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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을 조각하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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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 전원속의 내집​

흔치 않은 사선의 붉은 벽돌 외관. 건축주가 오랫동안 바라온 집이 비로소 환한 불을 밝혔다.

 

 

전면 유리로 되어있는 거실의 남서 코너는 테라스 겉면에 스크린 역할을 하는 벽을 두어 자칫 불편한 시선을 차단한다. 또한, 지면에 가까울수록 좁아지는 벽의 형태는 내부에서 보기에 답답하지 않으며, 환경적인 문제점들을 해결하는 역할을 해 내부가 쾌적하도록 도와준다. 

 

 

조각, 가구 등에 관심이 많던 건축주는 꼭 한 번 작품이 되는 집을 지어보고 싶었다고 한다. 생활하며 요소요소 보는 즐거움을 누리고 유희할 수 있는 주택. 남들은 배부른 소리라 했지만, 그에겐 그저 집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일 뿐이었다. 같은 비용으로 기능 위주의 집을 짓느냐, 주거로서의 기능을 심미적으로 풀어내느냐. 답을 정하고 나니 건축가와 집을 지어야 할 이유는 더욱 분명해졌다. 이후 나름의 기준을 세워 조건에 맞는 건축가를 물색했다. 그러던 중 눈에 들어온 주택이 있었고, 설계자를 찾았다.

“고민 없이 QJARCHITECTURE를 선택하고 제가 요구한 사항은 딱 하나, ‘작지만 힘이 있는 집’이었어요. 은퇴 후 생활을 염두에 둔 주택이었기에 방 2개 30평대이지만, 그 존재감만큼은 남달랐으면 했죠. 사는 사람이 나이 든다 하여 집까지 힘이 빠지는 걸 원치 않았어요.”

 

 

도로에서 대문으로 진입하는 부분에 난간과 게이트 높이에 맞춰 옹벽 위 개비온을 설치하여 콘크리트의 삭막함을 조금 덜어내고자 했다.

 

 

 

집으로 들어가는 입구인 동측면. 벽돌 벽의 코너가 열려 현관이 되었다. 맞은편 집을 고려해 의도적으로 현관을 살짝 가렸다. 

 

 

SECTION

 

 

①현관 ②거실 ③주방 ④서재 ⑤다용도실 ⑥창고 ⑦화장실 ⑧정원 ⑨주차장 ⑩뒷마당 ⑪안방 ⑫자녀방 ⑬테라스 ⑭홀 ⑮욕실 

 

 

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파주시
대지면적 ▶ 400㎡(121평) | 건물규모 ▶ 지상 2층
건축면적 ▶ 97.54㎡(29.50평) | 연면적 ▶ 136.50㎡(41.29평)
건폐율 ▶ 24.39% | 용적률 ▶ 31.31%
주차대수 ▶ 1대 | 최고높이 ▶ 7.4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철근콘크리트
단열재 ▶ 기초 – 150mm 압출법단열재 가등급 / 벽 – 200mm 비드법단열재 2종1호 / 지붕 – 250mm 비드법단열재 2종1호
외부마감재 ▶ 벽 – 점토벽돌 적색(브릭코 넬리센 로시나), 점토벽돌 회색 아르테(브릭코 넬리센 isofacade 시스템) / 지붕 – 알루징크
담장재 ▶ 평철 난간 + 개비온 담장(자체 제작)
창호재 ▶ 43mm 삼중 로이투명유리, 이건 ESS 190 리프트 슬라이딩, 이건 AWS 70 HI T/T 창문, 이건 FWS 60 SI 커튼월
에너지원 ▶ 가스보일러
조경 ▶ 건축주 직영
구조설계(내진) ▶ 다우 구조설계사무소
시공 ▶ 이디포 건설
설계 ▶ QJARCHITECTURE

 

 

 

남측면 테라스에서 서향을 바라본 모습. 아늑하게 가려진 테라스는 비를 맞지 않으면서 밖에 나와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쉼의 장소가 되어준다. 

 

 

 

창 너머 다이닝 공간이 포근함을 더한다. 2층 영롱쌓기 벽 뒤에는 자녀방 테라스가 있는데, 벽돌 틈 사이로 거실을 볼 수 있다. 

 

 

SPACE POINT|기울어진 벽

 

 

대지는 콘크리트 옹벽으로 일부 조성된, 약간의 경사를 지닌 땅이었다. 대지 뒤편으로는 이미 주택 3가구가 있었고, 주변 곳곳으로 신축공사가 한창이었다. 대지로의 접근이 이미 동측으로 정해진 상태에서 건축주가 거실과 방에서 즐기고자 하는 풍경은 서쪽을 향해 있었다. 하지만 전망을 위해 서향으로 큰 창을 둘 경우, 실내로 들어오는 늦은 오후의 빛은 눈을 부시게 해 실제로 전망을 바라보는 데 방해가 될 뿐만 아니라 아래쪽으로 신축되고 있는 카페 건물도 보여 불편했다. 따라서 조망과 환경을 모두 만족시키는 설계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환경 소프트웨어와 3D 작업을 통해서 계절별/시간대별로 거실 내부로 들어오는 빛의 양과 질을 분석하여 문제점을 파악했다. 서향 빛을 차단하면서도, 동시에 서쪽의 경치를 바라볼 수 있는 디자인. 여러 디자인 옵션 끝에 건축가는 ‘서측의 기울어진 벽’을 만들어 냈다. 같은 원리의 사선을 이용하여 남향의 창을 통해 빛을 들여 항상 쾌적한 실내 환경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였다. 맞은편 이웃집과의 시선 차단 또한 사선 벽을 이용했고, 이는 집 전체를 일관된 언어의 디자인으로 풀어내는 데 일조했다.

