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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대가 사는 박공지붕집 : 올리비아 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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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 전원속의 내집​

 

건축을 전공하던 대학생 때부터 엄마의 꿈은 내 집을 짓는 것이었다. 가정을 꾸린 지 12년 만에 6명의 대가족이 되었고, 얼마 전 그 오랜 꿈 또한 이뤘다. 바로 삼상리에서.

 

 

건축가 엄마 한혜영 소장과 공간·출판 기획자 아빠 박성진 대표, 말괄량이 첫째 올리비아, 로맨티스트 둘째 시환이, 이곳에 와 태어난 늦둥이 한결이, 패셔니스타 외할머니까지. 삼대가 한자리에 모였다.

 

마을의 끝자락이자 노고산으로 오르는 둘레길 초입, 여섯 식구 대가족이 이곳에 집을 짓고 이사를 왔다. 조용하던 동네가 아이들이 뛰노는 소리로 활기를 띠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 HH Architects 한혜영 소장의 꿈도 함께 이뤄진 순간이었다.

“사무실을 개소해 주택 설계를 하다 보니 집을 짓게 된 건축주가 내심 부러웠어요. 대지 답사를 하러 갈 때는 사심을 갖고 그 땅을 바라보기도 했고요. 그렇게 더는 미루지 말자 결심한 5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대지를 보러 다니기 시작했고, 기존 생활권과 멀지 않은 이곳에서 지금의 땅을 만났죠.”

어린 시절 시골집에 살았던 그리운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그곳. 게다가 20년 지기 친구 부부가 바로 옆 터에 집을 지어 이웃이 되어주겠다니 조금도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그동안 바랐던 조건을 다 갖춘 대지 구입을 시작으로, 가족의 첫 집짓기는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일단 한 소장은 대지가 가진 장점과 지난 몇 년 동안 삼대가 아파트에 함께 살며 겪었던 개인적인 경험, 건축가인 전문가로서의 지식을 종합하여 설계 방향을 정했다. 그리곤 석축까지 조성이 되어있던 대지 위에 작은 다락방을 가진 60평 내외의 2층 주택을 계획하고, 전면마당은 여유롭게 배치해 추후 활용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두었다.

 

 

지붕과 외벽 전체를 덮고 있는 5mm 두께의 천연슬레이트는 돌 자체에서 드러나는 금속성으로 보는 각도에 따라 달리 빛나고, 건식공법이라 외장 공사가 겨울이었던 당시 상황에도 적합했다. 또한, 공기층을 형성해 단열 면에서도 유리한 외장재다.

 

 

 

 

사용자의 편의에 맞춰 ‘ㄷ’자로 구성한 주방

 

 

 

거실 전경. 내부 모든 공간의 벽과 천장은 콘크리트로, 친환경 도료로 여러 번 코팅하여 마감했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거푸집을 잔손보기만 하여 쓴 덕분에 경제적이었고, 이는 공사 기간을 단축하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

 

살면서 여러 가지 변화를 시도할 수 있는 내부와 달리 외부는 처음부터 신중해야 한다. 따라서 내구성과 기능성, 미적 측면까지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외장재를 고르고, 단열과 시야 확보를 우선 기준 삼아 프레임 얇은 시스템창호를 선택했다. 또한, 앞뒤 마당과 모래 놀이터 등 외부 공간이 순환구조를 이루도록 계획하여 집을 고루 누릴 수 있게 했다.

내부는 6명의 가족이 각자의 삶을 존중받으면서, 함께 하는 시간만큼은 서로에게 집중할 수 있게 개인의 방(할머니, 부부, 첫째, 둘째)과 함께하는 방(거실, 주방/식당, 외부 데크, 공부방)으로 기능을 나누고 모든 방은 위계 없이 가로세로 3.6m의 동일한 크기를 갖게 했다. 최소한의 마감재만 사용된 담담한 배경에는 할머니의 취미로 곳곳에 자리한 화분들이 생기를 더하고, 멋스러운 디자인 가구와 소품이 한데 어우러져 자연스러운 조화를 이룬다.

이사 오길 참 잘한 것 같다는 아이들의 말에 행복은 바로 이런 것이란 생각이 든다는 부부. 모든 순간이 놓칠 수 없는 설렘이 된 것 또한 이곳에서 누릴 수 있는 기쁨이다.

