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 목조주택 흰개미 경계령! 그 방제 대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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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도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
목조건축을 위협하는 흰개미 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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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여름, 안동하회마을에서 흰개미로 인한 목조건축물의 피해 발생에 관한 뉴스가 보도되었다. 국내에서는 그동안 피해가 미비해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흰개미’가 드디어 우리땅에서 얼굴을 드러낸 것이다. 목재를 갉아먹는 해충 중에서도 그 정도가 가장 심각하다는 흰개미. 장차 주택에서 펜션까지, 국내 목조주택에 불어 닥칠 폐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적을 먼저 알고 대비해야 할 것이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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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에서 흰개미는 ‘희대의 금고 털이범’에 비유되곤 한다. 그만큼 피해 정도가 심각한 해충이기 때문이다. 흰개미들은 나무를 파먹고 살기 때문에 집의 벽이나 지붕에 군락을 이루고, 결국에는 기둥을 흔들어 집 전체를 쓰러지게 만든다. 목조주택이 상대적으로 많은 미국에서는 이를 방제하는 사업이 무척 발달되어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흰개미 피해에 대한 사전 경고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해외에서 보고되고 있는 목조건축물의 흰개미 피해 정도
미국이나 캐나다 등 북미지역에서 특히 흰개미의 피해가 크지만, 우리나라와 가까운 일본의 현황을 먼저 알아보자.
일본에서는 1970년대 흰개미에 의한 피해상태를 3년에 걸쳐 조사한 바 있다. 조사대상 2,000동 중 흰개미에 의한 피해사례가 851동(42.6%)에 달하였으며, 주변의 흰개미 서식으로 피해가 우려되는 건축물까지 포함하면 80% 이상이 피해를 받거나 예상되고 있는 것으로 발표되었다.
이에 앞서 1995년 효고현(兵庫縣)의 대지진 발생 후 일본목림학회에서 목조주택의 피해조사를 실시하였다. 그 결과 조사대상 841동 중에 276동이 흰개미 및 부후에 의한 피해로, 붕괴율은 89%(반괴 7%)에 달한다고 발표되었다. 원인은 빗물 누수 및 부엌, 욕실, 세면장 등 방수제의 열화에 의하여 생활수가 유입되고, 벽 내부에 결로 현상이 생겨 전체적으로 건물의 목재 함수율이 상승하였기 때문이다. 결국 습기로 인해 흰개미의 활동 조건이 생기고, 부후의 피해가 컸던 것으로 조사되었다.
현재 일본은 전체 지정 목조문화재 중 42%(1980년 기준)가 흰개미 공격에 노출되어 있으며, 미국은 흰개미 방제 예산으로 연간 10억 달러(약 9천억원)를 투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에 출현한 흰개미 종류와 특징
뉴스에 보도된 바와 같이 국내에서 흰개미 피해가 있었던 안동하회마을은 마을 전체가 문화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문에 안동시청 및 문화재청에서도 지속적으로 관리를 하고 있으며, 문화재별로 1~3년 주기로 훈증 소독, 토양 처리, 방충방부제 도포 등 다양한 공법으로 방제작업을 펼치고 있다. 또한 작년여름 흰개미가 출현한 이규섭 가옥은 안동시청에서 긴급문화재 방제작업으로 신속히 대응하여, 흰개미 방제법 중 토양처리와 방충방부제도포를 시공한 바 있다.
