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주택 | 농가 리모델링 01 : 유쾌한 순돌이네, 참살림집으로 거듭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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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순돌이네 농가리모델링

90년된 농촌가옥, 참살림집으로 태어나다

 

<리모델링을 맡은 귀농사모 회원들>

 
나무 한그루 살리고 본채를 버리다
지어진 지 90년 된 농가를 증축, 개조해 새로운 개념의 참살림집을 만드는 프로젝트.
강화도 하점면 작은 농촌마을에 구옥을 구입해 리모델링을 시작한 것은 지난 6월. 3개월 동안 공사가 진행되면서 건축주 양철주 씨가 가진 생각은 ‘자연에서 나서 자연으로 돌아가는 집’을 짓는 것이었다. 본래 땅의 나무와 흙을 이용해 집을 짓는 지역순환형 주거개념이다.
우선 구옥 세 채 중 본채 한 동을 철거해 냈다. 터줏대감 행세를 하고 있는 수백년된 느티나무와의 상생을 위한 공간 확보 때문이다. 그 후 남은 두 동의 구옥은 시멘트로 발라진 외부벽체와 합판으로 씌어진 내부 천장을 뜯어냈다. 드러난 골조의 부후된 부분은 잘라내고 교체한 후, 구옥의 협소함을 원목 통나무를 이용해 증축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기둥 보 방식(Post & Beam방식)을 접목해 증축하는 방법으로 집을 완성해 나갔다. 가족을 위한 주거동과 남편과 아내의 작업실이 이어진 별채, 순돌이가 맘껏 뛰어놀 수 있는 널찍한 마당으로 집은 다시 새 생명을 갖게 되었다.

<리모델링 전의 모습>

<리모델링 과정 중>

<리모델링 완성 사진>
 
아래는 건축주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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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정 기자(이하 이) 도시생활을 버리고 전원으로 내려가기가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요.
양철주 씨(이하 양) 살아 생동하는 기운은 사람 사는 곳 어디에나 있겠지요. 그러나 시골살이에 대한 갈망은 생명살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강화살이를 준비하면서, 저희 부부는 이것이 오래된 준비인 것을 깨달았습니다. 준비되지 못한 것은 돈이었지요.(하하)
결심의 가장 큰 이유는 우리 아들 순돌이 때문이었습니다. 순돌이가 아토피라고 하는 정체불명의 질환에 괴로워하며 밤마다 잠을 이루지 못하고 피가 터지도록 살을 긁곤 하는 모습이 참 안타까웠습니다. 저 스스로에게도 물어 보고 싶었습니다. 왜 도시 생활을 버리고(도시 생활이 좋기도 하지만) 전원으로 내려오기로(손목 발목 시린 흙구덩이와 텀벙나무 사이로, 무슨 좋은 꿈을 꾸어 왔길래) 했는지, 아마 우리 가족의 운명인 것 같습니다.
 
구옥을 개조하기로 마음먹고 구입을 하실 때, 어떤 기준으로 고르셨나요?
사실, 그건, 우리 순돌이 엄마의 본능적인 직감이었습니다. 사람살이에 대한 순수한 감성이 우리 순돌이 엄마에게 있었다고 할까요. 저희가 이 집을 처음 보았을 때, 순돌이 엄마가 바로 선택했습니다. (참, 이 자리에서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만, 자신의 감각을 믿으십시오. 그게 안 되면, 배우자를 믿으시기를) 
사실 처음에는 개조할 생각도 없었지요. 그냥 들어가서 살 생각이었습니다. 돈도 없었고 시골살이가 문제가 아니라 우리 아기 병 고치는 것이 급선무라 가장 자연스러운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했거든요.
 
설계단계부터 처음 염두에 두었던 공간이 있으셨나요?
원래 우리는 살림채 하나, 건너편 작업채 하나를 원했습니다. 그것은 우리 부부의 생활 방식과 특히 아토피를 앓고 있는 순돌이를 고려한 방식이었는데, 마침 우리 조건과 대화를 할 수 있는 집이 나타났던 것이지요. 그래서 사랑채와 광을 안채로 바꾸고, 외양간 겸 대문을 바깥채로 만든 것입니다. 그 와중에 원래 있던 구옥의 안채를 철거했지요.
공간이라는 것이 공간 그 자체로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경험한 시간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처음에 우리는 이 집 한가운데 있던 나무를 베어 버리려고 했거든요. 여기 이 터에 있는 나무는, 이 집에 사시던 할머니가 팔십 년 전쯤에 시집살이를 오실 적에 있던 나무라고 합니다.
할머니는 평생을 이 나무와 함께 살아온 것이지요. 이 삶과 생활들이 우리의 설계를 흔들었습니다. 처음에 생각한 것은 웬만한 것은 다 살리고 비용이 허락하는 한에서 고치자는 것이었는데, 결국은 벽체를 대부분 허물고 흙벽돌을 다시 올렸습니다. 원래 있던 기둥만 거의 살리고 마감은 황토와 모래와 세라믹을 섞은 모르타르로 미장을 했습니다.
내벽은 그 위에 도배를 할 계획이고, 외벽은 물에 탄 황토를 체에 곱게 거른 후 방수액을 타서 두 번 발랐습니다. 비에 젖으면 짙어졌다가 마르면 다시 원색으로 돌아가더군요.
 
시공과정에서 처음 계획이 제대로 구현되지 못해 아쉬웠던 부분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전체적으로 보자면, 한정된 비용으로 조금만 고치려고 했던 것이 대대적인 공사가 된 것입니다. 경험과 계획성이 부족한 결과라고 생각됩니다. 특히 지붕은 전혀 손을 댈 생각이 없었는데, 기존 건물을 늘리면서 슬레이트 지붕을 손대다 보니 비가 새더군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지붕을 새로 하게 되었답니다. 그만큼 비용과 공사기간도 늘어났고요.
 
후에 구옥개조를 하려는 이들에게 조언을 들려주신다면?
가능하면 다른 집 고치는 곳에 가서 일을 좀 해 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마다 여건이나 상황이 다르겠지만, 망치나 벽돌을 만져 보면 일에 대한 감이 조금은 달라지리라 생각됩니다.
 
앞으로 ‘어떤 분위기의 집’으로 꾸려나가고 싶으신지 궁금합니다.
건축은 사람의 표현이라는 말이 있으니 저희 가족의 성격과 특성이 온전히 반영된 집이 되겠지요. 저희 부부는 서로 아주 다른 사람입니다. 갈등과 조화의 쌍곡선이 확연하지요.(하하) 여기에 우리 순돌이가 가세했으니, 세 사람의 개성이 만나는 공간이 될 것입니다. 저는 약간 고색창연한 분위기를, 순돌이엄마는 친환경적이고 미감이 살아 있는 분위기를 띤 집으로 꾸려나가고 싶어합니다. 우리 순돌이는? 계단과 턱이 높아 접근이 불가능한 곳이 없는 사통팔달의 공간을 우선적으로 지향할 것 같은데요, 허허. <전원속의 내집 2004년 7월호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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