 

 

계단실과 주방 및 식당 공간. 콘크리트 마감재와 우드 소재의 계단재 및 가구가 따뜻한 집 안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현관과 2층 홀, 그 위 다락까지 한눈에 들어오는 계단실에서의 뷰. 집을 지을 때 모티브가 되었던 ‘아홉칸집’ 건축주, 화가 고경애의 그림이 홀 중심에 걸렸다. 

 

 

 

채광 좋은 2층 홀

 

 

“우선순위를 정해야 좋은 집을 짓는다” 
집 지을 예산이 정해진 상황에서 모든 걸 다 좋은 것으로 할 순 없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파악해 체크한 후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전체를 더욱 가치 있게 만든다. 이처럼 내가 필요로 하는 집이 어떤 집인지를 잘 기록해두었다가 실현 가능한 순간이 오면 건축가를 찾아 맡기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대지를 선정함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내가 원하는 집을 짓기 위해서는 어떠한 대지 조건이 요구되는지 알아야 하므로, 땅을 선정할 때부터 건축가와 함께 하는 것도 방법이다.

 

 

첫째 올리비아의 방. 경사 지붕에 맞춘 큰 창을 통해 늘 밝은 빛이 든다.

 

 

 

가족이 모여 책을 읽고 이야기도 나누는 2층 공부방

 

 

 

드레스룸을 가운데 두고 두 아이의 방이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연결했다.

 

 

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양주시
대지면적 ▶ 404.00㎡(122.21평)
건물규모 ▶ 지상 2층 + 다락|거주인원 ▶ 6명(부부 + 자녀 3 + 할머니)
건축면적 ▶ 104.85㎡(31.71평)|연면적 ▶ 193.33㎡(58.48평)
건폐율 ▶ 26.54%|용적률 ▶ 48.94%
주차대수 ▶ 2대|최고높이 ▶ 7.97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철근콘크리트
단열재 ▶ 벽 – 수성연질폼 아이씬 90mm / 지붕 – 수성연질폼 아이씬 150m
외부마감재 ▶ 벽 – 천연슬레이트 5mm(CUPA PIZARRAS), 노출콘크리트 위 발수제 / 지붕 – 천연슬레이트 5mm(CUPA PIZARRAS)
창호재 ▶ 필로브 알루미늄 시스템창호 39mm 로이삼중유리

내부마감재 ▶ 벽 – 콘크리트 위 티쿠릴라 파넬리 도장 / 바닥 – 포르보 마모륨 2.0T
욕실 및 주방 타일 ▶ 굿세라 포세린 타일|수전 등 욕실기기 ▶ 대림바스, 이케아|주방 가구 ▶ 제작
조명 ▶ 일반등 – 소노조명 / 계단실 및 식탁등 – 유로세라믹 UMAGE ALUVIA, CLAVA DINE
계단재 ▶ 애쉬목 위 티쿠릴라 파켓티 아싸 도장
스위치·전열기구 ▶ JUNG LS990
보일러 ▶ 경동 콘덴싱보일러
조립식 창고 ▶ 캐나다쉐드 미니

조경석 ▶ 화강석|조경 ▶ HH Architects
전기 ▶ 한길엔지니어링|설비 ▶ 주성엠이씨|구조설계(내진) ▶ 터구조
시공 ▶ 건축주 직영 
설계 ▶ HH Architects 02-6242-4225 www.hharchitects.co.kr
총공사비 ▶ 3억7천만원(설계비 제외, 인테리어 + 조경 + 토목 포함)

 

 

HOUSE POINT

 

1 - 가족의 아지트

집의 가장 꼭대기에 위치한 다락은 다양한 취미 활동이 이뤄지는 가족만의 아지트 공간이다. 두 아이의 방 사이에 있는 드레스룸의 계단을 통해서 올라갈 수 있다.

 

 



 

 

2 - 머물고 싶은 계단실

한혜영 소장이 가장 좋아하는 계단실. 친정어머니가 가꾸는 꽃밭이 내려다보이고, 산에 심어둔 방울토마토, 그곳에 놀러 온 새까지. 자연을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3 - 완벽한 2층 화장실

변기와 샤워기가 각각 부스에 나뉘어 있고, 두 개의 세면대가 놓여 가족이 기능상 가장 완벽한 공간이라 칭하는 곳이다. 출근과 등교 준비로 바쁜 아침에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

 

 



 

 

 

ⓒ이원석

 

 

취재 _ 김연정 사진 _ 변종석

ⓒ 월간 전원속의 내집 / Vol.251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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