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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풍경을 바꾸는 다가구 주택 02 / WHITE HO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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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using Culture Book 008

다세대 주택이 들어서기에는 작은 면적인 30평 대지에 아홉 가구를 위한 집을 지었다. ‘삶의 질’을 우선순위에 둔 설계로 방배동 오래된 주택밀집지역에 눈에 띄는 건물이 자리잡았다.   

취재 편집부  사진 조재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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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배동이라고 하면 사람들이 흔히 떠올리는 화려한 이미지와 달리, 방배본동은 오래된 4~5층짜리 건물들이 밀집돼 있는 구도심 마을이다. 하지만 기존 건물을 헐고 신축 공사가 진행될 정도로 낡은 것도 아니다. 근래 15년 동안 변화가 없었던 마을에 새롭게 들어서는 건물은 설계자 입장에서는 장점일 수 있으면서 매우 큰 난제가 될 수 있는 요건이었다. 다세대주택이 이미 포화를 이루고 있는 동네 한복판에 성공적으로 진입하려면 아주 신선한 공간을 제안할 필요가 있었다. 

건축주뿐 아니라 예비 입주자도 만족시킬 수 있는 설계를 한다는 것은 당연한 듯하면서도 쉽지 않다. 고민 끝에 설계자의 고객이 건축주라면 건축주의 고객은 입주자이니, 결국 거주할 입주자 입장에서 설계하면 된다는 생각을 요앞 하얀집의 시작점으로 삼았다. 젊은 설계자 3인방에게 어울리는 발상이면서도, 어찌 보면 공간은 사용자의 편의를 최우선 과제로 해야 한다는 건축의 원칙에 기반한 생각이었다.   

이 프로젝트의 대지는 3면이 도로에 닿는 코너 땅이라는 장점이 있는 반면, 폭 8m에 길이 20m의 좁고 긴 땅이라는 특이점이 있었다. 다세대주택이 들어서기에는 작은 면적이었다. 건축주가 희망한 아홉 세대가 들어가기에는 아주 빠듯했다. 신선하면서도, 부족한 공간이 최대한 효율적으로 쓰인 건물을 낳기 위해 고심했다. 우리는 여러 원룸의 단순한 집합이 아닌, 하나의 커다란 주택처럼 보이는 건물이라는 발상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세입자의 생활의 질을 최우선 순위에 두니 의외로 쉽게 답이 보였다. 결과적으로, 주변 건물들에 비해서는 높이나 외관 규모가 크지 않은데도 한눈에 보기에 커다란 덩어리로 보이는 역설적인 건물이 탄생했다. 건물이 커보이는 건 단지 하얀 색이어서만은 아니다. 건물 안팎으로 대개의 다세대주택이 가진 경직성에서 탈피하는 데 성공한 결과다. 먼저 옥상 층을 주택의 지붕 모양으로 형상화하고 외관에서 보이는 각 세대의 창문이 비정형으로 놓이게 했다. 또 연통, 그릴창, 가스관 등 외벽에 세대의 경계를 그어버리는 요소들을 최대한 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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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EFORE


HOUSE PLAN  

대지위치 : 서울시 서초구 방배동  

대지면적 : 175m²(52.94평)  

건물규모 : 지상 5층  

건축면적 : 99.15m²(29.99평)  

연면적 : 349.42㎡(105.70평)  

건폐율 : 56.62%  

용적률 : 199.55%  

주차대수 : 4대  

최고높이 : 17.6m  

공법 : 기초 - 매트기초, 지상 - 철근콘크리트구조(벽식)  

구조재 : 철근콘트리트구조  

단열재 : THK85 단열재 가등급 1호  

외벽마감재 : 스터코플렉스  

창호재 : PVC 제작창  

설계 : 디자인밴드 요앞  

시공 : 이인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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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하자 일석이조의 결과가 생겼다. 또 다른 설계자의 의도가 실현된 것이다. 설계자는 시각적 효과를 고민하면서, 단순히 ‘예쁜 것’이 아니라 거주자들이 실생활 안에서 겪게 될 정서적 경험을 향상시키는 데 기준을 두었다. 즉 고층에 위치한 투룸 거주자든 저층의 원룸 거주자든 건물에 들어설 때는 자신의 방 한 칸이 아닌 집 전체로 들어간다는 느낌이 들게 하려고 의도했다. 

다세대주택에서 공용면적은 이름만 ‘공용’이지 지금까지 누구의 것도 아닌, 어쩔 수 없이 존재하는 공간이었다. 설계자는 이를 뒤집었다. 투룸이나 원룸에 사는 사람들은 삭막한 정서 속에서 살기 십상이다. 설계자는 옥상과 통로 등의 공용면적을 진정한 의미에서의 ‘공용’으로 만들어, 거주자들이 사용하는 공간을 각자 임대한 방에서 공용공간으로 확장시키고자 했다. 설계자 3인방의 젊고 트렌디한 감각에 부합하는 컬러를 입히고 계단 난간에 와이어라는 감각적인 요소를 사용해서 공간의 개방과 확장을 완성했다. 그러면서도 각자의 공간에서는 현대인에게 중요한 프라이버시를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철제프레임을 둘러 창에 깊이감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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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주의 요구에 따라 세대수를 최대한 늘린다는 목적도 약간의 위트를 넣어 달성했다. 일조사선 규정인 8m 안에 3개 층을 넣으면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단점은 각 세대 층고가 열악해진다는 것이었다. 설계자는 새로운 접근으로 이를 보완하는 방법을 찾았다. 화장실과 부엌을 한데 배치함으로써 설비배관이 그 안에 집중되도록 하고, 배관이 지나지 않는 거실의 천장 공간을 최소화하여 열악한 층고를 극복했다.  

역설적이게도, 요앞 하얀집이 완공되자 건물 하나가 더 크게 들어섰는데도 동네가 빽빽해진 게 아니라 한층 여유로워진 느낌이다. 채워지거나 보태진 것이 아니라 비워진 인상을 준다. 복잡한 방배본동 골목길 한 어귀에 요앞 하얀집은 하나의 즐거운 위트처럼 서 있다.  <글 _ 김도란·류인근·신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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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IOR SOURCES

내벽 마감 : DID벽지(세대 내), KCC페인트(공용부)

바닥재 : 이건마루

주방 타일 : 강화 컬러유리

수전 등 욕실기기 : 대림바스

주방 가구 : 제작

계단재 : 콘크리트 + 컬러에폭시 마감

현관문 : 철제 제작 현관, 망입유리, 분체 도장

방문 : ABS도어, 디럭스도어 평판(화이트)

붙박이장 : 제작

데크재 ; 방부목

주계단 난간 : 와이어 로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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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LAN – 2F /  PLAN – 5F
 
취재협조 디자인밴드 요앞

디자인은 지속적이고 즐거워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김도란·류인근·신현보 건축가가 세운 디자인밴드 요앞. 건물에 한정되지 않고, 다양한 분야로 건축적 상상을 펼쳐 아이템으로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젊은 디자이너 집단이다. 070-7558-2524 www.yoap.kr

※ 월간 <전원속의 내집> www.uujj.co.kr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  본 기사는 본사에서 발간한 단행본 'MULTI-FAMILY HOUSE / 다가구ㆍ다세대ㆍ상가주택'에 소개된 내용으로 책에 대한 정보 및 구매는 아래를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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