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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아내의 취향 담은 벽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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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 전원속의 내집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집짓기는 별난 일이다. 그런 편견을 깨고, 더 나은 행복을 찾은 가족의 이야기.

목구조에 단단한 붉은 벽돌을 쌓은 건물의 외관.출입구는 프라이빗하게 안쪽에 배치하고 주차장에는 카포트를 설치했다. 

경기도 수원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맞벌이 부부 이승표, 유문영 씨. 아들만 둘 둔 집이 그러하듯, 아파트 1층을 찾던 중에 오산 세교의 택지지구 정보를 들었다. 차로 20분 거리면 도전할 만한데, 부부에게 집짓기란 미지의 세계였다. 발품이 답이었다. 필지를 직접 보며 사는 사람들과 말을 터보니, 같은 예산에 좋은 땅을 보는 눈도 생겼다. 마당 있는 집의 여유도 엿봤다. 그렇게 자연녹지를 앞에 둔 좋은 땅을 마련하고, 부부는 바로 건축가를 찾았다. 내 편을 먼저 만들자는 생각이었다. 마음 통하는 건축가를 만나 한 달에 두 번, 설계 미팅이 시작됐다.

TV 대신 마당을 보는 가족의 거실. 일자형 계단 아래로 널찍한 수납 공간을 확보했다.전면 매스에는 화장실, 드레스룸, 세탁실이 한데 구성된 곳으로 목구조에서 하자가 발생하기 쉬운 물 쓰는 공간을 영리하게 배치해 시공했다.SECTION      ①현관 ②거실 ③주방 및 식당 ④화장실 ⑤다용도실 ⑥드레스룸 ⑦세탁실 ⑧방 ⑨창고 ⑩데크 ⑪마당 ⑫가족실 ⑬다락 

“자재를 고를 때도 저희보다 건축비 걱정을 더 해 준 건축가에요. 6개월 설계한 만큼 충분히 만족스러운 동선에, 버리는 공간 하나 없이 알뜰하게 채워졌어요.”



디자인 관련 일을 하는 아내 문영 씨는 누구보다 취향이 확고했다. 붉은 벽돌 외장재와 타일 붙인 조적 욕조, 그리고 아일랜드 없는 일자형 주방에 대한 로망. 주택 단지로 벽돌 기행을 하며 인장을 컨닝하고, 주머니엔 늘 줄자를 챙겨서 치수와 실제 공간감을 익혀 갔다. 시공에 들어가서는 간혹 기술적으로 어려운 부분도 생겼지만, 실력 있는 시공사는 늘 해답을 찾아 왔다. 덕분에 시공 내내 잡음 한 번 없었던, 완벽한 집짓기였다고.

석재 패널과 블록으로 마감한 현관부탁 트인 식당 공간은 가족이 가장 긴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 아일랜드형은 자칫 집이 좁아 보일 수 있어 과감히 일자형을 택했다. 

집의 핵심 공간은 긴 테이블이 있는 거실이다. 현관에서 돌아서면 처음 마주하는 공간은 전면창으로 마당까지 시선이 확장된다. 거실 끝에는 미닫이문으로 구획된 작은 방을 두어 평소에는 거실의 일부로, 손님이 오면 게스트룸으로 가변적으로 사용한다. 화장실, 세탁실, 드레스룸은 하나의 영역으로 묶어 1층에 효율적으로 구성했다. 가족의 습관을 여실히 분석하고 반영한 짜임새 있는 설계다. 특히 거실의 일자 계단은 고민을 많이 한 부분이다. 벽 없이 난간 살을 좁은 간격으로 천장까지 시공하고, 천창으로 늘 밝은 공간을 만들었다.

독립적으로 쓸 수 있는 안마당. 바로 앞에는 자연 녹지 공간이 있어 조경을 덤으로 얻는다.  

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오산시 
대지면적 ▶ 238㎡(72.12평)  |  건물규모 ▶ 지상 2층, 다락 
건축면적 ▶ 82.19㎡(24.90평)  |  연면적 ▶ 136.56㎡(41.38평) 
건폐율 ▶ 34.53%  |  용적률 ▶ 57.38% 
주차대수 ▶ 1대  |  최고높이 ▶ 8.7m 
구조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벽 - S.P.F 2×6 / 지붕 - S.P.F 2×10 단열재 ▶ 그라스울 25K 이소바 에너지세이버 
외부마감재 ▶ 벽 - 이화벽돌 P3000 / 지붕 – 컬러강판  |  담장재 ▶ 사철나무 식생울타리 
창호재 ▶ 알파칸 70mm PVC 3중유리 시스템창호(에너지효율 1등급) 
철물하드웨어 ▶ 심슨스트롱타이  |  에너지원 ▶ 도시가스 
구조설계(내진) ▶ 위너스BDG 
감리 ▶ 메타건축사사무소
설계 ▶ 소하건축사사무소  www.sohaa.co.kr 
시공 ▶ HNH 건설 1522-3723  https://cafe.naver.com/withhnh 


