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 | 아담하고 풍성한 야생화 정원 / 경기도 고양시 원당동 농협대학

본문

 

1962년 설립이래 농협대학은 인재를 발굴하여 농촌지도자의 자질을 함양하고 농협 경영관리자로서의 숙련된 실무능력을 함양시키는 배움의 터로 자리매김 해왔다. 숲이 울창한 산 속에 자리 잡은 넉넉한 캠퍼스에는 넓은 잔디밭과 함께 야생화 공원까지 조성돼 마음마저 한결 풍성해지는 듯하다. <월간 전원속의 내집 편집자 주>


글ㆍ들꽃풍경 기의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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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들어서자 마주하게 되는 소박하고 정겨운 야생화 정원은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중앙광장에는 원형의 휴게소가 설치되어 있고, 그 아래 정원이 펼쳐지는데, 모두 우리 야생화가 심겨 있다.

한쪽을 보니 돌 하나를 가운데 놓고 둘레에 야생화를 심었는데, 자연석 하나가 원추리, 옥잠화, 흰꿀풀, 자주달개비를 빛내 준다. 이렇듯 자연석, 항아리, 고목등걸 등의 자연친화적 소재들을 야생화 주변에 놓아두면 야생화의 때깔이 금세 달라진다. 길에 자갈을 깔아놓은 것은 다소 유감이다. 잘그락거리는 소리는 야생화들을 짜증나게도 하겠거니와 밟는 촉감도 안 좋다. 대신 마사토를 깔아놓았으면 좋았을 것을….

길가의 꿀풀들은 이에 아랑곳없이 잘도 컸다. 여기저기 무리지어 피어 있는 꿀풀 꽃에서 꿀을 따기 위해 몰려든 벌, 나비들이 야단법석 떠는 것을 보면 자연의 일부인 인간으로서 겸허한 마음이 든다. 그 옆으로는 모양은 똑같은데 색깔이 하얀 흰꿀풀이 깔렸다. 흔치 않은 꽃인데, 이렇게나 많은 걸 보니 반가운 마음이다. 더불어 두메꿀풀은 없는지 두리번거려 본다.


순 우리말 꽃 이름, 패랭이

꿀풀의 기억은 달콤하다. 학교 가는 길에 꽃대를 꺾어 꽃 하나를 쪽쪽 소리 나게 빨아먹은 뒤 벌에게 던지고, 또 하나 따먹고 나비를 희롱하다 보면 어느새 학교에 도착하곤 했었다. 

꿀풀 뿐인가. 달콤한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들꽃, 우리 자생 야생화인 패랭이도 그렇다. 꽃모양이 옛날 상민들이 쓰던 패랭이를 닮아서 붙여진 순수한 우리말 이름이다. 갓은 양반들이 쓰는 모자였고 패랭이는 상민들의 정장 모자였다. 그러나 패랭이꽃은 양반도 보고 상민도 보았다. 꽃이 고왔다면 갓꽃이라 불렀을 터인데, 아무래도 목단보다는 덜 예뻤나 보다. 아니, 기와집 안에 살지 않고 거친 들판에 널려 있어서 그랬을 것이다.

패랭이꽃은 종류가 워낙 많다. 꽃이 예쁘다 보니 우리 자생 야생화 외에 외국종 패랭이들이 많이 도입되었고 교배가 잘 되어 새로운 품종들이 대거 개발, 보급되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키가 크거나 작고 땅바닥에 납작 엎드려 피기도 한다. 꽃도 크거나 작고, 단정하거나 고운 수술이 날리며 하얗거나 붉다. 그렇기 때문에 집안에 이들을 들일 양이면 그 특성을 잘 알고 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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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하게 펼쳐진 우산나물 군락

앞으로 나아가니 작은 키에 보라색 꽃이 촘촘히 깔렸다. 잔디를 심어 길과 구분한 길가에 꼬리풀이 멋지게 피어 있는 것이다. 키가 한 뼘 남짓한 이들은 도입종인 왜성꼬리풀이다.

반대편 가로에는 키 큰 나무들이 열 지어 있고, 그 아래 경사지에는 산수국이 풍성하게 자라고 있다. 범의귀과의 낙엽관목인 산수국은 반음지에서 잘 자라므로 조건에 합당한 곳을 찾아 심은 것이다. 산수국꽃은 가운데에 자잘하게 피는 유성화와 귀퉁이에 크게 피는 무성화가 있는데, 벌과 나비들이 이 작은 유성화를 보지 못해 찾아오지 않을까 봐 꽃처럼 보이는 무성화를 문간에 내다 걸었다. 벌, 나비들이 수정을 시켜주지 않으면 씨를 맺을 수 없다. 그러면 큰일이기 때문에 일부러 무성화인 헛꽃을 만들어낸 것이다. 그 노력이 참으로 가상하다. 인간은 자손의 번창에 일생을 걸고, 산수국은 씨를 맺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길은 아래쪽으로 길게 이어진다. 길가에는 금낭화, 매발톱, 할미꽃, 알프스민들레, 뱀딸기, 용머리, 노루귀, 복수초, 구절초, 쑥부쟁이, 감국, 산국, 용담, 참나리, 미나리아재비, 둥굴레, 당귀 등 여러 종류의 야생화들이 자라고 있다.

