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 최현기의 목조주택 현장 진단 ② / 목조주택은 과연 장점 많은 집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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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서양식 경량목조주택이 도입, 보급된 지 어언 20년이 되어간다. 최근에는 도심지 의 주택 단지에서도 목조주택을 쉽게 접할 수 있을 정도로 일반인들에게도 친숙한 공법이 되었다. 그러나 늘어난 양만큼 질적인 면의 발전은 어떨까? ‘목조주택 시공실무’의 저자이며 NS주택문화센터에서 목조주택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최현기 씨가 총 4회에 걸쳐 그 답변을 제시한다. <월간 전원속의 내집 편집자 주>


현재 목조주택에 살고 있거나 앞으로 살고자 하는 이들은 한결같이 목조주택의 장점을 잘 알고 있다. 현대인들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인 ‘건강’을 추구하는 집으로 실제 목재가 가진 장점이 구조재와 외장재, 내장재에 그대로 표현되는 주택을 말한다. 목조주택은 화학 재료를 사용하지 않거나 최소화하여 인체에 무해하고,  자연의 분위기를 한껏 느낄 수 있다는 것에 그 선호도가  높아만 가고 있다.


사람에게 휴식을 선사하는 목조주택의 장점

사람들은 건강을 위해 보조식품을 찾거나 규칙적인 운동을 하지만 그 시간이 집에 있는 시간보다 많지는 않다.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집이 나의 건강을 유지해주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어 친환경은 건축의 필수적인 요건이 되었다. 결국 친환경 건축자재로 지은 목조주택이 건강주택의 대표적인 상징이 되었고, 국내 자재회사들도 좀더  좋은 친환경 건축자재를 개발, 보급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또한 목조주택은 높은 단열성을 갖고 있다. 에너지 효율성에 대한 관심이  높고 우려와 고민도  많은 지금, 목조주택에 사용되는 단열재는 다른 공법에 비해 뛰어난 단열 효과와 시공성으로 난방비까지 줄일 수 있는 이점을 갖는다.

그 장점을 한가지만 더 꼽는다면 우수한 내구성과 내진성을 들 수 있다. 목재는 무게에 비해 강도가 높기 때문에 하중에 잘 견디며 외부의 충격을 흡수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그래서 가까운 이웃 일본은 지진의 피해를 줄이는데 목조주택이 큰 몫을 하고 있다.

그 외에도 증축이나 개축 등의 설계 변성이 용이하며 보수가 쉽고 외관이나 내부의 모습을 아름답게 연출할 수 있는 점도 목조주택의 큰 장점이라 볼 수 있다.


좋은 집을 위한 건축주의 선택 가능 범위

목조주택의 장점을 누리기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많은 고통과 스트레스가 따른다. 이젠 그 현실 속으로 들어가  조금 다른 각도에서 살펴볼 때다. 앞서 언급한 장점을 토대로 목조주택을 짓기로 결정했다고 한다면, 건축주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우선 검토해 보도록 하자.

집을 짓는 과정은 고민과 선택의 연속이다. 좋은 집을 짓고자 끊임없이 관심을 보이는 건축주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과연 그가 건축 과정에 얼마만큼 참여할 수 있을까?

사실 좋은 집을 짓기 위해 건축주가 관여할 수 있는 범위는 한정되어 있다. 전문가가 아닌 이상 어찌할 수 없는 것들이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다. 먼저 좋은 집을 원하는 건축주는 좋은 자재를 마음껏 선택할 수 있다. 값이 비싸더라도 친환경적이고  단열성이 높은 자재를 구입하는 것이 이에 해당된다. 취향에 맞는 외장재와 내부 마감재를 선택하는 것도 건축주 입장에서 얼마든지 설계자와 의논해 설계에 반영할 수 있다.

반면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한 부분은 건축주의 통제 너머에 있다. 증축이나 개축 등 건물 구조를 이해하거나 내구성과 내진성을 따지는 문제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가능하다. 이를 설계에 반영해 건축을 하면 ‘좋은 목조주택’을 지을 수 있겠지만 그것을 이행할 전문가를 구분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많은 시공사례와 경력이 그것을 대신할 수 없고, 그것을 감리할 전문가 역시 구하기 힘들다. 구했다손 치더라도 대개의 감리자는 주변 인물들과 모종의 관계가 있어 객관적인 감리를 하기가 쉽지 않다.  또한, 건축주에게도 문제는 있다. 공사비를 아끼기 위해 설계 단계를 무시하고 남이 시공한 도면을 복사해서 그대로 짓거나, 일부만을 자기 마음대로 변경해 건축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렇게 시작한 설계와 시공은 전문가는 제외되고 건축주나 현장을 맡은 시공자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장점이 단점이 되고 마는 안타까운 현장들

일부 몇몇 시공자는 빌더로서의 양심으로 규정과 원칙을 공부해 시공한다. 하지만 이것이 정도(正道)는 아니다. 그 분야의 전문가가 해야 할 역할을 빌더가 하고 있는 꼴이다. 그 역할을 맡아야 할 전문가의 자리가 비어 있고, 있어도 그 사람들이 제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주소다. 결국 건축주들은 빌더의 양심과 검증되지 않는 실력에 집을 맡겨야 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열악한 국내 건축시스템의 눈높이로 보자면, 스스로 공부하고 현장을 진행하려는 빌더들이 있는 것은 희망적이다. 하지만 그 수는 해가 갈수록 줄어만 가고 있다.

