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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된 통나무주택의 겨울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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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191-07 / 전원속의 내집

물성이 전혀 다른 흙과 나무가 이 집에서 만나 한 몸을 이뤘다. 8년의 시간이 흐른 덕분이다.

 

취재 이세정  사진 변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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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중한 수공 통나무로 골조를 짜고 1층은 황토벽돌로, 2층은 목재사이딩으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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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으로 뒤덮인 황토통나무주택의 전경. 독특한 지붕선이 이국적인 면모를 풍긴다.  ▶ 처마 끝에 매달린 오래된 풍경 하나. 겨울바람이 만들어 내는 소리가 공명을 울린다.

 

 

유난히 눈이 많은 올겨울의 서해안. 당진에 위치한 흙집을 찾은 날도 눈이 소복이 내린 이튿날이다. 차가 들어오기 힘들 거라는 건축주의 염려를 뒤로 하고, 내심 멋진 설경을 기대하며 길을 나섰다. 당진 시내와 가까운 곳이었지만, 천지에 덮인 눈으로 집은 마치 깊은 산세 속에 숨은 듯 얼굴을 내밀었다. 지어진 지 8년이나 된 흙집은, 처음 모습에 세월을 엎고 더욱 당당하기 그지 없었다.

이 집의 건축주 부부는 한창 왕성하게 활동하는 40대 나이다. 8년 전 지어진 집이니 부부가 30대 중반일 때 전원행을 택한 것이다. 젊은 나이에 자연으로 들어와, 그것도 흙집을 지었다
니 남다른 속내가 있지 않을까 궁금했다.
“결혼할 때, 아내와 열 가지 약속을 했어요. 그 중 하나가 전원생활이었는데, 젊어서 못 하면 평생 못할 것 같은 생각에 용기 내 밀어붙인 거예요.”

부부는 아내의 친정인 당진에서 마땅한 땅을 찾게 되었고, 몇 번의 답사 끝에 마음에 드는 시공자를 만나 통나무황토주택을 짓게 되었다. 남편은 그때와 마찬가지로 지금도 서울로 출퇴근을 하고, 아내는 교편을 잠시 놓고 취미 생활에 몰두하며 지낸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황토주택에서 지내며 좀 더 여유로워졌고 계절을 온몸으로 느낀다는 것.
“우리는 365일 별장에서 지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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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use Plan
위치 : 충남 당진시
대지면적 : 840㎡(250평)
건축면적 : 105.66㎡(32평)
연면적 : 169.95㎡(51.5평)
건폐율 : 11.8%
용적률 : 21.1%
층고 : 8.5m
구조 : 포스트앤빔(통나무), 황토벽돌 조적
지붕 : 이중그림자싱글
외부마감 : 외부용 황토조적, 베벨시더사이딩
창호 : 융기 드리움
내부마감 : 원목루버, 황토미장, 실크벽지
바닥 : 온돌마루
난방 : 심야전기보일러
공사년도 : 2006.08~2007.04
준공년도 : 2007.5
설계 및 시공 : ㈜나무나라 02-6326-3000 www.tongnamunar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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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층에 자리한 부부 침실. 안으로 접이식 문의 붙박이장이 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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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실과 서재, 욕실로 들어가는 문 측면으로 2층으로 오르는 계단이 자리한다.

 

 

집은 일일이 손으로 가공한 통나무로 뼈대를 이루고 있다. 규격과 모양이 일정하지 않아 자연스럽고, 독특한 지붕선 덕분에 네 면 모두 다른 입면을 갖고 있다. 1층 벽체는 황토 벽돌을 쌓았고, 2층 벽체는 2×6 경량목구조에 외부를 목재 사이딩으로 마감했다. 덕분에 하중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고, 외관은 적당한 균형감을 갖게 되었다. 흙집의 내구성에 대한 우려와는 달리, 나무와 황토벽은 세월이 흘러 윤이 나고 더 단단해지고 있다.
“3년 정도 지나니 나무가 웬만큼 자리 잡았어요. 흙과 만나는 부분에 틈이 생기기도 했지만, 물성이 다르니 당연한 것이죠. 이 역시 나이 들어 생기는 주름 같은 것으로 여기며 지내다 보니, 이젠 큰 손 가는 데 없는 자연스러운 집이 되었지요.”


애초 목재는 모두 2년 이상 건조된 것을 사용했고, 두께가 25㎝ 되는 서산 황토 벽돌로 조적한 집이다. 벽체 내부는 순수한 황토로 미장했는데, 장장 6번의 시공과 건조를 거치고 광까지 냈다. 그렇게 집을 짓는 데 걸린 시간만 반년이 넘은 황토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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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 1F / PLAN - 2F

 

 

겨울이라 그런지, 실내는 여행지 산장 같은 느낌이 물씬 풍긴다. 나무의 굴곡이 노출된 천장과 매입식 벽난로, 여기에 아내가 가꾸는 화초들이 생기를 더한다. 2층은 아내가 그림을 그리거나 악기를 연주하는 작업 공간으로 쓰고, 손님용 방을 하나 두었다. 나머지 생활은 대부분 1층에서 이루어진다. 특히 주방에서 야외로 이어진 데크가 인상적이다. 빼어난 수형의 소나무 한 그루를 전망 삼아 계단으로 이어진 높은 데크다. 이곳에서 여름이면 지인들과 바비큐 파티를 하고, 겨울이면 동네 설경을 감상하며 지낸다.
“흔히 흙과 나무로 지은 집은 일반 가정집으로는 생소하다고들 해요. 하지만 잘 지어진 집이라면 일상을 두세 배 더 행복하게, 건강하게 만들죠. 저희는 직접 살아보고 깨달았어요. 시간이 더 지나면 지붕에 기와를 덧씌우고, 외벽과 데크를 칠하며 새단장도 해 보고 싶어요. 그렇게 저희가 함께 늙어갔으면 하는 집이에요.”
부부에게 이 집은 세상 어느 집과도 바꿀 수 없는, 한 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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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층 거실은 발코니로 향하는 문과 사각 창으로 은은한 채광이 돋보인다. 시간이 흘러 자리를 잡은 기둥과 보가 플로랄 패턴의 벽지와 어울려 강렬한 인상을 풍긴다.  ▶ 계단참에는 자투리 공간을 이용한 벽장을 만들었다. 낮은 계단으로 쓰임새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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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층 게스트룸. 경사진 지붕선이 그대로 천장에 노출되어 마치 산장의 다락방을 연상케 한다. 벽면 뒤로 널찍한 수납장을 마련해 평소 잘 쓰지 않는 물품들을 보관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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