한 나무 밑에는 우산나물 군락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우산나물은 흰 털비[毛雨]를 맞은 듯 보이는 작은 잎이 자라면서 없어지고 골이 깊게 패여 우산 같은 이파리가 크고 길쭉하게 펼쳐진다. 깊은 산중에서 자라는 식물인데 마치 곰 새끼가 아스팔트 위를 어슬렁거리듯 대로에서 활보한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멋진 일이다. 산속에서는 무엇이 자라는지를 모르는 이들에게 이런 것도 있다며 보여주고 있으니.


이파리만으로도 아름다운 비비추

길 왼편으로 큰 잎의 무늬비비추가 죽 깔려 있고, 그 뒤에는 꽃댕강나무가 덤불을 이룬다. 꽃댕강나무 꽃의 강렬한 향기를 맡으며 흰 무늬가 들어 있는 비비추를 감상하라는 의도로 읽혀진다.

여기 있는 무늬비비추는 멕시코 원산의 귀화식물이다. 귀화식물임에도 오랫동안 이 땅에서 사랑받아 화단이며 인가 근처에서 볼 수 있는 친숙한 꽃이 되었다. 본래 비비추는 꽃이 피기 전 이파리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식물이다. 게다가 무늬비비추는 잎의 무늬가 특히 아름다워 꽃이 지고 나면 이파리의 아름다움에 해가 될까 얼른 꽃대를 잘라주기도 한다. 그러니 패랭이와 마찬가지로 좀비비추, 참비비추, 무늬비비추, 홍도비비추, 일월비비추, 주걱비비추 등 각종 비비추들이 등장하여 조경에 쓰이고 있다.

줄기를 꺾으면 동강동강 잘 부러진다는 의미의 ‘댕강나무’는 대표적인 우리나라 특산 수종이다. 이 댕강나무와 중국의 댕강나무를 교잡시켜 만든 잡종이 꽃댕강나무인데, 그 향기가 매우 진하고 좋으며 키도 크지 않아 정원에 많이 심는다. 잎도 달걀 모양에 반질반질한 윤기가 나는 게 귀엽다. 이 나무의 백미는 개화기간에 있다. 원뿔 모양의 꽃차례에 달리는 분홍빛을 띤 흰 꽃은 봄부터 가을까지 거의 1년 내내 핀다. 한번쯤 이런 야생화들로 가득 채워진 정원에서 살아보지 않는다면 우리의 일생이 너무 가볍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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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식물과 야생화가 어우러진 생태연못

농업에 관한 교육을 하는 학교의 특성상 생태연못도 만들었다. 햇볕이 잘 드는 곳에 굴곡이 많은 곡선형으로 조성하고 경사는 완만하게 처리하였다.

연못이란 그 활용 목적에 따라 형태나 모양이 각양각색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이렇게 하는 게 좋다’는 전범(典範)을 말하기는 어렵다. 일반적으로 가정집에서는 공간과 유입수량이 제한되므로 관상을 하거나 좋은 경관을 얻기 위해 자연석을 이용한 소규모의 연못을 만든다.

학교나 공공기관에서는 자연에 가까운 최소의 인공성만을 포함하는 생태연못을 만드는데, 그 모델이 되는 자연 호수, 자연 못, 자연 늪의 특성을 반영하는 것이다.

여기서는 바닥에 굴곡을 주어 다양한 수심을 형성하고 연못 안에 수련, 연꽃 등이 자라도록 했다. 물가에는 벼과 식물들인 갈대, 억새, 달뿌리풀을 비롯하여 개밀, 참새귀리, 바랭이, 강아지풀 등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다. 야생화라고 할 수 있는 것은 노랑꽃창포, 꽃창포, 부처꽃 등 소수인데 복잡하지 않고 간략하게 표현하였다.

노랑꽃창포는 우리 자생 야생화가 아니고 유럽원산의 여러해살이풀이다. 어느새 우리 곁에 가까이 다가와 우리꽃으로 변해버린 야생화다. 이파리도 크고 싱그럽지만 붓꽃 같이 생긴 꽃봉오리가 크고 노란 꽃잎을 활짝 펼치면 연못가가 환해진다. 창포와 잎의 생김새는 같지만, 창포와 같이 육수화서를 갖지 않고 붓꽃 모양의 화려한 꽃을 피우는 데서 ‘꽃창포’라는 이름이 붙었으며 노란꽃이 피어서 ‘노랑꽃창포’라고 불려진다. 이들은 물가 아닌 들에서도 잘 자라니 이 나라 산천 여기저기서 피어도 좋겠다.