 

 

 

높은 천장고를 가진 내부. 2층 자녀 침실에서는 긴 세로창을 통해 거실을 볼 수 있다. 

 

 

 

가릴 것은 가려주면서 전망은 충분히 보이게 디자인한 거실. 천장에 설치한 실링팬은 공기를 순환시켜 냉난방의 효율성을 높인다. 펜던트 조명 아래 코너는 건축주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 중 하나라고.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지점. 도심에서의 답답했던 가슴이 풍경으로 치유되는 그곳에 터를 잡았다. 건축주의 바람대로 외벽은 벽돌로 계획하고 가족의 10년, 20년 후 쓰임까지 고려하여 집을 설계했다. 그렇게 세 번의 계절이 바뀌고 긴 기다림 끝에 세 식구의 벽돌집이 완성되었다. 꾸밈없이 재료의 성질이 온전히 드러나는 노출콘크리트, 목재, 벽돌은 집의 배경이 되어 건축주의 취향이 드러나는 가구, 소품과 함께 공간을 채운다. 내부로 들어와 1층은 규정되지 않은 자유로운 생활을 위한 공간으로, 복층의 거실은 주방, 서재와 연결된다. 특히 서재는 열려있지만, 시각적으로 분리되어 거실과는 다른 분위기의 쉼터를 가족에게 제공한다. 2층의 방들은 작은 창을 통해 1층과의 소통이 가능하고, 외부 테라스와 이어져 마당의 일을 볼 수도 있게 배려했다.

QJARCHITECTURE 최규호, 박증혜 소장은 “건축주의 요구 사항이 일련의 제시와 선택의 과정을 거쳐 함께 이뤄 나가는 작업을 ‘설계’라 생각한다”며 “모든 과정과 의사를 충분히 이해하고 건축주의 솔직한 의견 전달이 있었기에 아쉬움 없는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완공 소감을 밝혔다.

해 잘 드는 거실에 앉아 정원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이 멀리 있지 않음을 깨닫는다는 건축주. 가족이 온전하게 집을 활용하게 될 그 날을 함께 기다려본다.

 

 

현관에 들어서면 탁 트인 실내 공간과 마주한다. 

 

 

 

외부 벽돌은 내부로도 이어진다. 서재 옆 자작합판 패널은 탈부착이 가능하게 디자인되어 벽 사이 슬라이딩 중문의 댐퍼가 고장 났을 때 관리가 용이하다. 

 

 

PLAN

 

 

①현관 ②거실 ③주방 ④서재 ⑤다용도실 ⑥창고 ⑦화장실 ⑧정원 ⑨주차장 ⑩뒷마당 ⑪안방 ⑫자녀방 ⑬테라스 ⑭홀 ⑮욕실 

 

 

 

거실과 서재 사이에 있는 공간. 거실에서 보이는 절경을 그대로 조망할 수 있고, 필요에 따라 얼마든지 변경 가능한 가변의 공간이다. 

 

 

 

계단 아래 양쪽 오프닝을 통해 거실과 서재가 이어진다. 유리 중문은 최소한의 프레임으로 내부로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뷰를 해치지 않으면서 물리적으로도 코너가 다 열릴 수 있도록 디자인하였다. 

 

 

INTERIOR SOURCE

 

내부마감재 ▶ 벽 – 노출콘크리트, Dulux 페인트 백색 / 원목 바닥 – 하드우드 Bonticello 오크 브러시(녹이상재)
욕실 및 주방 타일 ▶ 수입 타일(유로세라믹, 윤현상재)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양변기), 이태리 수입 스카라베오(세면대), 크레샬(샤워 및 욕조 수전)
주방가구·붙박이장 ▶ 바이키친 조명 ▶ LED 매립 조명, 아르텍 알바알토 펜던트 조명(거실)
거실 가구 ▶ VITSOE 시스템
패브릭 및 커튼 ▶ 아키트 Archit
실링팬 ▶ 스페인 수입 파로 실링팬
계단재·난간 ▶ 화이트 오크 계단판 + 평철 난간 오크 손잡이
현관문 ▶ 이건 현관문 ADS 70 HI
중문 ▶ 이건 라움 중문
방문 ▶ 예림도어
데크재 ▶ 스페인 수입 타일

 

 

 

계단으로 올라와서 처음 접하는 아담한 2층 홀 

 

 

 

2층 홀에서 내려다본 거실. 거실의 복층 볼륨이 집을 넓고 밝게 해준다. 

 

 

건축가 최규호, 박증혜 _ QJARCHITECTURE

최규호, 박증혜는 고려대학교 졸업 후 영국 Architectural Association School of Architecture에서 학업을 마쳤다. Foster & Partners와 S&P Architects에서의 다년간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런던에서 QJArchitecture london으로 활동하였다. 최규호는 영국 건축사로 현재 서울대학교와 강원대학교에 출강 중이며, 박증혜 역시 서울대학교에 출강하고 있다. 국내 주요 작품으로는 ‘양평 스케테’가 있다. 02-473-5779|www.qja.co.kr

취재 _ 김연정 사진 _ 신경섭

ⓒ 월간 전원속의 내집 / Vol.244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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