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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남동 고깔집, CON HO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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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194-07 / 전원속의 내집

주사위 형태의 건물 위에 고깔 하나가 자연스럽게 얹혀졌다. 서울 연남동 작은 골목가에 위치한 ‘고깔집’은 이웃과 세대 간 시야를 적절히 열고 닫으며 하나의 형태미를 이루고 있다.

구성 이세정  사진 이남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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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톤의 스터코플렉스로 마감한 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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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깔 모양의 복층 세대는 옥상을 활용한 테라스 공간을 갖는다.

 


House Plan
대지위치 :  서울시 마포구 동교로
대지면적 : 165㎡(50평)
건물규모 : 지상 5층
건축면적 : 93.8㎡(28.42평)
연면적 : 283.9㎡(86.03평)
건폐율 : 57.3%(법정 60%)
용적률 : 173.4%(법정 200%)
주차대수 : 4대
최고높이 : 15.1m
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지상 - 철근콘크리트 벽식구조
구조재 : 철근콘크리트
지붕재 : 컬러골강판
단열재 : 비드법보온판2종 120㎜(외벽), 압출법보온판 180㎜(평지붕), PF보드 80㎜(경사지붕)
외벽마감재 : 스터코플렉스 뿜칠
창호재 : 필로브 알루미늄 창호(로이삼중)
설계 : ㈜아파랏.체
시공 : ㈜이인시각
건축비 : 3.3㎡(1평)당 550만원

 

 

건축주가 사전에 땅을 매입하고 건물의 설계를 의뢰하기 위해 건축사무소를 찾는 일반적인 경우와 달리 연남동 고깔집은 대지 선정 단계에서부터 건축사무소가 동참했다. 동네 카페와 미니 음식점, 1인 공방과 디자인용품 가게 등 문화적 상업시설이 자리 잡은, 그러면서도 외부인들로 너무 시끌벅적하지 않은 동네를 물색하고 있던 건축주는 이런 방식을 통해 원하는 땅을 좀 더 체계적으로 찾아 나섰다.
수익성 부동산을 위해 땅을 찾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중 매체를 통해 소위 ‘뜨는 동네’를 검색한 후, 그 동네 부동산에 가서 땅의 가격, 접근로 및 주차 상황이나 주거 환경 등의 기본적인 부동산 정보를 묻고 결정한다. 그러나 좀 더 신중해진다면 대상지가 위치한 동네가 기존 상권의 대안동네로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각종 행정적 규제가 존재하지는 않는지, 또는 공적 자본의 금융지원 프로그램이 존재하는지 등의 내용들도 검토해 보아야 하며 이때 건축사무소는 좋은 상담 파트너가 될 수 있다. 이런 여러 가지 요소들과 건축주의 자금 상황을 고려해 연남동의 한 부지로 대상지가 결정되었다.
대지는 한 면은 4m 폭의 도로에 접해 있고 나머지 삼면은 이웃 건물들과 접해 있다. 남쪽으로 도로가 위치해 있어 한 면은 이웃 건물과 6m의 인동간격을 유지할 수 있으나, 나머지 주변은 5층 높이의 건물로 둘러싸여 있어 대상지 역시 다른 다세대·다가구주택지와 마찬가지로 부족한 채광과 환기, 사생활 침해 등의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지구단위계획에서 규정한 도로에서 1m 후퇴한 건축한계선과 정북일조사선, 화재 발생 시 피난로의 확보 등 법적규제선이 자연스레 건물 외곽선을 결정했다.
연남동 고깔집은 도심에 건축되는 다세대주택의 표준적인 프로그램들을 담고 있다. 1층은 필로티로 형성된 주차장과 도로면으로 근린생활시설(사무소), 2~3층은 총 6세대의 원룸, 마지막 4~5층은 복층형 주거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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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측면에 있는 건물의 주 출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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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코니 외피를 메탈 커튼으로 계획해 빛은 들이면서 외부 시선은 적당히 차폐한다.  /  S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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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물의 북쪽에 위치한 공용 계단실. 벽으로 세운 난간 하부의 디테일이 재미를 준다.

 

 

