다. 프로젝트에 있어서 주된 요구사항은 주택과 사옥의 절대적 분리, 실용적이고 따뜻하며 이웃과 잘 스며드는 집, 수납은 넉넉하면서 비워낸 듯 단순한 내부 공간 디자인들이 있었다. 이와 동시에 극복해야 할 점으로는 아동 출판사 및 북카페와 같은 프로그램으로 인한 이웃과의 소음 문제, 출판사 직원의 복지 공간 등이었다.SECTION①정원 ②화장실 ③출판사 ④근생시설(북카페) ⑤미팅룸 ⑥창고 ⑦지원실 ⑧드레스룸 ⑨욕실 ⑩침실 ⑪다용도실 ⑫주방 ⑬거실 ⑭현관 ⑮작업실 ⑯엘리베이터가족이 운영하는 회사인 느림보 출판사 사옥이자 집. 대지가 위치한 헤이리의 까다로운 건축설계지침을 극복하고 만족스러운 건물을 완성했다.외부에서는 보이지 않는 주택의 안마당뒷마당과 이어지는 아늑한 길헤이리 문화마을은 건축에 있어 마을의 자체 건축설계지침에 의한 형태적 제약이 많은, 까다로운 곳 중 하나다. 본 대지는 <헤이리 건축설계지침>의 총 4가지 건물 유형 규정 중 네 번째인 ‘게이트하우스 유형에 속한다. 말 그대로 개선문과 같이 중간이 뻥 뚫린 게이트 형상의 건물을 지으라는 형태 규정이다. 게다가 건축재료 선택 또한 제약이 있어 흰색 외벽, 벽돌, 담장 등은 사용할 수 없다.이곳에 진행되는 모든 건축계획은 반드시 마을 자체 건축 심의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아무리 땅 주인이라 하더라도 제약 속에 순응하는 건축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도 건축주가 이 지역을 선택한 이유는 그들의 사업이 헤이리 문화마을과 잘 부합되고, 이웃과 함께 자연을 더불어 살 수 있는 좋은 환경과 문화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결국 나머지 제약적인 부분들은 건축가와 머리를 맞대어 풀어나가기로 하였다.건물의 1층은, 게이트 형상처럼 좌우 두 개의 별동으로 분리되어야 할 헤이리 건축설계지침과는 반대로, 출판사의 사무공간과 북카페를 한 동으로 배치하여 고용을 줄이면서 관리가 용이하도록 하고, 공간만 분리하여 업무영역과 상업영역, 각각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이용했다.HOUSE PLAN대지위치▶ 경기도 파주시 |대지면적▶ 651.2㎡(196.98평) |건물규모▶ 지상 2층건축면적▶ 317.41㎡(96.01평) |연면적▶ 493.41㎡(149.25평)건폐율▶ 48.74% |용적률▶ 75.77%주차대수▶ 5대 |최고높이▶ 9.3m구조▶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철근콘크리트단열재▶ 비드법보온판 2종1호 130, 180, 220mm / 압출법보온판 1호 130, 180mm외부마감재▶ 외벽 – 노출콘크리트 마감, 실리콘페인트(백색) 도장, 콘크리트블록 / 지붕 – 식재담장재▶ 콘크리트 |창호재▶프레임워크 153mm 삼중유리 창호(기밀성등급 1등급)에너지원▶ 도시가스전기·기계·설비▶ 전기 – 대원포비스 / 기계·설비 – HL설비컨설턴트구조설계(내진)▶ 모아구조시공▶ 콘크리트공작소설계담당▶ 염윤지, 이연정, 박혜진설계▶ JMY architects 윤재민북카페가 들어설 1층 공간. 높은 층고로 확보된 메자닌(Mezzanine) 층은 부유하는 계단을 통해 진입할 수 있다.정원을 품은 회의실은 공간의 확장감을 더한다.4m의 높은 천장고는 상업공간 내 화장실 상부를 활용한 중층을 가능하게 하여 보다 다양하면서도 아이들에게 재미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또한, 뒷마당 및 뒷산과 시원하게 소통할 수 있는 개방적 공간 구성을 가능케 한다.업무공간은 창고, 사무·창작 공간, 대표실, 주방으로 구성되고, 직원들의 요구에 따라 다소 폐쇄적 공간 구조를 가지게 되었다. 