돌아보고 나오는데, 수위가 묻는다. “별 거 없지요?” 겸양인지 자랑인지 알 수가 없어 물끄러미 그를 바라보았다.



INFORMATION | 농협대학에서 찾은 야생화


꿀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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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방망이, 가지래기꽃, 가지골나물, 제비풀 등의 이름도 지닌 꿀풀 주위에는 항상 벌과 같은 곤충들이 노니는 것을 볼 수 있다. 꿀풀은 들이나 산기슭과 같은 양지에 나는 여러해살이풀로 키는 사람 무릎 높이를 넘지 않는다. 꽃은 보라색인데, 드물게 흰 꽃이 피는 경우도 있다. 꿀풀은 아래 잎술에 해당하는 하순 꽃잎이 세 갈래로 갈라지는 특징이 있는데, 봄부터 여름 내내 꽃이 핀다.


우산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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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순이 올라와 잎이 채 벌어지기 전의 모습이 마치 우산을 펼친 것처럼 보인다 하여 이름이 붙여진 꽃이다. 삿갓나물이라고도 하는데, 산지의 나무 밑 그늘에서 자란다. 높이는 50∼100㎝ 정도로 가지가 없으며 줄기에 2∼3개의 잎이 달린다. 꽃은 6∼9월에 연한 붉은색으로 피고 꽃자루는 길이 3∼10㎜로 털이 난다. 어린순을 나물로 먹으며 관상초로 심는다. 열매는 수과(瘦果)로서 양끝이 좁고 10월에 익는다.


노랑꽃창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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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이 원산지로 지금은 우리나라에 널리 퍼져서 웬만한 연못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꽃 색깔만 다를 뿐 식물 전체가 붓꽃을 닮았지만 크기가 훨씬 크며 잎의 모양도 차이가 난다. 붓꽃의 잎은 두터워서 위로 꼿꼿이 서 있는데, 노란꽃창포 꽃의 잎은 얇고 부드러워서 끄트머리가 밑으로 하늘하늘하게 처져 있다. 우리나라에서 예로부터 여인들이 머리감기에 애용했던 창포와 잎이나 생태는 같지만, 녹색의 부들 같은 형태의 꽃이 아닌, 붓꽃 모양의 화려한 꽃을 피우는 데서 ‘꽃창포’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패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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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죽(石竹), 대란(大蘭), 죽절초(竹節草) 등의 다른 이름도 가지고 있다. 꽃을 뒤집으면 꼭 패랭이처럼 생겼다고 해서 이름이 지어졌다. 또한 돌틈과 같은 건조한 곳에서 잘 자라며 마디가 있어서 꼭 대나무처럼 생겼다고 하여 석죽(石竹)이란 이름이 붙게 되었다. 들에 나는 여러해살이풀로 키는 한두 뼘 정도다. 꽃은 진분홍색이며, 줄기 끝에 한두 송이가 달리는데, 보통 한여름에 피어난다.


산수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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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국(山水菊)은 말 그대로 산에서 피는 국화를 의미한다. 하지만 화초가 아니고 낙엽관목, 즉 나무이다. 물론 꽃의 모양은 국화와는 거리가 멀지만 꽃의 풍성함이나 아름다움에 그러한 이름이 붙여졌다. 특히 여름철에 그 꽃을 피우는데 꽃의 색상이 여러 차례 변하는 특징이 있다. 산수국은 우리나라 야산이면 어디서든지 볼 수가 있었지만 요즈음은 찾아보기 힘들고, 제주도의 한라산이나 지리산정도에서 볼 수 있는 귀한식물이 되었다고 한다.


비비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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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추는 우리나라 산지의 숲속 그늘진 곳에서 자라는 백합과의 꽃이다. 넓고 윤기 나는 잎이 뿌리에서 모여 나고 7-8월 무더운 날씨에 연한 보랏빛 길쭉한 꽃을 피운다. 보기에 시원할 뿐만 아니라 그늘을 좋아하는 습성 때문에 음지의 땅을 덮어 장식하는 지피식물로 맥문동과 함께 요즘 각광받고 있다. 비비추와 비슷한 종류로는 잎이 훨씬 크고 흰꽃을 피우는 옥잠이 있고 비비추보다 약간 작은 좀비비추, 주걱비비추 등이 있다.

댓글목록

Replica Richard Mill님의 댓글

Replica Richard… 작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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