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 3가지 사례로 보는 시공비 절감의 노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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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고 좋은 집’을 지으려는 것은 모든 건축주들의 관심사이지만 노력없는 해법은 없다. 건축 현장에서 건축비가 추가되는 요인들을 짚어보고, 시공비의 절감을 이루면서 건축주의 만족도를 높인 세 가지 사례를 통해 성공적인 집짓기 방법을 알아본다.

취재 및 정리·김수현 기자


건축비 증가 요인


요인 1.  완벽하지 못한 설계

전원주택의 건축 관행은 설계 상세도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설령 상세도가 있더라도 그것이 현장에서 그대로 지켜지는 예는 매우 드물다. ‘시공 따로 설계 따로’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설계사는 살아 있는 도면을 그리지 못하고, 시공기술자는 그동안의 편리와 시공관행에 익숙해져 있으니 완벽한 설계가 어려운 것이다.

설계사무실이든 시공사든 제시한 설계도가 건축주의 예상대로 완벽하지 못한 경우, 잦은 설계 변경으로 공기의 지연 뿐만 아니라 추가적인 시공비와 자재비의 상승을 불러오게 된다. 그러다보면 추가비용을 두고 건축주와 시공사간에 마찰이 종종 생길 수 있으므로 충분한 설계 기간을 두어 사전에 면밀하게 준비할 필요가 있다.


→ 표준 설계도를 활용하자. 시공사마다 홈페이지 등에 표준 설계도를 제시하고 있다. 대부분 화려한 입면보다는 실용적인 평면으로 구성되어 있어 공사비를 절감할 수 있고, 서비스로 제공하기 때문에 설계비 또한 아낄 수 있다. 이외에 한국농어촌공사는 농어촌포탈 ‘웰촌(1577-1417 http://www.welchon.com)’을 통해 무료로 주택 설계도를 제공하고 있다. 표준 설계도는 국토해양부가 승인한 설계도면이기 때문에 면적에 관계없이 인허가 절차가 간편한 장점이 있다.   

단순한 평면일수록 공사비가 적게 든다. 평면이 복잡할수록 공간 활용도가 떨어지고 외벽의 길이가 늘어나는데, 이는 그만큼 많은 재료와 인건비가 들어간다고 할 수 있다. 그와 더불어 벽 모서리들이 많아지고 지붕형태가 복잡해지므로 단순한 형태의 건물에 비해 에너지 효율이 떨어지고 하자의 소지도 훨씬 높다.


요인 2. 번복된 작업과 의사결정 지연

가족 구성원들 간의 의견 불일치로 하던 공사를 다시 뜯고 재시공하는 경우가 많다. 남편과 아내의 의견차이로 안방 창 크기가 주말마다 번복되는 웃지 못 할 경우도 있다. 공사 중이라도 더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면 약간의 변경은 있을 수 있겠지만 너무 반복되다 보면 큰 낭비요소가 된다. 

일당 15만원을 받는 목수 한명의 일급은 숙식비를 합하면 18만원 정도가 소요된다. 일일 8시간 작업한다고 했을 때 시간당 2만2천5백원인데, 만약 5명이 일하는 현장에서 의사결정 지연으로 작업을 중지하고 대기한다면 시간당 11만2천5백원의 손실이 생기는 셈이다. 이런 일은 현장에서 빈번히 발생한다. 만약, 했던 작업이 변경되어 재작업하는 경우라면 시공에 낭비한 시간 + 철거하는 시간 + 재시공하는 시간이 누적되어 3배의 손실이 발생한다는 계산이다.

아울러, 잦은 변경으로 인한 자재 반송 및 신규 반입 과정에서의 손실, 운임 중복 지출, 새로운 대체 자재를 찾기 위한 시간 낭비, 특정일 작업일정에 맞추어 대기하던 시공팀들 간의  혼란 등 눈에 보이지 않는 비용도 무시할 수 없다. 이러한 비용들로 인한 시간적ㆍ금전적 손실누적이 커지면 시공자는 정작 신경써야 할 중요한 공정을 소홀히 하거나 건너뛰게 되어 결국 건축주의 피해로 남게 될 확률이 높아진다.


→ 처음 정해진 설계안대로 변경 없이 진행되어 작업 중단이나 변경, 착오로 인한 재시공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자재와 공법 선정단계에서 신속한 의사결정으로 작업자들의 대기시간을 단축하는 시간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시공자와 건축주의 사전 의견조율과 합의가 우선되어야 하는데, 건축비라는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상황에서 상호 신뢰와 쌍방간의 배려가 요구된다는 점에서 쉬운 일은 아니다. 설계자와 시공자, 가족구성원들의 의견 조율도 설계단계에서 모두 마쳐 공사 중 변경을 최소화한다.


요인 3. 추가 공사비에 대한 다른 이해

견적서(내역서)와 실제 시공되는 내역이 다르다며 건축업자와 건축주가 현장에서 언성을 높이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건축주 입장에서는 시공사에서 제시하는 단위면적별(㎡) 공사비로 모든 것이 해결된다고 알고 있다가 생각지도 못한 추가비용에 당황하는 것이다.