건축주의 연령대를 고려하여 1층의 엘리베이터는 2층 주택의 현관과 바로 통할 수 있도록 배치해, 노후생활에도 대비할 수 있게 계획했다.건물의 2층은 도로면 동쪽 방향으로 ‘ㄴ’자 배치를 택하여 도로 면과 접한 시선을 막고, 서쪽 동산 방향의 마당과 함께 최대한 열리도록 하여 자연과 소통할 수 있게 하였다. 외부로부터의 시선 차단과 소통하는 내부 구조를 만들기 위해, 도로면과 북측 이웃집 방향의 열림은 얇은 틈의 형식으로 최소화하고 단순한 벽체를 만들었다. 이는 건축주가 원하는 미니멀한 건축 디자인과도 잘 부합되는 부분이다.단정하게 꾸민 출판사 내부 전경INTERIOR SOURCE내부마감재▶ 벽 – 수성페인트(백색), 포세린 타일, 시멘트블록, 콘크리트 면처리, 실리콘페인트 / 바닥 – 포세린 타일, 원목마루, 자기질 타일, 대리석 / 천장 – 수성페인트(백색), 콘크리트 면처리욕실 및 주방 타일▶ 포세린 타일, 자기질 타일, 넥스트 타일수전 등 욕실기기▶ 더죤테크, 조이포라이프 |주방 가구·붙박이장▶ 사재 가구(주문 제작)조명▶ 원룩스 |계단재·난간▶ 계단재 – THK30 애쉬 집성판 위 투명락카 / 난간 – 3mm SSTL. 와이어 난간현관문▶ 단열방화문(주문 제작) |중문▶ T12 강화유리도어(주문 제작)데크재▶ THK22 루나우드 탄화목(클립 시공)거실 창 앞 루버는 외부의 시선을 차단함과 동시에 내부에서는 어떤 방해 없이 외부를 관망할 수 있게 해준다.천창과 전면창 등 적재적소에 창을 둔 덕분에 시간에 따른 빛의 흐름이 집 안 곳곳에 온기를 더한다.동서 방향의 ‘ㄴ’자 배치는 자연스럽게 남향 건물이 되는데, 필요 광량을 자연채광으로 확보하기 위해 천창과 거실, 화장실, 드레스룸의 외벽 사이 틈으로 빛을 들일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큰 마당과 작은 마당을 동서 대각선 방향으로 놓고, 중간에 거실과 주방을 두어 주택 내 공유와 사유 영역을 구분하였다. 이는 동선의 분리뿐만 아니라 대각선 끝의 양쪽 마당의 소통이 가능하도록 하는 시각적 중심 공간이기도 하다. 특히 이 공간에는 도로 면에 루버창이 있어 유일하게 외부와 소통한다.내실 구성에서 특이한 점은 드레스룸을 통해 각 방과 화장실에 연결되는 것이다. 이런 로터리(Rotary) 구조의 드레스룸은 단지 옷을 보관하는 목적을 넘어 차를 마시면서 자신을 가다듬는 의류 문화의 공간으로 진화가 가능하다.건축계획 과정에서 건축주가 초기에 예상했던 공사비의 두 배가 나왔지만, 건축주는 흔쾌히 이를 수락하였다. 본인들이 원하는 결과를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공사비가 투입된다는 사실을 인식한 것이다. 하지만, 시공 전 건축주 자제의 결혼이라는 변수가 발생하여 어쩔 수 없이 공사비를 대폭 줄여야 했다. 그런 이유로 부분적인 변경이 생겼고, 마당의 리조트식 외부 라운지는 생략되었다.주방과 거실이 있는 공공 영역과 침실이 있는 사적 영역 사이의 미닫이문은 두 영역을 나누거나, 때로는 확장하는 역할을 한다.작업실은 루버를 통해 막히지 않은 뷰를 제공받으며 작업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이 된다.PLAN①정원 ②화장실 ③출판사 ④근생시설(북카페) ⑤미팅룸 ⑥창고 ⑦지원실 ⑧드레스룸 ⑨욕실 ⑩침실 ⑪다용도실 ⑫주방 ⑬거실 ⑭현관 ⑮작업실 ⑯엘리베이터낮은 계단으로 주방과 거실 공간을 구분하였다.측면의 막힌 벽과 작은 열림으로 외부의 산란된 빛을 들일 수 있는 욕실이번 헤이리 느림보 출판사 사옥에서도 나타나듯 우리 작업의 지향점은 구조체 자체가 건물이 되는 디자인이다. 즉, 내부 공간 구조체와 재료가 외부로 그대로 드러나 간결한 건축물의 형상을 이루게 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최대한 폐쇄적이면서 개방적인 공간 구조. 즉, 여러 대립적 요소들이 공존하는 구조이다. 