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 캐나다에서 빌더로 살아가기⑤

본문

캐나다에서 목조주택 건축업에 몸담고 있는 전병삼 씨가 본지 독자들을 위해 생생한 현지 경험담을 전한다. 캐나다에서의 빌더 생활, 우리나라와는 다른 건축문화와 목조 기술 등 그가 풀어주는 재밌고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보다 넓은 시야를 가져보자. <편집자 주>

1935624645_eccbd423_1935624646_f54ceb13_

이번 호에는 익스테리어(Exterior) 관점에서 한국과 다른 캐나다 주택 외장재의 사이딩 소재, 색상, 분위기 등을 두루 설명하겠습니다. 캐나다의 주택 외장재라고 한국과 크게 다를 바는 없습니다. 글로벌 시대인데다 각국으로 수출입이 빠르게 이뤄지기 때문에 신소재가 등장하면 채 1년도 안돼 세계적으로 공유된다고 생각합니다.

소재(자재)적인 측면 뿐 아니라 문화와 생활방식의 차이에 따른 캐나다인들의 선호도에 따라 한국과 다른 점은 분명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캐나다 주택의 과거와 현재에 쓰이고 있는 사이딩, 나아가 최근 유행하는 사이딩 소재와 패턴 등을 되도록 많은 사진을 통해 소개하고자 합니다. 아울러 참고 말씀을 드리면, 내용과 더불어 사진을 보실 때는 색상도 유심히 보시기 바랍니다. 캐나다인들의 보편적인 색감이 한국 사람들과는 많이 다릅니다. 물론 캐나다 대다수 주택들이 무난한(?) 계열의 색상을 쓰고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상당수의 일반 집들은 한국적 정서로는 소화하기 힘든, 엄청 튀거나 꺼림칙한 색상을 쓰고 있는 것을 캐나다 어디서나 볼 수 있기도 합니다.


> 2~3가지 소재를 조합한 형태를 선호

한국이나 캐나다에는 주택 외부를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는 사이딩 소재들이 참 많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목조주택 외부 사이딩 선호도는 과거 초창기 비닐 사이딩(Vinyl siding)을 비롯해 주로 원목 이미지가 강한 시더(Cedar) 베벨 사이딩, 시멘트 사이딩, 우드 보드(Wood board) 계열의 사이딩과 점토 벽돌 계열의 사이딩, 석재류, 스터코 등을 주로 선호한 것 같습니다.

쓰임새 있게 집을 설계하고, 외부를 다양한 소재로 연출하는 것은 한국이 캐나다 보다 훨씬 더 다양하다고 판단됩니다. 아기자기한 것을 좋아하는 민족적 정서도 있겠지만, 응용력이 뛰어난 한민족의 기질도 한 몫 하겠죠.

캐나다에서 쓰고 있는 사이딩 패턴은 Vinyl siding, Wood lap siding, Cedar shakes, Wood board siding, Aluminum or metal siding, Stucco siding, Brick 등등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최근 캐나다에서 쓰이고 있는 사이딩 패턴은 결론부터 말하면 벽돌+스터코,  벽돌+우드보드 계열 등 돌(벽돌)을 기본으로 2~3가지 다른 소재를 같이 사용하는 형태가 대세입니다. 돌과 스터코를 이용한 연출이 많은데, 이 부분은 다시 설명하겠지만 요즘 캐나다 주택들의 전반적인 추세라 할 수 있습니다.
1935624646_4ab5c736_BBE7C1F801-BAF1B4D2B
1935624646_dd48a51e_BBE7C1F802-BAF1B4D2B

캐나다에서의 비닐 사이딩은 현재도 쓰이고 있는데, 과거에는 아주 많이 사용했습니다. 설치가 간편하고 유지 보수가 쉬운 장점 때문이었죠. 그러나 요즘에는 선호도가 떨어져 예전에 비하면 많이 줄어든 셈입니다. 지난 3월호 기사의 주택구조에 대한 내용 중 ‘타운 하우스’에 대해 설명한 바 있습니다. 그와 같은 대단지를 지을 때나 다세대주택 같은 구조의 집을 마감할 때는 아직도 많이 쓰이는 편입니다. 50~100채씩 시공해 판매하는 회사 입장에서 보면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입니다(시공사는 디자인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은 하겠지만, 개인적으로 보는 관점에서는 저렴한 가격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단독주택 한 채를 지을 때 건축주의 취향에 따라서는 비닐 사이딩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순수하게 비닐 사이딩만 쓰기보다는 다른 소재와 결합을 합니다. 비닐 사이딩+스터코, 비닐 사이딩+벽돌 또는 비닐사이딩+나무소재 등의 방식으로 조합해 연출합니다.