도심지에 건축되는 다른 다세대, 다가구주택들도 원룸형 주거 면적이 조금 더 넓어지거나 방이 2~3개가 되는 변주는 있을 수 있으나, 위의 용도 구성과 크게 달라지지는 않는다. 1층은 작은 면적이나마 도로면에 접한 근린생활시설을 확보하고 주차면적을 최소화하며, 그리고 상층부 주거의 채광을 위해 공용계단실을 건물의 북쪽에 위치시켜 평면계획을 결정하였다. 2층과 3층은 20~24㎡의 전용면적으로 이루어진 원룸형 주거 총 6세대가 위치한다.
원룸형 주거의 계획에서는 충분한 채광과 사생활 보호라는, 대지 특성상 서로 모순되는 두 가치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중요했다. 다가구·다세대 밀집지에서는 애초에 충분한 환기나 채광이 어렵고 사생활 침해도 일상의 일부가 되었다. 연남동 고깔집에서는 발코니 영역을 중간지대로 설정해 ‘거실  발코니  이웃’ 이라는 도식이 성립하도록 계획했다. 즉 발코니 외피를 투과성과 차폐성 모두를 갖춘 일종의 메탈 커튼으로 계획해, 빛은 발코니로 들이면서 외부의 시선은 적당히 차폐하도록 했다. 거실 내부에서 보면 큰 창을 통해 이 메탈 커튼이 스크린으로 작용해 주변의 어두운 이웃경관을 여과시킨다. 각 세대 화장실의 환기창 또한 발코니 쪽을 향하도록 해, 환기창을 내고도 열지 못하는 대다수 다세대주택의 모순적 상황을 해결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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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의 원룸 공간은 독립적인 세대로 그 역할을 충분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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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물의 북쪽에 위치한 공용 계단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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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층 세대는 경사진 벽을 그대로 드러내 안락한 좌식 공간을 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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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ior Source
내벽마감 : 삼화페인트 수성무광 백색(실내), 테라코코리아 핸디코트(공용부 계단)
바닥재 : 동화강마루 메이플(거실, 방), 집성목 메이플(3~4층 계단), 무기질바닥재(공용부 계단)
욕실 및 주방 타일 : ㈜에스티세라믹 화이트, 그레이타일 100×400
수전 등 욕실기기 : 대림바스
주방 가구 : Haatz(후드), 아메리칸스탠다드 비스토K(수전), 백조싱크볼 SQS500
조명 : 히포LED(방등), LUMID(거실, 주방등) 
계단재 : 무기질바닥재 그레이(1~3층), 집성목 메이플(3~5층)
현관문 : 현장제작
방문 : 영림ABS도어
붙박이장 : 현장제작

 

 

4층과 5층은 복층형 주거의 한 세대로 구성했다. 4층은 주방과 식당, 그리고 작은 거실을 두었고 5층은 침실과 넉넉한 화장실, 욕실을 계획했다. 4층 외부는 주변 건물의 일조를 위해 건물 외벽이 일부 후퇴해 생긴 자리에 지붕 테라스를 두었고, 난간을 이용해 인접한 이웃 건물에서의 시선을 어느 정도 차폐했다.
건물은 골조는 매트기초와 그 상부에 철근콘크리트 벽식 구조의 방식으로 완성되었다. 매트기초의 하부와 측면은 압출법보온판으로 단열해 얕은 기초임에도 동결심도를 극복할 수 있도록 했다. 현행 건축법상 최대 용적률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한 층의 층고가 약 2.7m를 넘기 힘들다. 낮은 층고의 문제는 결국 아파트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철근콘크리트 라멘구조 대신 슬래브 두께를 5~10㎝ 증가시켜 보와 기둥이 없는 슬래브와 내력벽 구조를 사용토록 했는데, 층고를 조금이나마 더 확보하게 된 대신 공간의 가변성은 일정 부분 포기해야 했다.
이 건물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3층까지의 하단부가 주사위 형태이며 4, 5층 상부는 고깔 모양의 경사면으로 전체가 단일체로서의 이미지가 강하다. 이러한 형태미를 살릴 수 있도록 건물의 외피는 외단열시스템을 적용했다. 외단열시스템은 단열재의 탈락이나 오염 등만 유의하면 외부 마감재 중 가성비가 좋은 편이기도 하다. 원룸형 주거 각 세대의 발코니는 유공판과 외부 커튼을 이용해 이웃과 세대 거실 간의 시야를 적절히 차폐하는 동시에 개방감을 줄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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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인 침실이 되는 꼭대기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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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실 한 켠에는 가벽 뒤로 변기를 숨겨 둔 프라이빗한 욕실이 자리한다.  ▶ 컬러골강판으로 마감한 복층 세대. 테라스는 녹화 대신 자갈과 블럭을 이용해 유지 관리를 쉽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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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층의 지붕 테라스에는 지구단위계획상 옥상녹화가 의무화되어 있었다. 실제 열교 및 결로현상을 막기 위해 지붕을 외단열하면서 옥상을 녹화하기가 쉽지 않았다. 금전적인 문제와 업체의 기술력 부족 등의 이유로 한국에서 지붕 외단열 공사를 기피하는 현상이 일반적인데, 이는 빠른 시일 내에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경사면에는 재료의 특성상 외단열시스템을 시공하기가 힘들고 하자 위험이 있다고 판단되어 컬러골강판을 이용했다. 글·이세웅

 

 

이세웅·최연웅 건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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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설립된 건축사무소 ㈜아파랏.체의 공동대표로, 고려대학교 건축공학과(현 건축과)와 독일 슈트트가르트 건축대학 석사과정을 함께 거쳤다. 이세웅 대표는 뮌헨 소재의 건축사무소 알만자틀러바프너 아키텍텐에서 다양한 현상설계와 실시설계를 경험하고 독일건축사를 취득하였고, 최연웅 대표는 함부르크 소재 게어버 건축사사무소, 슈트트가르트에 위치한 불프 건축사사무소에서 다수의 공모전과 실시설계에 참여했다. 건축 환경이 노출되어야 하는 다양한 상황들에, 명료하지만 시적인 제안을 찾고자 하는 것을 목표로 작업한다. 02-3141-2687, http://apparat-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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