전체 공간은 이 두 개념의 충돌과 공존 속에서 조직화된다.1층이 개방적이라면 2층은 폐쇄적이고, 1층이 무거운 색상이라면 2층은 밝고 가벼운 색상, 반대로 1층이 벽체로 구성된 투과성이 있는 형태라면 2층은 매스 형태이고, 매스 형태이면서 자세히 보면 틈들로 구성된 판형 구조체이다.외부에서의 2층은 폐쇄적이지만 내부적으로는 틈과 사이 공간, 천창 등으로 모든 공간이 소통된다. 본 건물은 주변 여건과 공간 활용에 따른 대립적 요소들이 극적으로 공존하고 있는 구조체이다.글 : 윤재민+ DETAIL<figure class="figure_frm colum_fig" dmcf-ptype="figure" dmcf-pid="aShekreuhl" dmcf-class="figure_frm colum_fig" id="I2Vt" style="outline: none; margin: 0px 32px 0px 0px; padding: 0px; displa
전원속의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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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0
독립과 연결, 다가구주택의 현대적인 제안
하남 미사신도시 택지지구에서 유독 하얀 자태를 뽐내며 동네를 밝히는 코너집. 언뜻 심플한 단독주택처럼 보이지만, 네 가족의 보금자리가 될 다가구주택이다.임대 세대와 주인 세대의 출입을 분리한 계단 배치. 주차 공간 역시 집 앞뒤로 2대씩 각각 두었다. 후면을 바라본 모습 / 임대 세대에는 마당 대신 활용할 외부 공간으로 옥상 테라스와 지하 썬큰 정원이 주어진다.다가구주택이라 하면 선입견이 따른다. 임대 수익 때문에 최대 용적률만 고려한 계획, 동네 풍경은 생각하지 않는 뚱뚱한 외관 등 부정적인 시선이 주를 이룬다. 경제성과 미관, 임대 세대에 대한 배려는 양립할 수 없는 조건일까? 건축주를 잘 만난 덕분이라는 세담건축사사무소 송원흠 소장은 말이 아닌 건축으로 다가구에 대한 선입견을 풀었다.“건축주는 단독주택 같은 다가구를 원했습니다. 땅값이 비싼 택지지구라 밀도 있게 짓는 것은 기본으로 하되, 대지 조건을 반영한 디자인과 주인·임대 세대의 명확한 동선 분리를 통해 집의 특징을 살렸습니다.”각이 있는 대지 조건과 세대 간 매스의 볼륨을 강조한 디자인 덕분에 어디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이는 입면 외관을 흰색으로 미장 마감하고 저층 현관부만 진회색 계열의 세라믹 타일로 안정감을 더했다.집은 건축주 부부와 어머니가 각각 2층과 1층을 쓰는 매스와 임대 세대가 위아래 각각을 사용하는 매스로 구분된다. 주차 공간마저도 분리되어 건축주와 임대 세대는 선택적으로 소통할 수 있다. 세련된 외관과 기능적인 설계 덕분인지 관심 있는 사람들이 많았고 주변 집들에 비해 임대 세대도 빨리 정해졌다는 후문을 전했다.SECTION ①현관 ②거실 ④방 ⑧다락 ⑨데크 HOUSE PLAN대지위치 ▶ 경기도 하남시 │ 대지면적 ▶ 262㎡(79.25평)건물규모 ▶ 지하 1층, 지상 2층 + 다락건축면적 ▶ 129.28㎡(39.10평) │ 연면적 ▶ 282.20㎡(85.36평)건폐율 ▶ 49.91% │ 용적률 ▶ 73.92%주차대수 ▶ 4대 │ 최고높이 ▶ 9.8m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철근콘크리트단열재 ▶ 비드법단열재 2종3호 120mm외부마감재 ▶ 외벽 - 외단열시스템 백색 스터코플렉스 / 지붕 – 컬러강판창호재 ▶ LG하우시스 E9-TT150 │ 열회수환기장치 ▶ 센도리에너지원 ▶ 도시가스 │ 전기·기계 ▶ 코담기술단구조설계 ▶ 미도구조 │ 시공 ▶ ㈜경진종합건설 031-757-2795설계담당 ▶ 이경준, 성동욱, 김영필설계 ▶ 세담 건축사사무소 031-795-3733~4높은 층고의 거실은 다락과 시각적으로 연결된다. 