> Cedar shake에 페인트칠을?
1935624646_cffd431b_BBE7C1F803-cedar+sha

Cedar shake도 많이 씁니다. 지붕재는 물론 외부 사이딩으로도 활용되는데, 자재 특성상 캐나다에서도 비싼 자재 중에 하나로 꼽힙니다. Cedar shake를 지붕재로 사용할 때는 전체를 당연히 Cedar shake로 덮지만, 앞서 설명한 비닐 사이딩처럼 사이딩으로 외부를 연출할 때는 다른 자재와 더불어 사용하면서 주로 포인트 용도로 쓰이기도 합니다.

자재가 비싸다 보니 요즘은 플라스틱 소재로 Cedar shake처럼 만든 다양한 컬러의 제품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1935624645_25b401c6_BBE7C1F804-C7C3B6F3B

Cedar shake, Cedar bevel siding, Wood board 계열의 사이딩으로 마감할 때 한국은 주로 원목 색상이 그대로 드러나게 스테인을 칠해서 목조주택의 멋을 살립니다. 반면 캐나다에서는 외부에 원목 색상이 드러나게 스테인 하는 것을 지양하고, 주로 페인트칠을 합니다. 처음에 원목 색상의 Cedar shake에 스테인 해서 원목 색상 그대로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색이 좀 바랬다 싶으면 페인트로 진하게 칠해 버리는 것입니다. 이를 보면서 한국 사람인 저 또한 “왜 비싼 자재를 페인트로 덮을까? 그럴 바에야 왜 써”라는 생각을 가끔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전에 언급한 도배 문화와 페인트 문화로 대별되는 것처럼 정서의 차이쯤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1935624645_2be83681_BBE7C1F805-cedar+sha
1935624645_e1d686f5_BBE7C1F806-BBF6B9D9B

Cedar shake를 지붕재로 처음 설치하면 원목 그대로의 느낌이 보기 좋습니다만 시간이 지나면 햇빛, 눈, 비 등으로 인해 검게 변하는 게 단점입니다. 그런데 캐나다인들은 오히려 그 점에 멋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주기적으로 관리를 해주어야 하는데, 원목 그 자체다 보니 남향 아닌 곳의 지붕에서는 이끼들이 잘 자라 가끔 세차할 때 쓰는 고압 물분사기로 지붕 청소도 해주어야 합니다.


> 디자인 유행과 색감에는 국경이 있다
1935624645_da3c76cc_BBE7C1F807-BAAEB5B9B
1935624645_b1f2b537_BBE7C1F808-BAAEB5B9B

벽돌은 과거에는 많이 쓰였지만 요즘은 외벽의 일부에만 포인트로 주로 사용합니다. 과거에는 2×4, 2×6로 집을 짓고 외벽 전체를 벽돌로 치장하곤 했지만 확실히 선호도가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주변에 봐도 벽돌로 전체를 외장 마감한 집들은 대개 오래 전에 지은 집들입니다. 요즘은 현관 입구나 창문 주변 아니면 집 정면 부분을 벽돌로 꾸미고 옆이나 뒤는 스터코로 주로 마감합니다.
1935624645_5fe606e7_BBE7C1F809-BFECB5E5B
1935624645_3ce86ccd_BBE7C1F810-BFECB5E5B
 

Wood board 계열 사이딩은 한국에서 주로 많이 쓰는 원목나무 루버 형태의 Tongue and groove의 board가 보편적으로 많이 활용됩니다. 시더 베벨 사이딩 같은 긴 원목 형태 또는 Exterior용 각종 Wood board가 나와서 여러 가지로 외부를 연출할 수 있습니다. 이 또한 Wood board 계열 자재만 써서 전체 벽면을 마감하는 경우가 있고 다른 돌이나 벽돌, 스터코 등과 함께 같이 사용해 연출하는 경우가 있기도 합니다.

겨울이 긴 캐나다의 기후 특성상 외벽 공사를 꼭 여름에만 할 수 없어서 겨울에도 시공을 진행합니다. 집 전체를 천막으로 덮어씌우고 프로판 가스(Propane gas)를 원료로 한 대형 히터로 따뜻하게 온도를 유지시켜 스터코가 잘 말라서 굳도록 합니다. 캐나다에서는 겨울에 흔히 볼 수 있는 공사 현장의 모습입니다.

