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12년 12월호 편집장 레터 / 어떤 시공사를 택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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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시공사를 택해야 할까?


“나중에 좋은 집 지으시겠어요”

취재 현장에서 만난 건축주들에게 빼놓지 않고 듣는 말이다. 10년 넘게 집구경을 하고 다녔지만, 이 말에 자신 있게 ‘그럼요’라고 대답하긴 어렵다. 건축가가 자기 집을 지어도 후회가 들고, 시공자들이 자기 집을 지어도 하자가 난다. 지으면서 남들과 감정싸움에 시달리고, 살면서 집 때문에 상처 받는 사람이 너무나 많다. 우리네 집짓기 현장은 그냥 보고 있으면 속이 쓰리다. 그래서 나는 “속 썩이지 않는 집이면 족하지요”라고 대답한다.


“괜찮은 시공사 있으면 소개해주세요”

예비 건축주들에게 자주 듣는 말이다. 직업상 콕 짚어 답하기는 곤란하지만, 피해야 할 시공사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가이드라인을 알려준다.


첫째, 단순히 인상만으로 결정하면 안 된다. 사람들은 대개 자신이 사람 보는 눈이 있다고 생각한다. 신뢰가는 눈초리에 전문가다운 포스는 단순한 이미지에 불과하다. 절대 그 사람의 기술력이 아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이 사실을 간과한다.

둘째, 무조건 견적을 낮게 제시하는 회사를 택하면 안 된다. 저렴한 가격에 계약하고 공사를 진행하다 보면, 추가 요금을 요구하기 십상이다. 세 곳 이상 견적을 받고 중간 정도 금액대를 토대로 원하는 곳과 협상에 들어간다.

셋째, 모델하우스만 보고 판단하지 마라. 주택 건축을 맡기면서 외관 디자인과 내부 인테리어만 보고 선택하는 꼴이다. 주택 답사를 다닌다면, 반드시 지은 지 3년은 지난 집을 찾아 건축주에게 불편한 점을 물어야 한다.

그렇다면 기술력은 어떻게 평가하는가? 사실 아무것도 모르는 건축주가 이를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단, 여기에도 간단한 팁이 있다. 시공사 홈페이지를 둘러보면, 시공 사례로 외관 사진만 화려하게 치장해 올려둔 곳이 많다. 집 짓는 공정을 최대한 클로즈업해 게시하는 시공사라면, 자신들의 기술에 책임질 뜻이 있다고 여길 수 있겠다. 물론, 잘못된 시공 사진을 떡 하니 올려두는 곳까지는 어쩔 수 없다. 그러나 요즘은 누군가 댓글을 달기 때문에 논쟁 소지가 될까봐 그런 사진은 자진해서 내린다. 마지막으로 마음에 둔 시공사가 있다면 비 오는 날 작업 현장을 찾아볼 것. 자재 중에서도 특히 단열재를 시공한 부위에 비를 맞추는 곳이라면 뒤도 돌아보지 말고 삭제.


이런 이야기를 쓰다 보니 우리나라 건축주들이 불쌍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세상에 가장 행복한 순간에 집을 짓는데, 그 과정이 행복하지 않다면 그것은 누구의 책임일까?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를 넘어선 나라에서 이런 소회나 풀고 있다니, 건축만 후진국인 나라가 아닌지 더욱 슬퍼지고 만다.


편집장 이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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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ntae님의 댓글

wontae 작성일

일등 국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