충분한 채광의 거실과 문턱 없이 슬라이딩 도어로 연결되는 안방입주한 뒤 수동적으로 TV를 보는 생활 대신 테이블에 앉아 대화하는 시간이 늘었다는 가족 / 아이들의 손씻기 습관을 위해 현관에 미니 세면대를 마련했다. 공간 낭비 없이 알뜰하게 구성한 주인 세대연로하신 어머니의 집은 1층에, 다락과 옥상 테라스가 있는 2층은 건축주 가족의 공간으로 배치되었다. 건축주는 이전에 살았던 북향 아파트는 채광의 아쉬웠던지라 새로 짓는 집은 빛이 충분히 들어올 것을 요청했고, 다각형 대지의 특징을 살려 적재적소에 창을 내었다. 마당에 대한 아쉬움은 있지만 옥상 테라스가 외부 공간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계단실 복도에 마련한 미니 도서관, 회유 동선으로 연결되는 욕실 등 낭비 없는 콤팩트한 설계에 건축주는 만족감을 드러냈다. 층간소음 걱정 없이 뛰어다니는 두 아들을 보며 더 일찍 지을 걸 하는 마음도 든다고.POINT 1 - 세대 분리 우체통 현관문과 주차 공간뿐만 아니라 우체통도 각각 설치했다. 건축주 부부와 어머니가 쓰는 1호 라인과, 임대 세대가 나눠 쓰는 2호 라인으로 구분해 출입 동선 가까이에 두었다. POINT 2 - 계단실 미니 도서관 2층에서 다락으로 올라가기 전 공간을 복도형 도서관으로 만들어 한쪽 벽면은 책장으로 채우고 벽돌로 인테리어 해 따뜻한 분위기의 장소로 연출했다.데크와 연결된 아이의 다락 놀이방 안방과 거실에서 각각 접근이 가능한 2층 욕실INTERIOR SOURCE내부마감재 ▶ 벽 - 노루페인트 키즈아이, LG하우시스 실크벽지 / 바닥 - 동화자연마루 강마루 원목마루, 복합대리석 타일욕실 및 주방 타일 ▶ 대보타일, 아쿠아마리나 엔틱스페셜수전 등 욕실기기 ▶ 대림바스 │ 주방 가구 ▶ 한샘, 하츠(후드)조명 ▶ 필립스라이팅, 중앙조명(거실 펜던트) │ 계단재 ▶ 메이플 하드우드 집성목 30T현관문 ▶ 성우 스타게이트 단열도어 │ 방문 ▶ 자작나무 원목도어, PSL 레일도어천창 ▶ 한샘 │ 데크재 ▶ 방킬라이동선 분리로 벽간 소음 해결과 사생활 보장1층 어머니 집의 거실 겸 주방. 바깥 풍경을 볼 수 있도록 조리대 맞은 편에 개구부를 내었다. 열린 벽과 창 사이로는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을 놓았다. 아침마다 마주치는 게 나쁜 일은 아니지만, 단독주택의 요소는 아니라고 판단한 건축주는 그 생각을 건축가에게 전했다. 송 소장은 일반적으로 다가구주택 중앙이나 끝에 자리하며 이동 통로 그 이상의 역할을 하지 않는 계단실 대신 사생활을 보장하는 분리된 계단실을 만들고 이를 세대 벽이 마주하는 곳에 배치해 벽간 소음 문제까지 해결했다.오픈형 계단실을 통해 지하에 채광을 보탰다. 가족과 친척들이 방문했을 때 다용도로 쓸 수 있도록 폴딩도어를 달았다. 2F - 94.23㎡ / ATTIC - 85.30㎡ B1F - 103.69㎡ / 1F - 87.28㎡ PLAN ①현관 ②거실 ③주방 ④방 ⑤화장실 ⑥보조주방 ⑦미니 도서관 ⑧다락 ⑨데크 ⑩임대 세대거실 및 주방이 있는 각 임대 세대의 메인 층은 누가 살더라도 불편함이 없도록 최대한 넓고 단순하게 구성했다.지하층은 채광과 환기를 위한 썬큰을 설치해 전용 데크 마당처럼 쓸 수 있다.데크 테라스에서 단란한 시간을 보내는 가족 1층 집은 썬큰 공간이 딸린 지하층으로, 2층 집은 옥상 미니 데크가 포함된 다락으로 부족한 공간을 벌충했다. 특히 임대 세대는 누구나 들어와도 살 수 있도록 보편적인 구조를 기본으로 하되 이 집만의 특성이 드러나도록 외부 공간과의 연결에 신경 썼다.“정형화된 매스, 수익에 맞춘 공간 구성을 원했다면 이 프로젝트는 실패했을 겁니다.” 