국내에 생식하고 있는 흰개미는 습식흰개미로 습하고 어두운 곳(지하)에서만 활동한다. 기본적으로 흰개미는 지하 내부로부터 목부재를 뚫고 목조 내부의 연한 조직만을 갉아먹기 때문에 육안으로는 식별이 힘들다. 흰개미 자체가 빛을 기피하므로 건축물 자체에 피해가 어느 정도 진행되기 전에는 흰개미를 실제적으로 발견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만약 한 건물에 흰개미가 침입하여 일정기간 지난 후 흰개미의 개체수가 증가하게 되면 일정무리가 그 건축물에서 떠나는 현상이 있다. 이를 ‘군비’라고 하는데 대체적으로 4~5월경에 많이 발생하며, 흰개미의 색이 검은색으로 변해 날개를 달고 다른 서식지로 이동한다. 사람들은 비로소 이때 흰개미들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경복궁에서는 갑자기 흰개미가 군비하는 모습을 한 관람객이 신고하여 그 존재가 알려지기도 하였다. 어느 정도 흰개미의 피해가 진행되었다고 의심되는 건축물은 ‘터마트랙’이라는 기계를 통해 실제 소재를 감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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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개미의 대비책, 그 다양한 방법들
① 훈증 소독  건축물의 외부에 비계와 같이 골격을 세운 후, 타포린 천막이나 특수비닐로 단단하게 밀폐한다. 그 속에 혼합가스를 투입하는 방법으로, 가스가 목조의 내부까지 침투해 살충·살균 효과를 얻는다. 미국에는 훈증 소독을 전문으로 하는 방역업체들이 다수 있으며, 일반 주택에서 실행하려면 냉장고 안의 음식 하나까지 전부 비워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② 방충·방부제  도포  약제를 스프레이를 이용하여 목조건축물에 도포하는 시공법으로, 목재 자체에 방충성분을 흡수시키는 방법이다.  약제성분이 목재에 잔류하기 때문에 즉각적인 방제법인 동시에 예방 효과까지 가질 수 있다. 살충력은 건물마다 다르지만 2~4년 정도 효과를 볼 수 있다.
③ 토양 약제 처리법   건축물이 지어질 자리에 일정 간격으로 천공한 후, ‘비펜쓰린’을 130%로 희석한 약제를 특수주입기를 이용하여  토양 자체에 주입하는 방법이다. 건축 초기에 집터와 주변에 토양 처리를 한 후 훈증 소독 후 방충·방부처리된 자재로 집을 짓는다면, 흰개미의 피해에서 안전할 수 있다.
④ 바이팅(Baiting) 공법 약제 처리에 의존하기 보다는 흰개미나 부후균의 생리 상태를 숙지해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는 공법이다. 독이 있는 먹이를 흰개미에게 섭식시켜 활동을 억제하거나, 개체를 줄이는 것이다.
우선 흰개미가 좋아하는 먹이로 유인하고, 흰개미가 먹기 시작하면 베이트제를 함유한 먹이로 교체한다. 그 먹이를 섭식한 흰개미는 길을 찾아가는 페르몬에 의해 다른 흰개미를 그 먹이로 유인한다. 2~3개월 후에는 여왕, 왕을 비롯한 모든 흰개미가 쇠약해지며 사망하게 된다. 트랩 설치 후 모니터링을 계속 실시하여 건축물에 대해 지속적인 관리를 할 수 있지만, 효력이 지속되지 않기 때문에 보통 5~10년 뒤에 재처리를 해야 한다.
⑤ 기타 해외의 다양한 방제법   하와이나 호주에서는 분쇄한 현무함을 이용해 흰개미를 방제하기도 한다. 흰개미의 침입을 물리적으로 저지하기 위해 토양 위에 방제필름과 현무암을 깔고 나서, 그 위에 콘크리트를 치고 공사를 시작하는 방법을 쓴 것이다.
일본의 오키나와와 같은 아열대 지방과 큐슈, 시코쿠 지방의 온대지방에서는 목재를 일정 기간 담수나 해수에 담가 두고 사용하거나, 주택 주위에 흰개미가 좋아하는 소나무재를 묻어서 흰개미가 집에 도달하기 이전에 그곳으로 유인하여 소각하는 방법을 써 왔다. 큐슈 지방에서는 디딤돌에 적당한 홈을 파내고, 그 속에 고래기름이나 식물성기름을 채워 벌레가 올라가지 못하게 하기도 했다. 또 디딤돌이나 기초와 기둥 사이에 흰개미가 기피하는 목재나 동판 등을 까는 방법도 있다.
TIP - 흰개미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장마철이나 여름철에는 특히 고온다습하기 때문에 건축물에 결로가 생기며 곰팡이균이 발생한다. 목조주택 바닥 밑에 습기를 제거할 수 있는 숯을 깔면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국내 연구결과가 있었으니 참고할 만 하다. 흰개미 침입 뿐 아니라 목재를 썩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일반주택의 습도는 80% 이하, 목재의 함수율은 20% 이하로 유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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