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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elier 나무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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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 178-06 / 전원속의 내집

오랜 세월을 간직한 참나무숲에 나무들과 하나 된 잿빛 건물 한 채가 들어왔다. 대지에 대한 각별한 애정과 열정이 만들어낸 아틀리에, 그곳을 찾았다.

취재 김연정  사진 진효숙, 박창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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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피해 건물을 배치하는 등 주변을 배려하며 아틀리에를 설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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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참나무숲에 위치한 건물의 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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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EVATION

    

3년 전, 지인을 통해 소개받았던 건축주와 함께 서교동 대지에 도시형 생활주택을 완공하였다. 덕분에 주변의 같은 기능과 규모, 그리고 같은 공사비로 디자인된 설계 건물이 경제적 이윤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경험을 했다. 건축주도 설계자도 심증은 있지만 물증이 없었던 이 용기가 실제로 그 사실을 여실히 보여 주게 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처음 주변 시세로 계획하였던 자금이 남았고, 이는 건축주가 이전부터 꿈꾸던 시골생활을 현실로 옮길 수 있는 여유자금이 되었다.

건축주는 몇 년 전 양평의 농촌 가옥을 빌려 1년 동안 잠시 살아 보았다. 그 경험으로 시골에서의 생활이 가능하고 적극적으로 필요하다는 생각에 이르렀다고 한다. 그래서 익숙한 양평 근처의 대지부터 알아보았다. 마음에 드는 여러 대지를 고른 후 몇 개로 압축하고, 그중 서너 개의 대지를 함께 둘러보았다. 같은 양평이라도 너무 넓어, 선택된 대지의 성격과 접근성, 가격 등도 천차만별이었다. 그러던 찰나, 하나의 대지가 강하게 시야에 들어왔다. 그 땅은 오래된 참나무숲으로 이루어진 경사지로, 370여 평의 임야였다. 이미 주위에는 유명 건축가가 지은 몇 채의 건물이 있었고, 진입까지의 도로와 전기까지 들어온 상태였기에 건물을 짓는 데는 별 문제 될 것이 없었다. 무엇보다 참나무숲에는 큰 바위와 그곳에서 나온 작은 돌들, 그리고 거기에 살던 동물과 새들의 소리가 있었다.

처음부터 이 숲을 위한 건물을 지어야겠다고 건축주와 공감한 뒤 설계를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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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사면에 그대로 건물을 앉혀 높낮이에 따라 다양한 경험을 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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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각각 변화하는 나무의 모습은 계절에 따라 새롭게 다가온다.

 

HOUSE PLAN

대지위치 :  경기도 양평군

대지면적 :  660(199.65)

건축면적 :  116.82(35.34)

연면적 :  100.36(30.36)

규모 :  지상 1

구조 :  철근콘크리트조

마감 :  콘크리트 노출면

시공 :  design forest(홍현득)

구조설계 :  은구조

조경설계 :  정성훈

감리 :  a round architects

설계담당 :  권도연

설계 :  박창현(a round architects) 02-3144-3133 www.aroundarchitec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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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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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건물의 또 다른 공간과 마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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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잡이와 문고리 등 공간 곳곳에서 발견되는 디테일에서 건축가의 배려가 엿보인다. 사진제공 : 박창현  

 

우선, 사람이 이곳을 점유하기 전부터 있던 나무와 흙, 돌과 동·식물들 그리고 물과 바람에 대한 조사를 위해 꼼꼼히 실측하고 관찰하였다. 나무의 종류와 수령, 흙의 상태와 오랫동안 있어왔던 바위의 위치 등을 빈틈없이 체크하며 주변을 배려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였다. 사람이 사용하기 전까지 그들이 이미 아주 오래 전부터 점유하고 있던 곳이니 이러한 조사와 배려는 당연히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나무를 피해 건물을 배치하고 새들이 둥지를 튼 나무까지도 확인했다. 기존에 있던 바위를 잠시 옮겨둔 뒤 건물이 완성된 후 다시 제자리에 두기로 하고 설계를 진행하였다. 불필요한 잡목들을 정리하며 건축주가 숲을 향유하고 바라보는 행위를 생각했다. 경사면에 그대로 건물을 앉히게 되니 나무들의 높낮이에 따라 이를 바라보는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된다. 내부에서 연결된 데크로 나가면 참나무, 개암나무, 참죽나무, 오동나무 등 다양한 수종의 나무가 눈앞에서 가지를 흔들고, 그 사이를 타고 오는 시원한 바람과 따뜻한 햇볕은 일상에서 지쳤던 몸과 정신을 맑게 정화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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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과 긴 복도를 사이에 두고 만나게 되는 주방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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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공간에 창을 내어 누구라도 만족스러운 휴식과 개방감을 느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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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통창으로 시공한 내부. 밖으로는 넓은 데크와 푸른 산세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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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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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마감재와 바깥 풍경이 어우러져 자연과 교감하는 공간이 완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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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창에서 내려오는 밝은 빛줄기가 내부를 밝혀준다.

     

숲은 계절에 따라 다양하게 다가온다. 시간을 느끼고 시시각각 변화하는 풍부한 나무들에게 고마움이 생긴다. 낙엽이 지고 앙상한 가지만 남게 되면 그동안 숨겨왔던 아주 먼 풍경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흰 눈이 내리면 건물 주위는 이내 다른 세계가 되어버린다. 해가 뜰 때 어둠이 걷히면서 숲의 형태가 드러나는 경험은 도심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것이다.

거실과 주방 사이의 작은 복도는 공간의 크기를 조절해주는 장치이며, 숲을 일시적으로 차단하는 효과를 지닌다. 기능적으로 필요한 문과, 촉각적으로 느낄 수 있는 내부 곳곳에는 나무와 가죽을 사용해 디자인하였다. 또한 나무의 일부가 벽이 되고 건물의 일부가 숲이 된다. 아래채에서의 낮은 수평 창을 통해 나무 기둥들이 눈에 들어온다. 위채에는 하늘을 볼 수 있는 천창을 두어 맑은 빛줄기가 내부를 밝히며 그 공간이 지닌 특별한 분위기를 느끼도록 도와준다.

건축주와 함께 대지가 가지고 있던 수많은 내용들을 확인하고 질문하고 해결하면서 이 작업을 진행하였다. 이곳을 사용하는 사용자로서 가져야 할 태도에 대한 질문들은 우리가 자연을 대하는 하나의 방식으로 제시된다. 머무르면서, 시간이 흐르면서 변하는 것들, 깨닫게 되는 것들은 앞으로 이곳의 변화를 포용하게 하는 요소가 될 것이다. <_ 박창현>

      

건축가 박창현

부산대학교 미술대학과 경기대학교 건축전문대학원을 졸업하였고, 현재 경기대학교 건축학과 겸임교수를 맡고 있다. 2005년 이진오와 사이건축을 개소하고, 2007년에는 임태병과 함께 세 명이 건축사사무소 SAAI 공동대표로 여러 작업을 진행하였다. 2009SKMS 연구소로 건축가협회상을 수상하였고, 2013a round architects를 독자적으로 개소하여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주요작품 : G cafe, 동숭동 주택, 덕두원 251, 아웅산 순국자 기념비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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