정주성이 아닌 부동산으로서의 의미가 더 높아진 요즘, 집의 본질과 거주자의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하면서 현실적인 부분도 놓치지 않은 다가구주택은 그래서 더 반갑다.건축가_송원흠[세담 건축사사무소]서울시립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2004년부터 세담건축사사무소 대표로 재직 중이다. 단국대학교, 동서울대학교 등에서 설계, 건축계획, 건축법규 등을 가르쳤다. 가평 사룡리주택, 강원 고성주택, 파주 동패동주택, 미사지구 주택, 제주 봉개동주택 등의 단독주택을 설계했으며, 국내 소외계층을 위한 복지시설환경개선사업을 목재문화진흥회와 함께 진행하고 있다. 양평에서 일반인 대상 집짓기 세미나를 위한 한옥 북카페(공간산책)도 운영하고 있다.031-795-3733~4 | wheum915@hanmail.net취재_조성일| 사진_변종석ⓒ 월간 전원속의 내집Vol.235 www.uujj.co.kr
전원속의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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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28
소확행 小確幸 - 작지만 확실한 행복
치열했던 현역 활동을 마감하고 새롭게 시작될 또 다른 인생과 나만이 누리는 소소한 행복이 담긴 집.묵직하고 정적인 단층 매스에 목재로 경쾌하게 포인트를 준 단아한 외관(위, 아래) 정면에서 보는 것과는 또 다른 역동적인 느낌을 내는 주택의 모습. 거실과 침실 각각에서 바로 연결되는 외부 공간까지 사전에 계획한 흔적이 엿보인다.땅에서, 집에서 찾고자 한 행복파일럿으로서 하늘에서 긴 시간을 보낸 건축주. 퇴직 후 시작될 두 번째 인생은 땅에 두 발을 딛고 살고자 마당 있는 집을 짓기로 했다. 그의 단독주택행을 앞당긴 건 퇴직 전 다녀온 부부 동반 북유럽 여행이었다. 그곳에서 아름다운 자연 풍광을 배경 삼아 아담한 집을 짓고 여유롭게 캠핑을 다니는 삶을 본 뒤, 더 이상 행복을 유예할 수 없겠다 판단했고, 건축박람회에서 만난 하눌주택 박우범 대표와 인연을 맺었다.마치 연어가 자기가 태어난 곳으로 회귀하듯 자유롭게 세상을 유영한 뒤 다시 고향인 양평으로 돌아가기로 한 건축주. 지금 집이 지어진 자리는 10여 년 전, 집을 짓기 위해 마련해 놓은 땅이었다. 겨울이 되면 남향 빛을 오래 받긴 조금 힘들지만, 그 단점도 잊을 만큼 장애물 없이 유명산까지 내다보이는 풍경은 선택을 이끌었다.앞마당에 비해 사적이면서 다용도의 활동이 가능한 뒷마당앞마당-거실-외부 데크-중정-복도로 이어지는 회유 동선은 자유롭고 풍부한 생활을 가능케한다.PLAN①현관 ②거실 ③주방 ④다용도실 ⑤침실 ⑥욕실 ⑦드레스룸 ⑧데크 ⑨온돌방 ⑩장작창고 ⑪보일러실&창고HOUSE PLAN대지위치 ▶ 경기도 양평군 대지면적 ▶ 780㎡(235.95평) | 건물규모 ▶ 지상 1층 거주인원 ▶ 2명(부부) 건축면적 ▶ 153.39㎡(46.40평) | 연면적 ▶ 129.8㎡(39.2평) 건폐율 ▶ 19.67%(법정 40% 이하) | 용적률 ▶ 16.64%(법정 100% 이하) 주차대수 ▶ 2대 | 최고높이 ▶ 5.08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경량목구조 2×6 구조목 J-grade(벽) + 2×10 구조목 J-grade(지붕) 단열재 ▶ 벽 - R23 인슐레이션 + 네오폴 THK50 / 지붕 - R37 인슐레이션 외부마감재 ▶ 외벽 – 벽돌 타일, 방킬라이 / 지붕 – 알루징크(0.7T) 창호재 ▶ 이건 알루미늄 3중 시스템창호 철물하드웨어 ▶ 심슨스트롱타이(홀다운, 허리케인 타이, 조이스트 행거 등) 에너지원 ▶ 지열보일러 설계담당 ▶ 권정열, 조병호 설계 및 시공 ▶ ㈜하눌주택 총공사비 ▶ 3억1천만원(설계 및 부대공사비 제외)POINT 1 - 숨어 있는 현관보안과 프라이버시 등을 위해 진입로에서 보이지 않도록 은밀하게 구성한 현관부POINT 2 - 장작으로 데우는 온돌방메인 열원은 지열 보일러를 사용하지만, 온돌방은 직접 팬 장작으로 공간을 데운다.