대개 시공사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공통적으로 기본 견적에서 제외되는 ‘별도품목’이 있다. 건축주는 이를 여러 가지 선택사양과 관련한 공사로만 알고 있는데 엄밀히 말하자면 건축공사 이외에 행해지는 모든 부대공사를 일컫는다. 가구공사, 정화조, 각종 인입, 조경공사, 대문 및 담장공사, 부지조성 및 토목공사 등이 있으며 일반적으로 건축비 예산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 사전에 시공사에 별도품목을 확인하고 예상 비용에 관하여 별도의 견적서를 받는 게 좋다. 공사 진행도중에 별도품목에 관하여 협의를 하게 되면 시공사측에서 보다 높은 공사비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고 건축주 입장에선 비싸도 원만한 마무리를 위하여 울며 격자 먹기식으로 요구에 응해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건축주는 상담 및 설계 시, 마감 사양에 대한 구체적인 의사 표현이 되어야 하고 시공사는 이를 바탕으로 한 상세한 견적서를 건축주에게 제시해야 한다. 그리고 견적서는 공정별로 작성하되 제품명, 수량, 규격 등이 정확하게 기재되고 재료비, 시공비, 경비 등으로 자세히 나누어져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마감재의 교체 및 재시공 등으로 인하여 불필요한 건축비가 들거나 시공사와의 분쟁으로 인하여 즐거워야 될 내 집짓기는 아픔과 상처로 얼룩질 수 있다.


요인 4. 실속 없는 과시용 외장재

현장에서 만난 건축주들은 한결같이 ‘나는 복잡하게 꾸미지 않고 저렴하게 지을 생각’이라는 말을 하지만 실제로 고르는 마감재의 수준을 보면 높은 기대치를 포기하지 못한다. 평생 한번 짓는 집인데 ‘기왕이면 조금 더’가 쌓여 어느새 상당히 부담스러운 수준으로 늘어나는 예를 자주 본다. 집을 과시용으로 꾸미고 싶어 ‘누가 와서 볼 때….’라는 허영심이 강한 경우, 건축비는 고무줄처럼 늘어난다.


→ 외관에 치중하여 너무 많은 종류의 외장재를 사용하면 각 재료간의 이질성으로 인하여 하자의 소지가 높고, 외장재 시공 면적 대비 자재비, 인건비가 증가하게 된다. 또한 결과적으로 주택의 유지 및 보수에 보다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들게 된다. 그러므로 내구연한에 따른 유지ㆍ보수가 용이한 외장재를 선택하고 공사 경험이 많은 시공사의 의견도 청취하여 보다 나은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예산을 초과하지 않기 위해 기대치와 허영심을 포기하는 용기도 필요하다.


case 1. 일괄계약방식을 통한 건축비 절감 사례

전남 구례 46㎡ 경량목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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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주거’를 염두에 둔 5.5×6.2(m)의 사이즈로 현관과 기능 공간(화장실과 주방), 복층공간을 동일 동선상에서 연결되도록 한 주택이다. 구례의 시공사례는 계약형식은 일괄계약이지만 재료비와 인건비(실행단가)로 전 공정을 계약한 형태여서 건축주 직영으로 보아도 무방하다. 거실, 주방, 욕실, 복층 공간이라는 원룸 구성에 1층 바닥(건축면적)이 33㎡에 복층 13㎡이다.

3D사진은 구례주택의 사례를 기본으로 계획된 것으로 연면적이 30~60㎡인 농가주택이나 주말주택용이다. 거실면적의 확장으로 1층에서만 52㎡까지 확장 가능하고, 복층에서 2층을 만들면 66㎡ 정도까지 확장할 수 있는 기본적인 평면구도이다. 시공사마다 기본계획 설계안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저렴한 단가로 설계가 가능하니 이용해보는 것도 좋다.


일괄계약 공사의 허와 실

국내의 모든 건설공사는 그것이 대형시공사(종합건설 등)에서 소규모 개인업자에 이르기까지 파트별(목수, 철근, 설비, 전기 등) 하청기술자와의 하도급계약으로 재배분된 후, 릴레이방식으로 진행된다. 대부분의 시공사는 관리 인력만을 가지고 있으며 자체 시공기술은 전무후무한 상태이다. 이러한 국내의 하청관행을 대부분의 시공사가 일괄계약 형태로 채택하고 있다.

