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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집을 품은 큰 집, 캥거루 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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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172-13 / 전원속의 내집

최대한 넓은 면적 확보와 공간을 쪼개서 얻는 임대수익. 이 두 가지를 한꺼번에 충족시켜야 하는 딜레마를 해결할 아이디어가 있으니 바로 ‘캥거루 하우스’라 불리는 두 가구 주택이다. 1층과 2층이 분리되기도 하고 연결되기도 하는 구조로 짜여있어 집 전체를 넓게 쓸 수도, 혹은 상황에 따라 임대를 줄 수도 있는 신개념 가변형 주택이다.

취재 정사은  사진 변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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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층 주인세대의 너른 거실풍경


이미 주택에 사는 건축주들이 입을 모아 하는 말 중 하나는 “괜히 크게 지었어요”다. 아파트는 엘리베이터, 계단실, 복도 등 공용면적까지 합산되어 분양면적으로 계산되는 까닭에 일반 건축주들은 면적에 대한 개념이 잘 서지 않는다. 비싼 돈을 들여 넓게 지었음에도 공간을 다 활용하지 못할 뿐더러 청소와 유지보수에 만만치 않은 시간과 노력이 든다. 하지만 택지지구와 같이 땅값이 비싼 곳에 집을 짓는다면 용적률, 건폐율을 꽉 채워 최대한 넓게 지으려는 것 또한 어쩔 수 없는 심리일 것이다. 건축주 입장에서는 주택이 환금성 높은 자산이 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단독주택에 살고 싶지만, 자금이 넉넉지 못한 건축주는 집 일부를 세놓아 임대수익이라도 얻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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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층 임대세대의 거실 겸 가족실 모습  


최대한 넓은 면적 확보와 공간을 쪼개서 얻는 임대수익. 이 두 가지를 한꺼번에 충족시켜야 하는 딜레마를 해결할 아이디어가 있으니 바로 ‘캥거루 하우스’라 불리는 두 가구 주택이다. 판교의 건축 조례상 1필지에 2가구까지 입주가 허용되는데, 지금까지는 대개 두 가구가 1, 2층으로 분리되어 살거나 혹은 땅콩집과 좌우 대칭형으로 서 있는 모양이었다. 캥거루 주택은 엄마 캥거루의 주머니 속에 아기 캥거루가 안겨있듯이 2층 안에 1층이 폭 안겨있는 모습이다. 1층과 2층이 분리되기도 하고 연결되기도 하는 구조로 짜여있어 집 전체를 넓게 쓸 수도, 혹은 상황에 따라 임대를 줄 수도 있는 신개념 가변형 주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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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캥거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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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와 신도시 택지지구를 중심으로 활동 중인 건축가 김인환 씨는 가변성과 임대수익까지 함께 잡을  방법이 없을까 연구하다가 자신의 집을 두 가구 간의 통합과 분리가 자유로운 가변형 집으로 설계한다. 상황에 따라 한 집이 됐다가 두 집으로 분리할 수도 있는 이 주택은 엄마 캥거루가 아이 캥거루를 주머니 속에 폭 싸안고 있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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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층으로 통하는 현관부는 주택 서측에 따로 나있다.  ▶
필로티로 조성해 최대 3대까지 주차할 수 있는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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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재와 노출콘크리트, 불투과성 외장용 유리패널로 마감된 모던한 스타일의 외관으로 1층과 2층은 서로 다른 진입동선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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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환 씨가 고안한 캥거루 하우스는 듀플렉스 하우스의 변화된 형태로서 지나치게 넓은 면적을 한 가구만 사용하는 비효율성을 개선하고, 두 가구가 땅을 나누어 건물을 세우면 평면이 좁아지는 문제를 해결한다. 이에 더해 임대 수익, 시세 차익 등 부동산 현황을 고려한 합리적인 대안으로 주목해볼 만하다. 듀플렉스 하우스와는 다르게 필지와 건축물의 주인이 하나라 추후 매매나 양도 시 문제될 소지가 없다.  엄마 캥거루 격인 2층으로 진입하는 현관문은 건물 측면에 별도로 위치한다. 세대가 분리되었을 때를 대비해 진입 동선을 따로 두었다. 현관에 바로 면한 계단을 통해 2층으로 오르면 탁 트인 거실이 등장하는데 듀플렉스 하우스에서는 볼 수 없는 넓은 평면은 탁 트인 느낌을 더한다. 마침 남쪽으로 난 창 너머로 만개한 꽃이 집에 화사한 풍경을 더한다. 