작지만, 작지 않은 집의 비밀오랜 기간 자신만의 영역을 지켜 온 전문가답게 건축주는 소박한 규모의 단층일 것, 디자인은 심플할 것, 풍경을 감상할 수 있을 것 등 세 가지 요청사항을 전하고, 나머지는 건축을 전공하고 업으로 삼는 하눌주택에 믿고 맡기기로 했다. 아내와 둘이 살 집, 나이는 들었고 식구는 줄었고 자식들이 온대도 하루 남짓일 터. 시간이 지나면 2층은 안 올라갈 테고, 현실적으로 집 안팎 관리도 무시 못 할 노동이라 여겼다.하눌주택 정주영 공동대표는 “소형 평수지만, 넓어 보이도록 실내·외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경계부 구성과 중정을 계획하고, 침실로 향하는 복도 양쪽으로 창을 내어 시야를 확장했다”며 “작은 집을 선호하는 요즘 추세에 맞춰 제한된 면적을 충분히 누릴 아이디어가 반영됐다”라고 집짓기 소회를 밝혔다.거실에서 바라보는 유명산의 절경. 폴딩도어를 열면 그림과 같은 산세가 집으로 들어오는 듯하다. ⓒ변종석주방과 거실을 앞뒤로 배치한 덕분에 불필요한 동선은 줄고 소통은 원활하다는 후문이다. ⓒ변종석DIAGRAMINTERIOR SOURCE내부마감재 ▶ 벽 - 에덴바이오 벽지 / 바닥 - 구정마루 원목마루(거실, 주방, 복도), 구정마루 강마루(방), 포세린 타일 욕실 및 주방 타일 ▶ 수입 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세면대, 수전, 샤워수전), 보보코퍼레이션(비데 일체형 양변기) 주방 가구·붙박이장 ▶ 맞춤 제작 |조명 ▶ 조명나라 현관문 ▶ 성우스타게이트 LSFD 모네스티 다크 |중문 ▶ 예림도어 방문 ▶ 예다지 ABS디럭스 도어 평판 데크재 ▶ 방킬라이집 안 어디서든 마주하는 자연지붕은 배면의 외부 공간 지붕과 대구를 이루는 역경사지붕을 적용, 반듯한 인상과 실용성을 모두 확보했다. 소박한 구성답게 불필요한 동선도 최소화했다. 디딤석을 따라 집 전체를 바라보며 걷다 숨겨진 현관으로 들어서면 왼쪽에는 공용 공간인 거실 및 주방이, 오른쪽은 복도를 따라 사적인 침실이 배치되어 있다. 집을 이 땅 위에 지은 이유인 저 멀리 유명산이 코너 양쪽의 큰 창을 통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여기에 주방과 가까운 쪽에 완전히 다 접히는 폴딩도어를 두어 따뜻한 계절에는 자연을 더욱 가까이서 즐길 수 있다.한편, 침실에는 전용 데크로 바로 나갈 수 있는 통로를 두었는데, 방 안에서도 프라이버시는 지키면서 시야의 답답함은 해소할 수 있는 가벽을 설치해 풍경과 사생활을 모두 챙겼다.앞마당에서 뒷마당으로 시선은 통하되 거실과 침실 사이는 분리해주는 중정부부를 위한 아일랜드 중심 주방. 오른쪽 슬라이딩 도어를 열면 보조주방이 있고, 이는 외부 별채와도 이어지는 동선으로 활용된다. ⓒ변종석온돌방이 있는 별채에서 보내는 시간이 소소하게 행복하다는 건축주쉴 곳을 제공해 준 만족스러운 집짓기“수백 명의 생명을 책임지는 일을 했잖아요. 남편에게 집은 쉬는 곳, 안식처라는 생각이 강했던 것 같아요.”평생 옆에서 그 압박감을 지켜본 아내는 새로 짓는 보금자리가 충분한 휴식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집짓기의 든든한 후원자 겸 길잡이가 되어 주었다. 요청사항이 잘 구현될 수 있도록 업체와 긴밀하게 소통하며 조력자 역할을 한 것.부부는 “인생을 오래 살았어도 집을 짓는 건 처음 하는 일인데 즐거운 경험”이었다며 쉽지 않다는 집짓기 여정에 대한 만족스러운 후기를 남겼다. 규모는 작아도 단단하고 꼼꼼하게 잘 지은 집. 앞으로 부부에게 안락하고 편한 장소가 되길 바라본다.