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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벗 삼아 살다, 민오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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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187-04 / 전원속의 내집

세월이 지나도 늘 변함없이 곁을 지키는 자연. 그 안에 고즈넉이 자리 잡은 주택은 시간의 흐름을 욕심 없이 담아낸다.  

 

취재 조고은  사진 변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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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의 전면이 아닌 측면에 있는 현관문. 마당의 산책로를 따라 진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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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순한 매스에 강판으로 포인트를 준 주택의 전면


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용인시 양지면
대지면적 : 863㎡(261.06평)
건물규모 : 지하층, 지상 1층
건축면적 : 159.84㎡(48.35평)
연면적 : 184.5㎡(55.81평)          
        지하층 - 24.66㎡(7.46평), 1층 – 159.84㎡(48.35평)
건폐율 : 18.52%
용적률 : 18.52%
주차대수 : 1대
최고높이 : 6.2m
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조, 지상 – 철근콘크리트조
구조재 : 철근콘크리트
지붕재 : 제물치장방수 + 우레탄도막방수, 아스팔트싱글
단열재 : 외단열 - 비드법보호판, 내단열 – 열반사단열재
외벽마감재 : 드라이비트, 적삼목사이딩, 내후성강판
창호재 : LG 알루미늄 시스템창호
설계 및 시공 : ㈜티트리건축사사무소 031-769-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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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깔끔하게 정돈된 손님용 화장실  ▶ 공적 공간과 사적 공간을 잇는 복도. 양쪽 벽면에 창을 내어 마치 자연 속에 있는 듯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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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에서 바라본 거실​
 
모던한 외관의 아담한 단층집은 마을의 가장 깊은 곳에 자리한다. 은퇴 후 자연에서의 삶을 그려왔던 건축주는 지난 2006년 이 마을에서 가장 처음으로 집을 지었다. 일을 그만두기 전까지는 주말주택으로 삼을 요량이었다. 집을 단층으로 지어 보일러실 겸 창고는 지하에 두고, 실거주 공간인 1층을 최소한의 공간으로 구성한 것도 그 때문이다. 집을 지은 후, 건축주 부부는 각자의 성을 따서 ‘민오헌’이라 이름 붙였다. 8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주말주택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건축주는 조만간 2층으로 증축해 살림을 아주 옮겨올 계획도 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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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게 낸 창으로 늘 환하게 빛이 들어오는 거실. 초록의 기운을 한껏 느낄 수 있다.

 

대문을 통과한 후 마당의 야트막한 산책로를 돌아 걸어가면 집의 측면에 있는 현관으로 이어진다. 복잡한 바깥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 안식처로 걸어 들어간다는 느낌을 받고 싶었다는 건축주의 의견을 반영한 동선이다. 대문과 현관의 거리를 최대한 짧게 두는 동선의 효율성을 포기한 대신, 마당을 거니는 동안 마음은 한결 편안하고 가벼워진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건 창 너머 중정(中庭)이다. 건물의 매스를 두 개로 나누어 그 사이에 중정을 배치하고 거실, 복도 벽면에 크게 창을 낸 덕분에 실내에서도 늘 자연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다. 양옆으로 펼쳐진 복도를 따라 왼쪽에는 거실 겸 주방이, 오른쪽에는 침실과 서재가 자리한다. 현관을 중심으로 공적 공간과 사적 공간이 자연스럽게 둘로 나누어지는 배치다. 남향으로 놓여 볕이 잘 드는 거실은 늘 환할 뿐만 아니라 주변을 둘러싼 산의 풍광을 집 안 가득 들인다. 
침실은 이른 아침 햇살에 기분 좋게 눈뜰 수 있도록 동향으로 배치했다. 이곳 벽장에는 창호지 문을 달아 정갈하면서도 동양적인 느낌을 주었고, 창가의 커다란 욕조와 사우나 시설을 둔 욕실은 건축주 부부에게 온전한 휴식 공간이 되어준다. 다다미방을 연상케 하는 서재는 평면상 가장 안쪽에 있다. 이곳에서 부부는 조용히 책을 읽거나 차를 마시며 사색의 시간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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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다미방을 떠올리게 하는 서재  ▶ 복도를 따라 낸 창으로 중정의 풍경이 그림처럼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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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갈한 느낌의 침실. 창호지 문을 열면 숨어 있던 TV장이 나온다.


INTERIOR SOURCES
내벽 마감 : 락카 도장
바닥재 : 구정 온돌마루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대림
현관문 : 성우스타게이트
방문 : 무늬목 위 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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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실에 딸린 욕실에서도 자연을 즐기며 기분 좋은 휴식을 누릴 수 있다.

집을 짓고 8년의 세월이 지나는 동안 변한 것은 어느새 마을을 가득 채운 이웃들만이 아니다. 주택의 주차장은 처음엔 자연스러운 경사로였으나, 건축주의 지인이 미끄러져 넘어질 뻔한 후에 단을 두어 평평하게 만들었다. 또, 페치카의 연도를 따라 돌출된 외벽 위에 내후성 강판으로 포인트를 준 것은 집을 짓고 4년 후 새로 시공한 것이다. 처음에는 모던한 디자인을 원해 외관 전체를 드라이비트로 도장하여 마감하였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너무 밋밋한 느낌이 들어 전체적인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조금씩 외관을 바꿔나갔다. 

세월에 따라 주인과 함께 늙어가고 자연스럽게 변해가는 집. 이는 단순히 내버려두는 게 아니라 때에 따라 필요한 것을 보충해주고 다듬어나간다는 의미일 것이다. 매일 머무는 집이 아님에도, 민오헌이 주변과 조화를 이루면서도 흐트러짐 없는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오롯이 건축주의 공이다. 
곧 이곳에서 평안한 노후를 맞이할 건축주는 늘 해오던 것처럼 칠이 벗겨진 곳을 손보고 햇볕이 너무 강하게 드는 곳엔 차양을 치느라 분주할 것이다. 매일 아침 한가로이 마당을 산책하고, 저녁엔 2층 창가에 앉아 붉게 노을 진 풍경을 한없이 바라보고 있지 않을까. 정성으로 가꾼 정원에도 꼭 지금처럼, 해마다 다른 꽃과 풀이 또 새로이 피어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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