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 | 정원수 - 소나무 싸게 구입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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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활착 정도를 가장 크게 좌우하는 것은 심는 시기이다. 수종과 지역에 따라 약간씩 차이는 있지만 이른 봄 얼었던 땅이 풀리는 때, 될 수 있는 대로 나무의 눈이 트기 전에 심는 것이 좋다. 소나무는 보통 3월 중순부터 4월 초가 좋은 식재시기이므로 지금은 소나무 매매가 한창 이루어지는 시즌이다. 

취재 이세정 기자   취재협조 솔랜드조경 이재각 대표 한국조경수협회 02-967-57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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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벌어지는 ‘나무 전쟁’이 종종 매스컴을 탔다. 건설사마다 고급화 경쟁으로 조경 차별화를 선보이면서 좋은 나무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소나무나 느티나무 등 조경수로 각광 받는 고급 수종은 1년 전보다 가격이 30~40% 가량 치솟았다. 웬만한 고급 소나무 한 그루 값은 중형 승용차 1대 가격과 맞먹을 정도다.

이처럼 값이 비싼 이유는 공급 부족 탓이다. 조경용 나무는 예술미가 있어야 하는데, 이런 나무를 인공 재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지름 20㎝짜리 소나무 한 그루를 키우는 데만 최소 30년 이상이 걸린다고 한다. 결국 수려한 소나무는 야산 등에 자생하는 나무를 채취해야만 하는 것이다.

솔랜드조경의 이재각 대표는 “불과 2년 전만 해도 메이저브랜드 아파트에나 천만원대 소나무가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서울을 비롯한 웬만한 도시 어디를 가도, 아파트나 관공서 조경에 소나무를 활용한다. 너무나 급격한 증가 추세로 4~5년 후에는 쓸 만한 소나무를 야산에서 직접 조달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소나무의 가격을 결정하는 것들



소나무 외 조경목으로 주로 쓰이는 나무들은 대개 가격이 정해져 있다. 느티나무나 은행나무 등 가로수목은 육묘장에서 생산되어 크기를 기준으로 매해 시장 가격이 형성된다. 그러나 소나무는 정해진 가격도 없고 해마다 변동폭도 크다.

소나무는 수형·직경·수피 등 소나무가 갖고 있는 ‘자체요소’와 작업환경·입지·지질·작업기한과 같은 ‘환경요소’ 그리고 소나무를 보는 사람의 심미적 관점과 입장에 따른 ‘주관요소’에 따라 가격의 편차가 크다. 이른바 정가는 물론 가이드라인조차 없는 상품으로 이해해야 한다.

때문에 지자체나 아파트, 공공기관 등의 눈먼 돈이 소나무 값으로 부풀려진 경우도 많다. 구매담당자와 조경업자가 손을 잡고 5백만원 가치의 소나무를 2천만원으로 신고한다 해도 기준이 없기에 비난할 명목도 없는 것이다.



소나무를 싸게 구입하는 방법



① 적절한 구입 시기를 노려라

수요가 한창인 2~3월이 지나고 나면, 소나무를 찾는 이들도 잠잠히 줄어든다. 도로나 부지 개발지에서 반출되는 소나무들은 낙찰 굴취 허가를 위해 경매에 붙여진다. 일단 굴취권을 따 낸 이들은 3월까지는 이 소나무들을 판매해야 이윤이 남는다. 이때 팔지 못한 소나무는 가치 있는 것들만 남기고, 대부분 현장에서 폐기처분한다.

이때를 맞춰 구입하면 가격을 흥정해 저렴한 가격에 소나무를 구입할 수 있다. 물론 구입하자마자, 바로 옮겨 심어야 한다. 심는 적기도 거의 끝나가기 때문이다.


② 되도록 굴취 현장에서 구입하라 

조경업자들이 현장에서 굴취해 자신의 농장에 가식해 둔 소나무는 일단 값이 비싸다. 소나무 자체의 가격에 이동하는 운반비, 심는 데 든 인건비 등이 더해지기 때문이다. 농장을 직접 찾기 보다 온라인의 수목 관련 사이트에 올라온 매물을 먼저 살피는 것도 좋다. 굴취 업자들은 인터넷에 현장 상차 기준을 가격으로 해 많은 매물들을 올린다. 가능한 가까운 곳에 답사를 가 굴취 현장에서 직접 흥정하도록 한다. 인부들과 장비들이 나와 있는 현장이라면, 굴취비만 주고 나무를 얻는 운이 따르기도 한다.

생각한 기준보다 다소 작은 것으로 골라라 실제 산에서 굴취한 소나무, 조경업자들의 농장에 있는 소나무들은 집 마당으로 가져다두면 크기가 훨씬 크게 느껴진다. 주변의 빽빽하고 키 큰 나무들 속에서는 좀처럼 크기를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무작정 큰 소나무를 쫓기 보다는, 다소 작은 크기를 선택해 인내심을 갖고 기다린다는 생각으로 키우는 편이 낫다. 소나무 수형잡기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③ 이식을 위한 계획은 철저히 짜라

심을 장소와 장비 진입 등을 고려할 때는 꼭 전문가의 조언을 청한다. 굴취 업자에게 진입도로 등을 감안한 차량 크기를 정하게 해 당일 순조롭게 일을 처리해야 한다. 인부당 하루 인건비는 13~15만원, 포크레인 임대는 45만원 정도이다. 작은 나무를 심으면서 크레인까지 동원할 필요는 없다.

일사천리로 진행되지 않으면 인건비나 포크레인 임대료가 2배 나갈 수 있으니 확실한 계획 하에 식재 날짜를 정해야 한다.

비싼 돈을 주고 소나무를 구입해 와도 이식했을 때 고사할 확률은 매우 높다. 식재할 토양이 배수가 잘 되는지, 높여 심기가 가능한지 살피고 이식 후에는 반드시 병충해 소독을 해야 한다.


Tip 뒷산의 소나무, 옮겨올 수 있을까?

남의 산의 소나무를 굴취하는 것은 당연히 불법이며, 자신의 산에 있는 소나무라도 굴취해 집 안마당에 심거나 남에게 판매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만약 그렇게 허가가 쉽다면, 우리나라 사유림에 소재하고 있는 소나무는 그야말로 남을 게 하나도 없을 지도 모른다. 벌목 허가가 난 곳에서 굴취하는 것도 불법이다. 벌목허가와 굴취허가는 엄연히 별개이기 때문이다.

산에 있는 소나무를 합법적으로 굴취하려면 임야를 타 용도로 개발할 수 있게 ‘전용허가’를 받아야 한다. 예를 들어 임야에 공장을 짓기 위해 개발행위 허가를 얻으면, 법으로 수목의 굴취가 가능해진다. 또 하나의 방법은 ‘피해목’으로 분류되는 경우다. 예를 들어 나무 때문에 경작지에 그늘이 생겨 수확에 피해를 입힌다면 피해목으로 인정되어 굴취할 수 있다. 이 판단은 대부분 그 지역 담당공무원의 재량에 따라 다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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