박우범, 정주영 대표이사 _ ㈜하눌주택박우범과 정주영은 홍익대학교 건축공학부 건축학과 졸업 후 설계 및 시공, 영업, 마케팅 분야를 두루 거치며 전국적으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주택 전문 업체인 ㈜하눌주택은 주택 상담부터 설계, 인테리어, 시공, 감리, 사후관리까지 정확하고 철저한 운영 시스템으로 고객 맞춤형 주택을 건축하고 있다.1522-7003 | www.hanulhouse.com취재 _ 조성일 사진 _ 변종석, 김한빛ⓒ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0년 1월호 / Vol.251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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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12
삼각형 땅 위 마당 품은 집
누구가에겐 그저 불편한 형태였던 삼각형 대지 위에 두 개의 마당을 품은 주택이 세워졌다. 쌓아 올린 벽돌 벽, 그 뒤에 가려진 세 식구의 집을 들여다본다.삼각 대지의 꼭짓점에서 바라본 주택의 대문주방과 다이닝 공간. 전면창을 통해 사시사철 변화하는 마당의 풍경을 그림처럼 감상할 수 있다.“아내와 갔던 한 달간의 미국 여행에서 상업지역과 분리된 독립적인 주거단지를 보며 깨달았어요. 조용하고 쾌적한 곳에서 살고 싶다. 저희가 집을 짓게 된 계기였죠.” 건축 관련업에 종사하고 있는 건축주는 퇴근 후 쉼에 방해받지 않고 온전한 휴식을 누릴 수 있는 집을 꿈꾸며 아파트를 떠나 주택을 짓기로 결심했다. 설계 및 감리 단계에서의 원활한 소통과 이동거리를 고려해 같은 지역에서 활동하는 건축가를 우선 선별하고, 그동안의 주택 사례를 살피며 가족과 가장 잘 맞았던 스마트건축사사무소 김건철 소장을 찾았다. 택지개발지구에서는 보기 힘든 삼각형의 땅. 집을 짓기에는 다소 불리한 입지 조건이었지만, “좋은 땅을 위한 건축가는 없고, 나쁜 땅을 위한 좋은 건축가는 있다”며 대지 형상은 전혀 문제 될 것 없다는 김 소장의 의견을 수렴해 지금의 터를 선택하게 되었다.PLAN①현관 ②거실 ③다이닝룸 ④주방 ⑤다용도실 ⑥침실 ⑦욕실 ⑧중정 ⑨창고 ⑩드레스룸 ⑪취미실 ⑫테라스HOUSE PLAN대지위치 ▶ 대구광역시 북구 대지면적 ▶ 253.40㎡(76.65평) |건물규모 ▶ 지상 2층 거주인원 ▶ 3명(부부 + 할머니) 건축면적 ▶ 126.08㎡(38.13평) |연면적 ▶ 198.87㎡(60.15평) 건폐율 ▶ 49.76% |용적률 ▶ 78.48% 주차대수 ▶ 1대 |최고높이 ▶ 8.4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철근콘크리트 단열재 ▶ 외벽 – 비드법보온판(네오폴 가등급) 100mm / 지붕 – 비드법보온판(네오폴 가등급) 180mm + 아이씬폼(수성연질폼) 200mm 발포 외부마감재 ▶ 점토벽돌 (삼한C1-미장토담), 아연도강판 창호재 ▶ 필로브 시스템창호 39mm 삼중로이유리 에너지원 ▶ 도시가스, 태양광 3kW 조경 ▶ 조경상회 스튜디오엘 전기·기계 ▶ ㈜우진전기 / 한국기연 |구조설계(내진) ▶ 강구조 시공 ▶ 건축주 직영 설계 ▶ 스마트건축사사무소 전면도로에서의 전경. 안쪽으로 프라이빗한 마당이 숨겨져 있다.1층 외부 마당과 2층 테라스, 조경 공간은 집의 풍경을 만드는 하나의 장치로 사용된다. 대문을 들어설 때 나는 수수꽃다리의 향은 공간을 더욱 풍성하게 해준다.AXONOMETRIC삼각형 대지, 그 속에 풍경 만들기대지는 남측에 6m 전면도로를, 반대편에는 개발 불가능한 녹지공간을 두고 있다. 어릴 적부터 키워주신 할머니와 함께 살 집이라 서로 불편함이 없도록 건축주 부부와 할머니의 동선 분리가 요구되었고, 외부에서 내부로의 접근, 프라이버시와 개방감 등을 고려해 두 개의 매스로 나눠 대지 가운데를 비워내는 배치방식을 귀결했다. 