부부만 사는 공간이기에 건축주는 2층 35평의 대부분을 고스란히 공용공간으로 할애했다. 거실과 주방을 배치하고 자그마한 서재도 마련했다. 공간 구분을 위해 20㎝가량의 단차를 이용했는데, 이는 공간을 부드럽게 나누는 쉼표 역할을 한다. 부부가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이곳은 사방으로 창이 나 온종일 볕이 든다. 실내는 외관의 현대적인 느낌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원목 가구가 주는 편안함과 햇볕의 아늑함으로 오래된 멋을 풍긴다. 스킵 플로어 구조로 여섯 계단쯤 오르면 서재와 침실은 깊숙한 곳에 자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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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층의 탁 트인 거실과 주방, 미니 서재공간은 부부가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 두 가구 주택임에도 한 층을 오롯이 사용할 수 있어 넓은 실내를 확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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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책을 읽거나 여가를 보내는 취미공간으로 하부에는 붙박이 수납장을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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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와 목재가 어우러져 중후하면서도 차분한 주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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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연못과 라티스 등 모든 정원은 건축주가 직접 만들고 가꾼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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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실 뒤쪽으로 방과 서재, 욕실 등 프라이빗한 공간이 위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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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을 오르면 잘 가꾸어진 옥상정원이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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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임대세대에서 바라본 연결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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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 주인세대에서 바라본 연결계단     


1층 임대세대에게 마당을 내어준 김인환 씨는 시간이 나는 대로 옥상을 가꾸기 시작했다. 한쪽에는 텃밭을, 다른 한쪽에는 분재와 새장, 그리고 연못을 구성했다. 새와 물고기가 함께하는 살아있는 정원으로, 그야말로 ‘지극히 개인적인 공간’이다. 그는 “옥상정원은 건물 실내온도조절 효과도 있어 지붕 단열재 역할을 톡톡히 한다”고 밝힌다.   

2층 계단실은 자동 유리문이 설치되어 있는데, 층간 프라이버시 문제를 일부 해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여름과 겨울에 쓸데없이 에너지를 뺏기지 않도록 하는 장치이다. 사실 이 집은 차후 장성한 아들 부부와 함께 살 때를 염두에 두고 지어졌다. 1층과 2층이 언제든지 연결될 수 있도록 두 집의 계단실이 붙어있는데, 현재는 임대인이 들어 함부로 열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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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캥거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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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임대세대는 건물 정면 진입로와 마당을 전용공간으로 사용한다. 3개의 방 중 하나는 주방으로, 두 개는 방으로 사용된다. 계단실 위쪽을 보니, 주인세대와 통하는 유리 칸막이가 눈에 들어온다.  주 이동 동선인 계단실을 통해 아래층으로 내려가면 널찍한 지하실이 나오는데, 다른 집보다 2~3배 크게 난 드라이에어리어(D/A) 덕분에 가족실로 활용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다. 젊은 부부의 살림답게 아기자기한 소품과 색색의 아이 용품으로 집안에 활기 찬 느낌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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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방에서 바라본 계단실의 모습. 유리 칸막이를 치우면 곧바로 한 집으로 합쳐진다.   ▶
아이방의 모서리창으로 운중천과 자연이 한 눈에 들어온다.  

▼◀ 임대세대의 거실 겸 가족실은 드라이에어리어를 넓게 내어 습하지 않다.   ▼▶ 지하로 이동하는 계단실 풍경

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지면적 : 231.1㎡(69.91평) 
건물규모 : 지하 1층, 지상 2층 
건축면적 : 115.5㎡(34.94평) 
연면적 : 236.5㎡(71.54평) 
건폐율 : 49.98% 
용적률 : 81% 
주차대수 : 3대 
최고높이 : 10.7m 
공법 : 철근콘크리트조 
구조재 : 철근콘크리트 
지붕재 : 옥상정원 
단열재 : 외단열 - RIGID 인슐레이션, 내단열 - 열반사단열재 
외벽마감재 : 석재, 노출콘크리트, Backpainted Glass 
창호재 : 시스템창호 
계획 및 설계 : tas건축사사무소 031-704-4924 http://cafe.naver.com/pankyocm
시공 : tas건설 
건축비 : 3.3㎡(1평)당 650만원  

INTERIOR SOURCES
내벽 마감 : 벽지, 페인트 혼용
바닥재 : 온돌마루
욕실 및 주방 타일 : 대림
수전 등 욕실기기 : 대림
주방 가구 : 한샘
조명 : 국산
계단재 : 목재
현관문 : 시스템도어
방문 : 기성목재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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