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 기와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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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기와에는 만든 사람에 대한 기록과 사는 사람의 사상을 드러내는 글귀, 문양들이 새겨져 있다. 지붕재로 생명이 다해 이리저리 쪼개져도 담장, 합각벽, 치장벽 등에 요긴하게 쓰이며 그 존재감을 잃지 않는다. 외벽, 내부 인테리어까지 현대 주거 공간 속에 다양하게 스며든 기와의 모습들.


월간 전원속의 내집 취재·이세정 기자 | 사진·변종석 기자

취재협조·한국기와학회 http://www.giwa.or.kr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055-340-7000 http://www.clayarch.org

              ITM건축사사무소 02-588-2678  http://www.itmarch.com

             갤러리카페 산모퉁이 02-391-4737 http://www.sanmotoonge.co.kr


편평하고 둥근, 기와의 두 종류

기와집 지붕이 낯선 사람은 없다. 그러나 기와를 지붕에 올리는 풍경을 실제로 본 사람은 드물다. 그래서 기와지붕을 위해 모양이 다른 두 가지 기와가 필요하다는 것도, 그 이름이 암키와와 수키와라는 사실도 모르는 이들이 많다.

기와지붕을 만드는 작업은 산자 위에 진흙을 얇게 핀 다음 시작된다. 편평한 암키와를 위아래로 걸치면서 먼저 깔고, 그 위에 둥근 수키와를 얹어서 물결무늬를 만든다. 그리고 처마 위에 비아무림으로 막새를 붙이는데 암키와 끝의 것을 암막새, 수키와 끝의 것을 수막새라고 한다.

지붕마루는 기왓골에 맞추어 수키와를 옆으로 세워 막고, 그 위에 수키와를 한 줄로 세워 댄다. 마루의 양 끝에는 용머리 기와를 세워 장식을 겸한다. 이 부분은 다양한 얼굴 표정을 만들어 굽거나, 집주인이 직접 글귀나 그림 등을 새겨 집의 위용을 나타내기도 한다.

최근 주로 쓰이는 기와는 평기와와 둥근 기와를 하나로 합친 형태다. 대량생산 형태로 옛기와의 운치까지 내기는 많이 부족하지만, 가볍고 이기가 간편해 내외부 인테리어로 무리가 없다.


토기와, 시멘트 기와, 금속 기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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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와를 재료에 따라 분류하면 찰흙을 반죽하여 구워 만든 토기와, 시멘트와 모래를 섞어 만든 시멘트기와, 금속판으로 가공 성형한 금속기와로 나뉜다. 토기와에는 무유와(無釉瓦)와 시유와(施釉瓦)가 있는데, 무유와 중에서 저온으로 구운 것을 적와(赤瓦)라 하고, 완전히 구워지기 전에 솔잎연기로 구운 것을 훈와(燻瓦)라고 하며, 빛은 흑회색이다. 시유와는 고온에서 완전히 구워지기 전에 식염을 뿌려 빨갛게 구운 것으로, 흡수율(吸水率)이 적다.

토기와는 가격이 비싸고 무게가 많이 나가기 때문에 이러한 단점을 보완해 요즘은 시멘트 기와를 주로 사용한다. 최근에는 합성수지로 만든 기와가 간혹 쓰이기도 하며 무광, 유광 등 빛의 반사에 따른 색의 차이, 시간의 흐름에 따른 변색까지 고려한 다양한 제품들이 생산, 유통되고 있다.

쌓아 올리기



쌓아올리기


▶ 허공에 부유하는 기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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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수키와와 화강암으로 제작한 자크 커프만의 작품. 세로로 긴 돌 지지대만으로 기와가 하늘로 뻗쳐 나간다. 물고기의 비늘 모양처럼 이어진 수키와들은 안과 밖의 경계를 짓는 동시에 소통의 문도 열어 둔다.


▶ 기와만으로 이루어진 벽과 기둥,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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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암키와와 적벽돌을 이용한 조각가 장식의 작품. 편평한 암키와들을 조적해 벽과 기둥을 세우고 반원막새가 외부인을 맞는다. 지붕 처마에 놓이는 막새는 기와벽과 연장선 상에 놓이고 작은 창문을 통해 건축물의 형태를 상징하고 있다.


▶ 멀리 바라보며 소원을 담는 망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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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마루, 추녀마루의 끝을 막는 망와는 ‘멀리 바라보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어 바래기 기와로도 불린다. 사람의 얼굴을 형상화한 것이 가장 많고 글씨나 집 지은 연도를 써놓기도 한다. 현대건물의 지붕 처마 위에 놓아도 장식적 효과가 뛰어나다 / 갤러리카페 산모퉁이



쪼개 붙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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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게 켠 기와는 외벽에 그림을 그리는 먹과 붓이 된다. 편평한 암키와는 직선을 만들고, 둥근 숫키와는 곡선과 원을 표현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물결과 점선, 꽃이 벽에 살아나고, 화단의 경계석도 기와를 세워 삼았다. 숫키와 둘을 붙여 원을 만들고 부엌이나 찜질방 벽에 심어주면 환기구로 사용하는 기능적인 면도 있다.



넣고 꾸미기

철제 프레임 속에 기와를 쌓아올린 내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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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의 Theme Wall이 있는 TEC KOREA 내부. 로비의 유리벽을 제외한 각각의 벽면들을 프레임 속에 기와, 화강석 구들장, 나뭇가지들을 채워 넣어 완성했다. 원시적 형태의 자연 소재는 차가운 건물에 온기를 불어넣는다. ITM건축사사무소


기와편과 흙벽돌, 나무로 만든 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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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로로 잘게 켠 기와편들과 석회를 발라 문틀을 만들고 양옆으로 벽돌, 나무를 이어 토착미를 주고 있다. 어느 하나 일정한 것 없는 선들이 공간에 편안함을 주는 기와를 활용한 인테리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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