비워진 영역은 각각 세 식구를 위한 마당이 되며, 결과적으로 집은 마당을 품었다. 도로에서 집으로 들어서는 순간부터 현관문을 열기까지 보이는, 건물과 조경의 조화는 마당 품은 이 집의 특징 잘 보여준다. 도시에서의 삶을 생각해 벽돌 띄워 쌓기, 수직 루버, 차폐 조경을 활용하여 내부를 외부로부터 보호되도록 계획하였다.깊이감이 느껴지는 욕실마당까지 열려 있어 개방적인 실내2층으로 오르는 계단실. 포름알데히드 방출량 0.5mg/L(0.07ppm) 이하 ‘E0’등급이 확보된 러시아산 B/BB등급 자작나무 합판을 사용하였다.공간의 주인공, 거주자를 위한 집주택 사례에서 깔끔한 내외부 디테일이 마음에 들어 건축가를 선택했던 만큼 이 집 역시 절제미를 살린 심플함이 눈길을 끈다. “공간은 채워나가는 것이지 장식으로 채워놓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최대한 불필요한 장식은 없애고, 드러나지 않아도 되는 것들은 숨기는 방식으로 계획했죠. 건축주 역시 흔쾌히 동의해주었고요.” 건축가의 말처럼 광원을 가린 간접조명과 프레임이 보이지 않는 시스템창호, 숨은 경첩을 사용한 도어 하드웨어 등 거주자를 배려한 요소들이 내부 곳곳에 녹아들었다. 또한, 각 실의 성격에 맞춰 천장고를 달리하여 단조로울 수 있는 공간에 생기를 더해주었다. 앞으로 유리창에 담길 사계절의 자연 풍광이 너무 기대된다는 건축주. 설계자와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원하는 공간을 갖게 된 가족은 오늘도 일상을 만끽하며 주택에서의 삶을 누리는 중이다.HOUSE POINTPOINT 1 - 점토벽돌 외장재국내 공급되는 점토벽돌 중 규격 오차 범위가 가장 적은 제품을 사용했다. 내진 성능 확보를 위해 보강 철물 시공도 철저히 검수하였다.POINT 2 - 두 번째 마당할머니 방에서 보이는 이 집의 두 번째 마당의 모습. 작은 마당 덕분에 실내로 빛이 자연스럽게 스며든다.POINT 3 - 데크 아래로 숨긴 파라펫주택과 남쪽의 자연경관이 서로 단절되지 않도록 두 건물 사이 2층 테라스의 파라펫은 데크 하부로 숨겼다.목수와의 여러 차례 협의와 1:1 목업 테스트를 통해서 하자 없음을 확인하고 시공한 곡면 계단 벽과 천장. 어려움이 따랐던 만큼 근사한 공간이 완성되었다.외부 경관 요소를 내부로 끌어들인 안방의 차경SECTION①현관 ②거실 ③다이닝룸 ④주방 ⑤다용도실 ⑥침실 ⑦욕실 ⑧중정 ⑨창고 ⑩드레스룸 ⑪취미실 ⑫테라스INTERIOR SOURCE내부마감재 ▶ 수성페인트 (제비스코 드림코트), 자작나무 합판(B/BB등급 삼익산업) 욕실 및 주방 타일 ▶ 비숍세라믹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주방 가구·붙박이장 ▶ 팀오더메이드 이경민 식탁·의자(다이닝룸) ▶ inscale – 장프루베(Jean Prouvé) EM Table + Standard Chair 식탁·소파(게스트룸)·조명 ▶ 모노크래프트 계단재·난간 ▶ 자작나무 합판 (B/BB등급 삼익산업) 현관문·방문 ▶ 현장 제작 |실내 도어 하드웨어 ▶ 헤펠레 데크재 ▶ 38×38 적삼목, 오일스테인목공사 ▶ 김영환 목수할머니의 공간. 좁은 면적이라 다용도로 쓰이길 기대하며 만든 자작나무 식탁 벤치는 할머니가 가장 좋아하시는 것 중 하나다.사랑방 같은 2층 서재해 질 녘, 집 안의 따스한 불빛이 수직 루버 벽 사이로 외부까지 새어 나온다. 실루엣만 보이는 마당의 풍경은 오가는 이들의 궁금증을 자아낸다.<div class="" data-block="true" data-editor="51spu" data-offset-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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