최근의 유행 패턴인 돌+스터코, 돌+우드보드 계열 형태를 위 사진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요즘은 대규모 단지 형태의 집은 물론 동네에서 한두 채씩 개인 주택을 짓는 경우에도 이런 형태가 많습니다. 벽돌, 비닐 사이딩, 우드 보드 계열, 스터코 등 한 가지 소재만 외장에 사용했는데, 고급 주택에서나 찾아 볼 수 있는 방식을 차용해 돌과 다른 소재들을 결합한 고급스런 연출을 일반주택에도 쓰고 있습니다.
1935624646_37781d82_BBE7C1F814-B5B9-BDBA
1935624646_73d33cd4_BBE7C1F815-B5B9-BFEC
1935624646_b467f9d2_BBE7C1F816-B5B9-B1E2

평지붕 형태의 모던한 주택 디자인이든, 전형적인 박공지붕 형태의 디자인이건 간에 2가지 이상의 다른 자재를 섞어서 연출하는 게 대세인 것은 분명합니다. 서두에서도 언급했지만 필자 개인 관점에서는 외부마감 사이딩을 놓고 보면 한국에서 짓는 주택들의 외부 마감이 캐나다 보다 훨씬 화려하고 다양하다고 생각합니다.
1935624646_ff654756_BBE7C1F820-C6A2B4C2B
1935624646_df35fd0d_BBE7C1F821-C6A2B4C2B
1935624646_cccf40f2_BBE7C1F823-C6A2B4C2B

마지막으로 색감에 대해 언급하고자 합니다. 제가 사는 동네의 몇몇 튀는 색상의 집들을 모아 봤습니다. 저녁 먹고 집 주변을 산책하다 보면 가끔 깜짝 놀라곤 합니다. 오래된 집들을 레노베이션 한다고 하여 외벽에 새로 페인트를 칠해 놓은 거나, 오래된 집을 부수고 신축한 집에 개성이 너무나 강한 색상을 선택한 경우를 보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우리 동네의 이런 몇몇 집들은 양호한 편입니다.

다른 동네를 지나다 보면 정말 입이 딱 벌어질 정도의 집들도 많습니다. 튀는 색상이 이상하다는 것은 아닙니다. 개인적으로도 화려한 원색 계열의 색상을 좋아합니다. 그러나 매일 보고 살아야 하는 집인데, 과연 이런 색감이 마음을 평안하게 해 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캐나다인들과 대화를 해보면 우리와 많이 다른 특이한 색감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한국 사람이라고 어느 한 색상을 모두가 좋아하지 않듯, 캐나다인들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캐나다에 와서 캐나다 회사에서 일하면서 오로지 캐나다인의 집만 지어주고 레노베이션 하면서 색감에 있어서 많은 부분을 부딪치면서 실감한 결론입니다.


아마 독자분들께서 이번 호에 실린 많은 캐나다 집들을 보고 ‘멋있는 집도 있지만 어떤 것은 별로네’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누가 봐도 멋있다고 생각되는 몇몇 한국의 전원주택 사진을 캐나다인 친구들에게 보여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돌아오는 답이 상상 외였습니다. 그들이 하는 말, “So~, so(그저 그렇네요)”.

한국인과 캐나다인이 받아들이는 주택의 디자인과 색감은 역시나 많은 차이가 있다는 것을 독자 여러분들과 공감하고 싶습니다.


TIP  건축 관련 영어 한 마디

캐나다나 한국이나 목조주택에 있어서 데크는 빼놓을 수 없는 너무나 중요한 공간입니다. 주택에 데크가 없다면 왠지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들 겁니다. 그런데 데크를 시공할 때 외부인 만큼 목재는 방부목을 필수적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그러한 방부목을 “Preserved wood” 또는 “Pressure treated wood”라고 표현합니다.
-------------------------------------------------------------------


1935624646_b896d02c_C4B3B3AAB4D91_-005.j이글을 쓴 전병삼 씨는 6년 전, 캐나다로 떠나 현지 목조주택 회사 ‘Dreams by Design’의  부사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그는 한국에 있을 때 즐겨보던 본지에 기꺼운 마음으로 현지의 실질적인 건축 정보와 이민 노하우들을 공개하겠다고 나섰다. 그에게 보다 더 궁금한 점이 있으면 아래 메일로 직접 연락할 수 있다. brandon88canada@paran.com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