건축이 시작되면 전 건축과정은 공정에 따라 자동 릴레이식으로 진행되는 속성이 있다. 이 과정에서는 심지어 시공사 사장일지라도 쉽게 통제하지 못하는 게 실정이다. 일단 시공이 시작되면 인정상 되돌리기가 쉽지 않으며, 특히 시공비가 정해진 상황에서 조금 마음에 안 든다고 해서 쉽게 뜯어 낼 수도 없다. 현장소장이 감리자의 역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현실은 회사의 이익을 대변해야 하는 입장일 뿐이다. 시작된 공사는 문제가 있든 없든 약속한 시공비도 공정에 맞춰 내놓을 수밖에 없다. 주택에서 반품얘기를 한번도 들어 본적이 없는 것이 결코 시공사들이 집을 잘 지어서라고 볼 수 없다. 최악의 경우, 공사중단을 생각할 수밖에 없지만 그 피해도 결국 건축주에게 돌아간다. 시공은 시공기술자의 자질에 달려 있는 것으로 시공회사나 관리자의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시공기술을 보유하고 있느냐가 관건이다.


case 2. 반축공사를 통한 건축비 절감 사례

전남 여수 83㎡ 스틸프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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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1월 처음 현장을 방문했을 당시, 건축주는 2층 건물을 직영공사로 완공하였고 사용승인까지 받아 둔 상태였다. 2층 옥상에 83㎡ 규모로 주택 증축을 원했고 설계와 건축신고까지 이미 끝낸 상태여서 곧바로 착공이 가능했다. 애초 계획 시, 3층에 증축을 고려한 설계와 시공이 이뤄졌기에 증축 공사를 할 때 추가적으로 생길 수 있는 공사비 지출을 줄이는데 크게 도움이 되었다.

건축주는 시공사가 제시한 완축·반축공사 견적서 및 마감공사 내역서를 비교ㆍ검토하고 직영 공사 경험을 토대로 하여 나름의 공사비 예산을 수립하게 되었다.

하지만 예산 수립은 어디까지나 계획일 뿐 정해진 공사비를 가지고 얼마나 올바르게 시공하느냐도 중요했다. 이 부분은 시공사가 제시한 시방서를 바탕으로 한 현장 관리자의 협조, 그리고 인테리어 업체를 하는 지인의 도움으로 별 탈 없이 후반부 공사를 마무리 할 수 있었다. 또한 기존 건물의 신축 당시 목수, 전기 및 설비, 인테리어 업체의 협조로 보다 저렴하게 양질의 주택을 완성할 수 있었다.


반축공사의 허와 실

대부분의 시공사에서는 획기적인 공사비 절감이라는 명목을 앞세워 건축주에게 반축공사를 권유한다. 건축주 입장에서 볼 땐 마치 그 돈이면 집 한 채를 뚝딱 지을 수 있을 것처럼 착각하기 쉽다. 물론 반축공사를 잘 활용하면 공사비도 절감하고 내 손으로 직접 집을 짓는다는 보람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건축에 관한 경험과 시간적 여유가 없고, 후속 공정에 관해 주위의 도움을 받을 길이 없다면 그리 권하고 싶지는 않다. 시공사의 꾐에 현혹되거나 얕은 지식으로 섣불리 덤벼들었다가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완성도가 떨어져 낭패를 보기 쉽다. 그러므로 장시간에 걸친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case3. 직영공사를 통한 건축비 절감 사례

경기 여주 83㎡ 스틸프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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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고 거창한 것, 복잡하게 치장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부부의 희망으로 소박한 단층집을 여주에 지었다. 환율 상승으로 자재비가 뛰는 어려운 상황이었으나, 시공팀에 대한 일관된 신뢰로 현장에서 생기는 각종 변수를 즉시, 재량껏 처리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어 신속한 의사결정과 작업진행으로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시간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아울러, 터파기부터 최종 마감까지 시공전체를 총괄할 현장소장급 팀장 1인의 지휘로 토목, 골조, 설비, 전기, 도배, 바닥재, 가구 등 각 공정별 협력팀을 운영토록 하는 직영방식으로 완공하여 건축회사로 귀속되는 영업이윤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었다. 

직영공사의 허와 실

요즘은 절감된 비용으로 직접 집을 짓는 방법의 절충안으로 직영 방식의 공사를 많이 이용하는 추세이다. 내 입맛에 맞는 집을 지어줄 전문가를 한시적으로 고용하여 건축주를 대리하여 공사 전반을 수행하도록 하는 방식이 직영이다.

설계, 토목, 기초, 골조, 전기, 설비, 외장, 지붕, 타일, 도배, 바닥재 등 여러가지 공정과 시공팀이 관련되어 있으므로 일관된 콘셉트를 가지고 공정의 선후를 조율하고 팀 별로 매끄럽게 일의 순위를 정해야 한다. 공정 관리자를 두고 하는 방법을 반 직영, 건축주가 직접 자재구입과 시공 기술자를 고용해 짓는 방식을 완전 직영이라 구분하기도 한다.

기술자들보다 이론과 실무적으로 일을 더 잘 알지 않으면 통솔이 쉽지 않아 예상한 건축비보다 비용이 훨씬 많이 들어갈 수 있으며 하자보수, 공사 도중 안전사고의 책임이 모두 건축주에게 있다. 또한 지붕, 벽체와 외부마감, 창호 등이 따로 놀아 집 전체의 조화와 통일성이 떨어질 수 있어 전체적으로 어색한 집이 될 수 있으므로 집 전체의 느낌은 살리고, 실용성을 높일 수 있는 자재 선택 안목이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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