이러한 현장의 문제점들은 오래 전부터 있었고, 앞으로도 개선된다는 보장은 없다. 이는 목조주택의 가장 큰 장점들이 가장 큰 단점으로 부각되고 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현장에서 자주 접하는 한 예로 그 심각성을 알아보도록 하자.


한 건축주가 절친한 친구와 함께 목조주택을 짓게 되었다. 두 집은 건축에 사용하는 목재를 같은 수종과 등급,건조조건으로 일괄구입했다. 같은 시기에 공사는 이루어졌지만 시공자는 각기 달랐다.

벽체 시공은 두 집이 똑같아 별다른 문제가 없었는데, 바닥 공사에 들어가면서 두 집은 현저한 차이를 보이기 시작했다. 바로 바닥에 사용되는 장선의 크기와 간격이 달랐던 것이다. B집은 큰 부재를 좁은 간격으로 설치했는데, A집은 작은 부재를 띄엄띄엄 설치한 것이 건축주의 눈에 띄었다.

만일, 당신이 A집의 주인이였더라도 기분은 썩 좋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실제 건축주는 걱정 반 근심 반으로 시공자에게 어렵게 넌지시 물었다.

“똑같은 집인데 옆집은 바닥장선을 큰 부재를 좁게 설치했는데 왜 우리 집은 작은 부재를 띄엄띄엄 설치했죠?”

그러자 시공자는 약간 짜증나는 말투로 “내가 목조주택을 20년 넘게 시공했는데 괜찮다”고 했다. 건축주는 시공자의 심기를 건드려 좋을 것이 없다는 판단 하에 아무 대꾸도 못하고 바라만 본다. 이것이 실제 현장에서 내가 본 모습이다.


이 같은 상황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목조주택 현장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위의 예만으로는 현장의 문제들이 모두 시공자의 잘못으로 비춰질 수 있겠지만, 사실은 그렇지도 않다. 모두의 잘못이다.

건축주가 설계 단계를 무시했기 때문에 그 피해가 고스란히 자신한테 돌아온 점에 주목해야 한다. 처음부터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결정하고 설계에 반영하였다면 시공자는 그에 준해 시공했을 것이다.  이 기준을 처음부터 적용하지 않았기에 위와 같은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건축주가 집을 짓기 전 목조주택에 대해 기본적인 내용만 교육 받았더라면 이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그로 인한 부실 시공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물론 현재 전국 곳곳에서 행해지는 목조주택 교육 역시 한계와 문제들을 안고 있다. 강의실을 나가는 순간부터 배운 이론을 적용하기에는 이론과 현장의 모습은 판이하게 다르다. 강의를 하는 사람은 그것을 알고 교육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사람 모으기에만 급급하고, 교육을 마친 후에는 나몰라라 하는 것인지. 교육의 문제점은 현장의 부실시공만큼이나 심각하다.


현장에서는 목소리 큰 사람이 왕이라고?

현장에서는 “목소리 큰 사람이 왕이다”라는 말이 있다. 목소리만 크면 원칙도 필요없다는 뜻이다. 그들은 전문가의 이론을 들으려 하지 않고, 전문가들 역시 앞장서서 말하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만큼 서로에 대해 그리고 현장 상황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뜻이다. 나는 이러한 논쟁을 없애기 위해 고민을 해 보았다. 그 답은 생각보다 쉽게 얻을 수 있었다. 책에 나온 원칙과 이론을 이야기하면 듣지를 않는다. 그래서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휴대용 계산기를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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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경간거리계산기(Span Table Calculator)는 목재의 수종에 따라 부재의 크기와 등급, 설치 간격에 의해 결정되는 최대허용길이를 일괄적으로 산출한다. 바닥장선과 천장 장선, 지붕서까래에 적용할 수 있으며 사용 방법은 아래 사진과 같다. 먼저, 해당되는 바닥장선, 천장장선 또는 지붕서까래를 용도에 맞게 구분하고, 그것을 도면 위에 올려 설치하고자 하는 지점과 지점까지를 잡아당겨 적용하면 사용해야 할 목재의 크기와 설치 간격이 나타난다.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자재산출방법(장선)

이것은 이 분야의 전문가가 보았을 때는 매우 미약한 내용으로 여길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장의 논쟁을 없애고 개념을 인식시키기에는 좋은 자료가 될 것이며 교육 이론을 현장에 적용시키는 첫걸음이라 생각한다. 건축 현장은 더이상 싸움터가 아니다. 설계자, 시공자, 감리자가 타협이 아닌 협력으로 건축을 진행할 때 목조주택의 장점이 비로소 발휘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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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할 바닥 장선의 크기와 간격

12인치 간격으로 시공 시 2×10

16인치 간격으로 시공 시 2×12


구조용 목재의 치수

1935624646_59ce59c2_BFA9B7AF+C5A9B1E2C0C일반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구조용 목재의 치수는  2″×4″, 2″×6″, 2″×8″, 2″×10″, 2″×12″ 등으로 2″가 건축자재의 기본 모듈 치수로 사용되고 있다. 이들 구조용 목재는 바닥과 천장의 장선과 서까래에 두루 적용된다.

이러한 목재를 사용함에 있어서 그 목재의 수종과 등급을 확인해 계산기에 적용시키고 설치길이만큼 잡아당기면 원하는 목재의 크기와 설치 간격을 확인할 수 있다.


이글을 쓴 최현기 씨는 마스터빌더 목조주택의 대표이며 현재 NS주택문화센터에서 ‘목조주택 자재 산출’을 주제로 꾸준한 강의를 해 오고 있다. 그는 2006 문화관광부 우수학술도서로 지정된 ‘목조주택 시공실무’의 저자이기도 하다. 교육문의·031-765-9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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