TIP | 목조주택에 벽돌로 외장하는 법
조적 하단부 기초 제작  /  조적 벤트 시공철물 시공과 공기층 두기  /  꼼꼼한 발수 처리

경량목구조에 벽돌 조적으로 외장을 할 때는 유의할 점이 많다. 제대로 시공하지 않으면 벽돌이 탈락하거나 벽 전체가 무너져 내리는 현장도 간간이 발견되기 때문. 파벽돌 같은 얇은 디자인 벽돌을 시공하는 현장도 많은데, 이 역시 수분을 머금으면 3년쯤 지나면 탈락하기 쉽고 외부의 습기가 목구조에 이르기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시공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HNH건설의 김대영 대표는 “무거운 벽돌의 하중을 경량목구조가 감당할 수 있게 구조 설계가 잘 되어야 하고, 벽돌이 올라갈 부위의 기초 단 처리와 공기층을 두는 세심한 시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집 안 곳곳은 아이들의 놀이터. 둘째 여준이도 어느새 계단 타기 달인이 되었다.거실 전면창으로 들어오는 마당 풍경

POINT 1 - 숨은 다용도실 
현관부 맞은편 포인트도어 뒤에는 널찍한 다용도실을 숨겨뒀다. 주방 잡동사니와 짐을 두기 편한 동선의 아이디어다. 

POINT 2 - 조적식 욕조
기초 작업을 할 때부터 단을 낮춰 만든 욕조 겸 샤워부스. 물을 채워 반신욕을 하거나 아이들 물놀이장으로도 쓴다. 누수 위험에 대비하느라 1층에 두었다.


현관 깊숙히 중문을 달아 신발장을 더 넓게 낼 수 있었다.건식으로 쓰는 2층 화장실

2층은 부부침실과 마당으로 열린 얇은 가족실, 다락으로 이루어져 있다. 다락은 아이들 놀이방 겸 부부의 취미 공간으로 제 역할을 톡톡히 한다. 부부는 같이 전자드럼 연습도 시작했다.

입주 후 5개월이 지난 지금, 주택에서 맞는 첫 겨울은 아파트보다 따뜻하다. 목조주택이라 그런지 습도 조절 능력도 뛰어난 것 같아 문영 씨는 더 만족하고 있다. 아직 아이들 또래가 이웃에 없어 좀 외롭긴 하지만, 바로 곁에 LH 로렌하우스 단지도 조성되고 있고, 세교택지지구 2단지도 계획 중에 있어 기대가 크다.

작은 가족실과 다락을 향하는 계단 세탁실과 붙은 욕실. 맞은 편에는 드레스룸이 자리한다.바쁜 아침을 감당하는 두 개의 세면대PLAN    ①현관 ②거실 ③주방 및 식당 ④화장실 ⑤다용도실 ⑥드레스룸 ⑦세탁실 ⑧방 ⑨창고 ⑩데크 ⑪마당 ⑫가족실 ⑬다락가변형으로 쓸 수 있는 거실 끝 공간 

INTERIOR SOURCE

내부마감재 ▶ 벽 – 코스모스벽지, 파벽돌 / 바닥 – 구정마루 오크 
욕실 및 주방 타일 ▶ 수영세라믹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주방 가구 ▶ 희원주방가구 
조명 ▶ 국제조명 
계단 난간 ▶ 평철 
현관문 ▶ 캡스톤도어 
중문 ▶ 삼익 알루미늄도어 
방문 ▶ 영림임업 ABS도어 
데크재 ▶ 까르미 건식 석재 데크


아이들의 공간은 하나의 큰 방으로 계획하되, 양쪽 끝에 문을 배치하여 추후에 두 아이를 위한 각자의 방으로 분리할 수 있도록 대비했다.다락은 1층 계단실 상부로 좁은 난간으로 오픈하고 천창까지 두어 갑갑하지 않게 누린다.작고 평범해 보이지만, 가족은 물론 건축가와 시공자에게도 큰 만족을 선사한 집. 초기 계획안의 큰 틀이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유지되었던, 보기 드문 프로젝트였다. ©이한울

주말이면 아이들과 어디로 나갈까 고민하는 게 가장 힘들었다는 승표 씨도 이제는 마당을 200% 활용하며 꿈꾸던 주택 생활을 누린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집 짓는 걸 별난 일이라고 생각해요. 저도 가끔 아파트값 오르는 소리 들으면 흔들릴 때도 있으니까요(하하). 그런데, 이렇게 생각하기로 했어요. 자산이 늘지는 않지만, 지금 내 가족의 행복에 투자하는 중이라고요.”



집짓기는 가족의 현명한 선택이었다.


취재_ 김연정   |   사진_ 변종석

ⓒ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19년 1월호 / Vol.239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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