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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강원도 정선 ‘삼시세끼’의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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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using Culture Book 007

어느 날 문득, 일 없이 꺼내본 오래된 앨범에는 유독 눈길이 가는 사진이 있기 마련이다. 바로  그런 농가이다. 예능 프로그램의 배경으로 전 국민이 알아보지만, 원래는 90년도 더 된 고택이었고 젊은 건축주의 땀과 열정으로 개조된 사연은 그리 알려지지 않았다. 지금의 모습으로 재탄생하기까지의 스토리를 전하기 위해 오래된 취재수첩을 다시 펼쳐본다. 
 

취재 전원속의 내집 편집부  사진 변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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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가을에 접어들 무렵, 전원속의 내집 편집부는 당시 <농가+한옥 리모델링>이라는 단행본 출간을 목전에 두고 있었다. 막바지 취재차 강원도 정선으로 알음알음 찾아가 마주한 농가는 그야말로 ‘숨은 진주’였다.
당시 만났던 30대 중반의 젊은 건축주는 2008년에 구입해 둔 오래된 농가를 장장 2년에 걸쳐 혼자 힘으로 수리를 마친 상태였다. 그간 닳아 버린 목장갑이 수백 켤레에 달했고, 손이며 발이며 곳곳에 상처가 성할 날이 없었단다. 90년도 더 된 시골집을 매입하곤, 쉬는 날이면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이곳을 찾아 아침부터 해가 져 깜깜해질 때까지 묵묵히 연장을 들었기에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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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 구석구석 꿈꾸던 마을 찾기  
서울에서 편집디자이너로 활동했던 건축주는 고향인 정선으로 돌아와 군청의 관광과에서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게 되었다. 사진과 영상 찍기, 광고 아이디어 등 전공을 살려 열정으로 일했지만, 그에겐 조금 더 특별한 사연이 있었다.
“정선으로 내려오면서 전통이 그대로 담긴 옛 마을을 찾아보고 싶었어요. 출장길에 수많은 마을들을 오가도 마음에 쏙 드는 곳이 없다가, 우연히 시내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작은 마을을 발견하게 되었지요. 그리고 운명 같은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10여 가구가 모여 사는 작은 마을은 도로변에서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깊숙이 숨어 있는 요새 같았다. 기암절벽을 등지고 강이 휘돌아나가는 멋진 풍광에 안겨 있어 보는 이들마다 탄성을 자아낼 정도였다. 게다가 늘 부지런하고 마을일에 발 벗고 나서는 이웃들은 그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다. 그가 꿈꿔왔던 마을의 이미지를 이곳에서 펼치자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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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지도 못한 시골집 구입과 개조 
우선, 마을의 빈 집을 수소문했다. 때마침 오랫동안 비워둔 집의 주인을 찾아 1년여를 설득에 매달렸다. 그의 열정이 주인의 마음을 움직였고, 마침내 5천3백㎡(1천5백여평)의 땅과 50㎡(15평) 구옥의 새주인이 되었다. 사실, 젊은 나이에 다소 일찍 갖게 된 주말주택이었다. 주변 사람들은 허름한 집의 주인이 된 그를 의아해했다. 시내에 멀쩡한 집을 놔두고 민박으로 돈을 벌기도 힘들 법한 시골집을 찾는 게 이해가 안 되었던 것이다.
지은 지 90년이 훌쩍 넘은 시골집이지만, 애초에 좋은 나무로 신경 써서 지은 집이라 기둥과 보는 그대로 쓸 만했다. 마침 이전에 지붕도 개량했던 상태라 벽체와 바닥 공사만 하기로 했다. 해머드릴로 바닥 콘크리트까지 걷어내니 앙상한 뼈대만 남은 집이 아슬아슬했다. 그는 건축에는 문외한이었던 터라, 막히는 부분이 있을 때마다 인터넷 검색에 의지해야 하는 외로운 작업이 이어졌다.
“아내가 아침마다 도시락을 싸줬지만, 손도 못 대고 도로 가지고 가곤 했어요. 하루 종일 밥 한 끼 먹지 않고 중노동을 한 거죠. 몸은 성한 데 한 곳 없었지만 마음만은 어찌나 즐겁던지요.”
리모델링 공사가 끝나고 나서는 쉴 틈 없이 마당으로 눈을 돌렸다. 입구에 주목을 심고 마사토를 덮고 잔디도 새로 깔았다. 한옥을 해체하는 곳이 있으면 기와나 고재들을 얻어와 울타리, 배수로 등에 요긴하게 썼다. 재활용 자재들로 직접 가꾼 집인 셈이다. 당시 수리에 든 돈은 1천 여 만원 정도이지만, 그의 노동력과 아이디어들을 합치면 숫자로 헤아릴 수 없는 가치일 것이다.  
“그라인더로 서까래의 그을음을 벗겨내는 작업, 굴뚝에 기왓장을 쌓는 작업 등 참으로 잊지 못할 지난한 날들이었죠. 그래서 개조가 거의 마무리되고, 아내와 딸을 초대해 구들방에서 함께 첫잠을 자던 날을 평생 잊지 못할 겁니다.” 

 

​- 농가 리모델링 과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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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구입 당시 집의 모습. 전 주인이 지붕은 한 번 손을 댄 터라 다행이었다. 

02 마주보고 있던 창고 2동을 철거했다.

03 벽체 철거 전에 세워 둔 지지대.

04 내부 벽체를 철거하고 천장의 반자도 모두 들어냈다. 기둥은 단 한 개만 썩어 있어 그 부분만 목재로 감싸주었다. 

05 외벽과 바닥 철거. 

06 정선 흙으로 만든 황토벽돌을 쌓아 구들방을 만들었다. 바닥 구들은 전문가를 불러 시공했다.

07 아궁이 제작. 

08 전면의 창호 작업. 

09 혼자 하는 굴뚝 작업이 지난하다. 시멘트 벽돌을 쌓은 다음, 외부에는 기와로 멋지게 무늬를 줄 것이다. 

10 서까래는 합판으로 감추고, 보와 기둥만 드러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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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가스보일러를 사용하기 위해 바닥 배관을 둘렀다. 구들바닥을 걷어내 그나마 층고가 좀 높아졌다. 

12 뒷마당에는 만든 툇마루. 

13 현대식으로 화장실 만들기. 

14 마사토를 몇 차 붓고 그 위에 잔디를 다시 깔았다. 현관으로 향하는 진입로까지 완성했다. 

15 마루의 스테인 작업. 

16 구들방에는 특별히 종이장판과 한지로 마감했다.

17 인조잔디바닥을 깔고 하얀 울타리를 세워주었다. 

18 건물 외벽 하단부에는 와편을 이용해 장식을 했다. 

19 개조의 마무리 단계.

20 ‘하늘색 꿈’이라는 현판도 만들었다.   

 

▶ 본 기사는 본사에서 발간한 단행본 '농가+한옥리모델링' 중 발췌한 내용으로 책에 대한 목차 및 정보는 아래를 참고하세요.^^

 http://www.uujj.co.kr/shop/item.php?it_id=1297930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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